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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님의 꽃밭에는 그들이 산다-223화 (223/323)

##  223화: 연모한다, 이벨리아

뜨거운 찻물을 한 번에 삼킨 것처럼 속이 따끔거렸다.

저 마음이 절절하게 와닿아서.

내게 너는 내가 정성스럽게 가꾼 꽃이었지만…….

‘네게 나는 네가 공들여 지은 성을 위태롭게 바치는 유일한 기둥이었구나.’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알 수 없었다.

어떤 말을 뱉더라도 네 무거운 마음에 가져다 대기에는 한없이 가볍겠지.

면목이 없어 이벨리아는 그저 말을 돌렸다.

“……나는 진짜로 땅 도둑이었네.”

남의 사유지에 냅다 식량 창고를 지어두고, 적법한 소유자에게 솔방울을 콩콩 던져댔던 이벨리아가 고개를 숙였다.

“솔방울 미안. 늦었지만.”

“그건 좀 아팠지. 나는 네가 다 자라서 창술사가 될 줄 알았다. 던지는 솜씨를 보아하니 도토리로 머리도 뚫을 기세라.”

“악마의 빵이랑 주스도 미안.”

“지금 와서 묻는 건데, 대체 그 빵에 뭘 넣었던 거야?”

“……고추냉이. 겨자. 간장.”

“네가 사람이냐.”

“네가 먼저 나를 핍박했잖아. 엉덩이 걷어찬다고.”

“그 땅 내 땅이었다니까?”

쭈글. 말린 토마토처럼 자그마해진 이벨리아가 입을 삐죽였다.

“알았다고. 미안하다고.”

한껏 툴툴거리는 사과. 그것마저도 기꺼운 루드비히가 작게 웃었다.

어느덧 십삼 년 전. 강산이 한 번 바뀐다는 시간이 흘렀건만, 너를 만난 첫 순간은 여전히 그림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다.

“나도 네 식량 죄다 털어먹은 거 미안.”

“근데 이건 짚고 넘어가자. 그 식량 네가 다 먹었어? 아주 그냥 창고를 통째로 비워 버렸던데?”

“그럴 리가. 동물들에게 뿌렸다.”

“뭐어?”

“시찰 나갔다 오니 못 보던 오두막이 세워져 있는데 어찌나 얄밉던지. 사실 비축된 식량의 양을 보고 분명 헤츨링 아니면 멧돼지일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게 진짜!”

마치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이벨리아의 얼굴이 발갛게 물들었다.

바라보던 루드비히가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

함께 있으니 이깟 무용한 대화조차 즐겁기만 하다.

그렇게 둘은 쏟아지는 도화 아래에서 제법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현재의 이야기는 불확실하고 때로는 외면하고 싶은 것이기에, 나누는 대화는 주로 과거 추억에 대한 것들.

맑은 웃음소리와 더불어, 좀체 들을 일 없는 사내의 호탕한 웃음도 함께 선산을 흘렀다.

***

“……하여 내가 에드윈의 머리에 목검을 던져버렸지.”

“에이. 진검이면 좋았을 텐데.”

“그럴 것을. 아직도 후회 중이다.”

“근데 황비가 가만히 있었어?”

“그럴 리가. 나를 잡아서 회초리를 들었지.”

“이 개자식이? 그래서 어떻게 했어?”

“맞고 나서 복수했다. 날벌레를 잔뜩 잡아서 황비와 에드윈의 방에 풀었거든.”

“귀여운 복수였네.”

“최선의 복수였지. 그때 난 어렸으니까.”

웃으며 말하지만, 그 속엔 켜켜이 쌓인 울분이 묻어 있었다. 숨겨진 감정을 놓치지 않은 이벨리아가 위로하듯 루드비히의 다리를 토닥였다.

“아 참. 요즘 동화책 공장 공장장 오라버니는 좀 어때?”

“성격이 말도 못 하게 더럽다.”

“에엥? 그 오라버니가 다른 건 몰라도 성격은 좋았었는데.”

“성격이 좋기는 무슨. 얼마 전엔 나를 척살하려고도 했는데.”

“네가 잘못한 건 아니고?”

“내가? 네가 보기엔 내가 그래 보여?”

가늘게 눈을 뜨고 친구를 위아래로 훑던 이벨리아가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

“…….”

“진담이야. 여하간 렐리안이 그러는데, 요즘 이크리안 오라버니가 집에도 잘 안 들어온대.”

