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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님의 꽃밭에는 그들이 산다-275화 (275/323)

##  275화: 첫 입맞춤

연을 맺은 이래 항상 서로를 향하던 시선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얽혀든다.

아주 오래전 나를 구했던 너. 생을 넘고 넘어 결국 너를 구원하는 나.

당장이라도 달려가 안기고 싶었으나 발이 떨어지질 않는다.

이벨리아는 그저 그 자리에 서서, 메마른 눈에 생명수를 적시듯 친애하는 악마를 가득 담았다.

***

아가레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치열하게 부딪치면서도 끝내 깨어지지 않은 운명이 그를 올가미처럼 얽어맨 듯하다.

오랜 시간 홀로 떠돈 나. 그 모든 시간을 돌고 돌아 기어코 나를 찾은 너.

이곳에 위태로이 눈물 흘리며 선 너는.

환영인가. 환청인가. 세계의 농간인가.

그도 아니라면…….

고고한 신격(神格)의 잇새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옅게 새어 나왔다.

***

이벨리아가 살짝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그토록 바라던 순간을 눈앞에 두자 형편없이 풀려버린 다리엔 영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휘청이자, 아가레스가 본능적으로 달려왔다. 부축하려고 손을 뻗던 찰나. 그는 문득 이는 두려움에 손끝을 떨었다.

손을 댔는데 연기처럼 흩어져버리면 어떡하지. 네가 너무 그리워서 내가 끝내 미쳐버린 거라면. 지금 이게 허상이라면. 그러면 나는…….

그때. 이벨리아가 작게 속삭였다.

“안아줘야지, 나.”

“…….”

“길고 긴 시간을 걸어서 잘 돌아왔다고, 칭찬해줘야지.”

눈물로 뿌옇게 흐려진 악마의 시야. 소중해 마지않는 친우의 모습이 하나둘 눈에 들어온다.

생채기가 남은 고운 얼굴. 짙푸른 멍이 덧씌워진 팔. 붕대로 감싼 손…….

그렇게 험난한 시간을 모두 몸에 새기고 나를 찾아온 너.

“왜…….”

처참하게 갈라진 목소리로 아가레스가 낮게 절규했다.

“왜, 왜 네가 이렇게까지 하고…… 왜…….”

물으니, 그의 신이 시선 올려 다정히 웃는다.

“너니까.”

“……!”

“너라서. 나의 아가레스.”

“…….”

“홀로 떠도는 그 시간조차 달게 채워버리는…… 너라서.”

북받쳐 거칠어진 호흡과 함께, 아가레스는 그대로 이벨리아를 끌어안았다.

아니, 안았다기보다는 그 작은 품에 무너져 내렸다고 봄이 옳을 터다.

이벨리아는 거대한 품에 폭 파묻혀버린 팔을 힘겹게 뻗어 어리광 부리는 맹수를 달랬다.

여전히 뚝뚝 흐르는 눈물로 아가레스의 심장께를 적시면서.

“보고 싶었어. 아주 많이, 보고 싶었어.”

“……나도. 보고 싶었다. 아주 많이.”

물기를 가득 담은 목소리로 이벨리아가 웅얼거렸다.

“우리 전쟁 끝나면 하기로 한 거. 이제 잔뜩 해야지.”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망설임 없는 확고한 대답에 이벨리아가 아가레스의 품에서 고개를 들고 되물었다.

“뭐든? 진짜?”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말라는 듯 다시 품에 가둬 안으며 악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잠깐 나 좀 놔봐.”

“그것만 빼고.”

“아주 잠시만. 눈 깜짝할 사이면 돼!”

아가레스가 마뜩잖다는 표정으로 이벨리아를 조심히 품에서 놓아주었다.

그러자 정말 눈 깜짝할 사이.

- 쪽.

작은 새가 쪼듯 잠시 입술에 와닿았다가 떨어지는 온기.

“……!”

멍하니 크게 뜨인 금안을 올려다보며, 얼굴이 새빨개진 이벨리아가 말했다.

“이제 친구 아니잖아. 우리.”

“…….”

“그거 말고 다른 거 하자. 더 깊고. 더 가까운 거.”

금안이 환희로 가득찼다. 다가온 기회를 놓치는 법 없는 탐욕스러운 악마가 답했다.

“더 깊고. 더 가까운 거라-.”

