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녀에게 접근하는 이유-37화 (37/95)

# 37화

37.

“제가 가도 될까요?”

“네. 같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록의 답에 블란은 어색하게 미소를 지으면서도 얼굴에서 긴장을 지우지 못했다. 그녀는 소강당 입구를 보며 침을 삼켰다.

오늘은 서 우드 아카데미 약초학과의 졸업식 날이었다. 여러 과들이 며칠 간격으로 연달아 졸업식을 하기 때문에 서 우드 아카데미 강당들은 연일 꽉 차 있었다.

그 중에 하나인 눈앞의 소강당은 약초학과 사람들로 가득 찼다.

“들어가시죠.”

“아, 네.”

블란은 그록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소강당 안으로 들어섰다. 그록은 힐끗힐끗 닿는 시선들마다 눈에 힘을 주어 바라봤다.

혹여나 괜한 말들이 블란에게 향할까 싶어 더욱더 힘을 준 눈빛이었다. 하지만 어째 반응들은,

“허이구, 이제는 아예 졸업식까지 데리고 오네.”

“쟤네들은 안 붙어 다니는 꼴을 못 봤다.”

그록의 예상과 달리 혐오보다는 어딘가 질려하는 눈빛이었다.

“오! 친구!”

그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환한 미소의 매튜가 보였다. 뭐지? 그록은 괜한 마음에 블란을 조금 더 자신의 가까이로 당겼다.

겨울 방학 전만 해도 멀어졌던 사이 같은데.

“오랜만이네! 방학 동안 잘 지냈냐?”

“그냥 보냈다.”

“그래?”

매튜는 힐끗 블란을 바라봤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그록의 옆에서 걸음을 옮겼다. 왜 이러지?

그록은 그 연유를 알 수 없었다.

“옆에 계신 분은 유명하신 우리 친구의 여자친구분이신가?”

블란에게 사근사근 장난스럽게 말을 거는 매튜의 모습에 그 의문은 더욱더 커져갔다. 하지만 어딘가 기뻐 보이는 블란의 모습에 그록은 매튜에게 그녀를 소개했다.

“블란 샤를 양이시다.”

“암, 알지! 유명하잖아. 너랑 블란 양 두 사람이 약초학과에서 얼마나 유명한데!”

그록은 오늘따라 매튜의 제스처가 과한 것이 신경 쓰였다. 매튜는 블란에게도 특유의 친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분명, 돈혐지라며 그녀를 비웃었던 인물이었는데.

그록은 블란에게 말을 거는 매튜를 보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자신을 향한 몇몇 낯선 이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서 우드의 흰 코트를 입지 않은, 교수도 아닌 이들. 그런 이들의 호의 가득한 눈빛들. 그리고 그 속에서 절대로 호의를 보여선 안 되는 이의 호의가 눈에 담겼다.

그 순간 매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그록. 그런데 재크 교수님이 너 잠시 소개해주실 분들이 있다고 와보라고 하시던데?”

그제야 그록은 매튜가 보낸 친절의 의도를 알 것 같았다.

절대로 호의를 보여선 안 되는 이의 호의 가득한 눈빛. 그 이는 바로 재크 교수였다.

낯선 이들과 함께 있던 재크 교수가 그록에게 인자한 미소를 보내왔다.

“블란 양. 그록 이 녀석이 얼마나 대단한 줄 아세요? 지금도 교수님이랑 연구소에서 오신 분들이 다 이놈 보고 싶어 하신다니까요?”

“저, 정말요?”

“그럼요.”

“우와.”

감탄하는 블란의 눈빛에 그록은 작게 미소를 그려 보이곤 매튜를 바라봤다. 한가득 기대를 담은 눈빛. 하지만 그 속의 어둠도 보였다.

“인사는 하러 가야 하지 않겠냐? 졸업식 시작하기 전에. 그래도 지도 교수님인데.”

매튜의 은근슬쩍 건넨 목소리에 블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그래요! 저는 괜찮아요. 여, 여기 벽에 서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얼른 가라는 듯 재촉하는 블란의 손길에 그록은 현 상황을 말할 수도 없었다. 그는 신이 난 매튜와 자랑스러움이 담긴 블란의 눈동자에 떠밀려 재크 교수에게로 향했다.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네, 네!”

블란은 걸어가는 그록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학생들과 졸업식에 방문한 여러 인사들이 그록을 주시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야, 야. 너 내가 그래도 풀어줄 기회 만든 거야. 알지?”

