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황 (962)화 (962/1,004)

962화 육장봉이 미쳤나?

소년은 기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모, 고모가 육장봉에게 투자한 돈은 다 보답받으셨나요?"

월령안이 말하기 전에 소년이 또 말했다.

"고모, 당신은 분명 정도, 의리도 없는 월씨 가문 사람이면서, 분명 제 아버지를 신경 쓴 적이 없으시면서 왜 굳이 정과 의리를 중히 여기는 척하시는 거예요? 이 가식적인 역겨운 모습이라니…… 제가 볼 수 없어서 다행이에요. 제가 만약 직접 봤다면 반드시 토했을 거예요."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 그들을 놓아줄 것이냐?"

온몸에 성한 구석이 전혀 없는 추수와 육삼은 기절한 채로 깨지 않았다. 월령안은 소년과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아까 했던 말을 다시 반복했다.

"고모가 저한테 줄 수 있는 게 또 뭐가 있죠?"

소년이 반문했다. 그는 월령안이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주나라의 월씨 가문의 표호는 안돼. 하지만 북요의 월씨 가문 표호를 먼저 줄 수 있어."

월령안은 소년이 왜 그녀를 죽이지 않고 살아 있는 그녀를 원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이익으로 움직였다.

그녀가 지금 살아 있는 것은 황제의 마음이 착해서도, 소년의 마음이 착해서도 아니었다. 그녀에게 취할 수 있는 크나큰 이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월령안은 월씨 가문을 대표했다. 월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로서 그녀는 바로 월씨 가문 백 년 신용의 화신이었다.

그녀가 있어야 상인들은 월씨 가문을 신용할 것이다.

"고모는 항상 이렇게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살고 계시는군요. 제가 큰 흥미를 잃게 만들죠."

소년은 머리를 저으며 어쩔 수 없다는 모습을 했다.

"고모가 먼저 말씀을 하셨으니 조카가 된 도리로서 고모의 체면을 세워 드려야죠."

"고모가 북요의 표호를 만들어내시면 제가 저들을 풀어 줄게요. 물론, 고모가 절 위해 일을 잘하실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 이렇게 할게요. 고모가 잘 해내시면 전 사람을 시켜 그들의 상처를 보살피라고 할 거예요. 반대로, 절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소년은 또 한 번 기괴한 웃음소리를 냈다.

"고모는 아직 쓸데가 있으니 고모의 눈알을 파서 먹지는 않을게요. 그저 저들의 눈알을 파서 고모가 드시게 할게요."

"걱정하지 마. 널 실망시키지 않을 테니까!"

양쪽으로 늘어뜨린 손은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녀는 애써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침착하게 소년과 협상했다.

"내가 지금 호도고에게 편지를 써 그더러 고녕성으로 오라고 할게. 넌 지금 그들을 풀어서 약을 발라 줘."

소년이 북요 황제를 통제할 수 있으니 호도고를 통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예상대로 소년은 통쾌하게 응했다.

"고모의 말씀대로 하죠!"

월령안에게 자기의 성의를 보여 주기 위해 소년은 월령안의 앞에서 추수와 육삼을 풀어 주었다. 그리고 월령안의 앞에서 그들을 치료해 주었다.

두 사람은 형틀에서 내려진 뒤에도 여전히 깨지 못했다. 월령안은 속으로 걱정되었지만 앞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그녀는 충성스러운 부하들을 위해 일정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이 두 사람을 아낀다는 것을 드러낼수록 소년은 그들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 * *

비록 그녀와의 거래는 끝났지만 소년은 월령안을 내보낼 생각이 없었다.

월령안은 소년에 의해 월씨 대저택과 똑같은 저택에 감금되었다. 자유가 없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다 좋았다.

심지어 시중을 드는 하인들도 월씨 가문의 하인들보다 극진했다.

이 저택의 하인들은 사람마다 매우 조심스러웠다. 그들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몹시 두려워했다.

