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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님의 꽃밭에는 그들이 산다-281화 (281/323)

##  281화: 제국 공식 커플 탄생!

아가레스는 이벨리아를 발코니로 이끌었다.

빛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두꺼운 커튼을 헤치고 창을 열자, 발코니 위엔 달빛이 가루처럼 흩뿌려져 있다.

커튼 뒤 연회장에서 서러워 도무지 살 수가 없다는 멍멍이들의 외침과 한탄하는 오라버니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가차 없이 창을 닫아 소리를 끊어내며, 이벨리아가 난간에 몸을 기댔다.

여름밤 특유의 습기가 찬 바람, 그리고 옅게 흘러오는 풀 내음이 기껍다.

“역시 우리 세계가 최고야. 그치?”

“네가 있다면.”

악마의 금안엔 숭배나 다름없는 맹목적인 감정이 가득 들어찼다.

나로 하여금 기어코 이 세상을 사랑하게 한 너. 그런 네가 있다면 나는 그 어느 세계라도 친애하지 않을 수가 없으니.

아가레스가 연인에게 바짝 다가섰다.

뒤로는 난간. 앞으로는 사내의 품. 그사이에 갇힌 이벨리아가 도르륵 눈을 굴렸다.

머리 위로 다감한 음성이 떨어져 목덜미를 간지럽힌다.

“이 발코니, 데이트 장소로는 영 부족한데.”

“……마침 그렇게 생각하던 참이었어.”

“도망칠까. 우리.”

“좋지!”

아가레스가 흩날리는 이벨리아의 머리칼을 조심스레 잡아 귀 뒤로 넘겨주었다. 다정함을 가득 담고 그가 묻는다.

“가고 싶은 곳은?”

“음…… 예전에 우리 축복제 날에 갔던 그 시계탑 있잖아. 거기 뒷산이 그렇게 예쁘대. 렐리안이 말해줬어.”

“보는 눈이 많을 텐데.”

“연인들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명소라던데. 역시 시선 때문에 조금 부담스러우려나?”

“아니. 오히려 좋다는 뜻이었다.”

연인들의 명소라면 시선 따위가 대수랴. 신속하게 태세를 전환한 악마의 눈이 활활 타올랐다.

아가레스가 단단한 팔로 이벨리아의 허리를 휘어 감았다.

“가자. 지금 당장.”

보름달을 등진 악마가 난간을 넘어 발코니 아래로 훌쩍 뛰어내렸다.

낙차로 인해 세차게 달라붙는 여름날의 바람. 연인의 품에 얼굴을 묻으며 이벨리아가 배부른 고양이처럼 웃었다.

“이브. 후드 챙길까?”

“아니, 후드 안 써. 제국민들한테 똑똑히 보여줄 거야.”

“뭘?”

“루페르트 후작을 누가 차지했는지.”

이벨리아가 자랑스러움이 만연한 눈빛으로 주먹을 꼭 쥐었다.

이런, 내 주인께서는 참으로 저돌적이기도 하시지.

아가레스가 흡족한 듯 목을 울리며 연인의 눈가에 입을 맞췄다.

***

둘은 모처럼 길거리 마차를 이용했다.

가문의 마차와는 비교할 수 없이 초라하고 허름했으나, 연애를 막 시작한 연인들에겐 그 어떤 것이라도 신선하고 즐거운 법.

아가레스의 에스코트를 받아 발판이 흔들리는 마차에서 폴짝 뛰어내린 이벨리아가 키득 웃었다.

“이 마차 나름 괜찮았어! 사방이 다 뚫려서 구경하기 좋네!”

원래 뚫려 있던 건 아니고, 덮고 있던 천막이 출발과 동시에 낡아 찢어지면서 뚫린 거지만…… 아무렴 어때, 잘 구경하면서 왔으면 됐지.

손을 꼭 붙잡고 거리를 걷자 여기저기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지나친 사람들은 이윽고 눈을 크게 뜨고 숨을 들이켜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 난리가 몇 차례 반복된 뒤. 둘의 앞은 마치 바다가 갈라지듯 텅 비어버렸다.

조금 앞서 아가레스의 손을 끌던 이벨리아가 뒤돌아 환히 웃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우리가 주인공인가 봐.”

“좋군.”

마주 웃으며, 아가레스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느새 수첩을 펼치고 펜을 든 기자들이 목을 빼고 그들을 주시하고 있다.

그는 보란 듯 연인의 손을 단단히 얽어맸다. 내심 내일 아침 기사에 우리의 연애 사실이 대서특필되기를 바라면서.

