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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봄을 팔고있다-14화 (14/91)

〈 14화 〉 chapter 2:그래서 나는, 봄을 팔고있다.(1)

* * *

수도꼭지를 틀자, 차가운 물이 폭포처럼 틀어져 나오며 욕실 바닥을 시끄럽게 두드렸다.

나는 욕실 화장대 위에 올라가 있는 모텔용 목욕가운을 확인하고는, 차츰차츰 옷을 벗었다.

알몸이 되어서 그런지 차가운 공기가 내 몸을 훑어내자, 나도 모르게 소름이 돋았다.

차가운 수돗물을 맞아가며 수도꼭지를 온수 방향으로 틀었지만, 여전히 차가운 물만이 쏟아졌다.

온수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걸 확인한 나는, 자신을 하린이라고 소개한 여성이 건네준 빨간 파우치 백을 열어, 그 내용물을 천천히 다시금 확인했다.

“윽...”

지퍼를 열자마자 튀어나온, 검은색 비닐에 포장되어 있는 콘돔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것을 꺼내, 파우치 안에 콘돔이 몇 개가 들어있는지 개수를 새었다.

방해가 되는 것 또한 바깥으로 꺼내 가며 새어본 결과, 총 5개의 콘돔이 들어있었다.

저 남자가 AV에서나 나오는 엄청난 정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이 정도면 오늘 밤은 충분해 보였다.

제일 중요한 피임 문제를 해결하고 나자, 다른 물품들에도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투명한 튜브에 마찬가지로 투명하고 끈적한 액체가 들어 있는 러브젤.

하린은 나에게 물품들을 소개할 때, 아주 빠르게 설명을 이어갔기에 구체적인 것은 잘 몰랐지만, 일단 섹스를 할 때, 윤활제가 되어준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다음은 여성 청결제와 질 세정제.

이 일이 어떤 남성과 몸을 맞대어야 할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물품이라고 그녀의 설명을 얼핏 들었던 것 같았다.

생각해 보면 하린이 아니었다면 이런 것들이 있는지도 몰랐으니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음번에 만난다면 고맙다고 인사라도 건네야 할 것 같았다.

어느새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이 냉수에서 온수로 바뀌었는지, 욕탕 내부가 새하얀 김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아직 그녀가 건네준 물품을 제대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일단 씻어야 할 것 같아 칸막이가 쳐진 샤워실 내부로 들어갔다.

“...하아....”

마침 적절하게 데워진 온수가 포근하게 온몸을 감쌌다.

가능하다면 내일 아침까지 이곳에 처박혀, 목욕탕 놀이라도 즐기고 싶은 기분이었지만, 그럴 시간은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쏟아지는 온수로 긴 머리카락을 적시고, 샴푸와 린스를 사용해 머리를 감았다.

항상 짧은 머리를 유지해오던 나였기에, 그저 머리를 감는 것, 뿐이었지만, 온몸을 씻기도 전에 진이 빠질 것 같았다.

물을 먹은 머리카락이 무겁게 내 머리를 짓누르자, 목이 빠져나갈 것만 같았다.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단발로 깎아버리던지 해야 할 것 같다.

어떻게든 머리카락의 거품을 다 걷어내고, 샤워 타올에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구비되어 있는 바디워시를 비벼, 거품을 내서 몸을 닦아내었다.

싸구려 바디워시 특유의 딸기향이 내 코를 강하게 찔렀다.

계속 따뜻한 물을 몸에 적시고 싶다는 욕구를 참아내고 수도꼭지를 끄자, 욕실 안에 은은하게 돌던 온기가 훅하고 차갑게 식어버렸다.

샤워실을 나와서 화장대 위에 올려져 있는 드라이기 켜서 머리를 말렸다.

축축하게 젖은 머리칼은 한참을 말려야 겨우 보송하게 말랐다.

비닐에 쌓인 모텔용 목욕가운의 포장을 뜯어, 내 몸에 걸쳤다.

사이즈가 안 맞아서 전신이 헐렁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유방이 보일 것 같아, 어떻게든 허리띠를 졸라매어 간신히 고정시켰다.

“후우....”

