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고양이잖아, 고양이일 뿐
내 이름은 이시언.
독신남에 직업은 교수다.
외모도 괜찮고 직업도 괜찮은데 아직 미혼인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타인과 같이 사는 것이 내키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타인과 어울리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을 극도로 꺼린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다.
부모님은 나를 사이에 두고 택하라고 강요하셨다.
「시언아, 아빠와 살래, 아니면 엄마와 살래?」
어린아이에게 그런 잔인한 선택을 하라고 하다니.
정말 어리석은 부모가 아닐 수 없다.
결국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지만 2년이 못 가 엄마가 재혼을 했고, 재혼한 남자가 나를 싫어한 나머지 아버지에게 가게 되었다.
그때는 아버지도 재혼한 다음이라서 나는 귀찮은 존재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그때부터 적당히 조용히 있는 성격으로 변해갔다.
낯선 가족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방 안에 틀어박혀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혼자서 책을 읽고 혼자서 식사를 하고 혼자서 창밖을 구경하다 보니 어른이 되었다.
그렇게 오래 혼자이다 보니 이제는 혼자가 편하다.
물론 나도 남자인지라 욕정이 일어나는 때는 있지만, 혼자인 삶을 포기할 정도로 여자에 굶주린 건 아니다.
섹스와 싱글 라이프.
굳이 선택하라면 싱글 라이프다.
여자가 필요하면 짧은 만남도 가능한 것이 현대가 아닌가.
굳이 같이 살 여자가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나의 그런 오랜 싱글 라이프에 친구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내 친구는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였지만.
부모님이 이혼한 다음 엄마와 살고 있을 때 직장에 나가 늦게 돌아오는 엄마를 기다리다가 길거리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주웠었다.
까만색의 작고 귀여웠던 고양이를 집에 데려와 우유를 주자 나를 곧잘 따랐다.
이야기 나눌 가족이 없던 내게 고양이는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양이를 데려온 것을 엄마에게 들켰고, 엄마는 고양이를 밖으로 내쫓아 버렸다.
비가 오는 날, 비를 맞고 떨고 있을 내 작은 고양이를 위해 동네 한쪽의 공사장 구석에 박스로 집을 만들고 비닐을 씌워주었다.
매일 아침 학교에 가며 고양이에게 우유를 주고 학교에서 돌아오며 고양이와 놀아주었다.
고양이가 있는 그곳은 나만의 비밀 공간이었다.
고양이는 내 친구였으며 내 가족이었다.
2년 후 아빠의 집으로 갈 때까지 고양이는 내 곁에 있어주었다.
「나비야!」
아빠의 집으로 가는 것이 결정된 날, 나는 고양이를 찾아갔다.
가방에 넣어 함께 가기 위해서였다.
아빠의 집은 엄마의 집과는 2시간이나 떨어진 곳에 있었다.
가버리게 되면 고양이와는 이별이다.
2년 동안 정들었던 내 고양이와 헤어질 수 없었다.
그래서 고양이를 데려가기 위해 공터로 찾아갔지만, 내가 발견한 것은 상처 입은 채 죽어가는 모습이었다.
동네의 짓궂은 아이들이 그런 것인지, 아니면 어느 술 취한 사람이 그런 것인지 고양이는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가고 있었다.
옆에는 고양이를 그렇게 만든 각목이 뒹굴고 있었고, 고양이는 축 늘어진 몸으로 슬픈 눈을 한 채 나를 올려다봤다.
「나비야, 죽지 마…….」
죽어가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동물 병원까지 뛰어갔지만 늦은 시간이라 병원 문은 닫혀 있었고, 이미 고양이의 숨은 끊어져 있었다.
울었다.
고양이의 차가운 털에 뜨거운 눈물이 떨어지도록 울었다.
하염없이 울다가 하천의 한쪽에 고양이를 묻어주었다.
그것이 어렸던 내가 할 수 있던 전부였다.
그 이후에는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다.
가끔 펫샵을 지날 때면 유리창에 발을 올리는 고양이들이 눈길을 잡아끌었지만, 한 번도 고양이를 키우지는 않았다.
