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8화. (89/94)

#88화.

강진의 입술이 지음의 입술을 집요하게 따라다녔다. 입을 벌리면 금방 자신의 입술로 그녀의 숨결을 삼켰다.

“으음.......”

그가 지음의 허리에 팔을 감아 안고 천천히 걸음을 떼어놓았고, 지음은 그가 이끄는 대로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 이내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커다란 바윗덩이들이 지음의 키보다 크게 서 있는 곳까지 밀려났다.

차가운 바윗덩이에 등을 기대고 서자 온전히 강진에게 몸을 맡길 수 있었다.

찰싹찰싹, 주위로는 잔잔한 파도 소리만 맴돌았다.

지음은 훅 끼쳐 들어오는 강진의 체취에 눈을 감았다.

이런 따뜻한 그의 손길과 달콤한 숨결을 언제까지 느낄 수 있을까.

강진이 허벅지로 지음의 다리를 벌리며 그녀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녀의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던 그가 말캉한 혀를 입 안으로 쑥 들이밀었다.

고른 치열을 훑었다가 지음의 혀를 찾아 헤맸다.

혀를 얽은 후엔 키스가 더욱 짙어졌다.

그녀를 전부 삼켜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혀뿌리를 뽑을 것처럼 아프게도 빨아들였다.

통증이 일었지만 그걸 덮을 만큼 짜릿한 감각이 온몸을 휘감았다.

가만있으려고도 했지만 저도 모르게 혀가 강진을 따라 움직였다.

거친 움직임을 좇을 수가 없어 좁은 입 안에서 둘의 혀가 엎치락뒤치락 맞부딪쳤다.

지음이 혀끝에 힘을 주고 강진의 혀를 감아보기도 하고 건드리기도 했다.

그녀의 움직임이 그에게 더욱 자극을 준 건지, 강진의 허벅지 하나가 그녀의 다리를 벌리며 들어왔다.

입술과 입술을 부딪치고 혀끼리 얽혀드는 게 뭐라고. 고작 키스 때문에 숨이 차고 아랫배가 뜨거워지는 걸까.

입천장을 두드리던 강진의 혀가 여린 입 안을 휘저었다.

꽉 맞물린 입술, 그가 혀를 움직일 때마다 틈새로 찬 공기가 들어왔고. 그게 강진의 숨결과 어우러져 정신이 혼미해졌다.

지음의 팔을 붙들고 있던 강진의 손이 움직였다.

그녀의 둥근 어깨를 쓰다듬다가 허리와 옆구리 라인을 타고 올라온 손이 옷 속에 숨겨진 가슴에 닿았다.

“읏!”

강진은 블라우스가 구겨지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봉긋한 가슴을 꽉 움켜잡았다.

“하아, ......빨고 싶다.”

“하아, 하...... 강진 씨.......”

격하게 이어가던 키스를 끝내고, 강진이 물었던 혀를 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벌어진 지음의 입술에 대고 말을 했기에 강진의 뜨거운 숨결은 고스란히 지음에게 넘어왔다. 뜨거워서 몸을 태워버릴 것만 같은 그의 숨결이.

그는 지음의 가슴을 쥔 채로 눈을 감고 신음을 흘렸다.

‘그가 날...... 원하고 있어.’

강진의 입술이 지음의 입술을 스쳐 여린 목에 닿았다.

“으응.”

자신도 고대하던 그 숨결이 닿자, 지음의 목에 소름이 돋았다.

강진이 허벅지로 지음의 다리 한쪽을 옆으로 밀면서 그녀의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 둘 풀기 시작했다.

“하아, 하. 강진 씨, 여긴.......”

지음이 주위를 둘러보며 그를 말려봤지만, 강진에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았다.

단추를 반 이상 풀어 헤친 그가 블라우스 속으로 손을 넣고 브래지어 훅을 툭 풀어버렸다.

“아......!”

강진의 입술이 그녀의 쇄골에 내려앉았다.

그러고는 곧이어 속옷에서 해방된 봉긋한 가슴 위에 입술을 붙였다.

그를 밀어내려던 지음의 팔이 스르르 떨어져 강진의 옷자락을 부여잡았다.

가슴의 말캉한 살을 핥고 입술로 물던 그가 끝에 매달린 붉은 열매를 삼켰다.

“흣!”