“아. 그건 아마 나 때문이 맞을 거다. 최근 업무가 좀 많아서.”

“그리고 간간이 집에 들어오면 누구 욕을 그렇게 한다는데?”

“……어쩐지 귀가 간지럽더군.”

“에잉, 쯧쯧. 폭군이 어디 있나 했더니 바로 여기 있네.”

“원래 군자는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가장 낮은 곳의 평안을 위해 애쓰는 법이다.”

“그것도 다 목숨이 달려 있어야 할 수 있는 거야. 이크리안 오라버니 이러다 요절하겠던데, 뭘.”

“…….”

“마음이 급한 건 알겠지만, 루이. 좀 살살해.”

“그게 다 그놈 수양이 부족해서…….”

“이크리안 오라버니 말하는 거 아니야. 너 말이야, 너. 좀 천천히 하라고. 황좌는 어디 안 가. 이 제국도 마찬가지고.”

무릎만 내주면 금세 잠들어버릴 정도로 스스로를 혹사시키고 있으면서.

루드비히는 마치 결승선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경주마처럼 질주하고 있었다.

기실 끝이라는 건 없는데.

다가가면 사라질 허상의 목표를 향해 있는 힘껏 뛰다가, 가닿아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그때 네가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벨리아도 친우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아 더 다그치진 않았다. 다만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볼 뿐.

그 눈빛에 담뿍 담긴 걱정을 읽은 루드비히가 살짝 시선을 외로 돌려 답했다.

“……걱정하지 마. 나는 안 무너지니까.”

“무너져도 돼. 내가 버티고 있을 테니까.”

“……!”

“얼마든지 무너져. 그때마다 나를 잡고 다시 일어나. 나 역시, 어디 안 가.”

“…….”

홀로 파도를 맞던 소년의 앞에 작은 방파제 하나가 세워졌다.

그에 비하자면 있는 듯 없는 듯 크기는 작지만, 그 존재감은 어떤 무엇보다도 거대한.

또 짓쳐 드는 다정함에 입술을 깨문 루드비히가 도화차 한 잔을 더 우려 이벨리아의 앞에 놔주었다.

“춥지는 않아?”

“응. 세상천지가 겨울인데, 여기는 훈풍이 부네.”

“제국만 겨울이야. 하르벤타는 아마 봄을 맞이했을걸.”

“아니. 세상이 전부 겨울이야. 언제 마왕과 금제탑이 날뛸지 모르는 상황에서 따뜻한 봄이 어디 있겠어.”

“……그런 뜻이라면, 그야 그렇지.”

속이 탄다는 듯 도화차를 한입에 털어 넣은 이벨리아가 진중한 눈으로 루드비히를 바라봤다.

앞으로 나눌 이야기는 가볍지 않을 터다. 눈치챈 루드비히 역시 조금 전과는 달리 자세를 꼿꼿하게 세웠다.

“선수필승(先手必勝)이라는 말도 있는데.”

“……?”

“먼저 가서 조질까?”

“어디 있는 줄 알고.”

“슬슬 꼬리가 잡힐 때가 됐거든. 파라반트에서 거지들까지 푼 모양이라.”

다시 한번 인마전쟁을 일으키려는 악마들.

과거 금제탑의 영광을 되찾고 신에 가닿으려는 연금술사들.

난세엔 늘 그렇듯, 그 거대한 수레바퀴 사이에서 콩고물이라도 받아먹으려 입을 벌리는 상인들, 악인들, 귀족들.

그 많은 것들이 얽히고설켜 있는데, 더 숨어서 배길 수 있을 리가.

이벨리아가 손안에서 찻잔을 느리게 굴렸다.

“이미 연금술사들의 꼬리는 몇 번 잡혔어.”

“전부 하나씩이라 뭘 캐묻기도 전에 죽어버려서 문제지만.”

“악마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

“이번 하르벤타 전(戰)이 심심풀이로 일어난 것은 아닐 테니까.”

“그리고. 과연 우리 제국에 그들과 내통하는 이가 없을까?”

“1차 전쟁 때도 적지 않게 있었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적당히 발을 걸쳐둔 박쥐들은.”

둘은 시선을 마주했다.

누가 뒤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전우 아니랄까 봐.

고민의 발자취는 마치 한 사람의 것처럼 완전히 겹쳐져 있었다.

이벨리아가 입매를 비틀어 웃었다. 조소였다.

