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프롤로그 (1/15)

BORI 공금갠소요게X

고양이가 아니야

마뇽 글

RTO 그림

<작가 소개>

마뇽 글

한 살 먹은 페르시안 냥이와

한 살 반 먹은 햄스터군과

동거하며 글을 쓰는

몸의 절반이 커피로 이루어진 여자

저서

「음란동화」, 「열락의 밤」, 「악마유희」, 「주인님들」, 「금단의 유혹」, 「달 없는 밤」, 「뜨거운 비밀」, 「잠든 사이」, 「악의 꽃」, 「맛있는 남자」

RTO 그림

상상하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일러스트레이터 RTO입니다.

차례

프롤로그 안녕, 고양이.

1장 나는 고양이?

2장 키워주세요.

3장 고양이잖아, 고양이일 뿐

4장 개다래나무는 고양이 흥분제?

5장 욕심내고 싶어요

6장 주인님에게서 떨어져!

7장 고양이가 아니야.

8장 사랑하는 주인님

9장 이별은 예기치 않게

10장 되돌아온 자리

11장 그리고 어느 날

12장 그대의 고양이

13장 그와 그의 고양이

에필로그 고양이의 보은

작가 후기

그림작가 후기

TL 로맨스 원고 공모

*이 이야기는 픽션으로,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단체·사건은 현실과는 무관합니다.

<등장인물 소개>

※미요

정신을 차렸을 때는 고양이였다. 시언에게 주워져 그와 함께 살게 되는데, 갑자기 인간의 몸으로 변한다.

※이시언

안경을 낀 이지적인 대학 교수. 미요를 길에서 주워 키우게 되는데, 인간이 된 고양이를 볼 때마다 본능을 참을 수가 없어진다.

프롤로그 안녕, 고양이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중반에 이를 무렵이었다.

거리의 가로수들이 절반 정도 낙엽을 떨구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옷이 제법 두꺼워지는 그런 계절.

이제 곧 가을이 지나가면 겨울이 성큼 다가설 것이다.

그리고 그 가을과 겨울의 중간에 서 있는 거리를 한 무리의 여대생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미호야, 거기서 뭐해? 뭘 보고 있어?”

앞서 가던 친구들이 뒤에서 걸음을 멈추고 있는 그녀를 돌아봤다.

저녁 8시가 훌쩍 지난 시간.

친구들과 팀 과제를 마친 미호가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 어둑해진 길을 걸어가던 중이었다.

멈춰 서 있는 그녀의 시선이 어딘가를 향해 있었다.

미호가 손을 들어 한쪽을 가리켰다.

도로 쪽이었다.

도로변에 까만 털의 작은 고양이가 앉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저기 예쁜 고양이가 있어.”

까만 털에 예쁜 눈동자를 가진 고양이가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친 순간 고양이가 작게 야옹 하고 울었다.

마치 말을 거는 것처럼 느껴진 것은 미호의 착각일까?

“길고양이야. 신경 쓰지 말고 빨리 가자.”

친구들이 재촉했지만 미호가 자꾸만 돌아봤다.

그리고 그때였다.

“아?”

그녀의 입에서 당황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안 돼! 위험해!”

“미호?!”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등이 빨간 불로 넘어가려는 찰나, 횡단보도를 가로지르려는 고양이를 발견한 그녀가 다급하게 소리치며 고양이를 향해 뛰어들었다.

평소에 차에 치여 죽는 고양이를 많이 봤기 때문에 눈앞에서 예쁜 고양이가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게 둘 수는 없었다.

“미호야!”

“빨리 나와! 위험하다니까!”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횡단보도 가운데까지 뛰어간 미호가 고양이를 품에 안고 얼른 돌아섰다.

다행히 아직 파란 불이었다.

이제 빨리 도로를 벗어나면 된다.

“야옹?”

그녀의 품에 안긴 고양이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야옹이 아니라…….”

빨리 횡단보도를 벗어나려고 하던 그녀의 귀에 빠아아아앙-!! 하는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의 눈에 무서운 불빛이 가득 찼다.

붉고 선명한, 그리고 무서운 불빛이었다.

불빛, 그다음에 이어지는 것은 몸을 엄습하는 무서운 충격이었다.

그녀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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