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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봄을 팔고있다-23화 (23/91)

〈 23화 〉 chapter 2:그래서 나는, 봄을 팔고있다.(10)

* * *

젖은 머리칼을 드라이기로 말린다.

처음에는 머리카락이 길어서, 말리는 데 한 세월이 걸렸지만, 단발로 자르고 나니, 그럭저럭 힘들이지 않고 말릴 수 있었다.

다 말리고 나면, 모텔에 비치된 목욕가운의 포장지를 뜯어, 대충 몸에 걸쳤다.

어차피 벗어야 하는 거, 옷이 더러워질 것 같아서 미리 갈아입었다.

한여름의 밤이지만, 모텔의 방은 에어컨 덕분에 시원했다.

내친김에 최저온도에, 바람세기까지 최고로 올려놓으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담배를 하나 꼬나물고, 불을 붙이기 전에 창문을 확 열었다.

원래라면 그냥 폈을 테지만, 에어컨을 틀어 놨기에 창문을 닫아야 해서 환기를 시키지를 못하니, 처음부터 창가에 기대어 바깥으로 연기를 내뿜었다.

건물이 따닥따닥 붙은 모텔촌이라서 그런지, 창문을 열어도 보이는 것은 반대편 건물의 벽이 시야를 가로막았다.

[...!....!!....아...!....!!]

“....열일하네.”

그리고, 창문을 열자 들려오는 여성의 신음 소리에 나는 얼굴을 구겼다.

모텔의 특성상 방음도 잘 안 되어서 옆방이든, 아랫방이든, 떡을 치고 장구치고 하는 소리가 다 들려왔다.

그리고, 이제부터 이 방에서 나는 소리 또한, 다른 방 사람들이 들을 것으로 생각하니 더욱 기분이 나빠졌다.

그래서 그냥, 환기고 나발이고 성질이 돋아서 그냥 창문을 닫아버렸다.

냄새든 뭐든 알 바인가.

그렇게 멍하니 침대에 앉아, 세 번째 담배를 꺼내려던 찰나.

끼익하고 화장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네, 다...씻었...어요...”

샤워를 끝낸 그가 젖은 머리에 수건을 올리고는 찔끔 거리며 걸어왔다.

그는 상반신을 벗은 상태였는데, 오른팔부터 타고 올라가던 타투가 그의 가슴팍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의 복부에도 십자가 모양이 하나, 왼 손목에도 하나.

완전 몸뚱아리가 캔버스였다.

생긴 건 완전 여자들 후리고 다닐 외관인데, 전혀 그래 보이지 않았다.

“돈부터 주시죠.”

“네!...자...잠시만요...! 지갑이....”

대충 그의 몸을 흘겨보던 내가 돈을 요구하자, 그는 화들짝 놀라며 자신이 벗어둔 외투를 뒤적거려 지갑을 꺼냈다.

그는 이런 경험이 처음인 모양이었다.

“여...여기 21만 원이요.....”

“....네, 맞네요.”

그는 지갑에서 꺼낸 지폐를 떨리는 손으로 나에게 건넸다.

5만 원 짜리 4장, 만 원짜리 1장.

뭐, 이미 그가 들고 있는 돈은 잘 알고 있었다.

자기가 돈이 없다고 금방까지 나가서 ATM 기계에서 돈을 뽑아왔으니 말이다.

카드를 들고 다니지 않던 나는 새삼 그런 그의 행동이 너무나도 부러워 보였다.

아무리 큰돈이 있어도, 안전하게 담고 다닐 수 있으니 말이다.

심지어 내가 모아둔 돈을 번 루트도 불법적인 일로 벌었기에, 누가 훔쳐 가도 뭐라 할 수도 없는 데다가, 애초에 난 신분도 없어서, 누구를 고소 할 수도, 변호사를 찾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니까.

그래서 신분이 필요했다.

“어...저....이제 뭘 하면....되나요?”

돈을 건네고도,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라 쭈뼛거리는 그가 나에게 물었다.

“.......일단 저기 앉아봐요.”

그런 그를 바라보던 나는 손짓으로 그가 아까 전까지 앉아있던 쇼파를 가리켰다.

“네..네...”

그는 천천히 쇼파에게 다가가 앉았다.

그의 손은 자기 하반신에 있었는데, 아마 그것이 커져 있는 것을 감추고 싶어 하는 듯 보였다.

그가 쇼파에 앉자, 나는 그의 바로 앞까지 걸어가, 쪼그려 않았다.

“자, 손 치워 봐요.”

“아...그...그게...저...저는 이런 적이 처음이라서...”

“....알아서 해 줄 테니 손 치워요.”

“....네..”

그가 가리고 있던 손을 치우자, 우뚝 솟은 막대가 마치 팬티를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

딱 달라붙은 팬티를 옆으로 치우자, 굵은 핏줄이 돋은 성기가 껄떡거리며 강력하게 자기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하....이제는 너무 봐서 그런가, 익숙해져 간다는 게 너무 역겹네...’

아무리 보기 싫어도, 3년간 이 꼬락서니를 보다 보면, 익숙해지고 마는 것이 인간이다.

애초에 나에게도 달려있었던 물건이니, 이것을 보는 것 자체는 익숙해졌지만, 언제나 기분은 더러웠다.

“천천히 할게요.”

“윽..!”

내가 뜨겁게 달구어진 막대를 두 손으로 감싸고, 천천히 입 속으로 넣었다.

샤워할 때 깨끗이 씻었는지, 찝찝한 냄새는 나지 않았다.

“흡...!츄흅...!...파하.....괜찮아요?”