“봐. 얼마 남지 않았어.”

“……그래.”

“두 세력 중 하나는.”

“반드시 지워지겠지.”

이벨리아가 정자 바닥을 톡톡 두드렸다.

깊은 생각에 빠졌을 때의 엘리시아와 다를 것 없는 버릇이다.

이 현명한 친구에게서 어떤 비책이 나오려나. 루드비히의 눈에 짙은 기대가 차올랐다.

잠시 뒤. 단단히 닫혔던 입술이 느리게 열리고.

“역시. 보이는 것들 먼저 대가리를 깨버리는 게 좋겠어.”

“……대가리?”

“바로바로 깨둬야 나중에 덜 고생하지.”

야. 왜 결론이 그렇게 되는데.

“어디 악마나 금제탑 얘기만 들려봐라. 내가 바로 출동이다.”

“혼자는 절대…….”

“우 악마 좌 용.”

“적들의 명복을 빌지.”

씩 웃으며, 이벨리아가 준비운동이라도 하듯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앞으로 바빠질 거야.”

“준비됐어.”

“그러니 그때까지 체력 비축 제대로 하고.”

“새겨두지.”

“너는 그곳에 굳건하게 서서 내가 부리는 행패를 옹호해줘. 나는 네 검이 되어서 모조리 쓸어버리고 올 테니까.”

“…….”

“그런 표정 짓지 말고. 네 역할이 가장 중요한 거 알잖아.”

전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알력 다툼이다.

그 소리 없는 견제에서 나의 등을 밀어줄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지금은 너뿐이다.

모를 리 없는 루드비히가 입안을 짓씹었다.

“제대로. 제대로 버티고 서 있을게. 네게 그 어떤 쓸데없는 것 하나라도 닿지 않도록.”

“좋아. 좋은 자세야.”

이벨리아가 나른하게 기지개를 켰다.

심각한 대화와는 영 맞지 않는 여유로운 몸짓이었으나, 외려 그것이 지독하게 잘 어울렸다.

“완전하게 끝내자, 루이. 우리 대에서.”

늘 생각 없이 권리만을 누리는 것처럼 보이는 친구는.

항상 가벼운 말투로 모든 일을 별것 아닌 듯 대하는 친구는.

어쩌면 누구보다도 자신이 할 일을 잘 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길만 찾아내면 누구보다도 저돌적으로 빛나는 저 눈이 그것을 방증했다.

무장(武將)과 지장(智將)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친우의 눈빛에 홀린 채로, 루드비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깟 지긋지긋한 걸 우리 후손들한테까지 물려줄 순 없지.”

“동감이야.”

“아주 그냥 마계에서 기어 나온 걸 후회하게 해주겠어.”

“그래야지.”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한 놈 한 놈 정성껏 두드려 패주마.”

“좋, 좋군.”

“특히 못된 생각을 한 대가리를 중점적으로 깨줄 거야.”

“…….”

이쯤 되니까 네가 악마인지 쟤들이 악마인지 모르겠는데.

루드비히가 살짝 고개를 기울이던 찰나.

이벨리아가 두 손을 꽉 주먹 쥐고 분연히 외쳤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원수!”

“걔는 이미 공작하고 공작부인이 목을 베지 않았냐.”

“나를 납치했던 빨간 갑옷!”

“그건 네 토끼가 말 그대로 다져버렸고.”

“비비안을 죽인, 히잉, 죽인…….”

“그놈들은 물의 정령왕이 조져버렸고.”

“그리고 내 축복제를 방해한 원흉!”

“그것도 괴물 토끼가 모가지를 뜯어버렸지.”

“게다가 이샤트를 다치게 한 나쁜 놈!”

“걔는 네가 직접 죽였다며.”

“…….”

“…….”

문득 드는 기시감에 이벨리아가 고개를 슬며시 기울였다.

둘의 눈이 상당히 멋쩍게 마주쳤다.

“……생각해보니까 다 처리했네?”

“나도 같은 생각 중이었다.”

“이 정도면 걔들이 우리를 원수로 생각하겠는데?”

“마침 누가 악마인지 가늠하는 중이었어.”

시비 걸다 죄다 황천길 떠난 악마들.

시비는 걸렸으나 죄다 대가리를 깨버린 인간.

“…….”

“…….”

“몰라 그냥 걔들이 나빠.”

나열해보니 참 잃은 게 많다.

