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화.
그의 입술이 내려앉는 곳마다 열꽃이 피었다.
“아.......”
몸이 달아서 어쩔 줄 모르고, 지음은 이곳이 작업실이라는 것도 잊은 채 고개를 뒤로 젖히며 신음을 뱉었다.
강진이 움찔거리는 그녀의 목덜미에 이를 세우고 치아로 살살 지음의 여린 피부를 긁었다.
지음이 손을 올려 저지하듯 그의 옷자락을 부여잡았다.
“......여긴 아무도 모르는 곳이야, 당신과 나 말고는. 그러니까 긴장 풀어.”
그리고 거짓말처럼, 강진의 그 말에 지음은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그러자 고풍스러우면서도 낯선 이곳이 익숙한 장소처럼 느껴졌다.
그녀의 몸에 힘이 풀리는 것처럼 보이자, 강진이 지음을 안고 널찍한 책상 위에 앉혔다.
그러고는 매끈한 지음의 허벅지를 감추고 있는 치마를 들쳤다.
“앗!”
놀란 지음이 치마를 내려보려 했지만 강진은 그것까진 허락하지 않았다.
그의 두 손이 치마 안으로 들어가 순식간에 속치마를 벗겨버렸다.
“다리 벌려봐.”
“네? 여...... 여기서요?”
놀란 지음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지만, 강진의 눈빛은 진심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이라면 상관없다는 얘기야? 괜찮으니까 벌려봐. 오늘은 당신을 위해 준비한 이벤트니까.”
이곳, 작업실은 확실히 이벤트가 맞지만.......
지음의 이벤트 목록엔 이런 건 없었다, 그의 눈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 제 모습 같은 건.
‘더구나 강진 씨는 슈트 차림인데, 난.......’
하지만 그와의 섹스가 얼마나 자신을 황홀하게 몰고 가는지 알기에 기대를 하지 않을 순 없었다.
지음은 깊어지는 강진의 눈매를 보며 스르르 다리를 벌렸다.
강진은 그녀의 앞에 자리를 잡고 손가락으로 얇은 팬티 위를 덧그리듯 문지르기 시작했다.
“으읏.......”
속옷 안에 누워있던 소음순이 문질러지며 등줄기로 찌릿한 전류가 흘렀다.
지음의 허벅지 안쪽이 파들거리며 다리가 오므라들려고 하자, 강진이 한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붙잡아 벌렸다.
“그냥 느껴봐.”
결국 지음은 두 팔을 뻗어 테이블을 붙잡고 입술을 악물었다.
문질문질 한참을 움직이던 강진이 이미 젖어서 투명하게 되어버린 팬티를 한쪽으로 치우는 게 아닌가.
“아......!”
그나마 그곳을 가리고 있던 얇은 천 조각이 사라지자 서늘한 바람이 여린 속살에 닿았다.
“느껴져? 이미 젖었거든, 아주 흠뻑.”
강진이 살짝 짓궂게 말하고 긴 손가락으로 소음순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으흣!”
지음은 차라리 팬티를 벗겨주었으면 하고 생각했다.
강진의 손가락이 젖어 드는 질구를 문지르는데 팬티 라인이 자꾸 클리토리스와 소음순을 건드리고 있어서, 더욱 힘이 들었다.
그녀가 불규칙한 자극에 허리를 심하게 뒤틀며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왜, 아파?”
“그게 아니라.......”
잠시 움직이던 손가락을 멈추고 그녀를 보았는데 지음이 숨을 색색 내뱉고 부끄러워하는 게 아닌가.
“벗......고 싶어요.”
“어떡하지, 한지음. 오늘따라 당신이 예뻐서.......”
미치겠어.
지음이 두 눈을 꼭 감고 말하자, 강진이 빙그레 웃으며 그녀의 속옷을 벗겨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이젠 거리낄 게 없다는 듯 강진이 얼른 손가락을 질구에 대고 조금씩 힘을 주어 밀었다.
“아아.......”
