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화
금하의 의문에 육역은 옷소매를 매만지며 답했다.
“참, 아예 쪽에…….”
금하는 서둘러 아예가 말한 것을 그에게 전했다.
“상당히 괴이한 것이, 그의 병증은 분명 동양인의 독과 관련 있을 거다. 나는 이미 잠수에게 이곳에 해독에 뛰어난 의원, 특히 동양인의 독에 특화된 이가 있는지 알아보라 하였다.”
육역은 진작 예상한 듯한 반응이었다. 금하도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심 부인이 아무래도 해독의 고수시죠. 지금 어디에 계신지 모르는 게 안타까워요.”
“급할 건 없다. 이미 심 부인의 신분을 조사하라 하였고, 그분은 고향으로 돌아간다 하였지. 신분이 밝혀지면, 자연히 그분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어.”
나가려던 육역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그녀에게 다시 당부했다.
“나는 아마 밤늦게야 돌아올 거다. 이곳은 왜구의 창궐이 양주와는 비교할 수도 없지. 너는 절대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거라.”
“저도 그 정도 상황파악은 해요.”
육역은 처음 금하를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그녀는 양정만을 속인 채 으스스한 한기 서린 강물로 뛰어들어 생신 선물을 찾았다.
……그녀가 말한 상황파악이란 것은 확실히 믿음을 주진 못한다.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날 탓하지 마라. 네가 만약 몰래 빠져나가 일을 만들면, 그땐 은자를 삭감할 거야.”
“…….”
육역은 금하의 표정을 보자 갑자기 마음의 평화가 찾아오는 것 같았다.
* * *
“산 밖에는 또 청산이 있고 누각 밖에 또 누각이 있구나. 서호의 노래와 춤은 언제가 되어야 그치련가…….”
창가에 몸을 기댄 순우민은 서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시를 읊조렸다. 마침 다가온 계집종이 그녀에게 피풍을 걸쳐줬다.
“아가씨, 바람 조심하지 않으면, 된통 감기에 걸리십니다.”
할멈은 객잔의 이불을 바꾸고, 집에서 가져온 이불을 잘 폈다. 또 옷과 일용품을 쓰기에 적당하게 정리를 해줬다.
“연일 마차에 계시다가 드디어 항주성에 도착했으니, 충분히 쉬실 수 있을 겁니다. 아가씨,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으시겠어요? 제가 주인에게 뜨거운 물을 준비하라 할게요.”
“다들 피곤한데, 급하게 그러지 마세요. 모두 가서 쉬세요.”
순우민의 음성은 부드러웠다.
“나도 좀 쉬고 싶어요.”
“네. 아가씨 우선 쉬고 계세요. 무슨 일 있으시면 부르시고요.”
순우민은 할멈과 계집종이 나가는 것을 보고서야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저들은 대고모댁의 가복이었다. 대고모는 비록 그녀에게 후하시고, 따라온 계집종과 할멈 모두 친절한 사람이지만, 그녀는 어디까지나 대고모댁에 몸을 의탁하러 온 이였다.
그러니 계집종과 할멈 앞에서 매우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했고, 더불어 그들에게 이것저것 시킬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물며 이렇게 먼 길을 떠나온 것을 생각하면, 그들 또한 진심으로 마음 내켜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탁자로 돌아와 앉아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몇 장을 뒤적였다. 그러나 사실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순우민은 마차에 앉아 있었지만, 사촌 오빠와 그의 부하들이 하는 일을 지켜보았다. 특히 그 여포쾌는……, 여자가 이런 무기를 다룬다는 것이 여성스럽지 않다고 간혹 생각은 하지만, 그보다 훨씬 깊게 신선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녀는 원래 여포쾌라는 것은 여자 중에서도 특이한 이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늘 또 마차의 주렴 사이로 본 ‘상관 언니’라는 이의 늠름하고 씩씩한 자태는 결코 남자에게 뒤지는 것이 아니라 실로 흠모하지 않을 수 없었다.
뜨거운 차를 따르려고 든 주전자에는 물이 없었다. 그녀는 바로 계집종을 부르려다가 멈췄다.
점원을 불러 물을 채우면 되지. 아니, 내가 또 이런 소소한 일도 못 하는 건 아니잖아.
이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머리와 옷을 매만지고는 살그머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아예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아야 했기에, 육역은 잠복에게 객잔의 작은 원 전체를 빌리게 하여 쓸데없는 이의 방해를 줄였다.
