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4화. (75/94)

#74화.

그의 품에 안긴 지음은 기대감 때문에 제 몸이 비에 젖었다는 것도 잊고 강진의 목을 끌어안았다.

욕실 안으로 들어가자, 강진이 그녀를 샤워부스 안에 세웠다.

그녀의 어깨에 따뜻한 물이 떨어지도록 샤워기를 틀었다.

“밖에서 떨었을 테니까 몸 좀 녹이고 있어, 젖은 그 옷도 다 벗고.”

“네?”

어리둥절한 지음을 뒤로 하고 강진이 남은 그의 옷을 훌훌 벗고 욕조로 향했다.

그는 욕조에 물을 받으며 입욕제로 보이는 꽃잎을 몇 개 툭툭 떨어뜨렸다.

지음은 그가 하는 양을 보면서도 무슨 뜻인지 몰라 멀뚱히 서 있었다.

욕조의 온도를 체크하던 강진이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이리....... 아직도 안 벗었어?”

“아.......”

강진의 말에 그제야 지음은 옷을 벗고 함께 욕조 안으로 들어가자는 뜻이라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그의 앞에서 옷을 벗고 눕는 것도 부끄러운데 어떻게 벗고 다가오라는 건지.

지음이 머뭇거리자, 강진은 직접 샤워부스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를 흠뻑 젖게 만든 샤워기의 물을 잠그고 단추가 반쯤 풀려 있는 지음의 옷에 손을 댔다.

“이렇게 젖은 옷 입고 있으면 감기 걸려.”

강진이 그녀의 겉옷을 차례차례 벗겨버렸다.

그의 손이 속옷 사이 가슴을 살며시 쥐고 젖꼭지를 간질였다.

“으응.......”

대번 지음의 몸이 풀어지며 신음성이 새어 나왔다.

다리에 힘을 주어 버티고 서 있고 싶었지만, 그건 그저 지음의 바람일 뿐. 강진은 별말도 없이 지음의 몸에 강진의 몸을 붙여왔다.

그러고 다시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던 브래지어와 팬티마저 벗겨버렸다.

“강진 씨.......”

“나는 상관없지만, 이대로도.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줄게.”

강진은 그녈 위해 이 정도쯤은 해줄 수 있다고, 씻는 동안은 참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놓고 지음이 서 있는 물줄기 속으로 들어오며 몸을 붙였다.

가슴을 주무르던 손이 지음의 옆구리를 쓸고 더 아래로 내려왔다.

“가, 강진......!”

놀란 지음의 그의 손목을 붙잡았지만 그는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파고들어 준비되지 않은 여린 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씻고 싶다며.”

귓바퀴를 돌아 떨어지는 그의 목소리가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맞물려 묘하게 매혹적이었다.

지음은 아래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감각에 다리를 허청거리며 강진의 팔을 붙잡았다.

부끄러운 생각에 이를 악물었지만 그의 손길을 아는 몸까지 통제할 순 없었다.

“하읏.......”

그의 긴 손가락이 길고 좁은 틈새를 파고들었다.

위아래로 문지르며 지음의 감각을 깨우던 손가락 하나가 열리기 시작하는 그녀의 안쪽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어디 물러날 곳도 없이 그에게 몸을 맡긴 지음의 몸이 뜨거워졌다.

그러는 사이 지음도, 강진도 쏟아지는 물방울에 흠뻑 젖어버렸다.

찔꺽.

언제부턴가 지음의 그곳에서 야릇하고 질척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다...... 젖었네?”

지음이 대답할 정신도 없이 힘들어 보였는지 강진이 그녀를 들어 안아 올렸다.

지음은 강진의 목에 팔을 두르고 다리를 벌려 그의 엉덩이를 감쌌다.

그녀를 한쪽 팔로 안아 들었는데도 여린 속살을 쿡쿡 누르는 강진의 손길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

오히려 그가 지음의 안에서 흐르는 끈적한 애액을 묻혀 클리토리스를 자극하자, 지음은 당장이라도 절정에 오를 것만 같았다.

그에게 한껏 매달린 채 다리를 벌린 이상한 자세로 가 버릴 순 없었다.

하지만 싫다고 해서 제 의지대로 멈출 수 있는 자극이 아니었다.

쿨쩍, 찔꺽.

“하응...... 읏!”