입술로 가슴을 크게 베어 물고 혀끝에 힘을 주어 집중적으로 젖꼭지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따뜻한 손으로는 연신 지음의 옆구리를 쓸면서.

강약이 뒤섞인 자극에 지음은 몸에 힘이 풀렸다. 자꾸 다리가 꺾여 휘청거리자, 강진이 무릎을 굽혀 허벅지 위에 그녀를 앉히다시피 했다.

그러고서도 젖무덤에 입술을 붙이고 젖꼭지를 빠는 걸 멈추지 않았다.

혀로 젖꼭지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젖무덤을 빠는 통에 등줄기로 쉴 새 없이 짜릿한 감각이 올랐다.

“하으.......”

그녀의 신음소리가 강진의 귓가로 흐르자, 그가 기다렸다는 듯 손을 내려 강진의 허벅지 위에 앉아 있는 지음의 다리 안쪽을 쓰다듬었다.

놀란 지음이 이제 와 다리를 오므리려 했지만 그의 손은 이미 그녀의 얇은 속옷 위를 문지르고 있었다.

예민한 속살이 짓눌러지는 순간부터 지음은 더는 반항할 수 없었다.

아무리 다리에 힘을 주려 해봐도 소용없었고, 저도 모르게 다리를 스르르 벌리다 경련까지 일으켰다.

그가 팬티를 옆으로 들어 올려 긴 손가락으로 소음순을 비볐다.

“흐읏, 흣. 하아.......”

지음이 힘이 드는지 강진의 어깨를 꽉 붙들었다.

소음순과 질구를 문지르며 지음의 애를 태우던 그의 손가락이 열리기 시작하는 은밀한 구멍 안으로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흐으.......”

지음은 엉덩이를 움직였다.

좀 더 강하게, 더 깊이 밀고 들어와 줬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찔꺽찔꺽 찰싹. 손가락이 젖어 드는 질 안을 가르는 소리가 파도 소리와 섞여 들렸다.

그녀가 허벅지 위에서 자꾸 들썩이자, 강진이 입을 열었다.

“......왜?”

“흐읏, 하아...... 그냥, 제발.......”

강진이 모를 리 없었다. 그녀의 움직임만으로도 지금 지음이 얼마나 달아오르고 있는지 알았으니까.

강진은 느긋하게 손가락으로 질구의 모양을 따라 그리듯 문질렀다.

“제발? 제발 뭐...... 하지 말까?”

질 입구에 살짝 손가락 끝을 넣은 채로 강진이 움직임을 멈췄다.

“하아, 하.......”

지음은 차마 그의 페니스로 넣어달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고개만 저었다.

가슴을 다 드러내고 애처롭게 그를 바라보며 할딱이는 지음을 보다가 강진이 그대로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젖가슴이 단단한 강진의 가슴에 짓눌러졌다.

벌써 젖어 든 질구에서 새어 나온 애액이 그의 허벅지를 적시기 시작했다.

“강진...... 씨.”

“사랑한다, 한지음.”

지음은 떨리는 강진의 목소리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와 살을 맞대고 품에 안기고 싶었다.

그녀가 눈을 감고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넣......어 주세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 강진이 지음의 속옷을 벗겨 그녀의 손에 쥐여주고 몸을 움직였다.

지음의 골반을 잡아 올린 그가 어느새 앞부리가 젖은 페니스를 꺼내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흐으읍......!”

몸이 공중에 들린 채 오로지 강진에게 매달려 그를 받아내야 하는 지음은 그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하아...... 다리에 힘 풀어봐.”

지음은 그의 말대로 강진의 허리를 감싸듯 휘어 감은 다리에 힘을 풀어보려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강진이 그녀의 엉덩이를 받쳐 안고 꽂아 올리듯 페니스를 질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읏...... 너무 깊.......”

단단한 그의 페니스가 내벽의 가장 예민한 곳을 찔러 올렸다.

강진이 그녀가 흐트러지는 틈을 놓치지 않고 잡은 엉덩이를 빙글빙글 돌렸다.

“하읏! 앙, 흐......!”

여리고 따뜻한 속살을 마구 헤집었다.

얼마나 크고 단단한지 움직일 때마다 안쪽을 짓누르며 저릿한 쾌감을 일으켰다.

지음은 점점 더 세게 강진의 목을 끌어안았다.

