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알을 낳는 공작 부인
“아응…, 로비.”
비비아나는 제 가슴을 쪽쪽쪽 빨며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는 남자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다. 머리카락을 쥐어뜯기도 해 보았고 허벅지로 그의 거대한 성기와 고환을 꾹 누르며 자극해 보기도 했지만, 남자는 순서를 지키겠다는 듯 고집스럽게 가슴을 빨고 혀를 문지르고 있었다.
“아읏!”
이를 세워 아프지 않게 젖꼭지를 깨물었다. 전혀 고통스럽지는 않았지만 뭉툭한 감각에 짜르르 전류가 흘렀다. 그녀는 커다랗고 서늘한 클로비스의 아래에 깔려 허리를 뒤틀었다.
비비아나가 몸을 뒤틀자 벌름벌름하는 구멍에서 흐르는 단내가 풀풀 풍겼다. 클로비스의 성기는 그에 반응하듯 부피를 키웠다. 그녀는 손을 내려 벌어진 다리 사이로 쑥 집어넣고 커다란 성기를 꽉 쥐었다.
“흣….”
배꼽을 혀끝으로 마구 쑤시다가 판판하고 보드라운 배에 붉은 자국을 만들고 있던 클로비스가 엉덩이에 꾹 힘을 주고 인상을 찌푸렸다. 하루가 멀다 하고 몸을 섞어 댔더니, 제 반려는 저를 너무 잘 알았다.
“비비아나….”
조그만 손이 성기를 움켜쥐고 사정없이 주물러댔다.
비비아나는 이제 클로비스의 취향이 생각보다 과격하고 추잡스럽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부드럽게 만져 주는 것보다는 세게 쥐어뜯어 주면 더 크게 신음한다는 것을 알았고, 쓰다듬어 주는 것보다 찰싹찰싹 붉은 자국이 남을 때까지 내려치면 허리까지 바들바들 떨면서 사정을 참는다는 것도 알았다.
“하….”
그래서 그녀의 손길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앞의 성기를 움켜쥐고 마구 주무르고 강하게 탁탁탁 손을 아래위로 움직이며 그를 더욱더 급하게 발기시켰다. 고환을 꽉 쥐고 우악스럽게 주무르자 클로비스가 드디어 고개를 들었다.
“잔인한 비비.”
“내가 무슨…, 흣!”
비비아나는 갑자기 구멍을 쑤시고 들어오는 그의 굵은 손가락 마디를 느끼며 이를 깨물었다. 바르르 몸을 떨며 천천히 몸을 이완시켰다. 굵은 손가락이 강하게 수축하는 내벽을 문지르자 울컥울컥 물이 터져 나왔다.
클로비스는 자신을 오물거리는 비비아나의 구멍을 느끼며 입술을 핥았고, 그녀는 그의 손가락을 빨고 뱉으며 느릿하게 엉덩이를 움직였다. 스스로 엉덩이를 움직이자 붉은 사과처럼 윤기가 흐르는 젖꼭지가 바르르 떨렸다.
로비는 그것을 손끝으로 긁었다.
“하읏!”
“나보고 할아버지라고 했잖아.”
그의 목소리는 정말로 축 처져 있어서, 그녀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천 년이나 살아온 세월이 가늠되지 않아 할 말이 없어서 꺼냈던 말이었다. 딱히 별 의미를 두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클로비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보다.
그는 정말로 다소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비비아나가 예쁜 입술을 가리고 킥킥거리자 혀를 차고는 다시 고개를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착실하게 그녀의 구멍을 쓰다듬고 질벽을 꼼꼼하게 매만진다. 그녀가 줄줄 흘린 물을 주름진 구멍에도 꼼꼼하게 펴 발랐다.
비비아나는 부드러운 검은 머리칼을 움켜쥐고 고개를 저었다.
“농담인 거, 알잖아요.”
“몰라.”
