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화: 내가 이미 조져버렸어2021.09.30.
“숨겨줘! 숨겨줘!”
이벨리아가 이바스 저택으로 들이닥쳤다는 신호를 받고 마계로부터 후다닥 달려 나온 마르바스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뭐냐, 땅콩.”
“숨겨달라고!”
“뭐로부터?”
“스승님으로부터!”
“안 돼. 돌아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린 마르바스가 미련 없이 뒤돌아 마계로 돌아가는 통로를 열었다. 황당해진 이벨리아가 입을 살짝 벌리며 위협적으로 발을 콩 굴렀다.
“이 집 잔디 거 아니잖아! 집주인 나오라 그래!”
“집주인 바쁘시다. 그리고, 너 공부 안 하냐?”
“난 아직 어린이야. 공부는 더 커서 하는 거야.”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영 모르는 땅콩을 바라보며 마르바스가 피식 웃었다.
“멍청하긴. 너 그렇게 도망 다니다가 다 크면 바보가 되어버린다?”
“괜찮아. 잔디보단 똑똑할 테니까.”
“이게!”
“저게!”
당최 한 마디도 지지를 않는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마계에서 수하들의 정성 어린 수발을 받고 있던 마르바스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고 보니 다시 만나면 볼을 쭉 늘려주리라 다짐했었지.’
마르바스가 한발 성큼 다가서는데, 땅콩의 볼에 작은 생채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악마의 날카로운 눈이 대번에 가늘어졌다.
“야. 너 이거 뭐야.”
“뭐가?”
“돼지 같은 볼에 이거 뭐냐고. 긁혔어?”
뭘 말하는 거지. 마르바스의 표정이 대단히 심각한 것을 보아하니 볼에 아주 커다란 생채기가 났나 보다. 이벨리아는 운디네를 불러내 물웅덩이를 만들어 볼을 비춰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봐도 이렇게 호들갑 떨 만한 것은 없었다.
“……?”
어딘지 찾지 못하고 얼굴을 이리저리 비추는 것이 영 답답했는지, 마르바스가 검지를 펼쳐 콕콕 가리켰다. 실수로라도 닿을까 봐 힘을 빼고 살살.
“여기 이거!”
물웅덩이에 조금 더 가까이 가서 비춰보니, 볼에 아주 작게 남은 생채기가 보였다. 얼핏 보면 피부 밖으로 비치는 핏줄인지 상처인지도 불분명할 정도로 작았다. 이벨리아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아, 이거. 얼마 전에 악마들이 우리 집에 쳐들어왔거든. 그때 싸우다가 다쳤나 봐.”
별거 아니다. 이벨리아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폭신한 소파 위에 몸을 내던졌다.
“흐아- 좋다아-.”
가장 좋아하는 재질로 만들어진 소파가 만족스러웠다. 넓은 소파 위에서 몸을 데구루루 굴리는데, 이쯤이면 또 한마디 잔소리 했어야 할 잔디 악마가 조용했다.
‘잔소리를 에너지 모으듯이 모아 모아 쏘려고 준비하는 중인가 봐.’
이벨리아가 마뜩잖은 표정으로 마르바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잔디……?”
마르바스의 눈에서 진초록색 안광이 넘실대고 몸 위에서도 같은 색의 마기가 짙게 새어 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 저렇게 화가 나 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머리를 쥐어뜯고 목검으로 두드려 패도 저러진 않았는데. 이벨리아가 쭈뼛쭈뼛 소파 위에서 일어섰다.
“이 소파 이렇게 뒹굴면 안 돼? 내가 엄청나게 잘못했어?”
그래도 마르바스는 그 자리에서 붙박인 채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표정도 일절 풀리지 않았고, 마기도 갈무리되지 않았다. 이벨리아는 슬금슬금 마르바스의 앞으로 다가갔다. 눈을 맞추려면 아직도 고개를 한참 꺾어야 했다.
“잔디야……? 소파 깨끗하게 청소해 둘게. 운디네가 빨아주면 금방이야.”
마르바스가 인상을 확 구기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누가 소파 때문에 이러는 줄 알아!”
“우리 집 집사는 기사단이 소파를 더럽히면 화를 내. 그래서 그런 줄 알았지.”
“누가 소파 때문에 이러는 줄……!”
“그 말은 방금 했어, 잔디야.”
“그 볼!”
