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짐승들의 소굴로
“세상에! 이게 다 뭐야?”
엘리아는 3층에 딱 하나 비어있던 방문을 열자마자 입을 떡 벌렸다.
말도 안 돼. 대체 누가?!
“왔어? 어때? 마음에 들어? 내가 널 위해 살짝 준비 좀 해봤는데.”
기다렸다는 듯 해맑게 들리는 음성에 고개를 옆으로 돌리자, 기척도 없이 나타난 프레드가 그녀의 어깨 위에 팔을 턱 걸치곤 기분 좋게 웃었다. 제가 꾸며놓은 엘리아의 방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프레드는 엘리아보다 더 방싯방싯 웃었다.
“이, 이걸 도련님이 다 하셨단 말이에요?”
“아, 한 건 다른 애들이지. 물론 돈은 내 돈이고.”
“왜…….”
“왜. 마음에 안 들어?”
순식간에 사납게 돌변하는 프레드의 눈빛에 그녀는 차마 뱉지 못할 말을 꼴깍 삼켰다.
너 같으면 마음에 들겠냐?
“아, 아니요! 아주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왜 이런 걸 제게…….”
“앞으로 내가 자주 잘 방이니까 내 방처럼 꾸며놨지. 정말 마음에 드는 거지?”
개새끼. 미친 새끼. 개또라이 새끼!!
엘리아는 치미는 욕을 겨우겨우 삭이며 배시시 웃었다. 속마음과 전혀 다른 표정이라 입꼬리만 웃는 모양새였지만.
엘리아의 방은 오색빛깔 알록달록한 커튼도 모자라, 침대 시트와 이불은 새빨간 색으로 맞춰져 있었다.
귀신 나오기 딱 좋겠는데…….
화려하고 야한 걸 좋아하는 프레드의 취향이 가득 담긴 방이었다. 제 방에 다 담지 못한 취향을 자신의 방에 쏟아부은 것 같았다. 거기다 아예 대놓고 여길 자기 방처럼 쓰겠다는 프레드의 뻔뻔한 말에 엘리아는 자신의 다락방이 그리워졌다.
넓어지고 좋아지면 뭘 하나. 정신병 걸리기 딱 좋은 방 분위기에 정신병자 하나가 입주 예정이라는데.
나았던 몸 상태가 도로 악화되는 기분이었다. 정말로 머리가 지끈거려 이마를 짚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 아파? 아직 다 안 나은 거야? 몸은? 몸도 힘들어?”
프레드의 느끼한 말에 혹시라도 지금 당장 덮치려는 건가 싶어 덜컥 겁이 났다. 아직도 아론이 쑤셔놓은 아랫도리가 얼얼한데 프레드의 흉포한 물건까지 받아낼 자신이 없었다.
“괜찮아요. 이제 가서 일해야죠.”
“일? 무슨 일?”
하녀한테 무슨 일을 하는 거냐고 되묻는 프레드의 순수한 뇌에 엘리아는 속으로 쯧, 혀를 차곤 또 배시시 웃었다. 그에겐 언제나 웃는 낯을 보여야 한다는 걸 잘 아는 몸은 자동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제가 무슨 일을 하겠어요. 하녀가 하는 일이 집안일이죠.”
“그걸 누가 몰라서 물어? 너 영양실조 다 나을 때까지 휴가야. 그러니까 당분간은 몸조리하는 데만 신경 써.”
“네?!”
“귀먹었어? 너 휴가라고.”
“그게 무슨……?”
“아론 형이 너 휴가 받아주고 갔어. 너 그런데 진짜, 그 괴물은 어떻게 홀린 거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헤 벌린 엘리아의 얼굴을 프레드가 신기하다는 양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아론이……? 왜?
엘리아의 머릿속은 온통 물음표투성이였다. 도대체 이 남자들이 갑자기 왜 이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짐승들의 변한 모습이 어찌 보면 좋은 징조였지만, 엘리아는 몹시 불안했다.
짐승들의 본성을 잘 알고 있기에 그녀는 이 상황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다. 받은 만큼 자신이 치러야 할 값은 더욱 혹독할 테니까.
단체로 약을 먹은 것도 아니고, 변해도 너무 변해버린 세 공자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너, 형한테만 특별한 거 해줬냐?”
“…네?”
잠시 넋을 놓고 있던 엘리아는 프레드의 이상한 물음에 정신을 차렸다.
“아니다. 됐고! 크흠.”
“……?”
“너, 아론 형만 특별하게 생각하지 마. 그럼 내가 기분이 안 좋아질 것 같거든. 그리고 내가 가만 생각해 보니까 형이 지금 너한테 이러는 게 아무래도 네가 첫 여자라서 그런 것 같아.”
갑자기……?
대단한 생각을 떠올린 양 프레드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그가 이내 피식 웃는다.
“아… 그거였네. 그날 아힌 형이랑 내가 널 완전히 죽여줘서 네가 우리 자지를 더 좋아할까 봐 수 쓴 거였어. 그거네, 그거.”
이건 또 뭔 소린지.
프레드의 헛소리를 듣고 있자니 머리가 더 지끈거렸다. 그러다 번뜩, 그의 말 중에 한마디가 뇌리에 박혔다.
내가 첫 여자라고? 아론의 첫 여자가 엘리아였어?
놀란 토끼 눈으로 프레드를 멍하게 바라보자.
“왜? 하고 싶어? 일단 들어갈까?”
“아, 아니요!”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거절의 말을 내뱉었다가 얼른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미쳤구나.
이상해진 게 이놈들뿐만은 아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말대꾸는커녕 뭐든 ‘네, 주인님’, ‘네, 도련님’, ‘네, 소공작님’이 전부였는데, 감히 ‘아니요!’라니.
진짜 미쳤구나. 미쳤어!
너무 오냐오냐 귀여워해 주면 할아버지 상투 잡고 흔든다더니, 자신이 딱 그 짝이었다. 이러다간 조만간 세 공자 좆을 잡고 흔들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요……?”
역시나 프레드의 눈빛이 더없이 싸늘해졌다.
“도, 도련님. 그게 아니라… 제가 아직 못 씻어서 지금은 안 된다고 말씀을…….”
“씻고 나와.”
“네?”
“씻고 나오라고. 기다릴 테니까.”
“…네, 도련님.”
심사가 뒤틀린 짐승 새끼가 으르렁거리니 엘리아는 바짝 몸을 웅크렸다. 정작 방 주인은 쭈뼛쭈뼛 들어가고 프레드는 제 방인 양 성큼성큼 들어가 주인도 누워보지 못한 침대에 철퍼덕 앉는다. 엘리아는 프레드의 눈치를 살피며 얼른 제 방에 딸린 욕실로 들어갔다.
그러곤 곧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좁디좁은 다락방에서 그 어두운 복도를 겨우겨우 지나 공용화장실까지 갔던 게 엊그제였는데. 그것도 모자라 혹시라도 누구한테 걸릴까 봐 매일 새벽에야 몰래 가서 후딱 씻고 나왔었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밥도 조금만 먹을 필요도 없어졌고, 이젠 매일 따뜻한 물로 샤워까지 할 수 있게 되니 이곳이 천국인가 싶었다. 오래 비워뒀던 방이라 곳곳에 묵은 때가 있었지만 이거야 뭐, 깨끗하게 청소하면 되는 거니 다락방에 비할 바가 못 되는 호사였다.
그녀는 화장실 곳곳을 둘러보며 저도 모르게 사르르 웃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이곳이 죽음의 방처럼 느껴졌는데, 막상 오고 나니 너무 좋았다.
어차피 다락방에서도 하루가 멀다고 끌려갔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좋은 방에서 편하게 자고, 따뜻한 물로 씻고 싶을 때 씻고, 먹을 거 다 먹으면서 당하는 게 더 낫지 않나? 뭐, 힘들어서 그렇지.
짐승 새끼들하고 하는 게 그리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고. 이젠 하녀장이니까 돈도 더 많이 받을 테고, 하녀들이 대놓고 괴롭히지도 못할 거고, 아론이 때려도 된다고 허락했으니까 열 받으면 날려버리면 되는 거고!
욕실 딸린 방 하나에 그녀의 머릿속이 금세 긍정적인 사고로 바뀌었다. 엘리아의 얼굴에 점점 행복한 미소가 가득 찼다.
그래! 조금만 더 버티자. 그동안 저 짐승들을 완전히 홀려놓고, 모은 돈으로 튀는 거야!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어 죽을 지경이던 마음이 또다시 변덕스럽게 바뀌었다. 안락함을 느끼자, 당분간은 거뜬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짓밟힌 꽃? 피폐물? 흥이다! 소설 제목대로 가란 법이 어디 있어? 난 다시 피어난 꽃이 될 거라고. 피폐? 피폐는 세 공자한테 돌려줄게. 어디 두고 보라지?
기분 좋게 웃은 엘리아는 옷을 벗고 물을 틀었다. 그런데 직업병도 아니고, 몇 달 하녀 일을 했다고 곳곳에 묵은 때들이 자꾸만 눈에 거슬렸다.
그녀는 본격적으로 욕실 청소를 시작했다. 밖에 프레드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어버린 채, 제 몸이 아닌 욕실 바닥을 열심히 닦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야! 죽었냐?”
“엄마야!”
갑자기 벌컥 문이 열리자, 깜짝 놀란 엘리아는 욕실 타일에 철퍼덕 주저앉은 상태로 멀뚱멀뚱 프레드를 바라봤다. 엘리아의 손에 들린 청소 도구를 본 프레드의 눈빛이 점점 살벌하게 변했다.
“도, 도련님.”
“이게 아론하고 며칠 있더니, 나는 아주 우스워졌나 보네?”
“그, 그게 아니라…….”