클로비스는 꿍한 목소리로 비비아나의 손을 털어 냈다. 그리고 그녀가 붙잡을세라 얼른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밑을 춥춥 빨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 마른 허벅지를 활짝 벌리고 갈라진 틈을 핥고 빨아 대며 연신 그녀를 자극했다.
“아, 아읏! 크, 클로비스…. 하아…, 나 어서….”
“어서. 비비아나, 말을 해야 알지. 나의 여신님.”
비비아나의 통통한 살점을 입술로 깨문 채 클로비스가 억눌린 소리를 냈다.
“어서 넣어줘요, 클로비스! 나…, 이제 더는….”
“하여튼 입술을 갖다 대기만 해도 줄줄 싸지. 손가락만 쑤셔 넣어도 앙앙 울어대면서 대신관은 대체 어떻게 하려고 한 거야, 비비?”
클로비스가 얄궂게 씩 웃으며 상체를 일으켰다. 그녀의 양 무릎을 하나씩 쥐고 일부러 활짝 벌린 채, 엉덩이를 내밀어 빳빳하게 솟아오른 성기를 밑에 맞추었다.
“하, 으읏!”
허리에 힘을 줘 가며 갈라진 틈을 꾹꾹 누르자 비비아나의 붉은 입술 사이로 금세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턱을 치켜든 채 눈을 질끈 감고 소리를 질렀다.
뭉툭하고 서늘한 귀두가 뜨겁고 축축한 비부를 꾹꾹 누르면 눈앞에서 타닥타닥 불꽃이 튀었다. 짜르르 흐르는 전류가 머리를 마비시키는 기분이었다.
비비아나는 허리를 낭창하게 휘며 제 남편의 너른 어깨를 쥐었다. 마른 다리를 들어 올려 그를 감싸듯 결박하며, 조그맣고 부드러운 발바닥으로 남자의 단단한 엉덩이와 허벅지를 살살 쓸었다.
“빌어 봐, 비비.”
“어머…, 당신은 괜찮아요? 견딜 만한가 봐요?”
하얀 손이 탱글탱글한 엉덩이를 꽉 쥐자 클로비스는 숨을 참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검은 속눈썹이 파르르 흔들리는 것이 그렇게 요사스러울 수가 없었다.
비비아나는 그의 벌어진 입술을 혀끝으로 살살 쓸어내리고 귓불을 물었다.
“내 구멍에 쑤셔 박고 싶어서 안달이 난 건, 바로 당신이면서.”
“공평, 하게…. 둘 다 발정 났다고 해.”
“어서요, 클로비스…. 빌어 봐요.”
비비아나가 입술로 귓바퀴를 물었다 놓았다 하며 젖은 소리를 내었다.
클로비스는 고막을 흔드는 끈적이는 소리에 어깨를 움츠렸다. 보지 않아도 붉은 입술은 예쁘게 웃고 있으리라.
“내 구멍에 당신 좆을 쑤셔 넣고 싶다고…. 당장이라도 박고 싶어서 정신이 나가 버릴 것 같다고.”
비비아나가 그의 귓구멍에 젖은 입술을 내렸다. 혀를 길게 내밀어 귓바퀴를 핥다가 귓구멍을 쑤시자, 로비는 어깨를 움찔거렸다. 몰캉한 젖가슴이 터져라 세게 움켜쥐고서 이를 갈았다.
“뱀은 내가 아니라, 흐…. 당신인 것 같은데.”
“어서.”
클로비스는 제 여자의 엄한 목소리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당장이라도 좁은 구멍에 이 거대한 것을 쑤셔 박고 싶은 것은 다름 아닌 그였으므로, 그는 또다시 약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비비, 내 사랑하는 반려. 부디….”
그는 눈동자를 야하게 반짝이며 제 성기를 한 손에 쥐고 마구 문질렀다. 뭉툭한 귀두가 젖은 곳과 만나자 눈앞에 타닥타닥 불꽃이 흩날렸다. 허리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단단한 살덩이를 품고 움직이고 싶어, 비비아나는 발정이 났다.
