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화
18.
“결국 계획서는 무용지물이 되었군요.”
그록이 손에 쥔 계획서를 매만졌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그간 그록은 우드 시 곳곳을 블란과 함께 다녔다.
사람들이 중앙 광장과 축제 행사장에 집중적으로 모였기 때문이었을까. 평소보다도 다른 곳에는 사람이 적었고 그 덕에 블란과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마지막 날.
“자, 마지막 5차 서 우드 발표회의 시작을 열겠습니다!”
사회자의 말과 함께 서 우드 아카데미 축제에서 전통적으로 열리는 발표회가 막을 올렸다. 그록과 블란은 한쪽 구석에 앉아 함께 보았다.
이 역시 계획서에 없던 일이었다.
하지만 시작은 간단했다.
‘저, 서 우드 축제에 가보고 싶은데, 될까요?’
조심스럽게 블란이 건넨 말에 그록은 묵묵히 그녀를 이끌고 서 우드로 향했다. 중앙에 앉기를 원하지 않는 블란 때문에 그록은 제일 끝 구석에 앉았지만 블란은 연신 주위를 둘러보며 신기해했다.
서 우드에 들어온 후로 늘 저랬다.
“자, 이번엔 약초학과에서 나오신 발표자시군요!”
서 우드 발표회.
오전에는 학술과 관련된 전문적인 부분을 발표 하였고 오후에는 자유로운 학문이나 기타 분야에 대한 자유 발표였다.
그록은 약초학과라는 말에 단상 위로 시선을 돌렸다.
“반갑습니다. 약초학과 3학년 아스트 콜리쉬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군.
저런 사람이 있었던가.
그록은 묵묵히 단상 위의 아스트를 바라봤다. 그때,
“저 사람이 이번 왕립 연구소에 가는 학생회장이지?”
“어. 이야, 인생 폈네, 완전.”
……학생회장이었군.
그록은 앞의 학생들이 하는 말에 그제야 아스트가 약초학과 학생회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그 앞의 이야기 나누는 학생들도 그록의 동기였다.
“반갑습니다. 저는 희귀 약초 중 하나인 화이트로우에 대해서 여러분들께 간단히 알려드리려고 나왔습니다.”
순간 그록의 표정이 바뀌었다. 그는 이전의 약간 무료했던 표정을 지운 채 단상 위에 집중했다.
“화이트로우. 이름부터가 조금 특이하다는 느낌이 드시죠?”
화이트로우.
쉴단과 함께 워보트 병의 치료에 쓰이는 약초였다.
“다들 잘 모르시는 약초지만 이 약초는 신비한 효능이 하나 있습니다.”
쾌활한 아스트의 목소리가 진지한 얼굴의 그록의 귓가로 정확히 와 박혔다.
연신 그록이 다니는 서 우드를 구경하던 블란도 역시 강당 위를 바라봤다. 화이트로우. 자신이 늘 복용하는 약초라서 잘 아는 약초였다. 그녀는 반가운 마음에 그록을 바라봤다.
“아.”
그리고 눈을 크게 떴다.
진지한 눈빛으로 단상 위를 바라보는 그록의 모습은 평소처럼 무뚝뚝했지만 그 분위기가 조금 더 날카롭고 어떤 기백이 있었다. 블란은 저도 모르게 이를 멍하니 바라봤다.
“바로, 자가 치유력이 향상된다는 점입니다!”
그록은 아스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화이트로우는 면역력을 향상시켰다. 몸 안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약초인 것은 틀림이 없었으나, 그 정확한 체계는 아직 누구도 밝히지 못했다.
그록은 계속해서 발표를 하는 아스트를 바라봤다. 화이트로우라.
이 단어가 묘하게 입안에 맴돌았다.
자신은 쉴단. 저쪽은 화이트로우.
한번 만나봐야겠다.
아스트에게 관심이 가는 순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화이트로우는 수많은 불치병을 치료하는 약초들의 보조로서 함께합니다. 하지만 희귀하고 아직 재배법이 개발되지 않아서 너무나도 비쌉니다.”
블란은 여전히 그록을 바라봤다.