성큼성큼 욕실로 들어온 프레드가 샤워기를 틀었다. 그러곤 대뜸 그녀의 머리 위로 물을 뿌렸다.
“꺅! 도, 도련님!”
금세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된 엘리아는 갑자기 나온 찬물에 덜덜 떨면서도 머리 위로 사납게 쏟아지는 물을 그대로 맞으며 눈을 꼭 감았다.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다. 그리고 제 처지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조금만… 조금만 버티자. 아니, 언제라도 돈을 모으면 그냥 가는 거야. 조금만 참자. 조금만.
점점 창백해져 가는 엘리아의 얼굴에 프레드는 그제야 샤워기를 옆으로 던지듯 놔버렸다.
“야.”
“네, 도련님.”
얼굴 위로 흐르는 물도 닦지 못하고 저를 보는 여자의 모습에 기분이 더러워졌다. 숱 많은 머리칼이 물에 흠뻑 젖어 벌거벗은 그녀의 가슴에 딱 달라붙었다. 아론이 얼마나 물고 빨았는지 온몸에는 붉은 자국이 가득했고, 도톰하게 부어오른 젖꼭지가 머리카락 사이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상황에도 저를 바라보는 그녀의 유혹적인 자태에 자지가 불끈거리자 자존심 상한 프레드는 다짜고짜 욕설을 내뱉었다.
“씨발. 짜증 나네?”
“죄, 죄송합니다. 욕실이 너무 더러워서…….”
“하, 내가 기다리고 있는데 욕실 더러운 게 더 신경 쓰였단 말이지?”
“그, 그게 아니라…….”
프레드가 내뿜는 기세에 엘리아의 몸이 오돌오돌 떨렸다. 사납게 일그러진 인상이 곧 자신을 죽일 것만 같았다. 욕실 안으로 들어온 프레드가 엘리아 앞으로 다가와 섰다. 그녀는 제 눈앞에 보이는 프레드의 뭉툭한 바지춤을 바라보며 제가 지금 뭘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뭐 해?”
“…아, 네.”
그녀는 프레드의 바지 버클을 풀고는 조심히 그의 성기만 꺼냈다. 구부러져 있던 몸통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불끈불끈 크기를 키운다.
프레드는 점점 빳빳하게 치솟는 자지를 엘리아의 풍만한 가슴 이곳저곳에 치댔다. 꼿꼿하게 선 젖꼭지를 누르고 말랑한 가슴을 이리저리 누르다 한 번씩 그녀의 입술을 툭툭 건드렸다.
마치 자신과 엘리아의 처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려는 양, 그의 행동은 몹시 무례하고 난잡했다.
“엘리아.”
“네, 도련님.”
“가슴에 끼워서 빨아.”
“네.”
엘리아는 철퍼덕 앉은 몸을 일으켜 무릎 꿇고 섰다. 그러곤 제 양 가슴을 모아 잔뜩 발기된 자지를 가슴골 사이에 묻고 꽉 조인다. 그녀는 잡은 가슴을 천천히 아래위로 움직이며 프레드를 바라봤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여전히 싸늘했다.
혀를 쏙 내밀어 프레드의 귀두를 살살 간질였다. 그제야 프레드의 미slakpw간이 꿈틀거린다. 가슴을 잔뜩 모아 좆 기둥을 연신 흔들어주며 혀를 날름거리자, 꽉 다문 프레드의 잇새에서 짧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얼른 싸게 할 생각으로 엘리아는 머리만 빼꼼히 내민 귀두 끝부분을 입 속으로 쏙 넣었다. 선단에서 흘러나온 액이 짭조름하게 느껴진다. 입 속에 문 귀두를 사탕 빨듯 쪽쪽 빨아먹으며 혀를 굴렸다. 펠라에 조금씩 반응이 오는지, 프레드가 천천히 아랫도리를 움직였다.
조금씩 거친 콧김을 내는 걸 보니, 끝이 그리 멀지 않아 보였다. 팔이 저렸지만 엘리아는 멈추지 않고 가슴을 흔들었다. 입꼬리에 힘을 바짝 주고 쭙 빨아 당기는데 프레드의 손이 엘리아의 머리칼을 휘어잡았다.
“……!”
“씨발, 못 참겠네.”
“우웁!”
가슴 사이에 파묻혔던 좆 기둥이 그녀의 입 속으로 깊숙이 쑤시고 들어왔다. 목구멍을 찌를 듯 깊게 박힌 성기가 추삽질을 시작한다.
엘리아의 입 안 곳곳을 헤집으며 프레드의 커다란 자지가 빠르게 드나들었다. 엉덩이에 걸려 있는 프레드의 바지를 붙잡은 그녀는 제 머리를 흔드는 프레드의 힘에 입을 벌린 채로 가만히 몸을 맡겼다. 목구멍을 찌를 때마다 눈물이 방울방울 맺혔지만, 엘리아는 꾹 참아냈다.
“큭! 윽!”
정신없이 쑤셔 박히던 자지가 그녀의 입 안 살을 꾹 누르며 멈추었다. 뜨거운 물이 꿀렁꿀렁 나오며 그녀의 입 속을 가득 채웠다. 엘리아는 숨을 꾹 참고 그의 좆물을 입에 머금은 채로 흉포한 놈이 빠져나가길 기다렸다. 엄청난 양을 쏟아내고는 프레드의 자지가 이내 쑥 빠져나갔다.
“뭐 해? 안 먹고?”
“…….”
엘리아는 입 속에 가득 머금은 프레드의 흔적을 꿀꺽 삼켰다. 속에서 욕지기가 치밀었지만, 언제나처럼 배시시 웃었다. 일단은 살아야 하니까.
“일어나.”
“네, 도련님. 꺅!”
샤워기를 다시 튼 프레드가 그녀의 몸에 다시 물을 뿌렸다. 찬물이 확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깜짝 놀란 엘리아가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닦아.”
“네……?”
“네 보지 닦으라고. 아론 좆물이 눌어붙었을 거 아니야.”
“제, 제가 씻을…….”
“내 앞에서 씻어.”
아무래도 단단히 심사가 뒤틀린 모양이다. 이 정도로 막 대한 적은 없었는데, 프레드의 기분은 완전히 저기압이었다. 여기서 더 머뭇거려봐야 심기만 더 거스를 것 같아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제 아랫도리에 손을 가져갔다. 차라리 빨리 끝내는 게 나을 것 같아 음부를 쓱쓱 문지르며 대충 닦아냈다.
“그렇게 씻어서 되겠어? 구멍 속을 깨끗이 긁어내야지. 이렇게.”
“하윽!”
프레드의 손가락이 거침없이 밀고 들어와 구멍을 후벼 파다시피 쑤석거렸다.
“도련님!”
“왜……? 좋아? 그거 봐. 이렇게 좋아할 거면서 왜 사람을 미친놈으로 만들어?”
“자, 잘못했어요.”
“씨발, 또 꼴리네. 나와!”
샤워기를 냅다 집어 던지고 프레드는 엘리아의 손을 잡아끌고 욕실을 나갔다. 그러곤 사납게 침대에 던지듯 그녀를 밀친 뒤 반쯤 걸쳐져 있던 바지를 완전히 벗어 내렸다. 우악스럽게 그녀의 다리를 쫙 벌리고는 전희도 없이 제 자지를 밀어 넣으려는 순간 문이 벌컥 열렸다.
“크흠. 제가 때를 잘못 맞춰 온 모양이군요.”
“뭐야!”
낯선 사내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엘리아는 프레드의 손에 짓눌려 몸을 가리지도 못하고 고개만 옆으로 돌렸다.
“어디 가셨나 했는데, 여기 계셨군요. 공작 각하께서 찾으십니다.”
“제이든. 넌 노크도 할 줄 몰라? 그리고 여긴 왜 온 건데?”
제이든……? 주치의?
“전 아론 도련님 명으로 엘리아 양을 보러 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녀 방을 오면서 노크까지 해야 할까요?”
“에이, 씨발!”
“얼른 가보십시오. 각하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으십니다.”
프레드는 살벌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사납게 머리칼을 헝클이고는 그제야 그녀를 놔주었다. 벗어 던졌던 바지를 입으며 무섭게 으르렁거렸다.
“엘리아. 꼼짝 말고 방에 있어. 바로 올 거니까.”
“네.”
그제야 이불로 몸을 가린 그녀는 제이든을 힐끔거렸다. 저만 보고 있었던 건지, 마주친 제이든의 눈빛에 오싹 소름이 돋았다.
프레드가 나가자 문을 닫고 돌아선 남자의 고개가 삐뚜름하게 내려간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 스타일을 보니 의사라는 직업과 아주 잘 어울려 보였다. 세 공자와는 완전히 다른 결이었지만, 꽤 젊고 잘생긴 남자였다. 그러나 엘리아의 눈에는 그도 세 공자 못지않게 위험해 보였다.
자신이 벗고 있는데도 저리 아무렇지 않게 들어오는 것도 모자라, 그의 눈은 아까부터 집요하게 자신의 몸을 훑고 있었다. 젖은 몸을 이불 속으로 꽁꽁 숨겼지만, 아직도 그의 앞에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그녀의 상태는 아랑곳없이 제이든은 화장대 앞에 있는 의자를 끌고 와 침대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 그러고는 또 빤히 쳐다본다.
“저… 옷 좀 입고 와도 될까요?”
“굳이 입을 필요는 없을 것 같군요.”
“네……?”
“아론 도련님이 엘리아 양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멀쩡한지 확인하라고 해서 말이죠.”
“아…….”
그냥 협박인 줄 알았는데, 그는 자신이 한 말은 다 지키고 있었다.
쯧! 쓸데없이.
“옷을 벗고 해야 하는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누우시죠.”
“…네?”
“누우라고.”
