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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황 (767)화 (767/1,004)

767화 조운충의 복수

진주 등 사람들은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포리국은 크지 않아서 하룻밤 사이에 그들은 원하던 정보를 충분히 알아냈다.

"대장군, 조운충이 한 달 전에 사람을 데리고 서역으로 와서 도처에서 독종(毒宗)과 의종(醫宗)의 사람들을 죽이며 해독 성단을 수탈했다고 합니다. 이 한 달 동안, 조운충은 서역 각지의 독종을 거의 멸망시켰답니다.

포리국의 내란도 그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어제 알아낸 소식에 의하면 포리국의 신임 국왕 배후의 인물이 조운충일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그러나 소인은 포리국에 조운충 말고 다른 세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젯밤, 저희 몇몇이서 포리 왕궁에 잠입했는데 포리국 국왕이 한 신비로운 사람과 밀담을 나누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사람의 어조를 들었을 때, 북요쪽의 말투를 띠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무공이 뛰어나 소인은 너무 가까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하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 흑의인이 왕궁에서 나온 뒤, 소인은 그의 뒤를 밟았으나 놓치고 말았습니다.

소인이 어젯밤에 알아낸 소식에 의하면, 포리국 전임 국왕과 황후가 죽었지만 그들의 아들과 딸은 아직 살아 있다고 합니다. 소인은 이미 사람을 시켜 포리국에서 찾게 했습니다. 그들이 포리국에 있기만 한다면 소인은 반드시 찾아낼 수 있습니다."

* * *

진주는 간밤에 알아낸 소식을 하나하나 보고하고 옆에 서서 육장봉의 명령을 기다렸다.

육장봉은 탁자를 툭툭, 두드리고는 명령을 내렸다.

"계속해서 전임 국왕 자녀의 행방을 알아보거라. 살았다면 사람을 봐야 하고, 죽었다면 시체를 확인해야 한다.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진주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또 사람을 시켜 독왕 아포를 감시하거라. 그에게서 이상한 낌새가 느껴진다면 보고할 필요 없이 바로 손을 쓰거라."

그는 이미 아포에게 모든 의리를 다했다. 그러나 아포는 총명한 사람이 아니었다.

어젯밤의 대화에서 그는 아포가 포리국에서 일어난 정변을 가지고 월령안을 탓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진짜로 손을 쓴 범인을 탓하지 않고 무고한 사람을 탓하는 것으로 보아, 아포의 뇌는 아마도 호두보다 조금 더 클 뿐일 것이다.

아포 같은 사람은 멍청하기만 하다면 그나마 괜찮았으나 멍청한데다 재주까지 있었다.

그는 아포가 또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해 월령안이나 그녀의 주변의 사람들을 독살하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먼저 아포에게 손을 쓸 수밖에 없었다.

진주는 잠깐 멍해졌다가 낮게 대답했다.

"네, 대장군!"

청주에서 그들은 아포와 협력한 적이 있었다. 잠깐이었지만 그때 그들은 즐겁게 지냈었다. 그래도 그들은 대장군의 명령을 전혀 주저하지 않고 따를 것이다.

육장봉은 계속해서 명령을 내렸다.

"계속해서 어젯밤의 그 신비로운 사람을 감시하거라. 그 사람의 신분을 알아내거라."

육장봉은 연이어 명령 세 개를 내리고 나자 갑자기 홀가분해져서 한담을 하듯 말했다.

"난 오후에 조운충을 만나러 가겠다. 사흘 안에 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상인 무리를 이끌고 계속해서 앞으로 가거라. 날 기다리지 말고."

"대장군……."

진주가 경악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그는 자기가 잘못 듣지 않았나 의심이 들었다.

"이건 명령이다!"

육장봉은 얼굴을 굳히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진주는 몸을 흠칫 떨더니 큰 목소리로 응했다.

"내려가거라!"

육장봉은 진주와 길게 말하지 않았다.

조운충은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온 것이 분명했다. 그는 월령안을 지킬 자신이 있었으나 쉽게 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그가 진주에게 이런 명령을 내린 것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 * *

유시, 아포는 유령처럼 돌집 밖에 나타났다.