매튜가 은근슬쩍 건네는 말에 그록은 그를 힐끗 보고는 재크 교수와 몇몇 어른들 무리를 바라봤다.

매튜와 그록은 그들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체프나 다른 애들은 너랑 안 친하니까, 내가 나서서 너랑 재크 교수님 사이 풀어주는 거야. 내 덕이다. 기억해놔. 어?”

묵묵히 답이 없는 그록을 보면서도 매튜는 씨익 미소를 그렸다.

매튜는 얼마 전 체프를 따라 재크 교수의 연구실에 들른 일이 있었다. 그때, 재크 교수가 은근슬쩍 그록에 대해서 물었을 때 얼버무리는 체프를 보면서 빠르게 상황을 판단했다.

이 자식, 지가 제자 자리 완전히 꿰차려고 그록이랑 재크 교수를 연결해주지 않고 있구나!

그 순간 매튜는 재크 교수에게 말했었다.

‘교수님. 제가 그록이랑 친한데 한번 말해볼까요?’

‘무슨 연락을 하고, 그래!’

‘아, 아뇨. 그록도 교수님을 뵙고 싶어 할 텐데 워낙 숫기가 없는 녀석이잖습니까.’

‘자네 알아서 하게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버럭 화를 내며 답한 재크 교수였지만 마음에 드는 녀석이라는 듯 자신을 쳐다보던 눈빛을 매튜는 잊지 않고 있었다.

물론 체프 놈은 자신을 죽일 듯이 바라봤지만.

그딴 게 알 바인가.

그리고,

‘이제 이놈은 확실히 미래가 보장된 놈이고.’

그록은 이제 자신과는 다른 세상 속에 산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오. 매튜, 자네로군.”

매튜는 이렇게 반가이 자신을 반기는 재크 교수를 본 적이 없었다. 재크 교수는 힐끗 그록을 바라봤다. 그 시선에 그록은 묵묵히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교수님.”

“그래.”

무뚝뚝하게 답하면서도 재크는 입가를 씰룩이더니 그의 주위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이 학생이 바로 그록 바서입니다.”

“오! 그렇습니까?”

“역시. 눈빛에 총기가 넘치는 게 확실히 다르군요.”

모르는 척하기는. 이미 얼굴을 다 알고 있을 것이 뻔한데도 처음 봤다는 듯이 구는 각 지역의 연구소 소장들을 보며 재크는 속으로 음흉한 미소를 그렸다. 그는 그록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제가 1학년 때부터 지도 교수였는데, 이 학생이 조금 무뚝뚝해서 그렇지 참 성실하고 좋은 학생입니다. 어찌나 공부를 열심히 하는지.”

그는 그록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그렸다. 그록은 그 미소를 담담하게 눈에 담았다.

이건 또 무슨 연극일까. 그것이 궁금했다.

“그러다가 2학년부터 그 노력이 빛을 발한 건지 그 천재성을 드러내더군요.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이 친구가 지금 매 학기 시험마다 이전의 기록들을 다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오, 그렇군요!”

“저도 들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더군요. 90점대라니, 상상도 못 했던 점숩니다.”

연구소장들이 그록에게 호의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그 중 한 사람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반갑네. 나는 밀리 연구소 소장일세. 우리 천재 후배님하고 악수 좀 할 수 있을까?”

밀리!

매튜는 그 이름의 무게에 놀라고 말았다. 밀리 가에서 만든 연구소로 그 규모는 왕립 연구소에 버금가는 곳이었다.

“반갑습니다. 약초학과 그록 바서입니다.”

“그래, 그래. 자네 이름 잘 알지. 아버님은 잘 계시고? 내가 레간과 동기인데 말이야.”

그록은 밀리 연구소 소장의 말에 잠시 그를 바라봤다.

아버지는 친구라고 할 만한 이가 없다고 했다. 화가 치솟을 때마다 외쳐대던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그놈의 돈 되는 연구만 하는 밀리 연구소장 같은 놈이 연구 소장 자리에 앉아 있으니까! 아무도 프시아에 관심을 안 두는 거야! 이런 약초를 연구하고 상용화해야 보통 사람들이 더 오래 살 텐데! 이놈의 썩어먹은 것들!’

그록은 밀리 연구소장의 손을 잡으며 인사했다.