정말 약초학과 사람이구나. 블란은 저도 모르게 두 손을 꼭 쥐었다. 연구자로서의 그록은 빛이 났다.
“제가 지금까지 이 희귀 약초에 대해서 말씀드린 것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입니다.”
아스트는 단상 아래의 사람들과 시선을 하나하나 마주하며 말했다.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이 약초에 대해서 알고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딱 그 바람 때문입니다.”
그는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혹 압니까? 여기 계신 분들 중에서 화이트로우의 진정한 효능에 대해서 밝혀주실 분이 계시고, 그분이 제 이 말 덕에 화이트로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실지요.”
하지만 그 눈빛만큼은 진지했다.
“그 작은 소망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록은 묘한 표정으로 아스트를 바라봤다. 지금까지 학생회장이 누구인지 관심도 없었고 알 필요도 없었으나 작은 소망이라고 말하는 아스트의 눈빛은 연구자의 것이었다.
인정할 만한 사람이었다.
“이상입니다.”
아스트의 발표가 끝이 났다. 그 순간 그록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짝짝짝.
그러고는 박수를 쳤다. 홀로 먼저 일어선 그는 묵묵히 박수를 쳤고 그 모습을 힐끗힐끗 보던 사람들도 따라서 박수를 쳤다.
“감사합니다.”
단상 위에서 관중을 향해 인사하는 아스트와 그록의 눈빛이 교차했다. 아스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지어졌다.
워보트 병에 대해서 연구한다고 했던가.
그록이 치는 박수의 이유를 아스트는 알 것 같았다.
그는 한 가지를 다짐했다.
곧 만나야겠다.
그록과 아스트.
두 사람이 동시에 서로에 대해서 만남을 생각했다.
이는 위대한 발견의 첫걸음이었다.
“왜 그렇게 보십니까? 무슨 불편한 부분이라도 있으십니까?”
박수를 치고 자리에 도로 앉은 그록은 자신을 보며 멍한 표정의 블란을 의아하게 바라봤다. 블란은 그록의 말에 그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손사래를 치며 허둥지둥 말했다.
“아, 아니요. 아니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록은 붉게 물든 블란의 볼과 귓가를 보며 혹 감기에 걸린 것인가 싶어 그녀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더욱더 붉어지는 얼굴에 그록은 강당이 더운가 싶어 강당을 둘러보았다.
잠시 쉬는 시간이라서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었다. 그록은 블란을 돌아보며 말했다.
“잠시 밖에 나갔다가 오시겠습니까?”
“아뇨, 아뇨. 괜찮아요.”
조금 열이 가라앉은 얼굴로 블란은 작게 답했다. 그록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단상 위를 바라봤다. 내년에 자신이 서야 할 자리였다.
그 모습을 블란이 가만히 바라봤다. 그때 그록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년에 제가 저기 설 겁니다.”
블란의 작은 실눈이 커졌다. 그녀는 아무도 없는 단상 위를 바라봤다. 저 위에 그록이 서 있다면. 블란은 다시 얼굴에 열이 올랐다.
“블란 양.”
그록은 블란을 바라봤다. 내년에 자신은 저 위에 올라서서 돈혐지라는 말을 없앨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이었다.
그는 원했다.
“내년 발표 때 와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블란의 눈동자가 다시 한 번 더 커졌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줍게 답했다.
“네, 네. 꼭 보러 올게요.”
그 모습을 눈에 담으며 그록은 다짐했다.
반드시, 바꾼다.
발표회를 다 본 후 서 우드 아카데미 곳곳을 그록과 블란은 거닐었다. 이번에도 조용한 곳만 골라 다녀서 그런지 다들 한적한 편이었다.
“서 우드는 차분한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블란이 건넨 말에 그록은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보다는 시끄럽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조용한 것 같습니다.”
그는 답을 하고 난 뒤 주위를 둘러보았다. 묘한 기분을 느꼈다. 많은 이들이 그록과 블란을 쳐다봤다. 블란이 조금 움츠러들었지만 평소보다 그렇게 많이 움츠러들지는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눈빛들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돈자팔.
과거 자신을 그렇게 칭하며 보냈던 눈빛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것이지?
