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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공녀, 혹시 귀신이야? (63/323)

63화: 공녀, 혹시 귀신이야?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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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꼬맹이 덕분에 식사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실상 이샤트와 이벨리아의 잡담을 어른들이 듣고 호응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골치 아픈 사절단의 업무야 황제와 휴고, 그리고 고위 공직자들이 딱딱한 알현실 책상에서 진행하는 것으로도 족했으니, 이중 그 누구도 식사 자리에까지 번거로운 문제들을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한편 휴고와 아가레스는 이벨리아의 접시 위에 잘게 자른 음식을 경쟁적으로 놓아주고 있었다. 그리고. - 챙강! 아가레스의 맞은편에 앉은 슈타인 공녀, 실비아는 식사 시작 이후 무려 두 번째로 나이프를 떨어뜨렸다. 날카로운 나이프가 접시에 닿으면서 내는 소리가 쨍하니 소연회장을 울렸다. 시선이 줄곧 맞은편의 사내를 향해 있으니, 칼을 잡는 손은 무디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했다.

16549734438631.jpg‘어허.’

실비아의 옆에 앉아 있던 슈타인 공작이 엄한 눈빛으로 공녀에게 무언의 경고를 하자 실비아가 애써 나이프를 바로 쥐었다.

16549734438631.jpg“송구합니다.”

무려 황제 폐하와 타국의 사절단을 뵙는 자리이다. 자그마한 흠결이라도 잡혔다가는 저택으로 돌아가서 아버지께 호되게 혼이 날 것이 분명했다. 아주 어릴 적부터 혹독하게 익혀온 예법은 이제 막 열일곱이 된 실비아 공녀에게 단 한 순간의 흐트러짐마저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마법사는 실비아가 평정을 잃게 하기 충분할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 끼기긱. 그때, 손에 맞지 않게 커다란 이벨리아의 나이프가 접시를 가로지르며 듣기 싫은 마찰음을 내다가 테이블에서 툭 떨어졌다. 듣기 싫은 소리에 실비아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야채 조각을 입에 넣었다.

16549734438631.jpg‘아마 저 작은 공녀도 아버지로부터 엄한 눈빛을 받겠지. 옆에 앉은 사내로부터 엄연한 레이디가 식사 예법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냐는 핀잔을 듣겠지.’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 생각했으나, 벌어지는 일은 전혀 달랐다.

16549734438644.jpg“미안하구나, 아가. 이 나이프는 아가 손에 아직 무거울 텐데.”

아르티나 공작은 곧바로 딸의 접시를 가져가 고기를 잘라주었다. 바닥으로 떨어져 큰 소리를 낼 것이 분명했던 나이프는 땅에 닿기도 전에 옆에 앉은 사내가 기민하게 낚아챘다. 이어지는 말과 닿는 시선도 따스했다.

16549734438649.jpg“여전히 서툴러. 꼬맹이는.”

16549734438654.jpg“아니야, 이제 다 컸어.”

16549734438649.jpg“아직 멀었지. 진짜로 다 크고 나서도 계속 그렇게 어디 하나 모자라야 해. 알겠지?”

지금처럼 옆에서 두고두고 돌봐줄 수 있는 빌미 하나 만들고 싶은 마음이었다. 욕인가, 작은 공녀는 미간을 모으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듯했으나 실비아가 보기에는 명확했다.

16549734438631.jpg‘저 공녀 앞에서만 절절매네.’

황제의 앞에서도, 두 제국의 공작들 앞에서도 오히려 그들을 잡아먹을 것처럼 굴었던 사내는 저 작은 공녀의 앞에서만 한없이 약해졌다. 스스로 쓸모를 입증하여야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신과는 달리, 맹목적인 사랑을 받는 공녀는 그 태도와 웃음에서부터 천진함과 편안함이 배어져 나왔다.

16549734438631.jpg‘좋겠다.’

부러웠다. 자신이 억지로 향을 뿜도록 만들어진 조화라면, 저 작은 공녀는 한겨울 스스로 핀 민들레 같았다. 너무도 귀하고 소중해서, 맹수들조차도 차마 건드리지도 못하고 애달파 꿇게 만드는. 같은 국력의 제국에 같은 지위의 공녀인데도, 어린 공녀가 부러웠고, 저 자리가 탐이 났다. 태어날 때부터 글러 먹은 따뜻한 아버지와 오라버니들은 차치하고 저 마법사만이라도 곁에 잡아매고 싶었다.

16549734438631.jpg“공녀님과 마법사님은 참 가까워 보이시는데, 혹시 어떤 사이이신지 여쭈면 실례가 될는지요?”

