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이제 괜찮아?”
이안은 자신이 느끼고 있는 알 수 없는 감정을 최대한 숨기곤 양순한 척 표정을 지어 보였다.
몽롱한 표정으로 말하는 나른한 목소리와 사근사근한 말투가 퍽 매혹적이었다.
‘응응. 괜찮아졌어.’
나는 위아래로 고개를 끄덕였다.
빠르게 쿵쾅거리던 심장도 진정되었고, 거대한 화마처럼 나를 뒤덮었던 무의식 속의 기억도 사그라들었다.
어딘가 텅 빈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해도.
거대한 불길이 치솟았던 후에 재만 남은 것 같았다.
‘근데 쟤 자다 일어났나. 표정이 왜 이렇게 몽롱해.’
‘야.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그의 볼을 꾹꾹 누르고 싶었지만, 피가 묻어 있는 상태여서 참았다.
대륙의 보물급인 얼굴에 피가 묻어 있는 내 발자국을 남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안은 그의 앞에서 움찔거리며 가만히 있는 나를 잡고는 유심히 살펴보았다.
다친 발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끝날 거란 내 예상과 달리 이안은 꽤 오랫동안 내 발을 붙잡고 있었다.
“치료해 줄까?”
한참을 쳐다보던 그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어떻게?’
너 치유계 페로몬이라고 해도 남들한테는 안 사용하잖아. 자기 페로몬 엄청 싫어하는 거로 아는데.
원작 속에서 그는 엄청난 치유계 페로몬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페로몬을 사용하지 않았다. 아니,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오히려 자신의 페로몬을 혐오하는 것 같았다.
오죽했으면 여주인공이 치료해 달라고 부탁할 때 이렇게 말했겠는가.
『“내 페로몬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도 마. 아무리 너라도 그런 증오스러운 얘기를 했다간 입을 찢어버리고 싶으니까.”』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항상 웃기만 했던 이안이 클로에에게 정색을 했던 때였다.
‘그래서 너 내 다리 가지고 뭐 하고 있는데.’
나는 의문이 가득한 시선으로 이안을 쳐다봤다. 나 의무실에는 안 갈 건데.
‘거기 갈 바에는 죽을래.’
아직까지 과거의 기억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 정도도 많은 발전이었다.
그렇다고 여기에 의료 물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바르면 바로 새살이 솔솔 올라오는 신비의 물약 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의문이 섞인 내 시선을 본 이안은 내 발을 바라봤다.
나도 그를 따라 내 발로 시선을 옮겼다.
내 시선을 허락으로 알아들은 것인지 이안의 얼굴이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할짝-
‘야 미쳤어!’
내 발바닥을 핥곤 야살스레 눈을 휘었다.
그를 본 나는 화르륵 열이 올라 펄쩍 뛰려고 했다.
‘야, 네가 무슨 구미호야!’
‘너 뭐 해! 발 놔!’
‘나 지금 새끼 고양이거든!’
‘다 큰 호랑이가 아기 고양이한테 뭐 하는 거야!’
아. 그 이불 속에서 괜히 나왔어.
나는 그의 손에 잡힌 발을 빼내려고 버둥거렸다.
하지만 필사적인 나의 버둥거림에도 불구하고 그의 손에 꽉 잡힌 나의 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기다려 봐. 치료 중이잖아.”
그는 유려하게 눈꼬리를 휘며 또다시 혀를 내밀어 내 발을 핥았다.
그가 내 발을 다시 핥자 평소보다 훨씬 따뜻한 기운이 내 몸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얼마 되지 않아 정말 내 발에 피가 흐르는 것이 멈춰지고 새 살이 돋아났다.
‘와, 정말 침 바르면 이런 상처도 낫는 거였어……?’
진짜 침 발라서 상처가 실제로 낫는 사례는 못 봤는데.
잠깐. 근데 이게 치료 방법이면, 앨런이랑은…?
만년필로 대가리 깨졌었던 앨런도 핥은 거야?
내 동공이 숨길 수 없이 떨렸다.
앨런의 뛰어난 반사 신경으로 여태까지 날아왔던 모든 만년필을 피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는 아리엘이었다.
아리엘이 당황하는 사이, 그녀의 몸을 꼼꼼히 둘러보고 있던 그의 눈동자가 가라앉았다.
