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 그와 그의 고양이
“아아아아! 더워어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몸에 땀이 달라붙어 무더운 여름날.
소파에 앉아 있던 미요가 응석 부리듯 소리를 높였다.
얼마나 더운지 입고 있는 옷이 땀에 젖어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
“에어컨을 틀어요!”
하지만 저 심술궂은 주인님이 에어컨을 틀어줄 리가 없다.
오늘은 토요일. 주인님의 강의가 없는 날이다.
8월의 여름이 얼마나 더운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창문을 열고 있으면 더운 공기만 들어올 뿐이다.
그런데도 주인님이 에어컨을 틀지 않는 이유를 미요는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더우면 수영장에 가자니까.”
또 수영장 타령이 시작되었다.
이번 여름에는 기어이 미요를 수영장으로 끌고 가겠다는 시언의 고집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고양이였을 때의 기억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유독 물을, 그것도 차가운 물을 싫어하는 미요는 아직 시언과 한 번도 수영장에 간 적이 없다.
비키니를 입은 미요를 보고 싶다는 시언의 부탁과 명령과 조름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고나 할까.
“물은 싫다구요. 싫어요. 싫어요. 절대 싫어요.”
“이 고집쟁이 고양이.”
“차가운 물은 무섭단 말이어요.”
“튜브를 하고 있으면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잖아.”
“그래도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어요. 그러니까 제발 에어컨을 틀어주세요, 네?”
작년 겨울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지금 같이 살고 있다.
즉, 동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운명의 만남인지, 시언이 강의하는 대학과 미요가 다니고 있던 대학이 같은 대학이었다.
물론 전공이 달라 미요가 시언의 수업을 듣는 일은 없지만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이런 기막힌 우연 앞에서 다시 한 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을 전제로 미요의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두 사람은 동거를 시작했다.
결혼은 미요가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
시언을 만나기 위해 그 힘든 재활 훈련을 견뎠다는 걸 아는 그녀의 부모님은 딱히 그녀의 뜻을 막지 않았다.
아직도 미요는 아주 잘 걷지는 못한다.
한쪽 다리를 살짝 절룩거리긴 하지만 거의 표시는 나지 않는다.
달리는 것만 못할 뿐 모든 부분에서 정상적인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다.
재활을 위해서도 수영장에 가야 한다고 극구 우기는 시언과 절대로 수영장만큼은 갈 수 없다는 미요가 오늘도 어김없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차가운 물이라도 마셔야겠어요.”
주방에 들어간 미요가 냉장고에서 얼음과 차가운 물을 꺼내 유리컵에 담았다.
유리컵에 들어간 얼음이 컵에 부딪히며 맑은소리를 울렸다.
“도대체 왜 수영장을 안 간다는 건지 모르겠네.”
“그러는 주인님은 왜 굳이 수영장에 가야 한다고 하세요?”
여전히 미요는 시언을 주인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교수님’이라든가 ‘시언 씨’라고 부르고 있지만 둘만 있으면 어김없이 ‘주인님’이 된다.
“그야 당연히 물속에서 비키니를 벗기는 재미?”
“변태.”
컵의 물을 한 번에 마시며 미요가 살짝 인상을 쓴다.
차가운 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것이 기분이 좋은지 미요가 살짝 몸을 떨었다.
“정말 수영장에 안 간단 말이지?”
시언이 냉동실에서 얼음통을 꺼냈다.
그리고 얼음을 한주먹 쥐고는 슬쩍 미요의 뒤로 돌아간다.
“그럼 이렇게 해주지!”
짓궂은 소리를 내며 시언이 미요의 목덜미 안으로 얼음을 집어넣었다.
“꺄아악!”
“맛이 어때?”
“정말!”
헐렁한 티셔츠를 움직여 등으로 들어간 얼음을 털어낸 미요가 아직 컵 안에 남아 있던 얼음을 꺼내서 시언을 향해 집어 던졌다.
“복수할 거예요!!”
하지만 미요가 던진 얼음을 시언이 잽싸게 피해 버린다.
“내가 더 실탄이 많아!”
시언이 얼음통 가득한 얼음을 손에 쥐고 웃자 미요가 재빨리 주방으로 달아난다.
냉장고 안에서 또 다른 얼음통을 꺼낼 생각이었다.
“어딜!”
미요를 뒤쫓아 간 시언이 얼른 냉장고의 문을 손으로 눌러 버린다.