하지만 순우민은 객잔에 든 후, 이 원의 배치를 눈여겨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머리를 숙이고 눈을 내리깐 채 따라 다녔을 뿐이었으니, 지금 문을 나선 후에는 더욱 사방 분간을 하지 못했다. 그저 머뭇머뭇 앞을 향해 가며 누군가 곧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몇 걸음 걷어 담 모퉁이를 돌아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계속 앞으로 가야 할지 어떨지 주저하던 그때, 옆 방에서 고통스러운 신음이 전해졌다.
남자 목소리잖아? 설마 누가 병이 났어? 누구지?
그녀는 안절부절못한 채 손을 뻗어 격자창을 열고 안쪽을 살폈다.
무엇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이건만, 그 사람은 여전히 신음했다. 아파서 발버둥 치는 것으로 들리기도 했다.
이 작은 원에 묵는 이들은 모두 일정을 함께해 온 이들이었다. 만약 들여다보지 않고 그대로 둔다면, 이건 경우에 맞지 않는다.
순우민은 용기를 내어 문으로 다가가 두드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저 들어갈게요.”
그녀가 문을 밀고 들어간 것과 거의 동시에 침상에서 일어나려고 발버둥 치던 아예가 쿵 하는 무거운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앗!”
순우민이 깜짝 놀라 잠시 굳어 있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자신이 상대를 부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기……, 괜찮아요?”
그녀는 상황을 확인하며 앞으로 다가갔다. 아예가 그녀를 등지고 있어서 그녀는 제 마음대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잠복이나 잠수 아니죠? 그럼, 양 포쾌인가요?”
아예는 가까스로 몸을 움직여 침대로 가려고 손을 들어 올렸다. 별안간 손등에 있는 흉악한 칼자국 몇 개가 드러나니, 그를 부축하려던 순우민이 보고는 흠칫 놀라 움츠러들었다. 연이어 시선을 든 그녀는 아예의 얼굴을 본 순간 놀라 소리를 질렀다. 또한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다가 탁자에 부딪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이때 금하는 부엌에서 약을 달이는 중이었다. 이 요란한 소리를 들은 그녀가 약을 휘젓던 대젓가락을 들고 바로 달려왔다. 소리에 놀란 잠수와 양악 등이 아예의 방으로 달려온 것도 거의 동시였다.
양악은 아예를 부축해 다시 침상으로 돌아왔다. 손힘이 다소 과하긴 했지만, 그는 대체로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한 공무적인 태도로 아예를 다루고 있었다.
“순우 아가씨, 왜 여기 계세요?”
잠수는 다가가 그녀를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대가의 규수에 남녀가 유별하니, 자신이 이러는 것이 아마 많이 불편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 수 없이 잠수는 손을 내민 채 서 있었고, 그 대신 금하가 재빨리 다가갔다.
그녀는 순우민을 부축해 옷 위의 먼지를 툭툭 털어줬다.
“저, 저 사람은……, 저 사람은 누구예요?”
순우민은 놀란 가슴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대관절 사람이에요, 귀신이에요?”
“사람이요. 당연히 사람이죠.”
금하는 대젓가락을 든 채 침상 쪽으로 돌아서 순우민의 이해를 돕게 설명했다.
“발을 봐요. 발가락이 다 있죠. 귀신은 발이 없으니, 그는 사람이에요.”
옆에 있던 잠수가 눈을 희번덕거렸어도, 이 말에 순우민은 마음이 다소 안정되었다.
“그럼……, 그는 대체 누구예요?”
“그건요. 이 일을 얘기하긴 길어요. 여기도 말할 만한 곳이 못 되고요. 아가씨 괜찮으면, 우리 정원에 가서 뜨거운 차라도 마시면서 천천히 얘기해요.”
금하는 젓가락을 잠수에게 던졌다.
“부엌의 약은 한 그릇 되게 달이면 돼요. 태우지 않게 잘 봐요.”
“너…….”
잠수는 매우 분노하면서도 곁에 있는 순우민 때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좋지 않은 기분으로 젓가락을 들고 부엌으로 갔다.
정원에는 작고 아름다운 정자가 하나 있었다. 금하는 순우민을 데리고 정자에 앉고, 또 뜨거운 차를 가져와 놀란 그녀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순우민이 찻물을 몇 모금 마시고는 참지 못하여 물었다.
“그 사람은 대체 누구예요? 어떻게 그런 모습을 하게 된 거죠?”