길거리에서 꼬치를 하나씩 사 들고 시계탑 근처 뒷산으로 가니, 연인들의 명소라는 게 허명은 아니었던지 많은 이들이 여름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눈을 반짝인 이벨리아가 탁 트인 잔디밭을 가리켰다.

“저기. 저기 앉아서 놀자!”

아가레스는 군말 없이 겉옷을 벗어 잔디밭 위에 깔아주었다.

그 위에 앉은 이벨리아가 다리를 쭉 펴고 연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밤에 하는 데이트는 이런 기분이구나-.”

“어떤데?”

“조금 더 설레고, 조금 더 묘하고, 조금 더 입을 맞추고 싶은 느낌. 토끼는?”

“항상 그렇듯 설레고, 늘 그렇듯 묘하고, 언제나 그렇듯 입을 맞추고 싶은 느낌.”

밤의 장막보다 더욱 포근한 음성으로 악마가 날것의 마음을 고백한다.

그 솔직함에 이벨리아의 호흡이 살짝 가빠지자, 연인은 사랑스럽다는 듯 여린 귓가를 매만졌다.

그때.

푸른 잔디밭 사방에서 속삭임이 들려왔다.

자신들 나름대로는 한껏 소리를 죽인 채였으나, 둘의 뛰어난 청력에 잡히지 않을 순 없었다.

“공녀님이신 것 같은데.”

“에이, 설마. 닮은 분이겠지. 어디 지체 높으신 분께서 이런 한미한 곳에 오신단 말인가. 채신없이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실 리도 없고.”

“공녀님 닮은 분이 이 제국 천지 어디에 있다고! 게다가 그 옆에 계신 분이 루페르트 후작 각하 아닌가!”

그 말에 제국민들의 눈이 일제히 가늘어졌다.

그러게. 아무리 봐도 공녀님과 후작 각하 맞는데?

“……그런데 공녀님께서 후작 각하께 기대 계시는데?”

“나는 아까 두 분께서 손을 잡고 오르시는 것을 봤네.”

“마차에서도 함께 내리셨던 것 같은데.”

봇물 터지듯 나오는 목격담.

동시에 모두의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설마 두 분께서 연애하시나……?

그러나 감히 그 누구도 그 말을 입에 담진 않았다.

대귀족의 사생활을 조심성 없이 떠들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목이 날아간다는 건 기본 중의 기본.

제국민들이 서로 눈을 맞추며 입가에 검지를 가져다 댔다.

이를 기민하게 눈치챈 이벨리아가 입술을 삐죽였다.

‘이렇게 쉽게 사그라지면 곤란하지! 내가 오늘 여기까지 왜 나왔는데!’

불타오를 소문에 장작을 조금 더 넣어야겠다.

이벨리아가 두 팔을 뻗어 아가레스의 목덜미를 잡아 아래로 당겼다. 단단한 몸이 쉽게도 딸려온다.

- 쪽!

“……!”

“……!”

살짝 몸을 들어 연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 이벨리아가 눈을 화등잔만 하게 뜨고 있는 제국민들을 바라보며 악동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대들 생각이 맞아. 그러니 뒤에서 수군댈 것 없이 소문 많이 내주게.”

장단을 맞춰 뒤에서 껴안는 연인에게 편히 기대며, 이벨리아가 선언했다.

“이벨리아 아르티나가, 아레스 루페르트와 연애한다고.”

***

다음 날.

제국은 말 그대로 발칵 뒤집혔다.

2차 인마전쟁의 최고 공신인 두 장군이. 무려 1년간 실종되었다가 겨우 돌아온 두 장군이.

난데없이 여름밤 데이트를 나오더니, 제국민들 앞에서 연인임을 선포했다.

그렇지 않아도 일거수일투족 동경의 대상이 되는 두 인물이다 보니, 연애 사실 공표의 여파는 상상을 초월했다.

제국의 모든 일간지가 둘의 기사를 적어 날랐고, 사람들은 둘만 모이면 그 얘기를 나눠댔다.

한편, 지난 저녁 데이트 이후 뻔뻔하게 아르티나 공작저에서 아침을 맞이한 아가레스는 한참 동안 신문을 내려다보다가 하델에게 말했다.

“집사. 이 신문들은 내가 가져가지.”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지요?”

“이브 사진이 잘 나왔다.”

“…….”

아가레스가 주섬주섬 신문을 모아들고서는 마치 겨울철 도토리를 가득 모은 다람쥐처럼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나이 지긋한 하델이 옅게 웃으며 남은 신문 몇 개를 더 얹어주었다.

‘우리 아가씨의 연인께선 제법 귀여운 구석이 있으시군.’

