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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6화 (6/93)

6화. 그를 잊을 시간

2017.07.20.

당연하게도 지후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계속 눈이 마주쳤으니까, 날 많이 신경 써 주고 있었으니까.

“어, 성재경. 너, 뭐 하는 거야?”

지후가 아니었다.

나루는 고개를 돌렸다.

재경이 지민을 노려보며 보라는 듯이 소주를 단숨에 털어 넣었다.

“야, 성재경. 너 지금 나한테 반항하냐?”

지민이 까랑까랑하게 외치며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재경은 지민을 무시하고, 나루의 손목을 잡아 일으켰다.

얼떨결에 끌려 일어난 나루를, 재경이 끌어당겼다.

“재경아.”

“나가자.”

“아니, 난 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아. 나가자.”

그토록 시끄러웠던 술집이 조용해졌다.

모두가 이쪽을 주목하고 있었다.

망했다.

시선을 끌고 싶지 않았는데, 그 어느 때보다도 시선을 받고 말았다.

나루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재경의 뒤를 따라 나갔다.

그러다가 문득 지후 쪽을 돌아봤는데, 지후는 이 일에 관심이 없다는 듯 옆자리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욱신―

이러기를 바랐는데도 가슴이 아팠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돌아가는데도 심장이 찢기는 통증이 일었다.

바보 같고 이기적이다.

있는 힘껏 그가 날 사랑하지 않게 해야 하는데, 그의 관심을 바라고 있다니.

그가 날 도와주고 날 신경 써 봐야, 그 끝에 남은 건 그의 죽음뿐인데.

그걸 알면서도 그의 시선을 갈망하다니.

울고 싶은 기분으로 술집 밖으로 나갔다.

차가운 공기가 확 덮쳐와, 후끈거리던 볼을 식혀 주었다.

재경은 밖으로 나와서도 한참을 더 걸었다.

이러다가는 지구 한 바퀴를 돌 기세이기에, 나루가 먼저 걸음을 멈췄다.

나루의 손목을 잡고 정면만 보며 걷던 재경도 멈춰 섰다.

“미안.”

재경이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미안해. 네가 주목 받는 거 싫다고 했는데 그런 짓을 해서. 다들 우리를 쳐다봤겠다. 미안해.”

뭐지, 이건?

가장 친한 친구의 뒷모습이 어째서인지 낯설었다.

재경과 친구로 지낸 지 12년.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애들한테는 내가 알아서 잘 말해 둘게. 이 일로 널 가지고 떠들어 대는 일은 없을 거야.”

“재경아.”

“신경 안 쓰려고 했는데 어쩔 수가 없었어. 그 선배가…… 하도 널 만지작거려서. 그거, 불쾌한 일이잖아. 네가 술집 여자도 아닌데.”

“…….”

“아무튼 미안하다. 선배한테도 내가 잘 사과해 둘게. 지민 선배,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야. 술 취해서 더 그런 거니까 내일 사과하면 받아 줄 거야.”

“재경아, 난 괜찮아.”

“좀!”

재경이 버럭 하며 뒤를 돌아봤다.

술기운 때문일까.

재경의 눈가가 붉었다.

얘가 진짜 왜 이러지?

“괜찮다는 말 좀 그만해. 넌 할 수 있는 말이 괜찮다는 말뿐이야?”

“아니, 정말로 괜찮아서 그런 건데. 괜찮은데 안 괜찮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잖아.”

“뭐가 괜찮은데? 그 선배가 자꾸 술 먹이고 만지작거렸잖아. 그거 추행이야. 아, 혹시…… 기분 좋았던 거야? 내가 방해한 건가?”

“그럴 리가 있어? 그게 아니라, 그러니까. 도와줘서 고마워. 나도 그 자리 짜증났었어.”

나루의 말에 재경의 표정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그 모습이 주인의 칭찬을 들은 강아지 같아서, 나루는 저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나루의 만면에 퍼지는 미소를 본 재경이 눈을 크게 떴다.

“우와, 너 웃으니까 진짜 예쁘다.”

“웃으면 다들 예쁘지, 뭐.”

