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음탕한 몸
안 그래도 딱딱하고 서늘한 아힌의 집무실 안에 오늘따라 더욱 차가운 공기가 내려앉았다. 두 성질 더러운 맹수를 눈앞에 두고 제이든은 평소에는 잘 흘리지도 않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있었다. 오늘 대체 땀을 얼마나 흘리는 건지.
차라리 무슨 말이라도 하든지, 두 맹수가 입은 꾹 다물고 시뻘건 눈만 번뜩거리니 아주 죽을 맛이었다. 프레드만 있었다면 무슨 변명이라도 해볼 텐데, 아힌까지 있으니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설마, 뭘 알고 온 건 아니겠지?’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죄인처럼 끌려온 상황에 입이 썼다. 조금 서둘러서 할 걸 그랬다는 아쉬움과 그 장면만큼은 걸리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이 공존했다.
도대체 언제부터 문 앞에 있었던 걸까? 혹시 엘리아와 한 얘기까지 들은 건 아닌가 싶어 입 안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지은 죄가 없진 않으니 다리가 달달 떨린다.
아까처럼 프레드만 있었다면 어떻게든 넘어가겠는데, 상대는 아힌이었다. 눈치 하나만큼은 공작 못지않게 빠른 남자. 이 남자를 속이는 일은 프레드를 백 번 속이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앞도 못 보고 시선은 제 발끝에 내린 채 제이든은 안절부절못했다. 오늘 이 방에서 살아 나간다면 다시는 엘리아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놈들은 생각보다 더 엘리아에게 목을 맨 것 같았다. 이해는 간다만 지금 제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지라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흐음, 호랑이 새끼가 나가니 여우 새끼가 들어앉았군.”
“……!”
아힌의 무감한 음성에 제이든의 등짝이 축축하게 젖었다. 눈빛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지경인데, 그저 덤덤하게 말하는 저 음성은 꼭 제 목을 노리는 칼날 같았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혔다가 주르륵 흐르는 땀을 소매 끝으로 쓱 닦아냈다.
“진료가 꽤 격렬했나 보군.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걸 보니 말이야.”
“아, 아닙니다. 조금 더워서…….”
“더울 일이 뭐가 있었을까?”
“그, 그게…….”
연신 땀을 닦아내며 말을 머뭇거리자 앞에 앉아있던 프레드가 다가와 팔걸이에 궁둥이를 붙이고 제이든의 어깨 위로 친근하게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래서? 그 약인지 뭔지는 넣은 거야? 이제 안에다 싸도 문제없는 거지?”
“네. 그럼요. 문제없습니다.”
제이든의 머릿속에 문득 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녀는 이미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었다. 그걸 알고 있었기에 그 핑계로 그녀를 맛보려 했던 건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엘리아가 평소보다 소리를 더 많이 지르더군. 혹시 좆으로 진료한 건 아니겠지?”
“아, 아닙니다. 제가 감히 어떻게!”
아힌의 물음에 제이든은 격렬하게 부정했다. 보이지 않는 칼날이 방심한 틈을 타 제 목을 노리고 들어오자, 사색이 된 남자는 간절하게 아힌을 바라봤다.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빤히 보던 아힌이 피식 웃으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뿌연 연기를 후, 내뱉고는 여유롭게 다리를 꼬고 소파에 등을 기댄다. 그가 조금 멀어졌을 뿐인데 목을 죄던 칼날이 사라진 것 같았다.
“그렇지? 하긴, 천하의 제이든이 하녀 따위에게 좆을 박진 않았겠지. 그것도 감히, 주인들의 장난감한테 말이야.”
저 웃는 낯 속에 어떤 잔혹한 면모가 있는지 잘 아는 제이든은 연신 식은땀을 흘렸다.
“좆을 보니 꼴리긴 한 모양이야? 하긴, 엘리아 보고 안 꼴리면 사내새끼가 아니지.”
“……!”
아힌의 시선을 따라 제 아래를 보니 아까 터질 듯이 발기했던 자지가 여태 죽지 않고 볼썽사납게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당황한 제이든은 다급하게 다리를 오므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이것까지는 변명할 도리가 없었다. 제 몸이 적나라하게 티를 냈는데, 이걸 무슨 수로 해명한단 말인가.
“그 정도는 이해해. 엘리아 몸이 좀 야해 빠졌어야지. 아무리 네가 귀족 레이디들만 먹고 다닌다 해도, 엘리아한테 안 꼴릴 수는 없었을 거야.”
제이든은 아힌의 말에 잠시 희망을 품었다. 언제나 냉철하고 무서운 남자지만 또 이런 면에서는 의외로 이해심이 넓은 남자구나, 라고 생각하는 찰나.
“그런데 아무 구멍에나 꼴려하면 안 되지. 침 흘릴 구멍이 있고, 보고도 못 본 척해야 하는 구멍이 있는 거야, 제이든. 그런데 감히 주인들의 장난감에 좆을 세운 건가?”
아힌의 싸늘한 음성에 또다시 보이지 않는 칼날이 목구멍에 쑤셔 박힌 기분이었다.
“죄, 죄송합니다.”
“흐음. 그렇다고 좆 세운 거로 목을 칠 수는 없고. 그냥 넘어가자니 기분은 더럽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도련님…….”
“형! 그럼 앞으로 못 꼴리게 하면 되겠네. 싹둑 잘라버리면 깔끔할 것 같은데?”
“도련님!!”
프레드의 해맑은 말에 제이든은 이가 딱딱 부딪칠 정도로 벌벌 떨기 시작했다. 이 짐승들은 한다면 하는 놈들인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제이든이었다.
“오늘따라 아론이 보고 싶군. 그놈이 있었으면 벌써 저 불경한 좆 대가리를 댕강했을 텐데 말이야.”
“형, 나도 잘할 수 있어. 요즘 안 그래도 손이 근질근질했는데, 나한테 맡겨.”
“그럴래?”
“도련님, 정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제발… 한 번만! 크흑.”
제이든은 아예 바닥에 철퍼덕 엎드려 머리를 박고 싹싹 빌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제 아랫도리만큼은 지켜야 했다. 제 분신이 잘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만큼 제이든에겐 아주 소중한 물건이었다.
“엘리아 진료는 더 남았나?”
“아닙니다! 없습니다. 밥만 잘 챙겨 먹고 약만 잘 챙겨 먹으면 금방 좋아질 겁니다.”
“좋아. 제이든, 널 한 번 봐주는 대신 네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네, 뭐든 말씀하십시오.”
“아버지의 모든 상황을 내게 보고해.”
“…네?”
“어딜 가시는지, 누굴 만나시는지, 숨겨놓은 여자는 없는지, 뭐 이런 거 말이야.”
“그, 그걸 왜……?”
뜬금없는 아힌의 명령에 제이든의 눈이 동그래졌다.
“하라면 해. 아니면 잘리든가.”
“아닙니다! 하겠습니다.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이번 일은 잠시 묻어두지. 똑바로 안 하면 널 바로 아론에게 보내버릴 거야. 아마 네놈이 엘리아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그 새끼가 알면 아랫도리만으로 끝나지 않을걸?”
“사지가 갈기갈기 찢기겠지. 요즘 아론 형이 엘리아한테 완전히 미쳤거든.”
제이든의 눈에는 세 놈 다 똑같이 미친놈처럼 보였다.
“그럼 이만 나가봐.”
“네, 도련님.”
죽음의 문턱 앞에서 살아난 제이든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일어났다. 그는 제 주인들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꽁무니가 빠져라, 도망치듯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부리나케 저택을 빠져나온 제이든은 숨을 몰아쉬며 공작저를 노려봤다. 이 와중에도 엘리아의 아름다운 여체가 떠오르자 물색없는 아랫도리는 또 불끈거렸다. 아주 잠깐, 그것도 정말 감질나게 느낀 그녀의 속살이 더 애간장을 태웠다.
차라리 맛이라도 안 봤다면 이리 괴롭진 않았을 텐데.
“빌어먹을!”
그는 입술을 짓씹으며 자주 가는 술집으로 방향을 잡았다. 귀족들만 출입할 수 있는 은밀한 술집. 좀 이른 감이 있긴 했지만, 지금 가도 골 빈 귀족 레이디들 몇은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붙잡고 풀지 않으면 밤새 괴로울 것이 분명했다.
제이든의 발걸음이 다급해졌다.
* * *
제이든이 나가고 아힌의 집무실 소파에 벌러덩 널브러진 프레드는 제 머리칼을 빙글빙글 돌리며 아힌에게 물었다.
“형, 어떡할 거야?”
“뭐가?”
“엘리아 말이야. 이게 겁도 없이 딴 새끼 자지를 물어줬잖아.”
“흐음. 우리가 그동안 너무 잘해 줬나?”
“아론 형이 그렇게 만든 거잖아! 왜 안 하던 짓을 해서는. 에이 씨!”
빙글빙글 돌리던 머리칼을 사납게 헝클인 프레드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사실 아까 프레드는 엘리아의 방을 나온 후 방으로 돌아가다 아힌에게 향했다. 자꾸만 뒷골을 당기는 찝찝함에 저보다 똑똑한 아힌이라면 뭔가 시원하게 해결해 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엘리아의 방문 앞에선 두 남자는 제이든이 엘리아에게 했던 말을 빠짐없이 들었다. 물론 엘리아가 해달라고 했던 말까지.
“저대로 둘 거야?”
