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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화: 악마의 저택 (76/323)

76화: 악마의 저택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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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늘한 정적이 흘렀다. 의미를 이해하고 나서도 상황 파악이 곧바로 이뤄지지는 않았다. 아르티나 기사단은 그들의 아기씨에게 잘 보이려고 저런 말까지 내뱉는 고위 악마가 형언할 수 없이 생경했다.

16549737659286.jpg‘우리 아기씨가 설마 저자를 사역마로 부리고 계신 건가……? 아니, 저자 정도 되는 악마를 사역마로 부릴 수 있는 인간이 있을 리가 없는데?’

마르바스와 라움 역시 마찬가지였다.

16549737659286.jpg‘대체 저 인간이 뭐길래, 주군께서……!’

그 경악 어린 시선을 받으면서도 태연한 것은 아가레스와 이벨리아 뿐이었다. 일견 지나치다고 보일 수도 있는 배려는 그들에겐 당연한 일상이었으니까. 이벨리아가 아가레스의 앞으로 폴딱폴딱 뛰어가 한껏 위로 올려다보며 물었다.

16549737659296.jpg“우왕, 언제 이렇게 커다란 집을 지었어?”

살얼음 낀 분위기는 어린아이의 천진한 목소리에 단번에 깨어졌다.

16549737659302.jpg“네가 그 애새끼의 집에 놀러 간 이후부터 꾸준히 준비했지.”

16549737659296.jpg“어허. 나쁜 입. 루이.”

16549737659302.jpg“……황태자 정도로 봐 줘. 나 이 집 아주 열심히 지었는데. 칭찬도 좀 더 해주고.”

아가레스가 자신의 무릎을 짚고 고개를 살짝 숙이자, 이벨리아가 작은 손으로 그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기특하다, 작게 말하면서. 생색내지 않아도 모두가 알아주는 위엄이고 권위라, 긴 생애 생색이라는 걸 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는 좀 내고 싶었다. 답지 않은 짓을 해서라도 그의 어린 친구가 알아주기를 원했다. 황궁만큼 커다란 저택이 가지고 싶다면 만들어 헌정할 것을. 제국이 가지고 싶다면 제국 하나를 세워 발아래 두어줄 것을. 아가레스의 커다란 손이 이벨리아의 작은 머리에 톡 닿았다.

16549737659302.jpg“앞으로도 가지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얘기해.”

16549737659296.jpg“얘기하면?”

16549737659302.jpg“가져다 바칠 테니까.”

16549737659296.jpg“후회할걸. 난 욕심이 아주 많은데.”

16549737659302.jpg“세상 어떤 것을 바라더라도 네게는 욕심이 아니야.”

반짝이며 이곳저곳 연신 둘러보는 눈이, 금방이라도 구석구석 탐험할 것 같이 동동거리는 짧은 다리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묘하게 흐뭇해 보이는 주군과 마냥 신이 난 이벨리아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마르바스는 이를 바득 갈았다.

1654973768997.jpg‘내가 인간계에서 발로 뛰어 땅을 구하고, 저택을 세우고, 소품을 채웠던 그 개고생의 이유가 저 땅콩이란 말이지.’

16549737659296.jpg‘저 악마 왜 눈을 저렇게 뜨지?’

날 선 마르바스의 시선을 대수롭지 않게 흘려 넘긴 이벨리아는 폭신한 러그 위에 털퍼덕 주저앉아 메고 온 가방의 지퍼를 열었다.

16549737659296.jpg“친구 집에 갈 때는 선물을 주는 거래. 식량 도둑 집에 갈 땐 너무 어려서 몰랐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어린 아이가 과거를 회상하며 음, 그땐 어렸었지, 고개를 끄덕이는 폼이 우스웠다.

16549737659302.jpg“그렇지. 우리 꼬맹이는 그때보단 많이 컸지.”

16549737659286.jpg“그렇죠. 우리 아기씨는 그때보다는 한참 크셨죠.”

팔불출인 아가레스와 기사들은 따뜻하게 아이의 성장을 반겼다. 이 자리에서 표정이 굳은 이는 마르바스가 유일했다. 마르바스가 고개를 좌우로 뚝뚝 꺾었다.

1654973768997.jpg‘어디 뭐가 나오나 보자, 땅콩.’

제대로 된 집들이 선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대번에 면박을 줄 생각이었다. 이벨리아가 가장 윗부분에 있던 선물을 퐁 하니 꺼냈다.