숙였던 고개를 들어, 화장대의 거울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살짝 상기된 양 뺨, 고작 천 쪼가리 걸쳐 몸매가 다 드러나는 몸, 얇은 목과 팔다리, 그리고 금방 말려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머리칼.

그게 지금의 나.

“.....”

내 모습이 아니야.

하지만 내 모습이야.

영화를 보는 듯했다.

b급 싸구려 영화의 여배우 샤워 장면.

그만큼 내 뇌는 이 상황을 영화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 상황은 현실 그 자체였다.

결국 나는 눈을 질끈 감으며, 잠겨있던 화장실 문을 열었다.

끼익하고 열리는 화장실 문을 나와, 나는 천천히 그 남자가 있던 방으로 걸어갔다.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그 남자는 쇼파에 몸을 기대어 낄낄거리며 티비를 보다가, 이내 나를 발견하고는 리모컨을 찾아 손을 뻗어 더듬거리더니, 이내 티비의 전원을 꺼버렸다.

“이제 나온 거야? 여자들은 참 힘들겠어, 씻는 것도 이렇게 시간이 걸리다니.”

“죄송...합니다.”

그는 나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본능적으로 저 말이 단순히 나를 걱정해주는 것이 아닌, 왜 이렇게 늦었냐 라는 빈정거림이라는 것을 알아챈 나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됬어, 후....일단 좀 벗어봐.”

“.........”

그는 그런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내 나에게 알몸이 될 것을 요구했다.

나는 평소 같으면 얼토당토않은 요구 따위, 들어줄 마음은 전혀 없지만, 내 손은 이미 목욕가운을 고정시켜두었던 허리끈의 매듭에 손을 가져다 대고 있었다.

리본 모양의 매듭에 이어진 끈을 잡아당기자, 스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단단히 묶어두었던 허리끈이 풀리며, 가운이 천천히 열렸다.

간신히 내 몸을 가리던 가운은, 허리끈이 풀리자마자 맥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아까는 후드에 가려서 잘 안 보였는데....개 꼴리네?”

“.........”

그는 내 알몸을 바라보며 상스러운 말을 내뱉었다.

“일단은....내가 참기가 좀 힘드네...좀 빨아봐.”

그러더니 그는 쇼파에서 일어나, 목욕가운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그의 팬티를 벗어서 대충 모텔 바닥에 던져놓더니, 그대로 다시 쇼파에 앉았다.

껄떡거리는 그의 막대가 우뚝하고 가랑이 사이에 벌떡 하고 서 있었다.

“....네..”

나는 그런 그의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 이윽고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천천히 자세를 굽혀,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으니, 내 눈앞에 바로 그의 남성기가 보였다.

나는 그런 그의 막대에 손을 뻗으려다가 멈칫거렸다.

그러다 결국, 두 손으로 뜨거운 막대를 감싸 쥐었다.

마치 여름철, 뜨겁게 달구어진 철봉을 잡은 것처럼, 매우 뜨겁고, 그의 맥박이 뛰는 것이 느껴졌다.

내 작은 손으로는 두 손바닥이었지만 다 가려지지도 않았다.

나는 천천히 손을 이용해 위아래로 흔들면서,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혀를 내밀어, 그것의 귀두를 한번 살짝 핥았다.

비리고, 짜다.

그래도 내가 오기 전에 깨끗이 씻었는지, 역한 지린내 냄새 대신 은은한 비누 향이 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한 번, 두 번, 혀로 천천히 핥아가며, 손은 쉬지 않고 막대를 흔들었다.

“아....하아....야, 감질난다. 입속에 넣어.”

“윽..!”

그는 이상한 신음 소리를 내며, 내 머리에 손을 올리더니, 이내 자신의 물건 쪽으로 내 머리를 밀었다.

바로 내 입술 앞으로까지 다가오는 귀두를 보던 나는, 결국 천천히 내 입속에 넣었다.

“아얏...! 야, 이빨 오므려....그렇지...혀로도 좀 핥고...아.....그렇지...그래....”

“우웁...읍..! 쿠훕....!...”

입속에 넣으려다가 순간 내 이빨에 닿았는지, 그는 신경질을 내며 이빨을 숨기라고 요구했다.

