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화
2.
“야. 너 미쳤냐?”
“뭐가?”
매튜는 정말로 모르겠냐는 듯 그록을 빤히 바라봤다. 그록은 모른 체하며 걸음을 옮겼다.
“하!”
기가 차다는 듯 탄식을 한 매튜는 그록의 곁으로 재빨리 다가가 입을 열었다. 그의 입에서 빠르게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너 진짜 미친 거지? 요즘 왜 돈혐지랑 같이 다녀? 어? 내가 동기 애들한테 소문으로만 들었었는데 어제 보고 얼마나 식겁한 줄 알아? 네 얼굴에, 네 성적에, 능력에. 뭐가 아쉬워서. 허, 참.”
여전히 답이 없는 그록을 매튜는 가만히 바라보다가 몇 번 입을 달싹이더니 낮게 읊조리듯이 말했다.
“너 설마 그 돈혐지랑 사귀는 건 아니지?”
그록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러고는 빤히 매튜를 바라봤다. 매튜는 잘생겼지만 냉랭한 얼굴과 차가운 눈동자에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다 좋은데 이놈은 너무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였다. 그 때문에 아쉬워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왜 하필 돈 빼면 볼 거 없는 돈혐지를!
순간 생각을 이어가던 매튜는 문득 한 단어에 정신이 쏠렸다.
설마?
매튜는 침을 삼키며 그록을 향해 물었다.
“너, 설마…… 그, 연구 때문은 아니지?”
설마. 그럴 리가.
매튜는 자신이 생각해도 한심한 상상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그래, 아니겠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미쳤다고 저 혐오스러운 돼지랑. 어휴, 미안하다.”
여전히 그록은 아무 말 없이 빤히 바라봤다. 매튜는 어색하게 다시 한 번 더 물었다.
“너 사귀는 건 아니지? 돈혐지가 따라다니는 거지?”
그록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 웃음에 매튜는 불안했다. 그럭저럭 친하게 지낼 만한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그 돈혐지랑?
“사귀진 않는다.”
휴우.
저도 모르게 매튜는 안도의 한숨을 흘렸다. 하지만,
“하지만 내가 따라다닌다.”
어?
멍하게 굳은 매튜를 그록은 모른 체하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런 그를 매튜는 한참 동안 바라봤다. 그가 가는 방향은 남 우드 아카데미를 향해 있었다.
“그, 아, 안녕하세요?”
이제는 제법 익숙해졌는지 블란은 먼저 그록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녀와 알고 지낸 지도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나 다음 학기가 되어 있었다.
봄은 어느새 바뀌어 가을이 되었다.
“오늘은 기가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늘 그렇듯 그록은 자신이 배운 약초에 대해서 말했다. 달리 할 말도 없었거니와 자신이 잘 아는 것은 약초뿐이었다.
“그건 무슨 약촌가요?”
여전히 입을 가린 채 그녀는 물었다.
“손발이 차가운 이들에게 좋은 약초입니다. 간단한 제조법으로 널리 이용되는 약초지요.”
“아, 저도 손발이 차가운데. 그, 조, 좋은 약초 같아요.”
“뭐, 그렇죠.”
블란은 약초에 대해서 칭찬을 한 순간, 늘 그래왔듯이 답하며 슬쩍 미소를 짓는 그록을 볼 수 있었다.
그록 자신은 몰랐지만 약초에 대해서 말을 할 때면 가끔씩 저도 모르게 미소를 그렸다.
“기가는 코크 약초와 함께 쓰면 좋습니다. 코크는 혈액 순환에 좋은 약초지요.”
그록은 끝없이 약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블란은 간간이 맞장구를 치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의 소소한 일상이었다.
둘은 어느 순간부터 정해진 일처럼 늘 가는 찻집으로 들어가 함께 차를 마셨다.
“그, 그록 씨는 졸업하시면 계속 약초를 연구하실 건가요?”
블란의 물음에 그록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 그러면!”
