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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님의 꽃밭에는 그들이 산다-229화 (229/323)

##  229화: 악마 잡는 사탄 기사단

아르티나 기사들 역시 어리둥절한 것은 매한가지였다.

주군께서 악마 모가지 썰기를 푸딩 썰기처럼 하시니 악마가 만만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실상 아르티나 기사단에서 단독으로 악마에 대적할 수 있는 실력자들은 손에 꼽는다.

그런 와중에 악마의 권능이라니.

악마의 권능은 무력보다 한 단계 위의, 그러니까, 소위 말해 인간이 다룰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힘.

특히 이번 것처럼 일신에 직접 제재를 가하는 권능인 경우, 악마 고유의 지배력을 견뎌내지 못한다면 달리 저항할 방도가 없다.

그런데…….

기사들이 멀쩡한 손발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뭐야. 아무렇지도 않은데?”

“되게 있는 척하더니만. 별거 없네.”

“저거 사실 악마 아닌 거 아니냐?”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우리 마님께 여쭤보는 것이 답이다.

기사들의 의문 어린 눈빛이 자신에게 향하자, 엘리시아가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아무래도 루페르트 후작 때문인 모양인데.”

“루페르트 후작이요, 마님?”

“그자가 마기를 풀풀 풍기며 저택을 드나들었으니까. 우리 아가에 반쯤 미쳐서 귀 뒤에 꽃 꽂고 돌아다니기 다반사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 악명 높은 동부의 지배자 아니냐.”

“……그럼 저희가 그 시커먼 토끼의 마기에 수시로 노출되어 저 악마 정도 되는 이의 권능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마기에 익숙해져서 저 악마의 지배력 정도에는 별 감흥을 못 느낀다는 거겠지.”

뭐 이런 어이없는 일이!

눈을 도르르 굴리며 상황을 파악하던 아르티나 기사들 사이에서 이내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이고, 아이고! 내가 살다 살다 악마의 마기에 다 중독이 되어버리네! 아이고!”

“인간이 마기를 만나면 꺼림칙해야 정상인데 하이고 달달허다 하며 넘어가 버리다니! 내 인간성! 내 존엄성!”

“이제 어떤 악마를 만나도 웬만해선 권능이 안 들어버리겠네! 이게 인간이냐 사탄이냐! 아이고!”

그렇게 훌쩍이다 보니 문득 드는 생각.

“……근데 권능이 안 먹히면.”

“……개꿀이잖아?”

“그러게……?”

악마를 상대함에 있어서 가장 까다로운 것이 바로 인간에겐 없는 권능의 존재였는데.

기사들의 눈이 번뜩 빛을 발했다.

“호오…… 그게 안 듣는단 말이지?”

“그러면 이제 치고받고 육탄전이란 말이지……?”

뚜둑. 뚜둑. 목을 돌리고 손을 푼 그들이 마치 이리 떼처럼 슬슬 앞으로 나섰다.

그 형형한 눈빛을 본 악마가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야야. 악마야. 느 이리 좀 와보거라잉.”

“에헤이. 안 아파. 안 아파. 눈 딱 감고 있으면 그음방 끝나요.”

어디 뒷골목 불량배처럼 까닥까닥 손짓하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악마의 모골이 송연해졌다.

“저, 저리 가라! 이 사탄들! 악귀들!”

권능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이상 저 마귀들을 상대로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냅다 몸을 돌려 달아나는 악마의 등 뒤로 헤르만이 훌쩍 달라붙었다.

“나도 악마 멱따는 손맛 한번 보자.”

“그럼 저는 대가리 깨는 손맛 한번.”

“군침이 싹 도네.”

흡사 하이에나가 먹잇감을 노리듯 달려드는 기사들의 등을 보며 휴고가 고개를 저었다.

“엘. 안 그래도 끔찍했던 미친개들이 더 끔찍해지는 기분이야.”

“그렇지 않아도 높았던 악명이 더 높아지겠는데.”

“……대악마랑 놀아나는 바람에 마기에 면역력이 생긴 공작가 기사들이라니.”

지금까지 이런 기사단은 없었다.

이것은 기사인가 사탄인가.

바야흐로 이 대륙 진정한 대(對) 악마 기사단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

기사도 따위 개나 줘버리고 우르르 몰려가 기어코 악마의 목을 벤 기사들이 손을 번쩍 치켜들고는 마치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들처럼 휴고를 바라봤다.