“그럼 뭘 어떻게 하길 바라? 엘리아 구멍이라도 막아놔?”
“그건 안 되지. 그럼 우리가 못 쓰잖아.”
“훗, 새끼. 그렇게 엘리아 구멍이 좋으냐?”
“흥, 형이 물을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그날 티를 안 내서 그렇지 내가 얼마나 놀란 줄 알아?”
“언제? 아아……. 그러니까 애를 작작 잡았어야지. 엘리아 소리에 자지가 터지기 직전인데 어떡해?”
프레드는 제 형이지만 아힌이 신기했다. 더럽다고 다른 여자들은 쳐다도 안 보는 남자가 엘리아만은 예외로 두었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과 같이 엘리아를 잡아먹을 줄이야. 그날만 생각하면 아직도 얼떨떨했다.
“그런데 제이든은 왜 그냥 보낸 거야?”
“아버지를 잡을 사냥개로 쓰려고.”
“그럼 아까는 왜 문 앞에서 기다린 건데? 바로 문 열었으면 맛도 못 봤을 건데.”
“더 미치라고. 그 맛을 봤으니 앞으로 얼마나 괴롭겠어?”
“하여간 잔인하다니까.”
“그래도 살려는 줬잖아. 그나저나 우리 엘리아를 어떻게 혼내 줘야 할까…….”
아힌의 중얼거림에 프레드 또한 고민에 빠졌다. 감히 제가 방에 찾아갔는데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쳐다도 안 보더니, 제가 꾸며준 침대에서 딴 새끼랑 놀아나기까지 했다.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 전날 조용히 돌아온 게 후회될 정도였다.
‘너덜거리게 쑤셔줬으면 벌릴 생각도 못 했을 텐데. 쯧!’
“역시 봐주면 안 된다니까.”
“그럼 봐준 만큼 혼내 주면 되지.”
아힌의 말에 프레드가 맞장구를 치며 사악하게 웃었다.
“어떻게 혼내 줄 건데?”
아힌의 물음에 곱슬곱슬한 제 머리칼을 빙글빙글 돌리던 프레드가 반짝 눈을 빛냈다.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엘리아 옷 좀 다른 거 입히면 안 돼? 우리랑 할 때만이라도.”
“흠. 치마가 짧아졌더군. 그 음탕한 엉덩이가 다 보일 정도로. 아랫것들도 다 보겠지?”
“당연하지. 엘리아 엉덩이가 좀 커? 우리 아니었음 엘리아는 그 새끼들한테 벌써 돌려지고도 남았다고.”
“우리가 큰일을 하고 있었군. 엘리아가 고마운 줄 알아야 할 텐데. 그런데도 오늘 딴 새끼 손에 그렇게 좋아 죽겠다고 울어댔단 말이지…….”
아힌의 비틀린 입매가 엘리아의 앞날을 예고했다.
“…좋아. 파티는 내가 준비하지. 옷은 네가 준비해.”
“걱정하지 마시죠. 형님. 제가 누굽니까? 형들이야 엘리아가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난 다르다고.”
“훗, 그래, 장하다. 넣기 직전에 싸긴 했어도, 어쨌든 구멍에 맞춰보긴 했으니까?”
“형! 그래도 난 딴 구멍이라도 봤지, 형들은 엘리아 구멍밖에 더 봤어?”
“더럽게 그딴 걸 왜 보냐?”
정말 더러운 걸 봤다는 양, 아힌의 얼굴이 짜증스럽게 일그러졌다.
“엘리아는? 엘리아는 안 더러워?”
“그러게. 왜 엘리아는 안 더러울까? 그 낡아빠진 옷 한 벌로 다니는데도 한 번도 더럽다고 느껴진 적이 없네.”
“그러니까. 하여간 이상한 애야. 요즘은 또 예전하고 뭔가 달라진 것도 같고?”
두 짐승의 눈빛이 의문으로 가득 찼다. 왜 엘리아에게만 자신들이 이렇게 무른지 알 수가 없었다. 고작 하녀 따위한테.
“형, 이따가 내 방으로 와. 내 방에서 파티하자.”
“그러지. 준비는 내가 시키마.”
“알았어. 그럼 나도 우리 엘리아에게 입힐 예쁜 옷을 준비해 볼까?”
마주 본 두 짐승의 눈빛이 같은 생각으로 번뜩였다. 오늘 밤 엘리아를 단단히 혼내 줄 생각에 두 짐승은 벌써부터 기대에 부풀었다.
* * *
제 눈앞에 있는 희한한 물건들의 정체에 엘리아는 어안이 벙벙했다. 귀족 영애들이나 입을 법한 화려한 드레스. 그런데 귀족 영애들은 안 입을 법한 야한 드레스. 그런 이상야릇한 옷을 보며 그녀는 혀를 내둘렀다.
“이게 뭐야? 지금 이걸 입으라고 준 거야?”
엘리아는 그 이상하고 화려한 드레스를 제 몸에 대고 거울을 바라봤다. 보석은 쏟아부었는데 천은 너무 아낀 듯 보인다. 감히 값을 상상하지도 못할 정도로 비싼 보석들이 알알이 박힌 새하얀 드레스는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새 신부를 연상케 하는 순백의 드레스가 이렇게 야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기가 막힌 옷이었다. 이걸 입으면 제 모습이 어찌 보일까 생각하니 몸서리가 쳐졌다.
“하! 프레드답네. 어떻게 이런 옷을 가져올 생각을 했지?”
혀를 내두르면서도 엘리아는 일단 서둘러 옷을 입기 시작했다.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 놈이라 조금만 늦어도 자신을 괴롭히는 강도가 더 세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처음 입어보는 옷이라 꽤 힘들게 입고는 거울을 바라봤다. 생각보다 더 기가 막힌 제 모습에 엘리아의 입이 쩍 벌어졌다.
“세상에……! 이게 뭐야?”
딱 보기에도 심상치 않음을 알았지만, 직접 입고 보니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야해 빠진 옷이었다.
“하! 이 정도면 가슴을 그냥 까고 오라는 거잖아?”
젖꼭지만 겨우 가릴 정도로 푹 파인 앞섶 때문에 안 그래도 지나치게 큰 젖가슴이 불룩 튀어나왔다. 아무리 끌어 올려도 옷 때문인지 제 큰 가슴 때문인지, 젖꼭지가 보일 듯 말 듯 아슬아슬했다.
그리고 이 이상한 옷은 내려갈수록 더 할 말을 잃게 했다. 몸에 딱 달라붙은 천이 몸의 굴곡을 그대로 내보였고, 엉덩이를 타고 발목까지 우아하게 내려온 치맛자락은 앞쪽과 뒤쪽 중앙이 말 그대로 쭉 찢어져 있는 상태였다.
앞쪽은 아슬아슬하게 가려진 음부 아래부터, 뒤쪽은 엉덩이골 바로 밑에서부터 쭉 갈라져 있어 걸을 때는 물론이고 다리를 조금만 벌려도 은밀한 부위가 고스란히 드러날 것 같았다. 따로 벗기지 않아도 그냥 쑤셔 넣을 수 있는, 우아함을 가장한 천박한 옷을 본 엘리아의 표정이 난처하게 일그러졌다.
실로 보낸 이의 의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옷이었다.
“이 미친놈!”
프레드의 변태성에 욕지거리가 치밀었다.
프레드의 방에 들어선 엘리아는 제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오늘 놀랄 일이 옷뿐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긴 탁자 위에는 여러 종류의 디저트들과 과일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고, 한 마리 백조가 날아 앉은 듯 생긴 디캔터에는 붉은 술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하늘하늘한 오색 천들이 곳곳에 장식되어 있어, 안 그래도 화려한 방이 더욱 휘황찬란한 모양새로 엘리아를 반겼다.
“제법 잘 어울리는군. 이리 가까이 와.”
가장 놀란 건 프레드 혼자가 아니었다는 거다. 생각지도 못한 아힌의 모습에 그녀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날 이후 셋이 하는 거에 재미라도 붙인 건가?
이 옷을 입혀놓은 저의가 무언지 이제야 제대로 알 것 같았다.
소파에 나른하게 앉은 아힌이 멍청한 표정으로 서있는 엘리아에게 피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식탁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은 프레드가 샤인머스캣처럼 생긴 포도알을 혀로 굴리며 야해 빠진 여체를 흥미로운 눈길로 바라봤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엘리아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날처럼 둘을 상대해야 한다는 건 그리 겁나지 않았지만 제게 이런 옷을 보낸 것도, 작위적인 이 방 분위기까지, 뭔가 평범하게 끝날 것 같지 않은 불길함이 뇌리를 스쳤다.
걸을 때마다 가운데가 쭉 찢어진 치마 사이로 음부가 훤히 드러나 보일 것을 알았기에 양손을 다소곳이 내려 앞을 가리곤 아힌의 앞으로 다가섰다.
앞에서는 아힌이, 옆에서는 프레드가 붉은 눈을 번뜩이며 제 몸을 훑는다. 그 진득한 시선에 오싹, 소름이 돋았다. 한쪽으로 땋아 묶은 머리끈이 프레드의 손에 의해 사라졌다. 총총히 땋은 머리칼을 거칠게 풀어헤치며 그가 한심하다는 듯 타박했다.
“옷은 잘 소화해 놓고, 이 촌스러운 머리는 뭐냐. 앞으로 내 방에 올 땐 머리도 푸르고 와. 알았어?”
