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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님의 꽃밭에는 그들이 산다-290화 (290/323)

##  290화: 외전. 휴고와 엘리시아 (4)

18세.

선언한 대로, 엘리시아는 악마가 현현했다 하면 곧바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그 곁에는 항상 휴고가 있었다.

처음에는 복수심이었고.

다음에는 의무감이었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그저 너와 나란히 말을 달리는 이 기분이 좋아서였다.

갈리치아 영지 해방전.

웨일스 산맥 방어전.

키예프 해안 토벌전…….

개선(凱旋)할 때마다 둘을 향한 함성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커져만 갔다.

제국 제일의 장군이 누구인지를 논할 때 이제는 둘의 이름이 첫손에 꼽혔다.

그리고 하늘 높이 보름달이 뜬 격전지.

깊은 산맥 나무 뒤에서 둘이 남몰래 입을 맞춘 것도…… 그즈음이었다.

***

20세.

엘리시아는 그토록 매진하던 수련도 때려치우고 연무장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드웬과 대련하던 헤롤드가 까닥 고갯짓하며 물었다.

“쟤 왜 저러냐?”

“몰라. 아까부터 저래.”

“왜 하필 연무장에서?”

“몰라. 나는 쟤를 이해하는 걸 그만뒀어.”

“왜?”

“또라이를 이해하는 순간 나도 또라이가 되는 거니까.”

그러자 엘리시아가 몸을 뒤집어 소리쳤다.

“야! 나 다 듣고 있다?”

“들으라고 한 말인데 들어서 다행이다.”

“이 자식이?”

전쟁통에 휴고가 여기저기서 주워다가 충원한 아르티나 기사단. 제각기 사정 있는 이들이다 보니 격식 따위를 바라는 건 사치였다.

이들은 오로지 목숨과 가문을 구원해준 휴고에게만 납작 엎드렸고, 그 외엔 연인인 엘리시아라고 하더라도 달리 대하지 않았다.

훗날 정말 공작부인이라도 되면 모를까.

헤롤드가 엘리시아 앞에 쪼그려 앉아 물었다.

“뭐야. 대체 무슨 일이길래 뭍에 올라온 불가사리처럼 널브러져 있어?”

“아무래도 이상해.”

“뭐가?”

“휴고가 나한테 청혼을 안 해.”

“오, 드디어 우리 주군 콩깍지가 벗겨진…… 컥! 목젖을 치냐!”

“닥쳐, 헤롤드. 정령 불러서 패버리기 전에.”

“이러니 주군께서 청혼을 안 하시지. 잘못 청혼했다가는 목젖 맞게 생겼는데.”

“……진짜 그래서인가?”

의외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에 기사들 몇몇이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사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주군께서 근래 밤낮없이 뭔가를 준비하고 계신다는 것을.

“너희 왜 막 서로 눈짓해? 뭐 아는 거 있지.”

예리한 물음에 기사들의 등허리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주군의 깜짝 청혼이 우리 때문에 물거품이 되었다간 그날로 우리도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누, 눈짓은 무슨?”

“아, 아는 게 있기는 무슨?”

“너희 연기 진짜 못 해. 알아?”

“그게, 저기, 저, 그래, 알렉!”

“……엉?”

“너희 누님이 최근 청혼을 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멍하니 나비를 바라보다가 난데없이 불똥을 맞은 알렉이 검지로 자신을 가리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내 누님이?”

기사들이 엘리시아의 뒤에서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아무 말이나 해! 이 눈치 빠른 애가 주군의 청혼 준비를 눈치채기 전에!

그 다급한 표정들에서 생명의 위협을 여실히 느낀 알렉이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던 것도 같고.”

최대의 관심사. 엘리시아가 호다닥 달려가 알렉에게 물었다.

“어떻게 청혼했대?”

전투할 때 이외엔 대단히 산만한 알렉의 눈에 연무장 구석에 찌부러진 자루 하나가 들어왔다.

뭐, 대충 엮어 말하면 단순무식한 엘리시아는 홀랑 믿겠지.

“……자루.”

“뭐?”

“자루라고.”

“무슨 개소리야. 뒤질래?”

엘리시아가 검집을 치켜들자 알렉이 머리를 감싸 안았다. 곰처럼 느릿하던 말이 조금 빨라졌다.

“아니, 자루로 청혼했다고. 저기 먼 어떤 나라에서는 연인이 오래도록 청혼하지 않으면 야밤에 자루에 담아 담장을 넘어 도망친대.”

