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8화. (79/94)

#78화.

강진은 귀두 끝을 흠뻑 젖어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질구에 대고 문지르기 시작했다.

잡았던 손을 놓아 준 그가 이번엔 지음의 한쪽 다리를 잡고 위로 들어 올렸다.

평소 유연해서 다리가 잘 벌어지는 편에 속한 그녀의 매끈한 다리 한쪽이 강진의 어깨에 얹혔다.

그러고 나서 강진은 바로 페니스를 질 안으로 밀어 넣었다.

흠뻑 젖은 데다 이미 얕은 오르가슴에 도달했던 지음의 그곳은 강진의 물건을 오물오물 삼키려 움직였고, 그 바람에 페니스가 빨려 들어갔다.

“흐으읍!”

그랬음에도 그 크기와 두께 때문에 지음은 매번 그랬듯 찌릿한 통증이 일어서 신음을 뱉었다.

물론 지음의 좁은 구멍 안으로 완전히 들어간 이후엔 그나마 있던 통증은 씻은 듯 사라지고 희열감이 서서히 차올랐다.

다리를 들어 올린 탓일까.

깊어진 페니스 때문에 질 내벽이 자극받는 느낌이 선명했다.

그가 서서히 속도를 올리자, 페니스가 내벽을 한 번씩 치받을 때마다 숨이 턱턱 막혔다.

“하읏! 읏!”

거기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까슬까슬한 음모가 통통하게 부푼 클리토리스에 간헐적으로 부딪쳐왔다.

머릿속까지 땀이 차올라서 지음은 침대를 덮어놓은 얇은 이불보를 붙잡으며 어떻게든 버텼다.

그가 평소보다 강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몸을 붙여왔다.

아직도 그의 어깨에 얹혀 있는 다리 때문에 구멍이 찢어질 듯 벌어지며 강진의 페니스가 내벽 끝까지 들어왔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혀 있는 걸 보고 강진은 더욱 빠르고 강하게 움직였다.

“흐! 읍! 아아!”

금방이라도 절정에 오를 것처럼 지음의 몸이 경련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까무러칠 듯한 쾌감이 전신을 휘어 감았다. 그가 단 한 번만 강하게 찔러 올리면 오르가슴에 도달할 것 같아 지음이 입술을 꽉 물고 허리를 튕기는데 아래가 허전해졌다.

“하......!”

그가 돌연 페니스를 쑥 빼고 지음의 다리를 내려주는 게 아닌가.

지음은 간신히 눈을 뜨고 아쉬움 때문에 숨을 몰아쉬었다.

“왜......?”

저도 모르게 왜 그만두었냐고 말하려던 걸 간신히 눌러 참았지만, 주책맞은 입술이 갈망을 채 숨기지 못하고 말을 내뱉고 말았다.

강진은 그녀의 다리를 다소곳이 모으고 그의 다리를 벌려 결박하듯 안아서 위쪽에 놓인 쿠션을 집어 들었다.

“그렇게 아쉬워할 거 없어.”

그러더니 지음의 엉덩이를 살짝 치켜들고 그 아래에 쿠션을 깔았다.

그녀의 몸이, 그 은밀한 곳이 위로 들어 올려졌다.

물론 쿠션 자체가 그리 두툼하지 않았기에 허리가 아플 정도로 몸이 치켜 올라가진 않았지만, 부끄럽고 민망하기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세였다.

지음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자세였지만, 쾌락에 취해있던 그녀는 매우 변태적인 자세도 아닌데 뭐 어때, 라고 멍하니 생각했다.

지음을 침대에 붙여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몸을 누른 강진이 무릎을 세우고 그의 위에서 고양이자세를 취했다.

그 후엔 딱 붙은 지음의 다리 사이로 길고 단단한 페니스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아.......”

뭔가, 이전과는 삽입할 때부터 느낌이 달랐다.

물론 지음의 G-스폿 위치가 앞쪽에 있기에 몸이 쳐들린 상태에서 관계를 맺으면 자극이 좀 더 강하긴 했다.