이미 벌어진 다리 사이, 흥분한 질 안쪽에서는 투명한 액체가 페니스가 빠져나올 때 함께 새어 나왔다.

강진이 그녀의 몸을 올렸다가 내리면서 페니스를 꽂아 올리자 지음의 여린 허벅지가 파들거렸다.

“앙! 흐읏, 아아!”

“그렇게...... 하아, 소리 지르면 다 들을 텐데.”

“흐읍......!”

놀리는 듯한 강진의 말에 지음이 입술을 앙다물자, 강진이 그녀의 입술을 삼켜버렸다.

그러면서도 쉬지 않고 팔을 움직여 지음의 몸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페니스가 찔러대는 곳은 하필 G-스폿이고 옷에 쓸려 클리토리스는 이미 터질 듯 부풀었다.

“하으읏, 강진...... 흣! 너무 빨...... 흡!”

그녀가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숨을 몰아쉬자, 강진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어떻게 그녀의 몸을 번쩍 들어 안은 채로 이토록 허리를 강하게 움직일 수 있는 걸까.

안에 꽉 차게 들어선 페니스가 꿈틀거렸고, 지음 역시 점점 그 리듬에 맞춰 엉덩이에 힘을 주었다.

“하앗, 아 아! 강진...... 흐으응!”

“지음아, 지음아.......”

“너무...... 흡, 너무, 아!”

강진은 저를 끌어당기며 엉덩이를 움직이는 지음이 사랑스러워 미칠 것만 같았다.

짓눌리는 가슴팍에선 어느새 땀이 흘러내렸고, 그녀의 그곳에선 아까부터 미끈한 물이 질질 새어 나왔다.

평소보다 새된 목소리에 아플까 봐 걱정이 된 그가 움직임을 멈추고 헐떡이는 지음에게 물었다.

“하아, 아파?”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마구 저으며 엉덩이를 움찔거렸다.

“멈추지...... 하아, 말아요.”

지음의 말에 강진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도 자신을 원하고 있었다. 이 작은 몸뚱이로 강진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강진은 꿈틀거리는 페니스를 깊이 박아 올렸다가 지음의 몸을 들어 밖으로 빼냈다.

그녀의 질구가 귀두 끝을 조이는가 싶을 만큼 밖으로 페니스를 빼내던 강진이 그녀의 골반을 잡고 도로 내려 앉혔다.

“흣!”

페니스가 밖으로 빠져나오기 직전까지 빼냈다가 깊숙이 파고들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자, 지음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미칠 것 같았다. 어느새 허벅지를 마구 조이며 그의 몸을 끌어안았다.

더욱더 깊숙이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앙! 아흣! 흡, 흐으읏!”

이곳이 밖이라는 것도 잊고, 파도를 몰고 오는 바다가 튀어 오른 젖가슴을 보고 있다는 것도 잊고.

지음은 신음을 내지르며 절정을 향해 달렸다.

그녀의 변화를 다 알아챈 듯 강진이 질벽의 그곳을 사정없이 비비며 찍어 올렸다.

한 번씩 찍어 올릴 때마다 요의가 차올라, 지음이 강진의 셔츠를 마구 쥐어뜯으며 다리를 버둥거렸다.

“하으읏, 가, 강진 씨! 아, 안 돼요! 하앗, 읏! 아아아!”

결국 지음은 파도가 치는 바닷가에서 강진에게 안겨 울음을 터트렸다.

“아아!”

눈을 꼭 감은 채 허리를 뒤로 한껏 휘었다가 그의 몸을 붙잡고 부들부들 떨었다.

강진은 페니스를 몸 안에 넣은 채로 지음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그녀를 달랬다.

“쉬이...... 괜찮아.”

“하아, 하.......”

지음은 강진을 끌어안은 채 격한 숨을 내뱉었다.

‘괜찮아, 괜찮아.’

그의 목소리에 왈칵 눈물이 솟았다.

그래, 다 괜찮아. 아무도 지음에게 해주지 않았던 말.

지음은 이제야 모든 걸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세상 풍파 모진 바람에 홀로 맞서 서 있던 그녀의 곁에 강진이 손을 잡고 있어 주는 듯한.

‘이별을 앞둔 지금에서야.......’

꼭 감은 지음의 눈에서 소리 없이 눈물이 맺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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