마르바스가 손가락을 내려 통통한 볼을 가리켰다.
“그 볼은 내 거라고! 근데 상처가 났잖아!”
상상도 못 한 이유다. 이벨리아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쳤다.
“내 볼이 내 거지 왜 네 거야?”
“내가 언젠가 쭉 늘려주려고 예약해두고 있었단 말이다!”
“……그 예약 나는 허락한 적 없는데.”
마치 아껴 먹으려고 놔둔 간식을 누군가 훔쳐먹은 것처럼 씩씩대던 마르바스가 손가락을 꺾어 뚜둑 소리를 냈다.
“누군데.”
“응?”
“그 악마들 누구냐고. 말해. 조져버리고 올 테니까.”
이미 죽고 없는걸. 이벨리아는 듣지 못한 척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었다. 그러자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는지, 마르바스가 뒤로 바짝 붙어 입을 열었다.
“야, 내가 이래 봬도 자타공인 대악마로서…….”
듣기 싫다. 맨날 하던 자기 자랑을 또 시작할 것이 뻔했다. 이벨리아는 다음에 나올 말도 전부 읊을 수 있었다. 모든 악마가 자기를 숭상하고 어쩌고저쩌고하겠지. 귀를 후빈 이벨리아가 소파에 걸터앉으며 태연하게 말을 끊었다.
“시끄러워. 내가 이미 조져버렸어.”
*** 마르바스가 놀란 토끼처럼 눈을 뜨고 몇 번이나 재차 묻는 말에 이벨리아는 있었던 일들을 모두 말해주고야 말았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마르바스는 화를 내다가, 애써 감탄을 숨기다가, 끝내는 물었다.
“땅콩. 너 나랑 계약할래?”
“안 사요.”
“나랑 계약하면 엄청 좋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언제든지 나를 부를 수도 있고…….”
“우와, 안 사요.”
“……생각하는 척이라도 좀 하지?”
“으음…… 안 사요.”
스승님을 피해서 도망 왔더니 잔디가 나타나서 귀찮게 한다. 손을 휙휙 저은 이벨리아는 다기가 놓인 곳으로 가서 작은 컵 하나를 꺼내 들었다.
“뭐 하게?”
“코코아! 잔디도 줘?”
“됐다.”
운디네를 불러 물을 채우고 카사를 불러 보글보글 데운 다음 코코아 가루를 넣으니 귀찮은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맛있는 코코아를 얻을 수 있었다. 아가레스가 센스 있게 사다 둔 마시멜로까지 동동 띄우니 스승에게 쫓기던 마음이 평안해졌다.
“그런데 아스는 어디 있어? 왜 안 와?”
호로록,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며 묻자, 마르바스가 마시멜로를 톡 던져 입으로 받아먹으며 답했다.
“주군 바쁘시다. 잠깐 자리 비우셔서 네가 온 것도 아직 모르실 거야.”
“원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바쁜 법이지. 그런 측면에서 아스가 바쁜 건 아주 바람직해.”
마르바스가 새삼 감명받은 눈빛으로 이벨리아를 돌아봤다.
“너 그 말 우리 주군 앞에서도 한 번만 해주라.”
“하지만 아스가 바쁜 걸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 아스는 아스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돼.”
마르바스는 주군께서 제대로 일을 하시지 않아 자신이 얼마나 힘들고 골치 아픈지에 대해 손짓 발짓 동원하여 피력했지만, 모든 일에서 자신의 친구인 토끼가 우선인 이벨리아는 웃으며 흘려들었다. 코코아에 띄운 마시멜로가 모두 녹아버려 봉지 속에서 몇 개 더 꺼내어 넣으려 하는데. - 쾅. 일순 저택의 문이 세차게 열리며 벽과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끄앙!”
난데없는 큰 소리에 깜짝 놀란 이벨리아의 어깨가 팔딱 튀어 오르자, 쥐고 있던 잔에서 코코아가 쏟아져 내렸다. 자칫 무릎 위로 쏟아질 뻔한 것을, 마르바스가 제 손으로 받아냈다.
“조심.”
“앗, 그거 뜨거운데!!”
이벨리아가 황급히 운디네를 불러내어 마르바스의 손에 돌돌 감으려 하였건만, 악마의 손에는 작은 화상 자국조차 없었다. 마르바스가 거만하게 웃으며 어김없이 자화자찬했다.