하녀인 자신에게 존대하는 남자가 이상하면서도 조금 달리 보이려 했는데, 그는 금방 본색을 드러냈다.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멈칫거리며 이불을 더 끌어 올리는 엘리아의 행동에 제이든의 입꼬리가 비죽 올라간다. 꽤 예쁘장한 얼굴인 건 알겠다. 그리고 아까 보니 몸도 꽤 먹음직스럽게 보이고.
그래봤자 하녀인데. 공자들이 왜 이렇게 그녀에게 목을 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제이든도 슬슬 그녀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저 몸에 대체 무엇이 숨겨져 있길래 여자 보기를 돌같이 하는 세 공자가 엘리아한테만 목을 매는 건지.
이런 행동으로 도련님들을 자극한 건가?
뼛속까지 귀족인 제이든은 제 눈앞에서 저를 경계하는 엘리아가 어이없으면서도 하찮게 보였다.
“다른 도련님 앞에서도 이렇게 여러 번 말하게 합니까?”
“아니, 아닙니다.”
“그럼 얼른 누우세요. 내가 시간이 많지 않아서 말이죠.”
“아, 네.”
엘리아는 이불로 제 몸을 꼼꼼하게 가리며 침대 위에 누웠다. 처음 누워본 침대는 폭신했지만, 마음은 불편했다. 프레드에게 억지로 눕혀진 것도 모자라, 처음 본 남자 앞에서 헐벗은 몸으로 눕게 되니 아무래도 여기서 잠들 때마다 꿈자리가 사나울 것 같았다.
“일단 질문부터 하죠.”
“네.”
“밥은 왜 안 먹었습니까?”
“네? 아… 그게, 그냥 속이 별로 좋지 않아서…….”
“쓰립니까?”
“아니요. 그런 건 아니고…….”
차마 세 공자한테 걸릴까 봐 화장실 안 가려고 일부러 굶었다고 말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어디가 아프다고 하면 일이 또 커질 것 같아 말끝을 흐렸다.
“좋습니다. 과로는 뭐 며칠 휴가도 받았고, 하녀장도 됐으니 앞으로 별문제는 없을 것 같고. 특별히 어디 불편한 곳이 있습니까?”
“어, 없어요. 다른 데는 다 멀쩡해요.”
“아까 배가 아팠다고 들었는데, 배는 괜찮은가요?”
“아… 네. 괜찮아졌어요. 잠깐 놀라서…….”
왜 진료만 받는 건데도 이렇게 식은땀이 나는 건지 모르겠다. 과거의 기억 때문인지 왠지 ‘사’ 자 들어가는 사람들한테는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그렇군요. 그럼 이제 몸 상태를 좀 보겠습니다.”
“네?”
아니, 다 괜찮다는데 뭘 또 봐?
끝난 줄 알았는데 의자를 쓱 당기고 가까이 다가와 앉는 제이든의 행동에 엘리아는 티가 날 정도로 몸을 흠칫 떨며 이불을 끌어당겼다.
차라리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으면 괜찮았을지도. 그녀의 경계심이 제이든의 음욕에 슬슬 불을 지폈다.
‘일부러 이러는 거야? 아니면 정말 순진한 건가?’
그녀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린 제이든이 그녀가 꼭 쥐고 있는 이불을 같이 쥐었다.
“잘 들으세요. 난 당신 몸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데 자꾸 날 경계하니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 건지 헷갈리는군요.”
“죄, 죄송합니다.”
난감했다. 아무리 괜찮은 척하려 해도 그게 쉽냔 말이다. 그동안 당하고 산 세월도 있고, 아무리 의사라 해도 남잔데. 그리고 굳이 이렇게 헐벗은 채로 검사할 게 뭐가 있는지.
기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물며 그의 손에는 그 흔한 청진기조차 들려 있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맨손으로 만지겠다는 말이 아닌가. 그런데 어찌 그를 경계하지 않을 수가 있는지. 엘리아는 그의 말을 온전히 믿을 수가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았다.
제 말에도 여전히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망설이는 엘리아의 모습에 제이든이 쯧, 혀를 찼다.
“좋습니다. 이불은 아랫배까지만 내리세요. 제가 이대로 나가면 아론 도련님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으실 텐데.”
“……!”
아론의 이름을 듣자마자 그가 칼을 빙그르르 돌리던 장면이 퍼뜩 떠올랐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등줄기에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 이불을 꼭 쥔 엘리아의 손에서 조금씩 힘이 풀리자 제이든은 거침없이 이불을 휙 걷어 내렸다.
“……!”
배까지만 내리겠다던 이불이 남자의 힘 때문에 그녀의 무릎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온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깜짝 놀란 엘리아가 얼른 양손으로 아래위 중요한 부분만 감추고 다리를 오므리자 제이든이 피식 웃는다. 그러곤 그녀의 몸을 대놓고 훑어 내렸다.
그녀의 손에 뭉개져 삐져나온 풍만한 가슴과 자그마한 손이 채 가리지 못한 음모를 보는 제이든의 녹색 눈동자가 짙게 물들었다.
엘리아는 이불을 끌어 올리고 싶었지만 더 남은 손이 없었다. 다리를 꼼지락거리며 이불을 올리려고 애를 쓸수록 슬쩍슬쩍 보이는 엘리아의 음부는 제이든의 눈길을 더 끌 뿐이었다.
“뭐, 아름다운 몸인 건 인정하겠습니다. 당신이 하녀인 게 아까울 정도긴 하군요.”
“가, 감사, 흡!”
습관적으로 감사하다는 말이 튀어나올 뻔하자 엘리아는 얼른 입을 다물었다. 수치심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지자 얼른 고개를 돌렸다.
‘색기가 몸에 뱄군. 이래서 도련님들이 빠진 모양이야.’
눈앞의 새하얀 여체가 제이든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부끄러워하는 행동이 그의 음욕을 건드렸다는 게 맞는 말일 거다.
“미안하지만, 난 오늘 당신의 몸을 샅샅이 봐야 합니다.”
“…….”
제이든의 이상한 말에 엘리아는 다시 스르륵 고개를 돌렸다.
“당신이 혹시라도 도련님 중 누구의 아이라도 가지게 된다면 피차 곤란해지는 건 알죠?”
“…….”
“그래서 당신의 자궁 상태와 질 상태를 확인해야 하니, 그냥 진료받는다고 생각하세요.”
“네?”
꾹 다물려 있던 엘리아의 입이 떡 벌어졌다.
만진다는 거야? 아니, 거기다 손을 넣겠다는 거야?
말은 순수하게 진료라는데 그걸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혹시라도 짐승들에게 길든 몸이 제이든의 손에 닿는 순간 젖어버릴까 봐, 그게 더 걱정이었다. 그는 정말로 순수하게 진료 목적으로 만지는데 저 혼자 젖어버린다면 그게 무슨 창피란 말인가.
엉뚱한 것에 정신 팔린 엘리아는 그의 말도 안 되는 말을 의심조차 하지 못 했다. 왜 이딴 명령은 하고 가서 사람을 이렇게 곤란하게 만드는 건지, 아론만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그는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는 데 뭐 있는 남자였다.
“시간 없다고 말했는데. 손 내리세요. 나도 하녀 몸 따위나 만지려고 죽어라 공부한 거 아닙니다. 그러니 이상한 상상 그만하고 진료 시작하죠.”
냉정하기 짝이 없는 말에 차라리 마음이 놓였다. 정말로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을 것 같아 천천히 손을 내린 엘리아는 몸에 힘을 꽉 주고 고갤 돌렸다.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애석하게도 온 신경은 제 몸을 뚫어지게 보는 남자에게만 쏠렸다.
그 순간, 마음의 준비를 할 새도 없이 남자의 손이 가슴에 닿았다. 어찌나 놀랐는지, 흠칫한 몸이 티 나게 떨렸다. 누가 보면 남자의 손길을 처음 경험하는 숫처녀 같은 행동이었다. 그에 잠시 멈칫한 제이든의 손이 이내 다시금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을 야릇하게 주물럭거렸다.
진료다. 진료야. 이건 그냥 진료받는 거라고. 흡!
머릿속으로 죽어라 세뇌해도 남자의 손길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가슴을 몰캉몰캉 쥐었다가, 주물주물 만졌다가, 젖꼭지를 비트는데 어찌 무시가 되냔 말이다. 엘리아는 이를 꽉 깨물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고는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 다시금 애를 쓰는데.
“감도가 좋군요. 빨고 싶은 젖입니다.”
“……!”
엘리아의 눈이 번쩍 뜨였다. 진료 중에 저게 웬 말인가. 여전히 고개를 반대로 돌린 엘리아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남자의 손길과 저 음란한 말에 몸 상태가 점점 이상해졌기 때문이다.
연신 가슴을 주물럭거리던 손이 납작한 아랫배로 내려간다. 정말 진료라도 하는 양 배꼽 주변을 이쪽저쪽 꾹꾹 눌러보고 귀를 대보기까지 했다.
진료인데, 분명히 진료라고 했는데 자꾸만 이상한 감각에 휩싸이는 제 감정을 치워내려 배에 힘을 주고 숨을 홉 들이켰다. 그러는 사이 남자의 손이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다리에 힘 빼고 벌리세요.”
“…….”
그가 다리 밑으로 의자를 옮겨 앉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머뭇거리던 엘리아는 남자의 무감한 표정에 천천히 다리를 벌렸다. 그 순간, 남자의 손에 잡힌 한쪽 발목이 그의 어깨 위에 턱 걸쳐 올라갔다. 그러곤 무자비한 손가락이 구멍 속으로 쑥 밀고 들어온다.
하윽! 젠장!
세 공자에게 개발당한 몸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 제이든의 손가락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였다. 살짝 찌푸려진 제이든의 표정을 볼 생각도 못 하고 엘리아는 손가락을 꽉 물고 버텼다. 최대한 아랫도리에 힘을 풀려고 애를 쓰다 보니 본능은 오므려지고, 이성은 풀리고, 오물거림의 반복이었다.
