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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녀님의 꽃밭에는 그들이 산다-220화 (220/323)

##  220화: 놔 봐. 아, 놔 보라고.

‘이브가 웃으면서 돌아왔다.’

물론, 이벨리아가 웃지 않은 채로 돌아왔다면 아가레스는 엘라임을 소멸시켰을 터다.

감히 너 따위가 이브의 시간에 발 들이고서도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지 못했다니, 죽어도 싸다 외치면서.

그런데 막상 웃으면서 돌아오니까…….

“이건 이거대로 기분이…….”

뭐라 표현해야 할지 생경하여 잠시의 공백.

이윽고 그가 천천히 머리를 쓸어올렸다.

“더럽군. 그래. 더러워.”

화염처럼 타오르는 분노와는 결이 다르다.

진흙이 몸을 끈적하게 타고 내리는 것처럼 기분이 언짢다.

당장에라도 나가서 엘라임을 없애고 이벨리아를 데리고 들어오고 싶다.

그 어두운 마음이 스멀스멀 퍼져나가자, 그가 고개를 흔들어 떨쳐냈다.

‘네게 기꺼운 짓만 해도 모자랄 판에.’

하여, 아가레스는 그저 공작저 밖의 소리에 쫑긋 귀를 기울였다.

‘혹시 이브가 다음을 기약하는 건 아니겠지.’

엿듣는 건 대악마의 고고한 위상에 전혀 맞지 않는 일이지만, 이브가 관련되었다면 그깟 위상 따위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얼른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저깟 물 덩어리와 무슨 할 말이 그리 많다고 들어오지도 않고 있는…… 엇, 들어온다!

문 바로 앞에 서 있던 아가레스는 마치 자신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아주 담대하게 있었다는 것을 내보이기라도 하듯, 후다닥 화단 쪽으로 달려가 애먼 꽃을 어루만졌다.

“토끼? 안 들어가고 뭐 하고 있었어?”

“……꽃이 예뻐서. 쓰다듬고 있었다.”

그렇다기에는 노란 꽃잎이 악마의 우악스러운 힘을 견디지 못해 화단에 와르르 떨어져 있었다. 흡사 고구마 케이크의 토핑처럼.

“…….”

이벨리아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숙이던 아가레스가 민망하다는 듯 변명했다.

“……조금 가지고 놀았어. 꽃.”

그러자 까르르 웃은 이벨리아가 나비처럼 다가섰다.

“꽃이 가지고 놀고 싶었으면 말을 하지.”

하긴, 항상 품위 챙기기 바쁜 우리 토끼가 어디서 꽃을 헤집으며 놀아보겠어.

이벨리아는 떨어진 노란 꽃송이 하나를 집어 아가레스의 귀 뒤에 꽂아 주었다.

“……이브?”

“자. 예쁘다. 우리 토끼.”

“……내 위엄.”

“여긴 토끼랑 나랑 둘 뿐인걸. 나한테 위엄은 안 보여줘도 되잖아.”

그건 맞는 말이다.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자, 커다란 꽃송이가 슬쩍 얼굴을 간지럽힌다.

그 광경이 묘하게 귀여워, 이벨리아가 키득키득 웃었다.

그 웃음에 또 넋이 빠진 채 홀랑 공작저 저택으로 발 들이던 아가레스는…….

“으악! 내 눈! 어우, 어우, 흉해라!”

“하델. 소금 가져와라.”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냐! 어우, 흉해!”

“하델. 남는 호부 있으면 그것도 가져와라. 퇴마가 필요하다.”

“…….”

마침 응접실에 앉아 체스를 두고 있던 아르칸과 세드릭을 마주치고는 수치심에 입술을 꽉 깨물고 말았다.

있는 위엄 없는 위엄 다 떨어져 바닥을 나뒹굴더라도 감히 귀 뒤에 꽂아둔 꽃을 뺄 생각은 없었다.

이게 누가 주신 꽃인데.

심지어 손수 꽂아 주신 꽃인데.

평생을 반 미친 것처럼 달고 살라고 해도 기껍지.

***

“테사, 왜 이래?”

“아이, 앉아보셔요, 아가씨.”

“아니, 이 오밤중에 무슨 치장이야!”

“루페르트 후작님과 함께 식사하신다면서요.”

아가레스와 함께 간단한 저녁을 먹을 거라고 전해 들은 테사는 곧바로 이벨리아를 화장대 앞에 앉혀 머리를 빗겨주고 예쁜 티아라도 얹어주었다.

“테사…… 이건 좀 과해.”