‘어떻게 이런 상태로 살아 있었지?’
이 상태로라면 끽해봐야 2년이 최대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털 사이사이에 무언가 날카로운 것에 찔린 것 같은 자국이 온몸에 남아 있었고, 몸이 어떻게 된 것인지 성장혈 자체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도려낸 것처럼.
페로몬혈 또한 거의 복구시킬 수 없을 정도로 손상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페로몬혈이 페로몬이 순환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막혀 있었다. 억눌린 그녀의 페로몬들이 그녀를 공격하듯이 심장 근처에서 맴돌았다.
‘게다가 페로몬 과잉이네.’
당장이라도 살이 찢겨 페로몬이 터져 나오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아니면 내상으로 가는 건가.’
살이 찢겨나오는 대신 안에 있는 장기들이 대신 손상을 입는 거면 안은 엉망이지만 밖은 멀쩡한 그녀의 몸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일부러 그녀의 몸을 조작하더라도 이렇게 위험한 상태까지는 못 만들 것 같았다.
보통 사람들이었더라면 한참 전에 목숨을 끊거나 현재 미쳐 있을 정도였다.
정신적으로든, 그녀의 몸 상태로든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그녀의 차가운 페로몬들은 그녀를 지키기는커녕, 그녀의 심장을 향해 매섭게 공격하고 있었다.
두 가지 이질적인 페로몬들이 그녀의 몸속에서 뒤엉켜도 단단히 뒤엉켜 있었다.
그가 그녀의 몸 안에 자신의 페로몬을 흘려 넣었다.
서늘한 그녀의 페로몬이 그의 페로몬을 갈구하듯이 더 끌어당겼다.
이안은 자신의 페로몬을 그녀의 몸 안으로 흘려보내 심각하게 손상이 된 그녀의 페로몬혈을 어느 정도 복구했다.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겠는걸.’
망가진 페로몬혈들이며 단단히 뒤엉킨 페로몬 또한 그가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나랑 계속 같이 있을 거니깐, 치료엔 문제는 없겠지.’
이 빌어먹을 페로몬이 나한테 도움이 될 날이 있네.
이안은 속으로 헛웃음을 삼키며 아리엘의 몸을 다시 꼼꼼히 쳐다보곤 만족스럽게 웃었다.
“다 나았네.”
외상은.
그는 뒷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게. 네가 침 바르니 다 나았어. 너에게 퍽 신기한 재주가 있나 봐.’
아리엘은 그를 신기한 생물을 보듯이 쳐다봤다.
그런 시선을 받은 그는 나를 들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물었다.
“오늘은 여기서 잘 거야?”
‘응.’
“그래.”
긍정의 눈초리를 본 이안은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하듯이 자신의 배 위에 올려놨다.
“이제 자.”
‘그래. 뭐.’
나는 익숙하게 이안의 배 위에서 가장 편한 자세를 찾았다.
매일 그의 배 위에 올라가서 자다 보니 자기 전에 그의 배 위에 올라가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았다.
이안이 아리엘의 털을 느릿느릿하게 살살 쓰다듬었다.
나는 그의 배 위에 대자로 퍼져 누워 그 나른한 기분을 만끽했다.
“근데, 아리엘. 너 예전에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이라니?’
딱딱한 그의 배 위에 코 박고 누워 있는 상태에서 고개만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가만가만하게 내 털을 쓰다듬으며 조용히 말했다.
“그냥. 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인간화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뒷말을 삼켰다.
‘그게 무슨 말이야?’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옛날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걸 보니 저 백호가 이번 암살이 일어났었던 일만 가지고 하는 말은 아닐 텐데.
설마 얘가 나 옛날에 실험당했다는 것을 알아낸 거는 아니겠지?
‘아니. 그건 아닐 거야.’
그 빌어먹을 실험에는 히아트 가의 수장부터 꽤 높은 사람들과도 연관된 것 같았으니까.
근데 이안이 몸 상태가 안 좋다고 말하는 것 보면 내 몸 상태가 얼마나 많이 안 좋은 걸까. 설마 다시는 인간화를 못 할 정도로 안 좋지는 않겠지.
‘웬만하면 인간화는 다 할 수 있다던데. 아무리 많이 다친다고 해도.’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올라 왔다.