“네, 도련님.”
“엘리아. 옷은 어때? 마음에 드나?”
“…네, 감사합니다.”
“아힌.”
“네……?”
“오늘은 아힌이라 부르라고. 오늘 넌 하녀가 아닌, 음탕한 귀족 영애다. 알았나?”
“난 프레드야. 잘 부탁해. 음탕한 엘리아 영애님?”
이 짐승들이 뭘 잘못 먹었나?
뜬금없는 요구에 엘리아는 난처한 기색을 내보였다. 프레드까지는 어찌어찌 불러보겠는데, 아힌의 이름은 도저히 부를 엄두가 나질 않았다.
“불러봐. 엘리아.”
“그, 그게…….”
“어서.”
“…….”
안절부절못하는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자, 아힌의 커다란 손이 갈라진 치마 속을 파고들었다. 속옷조차 입지 않은 탐스러운 엉덩이를 움켜쥐곤 느른하게 주무른다.
“분위기가 아직 어색해서 그런가? 그렇다면 도와주지.”
“……!”
엉덩이를 쥔 손이 매혹적인 여체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갈라진 치마 사이로 버젓이 드러난 음부에 아힌이 코를 박으며 냄새를 맡는다. 그의 숨결이 닿은 곳이 불에 덴 듯 뜨겁게 달아올랐다.
“읏!”
“엘리아, 위에 있는 천 잡아.”
프레드의 말에 슬그머니 위를 바라봤다. 왜 곳곳에 천을 달아놨나 했더니 손잡이 용도인 모양이었다. 엘리아는 쭈뼛거리며 팔을 들고 천장에 매달린 천을 쥐었다.
기다렸다는 듯 프레드가 거리낌 없이 그녀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며 목덜미에 입을 맞춘다. 짜릿한 감각이 목덜미에서부터 등줄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다 아힌의 입술이 닿은 가랑이에서 펑 터져버렸다.
“하읏!”
예고도 없이 시작된 음란한 파티.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이 엘리아의 몸은 두 짐승의 손과 입에 젖어들었다.
아힌이 매끈하게 뻗은 한쪽 다리를 제 허벅지에 올리자, 물기를 머금은 선홍빛 속살이 활짝 모습을 드러냈다. 참 잘 젖는 여자였다. 흡족하게 웃으며 아힌은 그녀의 음부를 부드럽게 삼켜 물었다. 입술로 비벼대다 혀끝을 세워 소음순 안까지 샅샅이 핥아주자, 엘리아의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하으윽! 소, 소공…….”
“아힌. 지금부터 똑바로 안 부르면 후회하게 해주지.”
“흐윽!”
통통한 엉덩이를 양손으로 움켜쥐곤 앞뒤로 살살 흔든다. 도돌도돌한 혓바닥에 온 속살이 비벼지자, 시작부터 아랫도리에 불길이 튀었다. 질금거리는 아랫도리에 온 정신이 팔려 있는데 고개를 젖히고 들어오는 또 다른 살덩이에 또 한 번 불꽃이 튀었다.
프레드의 혀가 이리저리 움직이다 무언가 입 속으로 쏙 넣어주었다. 동그란 포도 알갱이가 공놀이라도 하듯 두 혀에 엉겨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그녀의 입 속에서 노닐던 알갱이를 다시 가져간 프레드가 그걸 질끈 깨물더니 다시 그녀의 입 속으로 넣어줬다. 순간 상큼하고 달콤한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혀를 자극할 만치 달콤한 과즙이 느껴지자, 입 안 가득 침이 고였다. 프레드의 것까지 섞여 범람할 것 같은 타액을 엘리아는 꿀꺽 삼켰다. 난생처음 맛보는 달콤한 과즙 때문인지, 아래위로 흥분을 돋우는 두 살덩이 때문인지, 엘리아의 표정은 점차 만족스럽다는 양 야살스럽게 풀렸다.
열성적으로 프레드의 입술을 물고 빠는 모습이 못마땅해, 아힌은 심통이라도 부리는 듯 그녀의 음핵을 잘근 깨물었다. 흐읍, 잘게 경련한 여체가 왈칵 애액을 흘린다. 그제야 제 애무에 반응을 보인 몸이 기꺼워 아힌은 제가 깨문 조갯살을 살살 핥아주었다.
“후우… 오늘 분위기 제대론데? 미치게 꼴려.”
“하아, 하아, 하응…….”
그녀의 입꼬리에서 주르륵 흘러내리는 타액을 날름 핥아먹은 프레드는 몹시 만족스러운 분위기에 아랫도리에 불이 붙은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녀의 야한 모습도, 색다른 분위기도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다. 손으론 쉬지 않고 풍만한 젖을 주물럭거리며 그가 다음 단계를 예고했다.
“형, 이제 한다?”
“그래. 천천히 부어라.”
“걱정하지 말라고.”
사전에 계획이라도 짠 듯 두 남자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갔다. 질펀하게 아랫도리를 빨린 엘리아는 잔뜩 풀린 눈으로 프레드를 바라봤다. 독특하게 생긴 디캔터를 손에 쥔 프레드가 빙긋 웃는다. 그러곤 붉은 술이 담긴 디캔터의 주둥이를 거침없이 그녀의 가슴 위로 기울였다.
“꺅!”
탐스러운 가슴 위로 붉은 술이 피처럼 흘러내렸다. 가슴골을 따라 흐르던 술이 온 가슴을 적시자, 새하얀 드레스 또한 붉게 물들었다.
미쳤나 보다. 아니, 미친 게 확실했다.
너무 놀란 엘리아는 제가 입고 있는 옷이 엉망으로 물드는 꼴을 넋 놓고 바라만 봤다.
가슴을 타고 흘러내린 술이 배꼽을 지나 배를 타고 아래로, 아래로 흘렀다. 마치 목적지가 분명하다는 듯. 줄줄 흐르는 술을 멍하니 따라 내려가다, 아래에서 혀를 내밀고 히죽 웃는 아힌과 시선이 맞닿았다.
금세 흘러내린 붉은 술이 음모를 적시고 그 아래로 흘러 흘러 보짓살을 적신다. 목적지에 다다른 술은 이내 기다리고 있던 아힌의 혀를 적시고 그의 입 속으로 삼켜졌다.
“아앗… 하읏!”
붉은 술에 완전히 절여진 여린 살을 쭙쭙 빨아대는 남자의 모습에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아힌의 저런 음탕하고 천박한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런 짓까지 생각한 거지? 난잡한 쪽으로는 빠지지 않는 프레드의 생각일 게 분명했다.
그러나 처음 보는 아힌의 모습에 엘리아의 눈빛이 흐리멍덩해졌다. 평소의 아힌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추저분하게 제 아래를 빠는 모습에 넋이 빠질 지경이었다.
마주 닿은 시선이 집요하게 옭아맨다. 보란 듯이 혀끝을 세워 음핵을 털어대자, 참을 수 없는 쾌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하읏, 아아… 하아아앙!”
엘리아는 울상을 지으며 신음을 터뜨렸다. 세뇌라도 된 듯, 남자의 시선을 똑바로 보며 절정에 다다른 음탕한 얼굴을 그대로 내보였다. 그 와중에도 프레드는 끝도 없이 술을 흘리고, 적나라하게 느끼는 엘리아의 얼굴을 감상하며 제 좆을 만지작거렸다.
눈앞에서 벌어진 말도 안 되는 광경에 기가 막히면서도 솔직한 몸은 좋아 죽겠다는 양 배배 꼬인다. 여전히 저를 빤히 보며 아랫도리를 빠는 아힌의 모습이 몹시도 색정적이었다. 부끄럽다는 생각보단, 야해 빠진 이 분위기에 엘리아 또한 점점 녹아들었다.
“그럼 나도 맛 좀 볼까?”
디캔터를 내려놓은 프레드가 붉게 물든 드레스 앞섶을 쑥 잡아 내렸다. 앞섶 위로 덜렁 드러난 젖꼭지가 술 때문인지, 달아오른 몸 때문인지 붉은 물을 머금고 꼿꼿하게 서있었다.
프레드는 바짝 올라붙은 젖꼭지를 비틀어 잡으며 반질반질한 엘리아의 겨드랑이부터 천천히 핥아 내려왔다.
“으응, 아…….”
생경한 기분에 입에서 맴돌던 신음이 술에 젖어 붉게 여문 젖꼭지가 덥석 베어 물리는 순간, ‘하앗, 하응!’ 격한 신음으로 바뀌었다.
건들수록 더 민감해지는 젖꼭지를 혀로 이리저리 굴려 뭉개다 쫍, 빨아 먹길 반복하고, 아래에선 술과 애액으로 젖은 속살을 정신없이 빨아 삼켰다. 민감해진 몸이 아래위에서 동시에 자극받으니 한 번 느낀 절정의 여진은 끝도 없이 그녀를 황홀경으로 인도했다.
아아… 너무 좋아. 어떡해…….
엘리아는 흥분으로 부푼 가슴을 한껏 내밀고 아랫도리에는 힘을 바짝 주었다. 질구 속을 파고든 아힌의 혀를 아랫입으로 오물거리며 프레드의 입에 물린 젖을 이리저리 치댔다. 또다시 밀려오는 쾌감에 엘리아는 고개를 젖히고 눈꺼풀을 바르르 떨었다. 두 번째 오는 쾌감은 처음의 쾌락까지 더해져 더욱 강렬하게 그녀의 몸을 후려쳤다.