월령안과 육장봉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집에서 나와 말을 탔다.

아포는 제자리에서 잠깐 굳어졌다가 돌아서서 말에 올랐다. 그리고 채찍질하며 앞에서 갔다.

월령안과 육장봉은 그를 따라갔다.

길 가는 내내, 포리국의 시위들은 마치 그들을 보지 못한 척했다.

유시 삼각, 세 사람은 이미 포리국을 벗어났다. 그러나 아포는 멈추지 않고 여전히 서쪽으로 달려갔다.

월령안과 육장봉도 묻지 않고 아포를 바짝 따라갔다.

포리국을 벗어나 계속해서 서쪽으로 가자 또 모래 바람이 하늘을 가득 뒤덮은 벌판이었다. 녹색이라고는 조금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다행히 월령안은 서역의 기후를 잘 알고 있어 모래가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미리 면사포를 썼다.

세 사람은 서쪽으로 무려 두 시진이나 간 뒤에야 아포는 황토로 지은 토성(土堡) 앞에 멈췄다.

때는 이미 날이 저문 뒤였다. 말도 지쳐서 쓰러진 채, 혀를 빼물고 있었다.

월령안은 말에서 내린 뒤, 말 옆에 쪼그리고 앉아 물주머니를 열고 말에게 물을 먹였다. 그제서야 말은 약간 기운을 차렸다.

그녀의 행위를 본 아포는 뭔가를 말하려다가 또 꾹 참았다. 결국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토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조운충이 바로 안에 있다. 나머지는 너희들의 일이다."

월령안은 일어나자마자 아포를 바라보았다.

"돌집에 가서 상(商) 관리인을 찾아. 그가 널 도와 네 형님과 동생들을 찾아 줄 거야. 오늘이 지난 뒤, 우리는 서로 빚진 것이 없다! 만약 네가 다시 한번 날 건드린다면 반드시 네 목숨을 거두고 말겠어!"

아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먹을 쥔 오른손을 가슴팍에 대었다.

"나 아포는 하늘에 맹세하지. 이번 생에 절대로 주나라에 다시 발을 들이지 않겠다!"

그는 월령안이 그를 도우려 하자 매우 놀랐다.

그는 월령안이 자기를 아주 죽이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자기가 항상 월령안을 죽이고 싶었던 것처럼.

그가 서역에 온 것은 월령안에게 위해 해독약을 찾아 주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고 심지어 월령안을 조운충의 손에 넘기기까지 했다.

월령안의 영리함으로는 그가 일부러 최선을 다해 해독약을 찾지 않아서 해독약이 조운충의 손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월령안은 그를 죽이려고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를 도우려고 했다. 이는 그를 아주 놀라게 했다.

월령안과 육장봉은 아포를 상대하지 않고 서로 마주 본 뒤, 암묵적으로 앞쪽에 있는 토성으로 걸어갔다.

"너희들……."

아포는 두 사람이 성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한마디 내뱉었다. 그러나 세 글자만 말하고 아포는 하려던 말을 눌러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의 형님과 동생들이 조운충의 손에 있었다. 그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쿵…….

월령안과 육장봉이 성안으로 발을 내디디는 순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성 전체가 무너졌다. 하늘을 뒤덮는 먼지만 날렸다.

심지어 사람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은 채, 성 전체는 이렇게 모래에 묻혔다!

아포는 제자리에 선 채, 성이 순식간에 무너지며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얼이 빠졌다.

그는 이것이 함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조운충이 월령안과 육장봉을 죽이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조운충이 이토록 모질게 두 사람을 생매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바로 아포가 멍해져 있는 사이에, 먼지 아래에서 갑자기 사람 그림자들이 훌쩍, 뛰어올랐다.

우두머리인 남자는 두 손목이 잘려서 손목에 쇠 갈고리를 두 개 달고 있었다.

그는 먼지 속에서 나온 뒤, 황토에 삼켜져 평지로 되어버린 앞쪽의 성을 바라보며 혀를 내밀어 손의 쇠 갈고리를 핥았다. 그는 방자하고 으스대며 웃었다.