모든 하인들은 마치 자로 잰 것처럼 차를 따르고, 물을 붓고, 심지어 걷는 것까지 모두 똑같은 자세와 거리를 유지했다. 얼굴의 표정마저도 똑같이 겸손했다.

물론, 이는 하인들이 월령안을 무서워해서도, 존중해서도 아니었다.

이 저택, 아니, 이 저택이 아니라 소년의 옆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이토록 적이라도 만난 것처럼 조심스러웠다.

왜냐하면 소년은 '과도'하거나 '선을 넘'는 행위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전에 감옥에서 하인이 추수와 육삼에게 약을 바를 때, 한 하인이 손을 떨어 약 가루를 약간 쏟고 말았다.

소년은 즉석에서 사람을 시켜 그 하인의 손을 자르게 했다.

그 하인이 비명을 지르자 소년은 또 그의 혀도 뽑게 했다. 이유인즉 소리를 냈기 때문이었다.

소년의 이 말 때문에 그 하인은 혀가 뽑힐 때, 아파서 온몸을 경련하면서도 감히 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손을 쓰는 사람은 동작이 숙련되고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마치 몹시도 보편적인 일을 하는 듯했다.

월령안은 스스로를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손에 묻은 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 순간, 그래도 그녀는 소년의 잔혹함에 놀라고 말았다.

살인은 별것이 아니었다. 소년이 그 하인을 바로 죽였다면 그녀는 그토록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소년은 그 하인을 죽이지 않고 살인보다 더욱 잔인한 수단을 사용했다. 심지어 그는 이 과정을 즐기기까지 했다.

귀로 듣는 것은 직접 보는 것보다는 충격이 덜할 것이다.

소년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것처럼 사람의 손발을 자르고 혀를 뽑는 것을 직접 보자 월령안은 얼음구덩이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요행도 역시 없어지고 말았다.

그녀는 일부러 부풀리거나 겁을 주는 일이 없었다. 그녀의 조카도 '겉과 속이 똑같'이 말과 행동이 일치했다.

그리고 월령안은 또 소년이 사람의 눈알을 파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눈알이 파인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눈이 예뻐서였다.

이 이유로 꽃다운 나이의 소녀는 두 눈을 잃게 되었다.

소녀의 처절한 비명 소리를 들으면서 월령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녀가 저지한다면 오히려 소년의 흥분만 불러일으키는 셈일 것이다. 소년은 더욱 잔인하게 소녀의 눈알을 파낼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 목숨 하나 지키기도 버거웠다.

그녀의 사람은 곧 이곳을 찾았고 그녀를 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했다. 성공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호위 두 명은 생포되기까지 했다.

소년이 이 두 호위의 목숨을 취하기 전에 고문을 하지 않는 것을 대가로, 월령안은 보름 안에 월씨 가문의 표호로 소년에게 적어도 천만 냥의 은표를 가져다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소년은 응했지만 동시에 월령안에게 경고를 하기도 했다. 만약 그 말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녀 자신으로 배상하라고 했다.

"정말 고모의 사람들이 매일같이 고모를 구하러 왔으면 좋겠네요."

호위 두 명으로 월령안이 먼저 이렇게 큰 약속을 하다니. 소년은 저도 모르게 흐뭇해졌다.

그는 월령안이 여기에 갇혀 있다는 소식을 유출하여 월씨 가문 사람들이 그녀를 구하러 오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소년은 그저 생각만 했을 뿐, 실제적인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그러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럴 수 없는 것이었다.

귀시가 멸망한 뒤, 그가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줄어들었다. 월령안이 이곳에 감금되어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을 때 보통 호위들이 오는 것은 그나마 괜찮았으나 수횡천을 불러들이게 된다면 그도 골치가 아파질 것이다.

"내막을 아는 사람들을 모두 죽이거라."

말을 마친 소년은 또 한 마디 덧붙였다.

"그날 성문 입구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죽여라."

월령안은 이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없었다.