본격적인 전쟁은 아직 발발하지도 않았는데.

푸르르 고개를 턴 이벨리아가 정자 밖으로 손을 뻗어 하늘하늘 떨어지는 복사꽃을 받았다.

“무거운 얘기는 그만하자. 잠 온다.”

“잘래?”

“아니. 여기서 잠들면 못 깨어날 것 같아. 너무 포근해서.”

이벨리아가 두 무릎을 모아 안고 기둥에 늘어지듯 기대자, 잠시 망설이던 루드비히가 슬쩍 자리를 옮겨 바로 옆에 앉았다.

“크흠.”

“왜?”

“기둥 딱딱하잖아.”

“근데?”

“흠. 흠. 아니, 뭐, 기대고 싶으면 기대라고.”

루드비히가 한껏 떡 벌어진 어깨를 슬며시 가져다 댔다.

두근. 두근. 아직 기대지도 않았건만 속절없이 뛰는 심장.

루드비히는 아무래도 몸을 물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이리 펄떡이며 뛰는 소리를 기댄 네가 듣지 못할 리 없으니까.

그때였다.

툭. 이벨리아의 머리가 가볍게 내려앉았다.

그대로 경직. 호흡조차 더는 뱉어지지 않았다.

“에이, 뭐야. 루이 어깨도 딱딱하긴 매한가지네.”

“…….”

“기둥이나 어깨나 차이가 없는걸.”

루드비히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아니, 책에 보니까 여인들은 이걸 좋아한다고 하던데.

친우의 퉁명스러운 목소리를 듣자니, 열심히 수련하여 단단히 근육이 박힌 어깨가 상당히 죄를 지은 기분이다. 말랑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아아- 편안하다.”

하암, 나른한 하품까지 뱉는 것을 보아하니 그래도 제법 편한 모양이다.

자신과는 너무도 상반된 반응에 루드비히의 눈썹이 살짝 위로 올라갔다.

“루이랑 있으면 항상 편해.”

나는 너와 있으면 하나부터 열까지 불편한데.

“국정에 관한 얘기도 마음 놓고 할 수 있고.”

나는 너와 다른 무용한 이야기들도 나누고 싶은데.

“몸가짐도 제대로 할 필요 없고.”

나는 폐하의 앞에서보다, 신료들의 앞에서보다, 네 앞에서 몸가짐을 더욱 바르게 하는데.

“일생에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축복이랬어.”

친구 말고.

“낯간지러워서 자주 말하진 못했지만, 항상 고마워, 루이.”

고맙다는 말 말고.

……나는 다른 말을 듣고 싶은데.

문득 색채 짙은 욕망이 해일처럼 밀려들었다.

아니, 밀려들었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얼기설기 덮어두었던 것이 도저히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었다고 봄이 옳다.

나는 너와 고작 이 제국의 중대사 따위를 논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저 너의 미래를. 또 나의 훗날을.

군신도. 전우도. 벗도 아닌 조금은 다른 관계를.

“…….”

루드비히는 이벨리아가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히 몸을 물렸다.

“루이?”

의아하다는 듯 불려오는 이름.

이제는 너만이 불러주는 애칭.

“왜 그래? 피곤해? 돌아갈까?”

이제는 너만이 건네주는 다정함.

“…….”

이러는데 내가 어떻게 더 숨겨.

내가 어떻게 더 외면해.

그렇지 않아도 숨긴 감정들이 너무 많아, 이리 큰 것까지 욱여넣을 수가 없는데.

루드비히가 이벨리아의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맞추었다.

- 쏴아아아아.

저 멀리 지는 석양. 그 아래 도화가 어지러이 흩날린다.

이건 아마 충동일 터다.

다신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기인한.

놓을 때 놓더라도 네가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어쩌면 돌아서자마자 후회할 충동.

그래도…….

루드비히는 일생 처음 마음을 따르기로 했다.

붉은 노을이 그의 얼굴에 그늘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붉은 입술로…….

“이벨리아.”

그가 전했다.

“좋아해.”

홀로 쥐고 있던 마음을.

“아니, 연모한다.”

오해할 구석 하나 없게.

“어……?”

본능적으로 되묻자, 그가 다시 답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연모해왔다. 아주 오래.”

“……!”

쿠웅.

이벨리아의 심장이 일순 굉음을 내며 떨어져 내렸다.

이제 막 성인의 문턱을 넘은 소녀에게 다가온.

첫 고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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