이 또한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크흠.”
다시 한 번 지나가는 이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러자 그 사람은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은근슬쩍 한 번 더 그록을 바라봤다.
그래, 그록 자신을 바라봤다.
어째서인지 블란보다 그록을 더 신기하게 바라봤다.
무슨 일이지?
그록의 얼굴에 의문이 나타났지만 그는 곧 지우고 블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편한 표정으로 서 우드를 아주 유심히 보고 있었다. 마치 하나하나 눈에 새길 것처럼 열심히 공부하듯이 보는 모습을 그록은 묵묵히 바라봤다.
멀어져가는 그록과 블란을 다시 한 번 더 힐끔 쳐다본 남자는 마주 오는 친구를 향해 다가가며 말했다.
“야, 저놈이 그놈이냐?”
“뭔 놈?”
의아해하는 친구를 향해 의학과 남자는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구구!”
“아. 99점?”
“어.”
“모르겠는데. 얼굴을 본 적이 없어서.”
“맞는 것 같은데. 옆에 뚱땡이 여친도 있는 거 보면.”
99점.
서 우드 역사상 경이로운 점수. 그것도 한 과목이 아닌 총 평점.
그것을 이룩한 그록을 향해 남자는 눈을 작게 뜨며 말했다.
“대단한 놈. 나는 축제 때도 이 구석에서 축제도 못 즐기고 도서관 가는데. 저놈은 여친이랑 데이트를 해?”
“그럼 너도 놀라며.”
“아! 내가 저런 천재랑 같냐? 에이, 진짜 부럽네.”
“부러우면 지는 거다.”
남자는 친구가 툭툭 내뱉는 말이 더 미워 그를 째려보고는 다시 그록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저 멀리 그록이 보였다.
부러운 놈.
축제 때 여친이랑 놀면서 성적도 잘 나오고.
“어휴.”
남자는 깊은 한숨과 함께 터덜터덜 도서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남자에게 그록은 돈자팔이 아닌, 축제 때 여친이랑 놀면서도 공부를 잘하는 부러운 천재였다. 바뀌는 시선은 날이 선 시선보다 덜 차가웠기에 그록과 블란에게 서서히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다.
“그, 오늘도 정말 즐거웠어요!”
밥을 함께 먹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어 하는 블란 때문에 따로 저녁 식사를 한 후에 다시 만난 둘은 우드 시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블란의 기숙사 정문 근처에 마주보고 섰다.
그록은 블란이 건네는 말에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잠시 하늘을 바라봤다.
축제의 마지막 날 밤이었다.
그는 자신의 안주머니에 있을 계획서를 떠올렸다.
“블란 양.”
그는 밤하늘을 보며 그녀를 불렀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내리자 블란이 그록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블란의 손을 잡았다. 그녀가 흠칫하며 놀랐지만 그록은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시다.”
“네?”
놀라는 블란이 얼떨결에 그록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록은 왔던 길을 따라 그대로 걸어 나갔다. 블란의 보폭에 맞춘 느린 걸음이었다.
“어, 어디를?”
놀라하는 그녀를 향해 그록은 계획서의 마지막 날에 할 것을 떠올렸다.
‘불꽃놀이 보기.’
“불꽃놀이 보러 갑시다.”
아.
블란은 눈을 크게 뜬 채 그록을 바라봤다.
어두운 하늘을 보며 그록은 묵묵히 말했다.
“다른 것들은 못 지켜도 이건 지켜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우드 시 시청에서 발간한 책자의 한 문구가 떠올랐다.
[우드 시 축제의 불꽃놀이는 정말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그 밑의 문구는 굵은 글씨로 강조해 놓았다.
[연인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 잊지 못할 추억!]
그게 그록은 마음에 걸렸다. 그는 얼마나 많이 봤는지 닳아 있던 블란의 [우드 시 축제를 기똥차게! 즐기는 방법!] 책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블란은 그록의 말에 입을 꾹 다문 채 그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그록은 연신 밤하늘을 바라봤다.
시간이 점점 가까워져 갔다. 그리고 그들이 중앙광장의 초입에 들어섰을 무렵.
