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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황 (724)화 (724/1,004)

724화 금나라 수도의 혼란

곽하는 확신에 차서 대답했다.

"나리는 잘 모를 겁니다. 몇 년 전, 육장봉이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날 폐하께서 암살당했을 때, 저는 바로 현장에 있었고 또한 제가 군대를 이끌고 그를 추격했습니다. 한 사람의 겉모습은 감출 수 있지만 그의 기세, 무술 품새는 그리 쉽게 감출 수가 없습니다. 저는 폐하를 암살한 사람이 육장봉이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럼 그는 지금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이냐?"

완안유는 곽하가 이렇게 쉽게 말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 곧 알 수 있었다.

곽하는 자객이 육장봉이라고 잡아뗐다. 그들이 육장봉을 잡기만 하면, 월령안과 육장봉의 관계를 보았을 때, 월령안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그는 불자(佛子)와 맞붙어 부상을 입은 뒤에 내성으로 돌아와 호표영의 부상병들 속에 몸을 숨겼습니다. 제 사람들이 줄곧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는 얼굴이 상했다는 이유로 줄곧 흰 천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으며 지금껏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줄곧 이 정보를 장악하고 있으면서 대황자가 돌아오면 이 소식으로 대황자를 보좌해 주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대황자가 죽었다. 곽하는 월령안이 가증스러웠다. 그는 월령안을 불쾌하게만 할 수 있다면 이익을 바꿀 수 없다고 해도 완안유에게 알려 주려고 했다.

곽하가 협조적으로 나오자 완안유는 급급히 그를 죽이려 하지 않았다.

"곽 장군, 정말 감사하네. 만약 정말로 육장봉을 찾아낸다면 내가 꼭 곽 장군을 챙겨 줄 것이네."

곽하의 수중에는 병사들이 있었다. 그가 곽하를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을 죽이고 그 수중에서 병권을 가지려면 쉽지 않았다.

곽하는 자발적으로 귀순했다. 설령 가짜라 하더라도 완안유는 그와 함께 연기할 것이다.

자객의 행방을 알아내자 완안유는 한시도 지체하지 않았다. 도중에 곽하에게 명하여 그더러 병사들을 이끌고 호표영으로 가서 부상병 중 자객을 데리고 나오라고 했다.

스스로에 대해서는, 자객을 확실하게 잡기 전까지 자신의 야심을 드러내지도 않고 또한 감히 드러내지도 못했다.

"전하께서 저를 놓아 주면, 제가 배신할까 두렵지 않습니까?"

완안유는 그가 대황자의 외삼촌인 것을 잊었단 말인가. 그는 반드시 대황자의 원수를 갚을 것이다. 완안유는 그의 원수 중 한 명이었다.

"곽 장군은 영리한 사람이다. 나는 영리한 사람의 선택을 믿는다."

완안유는 비밀스럽게 말했다.

호표영은 결코 그렇게 쉬운 데가 아니었다. 그가 배후에서 사후 처리를 하지 않는다면 곽하는 호표영까지 쳐들어가도 죽는 길밖에 없었다.

"나리, 걱정하지 마세요. 제 목표는 월령안입니다."

설령 그가 완안유에게 의탁하지 않더라도 자객을 잡는 데 있어 그와 완안유의 이익은 일치했다.

그가 육장봉만 잡는다면 월령안은 끝장이었다.

곽하는 아직 몸에 상처가 있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뼈가 부러진 것처럼 가슴을 파고드는 아픔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고 군영에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자신의 병마를 불러 호표영으로 찾아갔다.

그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한 번 목숨을 걸 수밖에 없었다.

* * *

아로한은 곽하를 완안유에게 던져 주고 줄곧 어두운 곳에 숨어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곽하가 병마를 집결시키는 것을 본 그는 즉시 월령안에게 전갈을 보냈다.

"큰아가씨, 아로한이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곽하가 병사들을 거느리고 내성으로 갔습니다."

대부 도박장의 관리인이 서둘러 서재로 오더니 급히 입을 열었다.

그러나 연탑에 앉아 화본(话本)을 보던 월령안은 가볍게 한마디 대답했다.

"알았다."

다른 명령은 없었다.