‘하지만 이토록 저릿한 느낌이 처음부터 심하게 일지 않았는데.......’

바로 다음 순간 지음은 왜 그렇게 안일한 생각을 했던 걸까, 후회하며 지금까지 중에 가장 큰 소리로 울며 사정을 해야 했다.

“하읍! 하윽!”

그가 질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허리를 강하게 움직이며 페니스를 뺐다가 꽂기를 반복했다.

문제는 강진이 몸을 지음에게 점점 더 붙여온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자연적으로 지음의 주름진 질 내벽과 클리토리스까지 자극이 가해졌다.

몸을 비틀어 보려 해도 다리 양쪽에 자리한 강진의 허벅지가 얼마나 단단히 버티는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지음이라는 악기를 어떻게 연주해야 소리가 곧고 길게 뻗어나가는지 아는 것 같았다.

“흐으! 흣....... 아아...... 강진...... 흐윽!”

쩔걱쩔걱, 삐걱 삐그덕.

아래에선 지음의 몸에서 그녀를 지키려고 내뱉는 애액 때문에 줄곧 야한 소리가 났고, 둘의 몸짓 때문에 간이침대도 죽어라 소리를 질러댔다.

지음의 다 구겨지고 땀에 전 블라우스로 그의 날렵한 턱을 타고 땀이 뚝뚝 떨어져 내렸다.

지음은 고개를 치켜들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도, 강진도 알고 있었다. 지금 지음의 상태는 오르가슴에 종이 한 장 차이로 도달해 있다는 걸.

강진 역시 한껏 찡그린 채로 제 밑에서 신음 섞인 눈물을 흘리는 지음을 보고 있자니 사정감이 치솟았다.

안 그래도 좁은 그녀의 몸인데 다리를 붙여 놓으니 파고들 때도, 페니스를 빼는 순간에도 조이는 듯한 자극이 가해졌다.

그가 마지막으로 지음을 끌어안듯 몸을 밀착시키고 엉덩이를 들었다가 강하고 깊게, 다신 없을 몸짓으로 지음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흑! 하으으......! 흡!”

“후.......”

파정.

둘은 꼭 끌어안은 채 절정에 올랐다.

지음은 강진의 팔과 다리 사이에서 크게 한 번 떨다가 잔떨림을 일으켰다.

강진의 셔츠에 닿은 그녀의 입술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흐으읍......! 흑.......”

“하아...... 한지음.”

강진은 처음으로 가슴 한구석이 꽉 차오르는 것처럼 희열이 느껴졌다.

남자의 사정이야 다 아는 것처럼 한 번 폭발해 버리면 끝이지만, 이토록 누군가를 안고 여운이 남는 섹스를 한 건 처음이었다.

눈을 내리깔고 긴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색색 숨을 몰아쉬는 지음을 보던 강진이 그녀의 이마와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던 손을 내려 말려 올라간 치마 밑, 이젠 허벅지까지 다 젖어버린 고운 속살로 손을 가져갔다.

“으음.......”

방금까지 서로 쾌락의 산을 등정했지만 강진의 손가락이 퉁퉁 부은 소음순과 클리토리스를 건드리자, 그녀가 반사적으로 신음을 뱉으며 꿈틀거렸다.

손에 닿는 그 보드라운 감촉이 강진을 또 흥분하게 만들었다.

“흣...... 강......진 씨?”

잠이라도 빠져들 것처럼 눈을 감고 후희를 느끼던 지음은 안에서 부푸는 그의 페니스 때문에 흠칫 놀랐다.

몸을 일으켜 보려던 지음이었지만 그 위에 강진이 올라타 있는데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쉬잇....... 이벤트라니까.......”

그의 목소리가 욕망에 꽉 잠겨 있었다.

벌써 지음은 여러 차례 절정에 올랐는데, 방금 전엔 그 역시도 그랬는데.......

