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콘서트>
콘서트는 다음날 밤 8시에 열리기로 되어 있었다. 7시가되자 애로우헤드의
무대 뒤는 미국 항공 우주국을 방불케 했다.
처음 일을 하는 사람들은 숙련된 사람들의 명령을 받아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다.
그날 오후 벌써 음향 장치를 확인했지만 음향기술자들은 전선이 깔린 사방에서
워키토키로 계속 서로 연락을 했다. 거대한 나무 뿌리를 떠올릴 정도로 여기저기
엉킨 전깃줄 중에는 어른 팔뚝만큼이나 굵은 것도 있어 바닥은 밀림을 보는
듯 했다.
무대의 막은 내려진 상태였다. 검은 천장에는 금속으로 만든 창살판 위로
여러 가지 조명 기구들이 박혔다. 무대 양 날개 쪽에 엄청나게 큰 스피커들이
마치 빌딩처럼 쌓였고 작은 전등불이 빨갛게 깜빡거렸다.
밴드 멤버들은 마지막으로 자기 악기를 조율했다. 윙하는 전자음이 사방에서
들려 오는 가운데 나무판을 올려 세운 무대 위로 천둥 같은 사람 발걸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전화교환원 처럼 입 앞에 마우스피스를 고정한 헤드폰을 긴
사람도 있었다. 또 연장이 달린 허리띠를 맨 사람들도 있었다. 양복 정장에
타이를 맨 사람들도 있었다. 사진기 플래시가 사방을 뛰어다니며 터졌다.
무대 오른쪽, 원형 무대 뒤편에는 복도가 하나 있었는데 이 복도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온통 하얀 휘장이 쳐진, 창이 없는 커다란 방으로 연결되었다. 하얀
휘장이 쳐진 한쪽 벽에 길다란 탁자가 놓였고 그 위에 순백의 백합 다발이
있었다. 하얀 금어초와 하늘하늘한 스프렌제리를 곁들인 12송이 백합은 온
방을 강한 향기로 물들였다.
탁자 옆에는 검은 정복을 입은 출장 연회업소 사람들이 아직 손도 대지 않은
음식들을 지키고 서 있었다. 얼음에 재운 차가운 음료와 병에 든 물, 다양한
탄산 음료와 과일 주스, 우유가 있었지만 술 종류는 없었다. 연어 샌드위치에서
아주 작은 퀴치 파이에 이르기까지 테스와 밴드 멤버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12가지 요리가 보였다. 딸기와 과일도 보였고 끈적거리는
아몬드 초콜릿은 쟁반에 담아 놓았으며 뜨거운 커피도 준비되었다.
하지만 누구도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화사한 장밋빛 조명이 떨어지는 한쪽 구석에는 기자 6명이 옹기종기 모였다.
길다란 하얀색 소파가 있었지만 MCA 레코드 회사의 기획자들과 그들이 대동한
배우자들은 의자에 앉지 않고 근처에 서 있었다. 또 세상에서 알아주는 DJ들도
무리 지어 주위에서 기다렸고, 정복을 입고 무장한 경호원들은 가슴께에 손을
넣고 문 안쪽에 서 있었다.
클립보드를 쥔 여자가 들어와 잠시 둘러보고는 문을 열어 둔 채 다시 나갔다.
이번에는 다른 여자가 다시 들어왔다. 조금 전 여자보다 더 젊은 여인이었다.
어깨가 팬 검은 가죽 드레스에 검은 하이힐을 신고 엉덩이에 백금 벨트를 걸친
여자는 클립보드를 든 여자에게 다가갔다.
"안녕."
클립보드를 든 여인은 웃음 지었다.
"안녕, 케이지."
"저기 안에 있어요?"
"응, 어서 들어가 봐."
"고마워요."
경호원들은 케이지를 보자 다리 긴장을 조금 풀고 고개를 끄덕이며 길을
터 주었다.
"어때요, 잘돼 가요?"
바짝 긴장한 목소리로 경호원에게 물은 케이지는 탁자를 유심히 훑으며 지나갔다.
"야, 정말 무슨 일이 있긴 있나 보네. 그렇지 않아요?"
그녀는 차려 놓은 음식을 가리켰다.
"저거 피자예요?"
연회업자 1명이 자신이 만든 음식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만나자 금방 얼굴이
밝아졌다.
"네, 버섯과 소시지를 넣었어요. 제발 맛 좀 보십시오."