"육장봉! 월령안! 너희들에게는 이제 내일이 없구나!"

이 사람은 양손이 월령안에게 잘린 조운충이었다.

아포는 옆에 서서 멍하니 앞에서 사라진 성을 바라보다가 또 으스대며 방자한 모습을 한 조운충을 바라보았다. 그는 제자리에 굳어져 버렸다.

두 눈으로 직접 보았지만 아포는 여전히 월령안과 육장봉이 이렇게 죽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줄곧 월령안과 육장봉을 죽이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두 사람이 그의 눈앞에서 죽은 것을 보자 전혀 기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그들 둘이…….

그런 인물이 어떻게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 있지?

월령안과 육장봉 같은 사람들은 죽더라도 더 떠들썩하게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멍하고 놀랐으며 눈앞에서 벌어진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포와는 달리, 조운충은 멀리 있는 모래 먼지를 바라보며 기뻐서 미칠 지경이었다.

"날 만나고 싶다고? 너희들이 무슨 날 만날 자격이 된다고! 너희 두 고얀 것들은 염라대왕이나 만나라! 하하하하……. 죽었어, 모두 죽었어! 너희 전부 죽었어. 모두 죽어 마땅해! 쿵! 한 방에 다 죽어 버렸어!

그의 말이 맞아. 재주가 아무리 강해도 재해는 당해낼 수 없지. 드디너 내가 육장봉! 월령안, 너희 두 고얀 것들의 목숨을 빼앗았구나! 죽어서도 묻히지 못한 것도 쌤통이야! 쌤통이야……!"

조운충은 손에 있는 갈고리를 흔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다음 순간, 조운충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는 음산하게 앞을 바라보았다. 얼굴의 미소는 공포스럽고 괴이해졌다.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너희들의 시체를 파내서 잘 감상해 줄까?"

말을 마친 조운충은 그럴듯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음, 이 생각 괜찮구나. 너희들이 죽기 전 처참한 꼴을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쉬워."

말을 마친 그는 또 높게 소리를 질렀다.

"여봐라!"

그러나 바로 이때, 두 그림자가 모래를 뚫고 나와 조운충 앞으로 날아왔다.

"아쉬워할 것 없어. 넌 곧 네가 죽기 전의 처참한 꼴을 볼 테니."

"유, 육장봉! 워, 월령안!"

조운충은 얼굴의 흥분과 광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모래를 뚫고 나온 두 사람을 보자 그만 멍해졌다.

"그,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 너희 둘…… 분명 죽었잖아! 내가 두 눈으로 직접 보았어……. 쿵, 하고 묻히는 것을!"

그와 반대로, 아포는 두 사람을 보고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졌다.

이것이야말로 육장봉과 월령안이었다!

이 두 사람이 만약 정말 그토록 쉽게 죽었다면 그는 자기를 용서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 목숨을 가지려고? 네놈은 그럴 자격이 없다!"

말하는 새에, 육장봉 손에 든 검은 이미 조원충의 앞으로 다가왔다.

조운충은 놀라서 연신 뒤로 물러나며 높게 소리를 질렀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넌 날 죽일 수 없어! 내 아버지는 조의박이야. 넌 날……."

그의 말에 대답한 것은 육장봉 손에 든 장검이었다.

죽일 수 없다고?

이 세상에는 육장봉이 죽이기 싫은 사람만 있을 뿐, 죽일 수 없는 사람은 없었다!

"세자를 보호하라!"

조운충과 함께 온 호위는 반응이 아주 빨랐다. 위급한 상황에서 호위는 앞으로 뛰어가 조운충을 밀치며 그를 위해 검을 막았다.

'푸슉' 하는 소리와 함께, 호위는 처참한 몰골로 죽었다!

조운충은 화가 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어서 저들을 막거라! 아니, 아니…… 저들을 죽이거라! 저 두 고얀 것들을 죽이거라!"

일격을 가한 뒤, 육장봉은 뒤로 한걸음 물러서서 월령안을 내려놓고 다시 앞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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