너 왜 이러니.

내가 엔리르, 엘라임, 마스터와 데이트하러 간다고 했을 때도 이 정도 치장까진 안 했잖아.

“앞을 보셔야지요, 아가씨. 머리가 흐트러집니다.”

“……?”

테사 왜 이렇게 극성이 됐어.

집에서 저녁을 먹을 게 아니라 당장에 대관식을 해도 부족함 없을 차림새다.

그렇게 이벨리아가 테사의 손에 붙잡혀 있던 와중.

응접실에서 얌전히 기다리다가 참다못해 올라온 아가레스가 방문을 똑똑 두드렸다.

“이브.”

“어, 들어와!”

주인의 허락에 흔쾌히 문을 열고 들어온 악마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

문고리조차 놓지 못하고 선 친우를 흘끗 곁눈질하며, 이벨리아가 말했다.

“미안. 왠지 몰라도 테사가 이 야밤에 날 꾸미고 있어서.”

“루페르트 후작님께서 오셨으니…….”

그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아가레스가 테사의 말을 이어받았다.

“그래서 그러고 있는 거라면 관둬라. 내 눈엔 늘 아름다우니까.”

“어머!”

망설임 없는 대답에, 테사가 굉장히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벨리아는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저놈의 악마 같은 주둥이. 왜 이렇게 예쁜 말만 매일 내뱉는 거야.

“흠. 흠. 테사. 식사는 내 방으로 올려줘.”

“예, 아가씨. 호호호.”

우리 테사 얼굴이 저렇게 핀 건 오랜만에 보는데.

고개를 갸웃한 이벨리아가 불편한 티아라를 벗어버리려다가 손을 멈칫했다.

‘……예쁘다고 하니까 그냥 둬야지.’

옛날 같았으면 그냥 벗어서 던져버렸을 텐데. 왠지 오늘은 그러고 싶지 않다.

오래지 않아 식전으로 나온 하얀 빵을 이벨리아의 앞접시에 놓아주며, 아가레스가 슬쩍 물었다.

“이브. 오늘 뭐 했는지 물어봐도 돼?”

“아. 바닷속에 다녀왔어.”

“……이 날씨에? 그 돌아버린 새끼가 진짜.”

“하나도 안 추웠어. 엘라임은 물의 왕이니까 그 정도는 쉬운가 봐. 그리고 해저에 커다란 성도 지어둔 거 있지! 말하는 불가사리나 샌드위치를 만드는 오징어는 없었지만, 그래도 정말 아름다운 성이었어.”

마치 꿈을 꾸듯 빛나는 푸른 눈동자.

평소에는 온종일 바라만 봐도 달갑던 그 눈이, 오늘따라 속 쓰리다.

“내가 원하는 대로 딱딱 물이 움직이는 게 마치 내가 정령왕이라도 된 기분이었다니까?”

그 들뜬 목소리에, 아가레스가 입가를 쓸었다.

새로운 세계가 주는 자극은 그 누구에게나 생각보다 큰 법이다.

‘내가 안일했군.’

네가 인간이기에, 네 첫 데이트는 인간들의 방식에 맞추고 싶어서 그리 했던 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에 얹어서 다른 것들을 더 해줬어야 했다. 그가 대악마이기에 줄 수 있는 것들까지 모조리 다.

이렇게 된 이상, 그 물 덩어리 자식의 데이트를 꺾으려면…….

‘마계로 모셔야겠군.’

정령왕이 된 기분이라고 했나, 이브.

그깟 왕이 뭐라고.

‘세계 위에 선 황제가 된 기분도 느끼게 해주지.’

나를 봐줘.

내가 가장 잘했다고 칭찬해줘.

다른 이의 손을 잡지는 말아줘.

네 곁, 가장 가까운 자리에는 내가 설 수 있게 해줘.

그 모든 욕심을 내리누르고, 아가레스는 그저 몸을 낮췄다.

일생일대의 사냥을 앞둔 맹수처럼.

***

- 짹짹! 짹짹!

혼몽한 정신을 뚫고 청명한 새소리가 스며든다.

전날의 여파로 늦게까지 침대를 뒹굴던 이벨리아가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려 쓰고 중얼거렸다.

“으으…… 저 빌어먹을 새 새끼들…….”

“누나. 내가 다 구워서 먹어버릴까?”

“너 진짜…….”

저 요망한 용.

방에 들어오지 말랬더니 종일 창문 바깥쪽 창틀에 올라가 애처롭게 앉아 있다.