“하으, 그, 그만……. 흐아앙! 하아앙……!”
“후… 질펀하게 가는구만. 역시 엘리아 영애는 음탕하기 짝이 없군요?”
붉게 물든 입술을 쓱 닦아내고는 프레드가 이죽거리며 웃었다. 그러곤 쉴 새 없이 펄떡거리는 엘리아의 몸을 받쳐 들어 아힌의 몸 위로 앉혀 주었다.
소파에 거의 눕듯 기대앉은 아힌이 제 위로 쓰러지는 엘리아의 몸을 받아 안고는 쏟아지는 그녀의 머리칼을 한쪽으로 치워냈다.
“엘리아, 그렇게 좋았나?”
“하아, 하아…….”
“대답.”
“하아, 네, 하윽. 조, 좋았어요. 소, 아, 아힌 님.”
“님 자는 빼야지. 다시 불러봐.”
“네, 아, 아힌…….”
아직도 조심스럽긴 했지만, 술 향에 취한 건지 쾌감에 취한 건지 생각보단 그의 이름이 쉽게 나왔다.
“훗. 잘했어. 오늘은 허락할 테니 마음껏 불러보라고.”
“하아, 네…….”
“자, 이제 내 입에 젖을 물려봐. 맛있게 빨아줄 테니까.”
“형, 그냥 빨려고?”
“술 가져와.”
“응.”
프레드는 얼른 디캔터를 아힌에게 주었다. 제 옷도 엉망이 되든 말든, 아힌은 그녀의 가슴에 다시 술을 들이부었다.
“하읏!”
“자, 소독했으니까 젖 내밀어.”
디캔터를 돌려주며 여상하게 웃는 제 형의 모습에 프레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더러운 건 끔찍하게 싫어하는 형이 제 침이 잔뜩 묻은 젖을 술로만 대충 헹구고 빨겠다니. 새삼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시 흥건하게 젖은 가슴을 아힌의 입 속에 물려준 엘리아는 뒤에서도 연이어 느껴지는 액체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치맛자락 사이로 드러난 엉덩이에 사정없이 술이 부어졌다. 그리고 역시나 프레드의 혀가 그녀의 뒷구멍을 핥아대기 시작했다. 간질거리는 감각에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자, 아힌의 바지춤에 숨은 단단한 몽둥이가 음부를 자극했다.
오늘 아무래도 제정신이기 힘들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거부감은커녕 이들이 제 몸을 만지고 핥는 게 이렇게나 좋을 수가 없었다. 술을 뿌리는 것도, 동시에 몸이 만져지는 것도 그때와는 전혀 다른 쾌감이고 황홀경이었다.
그런데 한참을 뒷구멍에 얼굴을 파묻고 쭐쭐 빨아대던 프레드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짜증을 부렸다.
“씨발, 힘들겠는데? 찢어질 것도 같고?”
“네가 선택한 거니까 딴소리하지 마. 엘리아. 올라와서 앉아.”
“…네.”
두 형제의 대화가 무슨 의미인지 몰랐던 엘리아는 바지를 벗는 아힌을 아무 생각 없이 기다렸다가 잔뜩 발기한 자지 위에 몸을 올렸다. 얼마나 흥분한 건지, 핏줄이 도드라진 좆은 터지기 직전이었다.
아힌의 눈짓에 엘리아는 빳빳하게 선 좆 기둥을 잡아 질척하게 젖은 제 음부에 쓱쓱 비벼댔다.
“하읏!”
그것만으로도 몸은 또 한 번 애액을 왈칵 흘려냈다. 미끈하게 젖은 단단한 살덩이를 제 구멍에 맞춘 후 엘리아가 천천히 몸을 내렸다.
빠듯하게 들어차는 아힌의 성기에 그녀는 숨을 헉 들이켰다. 좁은 내벽이 흉포한 좆 기둥에 활짝 벌어지는 감각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귀두 능선만으로도 골반이 잔뜩 벌어지는 느낌인데, 잔뜩 성이 난 좆 기둥이 가득 채워지자 찌르르 울리는 통증과 함께 만족스러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아아… 하으응.”
그의 좆을 한두 번 받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좋은 걸까? 분위기 탓인가?
갈수록 남자의 맛을 알아가는 몸은 두 짐승과 하는 이 행위를 몹시 만족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점점 더 강렬한 쾌감을 원하는 몸이 스스로 들썩이며 아힌의 좆을 야금야금 집어삼켰다.
이제는 시키지 않아도, 엘리아가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고 아힌의 자지를 뻐끔뻐끔 물어댔다. 소파 등받이를 붙들고 가슴을 내밀어 아힌의 입술에 젖꼭지를 비벼대기까지 했다. 완전히 풀린 눈으로 그녀는 얼른 제 맛있는 젖을 빨아달라는 듯 으응, 으응, 신음을 흘리며 그를 유혹했다.
“빨아줘?”
“네……. 빨아주세요. 앗, 으, 으응.”
“하, 미치겠네. 이렇게 예쁘게 굴면 어쩌라는 거야?”
“아힌, 얼른요. 하으, 으응……!”
못 참겠다는 듯 야살스럽게 엉덩이를 흔들며 애원하는 그녀의 유혹에 아힌의 눈동자가 번뜩거렸다. 요동치는 심장에서 분수처럼 쏟아져 나온 피가 온 혈관을 타고 제 좆으로 몰린 기분이었다.
터질 듯이 발기한 자지가 그녀의 몸속에서 꺼덕거린다. 얌전하게 대주고만 있던 짐승의 욕정이 불붙은 듯 타오르기 시작했다.
“엘리아? 나는? 나는 뭐 해줄까?”
“하아, 프레드. 이리 오세요. 제가 빨아드릴게요. 흣.”
“그래? 알았어. 잠시만.”
처음 들어본 엘리아의 음란한 말에 프레드의 입이 헤벌쭉 벌어졌다. 뒷구멍을 빠느라 번들거리는 입술을 쓱 닦은 그는 붉은 술을 입 안에 가득 머금었다. 그러고는 엘리아의 턱을 쥐고 올려 다짜고짜 입을 맞추곤, 독하디독한 붉은 술을 그녀의 입 안으로 쏟아부었다. 벌어진 입 속으로 혀를 집어넣고 휘휘 저어대자, 엘리아의 목 안으로 술이 꿀렁꿀렁 넘어간다.
나른하게 풀린 엘리아의 눈빛이 더없이 매혹적이다. 가만히 있어도 색기가 흐르던 여자였는데, 오늘은 그 색스러움이 도를 넘은 듯 보였다.
채 삼키지 못한 술방울이 엘리아의 입꼬리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리자, 그 야릇한 모습에 홀린 듯 격정적으로 입을 맞춘 프레드가 피식 웃었다. 짧고 굵게 키스를 하곤 아릿한 통증이 일 정도로 빳빳하게 선 자지를 그녀의 입술에 쓱쓱 문지르며 그가 말했다.
“자, 빨아.”
프레드의 명령에 입을 벌린 그녀가 귀두 끝에 혀를 대곤 살랑거렸다. 그녀의 혀에 닿은 곳이 짜릿했다. 제 것을 덥석 삼키고 쫍쫍 빨며 혀를 굴리는 엘리아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동안의 펠라와는 완전히 다른 야릇한 혀 놀림에 얼마 되지도 않아 사정감이 몰려왔다. 덜렁거리던 두 알이 당장이라도 사출하려는 듯 옹골차게 오므려진다. 당황한 프레드는 엘리아의 머리를 밀어내며 신음을 터뜨렸다.
“크윽! 야, 그만! 이러다 싸겠네. 얘 오늘 장난 아닌데?”
“보지 구멍도 난리가 났군. 내 좆을 잘라먹을 기세야.”
“이 정도면 오늘 충분히 하겠는데?”
“별로 달갑지는 않다만, 할 거면 얼른 해. 쑤시고 싶어 죽겠으니까.”
“알았어.”
프레드가 그녀의 뒤로 가자, 아힌은 술 한 모금을 입에 머금고는 그녀의 입 속으로 또다시 쏟아냈다. 잘도 받아 마시는 엘리아의 다디단 입 속을 칭찬이라도 해주는 양 샅샅이 훑어주었다.
독한 술에 취하고 흥분에 취한 엘리아는 제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아힌과의 키스에 열을 올렸다. 그러다 곧 뒤에서 느껴지는 생경한 감각에 흠칫 몸을 떨었다.
뒷구멍으로 들어온 프레드의 손가락이 이리저리 좁은 구멍을 넓히며 휘적거렸다.
“흐으응……!”
“씨발, 조이는 것 봐. 끝내주겠는데?”
프레드의 눈빛이 광기로 물들었다.
빠듯하게 틀어박힌 자지 위의 다른 구멍을 기다란 손가락이 이리저리 휘젓기 시작하자, 엘리아는 온몸에 힘을 주곤 부르르 떨었다. 생경한 이물감에 살려달라는 듯 아힌을 꽉 끌어안았다. 아힌의 기분 좋은 그르렁거림이 귓가를 맴돌았다. 질척한 혀로 귓바퀴를 핥아 올리며 그가 작게 속삭였다.
“좋아 죽는군. 양 보지가 다 뚫릴 생각하니 미치겠나?”
“……!”
아힌의 말에 그제야 잠시 이성이 돌아온 엘리아가 상체를 일으키려고 하자, 그의 양팔이 그녀를 완전히 가두었다.