“주군! 주군! 악마를 처리했습니다!”

“…….”

“이제 번거롭게 주군께서 나서지 않으셔도 저희끼리 악마 사냥 척척 잘합니다!”

“……그래. 잘했다.”

“주군께서 잘했다고 하신다!”

“칭찬받았다!”

“축배를 들어라!”

“잔 없는데.”

“그럼 마족들 모가지라도 들어라!”

휴고가 서러운 표정으로 엘리시아를 돌아봤다.

“……엘. 나 저것들 싫어.”

“자업자득. 난 분명 그만 좀 주워오라고 말렸었어.”

냥줍도 멍줍도 아니고 미친개줍이 말이나 되냐고.

그 사이. 자기들끼리 꼼질꼼질 자축을 마친 기사들이 우르르 다시 몰려왔다.

“주군! 여기서 딱 쉬고 계십시오! 남은 것들도 저희가 싸악 정리하겠습니다!”

“…….”

“이놈들아! 주변에 널린 것들도 전부 처리해라!”

“주군과 마님 손에 피 한 방울 묻지 않게 해라!”

“으라차! 우리가 바로 미친개 기사단이다!”

“…….”

저것들이 이제는 기사단 이름까지 마음대로 바꿔버리네.

그래. 차라리 어디 가서 아르티나 기사단이라고 하지 말고 미친개 기사단이라고 해라. 가문 망신 그만 시키고…….

마음이 혼란스러워질 때면 늘 그러하듯, 휴고의 시선이 본능적으로 엘리시아를 찾았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 서 있던 자리에 그녀가 없다.

“……!”

일순 철렁하며 가라앉은 심장.

삽시간에 끔찍한 상상 십여 개가 쏜살같이 스쳐 지나갔다.

휴고의 시선이 갈 길을 잃고 방황하자, 재빠르게 눈치채고 다가온 에딘이 부복했다.

“주군. 마님께서는 방금 저쪽으로 향하셨습니다.”

공손히 두 손을 펼쳐 가리키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니.

“…….”

언제 파악한 것일까.

엘리시아는 생존자들이 숨어 있던 경(景)문 근처로 다가가 그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영주 일가임을 확인한 이들이 하나둘씩 나와 그녀에게 모여들었고.

엘리시아는 아이를 잃고 무너져버린 어머니를, 부모를 잃고 홀로 남은 아이를, 아내를 잃고 땅을 치는 사내를, 모두 끌어안고 같이 눈물을 흘렸다.

가만히 바라보던 에딘이 작게 읊조렸다.

“저희가 왔던 곳에서는 생(生)문보다 경(景)문이 가까웠는데. 굳이 생문으로 돌아 들어가라 하셨던 이유가 저들 때문인가 봅니다.”

“…….”

“참으로 마님다우십니다.”

“……이러니 내가 반하지 않고 배기겠나.”

저녁이면 선원들의 왁자지껄한 웃음과 노래가 가득 넘실거리던 항구 도시.

짠 냄새를 머금은 해풍과 방파제에 부딪혀오는 파도 소리가 마치 함께 울어주는 것만 같았다.

전쟁에서 이겨도 잃은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여 단 한 번도 승리를 기뻐한 적 없는 휴고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조용히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

다음으로 격전지에 도착한 것은 부르고뉴(Bourgone)로 향했던 세드릭과 엔리르.

깎아지른 산 중턱에 있는 영지이니만큼, 말에서 내려 헥헥 기어 올라가던 세드릭이 바득 이를 갈았다.

“허억…… 어떤 미친놈이 이딴 곳에 영지를 만들…….”

“도련님의 아버님께서 만드셨지요.”

“자연경관을 고려한 아주 완벽한 영지로군.”

“분명 조금 전에 미친놈이라는 말을 들은 것 같습니다만…….”

“잘못 들었겠지, 이 미친놈아.”

세드릭이 으르렁거리며 바라보자, 드웬이 서러운 표정으로 시선을 피했다.

제대로 들었다고 말대꾸라도 했다가는 그대로 이 절벽 아래로 밀어버리실 것 같다.

그렇게 깎아지른 듯한 산을 오르기를 몇 시간.

돌로 된 마지막 계단을 딛고 올라선 세드릭이 외쳤다.

“허억, 허억, 여기다!”

그러자 그때까지 날갯짓 한번 하지 않은 채 세드릭의 머리 위에 둥지를 틀고 앉아 졸던 엔리르가 끄응 기지개를 켰다.