그런데 고양이를 줍고 말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거리에서 발견한 고양이는 까만 털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매력적인 아이였다.
시간을 거슬러 내 고양이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보였다.
반갑기도 했고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다.
한눈에 사로잡혔다는 건 그런 걸 말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집으로 데려와 우유를 주고 카펫에서 재웠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아주 좋았다.
다음 날 아침 고양이가 변신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무슨 변신이냐고?
내가 주워온 고양이가 변신을 했다.
무엇으로 변했냐고?
뭐로 변했을 것 같은가?
사람이다.
사람.
그것도 여자.
고양이 귀와, 고양이 발과, 고양이 꼬리를 가진 여자로 변신을 해버렸다, 내 집에서.
그래서 어떻게 했느냐고?
지금 집에 있다.
내가 출근한 사이에 집을 지키고 있다.
이름은 미요라고 지었다.
고양이는 ‘미야 미야’ 하고 우니까 당연히 이름을 붙인다면 미요다.
그런데 왜 이름을 붙이느냐고?
왜냐하면, 그 고양이는 자기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고양이라니.
아, 깜빡 잊고 알려주지 않았지만, 그 고양이 여자는 사람의 말을 할 줄 안다.
그리고 가슴이 크다.
출렁출렁할 정도의 큰 가슴에 노팬티의 고양이.
접시나 깨는 말썽꾸러기 고양이.
“하여간에 고양이는 말썽꾸러기라니까.”
투덜거리며 청소기의 전원을 넣었다.
위잉- 소리를 내며 청소기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파편들을 빨아들여 갔다.
힐끗 쳐다본 거실 소파에 이 소란의 주범인 고양이가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것이 보인다.
멀쩡한 접시를 깨뜨려 이 밤중에 청소기를 밀게 해놓고서 자기는 꾸벅거리며 졸고 있다니.
청소를 마친 다음 하다 만 설거지에 손을 댔다.
따지고 보면 설거지를 해놓지 않고 미뤄놓은 것이 원인이라면 원인이다.
하지만 설마 고양이 손으로 설거지를 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고양이 손이잖아, 고양이 손.
깨끗하게 설거지를 마쳐놓고 물기까지 전부 닦은 다음 거실로 돌아와 소파에서 잠든 고양이를 내려다봤다.
“잘 자네.”
역시 고양이는 잘 때가 제일 귀엽다.
이건 사람의 모습을 한 고양이지만, 그래도 고양이는 고양이.
자는 모습은 역시 귀엽다.
“윽.”
살짝 당황해 버린 것은 소파에 웅크리고 잠이 든 미요의 엉덩이 아래가 고스란히 보였기 때문이다.
큰 티셔츠를 헐렁하게 걸치고 있을 뿐 속옷 하나 입지 않은 미요가 웅크린 채 다리를 모으고 잠이 들어 있었다.
까만 꼬리는 엉덩이 위에 사뿐하게 올려져 있었고 그 아래로 매끈한 엉덩이가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고, 고양이야, 고양이.
고양이긴 하지만 엉덩이 아래로 보이는 갈라진 긴 틈새는 인간 여자의 그것과 똑같다.
“이, 이런 데서 자면 안 된다는 것도 모르고. 하여간에 고양이는 손이 많이 간다니까.”
애써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잠든 미요를 가볍게 안아 올렸다.
“으응…… 주인님……?”
미요가 살며시 눈을 뜨고 나를 바라봤다.
“침대로 옮겨줄게. 여기서 자면 안 되니까.”
거실을 나와 두 개의 문 앞에서 발을 멈추고 살짝 고민했다.
하나의 문은 미요가 사용하는 손님용 방, 또 하나의 문은 내 침실.
미요에게는 내 침실에 들어오지 말라고 말해두었었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역시 털을 만지며 잠드는 것이 아닌가.
고양이의 갸르릉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것이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의 특권.
결국, 손님용 방이 아닌 내 침실로 미요를 안고 들어가 내 침대에 미요를 눕혔다.
카키 브라운의 체크무늬 시트 위에 눕히자 미요가 동그랗게 몸을 만다.