그의 손가락이 점점 빨라졌다.

그가 지음을 안은 채로 샤워부스를 나가는 바람에 강진의 움직임과 손가락의 움직임이 묘하게 어긋났다.

불규칙한 리듬으로 아래를 문질러내는 통에 지음은 눈을 감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모든 감각이 아래로 쏠렸다. 그녀의 클리토리스가 건드리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

강진이 입꼬리에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였고, 결국 지음은 그에게 안긴 채로 얕은 절정에 올랐다.

“아아......! 흣!”

그녀가 손가락을 머금은 채로 몸을 흔들었다.

혼자만, 그것도 손가락만으로 절정에 이른 게 부끄러워 지음은 강진을 마주 볼 수 없었다.

다행히 그는 손가락을 뺀 채 욕조로 향했다.

어느새 욕조 안엔 물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입욕제가 무슨 향인진 모르지만 은은한 꽃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그가 지음을 안아 든 채로 넓은 욕조 안으로 들어가자 따뜻한 물이 기분 좋게 몸을 건드렸다.

지음의 가슴께에서 물이 찰랑거리는데 강진이 그녀를 떼어놓았다.

“이렇게 안겨있는 걸 좋아하는 줄은 몰랐네.”

“아, 그게 아니라.......”

지음이 얼른 몸을 일으켜 벗어나려는데 강진이 그녀의 엉덩이를 붙들었다.

욕조 끝에 편하게 기대앉은 강진이 다리를 내리고 단단한 허벅지 위에 지음을 앉혔다.

맨살이 닿는 느낌이 묘하게 자극적이었다. 더구나 물 때문에 촉감은 더욱 미끈했고, 움직임 때문에 일렁이는 물의 경계선이 지음의 젖꼭지를 건드렸다.

마주 보고 앉아 지음의 얼굴을, 가슴을, 배를...... 그 아래를 바라보는 강진의 시선이 너무도 강렬해서 지음이 고개를 살짝 돌리고 숨을 몰아쉬었다.

“보지...... 말아요.”

강진이 손으로 지음의 가슴을 움켜쥐고 손가락 사이에 젖꼭지를 끼웠다.

“그건 해줄 수가 없겠는데.”

“읏.......”

방금 전까지 얕은 절정에 올랐으면서도 또다시 반응하는 게 너무 부끄러웠지만, 강진은 신경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찰랑찰랑.

그가 젖가슴을 주무르는 통에 그의 손에 잡히지 않은 젖꼭지엔 일렁이는 물이 와 닿았고, 그녀의 은밀한 곳은 자꾸 강진의 허벅지에 비벼졌다.

젖꼭지를 비틀자 찌릿한 쾌감에 놀란 지음이 몸을 움찔 흔들었다. 그러느라 벌어진 여린 질구가 강진의 솟은 페니스 뒤에 닿았다.

얼른 뒤로 물러나려고 지음이 엉덩이를 빼 보았지만 다음 순간 강진의 손이 그녀의 골반을 붙잡았다. 그가 무릎을 세우자 지음의 몸이 스르르 내려가 강진의 몸에 밀착됐다.

“아......!”

가슴이 그의 턱에 닿자, 놀란 그녀가 몸을 세워 보려 했지만 이미 강진의 가슴과 팔이 그녀를 가두었고. 그녀의 소음순과 클리토리스가 그의 허벅지와 페니스에 닿아 버렸다.

그 상태에서 강진이 지음의 엉덩이를 잡고 그녀의 몸을 느른하게 비비기 시작했다.

“하아...... 흐.......”

이미 지음은 한 번 절정에 올랐기에 자극에 예민한 상태였다.

게다가 물의 압력이 온몸을 주무르는 데다 허벅지며 가슴이며, 거기다 질구의 여린 살갗까지 강진의 몸에 문질러지고 있었다.

지음이 헉헉 숨을 몰아쉬고 흐늘거리자, 이번엔 그가 지음의 골반을 꽉 붙든 채로 들어 올렸다.

간신히 숨을 몰아쉬던 지음이 정신 차릴 틈도 주지 않고 페니스 끝에 대고 그대로 내려 앉혀 버렸다.

“아아......!”

아래가 꽉 차오르는 느낌. 꼭 감은 지음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강진의 몸을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데, 그가 지음의 몸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흡, 흐읍!”