"오, 유감이지만 전 절대로 먹으면 안 돼요."
그녀는 배를 누르며 얼굴을 찌푸렸다.
"너무 떨리거든요. 하지만 고마워요. 나중에 먹을 시간이 있겠죠."
휘장으로 가린 벽에는 문이 단 하나밖에 없었다. 문 위에는 테스의 앨범
재킷에 찍히는 것과 똑같은 사인 글씨가 담긴 작은 청동 이름표가 달려 있었다.
케이지는 문을 두드리고 고개를 안으로 쑥 내밀었다.
"들어가도 돼요?"
테스는 화장대에 앉아 마지막 머리 손질을 하는 중이었다. 화려한 무대 화장을
한 얼굴이 눈부셨다. 전담 스타일리스트인 캐시 맥이 마치 유화를 그리는 화가처럼
솔과 팔레트를 들고 35분간이나 공을 들인 결과였다. 주근깨는 매끄럽고 하얀
설화 석고베이스로 감쪽같이 가렸다. 본래 입술보다 약간 크게 그린 입술윤곽은
완벽했다. 입술에는 짙은 자둣빛을 칠했다. 마스카라를 바른 속눈썹은 진한
음영을 만들었다. 테스는 거울을 보며 케이지를 향해 웃음 지었다.
"물론, 야, 너 몰라보겠구나! 아주 육감적인데!"
"당신도 그래요."
사실이었다. 케이지는 머리를 한쪽 귀 뒤로 넘겨서 훨씬 부드러운 인상이었고
테스는 곧 나을 CD의 재킷 사진과 똑같이 긴머리를 헝클어뜨려 육감적으로
보였다. 얼핏보기에는 엉망이었지만 사실은 캐시가 30분 동안이나 공을 들인
머리 모양이었다.
캐시가 말했다.
"잠깐만 그대로 있어 보세요."
테스는 케이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말했다.
"사람들이 잘 대해 주니?"
"당연하죠. 모두가 공주처럼 모시는 걸요."
"드레스가 아주 멋지다."
"로우디한테 안장을 얹을 때 로우디 기분이 어떤지 이제사 알 것 같아요."
소녀는 배 부분이 꼭 끼는 가죽 드레스에 손을 얹었다.
"겁나니?"
테스는 슬며시 웃으며 물었다.
"아주 죽을 지경이죠."
테스는 웃음을 터뜨렸고 이 웃음소리로 긴장도 사라진 것 같았다.
"괜찮아질 거야.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다 잊어버릴 테니까."
"그렇겠죠. 아직 아빠하고 메어리 할머니 못 보셨어요?"
"음."
케니, 어디 있죠? 지금 어디 있어요?
"설마 비행기를 놓치시진 않았겠죠, 네?"
다시 긴장이 돌았다. 테스는 어느 때보다도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케이지
앞에서 불안한 티를 낼 수는 없었다.
"비행기를 놓쳤다면 벌써 전화를 했을 거야."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속이 떨려 왔고 문으로 사람들이 들어올 때마다 심장이
목까지 튀어 오를 것 같았다.
"메어리 할머니가 아빠하고 같이 오시기는 하나요?"
"전혀 모르겠어. 어쩌면 끝까지 고집을 부리셨을 가능성이 더 큰 것도 같고."
캐시, 빨리빨리 좀 해, 그가 들어왔을 때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싶단 말이야.
그리고 이 의자에 꼼짝 않고 앉아서 그를 맞고 싶지도 않고. 테스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또 목소리를 시험하기 위해 첫 곡으로 부를 노래를
몇 소절 불러 보았다.
드디어 캐시가 말했다.
"머리와 분장이 끝났어요. 이제 옷만 입으면 돼요."
테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캐시는 옷걸이에 걸린 하얀 새틴 바지를 가져왔다.
테스는 화장용 가운을 벗고 바지 속에 다리를 집어넣었다. 바지 양쪽 겉솔기에는
장식용 금속 핀들이 줄지어 매달려 있었다. 칼라가 커다랗고 허리 부분이 쏙
들어간 재킷에는 전체가 금속 핀이 달려서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번쩍거렸다.
"귀고리."
테스는 캐시에게서 하얀 백로 깃털에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금속 장식 핀이
달린 귀고리를 건네 받았다.
"구두."
캐시는 의상에 맞추어 주문한 구두를 내밀었다. 구두 역시 걸을 때마다 번쩍거렸다.