“맛있습니까?”
“흑, 죄, 죄송해요.”
“죄송할 것까지야…….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니죠?”
“아니에요! 절대로……. 흐으. 언제 끝나나요?”
“음, 하도 물어대서 움직일 수가 없군요.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가는 질질 쌀 것 같아서…….”
제이든의 노골적인 말에 엘리아의 얼굴이 화르르 달아올랐다. 이 저택엔 하나같이 정상인이 없는 것 같았다.
흐으… 내가 제일 비정상이긴 하지만.
“움직여도 될까요?”
“후우… 네.”
엘리아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 최대한 몸에 힘을 풀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아까와는 다르게 갑자기 굵어진 손가락이 질구를 쑤시고 들어오자, 그녀의 입에선 여지없이 야릇한 비음이 튀어나왔다.
“흐응! 흡!”
“으음. 감도도 좋고, 속살도 쫀득하고, 반응도 꽤 신선하고. 훗.”
두 손가락을 갈고리 모양으로 만들고 내벽을 긁어내리며 중얼거리는 남자의 말에 의지와는 다르게 아래가 그의 손가락을 또 오물오물 씹어댔다. 애액이 얼마나 흐른 건지, 그의 손가락이 아주 미끈하게 움직인다.
세 공자 외에 처음으로 다른 남자에게 몸이 만져지니 수치스러우면서도 왠지 모르게 더 흥분되는 기분이었다.
일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생각과는 다르게 너무나 예민한 이 몸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세 공자와 몸을 섞을 때도 그러더니, 처음 본 남자의 손에도 이 정도로 느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엘리아 몸이 원래 이렇게 잘 느끼는 몸이었나? 아니면 내가 밝히는 건가?
죽을 만큼 싫어서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던 여주였는데, 막상 이 몸으로 직접 당해보니 머릿속은 유교 걸인 자신과는 다르게 몸은 남자의 손길을 즐기는 것 같았다.
자꾸만 터져 나오려는 신음을 가까스로 참아내며 버티는데 내벽을 살살 긁어내리던 제이든의 손가락이 보란 듯이 더 깊숙이 쑥 들어온다.
“하앗!”
“쉬이… 누가 듣길 바라는 겁니까?”
“하아, 하아… 죄송해요. 윽!”
숨도 크게 내뱉지도 못하고 가슴으로만 헐떡거리다 보니 엘리아의 탐스러운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제이든의 시선을 끌었다.
‘미치겠군. 하녀 따위한테 반응할 줄이야.’
순하고 앳돼 보이는 얼굴에 웬만한 귀족 영애보다 더 아름다운 하녀. 거기다 음란하기 짝이 없는 몸을 만지고 있으려니, 제이든의 아랫도리가 뻐근하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지금 그녀를 탐할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세 공자에게 죽임을 당할 게 뻔했으니.
‘당분간은 이 정도로만 즐겨야겠군.’
아쉬운 마음에 제이든은 입맛을 다셨다. 사실 이럴 필요까진 없었는데 그저 호기심으로 시작한 일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대체 이 여자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그 돌 같은 세 공자가 이 여자 앞에서만 짐승으로 변하는 건지 궁금했을 뿐인데.
그런데 인제 보니 알 것 같았다. 엘리아에게는 남자의 성욕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왠지 괴롭히고 싶고, 저 순진한 얼굴을 음탕하게 물들이고 싶은 이상한 욕구가 들끓었다. 제 손길에 젖어드는 몸이나, 신음을 흘리며 헐떡이는 모습에 묘한 충족감이 일었다.
싫다면서도 몸은 전혀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매력. 그들이 왜 이렇게 엘리아에게 빠진 건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지금 자신의 본능도 엘리아의 몸을 미치게 갖고 싶어 했으니까.
그저 장난 삼아 시작한 게 진심이 돼버린 듯, 제이든은 자꾸만 커지는 아랫도리가 아플 정도로 흥분했다. 손가락도 이리 잘 물어주는데 좆을 물리면 더할 나위 없이 황홀할 것 같았다. 저 탐스러운 가슴을 미친 듯이 빨고 싶고, 이 음란한 보지 속을 격렬하게 쑤시고 싶었다.
“하앗, 제이든 님!”
“……!”
상념에 빠졌던 제이든은 그녀의 외침에 화들짝 놀라 생각 속에서 빠져나왔다.
그런데.
‘미친놈. 돌았군.’
뭐에 홀린 듯 어느새 제 입 속에는 엘리아의 젖가슴이 물려 있었다. 얼른 입을 떼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마치 누군가 제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처럼. 음욕에 물든 정신이 혀를 움직였다. 발딱 솟은 젖꼭지를 간질이다 이내 쫍 빨아 당긴다.
“흐읏!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앙칼지게 소리치며 제 머리를 밀어내는 엘리아의 힘에도 제이든은 아랑곳없이 그녀의 가슴을 마음껏 물고 빨았다. 달콤했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게 먹으면 먹을수록 당기는 맛이다.
제이든은 마치 미약에 취한 것처럼 그녀의 가슴을 미친 듯이 빨아댔다. 그리고 그녀가 반항할수록 손가락도 거세게 움직였다.
엘리아는 갑자기 정신 나간 남자의 행동에 몸을 비틀고 빠져나오려 애를 썼다. 그러나 깊게 찌르고 들어오는 남자의 손가락에 한 번씩 힘이 쭉 풀렸다.
이 꼴을 세 공자 중 누구라도 본다면 자신은 분명 죽은 목숨이었다. 살기 위해서라도 이 미친 남자를 밀어내야 했다.
다행히 꼼짝도 하지 않던 남자가 젖꼭지를 붉게 물들인 후에야 몸을 일으켰다. 얼마나 게걸스럽게 빨아댔는지, 입술이 번들거렸다. 엘리아가 밀어내려 힘을 쓰는 바람에 단정했던 머리가 엉망으로 헝클어졌다. 그러면서도 손은 여전히 그녀의 몸 안에 들어가 있었다.
“손, 빼주세요.”
“그러죠. 오늘 진료는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군요.”
그녀의 단호한 말에 제이든은 유들유들하게 답하곤 순순히 손가락을 빼냈다.
오늘 진료? 그럼 또 이 짓을 하겠단 말이야?
엘리아의 표정이 싸늘하게 식었다. 그런 엘리아를 보는 제이든의 표정도 차게 식었다.
‘감히 하녀 따위가 귀족을 저런 눈으로 보다니, 건방지군.’
그런데 저 시건방진 눈빛이 거슬리면서도 묘하게 즐겁다. 저 못된 버릇을 고쳐놓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이대로 엘리아의 몸을 길들여 스스로 다리를 벌리고 넣어달라 애원하는 꼴을 보는 것도 꽤 즐거울 것 같았다.
‘두고 보지. 네가 언제까지 그렇게 도도하게 굴 수 있는지.’
제이든의 눈이 음험하게 빛났다.
“당분간 매일 들를 겁니다.”
“뭐라고요?”
“아, 뭔가 오해하는 것 같군요. 당신은 귀한 도련님들의 몸 시중을 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몸에 다른 병은 없는지, 냄새가 나는 건 아닌지, 뭐 이런저런 것들을 확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오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하!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뻔히 그의 음흉한 눈빛을 봤는데도 뻔뻔하게 말하는 제이든의 헛소리에 엘리아는 기가 막혔다. 그렇다고 이걸 세 공자에게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꼼짝없이 이 남자의 노리개까지 되게 생긴 상황에 화가 끓어올랐다.
아론, 이 머저리 같은 놈. 몸조심하라더니 이딴 개새끼를 붙여놓으면 어쩌라는 거야?
눈을 부라리며 씩씩거리는 엘리아의 표정에 제이든이 피식 웃는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위협적이었다.
“건방진 하녀군요. 감히 귀족에게 그런 눈빛을 보이다니. 내가 존대해 주니 엘리아 양하고 나하고 같은 급으로 보입니까? 그렇다면 아주 곤란한데.”
제이든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가 상체를 숙여 누워있는 엘리아를 양팔로 가둬버렸다. 깜짝 놀란 엘리아는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 그러나 여전히 꼼짝도 안 하는 남자의 입술이 그녀의 귓가에 내려앉았다.
그가 더없이 싸늘한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날 자극하지 마. 내가 네 몸을 마음껏 가지고 놀아놓고도 네가 날 유혹했다고 하면 도련님들이 누구 말을 믿어줄 거 같아?”
“……!”
“그러니까 앞으로는 이런 건방진 눈빛은 안 봤으면 좋겠어. 말했잖아. 진료일 뿐이라고. 그리고 네 싸구려 보지에 내 귀한 자지가 들어가는 일은 없을 테니 안심해도 좋아.”
“…저, 정말인가요?”
“훗. 날 자극하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착하군.”
그가 다시 일어나 헝클어진 머리칼을 단정하게 빗어 넘겼다. 얼른 이불을 끌어 올려 몸을 가린 엘리아는 벌떡 일어나 앉아 아예 시선을 다른 곳에 두었다.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의 말대로 자신은 하녀니까. 제이든이 정말 나쁜 마음이라도 먹는다면 계획은커녕 목숨도 부지하지 못할 터였다.
세 공자의 성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자신이었기에 그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납작 엎드려야 했다. 마지막 희망이라면 제 싸구려 보지에 귀하신 자지를 안 넣을 거라는 그 말만 믿을 수밖에.
“그럼 내일 봅시다. 약은 두고 갈 테니, 먹고 푹 쉬어요.”
두 얼굴을 가진 제이든의 인사에 엘리아는 여전히 시선은 다른 곳에 두고 인사만 했다.
“안녕히 가세요.”
“훗.”
