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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화: 소원권을 얻어라! (183/323)


183화: 소원권을 얻어라!
2022.06.30.



 
불과 풀숲 하나를 사이에 두고.

참가자들이 현재 반쯤 발 걸친 공터에선 흥겨운 음악과 환호성, 웃음소리 등이 들려왔으나, 다른 한 발을 걸친 관문 안쪽은 바람이 지나는 소리조차 스산했다.

말 그대로 한 발자국 차이임에도. 마치 숲이 의지를 가진 것처럼 외부의 소음, 공기, 흐름이 단절된다.

정체 모를 식물들이 인간의 시야를 넘어 무성하게 자란 곳.

간혹 약초 캐는 이들과 산맥을 넘나들어야 하는 상단이 아니라면 발길 들이지 않는 곳.

인간계로 올라왔다가 자취 감춰버린 각종 마족들이 숨어든 곳.

바로, 이 록센(Loxen) 산맥.

일평생 비단 같은 환경에서 곱게 자란 귀족 영식들이나 전쟁 경험 없는 풋내기 기사들에게는 제법 살 떨리는 분위기였다.

하여 대다수가 무기를 쥔 손의 핏줄이 도드라지도록 힘을 주던 찰나.

긴장 어린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태평하고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봐라.”

참가자들의 시선이 얇은 손수건을 팔랑 흔들고 있는 루페르트 후작에게로 모였다.


“누가 내게 우승을 기원한다며 주더군.”

그게 과연 누굴까. 너희가 익히 예상하는 그 병아리인데.

아가레스가 아르티나 일가와 루드비히를 집요하게 응시하며 득의양양 입꼬리를 올렸다.

어때. 너희들은 이런 거 없지.

그러자 그렇지 않아도 언제 자랑할까 타이밍을 재며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손수건을 너도나도 꺼내 들었다.


“내 딸이 내게도 줬지. 우승을 기원한다면서.”

“나도. 나에겐 심지어 조심히 돌아오라고 입맞춤까지 해주었는데.”

“입맞춤? 아가가? 난 손수건만 주고 뽀뽀는 안 해줬는데!”

“네가 어제 이브의 초콜릿 통을 깨버렸잖니.”

루드비히와 아르티나 일가 모두가 들고 있는 손수건은 아가레스가 방금 꺼내 자랑한 것과 완전히 같은 모양이다.

살짝 눈꼬리가 내려간 대악마가 중얼거렸다.


“……나만 받은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마음 따뜻한 이벨리아는 소중한 이들 모두에게 같은 손수건을 같은 말과 함께 건네었나 보다.

말을 몰아 아가레스 가까이로 온 루드비히가 놀리듯 어깨를 툭 두드렸다.


“실망한 것 같은데. 어쩌나, 악마.”

“피차일반 아니던가.”

“어차피 우승은 내가 할 것이니 너무 힘쓰지 말고.”

“너야말로 망신당하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기권하는 게 좋을 텐데.”

“곧바로 1급 마족의 서식지로 가봐야겠군.”

“그건 내가 잡는다. 넌 무리야.”

그러자 루드비히의 뒤에서 우물쭈물하던 참가자 하나가 조심스레 말했다.


“전하. 여기 출몰하는 마족은 가장 높아야 4급일 겁니다.”

“4그읍?”

루드비히의 표정과 목소리가 같잖다는 감정을 여실히 담아냈다.


“예, 4급이면 매우 강한 마족으로…….”

“잔챙이 소굴이로군.”

4급을 동네 똥강아지 부르듯 하는 황태자에, 참가자들이 뒤에서 입술을 삐죽였다.

기실 4급 정도면 마족의 일군을 이끄는 수장 격이다.

웬만한 참가자들이 홀로 돌아다니다가 4급 마족을 맞닥뜨리면 목숨 부지도 어려운 상황.

하여 팀을 짜서 한번 잡아보자고 으쌰으쌰 하고 있었는데…….


‘더러운 힘부격차.’

‘내가 우승하긴 글렀네, 글렀어.’

지나친 격차에 풀이 죽어버린 참가자들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드비히는 계속하여 툴툴댔다.


“4급 따위를 내 친우에게 바치자니 심사가 뒤틀리는데.”

“마찬가지다. 만일 잡은 마물의 급수가 같으면 우승자는 어떻게 결정하지?”

대악마의 질문에 아르티나 일가와 루드비히 모두 모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딴 건 생각해 본 적 없다.

본디 날 때부터 우위를 점한다는 사상으로 살아왔지, 비겼을 때 승자를 정하는 법 따위는 관심 가진 적 없으므로.

