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깊숙한 각인-21화 (21/84)

〈21〉

“좋아서. 그렇게 오래 당신 옆에 있던 새끼한테도 허락 안 하던 걸, 날 받아줘서 무척 기분이 좋거든.”

“아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말아, 요. 안 선생과 그런 사이 아니에요. 으응…….”

“당신은 아니라지만 그 새끼는 다를 수도 있지. 당신을 보는 눈에 욕망이 그득했거든.”

뽀얀 가슴을 드러내놓고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몸을 뒤틀고, 느끼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그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아름다웠다.

자신은 겨우 며칠이지만 아마 그 새끼는 몇 년간 이런 모습을 상상했을지도 모른다.

남자란 그런 동물이니까.

의지로 밀어내려고 해도 자는 무의식의 순간까지 불쑥불쑥 쳐들어오는 여자를 무슨 수로 막아내는가 말이다.

아마 그 새끼도 초연의 모습을 떠올리며 수십 번 자위 했을지도 모르지.

저도 모르게 그녀의 질구를 쑤시는 손길이 거칠어졌다.

자르르한 쾌감에 발끝으로 서던 초연이 어느 순간 몸을 튀며 매트리스에 널브러졌다.

“하읏!”

초연의 색정적인 모습에 씨발. 욕지거리가 나옴과 동시에 이 모습을 그 새끼는 볼 수 없었다는 사실에 우쭐해졌다.

“아마, 내일 우리가 같이 잔 걸 알면 그 새끼 미칠지도 몰라.”

이 여자의 몸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질 안이 조이는지, 애액에서 야한 맛이 나는지.

그 새끼는 죽어도 모를 것이다.

“그런 말…….”

“쉿. 더는 그 새끼 생각하지도, 감싸지도 마. 열 받으니까.”

아래가 젖은 걸 확인한 신후가 몸을 일으켜 무릎으로 섰다.

비율 좋고 근육으로 탄탄한 몸매가 마치 그리스 조각상 같다.

착하고 미소년의 모습을 한 조각상 말고,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려던 지옥의 신 하데스 같은.

여러 조각으로 나뉜 복근, 움푹 파인 장골과 그 밑에 바짝 독 오른 성기.

두둑 튀어나온 핏줄이 기둥을 얼기설기 흉하게 감쌌다.

어째 예전보다 한층 더 무시무시해진 것 같은 성기의 모습에 초연이 마른 침을 삼켰다.

“마음에 듭니까?”

자신만만한 신후의 질문에 초연이 고개를 돌렸다.

“하긴.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니긴 하지.”

신후가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성기를 잡게 했다.

손안에서 불뚝거리는 느낌에 초연이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뭐예요?!”

“이제 콘돔 끼우면 당신 속살 제대로 느끼지도 못하는데. 격려 좀 해줘요.”

그리고는 그녀의 손을 동그랗게 말고 그 안에서 몇 번 피스톤 질을 했다.

그녀의 손으로는 겨우 성기 반쪽만 감싸지자 다른 손까지 끌어다가 동그란 구멍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복근에서부터 허벅지 근육들이 역동적으로 꿈틀거렸다.

불쑥불쑥 제 얼굴에 닿을 듯 위협하는 귀두의 모습에 초연이 경악했다.

자신이야 6년 전의 기억이 있지만 분명 신후에게 자신은 처음 만난 여자인데.

어떻게 이 정도로 거리낌이 없을까.

경악하며 피스톤 질에 심취한 그를 바라보는 사이, ‘아.’ 만족스러운 탄식을 뱉은 그가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콘돔을 꺼내 성기에 씌웠다.

“언제 그런 걸 다 준비했어요?”

그동안 다른 여자들을 만나면서도 미리 콘돔을 준비했을까.

그렇게 철저한 준비성이라면 자신과 만날 때도 좀 준비하지.

“이런 일이 꼭 일어날 줄 알았거든.”

일어나지 않았으면 일어나게 했을 것이다.

자신의 꿈에서까지 나오는 여자를 놓칠 생각은 없었으니까.

신후가 성기 끄트머리를 잡고 그녀의 음부에 비벼댔다.

콘돔에 윤활제가 발려져 있지만, 이 좁은 구멍에 자신의 성기를 넣기 위해서는 이 정도 가지고는 안됐다.

음부 사이에 성기를 위로 향하게 해서 누르고 비비고, 아래로 향하게 해서 비벼댔다.

“흐응…….”

신후는 애액이 뚝뚝 흐르는 구멍에 성기를 맞추고 천천히 밀어 넣었다.