제이든이 나가고 문이 닫히자 왈칵 울음이 터져 나왔다. 억울하고 분했다. 왜 하필 하녀 몸에 들어와서 이런 수모를 겪어야 하는 건지. 기왕 빙의할 거면 귀족 몸으로 들어갈 것이지.
이 와중에도 아랫도리에서는 질척한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정말로 이 몸이 문제가 맞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엘리아의 몸은 이미 섹스의 맛을 알아버린 것 같았다. 자신의 이성은 지금 이렇게 화가 났는데, 몸은 아직도 달아오르고 있는 걸 보니 말이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다시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운 엘리아는 이제야 처음 제대로 된 휴식을 취했다. 새로 생긴 방을 몇 시간이 지나서야 제대로 구경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엘리아는 귀신이 나올 것 같이 치장되었어도 욕실 딸린 이 방이 꽤 마음에 들었다.
“아, 짐 가져와야 하는데?”
그 좁은 방에 짐이랄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해 둘 수도 없었다.
“지금 얼른 다녀올까?”
그런데 왠지 이 방에 들어오니 더 나가기가 무서웠다. 꼭 누구라도 마주칠 것 같았다.
“어떡하지……. 새벽에 몰래 다녀올까?”
똑똑!
그때 갑자기 들려온 문 두드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이러다 먼저 심장병으로 죽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누, 누구세요.”
“나다.”
후……. 집사였다. 하긴, 세 짐승 중 하나였다면 노크 따위는 하지 않았겠지.
엘리아는 얼른 문을 열었다.
“집사님.”
“아힌 도련님께서 찾으신다. 집무실로 가보거라.”
“아… 네. 얼른 갈게요.”
“…괜찮으냐?”
“네? 아, 네.”
처음 듣는 집사의 물음에 그녀의 두 눈이 커다래졌다. 그러다 이내 배시시 웃는다. 무뚝뚝하고 고지식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이 저택에서 유일하게 저를 괴롭히지 않은 사람이었다. 아니, 아예 관심도 없었다는 게 더 맞는 말일지도.
그는 자신이 어떤 상황이든 눈길 한 번 준 적 없었다. 그러나 차라리 무관심이 더 고마운 상황이라 엘리아는 집사가 싫지 않았다.
짧게 끝나버린 휴식 시간을 아쉬워하며 엘리아는 아힌의 집무실로 향했다. 마를 새가 없는 제 음부를 불쌍히 여기며 그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힌의 집무실은 그의 성격을 고스란히 옮겨둔 것처럼 딱딱하고 건조했다. 그리고 병적으로 깔끔한 남자의 집무실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다. 앞으로는 자신이 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차라리 허드렛일이나 하던 그때가 더 나았을지도.
다시금 마주한 막막한 현실에 또다시 후회가 밀려왔다. 물론 제 방으로 돌아가면 다시 또 마음이 바뀔 터였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잠시의 휴식도 허락하지 않는 짐승들이 자꾸만 그녀의 등을 떠밀었기 때문이다.
주위를 힐끔거리다 아힌을 보니 그의 얼굴이 즐거워 보였다. 딱딱하고 건조한 남자가 언제나 엘리아 앞에서만큼은 활짝 핀 꽃잎처럼 방긋 웃었다. 아름다운 장난감을 탐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아힌의 미소가 그녀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았다. 그의 미소가 환해질수록 자신은 더욱 괴로워질 테니까.
오늘따라 더없이 환한 미소로 반기는 아힌의 모습에 엘리아는 마음을 비웠다. 아무래도 오늘 이곳에서 쉬이 나가지는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그의 몸을 받은 적은 없었는데, 그의 눈빛을 보니 이제는 여기도 안전한 곳이 아닌 것 같았다.
누구라도 들어오면 어쩌려고 이러는 건지 살짝 걱정됐지만, 이미 아힌이 그렇게 마음먹었다면 달라질 건 없었다. 오늘만 벌써 몇 번째인지, 첫날부터 고된 상황에 입이 썼다.
“왔나?”
“네, 소공작님. 찾으셨다고…….”
“네 방은 마음에 들어?”
“네, 감사합니다.”
“그거 다행이군. 이리 와.”
“네.”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라 엘리아는 망설임 없이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끈적한 시선이 몸 구석구석 집요하게 달라붙었다. 눈으로 애무하듯 진득하게 핥는 시선에 온몸이 저릿거리는 기분이었다.
“옷이 왜 이렇게 짧아? 그러고 보니 네가 입었던 옷보다 새것 같군.”
하녀의 바뀐 옷까지 알아보는 아힌의 눈썰미에 엘리아는 혀를 내둘렀다. 역시 눈치가 빠른 남자였다.
“짧으니까 더 꼴리는데? 엉덩이가 보일락 말락 하잖아.”
“읏!”
나른하게 앉아있던 그가 엘리아의 가는 손목을 휙 잡아당기고는, 그녀의 허리를 덥석 끌어안았다. 속절없이 끌려간 그녀의 가슴 위로 아힌의 얼굴이 파묻혔다.
“하아… 진작 이럴걸. 가만 보면 이런 쪽으로는 아론 그 새끼 머리가 더 낫단 말이야?”
“…….”
“엘리아.”
“네, 소공작님.”
“당분간 아론은 못 볼 거야.”
“네, 소공작님.”
“아쉽나?”
“네? 아, 아니요.”
아론은 정말 갔구나.
그녀는 지금 제 가슴속을 휩쓰는 기분이 아쉬움인지, 안도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저를 괴롭히는 세 공자 중 하나가 사라진 건 분명 좋은 일인데, 그 뒤를 따르는 무거운 마음은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문득 그가 언제 오는지 궁금했다. 그렇다고 물어볼 수는 없었다. 괜한 호기심으로 아힌을 자극할 필요는 없으니까.
세 공자의 강한 소유욕을 잘 아는 엘리아는 그때그때 제 앞에 있는 남자에게 최선을 다해야 했다. 안 그랬다간 이 시간이 아주 괴로워질 테니까. 어차피 할 거, 성난 짐승보다는 기분 좋은 짐승이랑 하는 게 백번 나았다.
“훗, 그렇지? 그래야지. 아쉬우면 안 되지. 넌 우리 중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면 안 돼. 알았나?”
“네.”
엄마 젖을 찾는 새끼 짐승처럼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비비며 아힌이 제 진짜 목적을 꺼냈다.
“휴가를 줬으니 오늘은 마음껏 즐겨도 되겠군. 그렇지?”
“네… 소공작님.”
“하녀장이 된 기념으로 내가 특별한 선물을 주지.”
“괜찮습…….”
“젖부터 빨아줄까? 보지부터 빨아줄까?”
“…….”
씨발 놈.
이곳에 와서 는 거라곤 욕뿐이었다. 이게 무슨 선물이라는 건지. 언제나 내키는 대로 자신의 몸을 가지고 놀아놓고, 이제 와서 새삼 선물이랍시고 자신을 위하는 양 말하는 아힌의 뻔뻔함에 하마터면 대놓고 욕을 할 뻔했다.
대답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아힌의 손은 이미 그녀의 치마 속으로 파고들었다. 양쪽 엉덩이를 꽉 움켜쥐곤 야릇하게 치댄다. 평범한 이들보다 훨씬 큰 가슴 때문에 메이드복 앞쪽이 터질 듯 꽉 끼었다. 그렇다 보니 가슴을 부비는 아힌의 얼굴이 맨살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그녀의 몸도 슬슬 반응하기 시작했다.
물론 위 속옷을 착용하긴 했지만, 얇디얇은 싸구려 속옷은 제 기능을 다해 주지 못했다. 입으나마나한 속옷이었지만, 그래도 안 입을 수는 없으니 입은 건데 역시나였다.
한참 동안 가슴을 문대던 아힌의 얼굴이 떨어졌다. 여전히 엉덩이는 반죽하듯 주무르며 그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오늘은 다 벗기지 않을게. 그러니까 젖만 꺼내.”
“…네.”
퍽이나 생각해 주는 양 내려진 아힌의 명령에 엘리아는 메이드복에 달린 단추를 풀기 위해 목 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지퍼 달린 옷만 입다가 단추를 풀려니 귀찮고 번거로웠다. 벗을 때야 그렇다 치고, 입을 때 오래 걸릴 테니 그게 안 좋을 것 같았다.
제일 위의 단추를 풀려는 찰나.
“거긴 두고 젖만 꺼내라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나?”
“…아, 알겠습니다.”
제가 원하던 그림이 있는데 그녀가 말귀를 못 알아먹는 게 짜증스럽다는 듯, 그가 인상을 찌푸렸다.
아힌이 원하는 게 뭔지 짐작한 엘리아는 제일 위 단추를 남기고 그 아래서부터 풀어 내렸다. 그리고 가슴 바로 아래까지 단추를 풀고는 저를 빤히 바라보는 남자 앞에 큰 가슴을 한쪽씩 옷 밖으로 꺼내놨다.
풍만한 가슴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아힌의 입꼬리가 만족스럽다는 듯 올라간다. 벌어진 옷 사이로 드러난 엘리아의 젖이 더할 나위 없이 음란해 보였다. 그녀의 가슴을 보는 아힌의 눈빛은 음흉하게 번뜩거리고, 엉덩이를 주물러대는 손아귀엔 힘이 바짝 들어갔다.
제 야한 모습에 창피해진 엘리아가 고개를 돌리려는 순간 아힌의 음성이 낮게 깔렸다.
“이건 뭐지?”
“네……?”
가슴을 집요하게 보던 아힌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내리자, 온 가슴 둔덕에 피어난 붉은 꽃들이 보였다. 거기다 다른 것보다 유독 빨갛게 물든 자국 하나가 오른쪽 가슴 위에 새겨져 있었다.
이건……?!