“아가씨. 제가 육선문의 포쾌란 거 아시죠?”
금하는 대답하지 않고 빙긋 웃으며 오히려 그녀에게 물었다.
순우민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제야 금하는 말을 이어갔다.
“사실 경성에서 육선문과 금의위는 지금까지 서로 각자의 분야는 침범하지 않았어요. 제가 이번에 육 대인과 동행한 것은 공교롭게도 일손이 부족했기 때문에 차출된 거죠. 그렇지 않다면 금의위의 일은 설령 육선문이라도 전혀 관여할 수 없어요. 아가씨 제 말뜻 이해하셨어요?”
순우민은 살짝 혼돈스러웠다.
“제게 더는 묻지 말라는 뜻인가요?”
“역시 대가의 규수답게 매우 총명하세요. 사실 모르시는 게 아가씨에게 오히려 더 좋아요. 금의위의 일은 아무래도 아는 것이 많을수록 위험하거든요.”
금하는 그녀에게 다소 겁을 주었다. 그런 후 원점으로 돌아와 설명을 더했다.
“음, 아가씨는 육 대인의 여동생이고, 신분이 귀하세요. 그러니 우리도 아가씨를 잘 보호해야 하고요. 이후로 아가씨는 그 방에 들어가지 마세요. 아가씨는 그 사람을 못 본 것으로 하고, 다른 이에게도 이 일을 얘기하지 마시고요. 이래야 우리가 마음을 놓고, 육 대인도 마음을 놓으시겠죠?”
조금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긴 해도, 순우민은 대략의 의미를 이해했다. 이건 바로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이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치라는 것.
“알아들었어요.”
그녀가 조용한 소리로 말했다.
금하는 기뻐하며 이어서 또 한 마디 당부했다.
“아가씨의 할멈, 계집종에게도 얘기하지 않는 게 좋아요.”
“알았어요.”
순우민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부드러운 소리로 속삭였다.
“여러분들은 다들 큰일 하는 사람이잖아요. 전 비록 도와줄 순 없어도, 고의로 일을 망치진 않을 거예요.”
“과분한 말씀이세요, 아가씨.”
그녀가 이렇게 사리에 밝으니, 금하는 이런 말을 했다는 것에 공연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또한 그녀를 두고 바로 일어서기 어려워 한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순우 아가씨는 고향이 어디예요?”
“난 절강 신하新河 사람이에요.”
“신하…….”
금하는 머릿속에 지도를 떠올렸다.
“거긴 며칠 더 가야 할 곳이군요. 고향에는 아직 누가 계세요?”
“백부님이 성안에 살고 계세요.”
“아. 백부님은 무슨 일을 하시는데요?”
금하는 포쾌라는 직업상, 사람과 얘기할 때면 습관적으로 하나씩 묻는다. 다행히 순우민은 성격이 좋았고, 그녀가 공문 사람이라고 존중하여 그녀 역시 사실대로 하나씩 대답했다. 그러니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눈 길지 않은 시간에 금하는 순우민의 일가친척과 조상까지 모조리 알게 되었다.
계집종이 소리 나는 곳으로 순우민을 찾으러 왔다.
“아가씨 여기 계셨군요. 한참 찾았어요. 배 안 고프세요? 소주와 항주는 간식으로 정말 유명하잖아요. 제가 점원에게 아가씨 맛보시라고 좀 가져오라 했어요.”
“맞아요, 맞아. 경성에서도 항주의 계화고, 용정수가 정말 맛있다고 들었어요. 다른 곳에선 그런 맛을 만들지 못한대요. 계속 맛을 못 봐 아쉬웠어요.”
금하의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났다.
순우민이 웃으며 말했다.
“잘됐네요. 주인에게 가져오라 해서 우리 둘 함께 먹어요.”
얘기를 마친 그녀가 계집종에게 분부했다. 그러나 계집종은 오히려 그다지 좋지 않은 기색으로 금하를 한 번 노려보고 제 갈 길을 갔다.
“우리 대양이 미식가예요. 내가 그도 불러올게요.”
금하는 양악을 찾아 끌고 왔다. 양악은 처음에는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숙하게 그녀를 따라 왔지만, 순우민도 있는 것을 보고는 급하게 걸음을 멈췄다.
평소였다면 당연히 상관없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순우민은 대가댁 규수였으니, 양악은 매우 불편함을 느껴 거절했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하지만 공교롭게도 계집종이 마침 계화고, 용정수, 그리고 정승고가 한 접시씩 놓인 쟁반을 받쳐 들고 뜰로 들어오고 있었다.