그리고 얼음통 안의 얼음을 미요의 가슴에 쑥 넣어버린다.
“꺅!”
가슴 안으로 들어간 얼음을 아래로 받아낸 미요가 그걸 시언의 바지 안으로 집어넣었다.
“으악! 차가워!”
바지 안 팬티 속으로 얼음이 들어가자 시언이 허둥거리는 사이에 미요가 그의 손에서 얼음통을 빼앗았다.
“앗?!”
졸지에 얼음통을 빼앗긴 시언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미요가 얼음 통째로 시언에게 뒤집어씌워 버린다.
“으아악!”
얼음을 몽땅 뒤집어쓴 시언이 미요를 끌어당겼다.
덕분에 미요의 옷도 젖어버리고 말았다.
“이게 뭐야…… 다 젖었잖아요…….”
얼음을 집어 던지고 놀 때는 기분이 좋았지만, 막상 젖고 나니 또 찝찝해진 미요였다.
게다가 이마에 땀도 난다.
“다시 더워졌어요.”
“그러니까 수영장에 가자니까.”
여전히 시언의 목소리에는 신이 나 있다.
“싫어요. 차라리 그냥 욕조에서 씻을래요.”
미요가 픽 돌아서서 욕실로 향했다.
“그럼 같이 씻을까?”
즐거운 목소리로 시언이 미요의 뒤를 따라간다.
“혼자서 씻을래요.”
“왜?”
“그냥요.”
“요즘 우리 고양이가 많이 버릇이 없어졌어. 이젠 주인님 말씀에 고분고분 순종을 안 해.”
“주인님이 자꾸 괴롭히니까 그렇죠.”
욕실 안으로 들어간 미요가 얼른 문을 닫아버렸다.
쾅-!
욕실 문이 닫히자 문밖에 버려진 시언이 입맛을 쩝 다신다.
“하여간에 쌀쌀맞은 고양이라니까. 뭐 그게 매력이긴 하지만.”
* * *
욕조에 미지근한 물이 채워지자 미요가 살짝 발을 집어넣었다.
“미요~ 들어가게 해줄래?”
문밖에서 시언이 부르고 있지만 미요가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미요~ 나도 씻고 싶어. 나도 젖었다고.”
미지근한 물은 괜찮다.
물론 아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나마 낫다.
하지만 차가운 물은 딱 질색이다.
그런데 시언은 계속 조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들어주지 못할 것도 없지만 들어주지 않는 것은 미요의 최후의 보루가 수영장이기 때문이다.
시언이 요구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전부 들어주는 그녀였다.
시언이 어떤 음란한 자세를 요구해도 다 들어준다.
그러나 사람이 한 가지 정도는 고집을 부려도 되지 않겠는가.
고집을 부림으로써 그 고집이 통하는 것을 보며 사랑을 확인해 보는 유치한 생각이라고나 할까.
고집이 통한다는 것은 그 고집을 받아줄 만큼 사랑받고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똑똑똑-
“미요~”
지치지도 않는 시언이다.
욕조에 몸을 푹 담근 채로 미요가 살며시 눈을 감았다.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그니 그나마 더위가 좀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물기를 적당히 남기고 나가면 몸에 묻은 물기가 기화되며 조금 더 시원해질 것이다.
너무 행복한 시간.
벌써 3학년이다.
이제 1년 반만 다니면 졸업을 하게 된다.
그러면 진짜로 시언과 결혼하게 될 것이다.
정식으로 그의 아내가 되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런 복을 받았는지…….”
눈을 감은 채로 미요가 중얼거렸다.
왜 고양이가 되었는지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왜 하필 고양이가 된 것일까?
왜 하필 그때 시언이 그곳을 지나가고 있었을까?
왜 하필 시언이었고, 왜 하필 그녀였을까?
흔히 말하는 운명?
“모르겠다…….”
물론 몰라도 상관은 없다.
“행복하면 그만이지…….”
미요가 욕조에서 일어났다.
물이 뚝뚝 흐르는 몸을 수건으로 가볍게 닦고 살짝 문을 열었다.
“너무해.”
그때까지도 시언이 문밖에 서 있었다.
“씻으세요.”
하지만 욕실에 들어갈 줄 알았던 시언이 뒤에서 미요를 끌어안았다.
“앗?!”
“미요의 몸이 차가워서 좋아.”
그녀의 젖은 살갗이 시원한지 시언이 그녀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그리고 그녀의 턱을 가볍게 당겨 올려 입술을 포갰다.