“네. 아버지는 잘 계십니다.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그록은 한 사람, 한 사람과 악수를 나눴다. 재크 교수는 이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매튜도 덩달아 몇몇 이들에게 인사할 기회가 찾아왔다.

연구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연구 지원비였다. 이를 위해선 성과와 인재가 필요했다.

만약 전무후무한 천재라고 소문난 신예를 영입하면 투자금이 얼마나 모일까?

이건 말할 필요가 없었다.

뛰어난 인재는 연구소의 미래를 가장 확실히 보장해주는 존재였다.

“이거, 오늘 재크 교수님 덕에 아주 훌륭한 인재를 한 명 알게 되었군요.”

“하하하. 뭐, 저야 이런 제자를 두어서 기쁠 따름입니다.”

그록은 재크 교수와 연구소장들이 나누는 덕담을 들으며 가만히 있다가 시계를 바라봤다. 매튜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그록을 바라봤다.

설마, 지금 가려고?

“교수님.”

“오, 그래, 그래.”

매튜의 예상은 맞았다. 그록은 재크 교수에게 말했다.

“제가 함께 오신 분이 있는데 혼자 계십니다. 같이 선배에게 인사를 하러 가기로 해서 졸업식 전에 갔다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런가?”

얼핏 미간을 찌푸렸던 재크는 곧 떠올랐다는 듯이 말했다.

“혹시 선배가 아스트 군인가?”

“네.”

“그러면 가봐야지. 학생회장이니 졸업식이나 그 후에는 바쁘겠지.”

툭툭.

재크는 그록의 어깨를 부드럽게 두드리며 미소를 그렸다.

한 연구소장이 입을 열었다.

“호오. 아스트면 그 왕립 연구소에 간다는 인재 아닙니까? 역시 끼리끼리 어울리는군요.”

“맞습니다. 인재죠.”

재크는 그록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젊은 친구들의 그 열정을 보면 제가 괜히 부끄럽고 더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부끄러울까.

도와주고 싶었을까.

그록은 재크의 말에 속으로 웃음을 흘렸다.

“그럼 가보게나. 다음에 보지.”

“네. 가보겠습니다.”

그록은 다른 이들에게 한 명 한 명 인사를 건네고는 그들에게서 벗어났다.

“야. 너 내 덕에 저분들 다 알게 된 거야. 알았어?”

매튜의 말에 그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어딘가 상기된 얼굴의 매튜와 달리 그록의 얼굴은 이전보다 조금 더 냉기가 흐르고 있었다.

“난 간다.”

“어? 어, 나중에 같이 재크 교수님 연구실 가보자.”

그록은 매튜의 말을 무시하곤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블란. 그녀가 보고팠다.

그리고 벽 앞에 서 있는 블란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 그록의 표정이 묘해졌다.

“여어, 왔냐?”

“그록 씨 오셨어요?”

아스트와 릴리, 그리고 블란이 함께 모여 있었다. 늘 혼자 있던 그녀의 곁에 다른 이들이 서 있는 것을 그록은 처음 보았다.

“어떻게 된 겁니까?”

그록은 아스트에게 물으며 블란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이 앞에 있어도 아무렇지 않게 손을 잡아오는 그 행동에 블란은 살짝 볼을 붉혔지만 그록은 이를 보지 못했다.

대신 아스트의 입가에 음흉한 미소가 어리더니, 그는 눈을 작게 뜨며 둘을 향해 말했다.

“이야, 오자마자 우리 제수씨 손부터 잡네.”

순간,

“제, 제수씨!”

블란이 경기하듯이 놀라며 제수씨를 말하더니 황급히 그록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록은 담담했다.

“당연한 거 아닙니까?”

“허어.”

기가 차다는 듯이 탄식하는 아스트와 더 얼굴이 붉어진 블란, 그리고 아스트의 어깨를 두드리며 고개를 가로젓는 릴리였다.

“저기, 제수씨.”

“그, 제, 제수씨라는 표, 표현은, 그, 좀,”

“싫으십니까?”

“예? 아, 아니, 그게, 그, 그러니까.”

과도하게 말을 더듬는 블란을 보며 아스트는 그제야 좀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록은 아무리 건드려도 귀여운 맛이 없었다. 늘 무뚝뚝하기만 했다.

지금처럼.

“괴롭히시는 겁니까?”

“괴롭히기는! 여하튼 블란 양, 제가 잠시 이놈 좀 데려가도 되겠습니까? 여기 릴리랑 있으면 될 거 같은데.”