“순우 아가씨는 우리를 격의 없이 대하시는구만, 넌 대장부가 돼선 뭘 그렇게 수줍어해.”
금하는 양악을 정자로 끌고 와 눌러 앉혔다. 그녀는 흐뭇한 표정으로 과자들을 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대양, 봐봐! 남방의 물건이 뛰어나다 하더니, 계화고 하나도 이렇게 정교하게 잘랐다.”
다른 건 제쳐두고 계화고 하나만 봐도, 양악이 경성에서는 보지 못 했던 것이다.
그건 매 조각이 다섯 잎의 꽃송이 모양으로, 위층부터 아래쪽까지 두 겹으로 나뉘었다. 위층은 맑고 투명하게 반짝이고, 아래층은 백설처럼 부드럽고 새하얀 모양이니, 그저 보고만 있어도 마음과 눈을 즐겁게 했다.
자세히 본 양악은 저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해 마지않았다. 손을 뻗어 집으려다가 순우민이 아직 집지 않은 것이 생각나 급하게 물러섰다.
“아가씨 먼저 드시죠.”
순우민은 미소를 지으며 양보했다.
“양 오라버니. 사양치 마시고 드세요.”
두 사람이 서로 양보하는 동안 옆에 있던 금하는 이미 맛있게 맛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다. 설탕을 많이 뿌린 것도 아니면서, 조금도 느끼하지 않아.”
양악이 그제야 한 조각 들고 깨물며 세심히 맛을 음미했다.
“……신경 많이 썼네. 난 아래층이 소락(*유제품을 정제하여 만든 식품.)인 줄 알았어. 야자즙(*코코넛 밀크.)를 쓸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야자는 맛이 맑고 개운하고, 계화는 향기롭고 달아. 어쩐지 입안에서 조금도 느끼하지 않더라.”
순우민은 체격이 우람해 보이는 그가 이런 쪽을 잘 알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그를 눈여겨보았다.
“너 얼른 배워라. 경성 돌아가서 우리도 해 먹자.”
금하는 연거푸 계화고를 다 먹고는 연신 또 용정수를 가져갔다.
바라보던 양악이 고개를 저었다.
“넌 이 야자즙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줄 아냐. 배워도 소용없어.”
그때, 원 안으로 점원이 많은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 누구는 궤짝을 메고 있고, 누구는 찬합을 들고 있고, 또 가마를 든 이도 있었다.
―― 대열의 가장 끝에서 두 대의 작은 가마도 이제 막 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원래도 크지 않던 작은 원은 그들로 순간 가득하게 들어찼다.
금하는 가까스로 용정수를 삼킨 후 호기심을 담은 눈빛으로 그들을 살폈다.
두건을 쓴 우두머리가 책임자처럼 보였다. 시선을 돌린 그는 양악과 금하 등을 보고 재빨리 웃으며 공수를 했다.
“두 분 관원 나리,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금하도 아직 이런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어서 공수하여 인사를 하고 어림짐작으로 답했다.
“……괜찮았습니다. 수고라 할 수도 없지요. 여러분 이것은?”
“아, 저희는 호 도독께서 보내셨습니다. 육 대인과 여러 관원 나리께서 먼 길을 오셨는데, 생활하심이 많이 불편하실까 걱정하셨지요. 그래서 특별히 일상용품을 보내오셨습니다.”
두건을 쓴 이가 하하 웃었다. 얼굴은 온화함이 가득하여 심한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금하가 아직 대답을 못 하는 사이, 잠수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당신들 뭐 하는 사람들이요!”
잠수는 보자마자 호통부터 쳤다.
방금 금하에게 얘기를 한 두건 쓴 이가 잠수에게 다시 한번 설명했다. 그런 후 잠수가 뭐라 할 새도 없이 돌아서 사람들에게 물건을 들이라고 명했다.
“기다려요, 기다리라고요.”
잠수는 서둘러 중지시켰다.
“우리 대공자께서 지금 안 계셔서 이 물건들은 사사로이 받을 수가 없소. 당신들이 모두 가지고 돌아가시오.”
두건 쓴 이가 웃으며 말했다.
“육 대인께서는 지금 호 도독과 함께 담화 중이십니다. 저는 바로 거기서 왔고요. 여러분은 걱정 말고 받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