관리인은 잠깐 멍하게 있다가, 아무 말도 없이 묵묵히 물러갔다.

월령안은 책을 한 장 넘겨 훑어보았지만 끝내 다 읽어낼 수가 없었다. 책을 한쪽에 던져 놓고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군대를 거느리고 내성에 간다는 것은 역모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곽하는 이번에 자객을 정말로 찾을 수 있다면 그나마 좋을 것이다. 만약 찾지 못했다면 곽하는 구족이 모두 멸해질 수 있었다.

"완안유도 대단하군. 곽하가 간절히 복수하고 싶어 하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을 이용해 그더러 병사를 이끌고 내성에 가게 하다니. 만약 곽하가 딴마음을 품으면 묻힐 자리도 없게 만들 수 있잖아."

월령안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에 다가갔다. 창문을 열고 밤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머리카락을 어지러이 만들게 내버려 두었다.

"가장 위험한 곳은 가장 안전한 곳이기도 하지. 육장봉이 내성에 은신했던 적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절대 내성에 있을 수가 없어."

육장봉이 아직 내성에 있다면 금나라 황자들이 얼마나 어리석어야 그에게 농락당해 모두 군사를 이끌고 밖에서 그를 찾겠는가.

곽하는 등잔 밑이 어두웠거나 아니면 자신감이 지나쳤다.

"당신이 이리 눈앞의 성공과 이익에 급급하고, 급히 윗자리로 기어오르려 하니, 내가 한번 도와주지."

월령안은 입술을 오므리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붉은 입술을 살짝 열어 말했다.

"여봐라!"

곽하가 내성에서 육장봉을 찾지 못하면 그녀가 '자객'을 곽하 앞에 데려다주면 되었다.

곽하가 자객을 육장봉이라고 말할 수 있듯, 그녀도 자객이 북요인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아무튼 동기가 있고, 무예가 약하지 않으며, 자객의 여러 가지 특징에 부합되는 사람을 찾아내기만 하면 금나라 수도의 물을 마음껏 흐리게 할 수 있었다.

"큰아가씨!"

검은 그림자가 월령안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고현광의 부수에게 상처를 입혀라. 얼굴을 다치게 하는 게 좋겠구나. 그 상태로 곽하 앞에 보내라."

곽하와 완안유가 자객을 찾고 있었다. 그러면 그녀는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면 되었다.

그녀는 전혀 기반이 없는 완안유가 금나라 황제가 죽기 전에, 다른 세 황자가 세력이 강한 상황에서 어떻게 그 자리에 앉는지 지켜볼 것이다.

물론 그녀는 금나라의 세 황자가 소식을 듣고 금나라 수도에 돌아와서 완안유와 황위를 다투는 정경이 더 기다려졌다.

생각건대 이제 곧 금나라 수도는 시끌벅적해질 것이다.

금나라 수도가 시끄러워지면 육장봉도 안전해질 수 있었다.

월령안은 눈을 감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먼저 육장봉의 행방을 찾아보지도 않았고, 심지어 밖에서 육장봉의 생사조차도 관심에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줄곧 자신의 방법으로 육장봉을 구하고 있었다.

흑의인은 명을 받들고 자리를 떴다.

월령안은 여전히 창문에 서서 평온한 눈길로 어두컴컴한 마당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육장봉과 곧 다시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곽하의 오늘 밤 행동은 금나라의 황위 다툼이 더 치열해지지 않을지와 연관되었다. 결과가 나오기 전에 월령안은 잠들 수가 없었다.

그녀는 창가에 밤새도록 서 있었다.

* * *

날이 밝을 무렵, 아로한이 이슬을 가득 맞으며 돌아왔다.

"주인님, 곽하는 병사들을 거느리고 호표영에 갔습니다. 호표영에서 자객인 듯한 북요 고수를 수색해 냈습니다.

사람을 데리고 가던 중, 이황자, 삼황자, 사황자의 사람들이 도착했습니다. 네 무리 사람들이 호표영 앞에서 크게 싸웠고, 결국 승상 오림이 자객을 데리고 갔습니다."

월령안은 가벼운 목소리로 물었다.

"완안유는?"