“내가 자타공인 대악마로서 이따위 화상쯤은…….”
- 쾅!
“에이, 잠깐 기다려라. 뭔진 몰라도 저것부터 처리하고 다시 자랑할 테니까.”
마르바스가 귀찮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대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무슨 변고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마왕 바알 정도가 현현한 것이 아닌 이상 그가 막지 못할 것은 없었다.
“감히 주군께서 지으신 저택에서 난동을 피워?”
이벨리아와 아웅다웅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표정으로, 마르바스가 서늘한 마기를 피워 올렸다. 외부에서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발소리는 높은 구두를 신은 것처럼 또각또각 소리를 냈다. 마르바스에게는 제법 익숙한 소리.
“잠깐. 이 소리는…….”
마르바스의 표정이 누구 하나 도륙 낼 것 같던 것에서 도망가고 싶다는 듯 질색하는 것으로 변했다. 문고리가 터져나가는 동시에 문이 열리고, 높은 굽을 신은 아름다운 여인이 들어섰다. 진한 향수 냄새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붉게 칠한 입술과 매혹적인 눈물점, 늘씬한 몸매에 풍만한 가슴, 그리고 그 모든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는 관능적인 옷차림. 이명, 지옥도의 구현자. 27위 로노베(Ronove). 마음에 드는 이성의 꿈에 방문하여 정기를 취한 다음엔 가장 끔찍한 악몽을 구현하여 보여준다는 몽마. 주군인 아가레스에 대한 색욕이 충성심을 앞서는 아름다운 악마는 입술을 혀로 핥으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이 저택은 뭐야? 주군의 냄새가 짙게 나는데.”
“너 여긴 어떻게 알고 왔냐?”
“네가 불붙은 망아지처럼 후다닥 뛰어나가길래 궁금해서 따라와 봤지. 이런 게 있을 줄은 몰랐는데.”
주군의 능력이 깊게 밴 곳은 로노베에겐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목을 울리며 사뿐사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러자 마르바스가 로노베 앞을 가로막았다. 평소에는 장난기 많은 다혈질이나 그런 가벼운 태도는 어디까지나 주군과 관계없을 때의 이야기. 마르바스가 괜히 아가레스의 측근이자 오른팔로, 가장 오래 신임받는 부하로 남은 것이 아니다.
“여긴 주군께서 가장 아끼시는 공간이다. 네 출입을 허하신 적 없다면 내가 거친 방법을 써서라도 널 내보내야 하거든.”
“…….”
로노베 역시 이를 드러내는 마르바스를 상대로는 3초도 채 버틸 수 없었다. 그녀도 제법 고위 악마에 속하기는 했으나, 대악마인 마르바스에 비하자면 어림도 없다. 이깟 저택에 발 들이는 것쯤이야 어찌어찌 넘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주군께서 생각보다 아끼시는 곳이었나 보다. 로노베가 입술을 감춰 물었다. 두 악마가 대치하던 와중이었다. 꺾어진 벽 뒤에서 황금빛 머리칼이 살랑 존재를 알렸다.
“잔디? 뭐 해?”
꽤 기다려도 마르바스가 돌아오지 않자, 혹시 무슨 일이 있나 해서 나와본 것이었다.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긴 한데, 잔디가 더 대화를 이어가고 싶지 않은 상황이라면 자신이 나서서 도와줄 심산이었다. 그래도 미운 정이 아주 약간 들기는 했으니까. 이벨리아는 마르바스와 눈을 맞추며 소리 없이 입을 뻐끔거렸다.
‘도와줄까?’
입 모양을 분석한 마르바스는 씩 웃음 지었다.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작은 땅콩이 도와주긴 뭘 도와줘. 한편 마르바스의 시선이 자신을 떠나 돌아오지를 않자, 그가 보고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린 로노베도 이벨리아를 발견했다. 고운 장밋빛 눈이 자신이 지금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이 맞냐는 듯 가늘어지다가, 맞다는 것을 확인하자 어이없음을 가득 담았다.
“뭐야. 저 덜 익은 인간은.”
짙은 분홍색에 가까운 머리칼을 쓸어올리며, 로노베가 마르바스를 향해 물었다.
“네 도시락이냐?”