16549737659296.jpg“이건 가장 좋은 휴지!”

쓸모없는 집들이 선물을 보며 마르바스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쳤다.

16549737659296.jpg“이건 가장 예쁜 그림이 그려진 동화책, 이건 안고 자면 좋은 병아리 인형, 이건 따뜻한 토끼 슬리퍼! 전부 선물이야!”

1654973768997.jpg“하-! 집들이 선물은 상대에게 필요한 걸 내놓는 거야, 땅콩.”

줄줄이 늘어놓은 잡동사니를 보며 마르바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핀잔했다. 고귀하신 주군께 저딴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16549737659296.jpg“이거 가지고 있으면 다 필요한 건데…….”

일곱 살,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에게는 값만 비싸고 흔히 굴러다니는 보석들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품에 안고 지냈던 애착 인형과 항상 신었던 애착 슬리퍼가 훨씬 소중한 것이었다. 친한 친구인 아가토끼에게 줄 선물들이니 애써 고르고 골라 가지고 왔더니만. 저 밉상스러운 잔디 머리 악마가 제 노력을 대번에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이벨리아가 입술을 삐죽였다.

16549737659296.jpg“아무것도 모르면서. 잔디 대가리.”

1654973768997.jpg“잔, 잔디, 대가리이?”

탄생 이래 대악마의 자리를 확고하게 굳혀온 마르바스로서는 처음으로 듣는 불경한 언사였다. 자신의 연녹색 머리칼만 보더라도 하위 악마들이 벌벌 기는데. 이 위엄 넘치는 머리를 보고 잔디 대가리라니! 이 땅콩만 한 게! 분노해서 발을 쾅 굴러봤으나 어린 땅콩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심지어 주변에 있던 기사들과 정체 모를 날개 달린 짐승이 한마디씩 거드는 것이 아닌가.

16549737717121.jpg“악마가 괜히 악마가 아니군. 우리 아기씨의 마음을 무참히 짓밟다니.”

16549737717125.jpg“짓밟았다 뿐이야? 우리 아기씨 아마 집에 돌아가시면 엉엉 우실걸.”

16549737717128.jpg“나쁜 자식.”

헤롤드, 알렉, 엔리르가 차례로 비난했다.

1654973768997.jpg“아니, 뭐 다 땅콩 추종자들만 줄줄이 따라왔어? 야, 너희들 눈이 있으면 똑바로 봐봐. 이게 집들이 선물로 적절하다고 생각…….”

억울함에 말을 잇던 마르바스는 그 끝을 맺지 못했다. 위아래 없는 성격 덕에 마계에서도 ‘이단아’라고 불리는 마르바스가 복종하는 단 한 존재. 아가레스의 기운이 그의 입을 막았다.

16549737659302.jpg“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

1654973768997.jpg“……한다, 저도 그 말을 하려고 했습니다.”

이벨리아가 아가레스를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다. 잔디 머리 악마가 뭐라고 비난하든 친구만 좋아해 주면 그만이었다. 애초에 이건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가져온 것들이니까. 그러나 마르바스의 눈에는 그 해사한 미소가 악당이 훗, 하고 비웃음을 짓는 것으로 보일 뿐이었다.

1654973768997.jpg‘저 땅콩. 가만 안 둔다, 요망한 땅콩.’

이벨리아가 내부를 구경하고자 아가레스의 뒤를 쫄랑쫄랑 쫓아가자 헤롤드와 알렉이 각각 마르바스에게 준비해 온 집들이 선물을 던졌다. 낙엽과 깡통이었다.

16549737717121.jpg“추운 날 불이나 때라.”

16549737717125.jpg“쉬야 마려우면 여기다 싸라.”

1654973768997.jpg“이 자식들이-!”

16549737745484.jpg“심어서 은행나무로 키워라.”

카론이 은행 한 알을 마르바스의 이마 정중앙에 투척하자 마르바스가 이를 날렵하게 잡아채 손아귀에서 으깨버렸다.

16549737717128.jpg“이 사탕은 너 안 줘…….”

엔리르는 작은 손에 쥐고 온 사탕 두 알을 마르바스가 아닌 라움에게 건네주었다. 누나 선물을 무시한 잔디 머리 악마한테는 사탕도 아까워. 흥. *** 아가레스는 작은 친구의 보폭에 맞추어 천천히 걸으며 화려한 저택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16549737659302.jpg“오늘 다 둘러보려면 피곤할 테니까, 반만 보여줄게. 다음에 또 놀러와.”