“가만히 있어. 새로운 맛을 알게 해줄 테니까.”
“흐흑, 아, 안 돼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놀란 엘리아가 몸을 비틀자, 연신 쑤석거리던 손가락이 쑥 빠져나갔다.
“엘리아, 인제 와서 그래봐야 소용없다고. 손가락만 넣었는데도 너 아까보다 엄청나게 싸고 있는 거 알아? 실은 기대되는 거지?”
“아니에요. 하윽, 제발, 거긴 안 돼요! 흐윽!”
“안 되긴. 좋다고 엉덩이 흔들 때는 언제고, 지금도 얼른 넣어달라고 네 뒷보지가 난리 났구만. 이게 느껴져?”
“하악, 흐응!”
다시 한번 손가락을 푹 쑤셔 넣자, 엘리아는 앞뒤 구멍을 잔뜩 조여 물었다가 오물거렸다.
“후우… 싸겠다. 얼른 해라.”
“알았어. 거의 다 풀렸어. 이제 넣는다?”
“흐흑! 도련님! 제발! 하아악! 헉!”
잔뜩 오므려진 엉덩이를 활짝 벌리곤 프레드의 우람한 자지 끝이 좁은 구멍 안을 침범했다. 맘 같아선 확 쑤셔 넣고 싶었지만, 처음인 그녀를 나름 배려하는 차원에서 천천히 적응할 시간을 주는 매너(?)도 있지 않았다. 귀두 끝부분만 살짝 넣었을 뿐인데, 꽉 조여 무는 엘리아의 힘에 두 남자가 동시에 신음을 터뜨렸다.
“큭!”
“윽! 엘리아, 뽑아 먹을 작정이야? 크으…….”
두 남자의 고통은 아랑곳없이 엘리아는 죽을힘을 다해 새로운 침입자를 밀어내려 힘을 주곤 벌벌 떨었다. 상관없다는 듯 밀고 들어오는 좆 대가리에 도리질을 치며 그녀는 아힌의 목덜미에 파고들었다. 찢어지는 고통에 눈물은 줄줄 흐르고, 턱 막힌 숨에 이젠 악 소리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었다.
“와… 나 미치겠네. 씨발. 기분 장난 아니야. 진짜, 엘리아 구멍은 안 맛있는 데가 없네?”
“미친 새끼. 더럽게.”
“앞이나 뒤나 다 똑같은 구멍인데 뭘 더러워? 나중에 해보겠다고나 하지 마. 앞으로 엘리아 뒷보지는 내 전용으로 할 거니까.”
“그래, 많이 처먹어라. 시끄럽고 술이나 줘.”
“술? 아, 응.”
프레드가 건넨 술을 벌컥벌컥 마신 아힌이 마지막 한 모금은 엘리아 입 속으로 건네주었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녀는 입 속으로 흘러들어 오는 술을 생명수라도 되는 양 꼴깍꼴깍 받아 마셨다. 차라리 술에라도 취해서 이 죽을 것 같은 고통이 조금이라도 무뎌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잘 마시네. 더 줄까?”
“흐윽, 네.”
아힌이 입으로 한 번 더 건네자, 그녀는 갈급하게 술을 받아 마셨다. 그러곤 입 속으로 들어온 아힌의 혀마저 정신없이 빨아대며 뒤에서 느껴지는 고통을 잊기 위해 애를 썼다.
“후… 더 넣었다간 내 좆이 먼저 아작 나겠네. 아쉽지만 오늘은 이 정도로 만족할 수밖에. 쯧.”
얼마나 들어온 걸까? 그녀가 느끼기엔 프레드의 좆이 뿌리까지 밀고 들어온 것 같았다. 그러나 정작 반도 들어가지 못한 좆에 프레드는 아쉽다는 양 입맛을 다셨다.
앞뒤로 빠듯하게 들어찬 흉포한 두 개의 좆 기둥이 얇은 내벽을 사이에 두고 맞닿았다. 조금만 잘못 움직였다가는 얇은 내벽이 찢어져 두 좆이 한 구멍에서 만나는 참사를 경험할 것 같았다. 엘리아는 두 작살에 꿰인 몸을 옴짝달싹 못 하고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가 입만 벙긋거리듯 구멍만 뻐끔거렸다.
“기분 더럽군.”
“나도 그리 좋은 건 아니거든.”
처음 이런 행위를 해보는 두 짐승은 얇은 막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빳빳한 좆이 맞닿자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어쩔 수 없이 엘리아에게 집중했다.
프레드가 먼저 허릿짓을 시작했다. 그러자 자동으로 아힌과 맞닿은 접합부가 뭉근하게 비벼진다. 프레드의 좆 기둥이 뒤 내벽을 휘젓기 시작하자, 엘리아는 더욱 아힌의 품속으로 파고들며 교성을 질러댔다.
그런데 이상했다. 고통은 점차 쾌락으로 바뀌고, 조금 더 강렬한 쾌감을 느끼고 싶어졌다. 술에 취한 정신은 경직된 몸을 나른하게 풀어주었고, 앞뒤로 전해지는 짜릿한 감각에 엘리아는 막힌 숨을 토해 냈다. 뒷구멍을 가득 채운 프레드의 좆은 아직도 버거웠지만, 고통 뒤로 느껴지는 생경한 쾌감에 엘리아의 숨소리가 야릇하게 바뀌었다.
“하읏, 아응! 흐으응!”
두 짐승의 흉포한 기둥이 서서히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부드럽게 오가는 좆 기둥이 같은 곳인 듯 다른 속살을 동시에 자극했다. 녹진하게 풀린 두 구멍으로 부드럽게 넘나드는 살덩이에 그녀는 오래 걸리지 않아 또 한 번 쾌감에 절여졌다.
“하읏! 하아앙! 흐읏, 으응.”
“역시 음탕하다니까. 처음 뚫렸는데도 이렇게나 좋아하다니. 뒷보지에서도 물이 줄줄 흐르네.”
“프레드, 시끄럽고 엘리아 들어서 앉혀봐. 시원하게 좀 박아보자.”
“알았어.”
힘이 쭉 풀린 여체를 달랑 들어 올린 프레드가 식탁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 그녀를 제 위에 앉혀 놓고 다리를 활짝 벌렸다. 앉은 자세가 되자 프레드의 성기가 아까보다 더 깊숙이 밀고 들어온다.
“흐읏, 하으, 으응.”
엘리아는 다시금 찾아온 고통에 고개를 홱 뒤로 젖히고 부들부들 떨었다.
“아, 씹! 싸겠어. 형, 얼른.”
“싸고 빠지든가. 엘리아. 우린 천천히 즐길까?”
빙그레 웃으며 다가온 아힌이 질척한 애액에 푹 절여진 살덩이를 쭉 잡아당기고는 뻐끔거리는 구멍 속으로 능숙하게 박아 넣었다.
“하윽! 흐으윽!”
“후우, 이제 좀 박을 맛이 나겠군. 엘리아. 어때? 좋아?”
“흐윽! 네, 조, 좋아, 하앙! 요……. 흑.”
“이름은?”
“아힌! 하읏, 으응.”
추삽질을 할 때마다 제 좆을 물고 딸려 나오는 붉은 속살에 아힌은 입맛을 다셨다. 제 좆질에 완전히 맛이 갔는지, 잔뜩 풀린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으면서도 입은 헤벌리고 좋아하는 그녀의 입 속에 다시 한번 혀를 쑥 집어넣고는 질척하게 휘저었다.
이에 질세라 프레드는 엘리아의 양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비틀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앞뒤로 사정없이 쑤셔대는 두 짐승에게 갇힌 엘리아는 점점 몸집을 부풀리는 쾌감에 아랫도리에 힘을 주었다. 몸짓만으로 절정의 신호를 보내자, 두 남자의 추삽질도 더욱 빨라졌다.
“아악! 아, 안 돼애!”
자지러지듯 울음을 내뱉으며 그녀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낭창하게 휜 허리 아래로 빠듯하게 틀어박힌 두 좆을 온 힘으로 조여 물자, 두 짐승도 거친 숨을 토해 내며 동시에 씨물을 뿌렸다. 뜨거운 물이 앞뒤로 가득 차오르자, 엘리아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도 아랫도리는 연신 오물거려 그들의 쾌감을 북돋웠다.
“후우… 오늘 정말 죽여주네.”
“그렇지? 엘리아 뒷보지도 이렇게 맛있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는데. 당분간 난 여기만 먹을 것 같아.”
“미친놈. 그건 네 마음대로 하고, 엘리아나 침대 위로 올려.”
“그런데 얘 뭐 안 먹여도 되나?”
눈은 음식으로 향해놓고 엘리아를 안아 든 프레드의 몸은 미련 없이 침대로 향했다. 언제 걱정했냐는 듯 축 늘어진 여체를 옆으로 누여놓곤 두 남자가 앞뒤로 자리 잡고 눕는다. 그들은 정해진 위치에서 또다시 애무를 시작하며 늘어진 여체에 흥을 올렸다.
발발 떨리는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리곤 이미 양껏 벌어진 두 구멍에 두 개의 좆이 입을 맞췄다. 이제 곧 들어간다는 양 쓱쓱 문지르던 좆이 누가 먼저라고 할 새도 없이 천천히 밀고 들어갔다.
“아앙, 학, 아으!”
