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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황 (889)화 (889/1,004)

889화 곧 소식이 올 거예요

강남성이 봉쇄되어 인심이 흉흉한 틈을 타서 월령안은 많은 사업체들을 사들였다. 그리고 목적성이 있게 범씨 가문 강호 마을 주변의 가게들을 살 수 있는 대로 전부 사들였다.

가게를 사들인 후, 월령안은 가게를 닫으라고 명령하고 다시 재정비를 거쳐 나중에 개업한다고 했다.

전에 관리인들은 바빠서 이 일을 할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여 총독 등 사람들의 억누름을 받아 월씨 가문의 점포는 부서지고 화물은 부두에 도착하지 못해 강에서 썩고 있었다. 가게도 없어지고 화물도 없으니 장사를 할 수 없었다. 월씨 상사의 관리인들과 심부름꾼들은 전부 한가해졌다.

주인으로서 아랫사람들이 녹봉을 받기만 하고 일을 하지 않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월령안을 그들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았다. 그녀는 원래의 가게를 열지 않고 그들더러 강호 마을 주변의 점포를 지키라고 했다.

"범씨 가문의 강호 마을에는 전문 연극 무대도 지었다더라고요. 무슨 소협과 강남 미인의 선발 대회를 주최하는데 평소에도 강호인들의 생활을 보여 줄 것이라고 하니 매우 인기가 많더라고요.

사업이라는 건 말이죠. 좋은 게 있으면 배워야 하는 거예요. 강호인, 강호에서 살고 강호에서 죽는다. 범씨 가문이 강호 마을을 지었으니 우리는 부근에 죽음을 기리는 거리를 만드는 게 좋겠어요. 그들이 강호인들의 인생을 보여 준다면 우리는 강호인들의 죽음을 보여 주는 거죠."

월령안이 관리인들에게 이 얘기를 하면서 티 없이 맑은 웃음을 지었다.

관리인들의 놀랍고 두려워하는 시선을 무시하며 월령안은 말할수록 흥이 나는 것을 느꼈다.

"우리도 범씨 가문의 강호 마을 근처에 무대를 만들어요. 클 필요는 없고 사람들에게 강호인들은 초상을 어떻게 치르는지 보여 주기만 하면 돼요. 피리를 불고, 종이돈을 날리고, 오자곡문을 매일 두세 차례씩 보여 주는 거예요. 만약 질리면 십팔 층 지옥을 보여 주는 거죠. 강호 마을에 가는 사람들에게 죽은 뒤, 후사를 어떻게 떠들썩하게 치르는지 보여 주는 거예요."

말을 마친 월령안은 관리인들의 의견을 묻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제 생각이 어떤 것 같아요?"

관리인들은 그 말을 듣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큰아가씨, 정…… 정말 진심이세요?"

'우리 큰아가씨는 마귀인가? 초상 거리를 만들자고? 매일 피리를 불고 종이돈을 날리자고? 하루에 두 번 매장하고 오자곡문을 한다고? 이렇게 하면 범씨 가문의 강호 마을에서는 장사를 할 수 있겠나? 강호 마을에 가는 것은 노닐러 가는 것인데 이렇게 재수 없는 일에 마주친다면 누군들 놀 기분이 생기겠어?'

"당연히 진심이죠! 더없이 진심이에요!"

'내가 진지하지 않다면 이 관리인들 불러서 뭘 하겠어? 한담을 하겠어? 난 매우 바쁘다고. 바빠서 육장봉 생각할 틈도 없어.'

관리인은 월령안이 웃음을 거두고 엄숙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월령안이 이미 결정을 내렸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 일은 돌이킬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모든 관리인들이 월령안의 이 수법이 너무 유치하다고 느꼈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소인, 알겠습니다! 큰아가씨,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반드시 잘 해내겠습니다!"

'큰아가씨가 깽판을 놓고 싶다면 놓으라지 뭐. 아무튼 우리는 몹시 한가해서 범씨 가문 사람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 것도 할 수 있으니까.'

범씨 가문의 강호 마을에 손을 쓰는 것은 월령안에게 생활을 즐겁게 해 줄 작은 일에 불과했다. 관리인들이 말한 것처럼 그녀는 작은 소란을 피워 범씨 가문의 속을 뒤집어 놓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범씨 가문이 고개를 숙인다면 그나마 괜찮지만 그러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더 크게 소란을 피워 범씨 가문의 강호 마을을 철저히 억누를 것이다.