“아니, 넌 뭐랄까.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평소 분위기는 영 아닌가 보지?”

“평소엔 좀 차갑게 보이거든. 나한테 접근하지 마, 라는 아우라를 풀풀 풍기잖아.”

“그런 것 치고는 잘도 접근하더라.”

“난 오지랖이 넓으니까.”

자연스럽게 나란히 서서 자취방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재경과의 대화는 편안했다. 당연했다. 재경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니까.

앞으로 갈 길이 멀겠지만, 잘해 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재경은 또다시 나의 베스트 프렌드가 될 것이고, 윤영 역시 그럴 것이다.

그리고 지후는.

‘날 사랑해선 안 돼. 베스트 프렌드도 안 돼. 어느 순간, 내게 정을 뚝 떼게 만들어야 돼.’

각오를 다졌다.

“데려다줘서 고마워.”

문 앞에 멈춰서 말했다.

“뭘, 나도 옆집인데.”

“다시 돌아갈 거 아냐?”

“돌아가긴 해야겠지. 들어가.”

“응, 내일 봐.”

가볍게 인사를 하고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자마자 고독감이 밀려왔다.

내가 살아온 시대이기는 하지만, 또다시 그 시간을 걸어가는 건 외로운 일이다.

추억 어린 사진 한 장이라도 있다면 좋을 텐데.

‘이제 다 없던 일이 되는 거겠지.’

소중한 친구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한 추억은 사라졌다.

앞으로는 새로운 추억들을 쌓아가야 하는데, 그것은 무척이나 가슴이 쓰린 일이었다.

* * *

어둠 속에 앉아 있는데 덜컹, 문이 열리고, 달칵, 불이 켜졌다.

갑자기 쏟아지는 빛에 재경은 눈을 찡그렸다.

“뭐 하냐, 불도 안 켜고.”

지후가 무뚝뚝하게 말하며 안으로 들어왔다.

재경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오랜 친구를 올려다봤다.

유독 키가 크고 덩치가 좋은 지후는, 그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강했다.

“술자리는 어땠어?”

“다 똑같지.”

“무슨 얘기는 없었고?”

“있었지. 내가 잘 얘기해 뒀어.”

“고맙다.”

“그래.”

“지후야.”

“어.”

“나 사랑에 빠진 것 같아.”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아니, 사랑에 빠졌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환하게 웃는 나루의 얼굴을 보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으면서도 콱 죄어 왔다.

뒷덜미가 간질간질한 것 같기도 하고, 뱃속이 당기는 것 같기도 한 기묘한 느낌이 전신을 에워쌌다.

누구를 앞에 둬도 여유로울 수 있는데, 나루와 함께 걸어오는 내내 긴장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그런 것들이 신경 쓰여서 견딜 수가 없었다.

“흐음.”

지후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욕실로 들어가려 했다.

재경이 몸을 날려 지후의 다리에 매달렸다.

“놔라.”

“나 사랑에 빠졌다니까.”

“한두 번이냐?”

“진짜야, 이번엔. 이런 기분이 든 거 처음이야.”

“어떤 기분인데?”

“어, 그러니까…… 처음 봤을 때부터 계속 신경이 쓰였거든. 얼굴이 완전 내 스타일이니까. 그런데 아까는 정말…… 여기가.”

재경은 자기 가슴 위에 손을 얹었다.

“콱 죄더라. 진짜 깜짝 놀랐어.”

“그러게, 나도 놀랍다.”

“앉아 봐, 좀. 올려다보는 것도 힘들다.”

“하아.”

지후는 귀찮음을 감추지 않고 재경의 맞은편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남자답게 잘생긴 얼굴이 지루하다는 듯 재경을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쩌지?”

“뭘?”

“사랑을 받아는 봤지만 하는 건 처음이야.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

“늘 하던 대로 해.”

“그래, 난 매력적인 놈이니까 늘 하던 대로 해도 충분하겠지. 그런데 말이다, 지후야. 그게 안 돼.”

잘 되지 않는다.

술집에서 자취방으로 걸어오는 15분.

무서울 정도로 긴장해서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아까는 머리가 하얗게 비었어. 이러다가 심장이 멎는 게 아닌가 싶었다니까.”