고운 얼굴에 드러난 부러움을 애써 내리누른 실비아가 맑은 목소리로 물었다.

16549734438644.jpg“보모.”

16549734438649.jpg“실례다.”

16549734438654.jpg“내 토끼!”

휴고, 아가레스, 이벨리아로부터 각기 다른 대답이 동시에 튀어나왔다. 보모는 그렇다 치고 토끼는 뭔가 싶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시릴 듯이 차가운 인상과는 달리 깊이 침잠한 따뜻한 눈빛과 낮은 목소리가 다시금 실비아를 홀렸다. 대귀족가의 레이디라고 하더라도, 사랑만큼은 스스로 얻어내고 싶었다. 가문에서 받은 조건부 사랑 대신에 맹목적인 사랑을 남편으로부터 얻고 싶었다.

16549734438631.jpg‘어느 가문 영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에 하나 지위가 낮다 하여도 문제 될 것은 없지.’

황제 폐하와 공작들마저 한 수 접어줄 정도의 능력을 갖춘 마법사라면 고위 귀족 작위를 받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니. 사절단이 머무는 기간은 일주일. 아직 닷새가 남아 있었다. 아름다운 소녀가 사내를 유혹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기간이었다. 실비아는 화려하게 웃어 보였다. *** 황제와의 점심 식사가 끝난 이틀째 저녁. 이벨리아는 제 방의 짐을 모두 싸서 이샤트의 방으로 질질 끌고 갔다. 이샤트는 세상 환하게 웃으며 이벨리아를 환영했고, 이벨리아의 잠자리는 이샤트와 같은 침대로 정해졌다. 누나를 지키라는 특명을 받은 엔리르도 그 옆에 몸을 둥글게 말고 자리를 잡았다.

16549734454866.jpg“자, 공녀. 이 잠옷을 입자!”

16549734438654.jpg“이샤트 거랑 똑같네?”

16549734454866.jpg“친구라면 마땅히 같은 잠옷을 입곤 하지!”

16549734438654.jpg“정말? 나는 그래 본 적이 없는데.”

16549734454866.jpg“사실 나도 없다. 나는 친구가 없거든.”

이벨리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아이를 보듯 바뀌자, 이샤트가 애써 변명했다.

16549734454866.jpg“원래 황태녀란 친구가 없는 법이다. 홍염의 곁에 감히 누가 나란히 서겠느냐. 타 죽기밖에 더하려고.”

16549734438654.jpg“글쎄. 나는 물의 정령을 다룰 줄 알아서 그런가, 별로 뜨겁지 않네.”

이벨리아가 잠옷을 갈아입으며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잠옷 단추를 채우던 이샤트의 손이 뚝 멈추었다. 별것 아니라는 듯 툭 하니 던져진 말이 참으로 따뜻했다.

16549734454866.jpg“공녀.”

16549734438654.jpg“응.”

16549734454866.jpg“나는 앞으로 더 뜨거운 홍염이 될 거다. 이 제국을 모두 빛낼 그런 홍염이.”

16549734438654.jpg“그럴 것 같아.”

16549734454866.jpg“그때도 공녀는 내가 뜨겁지 않을까?”

단추를 다 잠근 이벨리아가 씩 웃으며 답했다. 여전히 고민은 없었다.

16549734438654.jpg“사람들은 나보고 오르카스 해(海)를 닮았대.”

이샤트는 이불을 폭 뒤집어쓰고 안에서 발을 팡팡 굴렀다. 참을 수 없이 들뜬 마음에. *** 간단한 저녁 식사 이후, 이샤트는 이벨리아에게 황궁에 얽힌 전설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중 이벨리아의 관심을 끈 것은 단연 유령이 나온다는 방이었다. 용감함을 추구하는 두 꼬맹이는 오들오들 떨면서 통칭 ‘유령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16549734438654.jpg“여기 왜 이렇게 어두워?”

16549734454866.jpg“유……유령의 방에 다 와 가서 그래.”

실로 이름값을 했다. 근처로 가는 복도 길목마저 어둡기 짝이 없었고, 벽을 이루는 돌들은 램프 때문인지 살짝 붉게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자주 사용하지 않는 방들인지 사람의 흔적도 적을 뿐만 아니라 옆에 세워진 조각상들마저 서늘하니 기괴해 보였다.

16549734438654.jpg“유령은 없어. 유령은 없어. 유령은 없어.”

겁을 잔뜩 집어먹은 이벨리아가 악령퇴치 주문을 외우면서 미리 주머니에 챙겨온 마늘을 짓밟아 터뜨렸다.