안쪽, 너무 깊어서 느낌마저 흐릿해지고 있는 지음의 질구 안으로 강진의 손가락이 천천히 들어왔다.
그가 마치 구멍을 벌리기라도 하듯 둥글게 원을 그려 돌리며 손가락 하나를 더 밀어 넣었다.
“흣!”
다리를 오므릴 수도 없고 그의 시선을 피해 도망칠 곳도 없었다.
그는 앞을 가로막았던 속옷이 사라지자, 신이 나서 내벽을 꾹꾹 누르며 자극하기도 하고 넣었다 빼냈다 마음껏 건드렸다.
이미 여러 번의 경험으로 그녀가 어디에 취약한지 알고 있었다.
강진이 가장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앞쪽에 위치한, 주름진 G-스폿에 가장 가까운 곳을 반복적으로 자극하자 지음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하앗! 흐으윽!”
어느새 테이블을 짚었던 손으로 강진의 어깨를 움켜잡고 눈은 반쯤 감은 채로 신음을 흘려대고 있었다.
핑크빛으로 동그랗게 맺혀 제 모습을 드러내는 클리토리스에도 애액이 묻어 반짝거렸다.
강진은 알고 있었다, 저 클리토리스를 손가락으로 건드려 문지르기만 해도 지음이 금방 환락의 세계로 오를 거라는 걸.
절정에 올라 흐느끼며 우는 걸 보고 싶기도 했지만 손가락으로 보내 버리는 건 어쩐지 아쉬울 것 같았다.
잠시 후에 있을 결합을 위해 손가락을 휘저으며 안을 마음껏 넓히던 그가 손가락을 쑥 빼 버렸다.
절정의 거의 초입까지 올랐던 지음이 숨을 헉헉 내쉬었다.
‘눈을...... 뜨지 말걸.’
이제 끝인가 싶어 감고 있던 눈을 스르르 떠올린 지음은 고운 눈썹을 휘며 얼굴을 찡그렸다.
강진이 두 팔로 지음의 허벅지 안쪽을 잡아 벌리고 애액이 흥건하게 흐르는 그곳으로 머리를 집어넣는 게 그녀의 시야에 가득 들어왔다.
“강진, 강진 씨! 하윽! 아!”
다급히 그의 머리를 밀어보려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그의 이름을 채 내뱉기도 전에 강진의 혀가 질구에, 쓸데없이 우뚝한 그의 코가 클리토리스에 닿아 버렸다.
지음은 순간 팔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 듯한 몽롱한 기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가 혀끝에 힘을 주고 벌어지는 질구를 문질러댔다.
뿐인가, 입술...... 그 뜨거운 입술이 자꾸 여린 살에 붙었다 떨어졌다 하며 전신을 휘감는 쾌락을 선사하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지음은 손을 뻗어 그의 부드러운 머리칼 속에 손가락을 넣고 잡았다.
그러다 결국 강진이 질구 끝에서부터 클리토리스까지 삼키듯 입 안에 넣고 혀로 핥아 올리자, 지음은 눈앞에서 별빛이 반짝반짝 흩어지는 게 보였다.
꼭 별을 따 달라던 그의 농담을 현실로 만들어 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하읏! 아아아......!”
급하게 절정에 오른 지음이 다리를 쭉 뻗고 몸을 한껏 움츠렸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경련하는 통에 테이블에서 덜커덕덜커덕 소리가 들렸다.
강진은 그녀가 마음껏 절정에 오르도록 머리카락을 붙잡힌 채로 안에서 폭발적으로 수축하고 있을 여린 살의 입구를 핥았다.
“하아, 하....... 하아.......”
몸의 잔떨림이 잦아들자 지음은 그제야 제가 어떤 꼴인지 깨닫고 배까지 걷어 올려진 치마를 내려보려 했지만, 강진이 한발 빨랐다.
그가 이번엔 지음을 번쩍 안아 들었다.