제이든이 남긴 것이었다. 미친놈처럼 빨아대더니 결국 흔적을 남겨놨다. 당황한 엘리아가 머뭇거리자, 시뻘건 눈동자가 무섭게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새 프레드한테 빨리고 온 거야?”
“…죄, 죄송합니다.”
억울했지만 그녀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대답 중 한 가지를 골라 말했다. 차라리 프레드를 의심하는 게 더 나았기에 굳이 변명하지 않았다. 주물럭거리던 손을 빼고 아힌의 몸이 떨어져 나갔다. 냉정한 아힌의 행동에 혹시 이대로 보내주려는 건가 하는 작은 기대감이 들었다.
“쯧, 씻고는 온 거지?”
“…네, 소공작님.”
“좋아. 그럼 아래 입은 거 벗어라.”
좋다가 만 엘리아는 아쉬운 표정을 감추고 입고 있던 팬티를 벗어 메이드복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먹음직스러운 큰 가슴은 덜렁 내놓고 심지어 아래에는 아무것도 안 입혀져 있다는 생각이 들자, 여지없이 아힌의 아랫도리가 꿈틀거린다. 다 벗겨놓고 감상하는 것도 좋았지만, 왠지 이 모습이 더 흥분이 배가 되는 기분이었다.
“음. 역시 엘리아 네 몸은 어떻게 해놔도 아름답구나.”
“감사합니다.”
“정말 꼴리게 만드는 몸이야.”
마치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음란하기 짝이 없는 그녀의 모습을 아힌은 느긋하게 감상했다.
그의 시선이 닿는 것만으로도 엘리아는 창피하면서도 흥분되는 기이한 감정을 느꼈다. 얼른 끝내고 돌아가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가 얼른 만져줬으면 하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눈으로 당하는 애무는 흥분되면서도 뭔가 아쉬웠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제 상태에 기가 막혔다.
“치마 올려.”
“…네?”
“치마 올리고 네 맛있는 보지를 보여달란 말이야.”
아힌의 노골적인 명령에 엘리아는 고개를 돌리고 치마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러자 새하얀 둔덕 위에 까만 음모가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다.
얼굴이 발갛게 물든 상태로 음탕한 꼴을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아힌의 목울대가 꿀렁거렸다. 다시 상체를 일으킨 아힌이 그녀의 몸을 가까이 끌어당겼다.
“오늘 내 선물이 마음에 들길 바라지.”
피식 웃은 그가 제 눈앞에 있는 먹음직스러운 젖가슴에는 혀를 대고, 손은 그녀의 음부에 가져갔다. 시선은 엘리아의 붉어진 얼굴에 고정한 채 그가 천천히 엘리아의 몸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흣.”
“날 봐야지. 엘리아.”
“…….”
순진한 눈망울이 음욕으로 물든 아힌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겁먹은 초식동물처럼 바르르 떠는 엘리아의 눈빛에 아힌의 비틀린 욕정이 더욱 솟구쳤다. 가느다란 허리를 휘감은 아힌의 굵은 팔뚝이 그녀를 단단히 옭아맸다. 그는 그렇게 어디로도 도망 못 가도록 그녀를 단단히 틀어쥐고 제 성욕을 마음껏 분출하기 시작했다.
혀를 길게 말아 올려 볼록 솟은 선홍색 젖꼭지를 야릇하게 휘감는다. 입술을 오므려 쭙 빨아들였다가 파다닥 털어댔다. 움찔움찔 떨면서도 엘리아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며 버티자, 감히 제 손길을 버텨내려는 그녀의 건방진 행동에 아힌의 혀가 더욱 질척하게 움직였다. 집요하게 유두를 빨아대고 할짝거리며 그녀를 자극했다.
엘리아의 아래로 향한 기다란 손가락은 그녀의 애액을 이끌기 위해 혀와는 다르게 상냥하게 움직였다. 질구를 살짝살짝 쑤시다 조금씩 젖어 나오는 애액을 묻히곤 온 속살을 부드럽게 비벼댔다.
아래위를 동시에 자극하며 집요하게 닿아오는 아힌의 눈빛에 결국 그녀의 입술이 열리며 뜨거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한 번 젖기 시작한 음부는 점점 더 질퍽하게 젖어들고, 아힌의 부드러운 손가락에 그녀의 정신은 몽롱하게 풀려갔다. 아찔한 감각에 자꾸만 풀리려는 다리를 아힌의 어깨를 잡고 겨우 버텨 섰다.
원피스 사이로 드러난 양 젖꼭지는 질펀하게 빨리고, 스스로 내보여준 아랫도리를 남자의 무도한 손이 정신없이 휘젓자 흥분을 넘어 절정으로 갈 것만 같았다. 거기다 빤히 닿아오는 아힌의 시선이 그녀를 더욱 흥분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흐으윽, 소공작님……!”
점점 눈물을 글썽이며 일그러지는 엘리아의 표정에 아힌은 그녀의 가슴을 뭉개질 정도로 꾹 누르고 미친 듯이 젖을 빨았다. 젖꼭지를 잘근잘근 씹어대다, 정신없이 혀를 털었다. 손가락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클리토리스를 꾹 누르고 격렬하게 비벼댄다. 아힌은 제 손길에 맛이 가는 엘리아의 음탕한 표정을 얼른 보고 싶었다.
그의 의도대로 엘리아는 아래부터 훑고 올라오는 전율에 고개를 홱 젖히고는 신음을 토해 냈다.
“흐으응……! 하앗! 아흣……! 흐응.”
다리는 사정없이 파들거리고 짜릿한 쾌감에 사로잡힌 몸은 고장이라도 난 듯 펄떡거렸다. 주저앉을 것 같은 몸을 그의 손에 의지한 채 엘리아는 아힌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숨을 헐떡였다.
“좋았어?”
“하아, 하아. 네, 소공작님.”
“그럼 이제 이리로 들어가.”
아힌의 말에 고개를 들자, 그가 씩 웃으며 의자를 뒤로 물렸다. 그러곤 제 책상 아래를 가리키며 주섬주섬 바지를 풀어 내린다. 그의 말뜻을 알아차린 엘리아는 비적비적 걸음을 옮겨 그가 가리킨 책상 밑에 기어 들어가 앉았다.
책상 밑은 그녀의 몸이 들어가고도 한참을 남을 정도로 꽤 넓었다. 아래로 들어간 엘리아가 무릎을 꿇고 자세를 잡자, 의자를 끌어당긴 아힌이 발기된 자지를 꺼덕거리며 짧게 명령했다.
“빨아.”
“네, 소공작님.”
눈앞을 가득 채운 아힌의 거근을 바라보며 엘리아는 숨을 들이켰다. 시작도 전에 입꼬리가 아려오는 기분이었다.
여유롭게 의자 등받이에 기댄 아힌이 제 좆을 양손으로 잡는 엘리아를 기분 좋게 바라봤다. 촉촉하게 젖은 눈망울이 자신을 애타게 바라보는 것도 모자라 분홍색 혀가 쏙 나오자 빨리기도 전에 쌀 것 같았다.
“흐음…….”
곧 제 자지에 닿아오는 부드러운 살덩이의 느낌에 아힌의 입꼬리가 비죽 올라간다. 그녀가 제 좆을 물고 있는 모습은 언제 봐도 지나치게 색정적이었다.
“엘리아. 누구 좆이 제일 맛있지?”
츄릅.
“소공작님 것이 제일 맛있습니다.”
츄르릅.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기에 그녀는 물고 있던 자지를 살짝 빼낸 후 어렵지 않게 대답하고는 다시 그의 것을 입에 물었다. 소중한 것을 삼키듯 조심스럽게 머금으면서도 그녀의 입 속에서 움직이는 혀는 더없이 자극적이었다.
“하아… 좋군.”
딱딱하고 서늘하기만 했던 집무실이 엘리아의 음란한 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더없이 생경하고 짜릿한 기분에 아힌은 앞으로 이런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갈수록 더 농익는 엘리아의 몸을 이곳에서도 탐할 생각을 하니 지겹게만 느껴졌던 집무실이 이제는 즐거운 곳으로 바뀔 것 같았다.
제 불알부터 기둥까지 핥아 올리는 엘리아의 음탕한 애무에 아힌은 미칠 것 같았다. 저 순진한 얼굴로 어찌 이리 음란하게 애무를 잘하는 건지.
아힌은 기대 누웠던 상체를 일으키곤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말랑말랑한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며 그녀의 펠라를 기분 좋게 느끼는데 갑자기 불청객이 들어왔다.
“형! 엘리아 여기 있어?”
느닷없이 들이닥친 프레드의 방문에 아힌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의자를 더 안으로 당겨 앉고는 느긋하게 펜을 들었다.
“넌 노크도 할 줄 몰라?”
“아, 미안. 그런데 엘리아 여기 없어? 형이 불렀다던데?”
“아까 나갔다. 짐이라도 챙기러 간 모양이지.”
성난 프레드의 음성에 화들짝 놀란 엘리아는 아힌의 좆을 입에 문 채로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아… 죽었네. 어디 갔었다고 해야 하지?
난감한 상황이 돼버리자 프레드를 이해시킬 만한 핑곗거리를 생각하느라 아힌의 좆을 문 채로 가만히 있었다.
웁!
그러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힌의 커다란 손이 머리통을 당기는 바람에 아힌의 자지가 목구멍을 치고 들어왔다. 이 상황을 즐기는 듯 아힌은 연신 그녀의 머리를 눌렀다가 놔주길 반복하며 엘리아를 괴롭혔다. 혹시라도 프레드에게 들킬까 봐 찍 소리도 내지 못하고 엘리아는 아힌의 자지를 강제로 삼켜야 했다.
“이게 딱 기다리고 있으라니까 어딜 빨빨거리고 쏘다니는 거야?”
“나가서 찾아. 바쁘다.”