그록은 처음으로 블란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여전히 뚱뚱하고 못생긴 그녀에게서는 독한 약초냄새와 입에서 풍기는 역한 냄새가 가까이 있는 그록에게 닿았다. 하지만 그록은 블란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제가 나중에 그록 씨 후원하고 싶어요!”
순간 그록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그런 그를 향해 블란은 말을 이었다.
“그, 그록 씨라면 분명히 제 병을 고칠 약을 만들어내실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후, 후원을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어색하게 묻고선 블란은 그록의 눈치를 봤다.
그록은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지금 내 생각이 무엇인지 알고서 묻는 건가? 순간 그런 의문이 그의 마음속에서 일어났다.
그는 아직 돈혐지, 돈 많은 혐오스러운 돼지라는 별칭을 들었을 때 머릿속을 스쳤던 비열한 욕망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시, 싫으시다면 거절하셔도 되고. 그, 으음.”
블란이 더욱더 그록의 눈치를 봤다. 그 모습을 모조리 눈 안에 담던 그록은 담담하게 말했다.
“저야 좋죠. 후원해주신다면.”
“저, 정말요?”
“네.”
그록은 너무나도 기뻐하는 블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뻐해야 할 사람은 나인데, 어째서 왜 저가 더 좋아하는 것일까?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는 찻집 의자에 등을 기대며 입을 열었다.
꽤 시끄러운 찻집이었지만 구석이라 나름 조용했다.
“일반인 중에선 약초에 대해서 잘 아시는 편이시고 약초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보이시니, 후원자가 되어주시면 고맙죠.”
그록의 말에 블란은 어색하게 미소를 그렸다. 그러면서도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평소답지 않게 들뜬 기색으로 블란은 힘차게 말했다.
“제가 꼭, 꼭! 후원자를 하고 싶어요! 그록 씨가 하고픈 연구들 꼭 다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 말과 함께 작은 실눈을 휘며 미소를 그렸다.
“그록 씨라면 다 해내실 거예요!”
그록은 그 순간 저도 모르게 더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헛기침을 하며 미소 짓고 있는 블란에게 답했다.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진심이에요.”
그록은 새삼 블란의 목소리가 예쁜 편이란 생각을 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온기가 담긴 목소리가 꽤 듣기 좋았다.
“크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보죠.”
그록의 답에 블란은 다시 미소를 그렸다. 여전히 손으로 입을 가려 그 미소를 볼 수 없었지만 그는 이제 블란의 미소를 보지 않아도 언제 그녀가 미소를 짓는지 알 수 있었다.
그만큼 그들이 함께한 시간은 흘러 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
“어머, 블란.”
블란이 흠칫 몸을 떠는 것을 그록은 보았다. 그는 지금까지 그녀를 만나 오면서 처음 그녀를 부르는 타인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단아한 외모의 여학생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 여학생은 다가오면서 손수건을 꺼내 코를 막았다.
“아, 제니. 안녕?”
블란이 어색하게 인사를 건넸다. 똑같은 리본 색깔로 보아 같은 학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록은 의자 등받이에 편히 몸을 기대며 두 사람을 바라봤다.
“그래, 반가워. 네가 웬일로 이 찻집에 오나 했더니.”
제니의 시선이 그록에게로 향했다. 그녀는 그록을 향해 살짝 눈꼬리를 휘었다. 단아하던 얼굴이 순식간에 매혹적으로 보였다.
“혹시 데이트?”
“어, 어?”
순간 당황한 블란이 입에서 손을 떼고 말했다. 그 순간 제니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손수건을 쥔 채 손목을 휘휘 저었다. 그 모습에 블란은 다시 황급하게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러면서도 블란의 시선이 그록에게로 잠시 갔다가 제니에게로 향했다. 움츠러들어 있는 모양새가 그록의 눈에 담겼다.
“아, 아니. 데이트는 아니고.”
“진짜? 이 멋진 남자분이랑 계속 만나는 거 우리가 봤는데?”
제니 뒤의 여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아니. 그냥 조금 아는 사이여서. 그래서.”
“으음, 그래?”