셀 수 없을 만큼 몸을 맞췄던 사이였지만 6년 만의 교합은 처음처럼 아프기 그지없었다.

“아읏……. 다 들어갔어요?”

“아직.”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 예전보다 훨씬 아픈데 아직 다 들어가지도 않았다니.

초연이 못 믿겠다는 얼굴을 했다.

신후가 커다란 손으로 양쪽 뺨을 잡더니 검지로 초연의 왼쪽 볼을 톡톡 건드렸다.

“크면 결국 당신 좋을 테니까 참아봐요.”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한 투였다.

저걸 위로라고 하는지.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다시 장기를 밀어 올리는 듯한 그의 삽입에 초연은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 입도 뻥긋하지 못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아파 어쩔 줄 몰라 하는 초연을 보고 있자니 제 욕심만 차릴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괜히 질겁을 하고 다시는 자신과 섹스하지 않겠다고 도망가면 어떡하나.

어떻게든 오늘은 초연의 마음을 잡아야 했다.

양쪽 볼을 잡은 손에 살짝 힘을 주자 붉은 입술이 세로로 길게 벌어졌다.

“위도 아래도 구멍이 워낙 작아서 그냥 이 정도로 시작해야겠네.”

벌어졌다고 해봤자 겨우 그의 손가락 하나 들어갈 공간이었다.

보일 듯 말 듯 한 붉은 속살이 그를 애타게 했다.

이 작은 입속에 제 성기를 밀어 넣으면 어떤 느낌일까.

절대 안 된다고 질겁할 모습이 그려졌다.

신후가 볼을 톡톡 치던 손가락을 입술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하얗고 단단한 치아 끝을 건드렸다가 까끌까끌한 혀 위에 길고 느리게 검지를 왔다 갔다 했다.

앙, 초연이 그의 손가락을 깨물자 그의 성기가 질 안을 푹 쑤셨다.

“으읏.”

제 꾀에 제가 넘어간다는 게 이런 걸까.

갑작스러운 삽입에 초연의 눈꼬리에 찔금 눈물이 맺혔다.

“이런 식으로 조이면 애써 넣은 보람도 없이 나 지금 싸는데.”

그러니 즐기고 싶으면 쉽게 조이지 말라는 말이었다.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타고나길 야하게 타고 났다는 자기 자랑이군.”

신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 번 피스톤 질을 하는 동안 그의 성기가 초연의 애액으로 번들거렸지만 딱 기둥 중간까지였다.

하지만 두툼한 귀두가 질 안 주름을 드르륵 긁고 손목만큼 굵은 성기가 질벽을 여기저기 꾹꾹 눌러대는 탓에 신후의 배려는 별 효과가 없었다.

“아읏. 그런 게 아니라…….”

“그것도 아니면 내 성기가 마음에 들었던지.”

신후는 초연의 골반을 잡고 피스톤 질을 하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조금 더 삽입이 깊어졌지만 결코 끝까지 넣지는 않았다.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꿈속에서는 항상 허공에 좆질 하는 기분이었는데 자신의 페니스를 쫙 잡아주는 질벽이 환장할 만큼 좋았다.

뜨겁고 미끄러운 이 감각은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었다.

이것보다 빨리 했다가는 제가 사정을 할 것 같아 요도 구멍에 힘을 꽉 주고 페이스 조절을 했다.

이 여자를 상대로 야한 꿈을 꾸고 난 후 유부녀를 상대로 시답잖은 상상을 했다는 사실에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이제 이 여자는 자신의 여자였다.

그녀를 버리고 간 미친 전남편이 감사할 지경이었다.

차라리 다시 만나면 고마움에 돈이라도 줘서 해외로 보내버려야겠다 싶은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아으으…….”

오히려 끝까지 밀어 넣지 않은 그 때문에 미치는 건 초연이었다.

신후가 섹스를 할 때면 자신의 자궁 입구 깊숙한 곳을 얼마나 쳐대는지 기억하는 몸이 가렵다고 난리였다.

저도 모르게 바싹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아흣.”

“왜 입맛을 다시지? 더 먹고 싶어서?”

신후가 손을 브이 자로 만들어 뒤집어 그녀의 대음순을 꾹꾹 눌렀다.

마치 세게 치받으면 여기 전체를 이렇게 자극해 줄 수 있다는 듯.

대음순 사이사이, 소음순 사이사이를 손가락 두 개로 꾹꾹 누르고 비벼댔다.

“흐읏. 제발…….”

맛보기 같은 자극에 몸은 더욱 들끓었다.