나는 최대한 입술을 오므려 이빨이 닿지 않게 천천히 막대를 빨았다.

한번 그 물건이 왕복할 때마다 목젖에 살짝씩 닿아, 헛구역질이 나왔다.

“아....! 마지막으로 한번 깊숙이 빨아봐.”

“쿠웁?!?!!”

천천히 페이스를 맞추어, 막대를 빨던 내 머리를 갑자기 푸욱 눌렀다.

그러자 그의 막대가 내 입을 넘어, 목구멍까지 깊숙이 눌러왔다.

“하....이거지.....”

“쿠헥..!! 코..콜록!!크하...!”

한 몇 초가 지났을까? 그가 내 머리를 누르던 힘이 약해지자마자, 나는 급하게 머리를 들어 막대를 입속에서 꺼내었다.

찔끔 새어 나오는 콧물과 눈물을 닦아내며, 나는 헛구역질과 기침을 반복하며 숨을 골랐다.

“자, 이제 침대에 누워봐.”

“콜록....”

허나 그는 그런 내 상황 따위 알 바 아니라는 듯이 나를 침대 위로 올렸다.

나는 그의 말에 따라, 침대 위로 올라가, 베개를 배고 대자로 누웠다.

봉긋 솟은 가슴이 내 눈에 보일 정도로 올라와 있었다.

“하...이 빨통도 좋네....”

“히끄...으..”

마찬가지로 침대에 올라왔던 그는, 내 솟은 가슴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저번의 박 실장과는 다른, 부드럽지만 포인트를 정확하게 노려오는 감각에, 나는 나도 모르게 전신을 비틀었다.

쾌감이라기보단, 반사작용 같은 감각이었다.

“어디보자...여긴 좀 젖었나?”

“힉..!”

한참 동안 내 가슴을 만지작거리던 그는, 천천히 손을 가슴에서 허리로, 허리에서 골반으로, 그리고 내 성기로 손을 내렸다.

한층 오므려 소중한 부위를 감추고 있었지만, 그가 우왁스럽게 얼어재끼자, 내가 숨겨둔 부위를 가림막 하나 없이 그가 바라보았다.

“아악..!”

“아직 뻑뻑하네...좀 풀어야겠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그는 내 질 안으로 두터운 남성의 손가락을 하나 쑤셔 넣었다.

제대로 된 전희 하나 없었기에, 생살이 꿰뚫린다는 통각이 여전히 들었다.

“저...저...젤....있어요...”

“그래? 수고를 덜었군.”

급작스러운 통각에 눈물을 찔끔 흘리던 나는, 떨리는 손으로 내가 탁자 위에 올려두었던 파우치 백을 가리키며 말하자, 그는 냉큼 일어나 탁자로 향했다.

“보자...이건 아니고...이건가? 맞네, 이왕 여기까지 온 거 콘돔도 좀 챙기고...”

지퍼를 열며 뒤적거리던 그는, 콘돔 몇 개와 러브젤을 챙겨서 다시 돌아왔다.

“다리 벌려봐.”

“히익...!”

그는 튜브에 들어있던 러브젤을 쭈욱 짜더니, 인정사정없이 내 둔부에 러브젤을 발라댔다.

차가운 감촉이 내 둔부에 느껴지자, 나도 모르게 이상한 신음 소리를 내었다.

그는 그런 내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내 둔부를 문질렀다.

분명, 차가웠던 러브젤이 어느새 핫팩을 붙힌 것처럼 뜨거워지고, 미끈거렸다.

“이젠 좀 됐으려나?”

“....윽...!”

한참 내 둔부를 만지작거리던 남자가 다시 한번 손가락을 내 질 속에 넣었다.

러브젤 덕분인지, 아까처럼 화끈거리며 아프지는 않았지만, 내 몸속에 이물질이 들어오는 이 감각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오...꽉 조이네...? 보자..”

“아읏..! 자..잠시만...윽..!”

쉽게 손가락이 들어가던 것을 확인한 남자는 내 질 안에 삽입되어 있던 손가락을 천천히 넣었다 뺐다 하며 애무하기 시작했다.