허벅지까지 젖게 만든 매끈한 애액이 지음을 안아 든 강진의 팔에 묻는 게 느껴지자 수치심에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강진은 신경 쓰지 않고 지음을 그대로 간이침대에 눕혔다.
그러고는 지음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슈트를 벗고, 드로어즈만 입은 채 침대 위로 올라갔다.
집에 있는 것처럼 튼튼할 리 없는 간이침대는 강진의 몸까지 받아내기 버거운지 더욱 요란한 소리를 냈다.
“강진 씨.......”
“걱정 마. 당신이 할 일은 나한테 집중하는 거야.”
강진이 간이침대를 붙잡으려다 허공을 배회하는 그녀의 손을 드로어즈 앞에 댔다.
지음은 매번 느끼는 거지만 그 크기와 강도에 놀라 눈을 빠르게 깜빡거렸다.
강진의 손이 지음의 손을 잡은 채로 드로어즈 앞에 툭 불거진, 마치 양각의 문양처럼 새겨지듯 젖어 드는 그의 물건을 위아래로 문질렀다.
으음. 단단히 다문 그의 잇새로 짙은 신음이 새어 나오자, 지음은 짜릿한 쾌감이 느껴졌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작은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 뜨거운 열기에 정신없이 젖어 드는 페니스를 만지는데 주위가 조용해져서 고개를 들어보았다.
강진이 양팔로 지음을 가둔 채 흥미롭다는 듯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
‘언제 그가 손을 뗀 걸까.’
당황한 지음이 손을 떼자, 강진이 드로어즈를 벗어던지고 그녀의 손에 도로 페니스를 쥐여주었다.
이번엔 진짜를.......
핏줄이 툭툭 불거지고 꿈틀거리는 진짜 물건을.
꿀꺽. 지음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 귀두 끝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끈적한 액체가 온 손에 묻든 말든, 천천히 그의 물건을 만졌다.
창피한 생각은 어느샌가 멀리 사라지고 흥분감이 고조됐다.
그녀는 애무를 당하는 것도 아니고 옷을 벗지도 않은 채, 누워 다리만 벌리고 있는 것뿐인데.
이런 것도 애무라고 할 수 있다면 하는 쪽은 오히려 지음이 아닌가.
‘그런데 왜......?’
그런 생각도 잠시 지음은 끄응, 괴로운 듯 아까보다 더 짙은 신음을 흘리며 얼굴을 찡그리는 강진을 보고 멈칫했다.
“하아...... 그렇게 말고, 이런 식으로.......”
강진이 지음의 손을 잡고 터질 듯 부푼 페니스를 움켜잡았다.
손바닥에 잡힌 단단한 물건이 꿈틀거렸고 놀란 지음이 그를 올려다봤다.
“이 녀석은...... 내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지음의 반응이 귀엽다는 듯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은 강진이 지음의 손으로 잡은 페니스를 위아래로 훑었다.
빠르게 움직일수록 그의 붉은 귀두 끝에선 끈적거리는 액체가 새어 나왔다.
홀린 것처럼 보던 지음은 제가 숨을 헉헉 몰아쉬고 있다는 걸 느꼈다.
강진이 손을 떼었지만 지음은 무언가에 홀린 듯 멈추지 않고 페니스를 애무했다.
두 손으로 붙잡고 그가 알려준 대로 위아래로 훑기도 하다가 미끈한 액체를 손바닥에 묻혀 귀두를 문질거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강진의 입에선 뜨거운 신음이 쏟아졌고, 지음은 그 소리가 듣기에 좋았다.
“하아...... 그렇게 부드럽게 건드려서야 원.”
그렇게 말한 강진이 지음의 양손을 위로 올려 잡고, 허벅지로 그녀의 다리를 벌리며 들어왔다.
“아......!”
아쉽다는 표정을 짓자, 그가 지음의 이마와 눈두덩에 입을 맞췄다.
“오늘 이벤트는 날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 거니까. 이제부터 시작이야.”
강진의 눈동자가 번뜩였다, 마치 먹잇감을 앞에 둔 포식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