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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저택의 도련님을 지키는 방법 (83)화 (83/300)

아이고, 내가 깨웠나 보네.

그래도 시야가 가물가물한 듯이 초점이 흐린 눈을 느리게 깜빡이는 걸 보니, 완전히 정신을 차린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나저나 내가 누구냐고? 궁금하시다면 가르쳐드리는 게 인지상정이지.

“다이안 도련님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요.”

“나를…?”

“그리고 다이안 도련님이 지금처럼 슬프거나 아프지 않고,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나는 작게 소곤거리면서 다이안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멍하니 나를 보던 다이안이 몇 번 더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가 이내 완전히 눈꺼풀을 내렸다. 곧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다시금 침대 위에 번졌다.

나는 조금 전보다 편안한 얼굴로 잠든 다이안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잘 자, 다이안.”

오늘은 좋은 꿈 꿔.

적어도 지금만큼은 그가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오랫동안 다이안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그날 저녁, 이상한 편지가 이 엠버 그린로스의 앞으로 도착했다.

“이게 뭐야?”

나는 편지에 적힌 수수께끼 같은 내용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09-16, 21-31, 77-07, 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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