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 저택의 도련님을 지키는 방법 (100)화 (100/300)

레드포드 저택에서 일하는 고용인의 수는 늘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사람인 채로 죽은 자는 돌아온 영혼에 의해 되살아나 모로스가 되었고, 모로스인 채로 죽은 사람은 검은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렇게 생긴 빈자리는 대신 새로 들어온 고용인이 채우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분 탓인지, 요즘은 고용인들이 전만큼 북적거리는 것 같지가 않았다.

내 말에 올리비아는 바닥에 피어난 검은 시체꽃을 지팡이로 짓뭉개면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런가? 나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날씨가 추워져서 되도록 자기가 일하는 구역에만 있고 복도에 잘 안 나와서 그렇게 보이는 거 아니야?”

“그런 걸까요?”

내 귀가 생각보다 얇나? 올리비아의 말을 듣고 보니 또 그런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그냥 더 깊게 생각하지 않고 미심쩍은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걸 멈췄다.

“콜록, 콜록!”

그때 다이안이 갑자기 격렬한 기침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앗. 다이안 도련님, 괜찮아요? 에구, 제가 갑자기 들어 올려서 기침이 또 나오나 봐요.”

“아니야, 괜… 찮아. 콜록!”

사실 날씨가 부쩍 쌀쌀해지면서, 다이안은 요즘 감기를 달고 살았다. 나는 방으로 가서 다이안에게 생강꿀 차라도 먹여야겠다고 생각하며 아직도 숨이 넘어갈 듯이 기침을 내뱉고 있는 다이안의 등을 안타깝게 토닥여 주었다.

올리비아는 지팡이 끝에 뾰족하게 튀어나왔던 날붙이를 집어넣다가 그런 다이안을 보고 혀를 찼다.

“다이안은 또 감기인가 봐? 어떻게 매일 툭하면 저렇게 아프다니. 자기도 걱정이 참 많겠어.”

올리비아의 말에 다이안이 움찔 몸을 움츠렸다.

[육성 대상의 스트레스 지수가 1 상승합니다.(51/100)]

[육성 대상의 스트레스 지수가 1 상승합니다.(52/100)]

얼굴이 새빨개질 때까지 기침을 멈추지 못하고 있던 다이안이 그 후로 애써 기침 소리를 죽이려고 노력하는 게 느껴졌다. 그 애처로운 모습을 보고 나는 눈매를 찡그렸다.

올리비아에게 악의가 없다는 건 알았지만, 그녀는 종종 이런 식으로 생각 없이 남의 속을 찌르는 발언을 할 때가 있었다.

“올리비아 씨, 한 번만 더 그런 식으로 말하면 다시는 올리비아 씨 얼굴 안 볼 거예요.”

내가 다이안의 귀를 두 손으로 막고 싸늘하게 말하자 올리비아는 깜짝 놀란 듯했다.

“뭐? 아니, 내가 뭘 어쨌다고?”

“그렇게 남의 애를 보고 답답하다는 듯이 혀를 차고 탓하는 것처럼 말하는 거요. 지금까지 그런 게 한두 번도 아니잖아요.”

“아, 알았어. 앞으로는 조심할게. 나도 뭐 나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야….”

올리비아가 정말 내 말에 반성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일단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듯이 수긍하며 사과했다.

“다이안 도련님, 우린 그만 방으로 가요.”

“으응.”

나는 내 눈치를 보는 올리비아를 두고 다이안과 자리를 떠났다.

“다이안 도련님, 방에 가면 사라로사한테 따뜻한 꿀차라도 타 달라고 할까요? 오늘 저녁에는 공부하지 말고 푹 쉬어요. 그러면 감기도 금방 나을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응….”

왠지 다이안의 표정이 계속 우중충해 보여서 애써 위로해 주었으나 그의 스트레스 지수는 떨어지지 않았다. 사실 엠버의 사진을 봤을 때부터 다이안의 스트레스 지수는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내 마음도 편치 못했다.

“나 혼자 있고 싶어.”

급기야 우리 개복치 고양이는 방에 도착하자마자 우울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런 다이안의 태도가 굉장히 단호해서 결국 나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의 방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거참…. 요즘 밤에 잠도 잘 못 자는 것 같던데.”

요즘 컨디션이 엉망인 우리 개복치 고양이 때문에 나도 걱정이 이만저만인 게 아니었다.

그러다 불현듯 등이 뻐근한 느낌이 들어서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진통제의 효과가 다해 가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방금 모로스 때문에 아이들을 양쪽으로 들고 피하느라 갑자기 격하게 움직여서 통증이 더 강해진 것 같았다.

“콜록….”

그렇게 다이안의 방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갔을 때, 방금 들었던 것과 비슷한 기침 소리가 문득 고막을 울렸다.

하지만 가냘픈 기침 소리를 내뱉은 건 우리 다이안이 아니라 1호실의 루스카였다.

<루스카(12)>

- 레드포드 저택 1호실 소속

- 성격: 차분함, 성실함, 배려심 있음, 용감함

- 현재 상태: 피곤함

- 속성: 선

- 호감도: 4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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