좀 전까지 문지르던 자극은 아주 부드럽고 느릿했다면, 이번엔 달랐다.

찰랑찰랑. 쿨쩍, 쿡쿡.

미친 듯 흔들리던 물이 욕조를 넘어 넘쳐흐르고, 페니스와 맞닿은 곳에선 야한 소리가 연신 흘렀다.

지음의 몸으로 방아를 찧는 것처럼 사정없이 움직였다.

“하으...... 처, 천천히!”

그녀의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강진은 오히려 그때까지 가만있던 그의 골반을 쳐올리기 시작했다.

“흡! 하윽!”

그 바람에 그의 페니스가 아랫배 깊숙이 들어왔다.

물 안에 있다고 해서 통증이 감소 되는 건 아니었다.

다리를 한껏 벌리지 못한 채로 그의 어마어마한 페니스를 받아들이려니 아릿한 통증 때문에 숨쉬기가 버거웠다. 욕실 안엔 자욱한 수증기 때문인지 더욱 그랬다.

겨우 움직임에 익숙해져 갈 때쯤, 강진이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빠르게 몇 번을 쳐올리다가 느릿하게 엉덩이를 돌리고, 지음의 몸이 수축하는가 싶으면 또 빠르게 움직였다.

“으읏! 하읏.......”

그녀가 내뱉는 날카로운 신음 끝에 점점 쾌감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러자 강진이 지음의 입술에 키스를 시작했다.

신음이 새어 나오는 입술을 입에 물고 혀로 그녀의 입 안을 휘저었다, 아래와 마찬가지로.

질 안을 여기저기 찔러 올리던 강진이 지음의 숨이 뜨겁게 가빠지자, 몸을 더욱 밀착시켰다.

통통하게 부어올랐을 클리토리스가 그의 음모에 문질러지고, 견디기 어려운 자극에 지음은 정신을 놓아버릴 것만 같았다.

“으읍......!”

그가 입을 맞대고 있으니 제대로 신음을 뱉을 수도 없었다.

아래를 휘젓는 성난 페니스처럼 그의 혀 역시 지음의 입 안에서 사납게 움직였다.

강진과 지음의 품 안에 가둬진 물은 연신 요란하게 요동을 쳤고, 그에 따라 지음 역시도 쾌락에 잠겨가기 시작했다.

점점 숨이 차올라 몸을 흔들던 지음이 갑자기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부르르 몸을 떨며 다리를 쭉 뻗었다.

“흐윽! 읏! 하아앙!”

강진의 입술에서 벗어난 그녀가 허리를 튕기며 소리를 내질렀다.

먼저 절정에 다다른 지음이 몸을 바들바들 떨며 강진의 어깨를 꽉 붙잡았다.

눈을 꼭 감고 머리를 한껏 뒤로 젖힌 채 짐승처럼 울었다.

“흐읍......!”

강진은 그녀의 떨림이 잦아들 때까지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뭉근하게 문질렀다.

쾌락의 끝에서 경련하던 지음이 강진의 몸으로 무너져 내리자, 그가 빙그레 웃으며 지음의 등을 쓰다듬었다.

새액새액, 그의 품에 안겨 숨을 고르는데 강진이 다시 느릿하게 움직임을 시작했다.

“아아...... 강진 씨, 그, 그만.......”

“여기서 끝낼 순 없지. 이제 시작인데.”

그 말을 끝으로 강진은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지음은 욕조의 물이 반 이상 흘러넘칠 때까지 오래도록 그 안에서 강진의 몸과 맞대고 있어야 했다.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질 때까지,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운이 없을 때까지 강진은 그녀의 몸을 탐하고 탐했다.

격렬한 샤워가 끝나고 그가 몸의 비누칠을 다 닦아낼 때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아무런 반항 없이 강진의 손에 온전히 몸을 내맡긴 지음을 보며 강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벅찬 감정을 느꼈다.

울긋불긋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몸을 보드라운 타올로 말아 안은 강진이 침실로 향했다.

타올을 벗어던지고 지음을 침대에 눕힌 강진은 그녀와 살을 맞대고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지음 역시 그의 품에 폭 안긴 채로 악몽도 꾸지 않고 푹 잠이 들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잠이 드는 순간까지 강진의 체취를 느끼며 그런 생각을 했던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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