……아니야. 아니겠지.
보이지 않는 암담한 미래에 기분이 우울 열매를 한가득 먹은 듯 우울해졌다.
“내가 치료해 줄게. 대신에 매일 받아야 해.”
바깥에 나가지 못했던 나도 알 정도로 이안은 치유계 페로몬을 무시무시하게 많이 가진 수인이었다. 소문으로는 죽은 사람 1명도 살려낼 수 있을 정도라는데.
그의 치료를 한두 번이 아니야 매일 받아야 하는 정도면…….
‘도대체 내 몸이 얼마나 많이 안 좋은 거야.’
…아니 근데 얘가 치료해 준다고? 자신의 페로몬을 사용해서? 주기적으로?
나는 믿기지 않는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아까 살이 빠르게 아문 것이 그가 자신의 페로몬을 나에게 사용했다면 내 살이 빠르게 회복되던 이유가 설명됐다.
‘나도 인간화 할 수 있는 건가.’
마음속에서 희망의 씨앗이 싹텄다.
‘고마워.’
나는 진심을 담아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안이 비뚜름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아, 참고로 너 나한테 빚진 거야. 기억해 둬.”
‘알았어. 나중에 네가 원하는 소원 하나 들어줄게.’
“약속해.”
이안이 무엇으로 알아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성의 없이 그의 새끼손가락에 앞발을 척하고 올렸다.
‘그래. 자 약속.’
그렇게 나는 약속의 표시로 내 앞발을 이안의 손에 갖다 댄 그 상태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이안은 입꼬리를 만족스럽게 끌어 올리곤 자신의 손에 올라와 있는 고양이의 발을 느릿하게 매만졌다. 그것은 원하는 것을 얻어 낸 배부른 포식자의 모습이었다.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여느 때와 같지만 또 다른, 백호와 고양이의 평화롭고 잔잔한 밤이었다.
***
닭들도 고이 잠들어 울지 않고, 해도 잠을 자느라 고개를 내밀지 않은 이른 새벽.
해조차 뜨지 않은 어두컴컴한 새벽하늘이었다.
잠에서 깬 이안은 뭐가 그렇게 맛있는지 자신의 손가락을 꼭 잡고 우물우물 씹고 있는 아기 고양이를 잠시 바라보았다.
세상 위험한 줄 모르는 저 아기 고양이는 어제 암살 위협을 받고도 곤히 잘 자고 있었다.
‘암살이라….’
솜뭉치가 이리저리 뒤척이자 그가 그녀의 털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줬다.
아리엘의 털을 가만가만 쓰다듬던 그의 눈이 순간적으로 날카로워졌다.
‘확인해 봐야겠네.’
새끼 고양이가 자신의 물고 있던 자신의 손을 놔줄 때까지 기다리던 그가 고이 잠든 고양이를 다시 한번 확인하곤 방에서 나왔다.
터벅터벅.
이안이 자연스럽게 앨런에게서 외투를 받아 갔다.
“고양이님은 어떠십니까?”
“어딘지도 모르고 꿈나라에 곯아떨어져 있던데.”
자신의 손가락을 물고 놔주질 않던 솜뭉치를 생각하자 이안의 입가에 미세하게 은은한 미소가 걸렸다.
“내 손가락을 우물거리더라. 내 손가락이 그렇게 맛있나?”
“걱정했었는데 다행이군요.”
걱정이라곤 한 적도 없는 것 같은 가벼운 목소리로 앨런이 답했다.
“그래. 걱정했지. 어떤 대가리 없는 새끼들이 집무실에 침입한 덕분에.”
끼이익-
서쪽 별관의 문이 스산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서쪽 별관은 일반적인 별관이 아니었다. 그곳은 카델리온 가의 원한을 산 상태로 죄를 저지른 사람이나 같은 하늘에서 숨 쉬는 것이 끔찍할 정도로 악질적인 죄를 저지른 죄수들을 모아놓은 곳이었다.
그러나, 그런 수인들만 모아 놓은 곳임에도 여태까지 그들이 탈옥한 사건은 한 건도 없었다.
심지어 흔히 있을 법한 죄수들 사이에서의 작은 다툼도 없었다.