16549734454866.jpg“물럿거라-! 물럿거라-!”

이샤트는 귀신을 쫓는 데에 효과적이라는 독한 향신료를 걸음걸음마다 팍팍 뿌리면서 돌아다녔다. 덕분에 두 꼬맹이가 지나다니는 길목 길목마다 진한 마늘 냄새와 향신료 냄새가 진동했다.

16549734438649.jpg‘……저게 대체 뭐 하는 건지.’

작은 친구의 안전을 위해서 뒤를 몰래 밟던 아가레스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감추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이벨리아를 말리지는 않았다.

16549734438649.jpg‘꼬맹이가 즐거워하면 됐지 뭐.’

그러나 유령의 방을 탐험하겠다는 두 꼬맹이의 용맹한 시도는 어두운 복도 귀퉁이에서 창틀 청소를 하고 돌아 나오던 시녀를 마주침으로써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16549734454866.jpg“으악-!”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지른 이샤트가 뒷걸음질을 치다가 뒤에서 마늘을 사방으로 통통 뿌리던 이벨리아와 부딪혔고. - 툭. 그 반동으로 이벨리아가 넘어지면서 본능적으로 옆에 세워져 있던 장식용 조각상을 손으로 짚어버린 것이었다.

16549734438654.jpg“앗.”

- 콰장창! 얇은 두 다리로 서 있던 사람 모양 조각상들이 차례로 넘어지면서 도미노 효과를 일으켰고, 이내 유령의 방 앞 복도는 유령도 놀라 도망갈 정도의 난장판이 되고야 말았다.

16549734438649.jpg“조심.”

아가레스는 하마터면 조각상 파편을 뒤집어쓸 뻔한 이벨리아를 달랑 들어 구하였지만, 줄줄이 쓰러져가는 조각상까지는 손대지 않았다. 남의 황궁이 개판이 되든 말든 그가 알 바 아니었다. 한편 아가레스의 팔에 달랑 안긴 이벨리아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갔다. 이거 딱 보기에도 대형 사고다. 이벨리아가 두 손으로 말랑한 볼을 감싸 쥐고 그로 인해 톡 튀어나온 금붕어 입술로 뻐끔뻐끔 말했다.

16549734438654.jpg“……나를 감옥에 가두려면 우리 제국 황제 폐하의 허락을 받아야 해.”

16549734454866.jpg“……나는 황족이니 면책이다.”

늘 당당하던 이샤트조차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고고한 황태녀는 이벨리아의 손목을 잡고 재빨리 내달려 황자 아드니엘의 방으로 숨어들었다가, 결국 황실 기사단에 의해 연행되었다. 연행된 두 꼬맹이 중 이샤트는 황제의 명령으로 손을 들고 벌서는 형을 받았고, 이벨리아는 자기도 같이 손을 들고 벌을 받을 테니 부디 우리 어머니에게만 알리지 말아 달라며 황제의 앞에서 싹싹 빌었다. 웃음을 참으며 딸과 딸의 친구를 바라보던 황제는 문득 모골이 송연해졌다.

16549734438631.jpg‘황금패, 지금이라도 압수해야 하나……?’

  *** 얼얼한 팔을 문지르며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벌렁 드러누운 이샤트가 아쉬움을 비쳤다.

16549734454866.jpg“에이. 오늘이 딱 날이었는데.”

16549734438654.jpg“이샤트가 시녀를 보고 겁먹어서 이렇게 됐잖아.”

16549734454866.jpg“그러는 공녀는! 막 엄청 용맹해서 귀신 따위 하나도 안 무섭다고 한 게 누구였더라?”

16549734438654.jpg“참나. 나는 이샤트가 귀신도 아닌 시녀를 보고 그렇게 불붙은 병아리처럼 놀랄 줄은 몰랐지!”

서로를 어이없다는 듯 쳐다본 두 아이가 동시에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 킥킥대며 웃던 이샤트가 엔리르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16549734454866.jpg“근데 공녀. 저 여우는 뭐야?”

16549734438654.jpg“내가 세상에서 제일 아끼는 여우야.”

16549734454866.jpg“흠. 어딘가 부족한데.”

16549734438654.jpg“뭐가?”

16549734454866.jpg“보통 고위 귀족들은 반려동물로 뭔가 특별한 존재들을 들이곤 하잖아. 공녀의 반려동물이 여우라니 특이해서. 공녀가 허례허식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성격임은 잘 알겠다만.”