이 정도가 아니라 강하게 치받아 머리가 울릴 정도의 강한 힘이 필요했다.

“우리가 잘 맞는다는 거 인정하면.”

이 여자의 몸은 말과 다르게 거짓말이라는 걸 몰랐다.

어쩌면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을 들을 기회는 지금뿐이었다.

신후는 속도를 늦추고 클리토리스를 비볐다.

어느새 발기한 음핵이 빨갛게 물먹은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입이 저기에 닿을 수 있다면 당장 빨아주고 싶을 만큼 예뻤다.

검지로 살살 음핵을 굴리는 손길에 초연이 아랫배에 힘을 주며 허리를 틀었다.

“으으으.”

“으으으.”

초연이 원한 건 이게 아니었다.

클리토리스 오르가슴 말고, 질로 느끼는 강한 오르가슴을 원했다.

행여 이대로 삽입 대신 클리토리스의 오르가슴만 느끼고 끝이 날까 조급해진 엉덩이가 들썩였다.

갈 듯 말 듯, 발끝까지 근질거리는 느낌에 미칠 것 같았다.

어서 신후가 미친 듯이 내달려 예전처럼 아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느끼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흐흑. 신후 씨 제발…….”

신후는 눈가가 빨갛게 달아오른 초연의 뺨을 어루만졌다.

애처로운 표정으로 그에게 부탁하고 있지만 실은 그를 미치기 일보 직전으로 몰아가는 건 그녀였다.

“원한다고 말해봐요.”

“원해요…….”

기어이 그녀의 입에서 원하던 말을 들은 그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안 그래도 터질 것 같은 사정을 더는 참을 필요가 없었다.

퍽.

“아흣!”

고환이 납작 눌리고, 그녀의 엉덩이가 푸들거릴 정도로 신후가 강하게 쑤셨다.

징, 음부에서 시작된 울림은 전기가 되어 온몸에 퍼졌다.

초연의 머리털이 쭈뼛 서고 발가락이 곱아들었다.

질구 이외에도 클리토리스와 소음순과 대음순까지 그가 치받을 때마다 마구잡이로 때려져 금세 벌겋게 달아올랐다.

음부 전체에 가해지는 쾌감에 초연이 부르르 떨었다.

“이제 만족합니까?”

신후는 거칠게 흔들리는 양쪽 가슴을 터트릴 듯 움켜쥐었다가 엄지와 검지로 양쪽 유두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단단히 잡았다.

자신을 애타게 한 초연이 얄밉고, 극한의 쾌락으로 다시는 저를 외면하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

유난히 유두에 민감했던 초연에게 잊지 못할 밤을 선사해주고 싶었다.

손끝으로 유두 위 평면을 긁고 죽죽 잡아당겼다가 한없이 비틀었다.

언제 함몰 유두였나 싶게 초연의 유두는 그의 손끝에서 단단히 발기했다.

이가 근질거리고 입 안이 허했다.

젖이 나오면 좋을 텐데.

아쉬움은 초연의 가슴에서 젖이 나오는 상상으로 대체했다.

하지만 역시 실제 섹스를 하는데 그깟 상상 따위는 영 쓸모가 없었다.

그의 밑에서 조이고, 절정에 부들부들 떠는 건 실제 초연이니까.

비교할 수 없게 만족스러웠다.

아니 만족스럽다는 말로 설명할 수 없게 그를 미친놈처럼 만들었다. 하루 종일 이 여자와 섹스만 해도 질릴 것 같지 않았다.

“아흐흐…….”

위아래로 사정없이 가해지는 쾌감에 초연의 벌어진 턱이 덜덜 떨렸다.

그때마다 질구가 그를 터트릴 듯 물어뜯었다.

잡혔다가는 성기가 터질 것 같아 신후는 미친 듯이 빠졌다가 다시 쳐올렸다.

뒤통수를 강타하는 쾌감에 신후가 고개를 젖힌 채 미친 듯이 허리를 박았다.

“씨발…….”

전남편이 나타나면 돈을 쥐여 준다는 망언은 취소다.

자신 말고 이 여자를 맛본 새끼가 같은 하늘에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질투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찾아내 죽여버리고 싶다는 강한 충동이 일었다.

농담이 아니었다.

혹시나 길을 가다가 초연과 우연히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초연이 잠시나마 과거의 일을 되새기는 것조차 용납할 수 없었다.

“그, 그만. 나 갈 것 같아…….”

오랜만의 삽입이라 아래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심상치 않았다.

초연이 그의 허벅지를 때리며 말렸다.

하지만 이미 신후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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