그러다 이벨리아가 참다못해 창을 열어주면 그제야 귀여운 궁둥이를 씰룩이며 씨익 웃기 일쑤였다.

“식량 도둑한테…… 전서 보내야 하는데…….”

손 하나 까딱할 힘이 없다.

이벨리아는 힘겹게 협탁 위로 손을 뻗어 잡히는 종이에다가 심히 간결한 문장을 휘갈겼다.

「데뷔탕트 파트너 구하는 중. 데이트 고고?」

불려 나온 실라페는 이제 익숙하다는 듯 그 쪽지를 물고 황궁으로 푸드덕 날아갔다.

그로부터 고작 한 식경 뒤.

- 똑똑똑.

황태자의 집무실에 희미하게 울리는 부리 소리.

균열로 쑥대밭이 된 변방 재건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루드비히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소드마스터의 힘을 이기지 못한 의자가 휘청이며 뒤로 넘어갔으나,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

쿵, 하는 소리에 서류 더미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이크리안과 에르트 백작이 빼꼼 고개를 들었다.

“전하?”

“전하, 어디 불편하십니까?”

“다 나가라. 휴식시간이다.”

“이렇게 갑자기 말입니까?”

“이렇게 난데없이 말입니까?”

“상사가 까라면 까는 거지 뭔 말들이 이렇게 많아. 나가. 쉬어.”

상사가 까라고 해서 며칠 동안 집에도 못 들어가고 까는 중이었던 이크리안과 에르트 백작은 상당히 억울한 표정이었으나, 대놓고 티를 내진 못했다.

밀려드는 업무도 업무지만, 공녀님의 외출 소식을 연이어 접한 탓에 전하의 기분은 바닥을 뚫고 수직으로 하강하는 중이었으니까.

“옙. 휴식시간 좋지요.”

“꿀 같은 휴식시간 감사드립니다, 전하.”

일단 휴식시간이라도 준 게 어디냐.

이참에 밥도 좀 먹고, 집에도 한번 다녀와야겠다. 가는 김에 따뜻한 물에 제대로 목욕도 하고.

특히 에르트 백작은 최근 반해서 쫓아다니고 있는 다프네 영애를 만날 생각에 부풀어 올랐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방긋방긋 웃으며 나서는 수하들을 바라본 루드비히가 달칵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옥빛의 커다란 독수리가 소소리바람을 일으키며 집무실 안으로 날아들었다.

책상 한가운데 내려앉아 당당하게 발을 쭉 내밀며, 실라페가 거들먹거렸다.

[이봐. 인간 대빵.]

“어.”

[너 잘해야 한다.]

“다른 이들은 이미 데이트를 끝냈나?”

[네가 마지막이야. 그리고 우리 계약자는 아주 많은 선물을 받고 굉장히 대단한 데이트를 했지. 어정쩡하게 해서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질걸.]

“……그러냐?”

루드비히가 정찰용 매 라르고의 먹이를 한 줌 크게 쥐어 실라페에게 건네주었다. 뒤에서 라르고가 꾸르륵 우는 소리가 들렸으나 지금 저게 중요한 건 아니다.

“자세히 좀 말해봐.”

그러자 실라페가 언짢다는 듯 먹이를 휙 발로 차버렸다.

[난 이깟 새 모이 안 먹어!]

……너 새잖아.

루드비히는 튀어나오려던 말을 삼켰다.

새는 새인데, 지금은 상전이다.

땅 도둑이 어떤 데이트를 했는지 들어야 한다.

그래야 최고의 대책도 세울 것 아니겠는가.

“자. 자. 실라페. 뭐가 먹고 싶은데?”

[최고급 스테이크에 올라간 소스! 그 까맣고 달달한 그거!]

“스테이크가 먹고 싶다는 거야, 소스가 먹고 싶다는 거야.”

[난 고기 안 먹어. 그 소스 줘!]

“……괴상, 아니, 가상하군.”

시종장은 스테이크 말고 소스만 달라는 국본의 명에 갸웃거리면서도 신속하게 소스를 대령했다.

이를 받은 실라페는 발로 소스 뚜껑을 뽕 따고 꼴꼴꼴 부리에 쏟아부었다.

[캬아. 이 맛이지. 이 맛이야.]

“이제 말해봐. 이브가 어떤 데이트를 했는지.”

[듣자 하니, 악마는 최고의 식사와 공연, 그리고 불꽃놀이. 용은 저 하늘 위. 뒷골목 대빵은 이 길드 너 가져라. 물의 왕께선 바닷속 성.]

“…….”

하나같이 돌아버렸나.