침대 위로 올라가 잠든 미요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만져봤다.
머릿결이 손가락에 좋은 감촉으로 휘감겨 왔다.
머리카락을 만져주니 미요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새근새근 작은 숨을 내쉬었다.
역시 만져주는 것이 기분 좋은 것이다.
“말썽을 부린 주제에 기분 좋게 자기는…….”
퉁명스럽게 말하고 있지만 나 역시 기분은 좋다.
역시 고양이의 털을 만지며 잠이 드는 것이 가장 행복한 느낌이다.
아주 예전에 고양이를 키웠을 때 꼭 이런 느낌이었었다.
이제는 거의 기억에서 가물거릴 정도로 희미해져 있지만 지금 미요를 만지며 그때의 기분을 잠깐이나마 떠올렸다.
“응…….”
미요가 더 둥글게 몸을 말았다.
잠결에도 기분이 좋아져서 그런 것인지 꼬리가 살랑거린다.
살짝 내려다보자 헐렁한 티셔츠 안으로 가슴골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브래지어 따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요가 움직일 때마다 티셔츠에 유두가 비친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
엉큼한 생각이 살짝 머릿속에 침입해 오자 고개를 휘휘 저었다.
머릿속으로 아무리 ‘고양이야, 고양이’라고 되뇌어도 눈앞의 풍만한 젖가슴이 유혹해 오는 것은 막을 도리가 없었다.
“잠이나 자자, 잠이나.”
머리맡의 스탠드를 끄고, 몸을 웅크린 미요를 살짝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새근거리는 숨소리와 따뜻한 머리카락의 감촉, 그리고 체온.
오랜만에 기분 좋은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 * *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빼주시면 좋겠습니다.”
차에서 내린 다음 한 손으로 차 문을 잠그며,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든 채 통화하는 중이었다.
통화의 상대는 같은 대학에서 강의하는 선배 교수.
지금의 대학에 소개를 해준 일종의 은사로, 통화의 내용은 이제 슬슬 학기도 끝나가고 있으니 교수들끼리의 송년회 자리에 참석하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난 송년회 자리 같은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제대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술이나 마시며 시끄럽게 수다 떠는 것은 별로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집에서 혼자 책을 읽는 것이 더 좋다.
“연말에는 집안에 바쁜 일이 많이 쌓여 있어서요. 죄송합니다.”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거절한 다음 전화를 끊었다.
이제 슬슬 학기가 끝나갈 시점이다.
기말평가를 마치면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되겠지만, 방학 중에도 학교에는 계속 나가야 한다.
수업은 없지만, 연구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 실적과 논문 발표에 따라서 다음 해의 연구비가 결정되기 때문에 오히려 학기 중보다 방학 동안에 학교에 가는 날이 더 많아진다.
학생들이 방학 기분을 내며 놀고 있는 사이에 방학도 없이 휴가도 없이 열심히 일에 파묻힌다고나 해야 할까.
하지만 일에 홀릭하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어차피 다른 취미도 없으므로 오히려 일이 취미가 되어주는 것이 기쁠 정도다.
그런데 요즘은 새로운 취미가 하나 생겼다.
바로 고양이 키우기.
덕분에 퇴근길에 사거리에 있는 펫샵에서 장난감을 하나씩 사는 것이 일과가 되어버렸다.
펫샵 사람들에게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 말해뒀지만, 거짓말은 아니다.
반은 고양이니까.
한꺼번에 대량으로 간식과 장난감을 사는 편이 효율적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매일매일 펫샵에 출근 도장을 찍으며 하나씩 사는 이유는, 고양이 용품을 사며 행복한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오늘 펫샵에서 사온 것은 개다래 나뭇가지.
펫샵 직원들이 적극 추천한 아이템이다.
고양이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는 말에 덜컥 넘어가 사왔다.
물론 사면서도 이까짓 나뭇가지가 뭐가 좋다는 거지? 라는 의구심을 감추지는 못했다.
꼭 속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인상 좋아 보이는 펫샵 직원들이 거짓말을 했을 리는 없다.