“자루에 담아서 담장을 넘어? 진짜?”

“보쌈이라고 부른다던가…… 방에 데려온 다음 유혹을 하는 거지. 이래도 청혼을 하지 않고 배기겠냐 하면서.”

엘리시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이놈 자식. 진지한 얼굴과 넋 빠진 말투가 합쳐지니 진짜인지 가짜인지 그냥 되는 대로 뱉는 소리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단 말이지.

“그러니까 너도 기다리지만 말고 먼저 기회를 만들어 드려. 우리 주군 이런 거엔 영 젬병이신 거 잘 알잖아.”

“흐음…….”

“네가 자루에 담아 방에 가둬버리면 주군께서도 내심 기뻐하실걸?”

그러자 뒤에서 기사들이 다급하게 손을 휘저었다.

야, 그건 좀 아니야!

“어, 그래. 쟤네도 좋다고 손을 훠이훠이 하네.”

우리가? 언제?

황당한 표정으로 입을 벌리던 아르티나 기사단은 엘리시아가 진짜냐는 듯 돌아보자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자 엘리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사내에게 청혼하는 것이니 너희들이 더 잘 알겠지.”

엘리시아는 연무장 구석에 놓여 있던 자루를 주워 들어 탈탈 먼지를 털었다.

“일주일 뒤 밤. 거사다.”

네가 청혼을 안 한다면 내가 한다.

비장한 표정으로 자루를 끌고 돌아가는 엘리시아의 뒤.

알렉과 헤롤드를 비롯한 아르티나 기사단이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망했네.”

“망했어요.”

“나 사실 누님 없어.”

“……깜짝 청혼 숨기려다가 주군을 깜짝 자루에 처넣게 생겼네.”

***

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 뒤, 휘영청 보름달이 뜬 밤.

엘리시아는 가진 옷 중 가장 어깨가 드러나는 비단 가운을 걸쳤다.

침수를 돕던 비비안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불편하다고 가운은 입지 않으셨던 분이 오늘은 웬일로…….”

“그, 그냥. 조금 추워서!”

“방 온도를 높이라 일러두겠습니다.”

“으응, 그래.”

“그럼 저는 이만 나가볼 테니 필요하면 불러주세요, 아가씨.”

“응. 근데 오늘은 저기 멀리 가서 편히 자, 비비안.”

비비안이 생긋 웃으며 엘리시아의 머리칼을 쓸어주었다.

“그럼, 좋은 꿈 꾸시고…… 모쪼록 주인님과도 원만한 대화 나누시길.”

“……어떻게 알았어?”

“그렇지 않고서야 침수 드실 분께서 연지를 바르실 리가 없지요. 게다가 아가씨 심장 뛰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걸요.”

“…….”

“아주 먼 훗날, 제가 주인님과 아가씨의 따님도 이렇게 돌봐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 말에 얼굴이 붉어진 엘리시아가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썼다.

곧이어 옅은 웃음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뒤, 엘리시아는 이불 밖으로 빼꼼 몸을 빼내고는 살금살금 거울 앞에 가서 섰다.

비친 모습을 꼼꼼히 살피니, 나름 봐줄 만한 것 같다.

“후. 좋아.”

심호흡한 엘리시아는 자루를 들고 슬그머니 방문을 열었다.

“운다인.”

작게 읊조리자 물빛 소녀가 허공에 둥실 떠올랐다.

[대사건이야, 대사건! 다른 세계에 우리를 보는 인간이-!]

“쉬이. 흥미롭긴 한데 그건 다음에 말해줘.”

[응? 뭐야? 왜 이렇게 암살자처럼 굴고 있어?]

“내 연인하고 담판 좀 지어야 하거든.”

[그 자루에 넣게? 넣어서 어쩌게?]

“일단 납치한 다음에 하는 거 봐서 결정하게.”

야밤에 한껏 단장한 모습을 보고도 멀뚱멀뚱 끔벅이면 확 그냥 진짜 가만 안 둬.

운다인의 도움을 받아 발소리를 죽인 엘리시아가 휴고의 방문을 조심히 밀었다.

그와 동시.

소드마스터의 예리한 기감이 침입자의 방문을 알렸다.

‘암살자인가.’

본능적으로 검을 집으려던 휴고에게 익숙한 숨결이 들려온다.

‘엘이로군.’