“흐음. 오늘 밤은 나 혼자 엘리아 먹을 거야.”
“그러든지.”
“저번처럼 들어오지 마.”
“알았으니까 얼른 나가.”
“알았어.”
으르렁거리던 프레드의 음성이 그새 신이 난 듯 밝아졌다. 프레드의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리다 이내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엘리아가 한숨 놓으려는 찰나, 아힌이 다시 그를 불러 세웠다.
“프레드.”
“어?”
“문 잠그고 나가라.”
“문? 왜?”
“잠시 눈 좀 붙이게. 눈이 피곤하군.”
“바쁘다며?”
“그렇다고 멍한 정신으로 일할 수는 없잖아. 아니면 네가 나 대신 할래?”
“아니! 쉬엄쉬엄 해, 형! 내가 지금 좀 바빠서 말이야. 간다!”
혹시라도 정말 일 더미를 떠안게 될까 봐 프레드는 얼른 문을 잠그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그제야 머리통을 놔준 아힌의 손이 다시금 그녀의 젖꼭지를 만지작거렸다.
“엘리아, 큰일 났네? 프레드가 오늘 밤 너를 죽일 작정인 것 같은데?”
“하아, 하아…….”
연신 목구멍을 찌르던 아힌의 커다란 자지를 겨우 입에서 빼낸 엘리아는 참았던 숨을 내쉬며 아힌을 바라봤다.
“올라와.”
“하아, 네. 소공작님.”
상냥하게 내민 아힌의 손을 잡고 책상 밑에서 나온 엘리아는 그의 앞에 다소곳이 섰다. 머릿속은 여전히 프레드에게 대야 할 핑곗거리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지금은 적당히 하고 저녁에 네 방 구경이나 갈까 했는데, 프레드가 저리 엄포를 놓고 갔으니 어쩔 수가 없군.”
하……!
이럴 줄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첫날부터 이럴 줄은 미처 몰랐다. 그래도 아픈 몸이니 오늘은 그냥 넘어가 줄 거라 생각했던 자신의 멍청한 생각에 실소가 흘렀다.
“올라가 앉아.”
아힌의 턱짓에 뒤를 돌아보자, 책상 위에는 그가 살펴보던 서류가 놓여 있었다. 그것을 조심히 들어 옆으로 옮겨놓고 책상 위로 몸을 올렸다. 갈 곳 잃은 엘리아의 다리가 허공에 떠있자, 아힌은 손수 그녀의 발목을 잡아 책상 위로 올려줬다.
졸지에 활짝 벌어진 허벅지 사이로 축축하게 젖은 음부가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제 아랫도리를 빤히 보는 아힌의 음흉한 눈빛에 엘리아는 고개를 돌렸다.
그는 엘리아의 짓눌린 엉덩이를 조금 앞으로 잡아 빼고는 그녀의 상체를 뒤로 눕혔다. 의자를 바짝 당겨 앉아 자세를 잡은 아힌의 얼굴이 엘리아의 구멍 가까이 다가갔다.
“많이도 쌌군? 프레드가 있는 데서 몰래 내 좆을 빠니까 그렇게 흥분됐나?”
“흣!”
구멍 가까이에 대고 말하는 바람에 아힌의 숨결이 그녀의 은밀한 속살을 자극했다. 움찔거리는 몸은 질구를 오물거리게 했고, 오물거리는 질구는 아힌의 성욕을 자극했다.
“보지 구멍은 왜 이렇게 벌렁거리는 건데? 빨리고 싶어서 죽겠는 모양이지?”
“…….”
“대답 안 하나?”
“네, 네.”
“빨리고 싶냐고.”
“네. 빨아…주세요…….”
“훗, 그거 봐. 솔직하니까 얼마나 보기 좋아? 자, 두 번째 선물을 주지. 마음껏 즐기라고.”
“네, 감사합니, 흐읏!”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엘리아의 달큼한 냄새부터 음미한 아론이 혀를 길게 빼내곤 질구부터 돌기까지 길게 핥아 올렸다. 미끈한 애액이 혀에 쩍쩍 달라붙는 감각에 엘리아는 고개를 젖히고 다시 숨을 참았다.
아론과는 다르게 능숙한 아힌의 혀 놀림에 시작부터 강렬한 쾌감이 휘몰아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곱게 보내주지 않을 모양인지, 그의 애무가 애를 태웠다.
츄르릅, 음란한 소리를 내며 대음순을 쭙 빨아 삼켰다가 혀를 굴린다. 이리저리 간질이며 대음순을 비집고 들어온 혀가 소음순에 닿는 순간, 짐승의 입술은 먹잇감을 찾은 양 또 한 번 강렬하게 빨아 당겼다.
“하윽! 흐응, 으응.”
“엘리아. 네가 싼 보지 물만 다 먹어도 오늘 저녁은 안 먹어도 배부르겠구나.”
질질 싸는 엘리아를 가볍게 놀린 못된 입술이 다시금 그녀의 여린 속살을 빨아 삼켰다.
츄릅, 츄릅, 츄릅.
“하앙, 하앙, 하으응……!”
일부러 그러는 건지, 야해 빠진 소리를 내며 미친 듯이 음부를 빨아대는 남자의 능란한 혀 놀림에 미칠 것만 같았다. 달달 떨면서도 다리는 더 벌어지고 엉덩이는 들썩거렸다. 그의 자극적인 애무에 황홀경에 처박힐 것 같았다.
“흐앙! 하아응……!”
쭐쭐 빨아대는 아힌의 입술 아래로 손가락이 쑥 밀고 들어온다. 허공을 씹어대던 질구 속으로 굵은 손가락이 들어오니, 무언가 꽉 채워주는 황홀한 감각에 엘리아의 구멍은 아힌의 손가락을 달게 오물거렸다.
미끄러지듯 들어온 손가락이 부드럽게 피스톤질을 시작하고, 주변의 붉은 살만 집요하게 빨아대던 입술이 활짝 드러난 부푼 돌기를 쭙 빨아 삼켰다.
“흐아앙, 소, 소공작님……! 으흑! 하윽!”
뽑아 먹을 기세로 입 속으로 빨아 당긴 음핵을 미친 듯이 털어대며 그가 손가락을 빠르게 들락날락 쑤셔댔다. 기어이 쾌감의 진창으로 처박힌 엘리아는 울음 섞인 교성을 내지르며 왈칵 애액을 쏟아냈다.
“오늘 몇 번이나 가는지 세어보고 싶군. 지금이 두 번째인가?”
“하아, 하아…….”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을 쓱 닦은 그가 피식 웃으며 터질 듯이 부푼 자지를 잡아 올렸다. 그러곤 녹진하게 풀린 그녀의 질구에 쓱쓱 문지른다. 금세 애액으로 절여진 자지를 그녀의 몸속으로 푹 쑤셔 박으며 그는 엘리아의 젖을 덥석 입에 물었다.
“하읏! 으응.”
너무 좋아. 어떡해……!
엘리아는 아힌의 능숙한 애무와 좆질에 속절없이 빠져들었다. 점점 더 이들과의 관계가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처음엔 안 내켰다가도 이들의 좆을 받아들이는 순간, 몸은 더없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이러다 어느 순간 자신도 이 위험한 관계를 즐기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스러웠다. 복수고 뭐고, 자신이 먼저 이들을 찾게 될 것 같아 두려워졌다.
연신 푹푹 쑤시고 들어오는 아힌의 좆을 달게 오물거리며 엘리아는 엉덩이를 들썩였다. 더 깊게, 더 거칠게 쑤셔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추삽질에 열을 올리며 젖을 빨던 아힌이 고개를 들고 엘리아의 음란한 표정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제 좆질에 행복한 표정을 짓는 그녀의 모습에 가슴속이 뿌듯하게 차올랐다.
“음탕하기 짝이 없는 얼굴이군. 그래서 더 꼴리지만.”
“흐윽, 소공작님……!”
“왜, 더 깊숙이 쑤셔줄까?”
“네, 네……. 더 깊이 넣어주세요.”
“하! 내 장난감이 이런 말도 할 줄이야.”
“하윽, 소공작님!”
아힌의 박음질이 더욱 거세졌다. 그녀의 출렁이는 젖을 움켜쥐곤 사정없이 허리를 흔든다. 아힌은 오늘 엘리아가 가는 모습을 열 번쯤 볼 생각이었다. 오늘 이 집무실을 그녀의 야한 냄새로 가득 채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앙! 소공작님……! 흐아앙!”
“세 번째 가는군.”
재밌는 놀이를 찾은 듯 아힌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한 짐승의 자지는 자비란 없다는 듯 엘리아의 구멍 속을 다시 거칠게 휘젓기 시작했다.
대체 몇 번이나 간 건지 기억도 안 난다. 여지없이 단단한 몽둥이가 배 속에 처박히고 여린 속살을 휘저어댔다. 얼마나 교성을 내질렀는지, 바싹 말라비틀어진 목 안에서 쇠 맛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그런데도 헐떡거리는 숨을 겨우 내뱉으며 연거푸 찾아오는 쾌감에 몸을 떨었다.
남겨뒀던 제일 위 단추마저도 풀어 헤치고 아힌은 그녀의 상의를 벗겨낸 뒤 허리까지 내려버렸다. 치마는 둘둘 말아 허리를 두르고 있는 상의 위로 끼워 넣자, 엘리아는 거의 헐벗은 거나 다름없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의자에 앉은 아힌의 무릎 위에 올라앉아 엘리아는 연신 남자의 자지를 삼켜 물며 날뛰었다. 그녀의 몸이 들썩거릴 때마다 음란하게 출렁이는 젖가슴이 아힌의 입술을 스쳤다. 아힌은 한 번씩 혀를 내밀어 붉게 물든 젖꼭지를 할짝거리며 엘리아의 흥분을 돋우었다.