*** 마르바스가 로노베를 소개하기를 주군 밑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라고 하였으니, 이벨리아로서는 친한 친구인 토끼의 부하를 마음대로 내쫓고 싶지 않음은 당연했다. 토끼의 부하들이 열심히 일을 해주어야 토끼가 자신과 놀 시간을 아주 많이 낼 수 있으니까.
‘토끼가 눈치 보지 않고 나랑 많이 놀아주려면 내가 토끼의 부하들에게도 착하게 굴어야지.’
그리고 예쁜 언니를 좋아하는 이벨리아에게, 로노베는 제법 합격점이었다. 환대하는 이벨리아의 손짓에 따라 얼결에 소파에 눌러앉은 로노베는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 채 눈꼬리를 올렸다. 마르바스로부터 주군께서 특히 아끼시는 인간이라는 언질을 들은 후였다.
“덜 익은 인간. 네가 우리 주군께 꽃잎을 드렸어?”
“응. 내가 줬어.”
로노베의 눈이 독기를 품었다. 아직 어린아이를 연적이라 느끼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다만 경애해 마지않는 주군의 관심을 끄는 모든 것이, 그녀는 싫었다.
‘어쩐지 요즘 주군께서 자리도 자주 비우시고 혼자 웃기도 하시더라니…….’
로노베의 날 선 시선이 그새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서랍장을 뒤적이는 아이의 꽁무니에 가닿았다.
‘저걸 어떻게 없애지.’
“너 허튼 생각 마라. 주군께서 아끼는 인간이다.”
“주군께서 아끼는 인간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이야. 저 애는 주군의 약점이 될 게 분명해.”
마르바스가 마치 사자로 변한 것처럼 송곳니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렸다.
“주군께는 약점 따윈 없다. 모든 약한 것들을 쥐고도 가장 강할 분이시니.”
부딪쳐오는 마기에 로노베 역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끌어올렸다. - 바스락. 이벨리아는 서랍장을 뒤져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 맛 과자를 양손에 가득 쥐었다. 아마 이걸 주면 저 언니 악마도 기분이 풀어질지 모른다. 아가레스 덕분에 웬만한 마족들의 마기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게 된 이벨리아가 마르바스와 로노베 사이로 타박타박 걸어왔다.
“이건 잔디 거.”
오른손에 쥔 과자들은 마르바스의 손 위에 안착했다.
“이건 언니 거.”
왼손에 쥔 과자들은 로노베의 손으로 안착해야 했건만……. - 팍. 갑작스레 다가오는 작은 손에 기겁한 로노베는 자신도 모르게 매몰차게 뿌리쳐버렸다. 고위 악마의 미는 힘을 감당하지 못한 이벨리아가 뒤로 나동그라졌다.
“아야!”
푹신한 러그가 온 사방에 깔려 있어 아프지는 않았으나 부지불식간에 몸이 날아가는 바람에 아주 놀랐다. 푸른 눈이 토끼처럼 커다래지고, 맑은 눈동자에는 서러움이 가득 들어찼다.
나는 그냥 과자 주려고 한 건데……. 우리 토끼 부하니까 잘 지내려고 한 건데……. 세상 억울하게 내려앉는 눈과 어깨를 본 마르바스가 경악하여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 미친 악마가! 주군께서 아끼시는 밥풀이라고! 이 저택도 이 땅콩 때문에 지으신 거라고! 그런 애를 밀쳐?”
“아니, 나도 밀치려고 그랬던 건 아닌데…….”
뿌리치는 바람에 위로 살짝 올라간 손이 허공에서 갈 길을 잃었다. 로노베도 나름 억울했다. 진짜 밀치려고 했던 건 아니다. 허락하지 않은 접촉을 달가워하지 않는 것은 일상이 전투인 종족에게는 일종의 본능이자 방어기제였다. 치워버리고 싶기도 하고 밉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작은 밥풀때기한테 대번에 무력을 행사할 정도로 천성이 못돼먹진 않았다.
“너 주군께서 잠깐 자리를 비우셔서 망정이지, 주군 계셨으면……!”
그때였다. 당황한 로노베와 질겁한 마르바스, 그리고 서러운 이벨리아의 뒤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계셨으면…….”
기운의 주인을 단번에 파악한 마르바스가 어물거리다가 입을 딱 다물었다. 특유의 진보랏빛 마기가 굳어 움직이지도 못하는 두 악마의 목덜미를 죄어왔다.
“있었으면,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