***

점심 식사 시간. 세드릭이 짜게 식은 눈으로 물었다.

“악마. 너 언제 가냐.”

“어딜.”

“마계든 이바스 저택이든 어쨌든 여기 아닌 곳으로.”

“내가 왜 가. 이브가 여기 있는데.”

“그럼 우리 집에 눌러살겠다고?”

“공간도 넓으니 문제없겠군.”

“아니, 대단한 문제가 있는데? 어디 공짜로 의식주를 해결하려 들어?”

“집 잘 지키는 경비견 하나 들였다고 생각해라.”

뻔뻔함도 유분수지. 이대로 뒀다가는 정말 자연스럽게 뿌리 내려 공작가 일원이 될 것만 같다.

악마는 실로 만만치 않았으나, 기사단이 공인한 아르티나 최고 또라이 역시 만만치 않은 건 매한가지.

포크를 탁 내려둔 세드릭이 난데없이 송곳니를 드러냈다.

“크르르릉.”

“……?”

“컹컹! 컹컹컹! 크르렁!”

“……뭐야.”

“집 잘 지키는 경비견 여기 하나 있다. 둘은 필요 없어. 그만 돌아가.”

“광견병 걸려서 못 써먹을 것 같은데.”

“물려볼래? 광견병 걸린 개한테?”

세드릭의 눈이 희번덕 빛났다. 오물오물 빵을 씹어 넘기고 있던 이벨리아가 부르르 몸서리를 쳤다.

‘작은 오라버니 눈이 완전히 돌았어.’

그냥 뒀다가는 작은 오라버니가 진짜로 토끼를 앙 물어버릴 터다.

그렇게 되면 어제부터 잠시 휴전 중인 3차 인마전쟁이 다시 발발하겠지.

‘그것만큼은 안 돼!’

이벨리아가 아가레스의 팔을 톡톡 두드렸다.

“토끼야, 토끼야.”

“응.”

“생각해보니까 우리 잔디랑 언니 악마랑 모지리 악마한테 인사를 안 했다!”

“안 해도 돼. 내가 돌아온 건 대충 느끼고 있을 테니까.”

“아니지, 아니지! 그래도 그동안 얼마나 마음 졸였겠어! 마땅히 가서 우리 잘 돌아왔다고 전해줘야지!”

“…….”

“어허, 왕명이다!”

이벨리아가 왕의 지위를 내세우면 아가레스로서는 할 말이 없다.

이곳에 천년만년 눌러앉아 아침이고 밤이고 할 것 없이 너를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듯 작게 혀를 찬 악마가 자리에서 일어나 마계로 이어지는 통로를 만들었다.

“받들어 모시지요, 나의 왕.”

접시에 놓인 빵 두 개를 쥐며 이벨리아가 세드릭을 향해 손을 붕붕 흔들었다.

“오라버니, 나 잠시 다녀올 테니까 그 송곳니 좀 집어넣어!”

“잘 다녀오고, 우리 아가. 올 때 저놈은 제발 좀 떼놓고 오고.”

“그리 박대하면 섭섭해, 처남.”

“뭐, 뭐? 처남?”

기겁한 세드릭이 통로 속으로 사라진 악마를 향해 접시를 던졌다.

“꿈도 꾸지 마, 이 악마 자식!”

***

근 1년간 검은빛으로 왕의 장기 부재를 알리던 동부 전역의 깃발이 일제히 금빛으로 바뀌었다.

변하는 깃발의 색이 의미하는 것은 하나.

바로, 왕의 귀환.

아가레스의 품에 안겨 눈을 뜬 이벨리아가 코를 킁킁댔다.

다디단 과일 향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을 보아하니 마계 역시 풍족한 여름을 맞이한 모양이다.

집무실 창문을 활짝 열며 이벨리아가 햇살을 등지고 활짝 웃었다.

“마계 그리웠어-!”

많이 와보진 않았으나 아끼는 악마들 모두가 동부에 살고 있다. 자연히 이벨리아에게 이곳은 친애할 수밖에 없는 장소였다.

“다들 잘 있나 찾으러 가볼까!”

호기로운 외침과 함께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

- 콰앙!

집무실 문이 부서질 듯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하마터면 봉면을 당할 뻔한 이벨리아를 달랑 들어 안으며 아가레스가 스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무슨 무례인가.”

그러나 눈물 바람으로 달려온 잔디의 눈에는 주군의 분노한 표정이 보이지 않는 듯했다.

마르바스가 숫제 안겨들 것처럼 두 팔을 벌리고 아가레스에게 달려들었다.