“하, 아응!”
“당신 구멍 두 개를 쑤실 기회를 줘, 제발.”
“아, 아응…. 로, 로비! 흐, 아으응!”
“응? 비비, 허락해 줘.”
비비아나는 제 구멍을 마구 문지르고 꾹꾹 눌러대는 성기 두 개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두 개의 성기는 모두 빠끔거리는 구멍에 대가리를 들이밀고 슬금슬금 제 몸을 비벼 대고 있었다.
몸이 달았다. 어서 거대하고 단단한 것을 삼키고 싶어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몸을 앞뒤로 가득 채우는 부피감을 느끼고 싶어 구멍이 발발 떨렸다.
“어서, 어서요! 빨리 당신을 넣…, 흑!”
클로비스는 그녀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제 허리와 엉덩이에 힘을 꽉 주고 하반신을 밀어붙였다. 뻐끔거리는 구멍 두 개에 자신을 물려 놓고 힘을 주자 그것은 무리 없이 구멍을 쑤시고 굵은 대가리를 쑥 들이밀었다.
“하읏!”
얄쌍한 허리가 펄쩍 뛰었다.
“큭!”
클로비스는 순간적으로 자신을 터뜨릴 것처럼 좁아진 구멍에 욕설을 삼켰다. 그녀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천천히 자신을 끝까지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하, 하응…. 로, 로비….”
“이제 앞뒤로도 잘 받아먹네, 비비.”
“그, 그런 말 하지…, 아흑!”
길고 커다란 성기가 그녀의 몸 안에서 만나 거칠게 비벼졌다. 얇은 점막을 씌우고 비벼지는 감각은 당장이라도 사정할 만큼 선명하고 드셌다. 해일처럼 달려드는 쾌락 앞에서 그는 정신을 놓았다.
“하….”
클로비스가 허리를 억세게 움켜쥐었다. 활처럼 휘어 있는 허리를 부여잡고 벌어진 다리를 허벅지로 더 넓게 벌리고서, 그는 힘차게 허릿짓을 하기 시작했다. 두 개의 구멍을 번갈아 먹어도 맛있지만, 이렇게 한 번에 같이 쑤시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비비아나의 앞도 뒤도 모두 다 그의 성기로 가득 차 있으니까.
자신도 뱀의 암컷이라고 성기 두 개가 주는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비비아나가 그저 대견하기만 했다. 젖꼭지를 빨기만 해도 벌벌 떨던 비비아나는 이제 없었다. 누구보다 악랄하게 좆을 쥐어짜고, 누구보다 포악하게 좆을 먹어 치우는 암컷만 남았을 뿐.
그 사실이 클로비스의 뇌를 곤죽으로 만들었다. 거세게 허리를 쳐올렸다. 잔뜩 성이 난 성기를 쑤셔 박으며 부르르 떨었다.
“크, 클로비스! 아, 아앙! 아응…. 더, 더 깊이, 흐읏!”
클로비스는 앙앙거리는 여자의 가슴을 빨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뜨거운 자궁 속을 깊이 찌르는 성기가 둥글게 휘자 비비아나는 당장이라도 졸도할 듯 비명을 질러 댔다.
핏줄이 툭툭 솟은 울퉁불퉁한 성기가 빠듯하게 주름을 펼치며 끝까지 밀려 들어가 안쪽 깊은 곳에 콱 처박히자 비비아나의 작은 몸이 발발 떨렸다. 그녀는 곱은 발가락으로 남자의 탄탄한 허벅지와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전율했다.
그녀의 안이 미친 듯이 진동하고 있었다. 주름진 벽이 커다란 성기에 더덕더덕 달라붙어 사정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 아읏! 클로비스, 어, 어서…! 나, 아응…!”
“오래, 하고 싶은데.”
“하, 한 번 하구….”
클로비스가 씩 웃었다.
“그다음도 허락해 주는 건가?”