“아휴, 힘든 여정이었다!”

“……야. 용자식.”

“응?”

“너 이번에 제대로 활약 못 하면 진짜 구워 먹는다.”

무시무시한 엄포에 갸르릉 웃은 엔리르가 앞발로 세드릭의 머리를 탁탁 내리쳤다.

“엣헴. 그것은 걱정 말거라, 미물아.”

“죽여버릴까.”

미물이라는 호칭에 꿀밤을 먹이는 시늉을 하던 세드릭은 곧이어 영지의 성문을 박차고 들어가자마자 그대로 굳어버렸다.

뒤따라온 기사들도 마찬가지였다.

“…….”

“…….”

“……이게.”

영지가 초토화되었다는 소식은 들었다. 아마 생존자가 없으리라는 것도.

하지만 듣고 어렴풋하게 추측하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완전히 결이 달랐다.

수도 없이 널브러진 인간들의 시신과 일부러 칠갑이라도 한 듯 사방에 낭자한 피.

그 참상을 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건 인간들을 증오하는 용 하나가 유일했다.

일순 넋이 빠진 젊은 사령관을, 노련한 기사들이 다독였다.

“……도련님. 전쟁터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알고 있다. 다만…….”

세드릭이 눈을 꾹 감고 말을 삼켰다.

기실 그는 이 영지에 방문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아버지와 형님은 주기적으로 영지를 순찰하시지만, 자신은 공작도, 하다못해 소공작도 아니었으니까.

어머니의 가문이었던 베르타샨을 이을 기회도 있었지만, 과한 의무를 짊어지기 싫었던 세드릭은 그 자리를 외면했더랬다.

적당한 권리와 적당한 책임. 그 사이 부족함 없는 줄타기.

‘……그 결과가…….’

힘 있는 자들의 방만은 폭정을 낳고, 방관은 참사를 낳는다.

영지민들의 시신을 마주한 그는 뼈저리게 느꼈다.

왜 아버지와 형님이 끊임없이 영지를 순찰하는지. 왜 사랑스러운 동생이 항상 공작저 담장 너머의 일에 귀를 기울이는지.

‘…….’

죄책감일까. 자기혐오일까. 단정하기 어려운 어두운 기운이 그를 잠식하려 할 때. 세드릭은 크게 고개를 흔들었다.

반성은 돌아가서 해도 족하다.

지금 그는 이 군의 사령관이었다.

‘형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답은 명확했다. 적어도 나처럼 이렇게 얼빠져 있지는 않겠지. 최소한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부족함 없이 해내고 돌아가겠지.

세드릭이 입술을 아득 깨물었다.

시린 통증에 정신이 돌아왔다.

호부 밑에 견자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항상 능글맞게 여유를 부리던 눈은 진중함을 담고 주변을 살폈다.

‘이상하군.’

파라반트에서 보낸 정보에 따르면, 이곳에 연금술의 흔적이 있다고 했다.

‘별거 없는 것 같은데.’

최대한 기감을 집중하였으나 달리 특별한 것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가 아직 연금술을 이용한 전장을 겪어보지 못한 탓일 수도 있으므로, 세드릭은 과거 1차 인마전쟁의 일선에 섰던 드웬을 흘끗 바라봤다.

“드웬 경. 뭔가 느껴지나?”

그러자 땅을 위주로 살피던 드웬이 한곳을 가리켰다.

“저 흔적. 검게 탄 저 땅은 연금술의 흔적이 맞습니다. 그런데 달리 인간의 기척이 느껴지지는 않는 것을 보아하니…… 이미 떠난 모양입니다.”

세드릭의 잇새에서 이가 갈리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영지를 이리 쑥대밭으로 만든 것들인데.

수도 없는 영지민들을 이유 없이 살해한 것들인데.

이미 튀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다못해 추적이라도 해봐야겠다는 심정으로 기사들에게 명하려던 찰나였다.

- 크르르르르.

섬뜩하게 목을 울리는 소리가 을씨년스러운 영지에 우레처럼 울려 퍼졌다.

마물인가!

검집에 손을 올린 채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 돌린 세드릭과 기사들은 보았다.

조금 전까지 머리 위에 올라앉아 헤실대던 어린 용이 허공으로 날아올라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잔뜩 긴장했다가 허탈해진 세드릭이 검집에서 손을 떼고 물었다.

