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게임 분위기가 찐 호러가 됐다.
‘이 미친 게임 같으니라고! 이런 하드 모드 퀘스트를 낼 거면 시스템 오류나 마저 고쳐 주고 하든가!’
아니, 물론 내가 원래 이 게임을 이런 짜릿한 맛에 플레이하던 거긴 한데 이건 좀 경우가 다르잖아요. 저 가출한 초상화인지 뭔지가 나한테 손을 댈 때마다 내 안에서 뭔가가 쑥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니까?
제한 시간이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술래잡기라더니, 벌써 서너 번 정도 역할이 교환되어 이렇게 정신없이 뛴 것 같았다.
아무래도 저놈이 내 정기를 빨아먹는 것 같았는데, 그때마다 놈의 외모도 점점 게임 속의 나를 닮아 갔다.
그래서 내가 술래일 때는 저놈을 잡지 않고 멀리 떨어지려고 했다. 처음에는 술래를 잡으면 퀘스트가 끝나는 줄 알았다지만 이제 그게 아니란 것도 알았고, 괜히 저놈에게 닿아 봤자 나한테는 좋은 점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그랬더니 나중에는 저놈이 재미없다고 투덜거리면서 제 발로 직접 나 잡아 주쇼 하고 몸을 들이미는 게 아닌가? 그래서 결국 또 내 정기만 빨렸다.
그런 이유로 결국은 다시 술래가 된 저놈에게서 나만 또 이렇게 열심히 도망치고 있는 판국이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내가 부를 때도 음산했는데, 이렇게 남이 부르는 노랫소리를 들으니 아까보다 열 배는 더 공포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
※경고! 검은 공기 중독 85% 진행※
- 중독 증상 5단계: 신체 활동 감소화.
- 85%부터 중독 증상이 가속화됩니다.
- 중독 100%에 이르러 신체 활동이 완전히 정지할 경우 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