비비아나는 새빨개진 얼굴로 마구 고개를 끄덕였다.
“아, 어, 어서…. 빠, 빨리….”
그녀는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듯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클로비스는 입을 꾹 다물고 속도를 올렸다. 그녀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빠르기로, 입을 벌리고 충격에 덜덜 떨어야 할 정도로 세게. 작은 몸을 퍽퍽퍽 쳐올렸다. 그들이 부딪칠 때마다 그녀가 흘린 물이 튀어 그의 검은 음모와 배를 적셨다.
“아, 아응! 나, 나…. 아, 아읏!”
“하, 비비…. 내 반려, 내 암컷….”
그는 연신 서늘한 제 이마를 뜨끈뜨끈한 몸에 비비며 그녀의 밑을 쏘삭거렸다. 그의 사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무서울 정도로 단단하게 굳은 얼굴로 비비아나를 쑤셔 대던 그가 드디어 커다란 한숨을 터뜨리며 그녀의 안에 길고 오랫동안 파정했다.
그녀의 자궁을 온통 그의 씨물로 줄줄 채우려는 듯 끝이 없는 사정이었다.
“하…, 비비.”
“사랑해요, 클로비스.”
클로비스의 검은 눈동자에 기쁨이 가득 찼다. 그는 비비아나의 입술을 찾아 물고 세차게 빨아 댔다.
“아, 그만…. 로비, 혹시 그거 알아요?”
“응?”
그는 따끈한 탕파 같은 제 여자의 살갗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열이 후끈후끈한 몸을 껴안고 제 몸을 비비며 성의 없이 물었다.
“나 임신했어요.”
분홍빛 젖꼭지를 혀로 살살 굴리고 있던 그가 번쩍 고개를 들었다.
“저, 정말? 당신이 내 알을…?”
비비아나가 자랑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클로비스는 다소 멍한 표정으로 방금까지 제가 꾹 누르고 있었던 배를 쓰다듬었다. 평평하기만 한 배에 입술을 맞추고 뺨을 비볐다.
“당신 배가 부풀어 오르면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
“너무 예쁠까 봐 그래요?”
클로비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너무 꼴릴까 봐. 배만 산처럼 부풀어 있으면 당신 구멍에서 좆을 빼기 싫을 것 같아서.”
비비아나는 못 들을 것을 들었다는 사람처럼 고개를 저으며 그를 밀어냈다.
클로비스는 그녀가 최대한 움직이지 않을 수 있는 두 번째 자세를 생각하며 젖은 몸을 꽉 끌어안았다.
“고마워. 고마워, 비비아나.”
괜히 모른 척 돌아누운 반려의 귀가 붉었다.
클로비스는 슬쩍 그녀의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뻔히 보이는 수작질이지만 비비아나는 베개에 고개를 파묻고 중얼거렸다.
“뭘요….”
커다란 손바닥이 아랫배를 쓰다듬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유리알처럼 투명한 눈을 감았다.
깊은 곳을 쑤시며 뜨거운 것을 뱉어 냈던 좆이 다시금 기세를 일으키는 것을 느끼며 신음을 내뱉었다. 좁은 구멍이 찢어질 정도로 부피를 키우는 것은 언제나 겪어도 아릿한 둔통을 유발했다.
뒤로 받아먹는 로비의 성기는 더욱더 그랬다.
“엉덩이 좀 더 치켜 들어봐, 비비.”
그의 말대로 무릎을 좀 더 벌리고 엉덩이를 치켜드는데, 성기가 심상치 않았다. 비비아나는 기겁하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커다란 성기를 뱉어내고 도망가기 위해서다. 하지만 로비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동그란 엉덩이를 벌리고 성기를 깊숙이 박아넣었다.
길고 길었던 정사로 이미 부어있던 내벽을 거칠거칠한 비늘이 자비 없이 긁고 지나갔다.
“하앙! 로, 로비…, 이건….”