찌걱, 쯔걱, 두 개의 좆이 여린 속살을 무자비하게 긁어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음탕한 마찰음이 거세질수록 질질 싸는 수준으로 흘려대는 애액이 두 남자의 불알 주름 사이까지 켜켜이 새겨졌다.
푸지게 싸놓고도 여전히 흉흉한 자지를 푹 쑤셔 넣은 그들은 이제는 제법 리듬감 있게 추삽질을 시작했다. 누가 형제 아니랄까 봐, 하는 짓이 몹시 빼다 박았다. 엘리아의 앞을 맡은 아힌은 젖을 쭙쭙 빨고, 프레드는 그녀의 등에 쪽쪽 입을 맞췄다.
딱 달라붙어 있던 프레드가 잠시 떨어져 상체를 들어 올렸다. 그러곤 천천히 자지를 쓱 빼며 그녀의 뒷구멍을 유심히 바라봤다.
미끈한 점성액이 치덕치덕 묻어 나와 제 좆을 붙잡아 맨다. 손가락 하나도 겨우 들어가던 조그만 구멍이 어느새 저렇게 넓어졌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불알이 땡땡해졌다.
“하, 씨발. 엄청 야하네. 아주 장관이네, 장관이야.”
그녀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자, 넓게 벌어졌던 구멍이 입을 꽉 다문다. 귀두 삿갓이 꽉 조여지자 화들짝 놀란 남자의 좆이 푹 쑤셔 박혔다.
“하앙, 흐으응.”
“휴, 쌀 뻔했잖아.”
프레드의 말에 호기심이 동한 아힌마저 상체를 들어 올리고 제 좆을 오물거리는 음탕한 가랑이 사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두 흉흉한 좆을 꿀떡꿀떡 잘도 삼키는 구멍이 몹시도 야해 빠졌다.
“형, 장난 아니지?”
“우리 엘리아가 이렇게 많이 싸는 건 또 처음 보는 것 같네.”
두 좆을 삼켜 무는 구멍을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에 천천히 쏘삭거리자, 대번 끙끙거리며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더 강렬하게 박아달라는 솔직한 몸짓 같았다.
“세게 박아줘?”
“흐으응, 아아응.”
“보채기는. 벌주려고 불렀는데 이렇게 좋아하면 어쩌나?”
말과는 다르게 피식 웃으며 그녀의 젖을 움켜쥔 아힌이 퍽 소리 나게 쳐올리자, 화들짝 놀란 여체가 펄쩍 뛰는 바람에 프레드의 자지가 쑥 빠져버렸다. 인상을 찌푸린 프레드가 구시렁거리며 다시금 제 좆을 푹 쑤셔 넣는다.
아까보다 강렬해진 추삽질에 엘리아는 제 손등을 물고 울음을 토해 냈다. 의도치 않게 엉덩이는 앞뒤로 흔들며 두 좆을 제 몸 안에 가득 채웠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밀려오는 쾌감은 점점 더 그녀의 이성을 나락으로 빠뜨렸다. 본격적인 파티는 이제 시작이었다.
이른 저녁부터 시작한 이 음란한 파티는 밤이 새도록 이어졌다. 그들은 온 방을 누비며 온갖 자세로 그녀의 구멍을 쑤시고 휘저었다. 무슨 약이라도 처먹은 건지 죽지 않는 두 좆에 엘리아는 마르지 않는 구멍으로 화답했다.
앞뒤도 모자라, 요도 구멍에서까지 질금질금 물을 싸댄다.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고 제 젖을 아힌의 입 속에 물려주며 발정 난 암캐처럼 굴었다. 몸속에 잠재된 성욕이 개방된 듯, 엘리아는 더없이 음탕하게 두 짐승과 몸을 섞었다.
“더… 더 세게. 하앗! 거, 거기… 흐응, 좋아! 흐윽, 싸, 쌀 것 같아……. 하응!”
맨 정신이었다면 절대로 하지 못했을 말들이 그녀의 입에서 마구 쏟아져 나왔다. 하는 내내 독한 술을 마시고 술에 전 혀를 빨아댔더니, 이성이 없는 영혼은 그저 본능에만 충실했다.
잔뜩 취한 세 몸은 날이 샐 때까지 쾌락을 즐기며 몸을 섞었다. 수도 없이 싸지르고, 물고, 빨아대며 그야말로 난잡한 정사를 치렀다. 두 좆을 삼킨 채로 실신하듯 잠든 엘리아가 아니었다면 아마 두 짐승은 다음 날까지도 이 파티를 끝내지 않았을 터였다.
* * *
그녀가 정신을 차린 건 오후가 다 돼서였다. 지끈거리는 머리통을 부여잡고 퉁퉁 부은 눈을 겨우 뜬 엘리아는 멍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다 난장판이 된 방 안에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헉, 미쳤나 봐!
뭘 얼마나 마신 건지, 너덧 병이나 되는 독한 술병은 텅텅 빈 채로 바닥을 굴러다녔고, 정체 모를 얼룩과 붉은 술 자국이 새하얀 카펫을 엉망으로 물들였다. 오늘 빨래 담당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저걸 지우려면 꽤나 고생할 터였다.
온 방에는 시큼달달한 야한 냄새와 술 냄새가 진동했다. 순간 속에서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방 꼬락서니를 보니 기억은 없었지만,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기분이었다.
미쳤어, 돌았어. 으으… 미친년아!
옆을 보자, 볼썽사납게 축 처진 자지를 덜렁 내놓고 기절한 듯 잠든 프레드가 있었다. 아힌은 안 보이는 걸 보니, 아무래도 먼저 나간 모양이었다. 그래도 소공작이라고 꽤 책임감 있는 모습이었다.
조용히 몸을 일으키려던 엘리아의 입에서 억 소리가 튀어나왔다.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일단 다급한 마음에 옷부터 찾았다. 바닥에 널브러진 옷을 찾긴 했지만, 엉망이 돼버린 드레스를 다시 입을 순 없어 작은 담요로 몸을 가리고 얼른 제 방으로 돌아왔다.
욕실로 향한 엘리아는 그제야 앞뒤로 몰려오는 고통에 끙끙거리며 몸을 씻었다. 얼마나 싸 재낀 건지, 앞뒤 구멍에서 채 빠지지 않은 멀건 백탁액이 질척하게 묻어 나온다. 그녀는 그대로 주저앉아 따뜻한 물을 아랫도리에 대고 짐승들의 흔적을 지워냈다. 그 순간, 제이든이 떠올랐다.
“하아… 약 안 넣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네.”
다행이라 여기는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왜 임신이 안 된 거지? 그동안에도 수도 없이 안에다 쌌는데…….”
뭔가 의아하면서도 그저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벌써 몸에 반응이 왔을 테니.
마지막으로 아힌이 준 술을 마시고부터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기억이 없었다. 하지만 프레드에게 제 뒤가 뚫렸다는 건 확실히 기억했다. 그리고 죽을 것처럼 아팠던 고통이 점차 쾌락으로 바뀌었던 것도.
어제를 떠올리자, 아직도 쾌감이 제 몸에 남은 것처럼 아랫도리가 저릿거렸다. 확실히 상태가 이상해진 것 같았다. 이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따지고 보면 아닌 건 맞지만, 어쨌든 지금은 자신의 몸이 아닌가. 그런데 몸은 그녀의 생각을 거부하는 듯했다.
욕실 바닥에 쪼그려 앉은 그녀는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지금도 아랫도리는 기억에도 없는 어젯밤의 쾌감을 그리워하는 듯 뻐근하게 조여왔다. 엘리아는 점점 색을 밝히는 자신의 몸이 두려워졌다. 이러다간 제 발로 짐승들의 방을 찾아가는 건 아닌가, 말도 안 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하아… 설마 어제 같은 미친 짓을 또 하는 건 아니겠지. 이러다간 완전히 망가져버릴 거야.”
그러나 그녀가 걱정하던 일은 곧 현실로 다가왔다. 당장 그날 밤에도 프레드는 어김없이 그녀의 방을 찾았다. 엘리아의 뒷구멍 맛에 흠뻑 빠진 프레드는 앞 구멍에는 손가락을 집어넣고, 제 자지는 뒤에다만 쑤셔댔다.
수도 없이 받아내다 보니 어느새 엘리아의 몸도 이제는 그의 것을 부드럽게 삼켜 무는 것도 모자라, 새로운 쾌락에 눈을 떠 그저 즐겁기만 했다.
낮에는 아힌의 집무실로 불려가 부족했던 앞 구멍을 가득 채우고 섹스를 즐겼다. 그날 이후, 몸을 섞을 때면 무조건 이름을 부르게 하는 바람에 반복 학습이 되었는지, 엘리아는 이제 두 짐승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불렀다. 점차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인 몸짓으로 엘리아는 의도치 않게 두 짐승을 길들이고 저도 길들어갔다.
그러나 섹스가 끝나고 제 방에 홀로 있을 때면 그녀는 매번 자괴감에 빠졌다. 자신의 몸은 이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쾌락에 중독된 것 같았다. 지금도 이렇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니. 미쳐도 단단히 미쳐 돈 게 분명했다.
그들이 준 휴가는 그렇게 밤낮없이 짐승들과 몸을 섞다 의미 없이 끝나 버렸다.