휴고는 모른 척 눈을 감았다.

‘혹여 입이라도 맞추려는 건가?’

상상하자 입꼬리가 꿈틀댄다.

하긴, 최근 인마전쟁의 뒷수습 때문에 같이 보내는 시간이 너무 적긴 했지.

‘엘이 입을 맞춰주면 나도 더…… 응?’

요망한 계획을 세우던 휴고는 몸이 물에 뜨기라도 한 듯 떠오르자 손을 움찔 떨었다.

몸이 어딘가로 빨려 들어간다. 맞닿는 사방이 거칠거칠한 것으로 보아 연무장에 굴러다니던 자루인 것 같다.

‘……설마 날 어디 팔려고 하나? 고기잡이배 같은 곳에?’

대체 어떤 상황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 휴고가 혼돈에 빠진 와중.

엘리시아는 자루 옆구리에 숨구멍을 뽕뽕 뚫고는 입구를 꼬옥 닫아 묶었다.

“됐다. 완료.”

‘……?’

“에이, 더럽게 무겁네. 좀 도와줘, 운다인.”

이 제국 권력 서열 2위의 다부진 몸은 자루에 담겨서 질질 끌려갔다.

‘……뭔진 모르겠지만 자는 척하자. 일단.’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휴고는 숨소리를 애써 고르게 만들었다.

***

전리품을 끌고 방으로 돌아온 엘리시아는 바닥에 가로로 누운 자루를 빤히 내려다보았다.

“데려오긴 데려왔는데…… 이제 뭘 어쩌지?”

알렉 놈에게 이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 더 들어둘걸.

‘일단 방문을 잠근 다음에 휴고가 깬 기색이 보이면 협박을 시작하자.’

- 철컥.

엘리시아는 일부러 소리를 내 방문을 잠갔다.

그런데 자루 속에선 영 기척이 없다.

엘리시아가 검집으로 자루를 꼭꼭 눌렀다.

그래도 기척이 없다.

“……설마 머리 부딪혀서 기절했나? 얘가 깨어나야 다음 단계를 할 수 있는데?”

뭔가 열심히 하는 연인의 장단을 맞춰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죽은 척을 하던 휴고가 그 말에 어색하게 움찔거렸다.

자루가 리듬이라도 타듯 일정한 박자로 꿈틀대자, 엘리시아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마치 악당처럼.

“깼구나, 휴고 아르티나.”

- 움찔.

“너는 지금 납치되었다.”

- ……?

“탈출할 곳은 없다. 널 구하러 올 기사도 없어.”

- …….

“그러니 죽고 싶지 않다면, 내가 이 자루를 푸는 순간 결정해라.”

대체 뭘? 영문을 알 수 없는 휴고가 눈을 도르르 굴리던 찰나.

자루 입구가 열리고-.

물빛 머리칼을 하나로 낮게 땋아 늘어뜨린 엘리시아가 왼쪽 어깨를 훤히 드러낸 채로 허리 숙여 휴고의 턱을 잡아 올렸다.

“나랑 혼인하자.”

“……!”

연인의 눈부신 모습에 잠시 멍해져 있던 휴고의 얼굴이 서서히 환희로 물들었다.

숨김없는 표정 변화를 마주하던 엘리시아가 시원하게 웃었다.

“답은 말로 듣지 않아도 알겠네.”

“……그 어떤 언어로도 부족해.”

손짓 한 번에 자루를 찢고 일어선 휴고가 제 연인에게 갈급히 입술을 겹쳤다.

따스한 숨결이 이마에, 눈에, 코에, 목덜미에, 연이어 내려앉는다.

그리고 애타게 갈구하는 속삭임.

“허락한다면, 보여주고 싶은데. 직관적으로.”

“……바라던 바야.”

홀로 휩쓸리던 험한 여정, 이젠 손잡고 함께 걷는 둘.

깊은 밤 내내 서로의 등을 어루만지는 연인의 손끝에 달빛이 살포시 위로를 얹었다.

***

한껏 몸을 기울이고 이야기를 듣던 이벨리아가 쿠션에 턱을 괴고 중얼거렸다. 눈은 꿈이라도 꾸는 것처럼 혼몽한 채였다.

“……자루 최고…….”

유혹. 청혼. 입맞춤…….

이벨리아가 없는 자루라도 만들 기세로 일어서자 휴고가 딸의 앞을 가로막았다.