비비아나는 순간적으로 찌릿하고 저릿한 감각을 어쩌지 못하고 턱을 치켜들었다. 눈을 부릅뜨고 천장을 노려보며 허리와 엉덩이에 힘을 꽉 주었다.
“흐….”
서늘한 숨결이 뒷덜미를 간질였다.
“시, 싫어요…. 다, 당신 이러면 너무 오래 한단 말이야.”
비비아나의 목소리에 투정이 가득했다.
로비는 평소라면 깜빡 죽는 제 여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며 벌건 눈동자로 대리석처럼 하얀 엉덩이와 등을 노려보았다. 이글거리는 눈길이 닿는 곳이 델 듯했다.
“너무 기뻐서 참을 수가 없어, 비비. 당신을 꽁꽁 둘러싼 채로 좆을 쑤셔넣고 싶지만…, 그러면 당신이 도망갈 테니.”
그러니까 뱀으로 현신한 상태에서 좆을 쑤셔 박고 싶은데, 비비아나가 그것까지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으니 좆만 뱀의 모양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밑을 쑤시고 있는 검은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한숨을 쉬었다.
“거칠어서 너무 자극적이란 말이에요. 아읏! 아…, 처, 천천히…, 흐읏!”
로비는 커다랗게 안을 헤집고 좆을 빼내며 씩 웃었다. 앞뒤로 물린 성기에 비늘이 솟아 있었다. 그것은 비비의 붉은 내벽을 거칠게 자극하며 안에 박혔다.
“하악!”
그녀는 엉덩이가 단단하게 굳을 정도로 바짝 힘을 주고 있었다. 자신의 가는 허리를 움켜쥐고 있는 손을 억지로 떼려 하며 앞으로 엉금엉금 기었다.
“어딜….”
“아악!”
로비는 도망가는 여자의 허리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거세게 허릿짓 했다. 끝까지 빠져나왔던 성기 두 개는 다시 구멍을 뚫고 안으로 푹 처박혔다.
“흐….”
비비아나는 거친 충격에 비명을 지르지도 못하고 짧고 날카로운 숨을 들이마셨다.
클로비스의 눈동자가 세로로 길게 찢어졌다. 제 새끼를 뱄다는 이야기에 이성을 놓아 버린 뱀의 왕이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고 마른 여자의 몸은 그가 하반신을 갖다 박을 때마다 힘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엉덩이만 쳐들고 있는 비비아나를 깔아뭉갠 채 침대의 철제 헤드를 잡고 몸을 거세게 움직였다.
“하, 으, 으응…! 으읏, 아…, 아읏….”
“하, 비비…. 비비, 비비아나…. 제기랄, 이 구멍 좀…, 큿!”
커다란 손안에서 와그작 철심이 우그러들었다.
비비아나가 몸을 떨며 그녀의 배 속을 꽉 메우는 성기에 천천히 정신을 잃었다.
“로비….”
남자는 안에 좆을 쑤셔 넣느라 헐떡일 뿐 답이 없었다.
“우리 아이는 알로 태어날까요, 아니면….”
비비아나는 언제나 궁금했던 것을 제대로 묻지도 못하고 눈을 감았다.
***
빈홀프는 언제나 소문에 시달렸다. 그것은 검은 머리 검은 눈을 타고난 그들의 숙명이기도 했다. 공작가에서는 고기를 날것으로 먹는다더라. 짐승의 간, 아니, 사람의 간을 구한다더라 하는 그런 터무니 없지만 믿기 좋은 그런 소문이.
하지만 요즘 빈홀프 공작가에 새로운 소문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아아, 기분 좋아.”
빛이 흐르는 카로테 여신을 닮은 여자가 검은 악마의 품에 기대어 오후의 고양이처럼 갸르릉거리며 서늘한 바람을 맞고 있었다. 겨울이 오기 전 서늘한 바람이 은빛 머리칼과 새하얀 가슴팍을 스치자 비비아나는 눈을 감으며 상쾌하다는 듯 탄성을 터뜨렸다.