그래서 이 일을 분부한 뒤, 월령안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여 총독 등 사람들이 손을 쓰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들은 월령안을 크게 실망시켰다. 여 총독 등 사람들이 부린 수작은 다른 상가의 화물선을 다 풀어 주었으나 월령안의 화물만 잡고 있는 것이었다. 월씨 가문의 상사를 겨냥한 것이 분명했다.

월령안이 모를까 봐, 조방의 사람은 월씨 상사의 사람에게 누군가 월씨 상사를 대적하고 있다고 암시까지 했다. 월령안이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면 월씨 상사의 내륙에 있는 물건이 하나도 나갈 생각을 말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다른 사람이 한다면 중히 여기는 자가 없을 테지만 조방의 사람이 말하자 월씨 가문의 관리인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을 놓았던 상사의 관리인은 다시 월령안을 찾아와 어찌할 것인지 물었다.

한 번의 물건이 연장된다면 그 시간이 열흘에서 보름 남짓하다고 해도 그들은 이 정도 손해를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방이 계속해서 월씨 가문의 화물을 옮기지 않겠다고 한다면 장사를 할 수 없었다.

"급하게 굴지 말고 이틀 정도 기다려요!"

월령안은 웃으며 관리인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조방이 그렇게 말을 한 상황이다 보니 월령안이 이렇게 말해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상사의 관리인들은 하나같이 속을 태웠다.

"큰아가씨, 정확한 얘기를 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조방이 이 일에서 고개를 숙일까요? 만약 정말 안 된다면 우리…… 다른 수를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들은 월령안이 고개를 숙이는 것이 싫었다. 그러나 이렇게 차일피일 미룬다면 돈을 크게 손해 보는 것이었다!

십 년의 약속이 여전했다. 만약 그들이 범씨 가문에 뒤떨어져 범씨 가문이 상업계에서 일 위를 차지한다면 그들이 다시 따라잡으려고 해도 힘들었다.

일 위에 있는 사람은 절대 이 위에게 일어설 기회를 주지 않고 힘껏 억누를 것이다.

"걱정하지 말아요. 곧 소식이 올 거예요."

월령안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표정이 훨씬 엄숙해졌고 싸늘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의도가 다분했다.

월씨 가문 상사의 관리인들은 월령안이 크는 것을 지켜보았거나 월령안이 발탁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월령안의 성격을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월령안이 싸늘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녀의 기분이 언짢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래서 아무리 걱정되어도 낙담한 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같이 속으로 사적인 인맥을 동원해 조방과 화해를 청할 수 없나 생각해 보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들이 화해를 부추길 사람을 찾기도 전에 조정에서 갑자기 조방이 운송하는 화물선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강남 일대뿐만 아니라 모든 부두의 모든 배가 부두에 도착하면 관부에서 배의 사람들 중에 의심되는 사람이 없는지 조사했다.

배의 화물이 출발할 때 관부에 등록하고 내놓은 세금과 일치하는지, 배에 밀매 화물이 섞이지 않았는지 조사했다.

중점적으로 배에 금지된 화물이 있는지 조사했다.

화물이 배에 오르면 관부에 등록해야 하고 상인은 화물의 가치대로 세금을 지불해야 했다. 만약 정말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등록한다면 상인은 무슨 돈을 번다는 말인가?

각 관부에서는 정도가 다르게 조방의 이득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전에 조정에서는 조방의 일을 전혀 눈여겨보지 않은 데다가 줄곧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상인들뿐만 아니라 조방 사람들도 간이 커져 무엇이나 배에 실었다.

양식, 밀매 소금, 밀매 철, 돈이 될만한 것이라면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살아 있는 사람도 배에 실어 사적으로 거래했다.

이렇게 조사하니 거의 모든 배에 문제가 있었다. 문제가 생긴 이런 배는 부두에 도착해 짐을 내릴 생각을 접어야 했다.

일순간, 주나라의 큰 성마다 부두가 있는 곳이라면 전부 화물선으로 가득 들어찼다.

과일, 천, 비단 등 합법적인 화물을 실은 배는 그나마 괜찮았다. 관부에서 그들이 화물 가격을 속이고 세금을 허위적으로 보고한 일을 알아낸다면 인맥을 통하고 벌금을 낸 뒤, 세금을 보충하면 화물을 가져갈 수 있었다.