엔리르가 불만 어린 표정으로 털을 부풀렸다. 자신을 여우니 뭐니 하찮은 생물로 지칭해도 별 상관은 없지만, 이를 이유로 제 누나가 무시당하는 건 영 기분이 좋지 않다.

16549734454866.jpg“아, 털빛이 특이하긴 하군.”

16549734438654.jpg“우리 엔리르보다 특별한 존재는 아마 없을 텐데.”

16549734454866.jpg“아무리 봐도 털이 특이한 여우인데. 나는 그렇지 않지만, 때로 사교계에선 반려동물을 마치 자랑거리처럼 취급하는 못돼먹은 자들이 있지. 그들은 그걸로 상대의 격을 가늠할 수 있다고 믿고.”

16549734438654.jpg“골이 비었네.”

16549734454866.jpg“동감이야. 그런 사교계 생태에 따라갈 필요는 없다만, 무시당하지 않을 정도로 발을 맞춰야 할 필요는 있어. 공녀는 공녀잖아.”

이벨리아가 견과류를 허공으로 톡 던져 잽싸게 받아먹으며 엔리르를 바라봤다.

16549734438654.jpg“하지만 진짜로 우리 엔리르보다 특별한 존재는 없는걸. 그치, 엔리르?”

16549734510272.jpg“응.”

16549734454866.jpg“응?”

16549734510272.jpg“응.”

16549734454866.jpg“마……마……말을……?”

16549734510272.jpg“말.”

16549734454866.jpg“말을 할 줄 아는 여우였어?!”

16549734510272.jpg“흥. 여우는 무슨.”

이샤트가 엔리르를 손가락질하며 휙 고개를 돌려 물었다. 흡사 뱀을 봤던 그날과 비슷하게 입이 떡 벌어져 있는 것은 덤이었다.

16549734454866.jpg“공녀, 이건 뭐야?! 말을 해!”

16549734438654.jpg“이건 비밀인데. 위대한 황태녀는 비밀을 지키지?”

16549734454866.jpg“당연하지! 하르벤타의 불꽃을 걸고!”

이벨리아가 씨익 웃고는 소리 낮춰 속삭였다.

16549734438654.jpg“우리 엔리르는 용이야.”

그에 맞춰 엔리르가 숨겨두었던 날개를 펼쳤다. 작은 고개를 거만하게 살짝 치켜든 채.

16549734510272.jpg“나는 대단한 용이야. 여우 따위가 아니야.”

16549734454866.jpg“……용.”

16549734510272.jpg“용.”

16549734454866.jpg“……용님.”

터무니없긴 해도, 처음 사귄 친구의 말이니 의심할 마음도 들지 않았다. 게다가 보편적인 네발짐승에겐 없는 저 날개까지. 한편 용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니 엔리르의 기분은 제법 좋아졌다. 꼬리를 살랑대고 날개를 파닥이며 한껏 점잖게 기분을 표현하던 엔리르가 이내 자리에서 발딱 일어나 이샤트를 톡톡 쳤다.

16549734510272.jpg“바람직한 인간에겐 특별히 보여줄게. 봐봐.”

엔리르가 주둥이로 작은 브레스를 팡팡 쏘았다. 아직 성체도 아닌 몸에다가 힘도 조절하여 불꽃놀이 수준의 브레스이긴 했지만, 이샤트에게 대단한 용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16549734454866.jpg“세상에, 진짜 용님이라니!! 내가 용님을 못 알아보고 여우라고……!”

16549734510272.jpg“엣헴.”

뿌듯함에 엔리르의 털이 복슬복슬 위로 솟았다.

16549734454866.jpg“공녀, 공녀는 정령도 다루지 않나?”

16549734438654.jpg“응. 맞아.”

16549734454866.jpg“용님도 곁에 두고!”

16549734438654.jpg“응. 우리 엔리르 대단하지?”

16549734454866.jpg“혹시 그…… 그 무시무시한 기운의 마법사는 인간이 맞긴 한 건가?”

예리하긴. 이벨리아가 꿀 먹은 병아리처럼 입을 다물었다.

16549734454866.jpg“……아니 답하지 마. 더 알았다간 나 대신 공녀를 황태녀로 세워야 할 판이야.”

정령에, 용에, 인간이 아닌 마법사까지. 공녀는 대체 어떻게 되먹은 인간이기에…… 아니, 잠깐. 퍼뜩 떠오르는 생각에 이샤트가 천천히 이벨리아의 팔을 콕콕 찔렀다.

16549734454866.jpg“공녀. 공녀는 사람이 맞아……? 혹시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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