* * *
그저 예쁘게만 보였던 얼굴에 색기도 모자라, 농염함이 깃들었다. 그나마 조금 남아있던 앳된 순진함은 사라지고, 여자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요염함이 흐른다. 날이 갈수록 색스러워지는 엘리아의 모습에 공작저의 사내들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녀장으로서 처음 자신들 앞에 선 엘리아를 보는 하인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았다. 눈으로 애무하듯 집요하게 그녀의 몸을 구석구석 훑으며 묵직하게 차오르는 아랫도리를 가렸다. 이제는 완전히 그림의 떡이 돼버린 그녀였지만 틈이라도 보이면 절대 가만두지 않으리라, 침을 흘리는 굶주린 하이에나와 같은 눈빛이었다.
“이상입니다. 이제 각자 위치로 가서 일들 보세요.”
“네.”
각각 다른 의미로 집요하게 쳐다보던 하녀와 하인들은 흡사 그녀를 지키는 기사라도 되는 양 버티고 서있는 주인의 살벌한 눈빛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조아리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들은 새로 배정된 자신의 자리를 찾아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엘리아. 하대해야지. 그렇게 무르게 굴면 또 기어오른다고.”
“천천히 할게요. 같이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 뭘, 정 그렇게 감사하면 선물이나 주든가.”
스스로 그녀의 뒷배를 자처해 놓고, 프레드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금세 치마 속으로 파고든 손이 얇은 팬티를 쓱 젖힌다. 당장이라도 쑤시고 들어올 것 같은 무도한 손을 얼른 막은 엘리아는 그가 기분 나쁘지 않도록 배시시 웃으며 속살거렸다.
“프레드.”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미친놈이었기에 그를 달래려면 요녀가 돼야 했다. 그리고 이제 그 정도는 엘리아에겐 식은 죽 먹기였다. 다정하게 그의 이름을 부르곤 제 아랫도리를 지분거리는 손을 빼내었다. 역시나 인상을 찌푸리는 그의 손바닥에 입술을 부빗거리며 야살스럽게 애원했다.
“저도 일은 해야죠. 대신 선물은 밤에 드릴게요. 밤에 마음껏 드세요.”
“하아… 아까부터 네 엉덩이가 날 얼마나 유혹했는지 알아? 몇 번을 쑤시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고.”
투덜거리는 프레드의 손등에 살짝 입을 맞춘 엘리아는 요염하게 웃으며 그의 곁에서 한 발짝 떨어져 섰다. 그리고 능숙하게 그를 조련했다.
“참은 게 아깝지 않도록 즐겁게 해드릴게요. 그리고 도련님이 원하는 옷도 입을게요. 그러니까 조금만 참아주세요. 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얘기는 꿈도 꾸지 못했으리라.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짐승들이 벗으라면 벗어야 했는데, 이제는 이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엘리아는 변했다. 그리고 세 공자 중 가장 단순한 프레드가 제일 먼저 그녀의 조련에 말 잘 듣는 짐승이 됐다.
입을 쩝 다신 프레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저를 피해 선 얄미운 여자를 확 끌어안고는 덥석 입술을 물어 삼켰다. 끓어오르는 정욕을 그녀의 입 속에 난폭하게 퍼붓던 그가 이내 입술을 떼곤 무섭게 으르렁거렸다.
“오늘은 뒷보지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쑤실 거야. 각오해.”
“네…….”
금세 발갛게 달아오른 엘리아의 뺨을 어루만지며 아까부터 성이 난 좆을 그녀의 허벅지에 슬슬 비벼댄다. 꽤 아쉬운 모양인지 떨어질 줄 모르는 프레드의 가슴을 가볍게 밀고 엘리아는 얼른 뒤로 물러섰다.
“얼른 가세요. 빨리 끝내야 일찍 가죠.”
“흠, 알았다. 얼른 끝내고 와. 그리고 오늘 옷은 더 끝내주는 거로 준비해 뒀으니까, 그것도 기대하라고.”
“…네.”
그제야 돌아가는 프레드의 뒷모습을 보던 그녀는 이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날이 갈수록 더 끓어 넘치는 짐승들의 욕정에 정말로 아랫도리가 헐 지경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순순히 물러나 주기라도 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예전 같았으면 지금 바로 여기서 알몸이 되어 그의 좆을 받았을 텐데.
프레드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엘리아는 터덜터덜 제 할 일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날 이후, 아힌과 프레드는 그녀에게 색다른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각자 취향으로 만들어온 옷은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었지만, 더없이 야한 건 형제가 똑같았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달라진 건 그 순간만큼은 엘리아를 하녀로 대하지 않고, 소중한 여인을 대하듯 한다는 것이었다. 아래를 쑤시고 들어오는 좆질은 여전히 무자비하고 거칠었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난폭하거나 막 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엘리아는 한결 마음이 놓였다. 이 정도만 잘 유지한다면 자신이 이 저택을 떠나는 날까지 몸은 힘들지언정, 정신적으로 고통스럽지는 않을 터였다.
“조금만 더 버티자. 정신 똑바로 차려.”
하녀장이 되니 몸은 확실히 편했다. 고된 일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살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눈치 보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이제는 굶을 필요도,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다. 예전에야 짐승들에게 걸릴까 봐 굶었지만, 어차피 밤낮없이 몸을 섞는 건 당연한 일과가 돼버렸고, 익숙해진 몸도 그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었으니.
아론의 방을 청소하던 엘리아는 주인의 온기가 사라진 침대에 앉아 그를 떠올렸다. 세 공자 중 가장 웃음이 없고 까칠했던 남자. 그가 해준 배려가 저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는 알까?
다시 생각해 봐도 그때 아론이 한 행동은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가장 감정이 메마른 남자가 자신을 도와준 것도 모자라 간호까지 해주고, 하녀장으로도 만들어줬다. 그리고 어쭙잖은 걱정까지 늘어놓았지.
“정말로 엘리아가 첫 여자여서 그랬던 걸까?”
아론과 함께했던 그날이 하나씩 떠오르자, 그와 입을 맞추고 몸을 섞었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순간 아랫도리가 급격히 뻐근해지자, 엘리아는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미쳤어, 정말.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생각만으로도 반응을 보이는 제 몸이 당황스러웠다. 그러면서도 아랫도리는 여지없이 축축하게 젖어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제 몸에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발정할 턱이 없지 않은가. 자꾸만 드는 허튼 생각에 엘리아는 흥분한 몸을 애써 무시하고 청소를 시작했다.
한 번 달아오른 몸은 저녁이 될 때까지 사그라질 줄 모르고 그녀를 괴롭혔다. 정말 제대로 발정이라도 난 건지, 팬티가 푹 젖을 정도로 질질 흘리고 다녔다.
정말로 미친 걸까? 조금 있다가 프레드와 할 난잡한 정사까지 떠올리니 아랫도리는 더 미쳐 발광했다.
생각보다 할 일이 없었던 터라 엘리아는 조금 일찍 프레드의 방으로 향했다. 주인의 명령이라 어쩔 수 없이 가는 거라고 합리화하면서도 발걸음엔 다급함이 묻어있었다.
뜨겁게 달궈진 몸이 그녀를 재촉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놈들을 찾는 제 걸음을 당장 멈추고 싶었다. 끊임없이 미친 거냐고 물으면서도 이미 그녀의 몸은 프레드의 방으로 발을 들였다.
“어? 정말 빨리 왔네?”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엘리아를 보자 프레드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걸렸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몸이 벌떡 튕겨져 올라 엘리아의 손목을 덥석 잡아당기곤 와락 끌어안는다. 목덜미에서부터 입을 쪽쪽 맞추며 지분거리는 손길에 그가 얼마나 참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겉으로만 보면 남몰래 만나는 하녀와 주인의 애틋한 사랑놀이나 다름없는 광경이었다.
“엘리아. 이 옷 입어봐.”
양껏 그녀를 만지고 맛본 후 프레드가 새로운 옷을 건넸다. 딱 봐도 천 쪼가리가 얇은 게 가릴 곳이 그다지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엘리아는 군말 없이 옷을 들고 욕실로 향했다. 오기 전에 깨끗이 닦았지만, 달아오른 몸은 프레드가 잠깐 만진 것만으로도 또 금세 질척하게 젖어버렸다.
제 상태에 망연하게 서있던 엘리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가 준 옷을 주섬주섬 걸쳐 입었다. 옷을 입고 거울을 보는 순간, 또 입이 쩍 벌어졌다.
하……! 이걸 옷이라고 부를 수가 있는 거야?
가면 갈수록 프레드가 준 옷은 옷이라고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로 진화했다. 도대체 이런 디자인은 누구 머리에서 나오는 건지 궁금할 정도다.
온몸에 찰싹 달라붙는 원피스 스타일은 프레드의 고유 취향인 듯했다. 오늘도 역시 굴곡진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 몹시도 야해 보였다.
그런데 이 정도로 입이 쩍 벌어진 건 아니었다. 정말 뭐라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제 모습에 엘리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가슴을 가려줘야 할 부분이 없다. 완전히 뻥 뚫려 풍만한 가슴이 보란 듯이 덜렁 나와있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었다. 아주 오래전에 우연히 봤던 영화의 여주인공 가슴에서 미사일이 나갔던……. 어흠.
그것도 모자라 치마는 엉덩이를 반만 가릴 정도로 아주 짧았다. 이럴 거면 왜 만들어놓은 건지. 그 와중에 알알이 박힌 보석들은 저 짐승이 얼마나 돈지랄을 한 건지 여실히 보여줬다.