그러나 밀매 소금, 밀매 철 이런 것들을 발견하면…… 배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감옥에 갇힐 뿐만 아니라 물건을 출고한 공급상과 물건을 받은 사람, 심지어 운송을 책임진 조방까지 한 사람도 벗어날 수 없었다.

일순간, 조방 전체가…… 아니, 상업계 전체가 혼란스러워졌다.

조방은 상인의 주문을 받았지만 물건은 약속대로 도착하지 못했다. 조방을 믿고 불법적인 물건을 나른 상인들은 하나같이 관부의 사람들에게 세금을 보충하고 벌금을 내고 운이 없는 사람은 구류당하기도 했다.

이 소동이 일어나니 조방뿐만 아니라 조방과 관계가 친밀한 상인들도 손해가 막대하였다.

이렇게 큰일이 일어나자 조방은 물론이고 상인들도 이유를 알아보러 다녔다.

그들은 현지의 관리들에게 적지 않게 뇌물을 주었었다. 조정이 조방의 화물선을 조사하는데 관리들이 왜 미리 아무런 소식도 알리지 않은 것일까?

이 일은 말이 되지 않았다!

작은 상인들은 알아낼 수 없어도 대상인들은 조정 관리와 왕래가 있는지라 알아낼 수 있었다.

이번에 조정이 갑자기 조방의 화물선을 조사한 것은 최 승상이 내린 명령 때문이었다.

이 일은 최 승상이 이끈 것이고 변경의 관졸을 써서 사전에 조금의 소식도 새어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현지의 관리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변경의 관졸들에게 덜미가 잡힌 것이었다.

"최 승상이 갑자기 왜 조운(漕運)을 조사하는 거지? 최 승상의 고향도 강남이잖아. 조운의 일을 그도 다 알 것인데 조사하려면 진작에 했어야지. 왜 갑자기 이런 시기에 조사하는 거야?"

상인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일은 최 승상이 시킨 일이니 의아하고 불만스러워도 운명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 그들은 벌금을 당한 것이라 소금과 철, 양식을 밀매한 상인들보다는 나았다.

그 사람들은 머리가 잘리는 것뿐이 아니었다. 가족들까지 연루되었다.

상인들은 최 승상이 왜 갑자기 조운의 화물선을 조사하는지 알아낼 수 없었지만 조방의 사람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조방이 월씨 가문의 화물을 압류한 그날, 월령안이 변경에 편지를 보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최 승상이 화물선을 조사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건 월령안의 보복이었다.

조방이 화물선을 압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가?

조방이 관부에 협조해 범인을 잡아들인다는 이유로 월씨 상사의 화물선을 압류했으니 그녀는 최 승상에게 편지를 써 조운을 조사한다는 이유로 조방의 모든 배를 조사하라고 했다. 누가 못 버티는지 한번 보자 이것이었다!

"방주, 이 일을…… 어떡하죠? 최 승상의 기세로 보면 우리가 고개를 숙일 때까지 분명 계속해서 조사할 것 같은데요. 최 승상이 계속해서 조사한다면 더 많은 상인들이 우리 조방이 이 일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겁니다. 그러면 나중에 누가 감히 귀중한 물건을 우리에게 운송해달라고 맡기겠어요?"

이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물건을 내놓지 못해 그들은 대량의 돈을 배상해야 했다.

그리고…….

소금을 밀매하는 일이었다.

그들 조방의 가장 돈 되는 사업은 바로 소금을 밀매하는 일이었다.

소금 밀매는 이익이 커서 강남 전체의 세금과 맞먹었다.

그들 조방이 강남 전체의 관리를 구슬릴 수 있고 강남 전체 관리들이 그들 조방을 위해 일을 하게 하는 것은 소금 밀매로 얻은 이익 덕분이었다.

최 승상이 이렇게 조사한다면 손해가 막대한 것은 물론, 소금 밀매를 계속할 수 없게 된다.

소금 밀매로 얻은 이익이 없다면 그들은 무슨 돈으로 큰돈에 익숙해진 관리 나리들을 구워삶을 수 있겠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이렇게 조사하다가는 언젠가 그들 조방의 우두머리까지 조사하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누구도 도망칠 수 없었다.

그래서 강남 관가의 사람들을 따라 조방 전체 사람들의 인심도 흉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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