클로비스가 그녀를 꼭 껴안고 투덜댔다.
“이게 대체 뭐가 기분이 좋다는 거야, 비비?”
커다란 몸은 안쓰럽게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비비아나는 이 상쾌한 기분을 깨고 싶지 않다는 듯 눈도 뜨지 않고 다시 한번 커다란 숨을 내쉬었다.
“나는 뱀이 아니라고요, 로비….”
그녀는 자신의 볼록 솟아오른 배를 쓰다듬다가 슬금슬금 가슴을 은근슬쩍 엄지로 쓰다듬는 남편을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
하늘은 밝았고, 날은 적당히 따듯했고, 그리고 서늘한 바람이 꽉 막힌 심장을 어루만지는 느낌이었다. 이 행복한 기분을 깨고 싶지 않았다.
“난 춥다고…. 어서 돌아가고 싶어, 비비. 따듯하고 어두운 곳에서 따듯한 당신 몸을 껴안고 새끼들을 쓰다듬으며 놀고 싶다고.”
비비아나는 칭얼대기 시작하는 남편에게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몸을 틀었다. 그런 말이나 할 거면 몸에서 손이나 떼라는 거다.
클로비스는 얼른 그녀의 안색을 살피며 입을 닫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덜덜 떨리는 몸을 비비며 뜨거운 어깨에 서늘한 뺨을 문질렀다.
비비아나는 임신을 할 때마다 뜨거운 불덩어리처럼 달아올랐다. 원래도 따듯한 사람이었는데, 클로비스의 새끼를 품고 있을 때면 열난로라도 된 듯했다. 그러면 클로비스는 자신도 모르게 활활 타오르는 광원을 향해서 손을 뻗고, 매만지고, 치대고….
결국 비비아나가 짜증을 내며 어깨를 흔들 때까지 계속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뱀이 아니야. 그렇게 후끈후끈하게 난로를 때면 나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내가 각방 쓰자고 했는데,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나 몰라.”
클로비스는 그녀의 가슴을 검지로 툭툭 건드렸다. 카페 밖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눈길을 몰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 것이다. 오랜만의 외유에 신이 난 자신의 부인은 굉장히 너그럽고 부드러운 상태였으니까.
“자꾸 못된 소리 하지 마, 비비….”
그의 목소리가 침울했다.
“각방이라니….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할 수가 있지?”
클로비스의 부드러운 입술이 그녀의 귓바퀴를 느릿하게 쓸었다. 입술이 솜털을 스치는 짜르르한 느낌에 비비아나는 몸을 떨었다.
“나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고, 당신은 추워서 덜덜 떠니까….”
“침실에 온도를 낮췄어, 비비.”
그가 단호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것은 사실이어서, 비비아나도 머쓱하게 눈꺼풀을 밀어 올렸다. 유리 밖으로 지나다니는 사람을 구경하는 눈동자가 투명하고 깨끗했다.
저주받은 공작가에 시집가 네 번의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 사람답지 않게, 비비아나에게서는 아직 산뜻하고 풋풋한 기운이 물씬 풍겼다.
“하지만 당신은 추워서 날 꽁꽁 껴안으려고 하니까 그것도 너무 답답해서….”
그러니까 비비아나의 투정대로 침실 온도를 낮추었는데, 클로비스가 자꾸만 그녀에게 달라붙으려 하니 답답하다는 소리였다.
클로비스는 문득 정말 서러워져서 대꾸할 말을 잃고 말았다.
“로비…?”
“하…, 당신이 그렇게 답답하다면 어쩔 수 없지. 돌아가자마자 새 방을 준비하도록 할게.”
클로비스의 목소리는 어딘지 모르게 젖어 있었다. 그는 비비아나의 볼록하게 솟아오른 배를 한 번 쓱쓱 문지르고는 몸을 떼어 냈다. 뜨거운 차를 호로록 들이켠 뒤, 소파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로비? 삐졌어요?”