“으응…….”
“씻고 나왔으니까 또 땀나는 일 할까?”
“네?”
“땀나는 일 하자고.”
“지금 씻고 나왔다구요.”
“그러니까 또 땀을 흘려야지.”
“그러는 법이 어디 있어요.”
“여기 있어.”
미요의 허리를 끌어안은 시언이 그녀와 함께 침대로 몸을 날렸다.
출렁거리는 침대 위에 누운 채로 미요가 넓은 거실 창을 바라다봤다.
창문 너머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더운 여름의 풍경.
“뭘 그렇게 보고 있어?”
“창문이 열려 있어요.”
“닫을까? 우리 미요는 목소리가 크니까.”
“네?”
시언의 말에 미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울음소리가 너무 크다고. 한번 울면 온 동네에 소리가 다 퍼진다고. 모르고 있었어?”
시언의 말에 미요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건 주인님이 그렇게 만드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미요를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는 거잖아.”
“…….”
말로는 당해낼 수가 없다.
입술을 삐쭉 내민 미요의 몸에 시언의 몸이 닿았다.
티셔츠를 벗어 던진 시언의 몸이 젖어 있는 미요의 몸에 닿자 그 서늘함에 시언이 살짝 몸을 떨었다.
“미요의 몸, 젖어 있어서 기분 좋아.”
“바보 주인님…….”
거기까지 말한 미요의 입술이 막혀 버렸다.
입안에 넣어진 시언의 혀가 그녀의 혀를 얽고 젖은 소리를 낸다.
몸을 바짝 붙인 채로 입맞춤을 반복하는 사이에 물기에 젖어 식었던 몸에서 다시 체온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잠시 입술을 떨어진 사이에 가쁜 숨을 헐떡이는 미요의 가슴을 시언의 손이 더듬었다.
뭉클한 젖가슴을 쥐며 손가락 사이에 끼운 유두가 점점 단단해져 오는 것을 시언도 느꼈다.
“으응…… 주인님…….”
미요가 가늘게 숨을 내쉬며 시언의 등을 손으로 둘렀다.
그리고 허리를 바짝 올려붙인다.
“왜? 뭘 해달라고?”
그녀가 원하는 게 뭔지 다 알고 있으면서도 시언이 일부러 애를 태워본다.
수영장에 가지 않은 것에 대한 심통인 것이다.
“하읏…….”
미요의 목덜미를 핥으며 시언이 심술궂게 속삭였다.
“어떻게 해주길 원해?”
시언의 손이 미요의 등과 옆구리, 그리고 허리를 어루만진다.
간질거리는 그 손길에 미요가 스스로 다리를 시언의 허리에 감았다.
그리고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더우니까…… 주인님의 몸으로 더운 걸 잊게…….”
“그건 힘들어. 이런 짓은 덥자고 하는 일이거든. 더운 걸 잊으려면 수영장에 가야지. 안 그래?”
짓궂게 웃으며 시언이 미요의 다리 사이로 손가락을 쓰윽 밀어 넣었다.
“하읏!”
시언의 손가락이 젖어 있는 음부를 파고들어 오자 미요의 몸이 움찔하고 크게 떨렸다.
전신으로 번지는 쾌감에 미요가 숨을 헐떡거렸다.
시언의 손가락이 그녀의 느끼는 부분을 집요하게 굴리며 찔러댔다.
“하읏, 아아, 아아아! 주인님, 아아!”
손가락만으로 갈 것 같은 쾌감에 미요가 교성을 질렀다.
“뭐야? 벌써 갈 것 같아?”
“아아! 아아아!”
미요의 몸이 부르르 떨리며 시언의 손가락을 집어삼킨 내벽이 꽈악 조여온다.
그녀가 오르가슴에 도달하고 있었다.
“하아아앙!”
크게 교성을 지르며 미요가 시언에게 매달렸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끈적한 물이 왈칵왈칵 쏟아지고 있었다.
“하아…… 하아…….”
시언이 꿀이 흐르는 구멍에서 손가락을 빼내자 미요의 몸이 축 늘어진다.
“자, 이제 내 차례야.”
시언이 침대의 헤드에 몸을 기댄 채 다리를 벌렸다.
그러자 몸을 일으킨 미요가 시언의 다리 사이에 몸을 숙였다.
시언의 다리 사이에 부풀어 오른 분신이 잔뜩 성을 내고 끄덕거리고 있었다.
“하응…….”