제 천박한 모습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이 야해 빠진 몸을 프레드가 어찌할지 상상하니 또 아랫도리가 뻐근해진다. 이젠 그들만 짐승이라 말할 처지도 못 되는 것 같았다.
“엘리아. 멀었어?”
그새를 못 참고 애타게 부르는 프레드의 음성에는 기대감이 잔뜩 배어있었다. 매번 자신이 만들어온 이 기막힌 옷들을 찰떡같이 소화해 냈으니 기대가 될 수밖에 없겠지.
엘리아는 크게 심호흡하곤 욕실을 나섰다. 역시나 자신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프레드의 표정에 아랫도리가 더욱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씨발! 너! 우와! 넌 정말. 우와! 엘리아! 우와!!”
프레드는 발을 동동 구르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같은 말만 반복했다. 상상보다 더 잘 어울리는 엘리아의 색스러운 모습에 프레드의 얼굴이 웬일로 새빨갛게 물들었다.
아까부터 참았던 자지가 급격하게 땡땡해지며 발기차게 부풀어 올랐다. 오늘 힘들게 참은 저 자신을 칭찬하며 프레드는 음탕한 엘리아의 몸을 넋 놓고 바라봤다.
“돌아봐.”
그녀가 천천히 몸을 돌리자 박음직스럽게 생긴 탐스러운 엉덩이가 보였다. 프레드의 정신 나간 탄성이 또 한 번 터져 나왔다.
“하! 씨발… 미치겠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엘리아. 말해 봐. 너 대체 정체가 뭐야?! 응? 아우!”
“흐읏!”
그녀의 야해 빠진 몸에 완전히 홀린 짐승이 침을 질질 흘리며 다가와 다짜고짜 엉덩이를 활짝 벌린다. 그러곤 혀에 닿는 모든 살을 게걸스럽게 물고 빨기 시작했다.
몸이 휘청거리자 엘리아는 그날 달아놓은 천을 다급하게 붙잡고 프레드의 애무에 몸을 맡겼다. 엉덩이를 벌린 손이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자, 매끈한 허벅지가 스르륵 벌어졌다.
먹음직스럽게 여문 엉덩이 위로 올라붙은 치마가 몹시도 야해 빠졌다. 시큼달달한 냄새를 풍기며 이미 흠뻑 젖어있는 음부에 얼굴을 처박은 프레드가 츄릅, 쩝쩝, 음란한 소리를 내가며 게걸스럽게도 빨아댄다. 아쉽게도 음핵까지 닿지 않는 애무에 엘리아는 애가 탔다.
까치발을 들고 엉덩이를 흔들자, 그녀의 뜻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엉덩이 아래 살을 뒤로 한껏 추어올린다. 번들거리는 불그스름한 속살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맛있는 건지. 입술을 날름 핥은 프레드는 다시금 얼굴을 푹 처박고는 온 음부에 침을 바르며 미친 듯이 핥아댔다.
“하윽! 프레드! 그, 그만해요……!”
뒤에서 핥아대는 바람에 그의 높은 콧대가 뒷구멍을 자극하고, 길게 내민 혓바닥은 온 속살을 비벼대다 세워진 혀끝이 음핵을 간질이고 질구 속을 휘저으며 정신을 쏙 빼놨다.
입으로는 그만하라고 앙앙거리면서도 엘리아는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를 추켜세우고 모자란 부분을 스스로 그의 입술에 비벼대며 쾌감을 채웠다.
“씨발, 오늘 왜 이렇게 흥분한 거야? 올 때부터 보지가 흥건하던데?”
“하으으… 얼른, 얼르은…….”
애처롭게 바들바들 떨면서도 그녀는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엉덩이를 흔들었다. 절정의 끝자락까지 도달하려던 참이었는데, 그가 눈치 없이 흥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그녀의 애원에 히죽 웃은 프레드가 살랑거리는 엉덩이를 꽉 쥐어 잡곤 활짝 벌린다.
“안 되겠다. 박으면서 만져줄게. 나도 지금 미치기 직전이라고.”
다급한 목소리만큼이나 급하게 쑤셔 박는 좆 기둥에 엘리아는 하윽,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이젠 익숙할 때도 됐건만, 처음 들어올 때는 뒷구멍이 아릿한 느낌에 저절로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러나 부드럽게 밀고 들어오는 자지를 몇 번 오물거리자 고통은 곧 쾌락으로 바뀌었다. 손에 쥔 천을 꽉 틀어쥐고 엘리아는 또다시 엉덩이를 흔들었다.
“하앙! 흐으읏!”
“씨발. 너무 맛있어. 엘리아, 넌 정말 최고야!”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듯 엘리아를 꽉 끌어안은 프레드는 한 손으론 터트릴 듯 젖가슴을 주물러대고, 한 손으론 클리토리스를 마구잡이로 비벼댔다.
그녀가 좋아하는 곳을 만져주면 구멍이 꽉 조여진다는 것을 그간의 경험으로 깨달은 프레드는 돌기를 사정없이 비벼대며 쑤셔 박은 자지를 꾹꾹 눌러댔다.
잠시 식었던 쾌감은 민감한 부분이 자극당하자 급속도로 치솟았다. 참을 새도 없이 몰아닥친 절정에 그녀는 프레드의 좆을 꽉 물고 부들부들 떨어대다 애액을 왈칵 흘려냈다.
“하앙! 흐아아앙! 흐윽, 흣!”
“큿! 젠장!”
엘리아의 절정에 프레드도 덩달아 쾌락을 맞이했다. 그녀의 몸속에 씨물을 잔뜩 뿌려대며 미친 듯이 엘리아의 목덜미를 물고 빤다. 온몸에 오싹 소름이 돋을 정도로 쾌감을 만끽한 프레드는 제게 이런 기쁨을 주는 그녀가 좋아서 미칠 것 같았다.
한 번 물을 빼고 나니 이제야 여유가 생겼다. 좆을 쑥 빼니 제가 싸질러 놓은 좆물이 점점 닫히는 구멍 사이로 주르륵 흘러나온다. 그것도 모자라 벌름거리는 질구에서도 물이 뚝뚝 떨어졌다. 오늘따라 유달리 흥분한 엘리아의 상태가 몹시 만족스러웠다.
헐떡거리는 여체를 달랑 안아 들곤 침대로 향했다. 그녀를 침대에 내려놓은 그는 그 옆에 철퍼덕 누워 팔을 베고 여유로운 자세로 누웠다.
“엘리아, 올라와. 이제 천천히 즐겨야지. 보지 맛부터 다시 보자.”
“프레드, 씻고 올게요.”
뒤에선 아직도 질척한 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이대로 프레드의 얼굴 위로 앉을 수는 없을 것 같아 엘리아는 씻기 위해 일어났다.
“됐으니까 그냥 올라와. 네 몸에서 나오는 건 다 맛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헉, 프레드!”
지금 나오는 건 네 거라고!
뒷말은 뱉을 새도 없이 엘리아는 그의 얼굴 위로 올라앉았다. 뭐가 나오든지 말든지, 프레드는 미친놈처럼 엘리아의 음부를 게걸스럽게 핥기 시작했다.
“하윽! 프레드!”
“그렇게 흥분했어? 빨아달라고 애원할 만큼?”
“아앗, 아, 으응.”
혀를 날름거리며 말하는 남자의 숨결에 아랫도리가 간질거렸다.
“흔들어야지. 뭐 해?”
“네……. 흐읏.”
혓바닥을 넓게 펴고 대주듯 기다리는 살덩이에 엘리아는 제 음부를 쓱쓱 문질렀다. 방금 전에 갔는데도 또다시 절정의 감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오늘따라 유독 흥분하는 제 상태에 기가 막히면서도 엘리아의 허릿짓은 더욱 음란해졌다.
그들의 밤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 * *
프레드가 기절하듯 잠든 걸 보고 난 후에야 엘리아는 겨우 제 방으로 돌아왔다. 얼마나 몸을 빨아댔는지, 온 살결에 붉은 꽃이 잔뜩 피었다. 씻는 내내 제 몸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힌이 뭐라고 할 텐데. 후…….”
낮에는 아힌을 상대해야 하는데, 이 꼴을 보면 분명 그의 심기가 사나워질 것이 뻔했기에 엘리아는 벌써부터 걱정이 들었다. 그렇다고 프레드에게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그들의 노리개인 제 처지가 한심스러웠다. 그러면서도 발정한 몸은 매번 그들의 좆에 좋다고 울어대는 것도 모자라 이젠 제가 먼저 그들을 찾을 정도니. 발정이 풀리니 이젠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제 상태를 어디다 물어볼 수도 없고, 미치고 환장할 것 같았다.
“후우…….”
걱정도 잠시, 피곤했던 그녀는 침대에 눕자마자 금세 곯아떨어졌다. 다른 의미로 고단했던 하루라 엘리아는 누가 업어 가도 모를 정도로 완전히 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아의 방문이 스르륵 열렸다. 꽤 오래 그녀를 기다린 탓에 낯선 침입자의 얼굴에는 짜증이 서려있었다. 그가 잠든 그녀를 노려보다 주머니 속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그러곤 그녀의 코를 막자, 웅크렸던 몸이 축 늘어지며 엘리아가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잠든 엘리아의 몸을 이불로 둘둘 말고 그 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저택을 나와 마차를 탈 동안 그의 날랜 몸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엘리아가 사라진 걸 모르는 저택은 고요한 침묵 속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