하긴. 공작저만 해도 하루에 다 둘러보긴 쉽지 않았다. 크기만으로 따지면 보다 큰 위용을 자랑하는 이 저택이라면 둘러보는데 며칠 걸릴 것은 자명했다. 이벨리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16549737659302.jpg“여긴 디저트 방.”

16549737659296.jpg“디저트 방…….”

이벨리아가 홀린 듯이 읊조리더니 슬슬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의 테이블 위, 소파 위, 작은 침대 위, 탁자 위, 깨끗한 러그 위, 온 사방에 가지각색의 디저트들이 놓여 있었다. 심지어 아이스크림까지도.

16549737659296.jpg“황홀해…….”

방 자체에 걸린 보존 마법은 디저트들이 늘 신선하게 유지하도록 도왔다. 한편 악마란 마기를 다루는 것에 능통할 뿐 마법사는 아니었기에, 마탑 마법사들만큼의 고위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아가레스 또한 작은 범위에 거는 보존마법쯤이야 무리 없이 할 수 있었으나 이토록 거대한 방 전체에 보존마법을 거는 것은 부득이 마탑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도움의 대가는 일반 저택 몇 채는 살 수 있을 법한 막대한 금화였으나, 아가레스의 입장에서야 그까짓 돈은 푼돈이나 다름없었다. 커다란 슈를 들고 냠냠 삼키는 작은 친구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다. 설령 작은 친구가 다시는 이 방을 찾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저 표정 하나에 이 방은 그 가치를 다하였다. 저렇게 웃는 것 한번 보자고 만든 저택이니.

16549737659302.jpg“그리고 여기는 인형 방.”

16549737659296.jpg“…….”

이벨리아와 그 뒤를 따라오던 기사단은 말을 잃었다. 방문을 열자 또 다른 성이 있었다. 방문을 열었으면 마땅히 방이 보여야 하는데 방 대신 보이는 것은 ‘성문’이었다.

16549737717125.jpg“설마 이거 황궁의 축소판…….”

알렉의 말 그대로였다. 이벨리아에게도 익숙한 모양과 구조. 방문 앞의 성문을 열자 황궁의 것과 정확히 같은 정원이 보였고, 여러 개의 건물과 탑이 있어야 할 자리 그대로에 놓여 있었다. 비록 건물이나 정원의 크기는 약 50분의 1 이상으로 축소되기는 하였으나 이벨리아가 축소된 건물 속에 들어가서 노는 것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16549737659296.jpg“이게, 대체……?”

16549737659302.jpg“안에 인형들을 가져다 놓았으니까 돌아다니면서 놀도록 해.”

16549737659296.jpg“…….”

스케일이 커도 너무 컸다. 화려해 봐야 얼마나 화려하겠나 싶었으나 이것은 말 그대로 상식 밖이요, 상상의 범주에 들어가기도 어려운 것이었다. 저택의 방 안에 또 다른 ‘성’을 건설해둘 줄이야. 그것도 인형 가지고 노는 용도의 방으로.

16549737659302.jpg“아. 중앙 건물의 황제 집무실은 곰치 거.”

16549737659296.jpg“……우리 곰치 출세했네.”

16549737717121.jpg“뒷골목 조폭 곰에서 축소판 황궁의 황제 곰이 되다니…….”

이벨리아가 멍하니 말하자 헤롤드가 부럽다는 듯 중앙 건물을 바라봤다. 그 외에도.

16549737659302.jpg“여긴 옷 방. 올 때마다 마음에 드는 옷으로 갈아입으라고.”

16549737659296.jpg“커다란 옷들도 있는데?”

16549737659302.jpg“네가 다 커서도 와줬으면 해서.”

16549737659302.jpg“여긴 무기 방. 원하는 무기로 수련해.”

16549737659296.jpg“도끼도 있어!”

16549737659302.jpg“혹시 원할까 해서.”

16549737659302.jpg“여긴 그림 방. 눈으로 봐도 되고, 부숴도 되고, 팔아도 돼.”

16549737717121.jpg“……저거 왕국 시절에 소실되었던 그림들 아닌가?”

16549737659302.jpg“그대에게 말한 것 아니다. 그대는 눈으로만 보도록.”

멍하니 입을 벌리던 헤롤드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걸 그럼 눈으로만 봐야지. 저게 얼마짜린데. 이내 헤롤드가 아연한 표정으로 마르바스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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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973768997.jpg“대악마님이라고 부르도록.”