“잠깐. 진정하거라, 딸. 냅다 자루에 처박아버리기 전에 그 개잡놈 사정도 생각을 좀 해 보자꾸나.”

그놈 사정을 고려하자는 말 따위 죽어도 하기 싫었지만, 딸이 그걸 잡아다가 먼저 청혼하는 일만큼은 막아야 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가장 아름다운 청혼을 받아 혼인하길 바라는 건 어느 아버지나 매한가지일 테니까.

“사실 네 어머니가 나를 자루에 넣어버린 그때, 나도 청혼을 준비하고 있었거든.”

“정말요?”

“더 멋들어진 청혼을 하고자 이리 따지고 저리 따지다 보니 엘이 조금 답답했던 모양인데…… 아마 그 악마 녀석도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

“그럴 기미가 전혀 안 보이는데요?”

“청혼 전에 동네방네 티를 내는 이는 없지. 여하간 사내에게 청혼이란 시원치 않게 하면 일평생 두고두고 회자되는 것이니, 그놈에게도 네게 청혼할 기회를 주려무나.”

“흐음…….”

쿠션을 꾹꾹 누르며 곰곰이 생각하던 이벨리아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당분간은 참아볼까.”

나야 누가 청혼해도 별 상관은 없지만, 우리 토끼 면은 세워줘야지.

“아빠, 자루는 다 태우지 마요? 혹시 모르니까.”

“물론이지.”

쫄랑쫄랑 나가는 딸의 뒷모습을 인자하게 바라보던 휴고는 곧바로 집사 하델을 불러 명령했다.

“자루 전부 다 태워. 하나도 남김없이.”

***

“지금쯤 아빠가 분명 하델에게 자루 죄다 태우라고 지시했을 거야.”

하델이 실행에 옮기기 전에 미리 몇 개 빼둬야지.

사람은 모름지기 준비성이 철저해야 한다.

재빠르게 주방으로 간 이벨리아는 감자, 고구마, 시금치 등 식료품을 담는 자루를 크기 별로 들고 마계로 향했다.

“얍! 나 돌아왔다!”

집무실 문을 뻥 차서 여니 토끼가 얌전히 자리에 앉아 있다.

“뭐야, 토끼? 인형처럼 앉아서 뭐 해?”

“반성 중.”

“왜?”

“왕께서 토끼는 반성이나 하고 있어, 명하고 가셨으니 충실히 따르는 중이지.”

시간이 꽤 지났는데 움직인 흔적조차 없다.

괜히 가슴이 간질거려 이벨리아가 입술을 삐죽였다.

“그냥 심술 나서 해 본 말이었는데.”

“그런 말도 내겐 왕명이야.”

“내가 왕이라서 그런 거라면…….”

“왕좌에 앉지 않았을 때도, 너는 내겐 늘 왕이었어.”

“…….”

또다.

또 심장이 울렁이고 등허리가 떨려온다.

연인이 되고 나서 아가레스는 매우 자주, 아주 깊게, 헌신과 사랑을 내비쳤다.

올곧게 쏟아지는 마음이 대해처럼 넓고 넓어, 어디로 시선 돌려도 온통 너밖에 보이지 않도록.

“……요망한 토끼.”

“네 앞에선 요염하고 요사스럽지.”

그러면서 턱을 괴고 씩 웃는 것이 진정 사람을 뒤흔들어 놓는다.

“근데 들고 온 건 뭐야, 이브?”

연인의 잘난 낯에 홀려 있던 이벨리아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아아. 맞다. 잠시만.”

이벨리아가 고구마를 담았던 자루를 아가레스에게 가져다 댔다.

“작네. 다음.”

“……?”

이번엔 시금치를 담았던 자루가 크기를 재듯 옆에 늘어진다.

“이것도 작겠다. 다음.”

“……?”

감자를 담았던 자루를 가져다 댄 이벨리아가 그제야 흡족하게 웃었다.

“이거면 충분하겠다. 결정!”

“……나 자루에 넣어서 내다 팔 거야?”

“팔긴 왜 팔아. 내가 잡아 잡숴야지.”

“응?”

“헤헤…….”

맑디맑았던 왕의 눈이 살짝 맛이 갔다.

자루 따위를 보물이라도 된 것처럼 쓰다듬는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

아가레스는 자신도 모르게 용서를 빌었다.

“내가 다 잘못했어, 이브.”

“흐흐…… 몸에 좋고 맛도 좋은 토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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