그러자 곁에서 지켜보던 참가자 하나가 발발 떨며 고했다.


“그…… 한 말씀 올려도 괜찮다면…….”

“질문에 대한 답이라면 올리고 아니라면 꺼져.”

“예, 예! 우승 후보자들이 잡은 마족의 급수가 같다면, 더 많은 사냥감을 잡은 자가 우승자로 결정됩니다!”

속사포처럼 답을 올린 영식히 호다닥 뒤로 물러났다.

아가레스를 비롯한 생태계 파괴범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4급을 잡았다면, 그다음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마족을 사냥했는지도 중요하다는 뜻.


“가장 강해 보이는 놈 하나만 잡으려 했더니.”

“눈에 보이는 것은 죄다 쓸어야겠군.”

“……저, 감히 말씀드리자면, 전하와 각하께서 그리하시면 저희가 잡을 사냥감이…….”

“그거야 네 사정이고.”

피도 눈물도 없는 악마 같으니라고.

꿈과 희망을 짓밟힌 참가자들의 눈망울이 서러움을 가득 담았다.

이윽고 퍼엉, 다시 한번 하늘을 색색으로 수놓는 신호.

본격적인 사냥 시작의 포고였다.

동시에 아가레스와 루드비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을 달렸다.

휴고와 엘리시아, 아르칸 역시 마찬가지.

뒤에서 멍하게 서 있는 참가자들을 흘끗 바라보며, 세드릭이 짧게 사과했다.


“오랜만의 사냥제에 초를 쳐서 미안. 우리도 나름 급한 사정이 있어서.”

 

***

확실히 관문 밖의 공터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 해도 믿을 정도다.

습하고 끈적한 공기. 제법 짙게 깔린 지배력.

루드비히가 후, 숨을 짧게 끊어 쉬자 전신을 옥죄던 마족의 지배력이 일순간에 흩어진다.


‘그 악마와 오래 붙어 다닌 게 도움이 될 때도 있군.’

대악마의 지배력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다 보니, 웬만한 악마와 마족들의 것은 우습기만 하다.

안개 낀 것처럼 오감을 어지럽히던 지배력이 흩어지자 느껴지는 건…… 살기.

마족의 것이 아니라 사람의 것이다.


“예상을 벗어나질 않네.”

용감하다고 칭찬을 해줘야 하나.

기민한 감각에 잡히는 기척이 제법 많기는 하나, 루드비히의 여유를 무너뜨릴 정도는 되지 않았다.

과거 방으로 들이닥친 밤손님에 깊은 자상을 입으며 악으로 깡으로 검을 휘두르던 소년은 이제 없다.

명실상부 이 제국 단둘뿐인 소드 마스터.

- 쐐애애액.

부지불식간에 이마로 날아온 화살을 맨손으로 잡아 부러뜨리며 루드비히가 씩 웃었다.


“마족 잡기 전에 인간 사냥부터 하게 생겼군.”

 

***

루드비히가 관문 초입에 발이 묶여 있던 시점.

그보다 조금 깊은 산맥 샛길에서는 다섯 명의 영식들이 날카로운 부리와 날개가 있는 추악한 형태의 괴물 석상을 둘러싸고 있었다.

5급 석상종(石像種) 가고일(Gargoyle).

석상 형태일 때에는 그 어느 창칼로도 뚫을 수 없다는 방어능력을 자랑하며, 위협이라 여기는 공격을 받으면 비로소 눈을 떠 스스로 돌을 깨고 날아오르는 마족.

제법 고위의 마족인 데다가 일격에 치명상을 입히지 못하면 역으로 당할 가능성이 커, 영식들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작전을 되새겼다.

일전 사냥제의 우승자가 5급 마족을 잡아 왔던 것을 고려하면, 이 정도 마물을 잡는 순간 어느 정도 면을 세우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물론 공은 동등하게 나눠 가지기로 약조한 상태.

개중 실력이 가장 뛰어나 선공을 맡기로 한 영식이 결연한 표정으로 검을 들었다.

그때였다.

- 쐐애애액! 퍽!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날아온 얇은 레이피어가 가고일의 미간을 정확하게 꿰뚫었…… 꿰뚫었다고?

영식들이 경악했다.


“석상 상태의 가고일은 뚫을 수가 없는데!”

“대체 어떻게……!”

“다른 고위 마족인가!”

“이 정도면 마족이 아닌 악마일 가능성이 크다! 다들 주변 경계해!”

검을 들고 벌벌 떨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영식들 사이. 커다란 준마가 뛰어 들어오더니 이내 수려한 손이 가고일의 미간에서 레이피어를 뽑아냈다.