블란은 아스트의 말에 릴리를 바라봤다.

학년이 달랐지만 올해 남 우드를 졸업하는 릴리는 찻집에서 몇 번 본 이였다. 상냥한 사람 같아 보였다.

“야, 빨리 가. 나랑 블란 양 둘이서 이야기할 거니까.”

“어이구, 두고 가서 삐졌냐?”

“미쳤냐? 삐지게. 네 졸업식 보러 온 이 다리에게 오늘 하루 종일 미안할 따름이다.”

그록은 아스트가 툭 옆구리를 치는 모양새에 블란과 릴리를 놔두고 한쪽 구석으로 걸음을 옮겼다.

힐끗 돌아보니 블란은 릴리와 꽤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같았다.

“야. 블란 양 좀 그만 좀 보지?”

“싫습니다만.”

아스트는 포기했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젓더니 그록에게 말했다.

“재크 교수랑 풀렸냐?”

“그런 것 같습니다.”

“재크 교수는 아주 좋다고 웃어대던데?”

“그런 것 같습니다.”

같은 답을 하는 그록을 향해 아스트는 은밀하게 물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

그 물음에 그록은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 정도로는 끌려 다니기 쉬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천재라 불려도 아직은 제 능력을 증명하지 못한 아카데미 학생일 뿐이다.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하다가는 끌려 다니게 되리라.

아까처럼 원하지도 않는 재크 교수의 곁에서 연구소장들과 연극과도 같은 장면을 연출해내어야 할 상황이 계속될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이 다시 오지 않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결론은 단 하나더군요.”

“뭔데?”

호기심 가득한 아스트의 얼굴을 향해 그록은 눈을 빛내며 덧붙였다.

“더 위로.”

닿지 못할 만큼 높이.

“더 위로 올라가야 될 것 같습니다.”

날아올라야겠다고.

그록은 다짐했다.

“맞아.”

아스트는 나직하게 맞장구를 치며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지금부터 서 우드 아카데미 약초학과의 졸업식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오신 분들은 모두 자리에 착석해주시길 바랍니다.”

안내 목소리에 아스트는 그록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난 가봐야겠다. 여하튼 와줘서 고맙다. 졸업식 끝나고 블란 양이랑 다 같이 기념으로 찻집이라도 가자.”

보통이라면 식사를 하자고 했겠지만 워보트 환자인 블란을 위해 찻집을 말하는 아스트를 마주보며 그록이 말했다.

“졸업 축하드립니다.”

“왜? 이제 안 보여서 좋냐?”

“네.”

“뭐?”

아스트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이제 농담도 꽤 할 줄 알고 얼굴에 장난기도 담을 줄 알게 된 후배 그록이었다.

사람 됐네.

그전에는 사람 같지 않은 딱딱함이 느껴졌다면 이제는 사람 같은 딱딱함이 느껴졌다.

“좀 있다가 보자.”

“네.”

그록은 아스트와 헤어지고 블란의 곁으로 갔다. 릴리는 그런 둘에게 인사를 하고선 아스트에게로 걸어갔다.

“미안합니다. 자꾸 자리를 비우게 되는군요.”

“아니에요! 좋아요.”

사과의 말을 건네는 그록을 향해 블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말로 오늘은 뭔가 평소와 다른 기분이었다.

그록과 자주 만나면서도 알 수 없었던 그의 다른 모습들을 본 것 같았다. 그리고 소개를 받을 때마다, 혐오보다는 호감이 보이는 이들의 모습에 괜히 신이 났다.

처음 와보는 아카데미 졸업식이었는데, 블란은 자신의 입학식 때와 달리 밝은 색들로 기억될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졸업식이 끝나고 아스트 선배가 차를 마시자고 하더군요.”

“그, 릴리 어, 언니한테 들었어요.”

“그렇습니까?”

“네.”

둘은 한쪽 자리에 앉았다.

“졸업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의 커다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수석 졸업자 아스트 군은 단상 위에 올라와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아스트는 수석으로서 졸업자의 대표가 되었다. 그록과 블란은 그런 아스트를 축하했고 졸업식과 졸업식이 끝난 후를 재밌게 보냈다.

2월을 끝으로 우드 아카데미의 한 학년이 끝이 났고, 3월.

새로운 우드 아카데미의 학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록은 3학년. 우드 아카데미에서 마지막 한 해를 보내게 되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