소년은 매우 아쉬워했다.

"전 고모가 착하게 또 큰 이익을 내걸며 그들의 목숨과 바꾸려고 할 줄 알았죠. 전 그저 그들의 혀만 뽑고 목숨을 살려 주려는 생각까지 다 했다고요."

월령안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소년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평온하고 덤덤했으며 아무런 온기도 없었다.

그녀는 그 사람들이 무고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능력이 가능한 범위 안에 있었다면 그녀는 분명 그들을 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자신마저 지키기 힘든데 무엇으로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구하라는 말인가?

사정을 아는 모든 사람들이 죽었다. 당분간 월령안을 구하러 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소년의 엄격한 수비에 추수와 육삼 두 인질까지 더해져 월령안도 도망칠 수가 없었다.

월령안은 조용히 저택에 있었다. 소년은 월령안의 트집을 잡을 것이 없었다. 게다가 월령안이 무림맹에 올린 추살령을 누군가 받아서 소년 스스로도 문제가 끊이지 않았고 처리할 게 많았다. 그래서 매일 찾아와 월령안을 귀찮게 굴 시간이 없었다. 한동안 두 사람도 무탈하게 보냈다.

적어도 월령안은 잠시간 평화를 얻었다. 그녀는 매일 피비린내 나는 잔혹한 장면을 볼 필요가 없었다.

* * *

그러나 육장봉은 이런 것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육장봉은 월령안과 떨어진 뒤, 쉬지 않고 말을 달려 변경으로 돌아왔다.

예상대로, 그가 변경에 오자마자 조정 대신들이 그를 탄핵하고 있었다. 이유는 한 여인을 위해 가짜로 군령을 전하고 사적으로 관병들더러 도마관을 열라고 명령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육장봉이 나서서 해명하기 전에 황제는 그를 탄핵하는 상주서를 눌러 버렸다. 그리고 탄핵하는 대신들을 근거 없는 풍문을 듣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질책했다.

그러나 그렇게 한 뒤, 황제는 육장봉을 난각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상주서를 육장봉 앞에 던져 버렸다.

"짐이 보기에는 네가 미친 것 같구나. 한낱 여인을 위해 군자를 기만하는 것은 물론, 군령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니. 나중에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라면 봉화대에 거짓으로 불도 지르겠다?"

육장봉은 나무막대기처럼 상주서에 몸이 맞고도 꼼짝도 하지 않고 변명도 하지 않았다.

그는 차갑게 황제를 바라보았다.

"폐하, 월령안의 조카가 북요인에게 잡혀가는 것에 폐하께서도 개입하셨나요?"

"너, 너 뭐라고 했어?"

황제는 유장봉이 갑자기 이것을 물을 줄 몰랐다. 그것도 이렇게 대놓고 물을 줄 몰라 한순간 말을 더듬었다.

"개입하셨군요."

황제는 육장봉을 잘 알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육장봉도 황제를 잘 알고 있었다. 황제가 지레 찔린 듯 긴장한 표정을 지으니 육장봉이 눈치채지 못할 리 없었다.

이유를 찾을 필요도 없었다. 화가 난 육장봉은 성큼성큼, 앞으로 다가가 한 손을 책상에 올려놓고 훌쩍 뛰어 황제의 앞에 섰다. 그는 주먹을 쥐고 황제에게 한 방 먹였다.

"그렇게도 월령안을 용납할 수 없으셨습니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육장봉이 갑자기 손을 쓰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황제는 정통으로 얻어맞고 바닥에 넘어졌다.

황제에게 반응할 기회를 주지 않고 육장봉은 앞으로 다가가 잡아 일으킨 뒤, 배에 또 한 방 먹였다.

"장…… 너……."

황제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그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육장봉을 바라보며 이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전혀 믿지 못했다.

'장봉이 어떻게 날 때릴 수 있지? 황제인 나를? 궁인들 앞에서 황제인 나한테 손을 쓰다니! 육장봉이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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