다른 곳에서 엄청난 문제를 일으키던 수인들이 서쪽 별관에 가기만 하면 조용해졌다.
서쪽 별관은 항상 쥐 죽은 듯이 고요했고,
때문에 서쪽 별관에서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은 소문이 있었다.
거대한 죽음의 관.
서쪽 별관을 칭하는 말이었다.
확실한 건, 고문을 마치고 저기서 살아서 나간 생물체는 없었다는 것.
“저는 나가 있으면 안 되겠습니까? 심신 미약으로 쓰러질 것 같은데요.”
옛날에 전쟁터에서 수십, 수백 명을 죽였던 앨런이 말했다. 그는 익숙하게 검은색 장갑을 이안에게 건냈다.
“웃기는 소리.”
이안은 그렇게 말하곤 어제 루이즈가 숨만 붙여 놓은 암살자를 무심하게 내려다보았다. 그 모습이 허공에 떠다니는 먼지만도 못한 것들을 바라보는 시선 같았다.
‘굉장히 오랜만이네. 아리엘이 저택에 있어서 그런가.’
생각해 보니 그녀를 만나고 나서는 밥 먹듯이 갔던 마물 토벌도 몇 번 가지 않았다.
“사, 살려…….”
그때 깨어난 암살자가 차마 그의 바짓가랑이도 잡지 못하고 애원했다.
“걱정하지 마. 안 죽여.”
그가 예쁘게 눈꼬리를 휘었다.
웃음 속에 가려진 눈은 벽을 기어오르려고 발악을 하는 벌레들을 바라보는 눈처럼 차게 식어 있었다.
‘그냥 죽는 게 나을 텐데……’
저가 암살자라면 현명하게 죽음을 선택했을 것이었다.
앨런은 뭘 모르는 암살자를 보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럼, 시작할게.”
이안이 장갑을 끼면서 화사하게 그들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 모습이 꽃밭에 만개한 꽃들 같았다. 악의라곤 하나도 없는 천사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화려한 웃음에 가려진 그의 눈이 냉혹하게 빛났다.
앨런은 사냥감이라도 정한 것 같은 이안의 그런 모습을 보고 암살자들에게 잠시나마 동정의 눈빛을 보냈다.
자신의 주인은 어딘가 정신 나간 면모가 있어, 자신의 주인에게 찍힌 사냥감들은 죽여 달라 애원해도 정상적으로 죽이질 않으니.
아무래도 이번 그의 사냥감들은 저들인 것 같았다.
그날 새벽, 별관의 지하 감옥에서는 처절한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고 울려 퍼졌다.
***
샤워를 마치고 나온 이안은 집무실 의자에 나른히 기대어 생각에 빠졌다.
막 씻고 나온 터라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집무실에서 암살하겠다는 그들의 계획은 다른 계획에 비해서는 상당히 성공률이 높은 계획이었다.
이안의 집무실은 자신의 공간에 사람을 두지 않는 그의 성정 때문에 카델리온 저택의 그 어떤 곳에 비해서 가장 경비가 소홀했기 때문이었다.
아리엘 주변에 항상 그림자들이 따라다니는 것을 고려해, 암살을 집무실에서 진행한다는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 아리엘을 따라다니는 그림자들도 집무실에는 들어가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이안과 앨런이 없는 집무실은 가장 암살이 일어나기 적합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죽는가를 놓고 보았을 때는, 결코 옳지 못한 선택이었다.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 최악의 선택이었다.
그것은 가장 고통스럽게 죽는 방법이었다.
처음에 멋모르는 암살자들이 그의 집무실이나 방에 다녀갔다가 곱게 죽지 못한 이후로, 암살 길드를 비롯한 모든 암살자가 카델리온 저택에서 몰래 사람을 죽이려는 것을 꺼려 했는데.
‘그 암살자들은 과연 누구의 짓일까.’
탁. 타닥.
책상 위에서 손가락을 두들기던 이안의 눈빛이 깊게 잠겼다.
“저희……는…… 단지 어딘가에서 가둬져 훈련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릅니…….”
“가둬져 훈련되어 오다가 카델리온 가에 있는 검은 새끼 고양이를 죽이라는 명령을…… 흐아아악!”
생각을 어느 정도 마친 그가 느릿하게 말했다.
“마리 엔젤러스를 불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