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래서 나는, 봄을 팔고있다-10화 (10/91)

〈 10화 〉 chapter 1:내가 세상에서 사라진 날.(9)

* * *

스르륵.

회색 후드티가 방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

내 하복부를 가려주던 청바지가, 금방 사진을 찍기 위해 벗었을 때보다 훨씬 느리게 내 몸에서 떨어져 나왔다.

“아까도 느꼈지만, 꽤나 꼴리게 생겼네.”

박 실장은 입가의 꼬리를 쭈욱 올리며 중얼거렸다.

이내 또다시 알몸이 되었던 나는, 어떻게든 살결을 숨기기 위해 팔로 가슴을 감싸며, 다리를 비비 꼬았다.

“털은, 밀었나?”

“아..뇨...원래부..터...없었어요....”

이내 내 앞에 쭈그려 않은 박 실장이 어떻게든 가려보기 위해 비비 꼬던 다리를 잡아, 고정시키며 물었다.

내 둔부를 가려주는 음모는 전혀 자라지 않아, 훤히 보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

“저기 위로 올라가.”

그 상태에서 벌떡 일어난 박 실장이 방구석에 보였던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

침대에 이불이 있는 것을 확인한 나는, 차츰차츰 걸어가, 여름철이라 그런지 상당히 얇은 이불을 이용해 내 몸을 돌돌 말았다.

“창녀가 될 거면서 꼴에 부끄럽긴 한 가봐?”

그런 내 행동에 피식 웃던 박 실장이 천천히 자신이 걸치고 있던 양복을 벗으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치워.”

“그...제가...이런 경험이 없...어서..”

“치워.”

“........네.”

그가 내 몸을 감싸는 이불을 벗으라 말하자, 어떻게든 이 상태로 있고 싶었던 나였지만, 다시금 목소리를 깔고 말을 반복하자, 나는 결국 스스로 이불을 치워, 내 몸을 그에게 보여주고 말았다.

“꽤나 크네? 몇 컵이야?”

“윽...!”

침대에 앉아있던 나에게 다가온 박 실장이 덥석 하고 내 유방을 거친 손으로 쥐었다.

가슴이 압박되는 고통에 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목소리가 새어 나오는 것을 막았다.

“말랑하고...좋네...”

“아...아파요...그..그마안....!”

나의 의견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 그는 거침없이 내 가슴을 주물렀다.

그가 내 가슴을 움켜쥘 때마다, 느껴지는 격통에 나는 연신 몸을 비틀어댔다.

“후...꼴려서 못 참겠네...”

“...윽..!”

한참을 내 가슴을 만지작거리던 박 실장은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의 허리에 차고 있던 벨트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가 입고 있던 바지를 내리자, 그의 팬티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듯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자신이 쓰고 있던 선글라스와 함께, 입고 있던 팬티를 벗은 박 실장이 나에게 그것을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껄떡대며 서 있는 남성의 고깃덩어리가 내 얼굴 앞까지 다가왔다.

“일단 가볍게 빨아봐.”

“아...저....이런 걸...해...본적이...”

분명, 민준이 나를 덮칠 때, 그 새끼의 압력에 굴해 그 역겨운 막대를 입에 넣은 적이 있었지만, 정신이 없을 때와 제정신 일 때의 차이는 분명하게 존재했다.

남자로 태어나 여자를 좋아하던 내가, 이런 짓을 맘 편히 받아드릴 리가 없었다.

“어차피 일 시작하면 질리게도 볼 놈이다. 돈 벌기 싫어? 응?”

돈.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돈.

맞아.

이건 돈을 위해서 하는 거야, 난 게이가 아니야.

돈을 벌려면, 이런 짓도 해야 하는 거야.

40만 원이라잖아. 이 기회를 날리면, 나는 진짜 살아갈 방법이 없어지는 거야.

“......하웁...합..”

“으하...그래...아 좋아....”

결국, 나는 나 스스로 역겨운 고깃덩어리를 입속으로 집어넣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며 나 자신을 속이고, 살아남기 위해서 내 마음을 죽인다.

짜고 역겨운 냄새가 난다.

뜨겁고 단단한 막대가 자꾸 목젖을 찔러대는 통에, 계속 헛구역질이 났다.

“혀를 써봐...그래...그렇게...”

“하으..웁...! 으하.....”

굳어있는 혀를 어떻게든 움직여, 그의 귀두를 핥았다.

그러자 더욱더 내 입속의 막대는 요통 치기 시작했다.

“좀 더 깊숙이 꽃아 봐!”

“우웁..!?!!”

그러던 중, 갑자기 박 실장이 내 머리채를 움켜잡고, 막대를 더 깊숙이, 내 입에 꽂아 넣기 시작했다.

“케흑...!!컥..!!...”

잡힌 머리카락이 아팠다.

목에 깊숙이 박힌 막대 덕분에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를 않았다.

“아...좋아...좋아..!...싼다...!”

“웁..! 우우웁...!!..우웁..!”

점차 박아 넣는 속도가 빨라지더니, 박 실장의 입에서 믿을 수 없는 말이 새어 나왔다.

그것만큼은 싫었던 내가 발버둥을 치려고 해도, 숨이 막혀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아...싼다...!!!”

“끄..우..우웁...!!”

빠르게 움직이던 그의 허리가 점차 멈추더니, 이윽고 내 목 깊숙이 사정하고 말았다.

비리고 끈적한 액체가 목의 벽에 달라붙는 감각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불쾌한 감각을 선물해 주었다.