“누가 악마라고?”

“아니, 고, 공작부인!”

“왜 마족을 앞두고 고사 지내고 있어. 먼저 잡는 게 임자인 사냥제에서.”

“뒤, 뒤에! 조심하십시오!”

위협적인 공격을 받자 우두둑 소리와 함께 몸에 붙은 돌덩이들을 털어내고 하늘로 날아오른 가고일.

날갯짓할 때마다 미처 다 떨어지지 못한 돌가루가 사방으로 흩날리고.

길게 포효한 가고일이 엘리시아의 팔뚝만 한 송곳니를 드러내며 수직으로 하강했다.


“피하십시오, 공작부인!”

“이곳은 저희가…….”

마치 자신을 지키려는 듯 앞으로 올망졸망 몰려드는 영식들을 보고 픽 웃은 엘리시아가 자연력을 담아 불렀다.


“운다인.”

동시에 형상조차 빚지 않은 정령이 계약자의 의지를 받들어 한줄기 물로 화해 활강하는 가고일의 목덜미를 꿰뚫었다.

곧이어 쿵, 추락하는 신형.

무려 5급 마족을 순식간에 처리해버린 엘리시아가 가고일의 이마에 자신이 사냥했음을 의미하는 표식을 떡하니 부착했다.

입을 헤 벌리고 엘리시아를 바라보는 영식들.

딱 세드릭 정도의 나이대다.

엘리시아가 높게 묶은 머리칼을 살랑이며 영식들의 등을 툭 두드렸다.


“피하라니. 이 송사리들이.”

나 때는 말이야, 네 나이에 선봉장으로 섰었다고.

***

그 시각.

엘리시아를 졸졸 따라가다가 매몰차게 거절당한 휴고는 터덜터덜 홀로 걷고 있었다.


“우승은 엘이 하는 게 좋겠지.”

그래야 우리 부인 기분이 좋을 테니까.

어차피 악마와 황공한 강아지가 딸에게 소원을 빌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니, 아르티나의 누가 우승하든 상관없다.

모든 전공(戰功)을 부인에게 넘기기로 마음먹은 휴고는 마치 산책이라도 나온 듯 느긋하게 걸음을 옮겼다.


“길을 잘못 들었나. 웬 공동묘지가…….”

아니, 잠깐. 휴고가 저 멀리서 무덤가를 파헤치고 있는 마족 떼에게 시선을 두었다.

6급 인외종(人外種), 구울(ghoul).

본디 떼를 지어 다니는 마족인 만큼, 머릿수를 세보니 대략 30마리는 넘는다.


“럭키.”

대번에 검을 휘둘러 절멸시키려던 휴고는 머리를 스치듯 지나는 생각에 검을 내렸다.


“이걸 엘에게 몰아다 주면 좋아할 것 같은데.”

그 김에 우리 부인 얼굴 한 번 더 볼 수도 있고.

……난 천잰가.

엘리시아의 사랑을 얻는 일엔 늘 진심인 휴고가 짧게 휘파람을 불었다.

- 휘이익!

그러자 날카로운 손톱으로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찾던 구울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리고.

- 크워어어!

- 으워어억!

여기저기 부패한 인간 형상의 마물들이 손을 앞으로 뻗고 관절을 기괴하게 꺾으며 신선한 먹이를 탐냈다.

휴고는 아예 말에서 내려 손뼉을 짝짝 치며 구울들을 인솔하기 시작했다.


“자. 이쪽이다. 이쪽. 신선한 고기가 있다.”

- 그워어어억!


“좀 뛰어라.”

- 으워어어어!


“……답답하군.”

구울은 본디 달리질 못한다.


“거기. 그쪽 구울. 제대로 따라오도록.”

- 크워어!


“옳지. 우리 부인 손에 죽으러 가자.”

록센 산맥. 난데없는 구울들의 행렬이 느리고 길게 이어졌다.

***

한편, 암살자들을 모두 처리한 루드비히가 검에 묻은 피를 바닥에 휙 털어내고 있을 때.


“어? 전하!”

“공자. 아직도 초입에 있었나.”

여우같이 눈을 휘며 다가오는 세드릭을 향해 루드비히도 마주 입꼬리를 올렸다.


“예. 아직 여기 있었습니다.”

“그리 승부욕 넘치게 달려가더니. 의외로군.”

“뭐. 별것도 아니니까요.”

“뭐가 별게 아니지?”

“이거요. 다요. 모두요.”

“……?”