스케일이 어마어마하다.

저 하늘 위나 바닷속 성 같은 건 인간의 범주로 될 것이 아니다.

인간인 파라반트의 마스터는 세계 최고의 정보 길드 너 가져라까지 나아갔고.

그나마 악마의 데이트가 가장 정상 범주에 든다는 것이 의외다.

여하간 좋은 정보를 얻었다.

루드비히가 실라페의 머리를 톡톡 쓰다듬었다.

“고맙다. 새.”

[엣헴. 여기 소스 한 병 더!]

루드비히는 흡사 주정뱅이처럼 번쩍 날개를 드는 바람의 정령을 대충 잡아 발목에 답신 전서를 묶어주었다.

[소스! 소스 한 병 더!]

“여기. 여기. 가지고 빨리 꺼…… 아니, 날아가.”

[캬아. 취한다. 취해!]

소스병을 부리에 꽂은 채로 실라페가 푸드덕 푸드덕 밖으로 날아갔다.

책상에 튄 소스를 닦아내며 루드비히가 머리를 쥐어 싸맸다.

‘뭘 해야 하지.’

뭘 해야 땅 도둑이 좋아할까.

‘이미 웬만한 건 정도를 모르는 그놈들이 다 가져다 바쳤을 게 뻔한데.’

고민하며 창밖을 응시하던 루드비히의 눈에 신바람 나서 발을 놀리는 두 수하가 보였다.

루드비히가 냅다 발코니 문을 열어젖히고 그들을 불렀다.

“소후작! 백작!”

그러자 잠깐 멈칫한 두 수하가 환청이 들린다는 듯 귀를 후벼 파더니 다시금 경쾌한 발걸음으로 걸어간다.

“소후작! 백작!”

다시 한번 부르자 그럴 리 없다는 듯 끼기긱 고개를 돌린다.

눈이 딱 마주치자 그들이 절규했다.

“으아악!”

“아악!”

“이리 올라와.”

“쉬는 시간은요! 쉬는 시간은요, 전하!”

“분명 휴식한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끝이다. 휴식시간.”

“고작 한 식경 주셨습니다! 아직 황궁을 빠져나가지도 못했다고요! 다프네 영애가 저를 목 빠져라 기다리고 있단 말입니다!”

“우리 렐리안도 저를 목 빠져라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읍. 올라와.”

- 쾅.

매정하게 닫힌 발코니 문.

“…….”

“…….”

넋이 나간 듯 흐흐 웃던 이크리안이 손에 수상한 마법진을 만들어냈다.

“차라리 이럴 바엔 이 황궁을 무너뜨려 버리는 게…… 흐흐흐…….”

“소후작! 정신 차리시게!”

“개 같은…… 이곳은 마계고 저분은 악마가 분명하다…….”

“그건 맞는데, 그래도 황궁 바사삭은 안 되지!”

“악마를 퇴치하면 새로운 세상이 밝을 것이다…… 야근과 과로가 없는 세상을 맞이하라!”

“소후작! 참으시게! 한 번만 참으시게!”

“……한 번.”

“그래! 한 번! 참을 인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지 않는가!”

“참을 인 세 개면 호구가 되는 겁니다.”

올라가서 별일 아니기만 해봐라, 진짜.

열흘 내리 황궁에서 쪽잠 자며 숙식한 이크리안에게 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그렇게 두 수하의 황금 같은 휴식시간을 빼앗았으나, 별 성과는 없었다.

고작 한다는 말이.

“내가 바로 이 제국의 황태자다. 위엄 뽝. 하트 뿅. 게임 끝.”

“맞습니다. 데이트 뭐 별거 있습니까?”

“……그게 다냐.”

기대했던 내가 잘못이다, 내가.

루드비히가 한숨 쉬며 양피지를 툭 내려두었다.

“하긴. 소후작은 애인이 없고, 에르트 백작도 아직 혼인을 못 하였으니.”

그럴 만도 하지. 그럴 만도 해.

쯧쯧 혀 차는 소리에, 꿈에도 그리던 다프네 영애 얼굴도 못 본 지 어언 열흘이 넘어가는 에르트 백작이 주먹을 꽉 쥐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에르트 백작의 손을 본 이크리안이 짜게 식은 눈으로 물었다.

“저희가 왜 애인이 없고 왜 혼인을 못 하였겠습니까, 전하.”

“하나는 얼굴 문제. 하나는 성격 문제. 간단하군.”

“…….”

“으아악! 소후작! 참으시게!”

아. 놔 봐.

에르트 백작. 이거 놔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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