“....케흑...!쿨럭..커헉...!”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내 입속에 쏟아 붙던 박 실장이 막대를 꺼내자, 그제야 숨을 쉴 수 있었던 나는 연신 기침을 콜록거리며 부족한 산소를 몸에 받아드렸다.

“허억...허억....”

말 그대로 온몸에 힘이 빠진 나는, 그대로 침대에 자빠져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시발...이 개새끼가 나를 죽이려고...’

말 그대로 숨이 넘어가 의식을 잃을 뻔했기에, 그만큼의 분노가 가슴속에 사무쳤다.

하지만 이제 저 박 실장도 한 발 뺐으니, 이 끔찍한 경험은 끝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인생이라는 것은 언제나 내 예상대로 흘러가질 않았다.

“이제 본편으로 들어가 볼까?”

“자...잠깐..! 금방 싸셨잖아요...!”

그는 금방 사정을 한 게 맞을 정도로 꼿꼿하게 세운 막대를 다시금 들이밀며, 내 다리를 들어 올리자, 나는 당황하며 그에게 말했다.

“네가 좀 많이 꼴려서, 금방 섰네. 안심해라, 콘돔은 꼈다.”

그의 말을 듣고, 자세히 살펴보니, 분명 그의 막대는 콘돔이 씌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아직 다시 그 모텔에서의 끔찍한 경험을 겪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넣는다.”

“아..안돼...! 하지 마...!”

허나, 박 실장은 내 소견 따위는 가볍게 무시한 채, 버둥거리는 다리를 잡은 후, 내 둔부에 막대를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으...읏차..!”

“아...아으아....아악..!”

그리고 망설임 없이 내 속에 자신의 물건을 들이밀어 넣고 말았다.

살이 꿰뚫리는 고통과 치욕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전희조차 없었기에 물기가 없던 내 질은 커다란 물건을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매우 뻑뻑했다.

“어우...역시 경험이 없는 년 보지가 제일 낫네, 꽉 물어서 놓아주지를 않는구먼.”

“히..히익...하....아!”

박 실장이 무어라 중얼거렸지만, 나는 지금의 고통 덕분에 간신히 숨을 고르는 것이 전부였다.

“움직인다.”

“아힉..! 자..잠시..만...너무 아파...!”

그 상태로 적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박 실장은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한 번 내 질을 쑤실 때마다, 하복부가 꿰뚫리는 통각이 휘몰아쳤다.

“아흑..! 아아악..! 끄흑...끅...!”

“응? 너도 좋아? 응?”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머지, 고통으로 찬 신음이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튀어나오자, 박 실장은 헤 웃으며 말했다.

“아...아파요...제발 그만....”

참을 수 없는 통증에 결국 눈물까지 흘러가며 애원하는 나였지만, 박 실장이 흔드는 허리는 멈추기는커녕 더욱더 속도를 올려갔다.

“닥치고 입이나 벌려봐.”

“우..우웁...츄룹...프하..!”

애원하는 목소리가 듣기 싫었는지, 박 실장이 억지로 내 입에 자신을 입을 맞추어 혀를 들이밀었다.

“아하...아...끄흑!...”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나는 더 이상의 애원과 저항이 불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대로 축 늘어진 체, 잇달아 느껴지는 고통을 소리로 내뱉을 뿐.

그런 내 몸을 박 실장은 게걸스럽게 탐내었다.

이내 움직임을 멈추는 박 실장이 이제 그만 두려나 싶자, 내 몸을 일으키더니 엎드리게 만들어 뒤로 찔러대기 시작했다.

“아악..!”

그냥 누워서 박힐 때보다 더욱 깊숙한 곳을 찔러,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야 말았다.

그런 내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박 실장은 내 목에 이빨을 박아 넣으며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었다.

“아...싼다....좀 더 조여봐..!”

“으큭...! 흐윽..”

이윽고 더욱 빨라지는 허리 놀림, 그리고 그의 욕정이 이내 내 질 속으로 뿜어져 나왔다.

“하...아...”

박 실장의 사정이 끝나고, 그가 잡고 있던 내 머리채를 놓자, 나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침대에 널부러졌다..

“후...반응이 없어서 그냥 인형 같고 노는 거 같긴 한데, 나쁘지는 않네.”

박 실장이 내 구멍에서 자신의 막대를 꺼내자, 고무풍선 같은 콘돔의 끝자락에 희끄무레 한 액체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자, 내 방 건너편 302호 도어락 키 하고, 대충 옷하고 뭐라도 사 먹어라.”

"특히 속옷은 존나 꼴리는 걸로 사, 그래야 손님이 돈이라도 더 찔러주지."

박 실장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벗어두었던 양복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오만 원짜리 몇 장과 도어락 키를 내가 엎어져 있는 침대 쪽으로 집어 던졌다.

“후...오랜만에 물 좀 뺏네.”

지갑을 꺼내며 같이 꺼냈던 담배갑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던 박 실장이 내가 있는 방을 나서더니, 이내 도어락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그가 이 방을 나간 지, 약 몇 분이 지나고, 박 실장이 완벽하게 집에서 떠난 것을 확인한 나는, 힘없이 비척비척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가 던져준 5만 원짜리 지폐들을 끌어모았다.

“....흑....흐으윽...! 크흑..!”

그러다가 눈앞이 흐려지더니, 이내 지폐에 물이 툭 하고 떨어져 흔적이 스며들었다.

“아...아아아!!....으아하아앙...!!”

마음속에서 넘치는 서러움과 고통의 아픔, 사무치는 모멸감이 한데 섞여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나는 그날, 마치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처럼 서럽게 울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