“삐진 건 아니고 조금 서럽긴 해.”
비비아나가 흥흥 콧노래를 부르며 그의 품을 파고들었다. 너른 가슴팍에 뺨을 비비며 조그만 손바닥으로 가슴을 툭툭 부드럽게 두드렸다.
“미안해요, 로비. 집에 가면 나한테만 달라붙은 뱀들이 너무 많아서…. 좀 답답했나 봐요.”
클로비스는 제법 울적한 와중에도 슬그머니 미소를 띠었다. 제 새끼들은 저와 마찬가지로 비비아나의 따듯한 몸을 끌어안거나 몸을 감고 있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그녀가 진저리치는 것도 이해는 했다. 다만 인정과는 별개로 그녀 없는 밤을 보내기 싫을 뿐이지.
“하…. 당신이 제일 고생인데 알면서도 놓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비비.”
클로비스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이마를 쓰다듬으며 쓰게 웃었다. 여섯 마리의 뱀들이 모두 하나같이 양보하지 않고 비비아나를 독차지하려고 하니 그녀가 이리 힘들어하는 것이다. 그녀의 말대로 온종일 시달렸는데 잘 때까지 편히 쉬지 못하는 것은 정말 고행이었다.
그는 침울한 얼굴을 빨리 정리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떴다. 제 품에 안겨 있는 여자의 말랑말랑한 엉덩이를 주무르며 이마에 입술을 붙였다.
“말 나온 김에 당장 해. 당신도 좀 쉬어야지. 당신 방을 크게 만들어서 발코니도 커다랗게 내고 티테이블도 만들어. 당신 바람 맞으며 차 마시는 거 좋아하잖아.”
막상 클로비스가 적극적으로 나서자 이번에는 비비아나가 망설였다.
“음…, 그럼 당신은 어쩌고?”
“당신을 괴롭히는 건 싫어. 어린 새끼들한테 어미를 떼어 놓을 수는 없으니 내가 눈물을 머금고 양보해야지.”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말꼬리가 아래로 축축 늘어졌는데, 비비아나는 그의 턱에 쪼는 듯 입술을 맞추며 피식 웃었다.
“싫어요.”
“거긴 온도도 좀…, 응?”
뱀의 왕은 자신의 반려 앞에서만 영 어리숙해진다.
비비아나는 검은색 눈동자를 응시하며 천사처럼 환하고 밝게 웃었다.
“싫다고요, 로비.”
“왜, 왜…?”
그는 도저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당신이 진짜로 그러라고 할 줄은 몰랐지. 엄청 결사반대할 줄 알았단 말이에요.”
“내가 내 욕심만 채우는 사람으로 보여?”
비비아나가 고개를 저으며 다시 입술을 내밀었다. 클로비스는 얼른 다가와 그것을 쪽 빨아 먹으며 입을 벌리려 했지만, 그녀는 얼른 고개를 떼어 냈다. 은빛 눈동자와 검은 눈동자가 지척에서 마주쳤다.
“난 당신이 욕심부릴 때가 제일 맛있는걸…. 나를 안 뺏기려고 아등바등하는 게 좋더라.”
“하, 비비….”
클로비스의 목구멍에서 긁는 소리가 났다. 그는 결국 하얀 뒷덜미를 움켜쥐고 비비아나의 입술을 베어 물었다.
“하응….”
그녀의 입술을 크게 벌리고 목을 꺾어 가며 제 반려의 안으로 깊이, 깊이 자신을 쑤셔 넣었다.
아, 요즘 공작가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여신의 재림이라고 불리는 빈홀프 공작부인이 알을 낳는다는 소문. 아주 크고 동그란 알을 여덟 달 동안 품고 있다가 비명을 지르며 낳는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
아무리 악마의 자식이라고 억울한 누명을 쓴다고 한들, 빈홀프 공작은 엄연한 인간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럴 리가 없지.
공작가 주변에 유난히 검은 뱀이 많이 살아서, 그래서 도는 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