제니는 블란의 답에 싱긋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번에는 단아한 미소였다. 그녀는 시선을 돌려 그록을 바라봤다. 그녀는 여전히 그 미소를 입가에 띠운 채 그록에게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전 블란의 오래된 지기 제니 그온이랍니다. 혹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여전히 그록은 이 모든 것들을 묵묵히 바라봤다. 그는 눈치가 없는 편이었지만 바보는 아니었다. 그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그록 바서입니다.”
“그러시군요. 멋지신 분인 것 같아, 블란의 친구로서 지금 기회가 된다면 한번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어서요.”
순간 매혹적인 미소가 제니의 입가에 어렸다. 이를 그록은 가만히 보며 입을 열었다.
“그건 곤란할 것 같군요.”
“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이 되묻는 제니를 향해 그록은 무뚝뚝하게 말했다.
“지금은 블란 양과 함께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라서 말입니다. 다음에 혹 기회가 된다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 그렇군요.”
아무렇지 않게 제니는 미소를 그려보았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힐끗 블란을 바라봤다. 블란은 그록을 보고 있다가 제니의 시선에 다시 움츠러들었다.
“무슨 중요한 이야기인지 궁금하군요. 블란의 친구로서 같이 자리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이렇게 바로 안 된다고 하실 줄이야.”
블란의 친구.
그 말을 할 때마다 움츠러들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블란이 그록의 눈에 담겼다. 그에 그는 충동적으로 내뱉었다.
“블란 양과 함께 우리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음에 된다면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죠.”
순간 제니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이는 그 뒤의 여학생들 역시 같았다. 묘한 정적이 그들 주위에 내려앉았다.
“그럼 다음에 이야기를 나누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여전히 손수건으로 코를 막은 채 제니는 그록에게 인사를 건네곤 사라졌다. 몇 명의 여학생들을 데리고서.
그록은 블란에게는 작별의 인사를 꺼내지 않는 그녀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때,
“그, 그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블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야 그록은 제니에게서 시선을 돌려 블란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심하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오해라.
그록은 그녀가 말하는 오해를 모를 리가 없었다.
우리의 미래.
남녀가 함께하는 미래라면 충분히 다른 상상을 하기 쉬웠다.
그록은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잘 알지 못했다. 또 다시 그 비열한 충동에 휩쓸린 것일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블란에게 말했다.
“저에게 연구는 중요한 미래입니다. 블란 양이 후원자가 되어주신다고 하셨으니 더욱 중요하지요.”
“아, 저도 알아요! 그런 의미인 줄! 그, 그러니까 제 말은.”
우물쭈물하면서도 블란은 무뚝뚝한 그록의 시선에 결국 입을 다물었다. 그록은 이를 못 본 체하며 차를 마셨다.
쓴 향의 약초들을 늘 곁에 두어서 그런지 은은한 알트 차 특유의 쓴 향이 마음에 들었다.
“그, 그런데 그록 씨.”
오늘따라 그녀가 먼저 말을 건다는 생각이 문득 그록의 머릿속에 차올랐다.
어느 정도 사이가 가까워진 것일까?
그렇다면 자신의 목표와도 가까워진 것일까?
돈혐지. 이를 그는 여전히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끊임없이 연구비와 돈혐지에 대해서 되뇌었다.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왜 그러시죠?”
미묘하게 망설이는 블란을 그록은 가만히 기다렸다. 그의 물음에도 우물쭈물하던 그녀는 한참 뒤에야 겨우 물었다.
“제니, 이쁘죠?”
“그렇죠.”
그록의 답은 바로 칼같이 이어졌다. 그 순간 블란은 허탈하다는 듯이 잠깐 웃음을 지었지만 그록은 그 이유를 몰랐다.
성격이야 어떤지 몰라도 이쁘긴 이뻤고, 단아한 겉모습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여자였다. 물론 그 내면은 차라리 앞에 있는 블란이 더 어머니와 닮았지만.
“그, 그렇죠. 제니가 이쁘죠.”
블란은 다시 우물쭈물하며 그록의 눈치를 봤다. 묵묵히 알트 차를 마시며 그록은 이어질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몰라도.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시답잖은 질문이었다. 그록이 느끼기에 블란이 하는 질문은.