“주군! 아이고, 주구운!”

아가레스가 질색하며 인상을 찌푸리자, 잔디는 곧바로 목표물을 변경했다.

“땅콩 폐하! 아이고, 땅콩 폐하아-!”

“어어? 나한테 안기면 아스가 잔디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 말에 주군의 표정을 흘끗 살핀 마르바스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이건 진짜다.

하여 마르바스는 이벨리아의 앞에 끼익 멈춰 서서 어깨를 텁 잡고 짤짤 흔들었다.

“훌쩍, 대체 뭐 하다가 이제 왔어! 엉?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기나 해?”

“내 토끼를 찾느라 이제 왔지! 잔디는 그동안 잘 지냈어?”

“왕과 주군이 모두 사라져버렸는데 내가 잘 지냈겠어? 어떻게 그렇게 매정한 질문을 해?”

“그래도 동부가 이렇게 평화로운 걸 보니 잔디의 공이 컸겠는걸.”

“내 입으로 말하기엔 좀 쑥스럽지만- 커헉!”

마르바스가 자화자찬을 늘어놓으려던 중. 다시 한번 문이 세차게 열리더니 마르바스의 뒤통수를 그대로 후려쳤다.

이벨리아는 생각했다. 아무래도 다들 내 문 여는 몹쓸 버릇을 닮아버렸나 봐.

“주군! 밥풀 폐하!”

“잘 다녀오셨습니까.”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로노베와 볼이 발개진 바르바토스가 와락 달려들어 이벨리아의 몸 이곳저곳을 살폈다.

“밥풀 폐하, 어디 다친 곳은 없어?”

“그럼! 난 멀쩡해!”

그러자 잔디가 뒤통수를 슬슬 쓸며 미간을 팍 찌푸렸다.

“멀쩡하긴 뭐가 멀쩡해! 얼굴에 넷, 손에 셋, 목덜미에 다섯!”

“……?”

“네 상처 수!”

“……언제 다 셌냐.”

“연약한 인간 왕을 모시려면 이 정도야 기본이지!”

“속상하게 이게 뭐야.”

로노베가 연고를 쭈욱 짜더니 이벨리아의 볼에 처덕처덕 바르기 시작했다.

바르바토스는 거대한 손으로 조그마한 반창고를 까서 빈틈없이 붙여주었다.

삽시간에 누덕누덕 기워진 인형 꼴이 된 이벨리아를 만족스럽다는 듯 바라보며, 바르바토스와 로노베가 동시에 손을 내밀었다.

“이제 줘라.”

“뭘?”

“총애.”

“갑자기 웬 총애?”

“그 회색 머리 잡아가면 현상금으로 총애 준다며! 그거 안 주고 밥풀 폐하 홀랑 튀어버렸잖아, 그것도 다른 세계로!”

“그걸 인간세계의 용어로 먹튀라고 한다더군.”

이벨리아가 도르르 눈을 굴렸다.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땐 열 받아서 총애를 현상금으로 걸긴 했는데…… 그거 어떻게 주는 건데?

“……폐하, 너 설마 총애 주는 방법 생각 안 한 거 아니지?”

“다, 당연히 아니지!”

이벨리아가 황급히 주머니를 뒤졌다. 아무것도 없다.

로노베와 바르바토스의 표정이 짜게 식는다.

이벨리아가 슬쩍 손 하트를 내밀었다.

로노베와 바르바토스의 표정이 한층 더 짜게 식는다. 더해서 옆에 있는 연인의 표정까지.

“노, 농담이야, 농담. 그, 총애라면 역시 왕의 가장 가까운 옆자리를 차지하게 해주는 거지!”

두 악마가 솔깃한 표정을 짓는다.

이거다. 이벨리아가 한껏 위엄있는 표정으로 너희 두 악마를 나의 전담 시중으로 삼겠다 명하려던 찰나였다.

아가레스가 이벨리아의 허리를 끌어당기고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가장 가까운 옆자리는 내 거지. 내가 연인인데.”

그 말에 세상이라도 멸망한 듯한 정적.

이벨리아는 생각했다.

‘아. 이거 우리 집에서도 겪었던 반응인데.’

***

“여, 연인……?”

먼저 입을 연 것은 마르바스였다.

“연인이라고……?”

다음으로 되물은 것은 로노베.

얼굴 붉히며 이벨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아도 말하려고 했었는데, 사실 우리 오늘 2일이야.”

순간 서로를 바라본 마르바스와 로노베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주, 주군. 왜 저깟 땅콩과……?”

“바, 밥풀. 뭐가 아쉬워서 우리 주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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