물론 거짓말은 아니고 장삿속일 수는 있지만.
띡띡띡.
현관의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섰다.
“미요?”
현관으로 들어서자마자 미요를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다.
“잠이 들었나?”
미요는 잠꾸러기다.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자고, 고양이가 잠이 많은 동물이니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소파에서 자고 있나 싶어 거실로 가보았지만, 소파에는 없다.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창가의 소파 위에 몸을 둥글게 말고 낮잠을 자는 것을 좋아하는 미요인데, 오늘은 여기서 잠들지 않았다.
그럼 방에서 잠이 든 것일까?
양복 상의를 벗어 소파에 내던지고 가방 역시 아무렇게나 내려놓은 다음 미요의 방으로 발을 옮기려고 할 때였다.
“꺄악-!”
욕실 쪽에서 미요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미요?!”
그 비명 소리에 깜짝 놀라 욕실로 달려갔다.
달려가는 사이에 머릿속에 든 생각은 두 가지였다.
또 무슨 사고를 쳤나? 아니면 미끄러져서 다친 것일까?
사고는 쳐도 상관없지만 다치면…….
“미요!”
욕실 문을 밀어젖히고 안으로 뛰어든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물을 흠뻑 뒤집어쓴 미요의 모습이었다.
“미요?”
그야말로 물에 젖은 생쥐, 아니, 물에 젖은 고양이.
새까맣고 윤기 있는 귀가 물에 젖어 털이 착 달라붙어 있었다.
“그, 그게 가, 갑자기 위에서 물이 쏟아져서…….”
미요의 손바닥에 거품이 잔뜩 일어나 있었다.
상황은 뻔했다.
어제저녁에 설거지를 하려다 실패한 것처럼, 오늘은 아마 욕조라도 닦으려다 물을 틀려고 할 때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졌을 것이다.
“아, 하, 하…….”
물에 흠뻑 젖은 미요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버렸다.
“아하하하하하!”
웃으면 안 되지만 너무 귀여운 것이다.
귀도 젖어 털이 착 달라붙어 있고 꼬리도 흠뻑 젖은 채로 꼬리 끝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온통 젖은 채로 울상을 짓고 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너무 귀여워서 당황한 미요의 표정을 무시한 채 웃음을 터트려 버리자 미요가 울상을 짓는다.
“미안, 미안. 너무 귀여워서.”
웃음을 그치며 선반에서 수건을 하나 꺼내 들고 미요의 앞으로 다가섰다.
미요의 머리카락에서도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미요의 모습은 낯설면서도 색다르게 느껴졌다.
평소에 헐렁하던 티셔츠가 물에 흠뻑 젖어 미요의 몸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물에 젖은 하얀색 티셔츠에 거무스름한 유두가 선명하게 그려졌다.
풍만한 가슴과 유두가 고스란히 내비치는 그 모습에 살짝 시선을 내리자, 이번에는 젖은 옷이 달라붙은 허리 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허리 라인과 배꼽, 몸 전체에 달라붙은 옷 때문에 미요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선정적인 모습이었다.
게다가 물에 젖어 살짝 말려 올라간 티셔츠의 아래로 마찬가지로 물에 젖어 착 달라붙은 새카만 음모가 묘한 욕정을 불러일으켰다.
젖은 여자의 육감적인 몸매.
지금 내 눈앞에 서 있는 미요는 딱 그 모습이었다.
고양이야, 고양이.
애써 생각을 돌려보지만, 바지 안쪽이 후끈하게 달아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젖은 채로 볼록 솟은 유두의 그것에 자꾸만 시선이 옮겨가고 있었다.
고양이인데, 욕정이 속에서부터 희미하게 불이 붙고 있었다.
고양이에게 말이다.
저녁밥을 짓는 내내 머릿속에서 그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저 유두를 손으로 만지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이, 저 가슴을 손으로 움켜잡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하는 생각이 멈추지 않고 머릿속을 점령해 버린 바람에 그만 생선을 태운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지금껏 그 어느 여성에게도 흔들린 적이 없던 나로서는 매우 신기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