“아...네...그...좋아요...”

“그럼 계속 할게요.”

그렇게 막대사탕을 굴려대듯 입으로 빨아내다가 잠시 입에서 막대를 빼고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는 어쩔 줄 몰라 방황하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중얼거렸다.

“슈륩...읍....하웁....스릅...”

“자..잠시만..! 저 쌀 것 같...!”

“프하..!”

그렇게 계속 그의 성기를 핥아대고 있자, 그가 곧 절정에 다다른다는 반응을 해와서 다시금 핥던 것을 멈추고 입 밖으로 꺼내었다.

“.....어떻게 해요.”

“...네?”

“여기서 한 발 빼줘요? 아니면 침대로 갈래요?”

“.......침대로 갈게요.”

그렇게 나는 쪼그려 앉은 자세를 풀고 벌떡 일어나, 침대에 올려두었던 클러치 백에서 콘돔과 러브젤을 꺼냈다.

“콘돔 끼는 법은 알죠?”

“아..예...”

“그럼 그거 끼세요.”

나는 그를 바라보며 토끼 그림이 그려진 콘돔 박스를 하나 건네주고, 러브젤을 쭈욱 짜서 내 음부에 치덕치덕 발라내었다.

처음 일을 할 때, 하린에게 받았던 러브젤의 편의성을 깨달은 이후, 내가 일하러 갈 때의 필수적인 물건이 되었다.

대충 러브젤을 발라주고 난 뒤에, 그를 바라보자 여자 경험이 없어 보이는 그였지만 콘돔은 잘 낀 모양이었다.

나도 남자였을 때, 궁금증이 생겨 혼자서 콘돔을 사서 끼워보고는 했었지.

“다 끼셨으면, 올라오세요.”

나는 방해가 되는 목욕가운을 벗어 던지고, 그의 앞에서 다리를 벌려, 내 음부가 보이도록 자세를 잡아주었다.

“...꿀꺽..”

그런 내 모습을 본 그가 침을 꿀꺽 삼키고, 그의 막대가 마치 터질 것 같이 팽팽해져 있었다.

“그....이제 어떻게 하면...”

“자, 이리로 오셔서, 여기를 잡고..”

“여기...여기 인가?”

“조금 더 아래요.”

“여...여기요?”

“네, 이제 천천히 넣으..!...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하던 그를 이끌고, 누워있는 나의 위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구멍을 찾지 못하는 그에게 조근조근 위치를 알려주자, 그는 푸욱 하고 내 음부에 자신의 욕망을 급하게 밀어 넣었다.

“아....! 죄송해요! 마음이 급해서....!”

“...아뇨, 이제 마음 가는 대로 움직이세요.”

갑작스러운 압박감에 흠칫 놀란 내 모습을 바라본 그가 연신 사과를 했지만, 나는 그저 이제 알아서 허리나 흔들라는 말을 내뱉었다.

“흐읏....후...! 하아...!”

“...읏.....흐.....후..”

그리고 그는, 더 이상의 사과도 없이, 허리를 흔드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3년.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남자 놈들을 상대했기에, 나는 이 성교에서 아픔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솔직히, 성감대를 문질러대는데 아프기만 할 리도 없었다.

그렇기에, 이 몸뚱아리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쾌락 신호를 성감대에서 뇌로 쏘아주었다.

나도 모르게 신음이 튀어나오고, 몸이 들썩거리며, 심지어 절정에 다다른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이 행위를 바라고 한 적이 없었다.

몸을 섞고 나면 드는 감각은 그저 회의감과 후회, 구역질 나는 마음밖에 없었다.

“저....가슴 좀 만져 봐도 되나요?”

“후....네..알아서....하...세요..”

그는 한참 움직이던 허리를 멈추더니, 내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그는 부드럽게 내 가슴을 움켜쥐며 만지작거렸다.

“부드러워...”

‘그런 말은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좀 마라 시발....’

여자의 가슴을 만지는 것도 처음인 것처럼 보이던 그가 감탄하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짜증이 솟구치는 것도 늘 있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아프게 쥐어짜거나, 거칠게 굴지는 않아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으...”

점차 빨라지는 펌프질에, 나도 모르게 자꾸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저...저..이제.....!”

“네...괜찮아요...”

그의 허리가 점차 격해지며, 그의 고간이 매우 팽창하는 것이 느껴졌다.

“아...아아..!”

“...읏!”

빠르게 움직이던 그의 막대가, 나의 깊숙한 곳에 파고들더니, 이내 그의 욕정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뜨겁고 질척한 액체가, 내 안에 쏟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아...하아...”

그는 거친 숨을 내쉬며,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으며 숨을 골랐다.

“.....끝나셨으면 일단 빼주실래요?”

“..아! 네...잠시만...!”

“...으큿...!”

사정 직후, 두텁고 단단하게 커진 고간이 쪼그라들면서, 콘돔이 벗겨나가 실수로 질 안으로 정액이 새어 나갈 수 있으므로, 나는 그에게 사정을 마쳤으면 얼른 빼라고 재촉했다.

내 안을 가득 채웠던 물건이 빠져나가는 감각을 겪으며, 그제야 안심한 나는 천천히 숨을 골랐다.

“.....저기...”

“..네?”

“혹시....한 번 더 할 수 있나...요?”

그는 금방 사정을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껄떡거리며 꼿꼿이 서있는 자신의 물건을 바라보며 나에게 말했다.

“.....정해진 시간 동안, 마음대로 하세요.”

그렇게, 언제나 그렇듯 오늘 밤의 시간도 흘러간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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