왜 아래로 느껴지는 페니스는 마치 처음인 것처럼 단단해져서 움직이고 있는 걸까.

그리고 왜.......

‘나는 또 숨이 가빠오는 걸까.......’

“하으읏.......”

그가 손가락에 흥건히 젖은 애액을 묻혀 클리토리스 주변을 빙글빙글 돌렸다.

절정에 도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는 온몸이 예민한 상태였다. 하물며 여자의 인체에서 가장 예민하도록 신경세포를 많이 가지고 있는 그곳은 오죽할까.

지음은 눈물을 매달고 있는 힘껏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그녀의 안쪽에서는 무언가 싼 것처럼 묘한 느낌이 일고 있었고, 그게 여자들이 하는 사정이라는 건 강진과의 섹스를 통해 지음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의 쾌락은 느낄 수 없을 것 같았다.

“아아, 이제 그......만.”

하지만 오늘의 섹스에서 더는 느낄 수 없을 거라는 지음의 예상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흡......!”

그가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자, 안에 들어가 있는 페니스가 춤을 추듯 내벽을 건드렸다.

특히 주름진 그곳을.

게다가 강진의 부드러운 손가락이 애액을 묻혀 소음순과 페니스가 들락날락하는 질구를 살살 문질러왔다.

지음의 허리가 들썩이는 게 느껴지고, 숨이 차서 헐떡이는 것처럼 보이자 이번엔 클리토리스까지 문질러왔다.

“하아악! 흐읏......!”

그의 손가락이 클리토리스 주변을 쓰다듬다가 톡 쳐올리자, 지음은 자지러질듯한 신음 소리를 내며 다리를 버둥거렸다.

“흐응......! 흐읏! 강진...... 씨, 너무......하읏! 강....... 아아!”

온몸에 소름이 돋고 전율이 올랐다.

등줄기를 타고 오른 찌릿함이 목과 머리까지,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까지 관통했다.

느낌이 이상했다. 이러다 정신이 나가버리거나 죽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흐으읏, 제......발......!”

너무 무섭게 몰아치는 쾌감 때문에 그 끝에 찌릿한 통증이 동반되기까지 했다.

다리를 벌리고 싶었다.

지금 그의 허벅지 사이에 들어가 있는, 그래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다리를. 있는 대로 벌리고 그를 받아들이고 싶기도 했고. 여기서 그만 놓아주었으면 하는 양가감정이 들었다.

그러나 결정은 강진의 몫인 것처럼 그는 지음의 말을 모른 척하고, 아니 오히려 허리를 더욱더 거세게 움직였다.

찔꺽, 척척!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액체 때문에 아래에선 연신 야릇한 소리가 났고, 그 흉포한 페니스는 하얀 거품을 내며 모습을 반쯤 드러내며 나왔다가 자취도 없이 지음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흐윽!”

강진의 손가락은 춤을 추듯 지음의 여린 살갗을 짓누르며 유린하고 또 유린했다.

지음의 두 팔은 쭉 뻗으며 허공에서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 허우적거렸고, 다리와 몸을 짓눌린 채 엉덩이는 애처롭게 들썩였다.

“하으윽! 흐읍!

그러다 강진이 페니스를 꽂아 놓은 채로 그녀의 골반을 잡아당기며 전에 없을 속도로 빠르게 허리를 놀리자, 그녀가 새된 비명을 지르며 격렬하게 경련했다.

“흐으으응.......”

“하아.......”

이내 안쪽에 뜨거운 기운을 느끼며 지음은 그대로 축 늘어졌다.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강진의 얼굴이 어떤지 보지도 못한 채로.......

강진은 그녀의 잔떨림마저 사라질 때까지 지음을 꼭 안아주었고. 귓가에 속삭였다, 마치 자장가처럼.

“한지음. ......해.”

‘뭐라고...... 하는 걸까.’

지음은 늘어지는 눈꺼풀 때문에, 혼미한 정신 때문에 그 부드럽고도 짙은 목소리를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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