“그, 전 모, 못생겼죠?”
“그렇죠.”
다시 허탈하다는 듯 블란이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록은 그 이유를 몰랐다. 못생기고 뚱뚱한 것은 사실이 아닌가?
“왜 그런 질문들을 하시는 겁니까?”
“아, 아뇨. 그냥 궁금해서요.”
그록의 눈가에 의문이 감돌았다.
못생겼다는 말에 기분이 상한 것인가?
하지만 그렇다기엔 블란은 꽤 기분이 좋아 보였다. 뭘까? 의문이 잠깐 들었지만 그는 곧 이를 잊었다.
“아, 저기. 고객님.”
갑자기 찾아온 점원의 목소리에 그록은 시선을 돌렸다. 점원은 쟁반 위에 딸기 케이크를 올려둔 채 그들에게 말을 건넸다.
“저기 저쪽 손님께서 여기 계신 두 분께 가져다 드리라고 해서 말입니다.”
점원이 가리킨 쪽에는 제니가 미소를 띠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찻집을 나가지 않은 것인지 그녀는 다른 한쪽 편에 앉아 있었다.
“아, 제, 제니가요?”
다시 어색해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블란이 보였다.
거절하는 건 예의에 어긋날 테고. 그록은 한숨과 함께 점원에게 말했다.
“고맙다고 전해주십시오.”
“네. 고객님.”
그록은 묵묵히 딸기 케이크 두 조각을 받아들었다. 그러고는 이를 모두 자신의 앞에 다 놓아두었다. 단것은 딱 질색인데. 그록은 미간을 찌푸리며 한숨과 함께 딸기 케이크 두 조각을 먹었다.
그러다가 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그는 고개를 들었고 묘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블란을 볼 수 있었다.
왜 저러지?
고민을 하던 그는 문득 든 생각에 그녀를 향해 물었다.
“아, 딸기 빼고 생크림은 먹어도 되는 겁니까?”
그 물음에 블란의 눈동자는 더 묘한 빛을 띠었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그록에게 물었다.
“그, 아세요?”
“뭘 말입니까?”
“저, 딸기 알레르기 있는 거.”
뭘 그런 걸.
그록은 순간 블란이 자신의 기억력을 의심하는 것 같아 미간을 찌푸리려다가 정말로 의문이 가득한 그녀의 눈동자에 무뚝뚝하게 답했다.
“저번에 블란 양이 딸기 주스는 못 마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딸기 알레르기 있다고.”
“마, 맞아요. 기억하시네요.”
“제가 기억력이 좋습니다.”
블란은 더욱더 묘한 표정으로 그록을 바라봤다. 그에 그록 역시 이상하다는 듯이 블란을 바라봤다. 그 순간, 블란이 다시 한 번 더 미소를 그렸다. 그녀는 그록을 향해 말했다.
“네. 그록 씨는 정말 기억력이 좋은 것 같아요.”
“이 정도로 뭘. 당연한 겁니다.”
“……맞아요. 당연하죠.”
블란은 그록의 답을 따라하며 그록을 바라봤다. 실눈 사이로 보이는 파란 눈동자는 웃고 있지 않았지만 꽤 기분이 좋아 보인다고 그록은 생각했다.
물론 남의 기분이니 제대로 알 수가 없지만.
그록은 무뚝뚝하게 물었다.
“생크림 부분 드실 겁니까?”
“아, 아뇨!”
황급히 답하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돌려 그록은 다시 딸기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달달한 맛이 입가에 맴돌자 그의 미간은 찌푸려졌다.
블란은 그런 그록을 묘한 눈동자로 바라봤다. 그녀의 눈동자는 점점 더 깊은 빛을 띠며 딸기 케이크를 쓴 약처럼 먹는 그록을 담았다.
그리고 그록은 딸기 케이크 두 조각을 다 먹고 나서야 블란이 한 잔 더 주문한 알트 차로 입안의 단맛을 없앨 수 있었다.
그날 이후, 동서남 우드 아카데미에는 한 가지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돈혐지에게 약초광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록은 그 소문을 한 번도 부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