“키스라도 했냐?”

“야, 그런 걸 어떻게 해.”

재경이 얼굴을 붉혔다.

지후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잘하잖아, 너.”

“아, 물론. 그래, 할 수야 있지. 그런데 안 돼. 나루한테는 그게 안 돼. 손도 못 잡겠더라.”

“흐음.”

“흐음거리지만 말고. 좀.”

“재경아.”

“응.”

“나, 연애해 본 적 없다. 상담할 사람을 잘못 고른 거 아니냐?”

“하지만 넌 머리가 좋잖아! 생각도 깊고! 나보다 어른스럽고!”

“그렇다고 해서 연애 고민을 상담할 만한 대상이 되는 건 아니지. 좀 더 잘 아는 애들한테 묻는 게 좋지 않겠냐?”

“으아, 이런 얘기를 어떻게 해?”

“왜? 창피하냐?”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나 혼자 좋아하는 건데, 괜히 나루가 나랑 엮였다가 곤란해질 수도 있잖아.”

지후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굉장하군. 네가 남의 입장을 생각하는 날이 오다니.”

“이래 봬도 꽤 생각하는 편이거든?”

“아니, 전혀. 지난 10년간, 넌 그런 적 없었다.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놈이었지.”

“넌 날 비난할 때만 말이 많아지더라.”

지후가 피식 웃었다.

지후는 늘 그렇게 웃었다.

바람이 부는 듯, 그 바람이 잠시 머물다가 간 듯.

잘 웃지 않는 지후가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경은 좋았다.

“내가 해 줄 말은 하나야. 평소처럼 해. 하지만 연나루 말고 다른 여자들한테는 다정하게 대하지 마. 넌 매력적인 놈이니까, 평소대로 하면 연나루도 마음을 열게 될 거야.”

* * *

원래 불면증이 있었다.

고민이 있으면 그 정도가 심해져서, 1시간도 자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런 날에는 지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할 텐데도, 지후는 귀찮은 기색 없이 밤새도록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그의 팔을 베고 잘 때는 잠이 잘 왔다. 남들은 팔베개가 불편하다 하지만, 나루는 그의 단단하고 두꺼운 팔에 얼굴을 묻고 자는 걸 좋아했다.

그는 언제나 나의 수면제이고 진정제였다.

이 시간을 다시 걷게 된 후, 당연하게도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나루는 휴대폰을 들고 거기에 저장된 지후의 번호를 몇 번이나 들여다봤다.

지금 전화를 하면, 그는 어떻게 반응할까.

놀라겠지만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늦은 시간에 친한 척하는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하겠지.

그래도 그 마음을 잘 감추고 밤새도록 이야기를 들어줄 게 분명하다.

통화 버튼을 누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는 것이 힘들었다.

이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지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텐데.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데도 먼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팠다.

‘번호, 지워 버릴까?’

삭제 버튼을 누르고 ‘삭제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를 하염없이 응시했다.

‘아니, 소용없어.’

그가 대학 때 쓰던 번호는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단번에 외워졌다. 이제는 이 번호를 잊지 못할 것이다.

“나, 되게 질척거리는 성격이었구나.”

쿨하다, 시크하다, 라는 평가를 많이 듣고 살아왔다.

사랑하지 않기로, 사랑받지 않기로 결심했으면 딱 끊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되돌아온 이 시간을 다시 한 번 제대로 즐길 수 있으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자꾸만 생각이, 마음이 그에게로 향한다.

삶의 중심이 민지후라는 남자인 것처럼, 모든 것이 그에게 집중된다.

“아, 싫다. 남자 없이 못 사는 것도 아니잖아. 그만 생각해, 그만. 그냥 대학 생활을 즐겨. 이게 흔한 기회가 아니잖아. 세상 누가 다시 한 번 20대를 즐길 수 있겠어.”

좋은 쪽으로 생각을 돌려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아까 그 술집에서, 이쪽의 일에 전혀 관심도 없어 보이던 그의 모습이 자꾸만 아른거렸다.