“하읏, 하읏! 하으응!”
아랫배가 불룩할 정도로 연신 틀어박히는 자지에 엘리아의 이성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아힌은 마치 그녀의 몸을 완전히 길들일 작정인 양,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았다. 그녀가 몇 번이나 느끼는 걸 감상하며 마음껏 엘리아를 가지고 노는 중이었다.
이제는 완전히 아힌의 좆에 매인 노예가 된 듯, 엘리아는 한 번씩 배시시 웃었다. 제가 웃고 있다는 것도 자각 못 한 채 기쁨의 표현을 마음껏 흘렸다.
너무 좋은 감각이 반복되다 보니, 엘리아는 이제 이 행위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본능에 사로잡힌 몸은 아힌의 좆 기둥을 달게 오물거리며 제 안을 휘젓는 아힌의 자지에만 집중했다.
속살을 헤집고 이리저리 쑤석거리는 아힌의 자지에 엘리아의 입꼬리가 기분 좋게 올라갔다. 의자의 팔걸이를 잡고 음탕하게 허리를 흔들며 ‘하응, 흐응’ 콧소리를 내는 엘리아의 모습에 아힌의 입꼬리도 함께 올라간다.
“좋은가?”
“하아, 하아… 네. 너무 흐읏! 좋아요……. 흐응, 흐응.”
“예쁘군. 갈수록 더 마음에 들어. 엘리아.”
“하아, 하응. 감사, 하앙……! 합니다. 흐으응.”
편히 휴식이라도 취하는 모양새로 기대 눕자 성능 좋은 의자 등받이가 뒤로 쓱 내려갔다. 아힌은 살짝 기대 누운 자세로 제 위에 타고 앉아 좆을 오물오물 씹어대면서 스스로 엉덩이를 흔들며 즐기는 엘리아의 음탕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기분 좋게 감상했다.
풍만한 가슴은 아래위로 출렁거리고 낭창하게 휜 허릿짓은 더없이 야하다. 한 번씩 참을 수 없는지 정신없이 접합부를 비벼대며 앙앙거릴 때는 참을 수 없는 미소가 지어졌다. 저런 모습을 볼 때면 온전히 제 여자로만 만들고 싶다는 충동이 들끓었다. 저 음란한 모습을 제 눈에만 간직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현실적인 남자였고 야망이 큰 남자였다. 여자 몸에 취해 제 미래를 망칠 사람이 절대 아니었다.
엘리아는 그저 자신과 제 형제들의 노리개일 뿐이라고 되새겼다. 장난감에 사랑 따위를 퍼붓는 멍청한 짓 따위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자신은 격에 맞는 아내를 맞을 것이고, 이 공작가를 가질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의 여자가 될 자격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 사랑스러운 장난감을 놓아주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맛보고 즐길 것이다. 보지 구멍이 너덜너덜해져서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질 때까지, 아힌은 엘리아를 먹고 또 탐할 생각이었다.
그게 그녀의 운명이니까. 하녀는 그런 존재니까. 주인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바쳐야 하는 존재. 아힌은 그 말도 안 되는 굴레를 엘리아에게만 씌웠다. 마치 자신이 사온 노예처럼.
“하앙, 하앙! 하으응……!”
“또 갔군. 정말 음탕해. 하면 할수록 더 자주 느끼는 것 같은데?”
“하윽, 흐응…….”
맞닿은 교접부는 그녀가 연신 싸질러놓은 애액으로 엉망이 된 지 오래였다. 깔끔한 성격의 아힌이라면 그것이 거슬리고도 남았을 텐데, 엘리아가 제 좆 맛에 미쳐 황홀했다는 증거였기에 그것조차도 나쁘지 않았다.
“아홉 번째인가?”
정말로 그녀가 가는 순간을 일일이 다 센 아힌은 제 품에서 헐떡거리는 엘리아의 등줄기를 야릇하게 쓸어내렸다. 제 손길 하나하나에 움찔거리는 엘리아의 반응이 퍽 마음에 들었다. 아론이 없으니 그녀가 온전히 제 것 같았다. 프레드야 다루기 쉬운 상대니 아까처럼 속여 넘기면 별문제 될 것이 없었다.
이참에 그녀의 몸과 마음을 확실히 제게 기울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엘리아가 못 참고 스스로 제 방으로 찾아와 주었으면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려면 엘리아를 완전히 성욕에 빠지도록 해야 했다. 그리고 제 좆에 미치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아예 가망이 없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았다.
‘익숙해질수록 잊기 어려운 법이지. 매일 먹여줄게. 엘리아.’
어느 정도 그녀의 숨소리가 고르게 바뀌자, 아힌은 엘리아를 번쩍 안아 들고 다시 책상 위에 앉혔다. 제 좆을 놓칠세라 꽉 물고 제게 바짝 매달린 가녀린 여체가 기꺼워 아힌은 저를 애타게 바라보는 엘리아의 콧잔등에 입을 맞췄다.
“자, 이제 열 번째로 가볼까?”
“흐응… 네. 소공작님.”
이제는 스스로 다리를 벌리고 제 좆을 깊게 빨아 당기는 엘리아의 보지 구멍에 아힌은 픽 실소를 흘렸다. 음탕하기 짝이 없는데도 엘리아의 이런 모습은 너무 예뻤다.
그녀의 엉덩이 뒤로 손을 짚고는 천천히 허릿짓을 가한다. 선단까지 쭉 빠져나왔던 자지가 천천히 그녀의 질구를 뚫고 들어갔다. 사내의 커다란 몸통을 꽤 오래 품고 있었던 터라 이미 잔뜩 벌어진 속살은 아힌의 것을 달게 빨아 삼켰다.
“하아… 정말 맛있는 몸이야.”
“하으으…….”
팽팽하게 발기된 자지가 속살을 뭉근하게 긁으며 올라오는 감각에 엘리아는 야릇한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젖혔다. 습한 구멍을 부드럽게 넘나드는 살덩이를 느끼며 또다시 황홀경을 찾아갔다. 천천히 밀고 들어오는 빳빳한 살덩이가 아랫배를 가득 채우는 순간, 참을 수 없는 희열감이 머릿속을 물들였다.
“내 엘리아가 언제부터 보지 구멍을 이렇게 잘 오물거렸을까?”
“하아… 흐으응…….”
“조여주는 느낌이 아주 좋아.”
“하아, 하앙…….”
아힌은 제 좆을 연신 오물거리는 엘리아의 구멍을 빤히 보며 흥분을 올렸다. 커다란 좆이 거의 빠져나올 때쯤이면 활짝 벌어진 선홍색 속살이 애액에 흠뻑 젖은 채로 딸려 나온다.
“엘리아 보지는 속살도 예쁘군.”
“흐으응… 가, 감사합 하윽, 니다. 흐읏, 흐으응…….”
아힌의 적나라한 말에 머릿속이 점점 하얗게 물들었다. 제 민감한 곳을 잘 아는 듯 아힌은 속살 깊숙이에 숨어있는 스폿을 꾹꾹 눌러줬다. 핏줄이 도드라진 좆 기둥이 속살을 내리 긁는 것도 모자라 한곳만 집요하게 꾹꾹 찔러대니, 엘리아의 엉덩이가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또 쾌락으로 갈 것 같다는 표현을 온몸으로 하며 그녀가 인상을 찌푸렸다.
“보내줄까?”
“아아… 소, 소공작님. 안 돼요……!”
“뭐가 안 돼. 좋으면서.”
“하으응! 아, 안 돼요……! 자, 잠시만……!!”
“마지막이니 시원하게 보내주지. 잘 다녀와. 엘리아.”
뭉툭한 좆 대가리가 사정없이 뚫고 들어왔다. 살살 찔러대던 민감한 그곳을 시원하게 박아댄다. 퍽퍽 소리가 날 만치 박아대자 힘 빠진 여체가 뒤로 벌러덩 넘어갔다. 딱딱하기만 했던 제 책상 위에 흐드러지게 풀어진 여체가 음란한 모습으로 흔들거리니 금세 사정감이 몰려왔다.
나풀거리는 엘리아의 양다리를 제 어깨 위에 걸쳐 올려놓은 아힌이 힘차게 허릿짓을 시작했다. 집요하게 박아대는 좆 몽둥이에 엘리아는 끅끅거리며 터질 것 같은 숨을 참아냈다.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올 것 같은 아힌의 자지에 또 한 번 속절없이 가버렸다. 번쩍 섬광이 스치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각이 뇌리를 강타하는 것과 동시에 엘리아는 아랫도리에 힘을 꽉 주어 아힌의 자지를 잘라먹을 듯 조여 물었다.
“흐아아! 하아, 어떡해……! 하윽! 흑.”
“크윽.”
뜨거운 좆물이 아랫배를 그득하게 채우는 감각에 잔뜩 오므린 발가락이 부르르 떨렸다. 엘리아는 간헐적으로 허리를 튕기며 아힌의 좆물을 빨아들였다. 문득 ‘이러다 아이가 생기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녀는 저도 모르게 옴찔거리며 아힌의 좆물을 배 속으로 채워 넣었다.
“후… 열 번이군. 만족하나?”
“하아, 하아, 하아… 네……. 하아.”
가쁜 숨을 할딱이며 엘리아의 몸은 완전히 늘어졌다. 아힌은 열 번이라고 말했지만, 자잘하게 느꼈던 쾌감까지 다 세었다면 오늘 엘리아가 느낀 횟수는 헤아릴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풍만한 가슴, 아직도 제 좆을 오물거리는 맛있는 보지, 결 좋은 애시 블론드 머리칼을 풀어헤치고 헐떡거리는 엘리아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힌은 이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 소장하고 싶었다. 그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아름다웠다.
하녀만 아니었다면…….
그녀의 배경이 못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 다음 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