느릿하게 말끝을 흐린 아가레스의 시선이 단번에 낮아진다. 고개 숙여 가까이 다가온 친우, 아니, 사내에 놀라 이벨리아가 발을 뒤로 빼려던 찰나.

“이런 걸 말하는 건가.”

단단한 손이 허리를 휘감아 당긴다.

산들바람처럼 시원한 향이 훅 끼쳐 들고.

메마른 입술 위-.

진한 입맞춤이 내려앉았다.

***

뿌리박힌 나무처럼 서서 바라보던 윤설은 절절히 깨달았다.

저기. 설령 세계가 끼어든다고 해도 갈라놓을 수 없을 것만 같아 보이는 저 둘. 저 사이 자신이 끼어들 틈 따위는 추호도 없다.

오늘, 둘도 없던 친우를 반드시 잃게 되리라는 직감 앞에 발밑이 훅 꺼져 들어간다.

그래도…….

“하하…….”

윤설은 웃었다.

“빌어먹게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

자신의 마음이 아픈 것과는 별개로, 가지 못하게 붙잡아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준 친구가 얼마나 간절히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지 잘 알고 있기에.

나는 항상, 내 슬픔보다 너의 기쁨이 우선이야.

윤설이 작게 속삭였다.

“나는 네 덕에 홀로 설 힘을 얻었으니까.”

이 은혜 하나 깊이 새기고 웃으며 보내줄게.

친애하는 나의 벗.

부디 네가 은애하는 주인의 곁에서 안온하길.

***

한편, 부지불식간에 다가온 어른의 입맞춤으로 인해 혼미해진 이벨리아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아니, 어쩌면 그 모습을 경배하듯 바라보던 아가레스가 몇 차례 더 눈과 볼, 코끝에 입을 맞추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화르르 치솟은 뜨거운 감정을 겨우 가라앉히자, 그제야 저 멀리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인간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이벨리아의 호기심 어린 눈과 시선이 마주치자, 윤설은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푸른 눈에는 일절 적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범상치 않은 기운이 풍겼다.

마치 산전수전 다 겪은 장수를 맞닥뜨린 것 같기도 하고, 혹은 저 태산 위에서 고고하게 굽어보는 호랑이를 마주한 것 같기도 하다.

윤설은 생각했다. 저 인간은. 내 친우의 주인이라는 저 인간은. 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길래 저리 단단한 눈으로 세상을 오시하는 걸까, 하고.

이벨리아는 천천히 윤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흡사 야생동물을 대하듯 조심스러운 몸짓이었다.

“이브. 저 애는…….”

“알아. 누구인지. 그리고 너는 오늘 내 이름 부르는 거 금지야.”

“왜?”

“설레서.”

윤설의 두 걸음 앞까지 다가간 이벨리아가 씩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안녕.”

“아, 안녕하세요.”

“난 이벨리아.”

윤설은 내밀어진 손을 얼떨결에 맞잡았다. 굳은살이 잔뜩 배겨 거친 손이 의외다.

“그, 저는 윤설이라고 해요.”

어색한 존댓말에 이벨리아가 푸핫 웃으며 말했다.

“말 편하게 하지?”

“하지만…… 뭔가 높으신 분 같아서.”

“눈치 좋네. 그래도 편하게 대해주면 좋겠어. 너와 나는 남이 아니니까.”

“……저희가 아는 사이던가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이벨리아는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기울이는 윤설의 볼을 쓸어내렸다.

“듣지 않아도 알겠어. 내 토끼는 네게도 소중한 벗이 되었겠지.”

“…….”

“하지만 너도 보았듯, 내게는 벗 이상이야.”

“……알아요.”

“네겐 정말 미안하지만, 아가레스는 내가 데려가야겠어.”

그 말에 윤설이 옅게 웃었다.

아. 네가 끝까지 가르쳐주지 않았던 이름.

오로지 너의 주인만이 부를 수 있다던 네 이름.

‘아가레스였구나.’

새삼 느껴진다. 이 사람이 네게 가닿는 무게가. 하여 윤설은 담담히 답했다.

“예전부터 각오하고 있었어요. 정말 애타게 기다리더라고요. 어디에 있든, 무슨 대화를 나누든, 시선은 보이지도 않는 당신을 향하고 있었거든요.”

“……그랬구나, 내 토끼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는데…… 제가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친구의 구원자가 사려 깊고 멋진 사람이라서 다행이에요.”