“아.”
“아.”
둘은 동시에 탄성을 내뱉으며 걸음을 멈췄다.
우와아아아아아-
엄청난 환호성이 중앙광장을 뒤흔들었다.
둘은 그 소리도 듣지 못한 채 멍하니 밤하늘을 바라봤다.
수많은 불빛들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블란은 난생처음 보는 광경에 저도 모르게 매료되어 하늘만을 바라봤다.
어두운 밤하늘이 색색의 빛들로 가득 채워지는 모습은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 블란은 알 수 없는 벅참을 느꼈다. 그녀는 이 감정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었다.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그록이 이미 블란을 보고 있었다. 그록은 잡고 있던 손을 살짝 풀었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조금 더 두 사람이 가까워졌다.
손 한 뼘만큼 가까이 서로의 얼굴을 보던 둘은.
우와아아아아아-
다시 터지는 환호성에 밤하늘을 바라봤다.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색으로 밤하늘은 밝아져 있었다.
블란은 다시 옆을 바라봤다.
그록의 짙은 갈색 눈동자 안으로 수많은 빛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때 그록의 무뚝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길 잘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그록은 블란의 어깨를 조금 더 감싸 안았다. 살짝 옆으로 시선을 돌리니 블란이 미소 짓고 있었다. 그록의 입가에도 얼핏 작게 미소가 그려졌다.
축제의 마지막 날이 끝났다.
그리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온 블란은 그날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다.
그녀는 펜을 손에 쥔 채 한참 동안 글을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사각사각.
한참 동안 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고 마침내, 블란이 펜을 멈췄을 때. 종이 위에 하나의 시가 적혀졌다.
제목은,
[환희]
블란은 이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편지지를 한 장 꺼냈다. 그리고 그 위에 조심스럽게 시를 옮겨 적었다.
그리고 편지지의 가장 위에 적었다.
[그록 씨에게.]
하지만 블란은 이 편지를 그록에게 전해주지 못한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 그때 주고 싶었다.
그록의 방패와 블란의 환희.
둘에게는 서로 아직 전해주지 못한 편지가 하나씩 책장에 생겨났다.
환희로 가득 찼던 블란의 첫 축제가 끝이 났다.
***
축제가 끝이 난 후, 일상으로 돌아온 그록은 오늘도 도서관에 머물렀다.
“이, 이걸 다 빌리시는 겁니까?”
사서는 10권을 반납하자마자 다시 10권을, 그것도 전문서적을 빌리는 그록을 질린 표정으로 보며 물었다.
그록은 그 표정을 느끼지 못한 채 묵묵히 답했다.
“네.”
주위에 있던 학생들 몇몇이 놀란 표정으로 보았으나 곧 그록의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지나갔다.
도서관에서만큼은 유명해진 그록이었다.
“한 달 안으로 반납해주시면 됩니다.”
“네.”
사서는 그렇게 말했지만 분명 일주일 안으로 반납할 것을 알았기에 묵묵히 그 무거운 책들을 챙겨서 나가는 그록을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그록은 품에 안긴 책들을 바라봤다.
[화이트로우의 모든 것]
쉴단과 함께 화이트로우에 대한 책도 빌렸다.
그는 책들을 한 번 보고는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그는 도서관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러다가 얼핏 도서관의 알림판에 붙은 것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음?”
그록은 다시 몇 걸음 뒤로 물리며 도서관 알림판 앞에 섰다. 거기에는 수많은 안내문들과 공모전, 대회 알림이 붙어 있었다.
그 사이에서 단 하나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드 아카데미 주최.]
그는 블란의 말을 떠올렸다.
‘시. 좋아하십니까?’
‘그, 네. 조, 좋아합니다.’
그록은 천천히 안내문을 읽어 내려갔다.
[가을을 낭만을 담은, 우드 문예 공모전]
[부분 : 시, 단편 소설, 희곡 등]
시.
그록은 한참 동안 우뚝 서서 그 단어를 눈에 담았다. 그리고 다시 그가 걸음을 옮겼을 때, 그의 손에는 한 장의 종이가 들려 있었다.
[가을 우드 문예 안내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