공자가 많이 피곤한가. 루드비히가 눈가를 미세하게 찌푸렸다.


“공자. 내가 왜 아직 여기에 있는지는 묻지 않는군.”

“아. 왜 여기에 계세요?”

“암살자들의 습격을 받았다.”

“그러셨구나.”

……그러셨구나? 끝?

루드비히가 다시 물었다.


“사냥감을 바치고 싶은 이가 있다고 했었지.”

“그랬었죠!”

“누구였지.”

“……누구였더라, 잠시 잊었어요!”

“공자에게 중요한 이가 아니었나 보군.”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러고 보니…… 공자의 입꼬리가 움직이질 않는다. 부자연스럽게 웃는 저 각도 그대로.

유심히 살펴보니 루드비히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눈 역시 마찬가지. 초승달 모양으로 휜 채 미동도 없다.


“……이것 참. 횡재로군.”

- 푸욱.

루드비히가 망설임 없이 세드릭의 심장을 검으로 찔렀다.


“커헉! 저…… 전하……?”

“오. 찌르니 표정이 변하네.”

“전하…… 왜…….”

“그만하지. 역겨우니까.”

세드릭의 신형이 와르르 무너졌다. 마치 녹아내리듯이. 이내 검게 꾸물거리다가 이목구비 없는 사람의 형상으로 변한다.

4급 환상종(幻像種), 도플갱어(Doppelganger).


“어떻게 알았지? 어떻게 알았지? 어떻게 알았지?”

인간으로부터 학습한 말을 빠르게 되읊으며 뻗는 날카로운 손톱.

무리 없이 막아내며 루드비히가 답했다.


“은애하는 이의 가족을 알아보지 못할 리가.”

 

***

아가레스는 산맥 깊은 곳을 휘적휘적 헤집고 다녔다.

본인의 지배력이야 없는 것처럼 갈무리하여 숨겼다 하더라도, 이 산맥에 황금빛 머리통들과 황태자까지 들어왔다면 아무리 눈치 없는 마족들이라도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터.

여기저기 숨어 있을 것이 분명했다.

마족의 지배력이라도 더듬어서 쉽게 찾아보려 했건만.


“…….”

아가레스가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천외천(天外天)으로 강한 이는 땅에 기어 다니는 개미들을 보지 못한다는 것.

즉, 그가 느끼기엔, 마물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하위 마족들은 굴러다니는 돌멩이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직접 찾는 수밖에 없겠군.”

하여 풀숲을 검으로 툭툭 건드려보고, 땅을 발로 팍팍 밟아보고, 나무를 주먹으로 쿵쿵 쳐보고 그렇게 산맥 온갖 곳에 흠집을 내며 돌아다니던 와중.


“오.”

저 멀리 바들바들 떨고 있는 새싹 하나.

혹시 마족인가.

싹 두 개를 모아 잡은 아가레스가 마치 산삼 뽑아내듯 쑤욱 뽑아냈다. 그러자.

- 끼아아아아아아아-!

듣는 이의 혼을 빼놓는다는 괴기한 소리를 지르며 딸려 나온 것은-.


“……이거 마족 맞나.”

무려 4급 지하종(地下種) 맨드레이크(Mandrake).

나름 위세 대단한 지하종이 끼아악 소리 지르며 뿌리를 위협적으로 휘둘렀지만, 머리 부분을 들고 이리저리 살피던 아가레스는 느리게 고개를 기울일 뿐이었다.


“그냥 식물인가.”

그냥 식물은 소리를 지르며 공격하지 않는다.


“인간들이 환장한다던 산삼인가.”

산삼은 소리를 지르며 공격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가레스가 생각하는 마족이란 오크, 가고일, 그런 것들이었기에, 땅속에서 딸려 나온 흙 묻은 식물을 마족으로 연관 짓긴 어려웠다.


“흐음…… 여하간 신기하니 이브에게 가져다줄까.”

퍽. 주먹으로 뒤통수를 치자 끼악 소리와 함께 일격에 기절한 맨드레이크.


“시끄럽게 소리 지르면 이브가 싫어할 텐데.”

아가레스는 배급받은 응급용 밴드를 꺼내 맨드레이크의 입에 찰싹 붙였다.

심지어 손에 들고 다니기도 번거로워 기다란 나무 막대기를 주운 다음 끝에다가 대롱대롱 매달고 어깨에 척 걸쳤다.

그렇게 4급 마족의 심약한 지배력 따위 느낄 수가 없는 대악마는 건장한 산삼 하나를 얻어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풀숲을 툭툭 두드리기 시작했다.


“어딨냐. 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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