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 저택의 도련님을 지키는 방법 (292)화 (292/300)

“난 잠깐 별관에 다녀올게요.”

그때, 조금 전부터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던 체스휘가 나한테 좀 더 가까이 다가와 고개를 숙였다. 그가 내 귀에 대고 작게 속삭인 말을 듣고 나는 잠깐 의아함을 느끼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별관에 콘라드와 그의 동료를 가둬 놨지?

그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며칠 내내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갇혀 있는 셈이었다. 그러니 한번 상태를 살피러 가야 하긴 했다. 물론 체스휘라면 그들이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먼저 신경 쓰는 건 좀 의외였지만….

“그리고 린 씨.”

그런데 다음 순간, 체스휘가 내 눈을 들여다보며 기묘한 말을 덧붙였다.

“죽지 마요.”

“…….”

구겨진 내 옷깃을 손으로 매만지는 그의 손길은 부드러웠지만, 나를 응시하는 눈빛은 다소 서늘하고 날카로웠다.

나는 그 말을 끝으로 먼저 뒤돌아 방을 나서는 체스휘를 오묘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뭐지, 그냥 자리를 비우기 전에 당부한 건가?

어차피 그가 별관에 다녀오는 동안 잠깐만 떨어져 있는 것뿐인데, 이것 참 과보호라고 해야 할지….

“린 도체스터? 방금 다른 양육자들에게 저택에 없다는 얘기를 들은 참인데, 다시 돌아왔나 보군. 마침 잘됐어.”

그때, 의자에 앉아 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나를 향해 싸늘히 읊조렸다. 낯선 얼굴들인 걸 보니, 저들이 바로 루스카를 데려가기 위해 기관에서 나온 사람들인 듯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내 눈앞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new퀘스트: 카드리고 가문의 고용인들에게서 살아남기 2

카드리고 가문에서는 감히 그들의 저택에 기어들어 와 충복들을 살해하고, 또 그들의 소중하고도 고귀한 라파엘 도련님을 홀려 비이성적인 상태로 만든 더러운 오물의 존재를 결단코 용서할 수 없다.

그래서 예비 양육자 육성 기관에서 파견된 임원인 척 레드포드 저택에 들어와, 이 세상에 더러운 오물의 흔적조차 남지 않도록 깨끗이 제거할 생각이다.

제18세계에 숨어들어 온 카드리고 가문의 고용인들에게서 무사히 살아남자.

※실패 페널티: 린 도체스터의 죽음, ■□※$∞의 분노, 제18세계의 모든 존재 말살

※성공 보상: 린 도체스터의 생존, ■□※$∞의 평온, 제18세계의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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