“그렇다면 너 역시 사려 깊고 멋진 사람이겠네. 우리는 닮았으니까.”

“우리가, 어디가요?”

말도 안 된다는 듯 되묻는 윤설을 향해 이벨리아가 싱긋 웃었다.

“내가 비밀 하나 알려줄까?”

“……비밀?”

이벨리아가 두 팔 벌려 윤설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귓가에 속삭였다.

“나는. 너야.”

“……?”

“나는 너의 다음 생이거든.”

“……무슨.”

본래라면 믿을 리 없는 말이건만.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누가 봐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존재와 벗으로 지내지 않았던가.

그대로 뻣뻣하게 굳어버린 윤설의 머릿속. 딸각, 딸각,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오묘한 소리가 울린다.

아. 아아. 그래서였구나.

내가 너의 구원자에 대해 물으면 늘 애매한 대답이 돌아왔던 이유.

처음 본 나에게 네가 호의적이었던 이유.

어떤 조건도 없이 수년간 내 곁을 지켜줬던 이유.

“네가…….”

“응. 내가 너야. 네가 나고.”

멍하니 이벨리아를 바라보던 윤설이 홀린 듯 물었다.

“……행복해?”

“……?”

“그곳은 행복해?”

“응. 더없이.”

“네게 소중한 사람들도 많아?”

“아주 많아.”

그러자 잠시 뜸을 들이던 윤설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혹시 가족들도 있어?”

“응. 아빠도, 엄마도, 오라버니들도, 동생도 있어.”

“너를…… 때리지는 않아?”

이벨리아의 눈매가 삽시간에 사나워졌다.

“뭐?”

“가족들 말이야. 그 사람들이 너를 괴롭히지는 않냐고.”

“설마 그거 네 얘기야?”

“……그렇게 놀랄 건 없어. 원래 피가 애매하게 섞인 가족은 그런 거라서.”

“피가 안 섞여도 가족으로 묶이면 안 그래! 내가 우리 엔리르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엔리르?”

“있어. 말랑말랑 복슬복슬 털 뭉치!”

“강아지인가 보구나.”

“비슷해. 그래서, 어디야?”

“뭐가?”

“피가 애매하게 섞인 그놈들이 있는 곳.”

“어, 어쩌려고?”

“넌 안내만 해.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뚜둑. 이벨리아가 손가락을 꺾으며 섬찟하게 웃었다.

***

윤설은 생각했다.

‘이거 잘하는 거 맞나……?’

다른 세계의 존재인 이들이 소위 말해 참교육을 해주면 참 고소하겠다 싶기는 한데……

돌아버린 눈을 보아하니 살인이 나고도 남을 것만 같다. 윤설은 황급히 덧붙였다.

“저, 저기. 죽이는 건 안 된다?”

“안 돼? 왜?”

진정으로 의문스럽다는 듯 이벨리아가 되묻는다. 윤설은 기겁했다.

“네가 사는 세상은 대체 어떤 세상인 거니…….”

“잘못을 저질렀으면 그만한 대가를 받는 세상.”

형형한 눈이 허름한 빌라 외관을 스윽 훑었다.

“여기야?”

“으응.”

“넌 들어오지 마. 괜히 피곤해질 수도 있으니까.”

잔망스러운 주먹을 위협하듯 붕붕 돌리며, 이벨리아는 아가레스에게도 명했다.

“토끼 너도. 이건 내가 처리한다.”

“그 솜방망이 주먹으로?”

“솜방망이라니! 내가 이 주먹 하나로 단층을 헤쳐나온 사람인데!”

“……죽일 거면 불러. 네 손에 묻히기엔 가치 없는 피다.”

“걱정 마. 죽이진 않을 테니까.”

자. 그럼 정의 구현하러 가볼까.

- 콰앙!

이벨리아가 손속을 두지 않고 대문을 뻥 걷어찼다.

그렇지 않아도 낡아 있던 경칩이 그대로 튕겨 나가 문이 듣기 싫은 소음을 내며 반쯤 기울어진다.

윤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벨리아의 몸을 훑었다. 아니, 저 가녀린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무식한 힘이?

“엣헴. 악당들은 이리 오너라-!”

맙소사. 저 자그마한 몸에서 어떻게 저런 우렁찬 목소리가?

감탄하던 윤설의 눈에 속속 얼굴을 내비치는 이모네 가족들이 보였다.