그것을 손바닥으로 감싼 미요가 천천히 혀로 핥아 올린다.
“윽…….”
시언의 손이 미요의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뜨거운 살덩어리를 머금고 얼굴을 움직이는 미요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헤집던 시언이 낮은 신음을 흘리며 말했다.
“입도 좋은데 역시 갈 때는 미요의 안이 좋아.”
시언이 그의 분신을 빨고 있는 미요의 뺨에 손을 갖다 댔다.
“이리 올라와서 앉아봐.”
그녀의 뺨을 양손으로 감싸고 끌어올리는 시언의 손길에 미요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시언의 무릎 위에 천천히 엉덩이를 내리며 앉았다.
“하아아앙!”
아래에서부터 삽입되는 단단한 성기에 미요가 숨을 삼키며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그녀의 질이 시언의 성기를 끝까지 집어삼키며 그녀가 시언의 무릎 위에 완전히 앉아버렸다.
“아앙! 주인님! 아앙! 아아!”
달콤한 교성을 지르며 미요가 시언의 위에서 몸을 움직였다.
황홀함에 취해 숨을 헐떡이는 그녀의 입술을 시언이 찾아 거칠게 탐했다.
아래에는 시언의 분신을 끼운 채로 그와 혀를 얽던 미요가 몸속에서 터지는 뜨거운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터지는 순간 시언의 땀으로 젖은 가슴에 얼굴을 푹 기댔다.
“으아아아…… 더워서 죽을 것 같아요…….”
가쁜 숨을 내쉬며 미요가 땀으로 젖은 시언의 몸을 손으로 밀어냈다.
두 사람 모두 땀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땀투성이인 채로 미요가 침대에 누워버렸다.
“같이 씻을까?”
시언의 말에 미요가 고개를 저었다.
땀도 체액도 닦아내고 싶었지만, 지금은 움직이기 싫었다.
이 나른함을 조금 더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 침대에 누워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미요의 이마에 키스하며 시언이 속삭였다.
“그러면 해가 지고 시원해지면 산책하러 갈까?”
올려다본 미요의 눈동자에 부드럽게 웃는 시언의 얼굴이 가득 담겼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주인님의 표정이었다.
* * *
맛있는 냄새가 주방에서 흘러나와 입안에 침을 고이게 만들었다.
시언이 저녁밥을 준비하는 뒷모습을 소파에 앉은 미요가 물끄러미 쳐다봤다.
식사를 준비하는 건 언제나 ‘주인님’의 몫이다.
물론 미요가 요리 실력이 형편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느덧 이곳에서 주인님과 함께 살기 시작한 것도 10개월이 넘어가고 있었다.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알아차리는 순간 사랑을 하고 있었고, 어느새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미요, 식탁에 수저 좀 놔줄래?”
요리가 다 되어 가는지 시언이 하는 부탁에 소파에서 일어난 미요가 식탁 위에 수저 두 벌을 가지런히 놓았다.
시언은 요리를 잘한다. 혼자 산 것이 꽤 오래되어서 그런 건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한 사람 몫밖에 없었던 밥공기도 앞 접시도, 국 대접도 이제는 미요의 것을 비롯한 손님용까지 갖추게 되었다.
“국 좀 놓아줘.”
“네~”
따뜻한 국그릇을 받아들며 미요가 환하게 웃었다.
“자, 오늘의 메인~”
시언이 푹 삶은 닭을 조각내 큰 디너 접시에 담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우리 고양이가 좋아하는 닭고기.”
“에헤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젓가락을 들어 잘 삶겨진 닭고기를 입에 넣는 미요의 표정은 ‘만족스러움’이다.
“저기, 저녁 먹고 욕조에 물 받아서 같이 씻어요.”
수영장은 가기 싫지만, 이 정도는 양보할 수 있다.
실은 낮에 계속 욕실 밖에서 문을 두드리던 시언이 마음에 걸렸던 미요다.
“그럴까?”
“거품 잔뜩 만들어놓고.”
“와인도 준비하고?”
“욕조 안에서 건배?”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이 웃었다.
행복한 저녁.
아마도 앞으로 당연한 듯이 이어져 갈 행복한 시간.
같이 식사를 하고, 때로는 사소한 일로 다투고, 또 금방 풀어져서 키스하고, 같이 잠자리에 들며 또 함께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사랑스럽고 행복한 시간.
앞으로 언제까지나 이어질 행복한 시간.
두 사람이 함께하는 시간.
안경을 쓴 교수와 그의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