“그거 진짜 잘된 거라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었잖아. 미련 남기지 마. 계속 이대로 진행되어야 돼. 안 그러면 같은 결과가 나올 뿐이야.”

시간이 필요했다.

그를 잊을 시간. 그에 대한 마음을 정리할 시간.

그렇다면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할 텐데, 매일 볼 수밖에 없으니 쉽지 않으리란 예감이 들었다.

‘그냥 자퇴를 해 버릴까? 아니야. 너무 확 변경하면 돌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 혹시 알아. 쭉 안 보고 살다가 우연히 만나서 다시 사랑에 빠질지.’

어느 것이 좋은 방법인지,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하루, 하루가 지날 때마다 혼란스럽기만 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첫사랑이랑 결혼을 하는 건 아냐. 불타는 사랑을 하다가도 이별하는 경우는 널리고 널렸어. 나도 그냥 그런 경우라고 생각해야 돼. 민지후에게 차였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정리해야 돼.’

침대에서 내려왔다.

아무래도 방에 혼자 있어서 기분이 자꾸만 어두워지는 것 같다.

새벽 3시이기는 하지만, 학교 쪽으로 가면 아직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쪽을 좀 걷다 보면 기분도 나아지겠지.

점퍼를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몇 걸음 가기도 전에, 나루는 걸음을 멈췄다.

그가 있었다.

어두웠지만, 지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만한 키에 저만한 덩치는 쉽게 찾을 수 없으니까.

아니,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나루는 그가 어디에 있든 찾아낼 수 있었다. 항상 그를 생각하니까.

지후는 가로등 근처의 벽에 기대어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

뭔가 이상했다.

지후는 군대에서 담배를 배웠다.

27살 때 끊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도 유독 고민이 많을 때마다 간간이 피우곤 했었다.

‘왜 지금 담배를……? 1, 2학년 때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걸로 아는데. 나한테 거짓말을 했던 건가?’

지후도 나루의 기척을 느낀 듯, 담배를 아래로 내렸다.

어쩔까 하다가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담배, 피우네?”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어.”

지후가 담배를 벽에 문질러 끄며 대답했다.

“원래 피웠어?”

“원래라니?”

“어, 그러니까…… 언제부터 피운 거야?”

지후가 시선을 돌려 나루를 응시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아, 그래?”

“어.”

지후의 시선이 다시 정면으로 향했다.

나루는 아랫입술을 잘근 깨물고 지후를 올려다봤다.

나루가 옆에 있는데도 정면을 응시하는 그는, 낯설었다.

옳은 일이다.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옳다.

‘원래 피웠었구나. 이 시간으로 돌아오면서 새로운 걸 알게 되네.’

거짓말을 했던 그에게 원망의 마음은 생기지 않았다. 이제는 그런 기분을 느낄 사이가 아니니까.

그래, 신경 끄고 가던 길이나 계속 가자.

그렇게 결심하고 걸음을 옮길 때.

“연나루.”

지후가 나루를 불렀다.

“응?”

“입술, 피 나겠다.”

“아아.”

나루는 혀로 아랫입술을 핥았다. 꽉 깨물고 있던 아랫입술이 알싸하게 아파 왔다. 어쩌면 벌써 피가 나는지도 모르겠다.

“잠이 안 와?”

그가 물었다.

“아니, 그냥 좀. 그러게, 잠이 안 오네.”

“흐음.”

“그럼 난 가 볼게.”

지후를 앞에 두고는 표정을 관리하기가 힘들었다.

황급히 돌아서서 걷는데, 그가 따라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자박자박―

뚜벅뚜벅―

지후는 같이 가자는 말도 없이 나루보다 반걸음 뒤에서 함께 걸었다.

그와 함께하는 고요한 침묵이 좋으면서도 가슴이 미어졌다.

수많은 감정이 소용돌이쳐서 견딜 수가 없었다.

참지 못하고 걸음을 멈췄다. 그의 발소리도 멎었다.

“나, 혼자 가도 돼.”

울컥 올라오는 눈물을 꾹꾹 내리누르며 말했다.

“안 돼.”

그의 대답은 곧바로 돌아왔다.

“밤길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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