기묘한 이 감각과 이상하게 간질거리는 느낌이 든 나는, 발바닥을 바들바들 떨며 잠시 멈춰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반응 나쁘지 않네.”

“으힉...!!!!”

한참을 내 질 내부를 들쑤시던 그는, 나머지 손가락으로 내 음핵, 클리토리스를 만지작거리자, 나는 순간 내 전신에 벼락이 떨어진 것처럼 허리를 휘었다.

“아....아아...??”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각.

여성에게 가장 민감하다는 클리가 남자였던 나에게 달려서, 만지작거리니, 남자보다 훨씬 민감했던 몸이 격하게 반응했다.

“아...못 참겠다.”

그런 내 반응이 즐거운지 계속해서 내 성감대를 애무하던 남성은, 손을 빼내더니, 이내 검은색 포장지를 이빨로 뜯어내어, 콘돔을 꺼내 자신의 성기에 착용했다.

“다리 벌려봐. 활짝...”

“......”

그는 나 스스로 그의 앞에서 자신의 음부를 훤히 드러내라고 말했다.

나는 질끈 눈을 감으며, 나 스스로 가랑이를 벌려, 그가 내 몸에 밀착되기 쉽게 만들었다.

그는 한껏 발기된 기둥을 내 음부에 비벼대더니, 이내 내 질 안으로 자신의 고깃덩어리를 밀어 넣었다.

“아...좋아....꽉 무네..”

“으으.....”

러브젤의 효력과 애무가 있어서 그런지, 전의 두 번의 삽입보다는, 훨 나았다.

아직 아프기는 하지만, 그때보다는 부드럽게 내 질 구멍 열렸다.

그는 마치 적응이라도 하는 듯, 깊숙이 자신의 막대를 내 구멍에 넣고는, 한 동한 그대로 자세를 유지하다가,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뜨거운 육봉이 떡방아를 찧듯이, 내 구멍을 들락날락 거렸다.

“하....좋아....”

“....흐읏...”

그의 물건이 내 질문을 두드릴 때마다,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최악이었는지는 몰라도, 이제는 최소한 고통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몸의 고통이 없다고 마음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남자였던 내가, 가랑이를 벌리고, 그의 삽입에 맞추어 신음을 내고 있었다.

전혀 기분 좋지 않았다.

그래, 역겨웠다.

내 질은 점차 애액을 내뿜기 시작했고, 신음 소리는 점차 커져갔다.

허나 이것은 그저, 조건반사다.

남자가 기분이 좋든 나쁘든, 꼴리든 말든, 좆을 흔들기만 해도 절정에 다다르는 것처럼.

내 몸은, 내 기분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조건반사처럼 애액을 내뿜고, 신음을 내었다.

“하아...하아.....”

“크흣....흐...하아...”

그가 흔들어대던 허리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의 숨이 가빠지기 시작하고, 질 안의 육봉이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절정에 다다르기 위해 허리를 강하게 내리치자, 내 신음도 더욱 격해졌다.

“아...싼다....!”

“히끄...”

격하게 움직이던 육봉이 내 질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더니, 이내 그의 강렬한 성욕이 울컥거리며 부어졌다.

허나 그 욕망은 콘돔이라는 얇디얇은 벽에 의해 내 안까지 다다르지는 못했다.

“흐아......후! 좋았다...”

“하아...하아..”

그는 사정의 여운을 즐기는 듯, 내 몸에 딱 밀착하여 한참을 있더니, 이내 허리를 들어 올려 그의 물건을 내 질 안에서 꺼내었다.

그의 귀두에 걸려 대롱대롱 흔들리는 콘돔의 안에는, 저번의 박 실장이 보여줬던 것처럼, 희끄무레한 액체가 가득 들어있었다.

나는 누워있는 그대로 자세를 유지한 채, 천천히 숨을 골랐다.

아.

그렇구나.

나는 이제 진짜로 창녀가 됐구나.

“....기분 좆같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향해 걸어가던 남자를 바라보며, 그에게 들리지 않을정도로 작은 소리를 내며 중얼거렸다.

그렇게 창녀가 된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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