"완안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로한은 곽하를 동정해야 할지 아니면 비웃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역대 두 주인 모두 믿을 수가 없었다.

특히 완안유는 이기적이고 냉담해 그를 따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일지 않게 했다.

"궁중의 태후에게 소식을 전해라. 내가 약속을 지켰으니 약속대로 순장하려던 소녀들을 내보내 달라고 해라."

월령안은 창문을 닫고 뒤돌아서 집 안으로 들어왔다.

지금의 상황은 바로 그녀가 원했던 것이다. 완안유가 그녀를 도왔기에 시기가 앞당겨졌다. 그녀는 단지 소식만 기다리면 되었다.

월령안은 인내심이 많았다. 그녀는 사람을 보내 육장봉의 소식을 알아보지 않았다. 또 수횡천더러 문밖을 나가지 말고 어렵사리 얻은 한가함을 잘 누리라고 했다.

수횡천은 자신의 지혜가 모자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월령안이 빈손으로 가볍게 휘저으니 금나라 수도가 수라장이 되었다. 그리고 밖에서 '자객'을 수색하던 황자 세 명이 급하게 돌아오도록 만들었다. 월령안의 말을 들으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시간과 정력을 허비하면서 밖에서 목적 없이 마구 찾아다니는 것보다 대부 도박장에 남아 월령안을 보호하는 게 더 나았다.

전에 곽하의 일은 정말 그를 놀라게 했다. 만약 다시 한번 그런 일이 닥친다면 누가 감히 월령안이 여전히 그런 좋은 운이 있을 거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월령안이 육장봉보다 무예가 뛰어난 사람의 보호가 더 필요했다.

수횡천 그리고 아로한과 대부 도박장의 사람들까지도 곽하의 일 때문에 놀라게 되었다. 사람들이 쉽게 월령안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대부 도박장 전체의 호위도 배로 늘어났다.

도박장의 배후 부락 수령들이 이익만 좇고 사람을 관계치 않으니 말이지, 그들은 대부 도박장의 문을 닫아 누구도 드나들지 못하게 할 수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

도박장은 문을 닫아서는 안 되었다. 도박장의 관리인은 월령안 옆에 사람을 붙여 줄 수밖에 없었다. 월령안 주변에는 십이 시진 동안 사람이 붙어 있었다. 밤에도 무공이 높은 시녀 두 명이 남아서 지켰다. 누구도 월령안에게 가까이할 수 없게 했다.

월령안은 잠간 생각해 보더니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금나라 세 황자 간의 균형을 깨뜨렸다. 금나라의 황위 다툼이 이미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세 황자는 이번에 수도로 돌아와 승부를 가르지 못하면 좀처럼 수도를 떠나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금나라 황제는 그녀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할 것이다.

그녀의 목숨을 생각하면 그녀의 옆에는 사람이 꼭 있어야만 했다.

월령안의 걱정은 무리가 아니었다. 닷새 사이에 월령안에게는 세 번이나 암살 시도가 있었다. 모두 대부 도박장의 호위에게 막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부 도박장의 모든 사람들은 월령안이 더 이상 대부 도박장, 심지어 금나라에 머무는 것이 적합하지 않으므로 하루빨리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죽지 않은 금나라 황제는 정세를 혼란하게 만든 월령안을 증오했다. 그는 절대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월령안은 금나라에 계속 머문다면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을 것이었다.

그러나 월령안은 거절했다.

"이황자, 삼황자, 사황자는 실력이 엇비슷해 서로 견제하면서 누구도 함부로 손쓰지 못할 거예요. 내가 가 버리면 완안유는 성공할 수가 없어요. 그 세 사람은 계속 대치하면서 섣불리 나서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금나라 수도의 혼란은 곧 수습될 거예요."

금나라 수도의 내란이 가라앉으면 금나라에 잠복해 있는 육장봉이 위험해졌다.

"너무 위험하다."

수횡천은 먼젓번 월령안에 대한 그의 질책을 떠올리자 준수한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만약 네가 자신을 미끼로 할 것이라는 걸 미리 알았으면 절대 찬성하지 않았을 거야. 차라리 널 도와 그를 찾으러 다니지."

월령안은 웃으며 말했다.

"수 오라버니, 저 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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