“뭐 하냐. 활약할 기회가 사라져서 속상한 건 알겠다만, 이런다고 네가 오면서 부렸던 추태가 어디 가는 건 아니야.”

아무래도 머리 위에 동실동실 얹혀 왔던 것이 뒤늦게 민망해서 이러나 싶었으나.

- 크르르르르르.

위협적으로 우짖는 소리는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자 세드릭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털 뭉치가 이런 식으로 이를 드러낸 적이 있었나?’

지난 10년 이상을 돌이켜보건대, 단 한 번도 없다.

그렇다면.

‘……이곳엔 분명 뭔가 있다.’

무려 용이 저렇게 반응할 정도의 무언가가.

순간 등줄기가 오싹해진 세드릭이 오른손을 조용히 올렸다.

전투 준비.

알아들은 기사들이 검과 검집이 스치는 소리마저 죽인 채 조용히 발검했다.

- 으르르르릉.

세드릭은 여전히 사방을 휙휙 둘러보며 으르렁대는 엔리르의 날개를 확 잡아챘다.

“크와아아악!”

그러자 곧바로 세드릭 쪽으로 몸을 비틀며 입을 벌리는 용. 브레스의 전조다.

“이 자식이!”

깜짝 놀란 세드릭이 온 힘을 실어 엔리르의 뒤통수를 그대로 후려갈겼다.

퍽. 마치 수박 깨지듯 경쾌한 소리가 울리고.

무방비로 있다가 강하게 얻어맞은 엔리르가 비실비실 떨어져 내리더니, 이내 푸르르 고개를 털고 눈을 깜박였다.

“야. 정신 돌아왔냐.”

“크르르…….”

세드릭의 주먹이 다시 한번 올라갔다.

그러자 두 앞발로 머리를 감싼 엔리르가 잽싸게 대답했다.

“정신 반짝 돌아왔다.”

“너 방금 악룡으로 진화하는 줄 알았어.”

“거의 그렇게 될 뻔한 것 같아. 순간 앞이 온통 빨갛게 보였거든.”

“아쉽다. 합당한 이유로 널 퇴치할 좋은 기회였는데.”

“나도 아쉬워. 정신을 놓았다는 이유로 형아를 대머리로 만들 좋은 기회였는데.”

“하여간 한마디를 안 지네.”

쯧. 혀를 찬 세드릭이 다시 파다닥 날아오른 엔리르를 바라봤다.

“뭔데. 뭐길래 네가 그렇게 반응을 해.”

묻자 작은 용의 몸이 바르르 떨린다. 털이 역으로 곤두세워지는 것이 지금 느끼는 불쾌감을 여과 없이 표현했다.

“익숙한 기운.”

“익숙한 기운? 네가 익숙한 거라고 해봤자 우리 가문에서 느낀 게 다잖아.”

“아니. 누나를 만나기 전에.”

“……그 전이라면.”

돌연 세드릭의 금빛 눈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똑똑히 기억한다.

이 작은 용이 군식구가 되기 전, 어떤 상태로 공작저에 왔었는지.

“……그것들이 느껴진다고.”

“응. 여기 있어. 어딘가 있어.”

가만히 엔리르를 바라보던 세드릭이 털 뭉치를 휙 끌어 품에 안았다.

파들파들 떨리는 작은 몸을 무심히 토닥이면서, 그가 도열한 기사들을 응시했다.

드웬을 비롯한 기사들이 꿀꺽 침을 삼켰다. 항상 장난스레 웃던 작은 도련님께서 표정을 굳히시니 감히 눈 마주치는 것도 어려웠다.

“우리 털 뭉치가 뭘 느꼈다고 하는데.”

세드릭이 머리칼을 쓸어올렸다.

“내가 그걸 좀 알아야겠거든.”

그 모습이 지독히도 휴고와 닮아 있어 기사들은 전율했다.

한편 품에 안긴 엔리르는 날개를 파닥이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형아. 형아가 눈을 가려서 앞이 안 보여.”

“보지 마. 아무것도. 그냥 그대로 있어.”

“왜?”

“나보고 형이라며.”

“…….”

“형 노릇 좀 하자.”

마치 상처 입은 새끼를 지키려는 늑대처럼 엔리르를 꽉 끌어안은 채, 세드릭이 영지를 향해 까닥 턱짓했다.

“뭐 해. 뒤져.”

내 동생 괴롭힌 것들 면상 좀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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