16549737717121.jpg“저자가 돈을 공기 마시듯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러다 마계 파산하는 거 아니야?”

1654973768997.jpg“주군께 이 정도 소비는 재산이 줄었는지 파악하기도 힘든 미미한 것일 뿐이다.”

당황하며 묻는 헤롤드를 향해 마르바스가 어깨를 쭈욱 펴며 당당하게 웃어 보였다.

1654973768997.jpg‘어떠냐 기사. 우리 주군의 재력이 감탄스럽지? 대단하지?’

그러나 헤롤드가 누군가. 돈은 없어도 폼은 있는 기사가 아니던가. 거기다가 명색이 인간계에서 재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아르티나 공작 가문의 기사인데 마계의 재력에 놀라서야 자존심이 영 상하는 일이지 않겠는가. 제법 놀란 것은 사실이나, 잔디 머리 악마가 뿌듯하다는 표정을 지으니 그것이 꼴 보기 싫었다. 헤롤드가 표정을 갈무리하고 툭 던졌다.

16549737717121.jpg“하긴. 오래 살았는데 돈까지 없으면 영 볼품없지.”

1654973768997.jpg“이 자식이!”

16549737717121.jpg“그리고 넌 뭘 뿌듯해해? 네 돈도 아니고 네 주군 돈이면서. 너도 돈 많냐?”

1654973768997.jpg“나도 어디 가서 뒤지지 않을 정도로……!”

16549737717125.jpg“딱 봐도 어디 가서 뒤질 정도로 빈곤해 보이는데. 알면서 묻는 건 실례야. 헤롤드.”

알렉이 마르바스의 말을 중간에 가로챘다. 평소에는 쿵짝이 더럽게 맞지 않던 헤롤드와 알렉은 공동의 적이 생기자 상당히 높은 협동심을 보였다.

1654973768997.jpg‘진짜 싫어. 아르티나의 기사들 진짜 싫어. 옛날에도 싫었는데 지금도 싫어.’

명목상 주군의 손님이니 다 베어버릴 수도 없고. 마르바스의 표정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 잔뜩 심통이 난 마르바스는 작은 땅콩을 졸졸 따라다니는 헤롤드와 알렉을 가열하게 노려보았다. 이내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수첩을 찢어 깃펜으로 무언가를 써 내려갔다. 육성으로 싸웠다간 제 주군께 혼날 것이 뻔했기에 불가피하게 필담을 택했다. 다 쓴 종이를 대충 구긴 후 곱슬머리를 향해 세게 던지자, 머리에 맞기 전에 날렵하게 잡아챈 알렉이 이건 또 무슨 짓이냐는 듯 비웃는 표정으로 종이를 펼쳤다.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꼴 봐라. 이러니까 아르티나 가문의 개라는 소리를 듣지.」 하, 삐뚜름하게 웃은 알렉 역시 뒷면에 펜을 휘갈겼다. 소리 내어 반박했다가는 신나게 구경하시는 아기씨의 기분을 망칠 것 같았다. 「개 맞음. 멍멍.」 「실력도 없는 새끼들이 충견 노릇 하려면 훈련이나 열심히 할 것이지. 안 쪽팔림?」 「전쟁 이후 대륙 최고의 기사단으로 불리고 있는데. 실력 확인, 지금 연무장?」 마르바스의 뒤통수에 쪽지가 툭 부딪혀 떨어졌다. 펼친 마르바스가 입가를 비틀어 웃은 뒤 그 아래에 삐뚤빼뚤한 글씨로 추가했다. 「어디서 개가 짖나. 운빨인 거 다 아는데 주제도 모르고 무슨 실력을 확인한다ㄱ」 씩씩대며 열심히 적어 내려가던 종이가 누군가의 손에 의해 휙 빼앗겼다. 마르바스가 아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쪽지를 말없이 내려다보던 아가레스가 제 수하를 빤히 바라봤다. 금안에 어린 불쾌감을 읽은 마르바스가 대번에 무릎을 꿇었다.

1654973768997.jpg“죄송합니다, 주군.”

16549737659302.jpg“경솔한 짓 하지 마라.”

1654973768997.jpg“명심하겠습니다.”

기어이 혼나고 말았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뒤를 따르는 마르바스의 뒤통수에는 쪽지가 다시 한번 날아왔다. 주군의 눈치를 슬쩍 보며 조용히 펼쳐보니. 「이제 개는 누구?」 험악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는 마르바스를 향해, 알렉이 멍멍, 입 모양을 만들며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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