이벨리아는 덜렁이는 대문을 번쩍 들어 뻥 뚫린 입구를 막으며 틈새로 눈을 찡긋했다.

“윤설.”

“응?”

“구경하기엔 좋지 않은 광경이니까, 소리만 들어.”

“소, 소리?”

씨익 입꼬리를 올린 불길한 웃음 뒤.

쾅. 부서진 대문이 마치 땜질이라도 하듯 박히며 안과 밖을 차단했다.

***

‘소리를 들으라던 게 이런 뜻이었어?’

윤설은 바르르 떨었다.

그 천사 같은 얼굴로 대체 얼마나 깽판을 치고 있길래……!

콰아앙. 콰앙. 대문이 부서질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굉음이 연신 울려 퍼진다.

워낙 치안이 좋지 않은 지역이니만큼, 심상치 않은 소음에도 불구하고 얼굴 한번 내미는 이웃들이 없었다.

- 으아악! 그건 내려둬! 그게 얼마짜린데!

- 오오. 아직도 돈 생각이 나? 덜 처맞았구나?

- 끄아아악! 아아악!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 응. 안 죽여, 안 죽여.

- 경찰! 경찰 불러, 경찰!

- 경찰이 뭐야? 나보다 세?

- 경찰만 오면 넌 끝장이야! 쇠고랑 차고…… 커억!

- 난 너희를 패고 이 세상에서 사라질 건데?

꽉 닫힌 문 안쪽에서 들려오는 찢어지는 비명과 섬뜩한 대화.

윤설이 잘게 떨리는 눈으로 아가레스를 올려다봤다.

“이, 이거 이래도 되는 거야?”

“저들이 네게 한 짓은 더 심하지 않았나.”

“물론 그렇긴 한데…….”

“우리 이브는 문다. 아주 잘 물어.”

“……?”

“자기 사람을 건드린 적에겐 자비가 없지.”

자기 사람. 그 말이 윤설의 가슴속에 눈송이처럼 내려앉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영화 속 악역이 된 느낌.

“……생각보다 훨씬 더 후련하네.”

***

한참 뒤.

“후! 손맛 좋고!”

손을 탁탁 털며 나온 이벨리아가 윤설의 어깨에 팔을 척 걸치고 윙크했다.

“아주 지옥을 보여주고 왔지! 어때, 속이 좀 시원해?”

“굉장히. 고마워.”

“에이, 이 정도로 뭘. 우리 세계였으면 훨씬 더 혼쭐을 내주는 건데.”

아쉽다는 듯 혀를 차며, 이벨리아가 아가레스에게 손을 뻗었다.

“이제 튀자, 토끼야. 쟤들이 뭘 부를 거래. 아무래도 우리 세계의 기사 같은 건가 봐.”

“귀찮아지기 전에 빠르게 움직여야겠군.”

“응. 응. 그것 좀 꺼내 봐, 죄업의 해방.”

아가레스가 아공간에서 순백의 목걸이와 팔찌를 꺼냈다.

누군가 희생하여 자신의 죄를 함께 짊어져야만 사용할 수 있다던 신물.

새삼 와닿는다. 그의 친우가, 아니, 그의 연인이 이곳에 뛰어든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가.

죄업의 해방을 손에 쥔 이벨리아는 윤설을 향해 손을 붕붕 흔들었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나야!”

아마 죽을 때까지 들어볼 수 없을 괴상한 인사에 윤설이 키득 웃으며 손을 마주 흔들었다.

“잘 가, 나야. 나는 이곳에서 멋지게 살다가 갈게.”

“옳지. 그래야 나지!”

“그리고 내 친구도, 안녕.”

“……어디에 있어도, 너는 내 벗이다.”

울컥 올라오는 눈물을 애써 삼킨 채로 윤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벨리아는 순백색의 목걸이와 팔찌를 바닥에 던지고 그대로 발로 밟았다.

“역시 신물은 부숴야 제맛이지. 일해라, 신물!”

콰직.

소모성 신물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오래도록 다른 세계에서 헤매던 둘의 육신이 광휘에 휩싸였다.

그 빛을 타고 벌써 익숙한 고향의 냄새가 흘러오는 듯하다.

이벨리아가 아가레스의 손을 붙잡고 해사하게 웃었다.

“돌아가자. 우리들의 꽃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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