의상을 모두 갖추어 입은 테스는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았다. 온몸이 밝은
빛으로 둘러싸였다. 좋아, 케니. 이젠 제발 와 줘요!
케이지는 테스 옆으로 다가와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의 차림을 살펴 주었다.
"야, 아주 신선한데요!"
케이지가 말했다.
"우리 둘 모두 사람들 시선을 확 잡을 거야."
테스가 농담조로 말했다.
"영락없이 토요일 밤의 사기꾼 한 쌍이네요."
두 사람이 깔깔거리는데 문이 열렸고, 순간 테스의 가슴은 덜컥 가라앉았다.
하지만 케니도 엄마도 아니었다. 클립보드를 든 여자였다.
"20분 남았습니다."
여인이 말했다.
20분……. 그는 지금 어디쯤 있을까?
다음 순간 한꺼번에 사람들이 밀려 들어왔다. 에스텔과 다이언은 머리 모양은
케이지와 다르지만 역시 검은 가죽 드레스를 입었다.
"잘해 보자고 인사하러 왔어요, 맥. 케이지, 너도 잘해 보자."
에스텔 뒤로 테스의 출판 사업을 맡은 셜롯 카슨이 들어왔다.
"신문 기자들하고 MCA 사람들이 당신이 준비가 다 되었는지 궁금해해요."
"알았어, 지금 밖으로 나갈게. 캐시, 목뒤에 뭐가 붙은 것 같아. 보여?"
캐시가 테스의 목뒤를 살펴보는 동안 방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저런 말을
나누었고 그 사이 로스 하덴버그가 문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맥, 누가 찾아왔는데요."
그리고 다음 순간 케니가 어머니를 모시고 분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테스는 이런 자세로 그를 맞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가위를 든 캐시에게
마치 죄수처럼 목을 잡혀서 턱을 수그린 자세는 절대 아니었다. 또 방안에
대여섯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바깥에는 그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이 시간은 아니었다.
그녀는 편안한 얼굴과 우아한 태도로 웃음 지으며 곧장 그에게 걸어가 두
손을 뻗으며 그를 맞고 싶었다. 하지만 머리를 앞으로 수그렸기 때문에 아래
보이는, 검은 줄무늬가 있는 검은 비단 바지가 그의 옷이리라, 그리고 초록색
실크 바지는 어머니의 것이리라고 짐작으로만 알 수 있을 뿐이었다.
턱시도를 입었단 말인가? 케니가 정말 턱시도를 입었어?
"다 됐어요."
캐시의 말에 테스는 비로소 자유롭게 되었다.
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목과 가슴과 내장이 한꺼번에 막히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몸 전체가 완전히 얼어붙는 것 같았다. 오늘 사랑을 나누게 되리라는
생각에 기쁨과 안도감이 한꺼번에 치밀어 올랐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본능으로 이들은 이 사실을 알았고, 그녀는 이런 마음을 가슴에 안고
과연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그녀는 천천히 케니 앞으로 다가갔다. 엄마를 먼저 맞아야해.
그녀는 다시 마음을 고쳤다.
"엄마, 오셨군요!"
"케니가 하도 성화를 부려서 어쩔 수 없이 끌려왔단다."
"정말 예뻐 보여요!"
"그러니? 너도 멋지구나, 아가야."
사람들은 그녀가 어머니와 포옹하고 케니와 케이지가 포옹할 수 있도록 길을
비켜 주었다. 메어리는 레이철의 결혼식 날선 물했던 바로 그 녹색 에메랄드
귀고리를 했고 머리도 미장원에 가서 다듬은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런 것도
그녀가 죽도록 만지고 싶은 남자에 비하면 2차적인 것이었다.
드디어 그녀는 그에게 손을 내밀고 웃음 지었다.
"케니."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목소리였다. 그의 눈동자에도 '나 역시 당신을 그리워했소.
지금 당신을 만질 수 없고 키스하지 못해 괴롭소' 하는 표정이 서렸다. 얼굴을
살짝 붉히긴 했지만 하얀 칼라를 달고 검은 보 타이를 맨 그는 우아했다.
"안녕, 테스."
그는 그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손가락이 부스러져라 세게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테스의 화장과 머리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살짝 얼굴을 비볐다.
"어머니를 모셔 와서 고마워요."
그녀는 그의 뺨에 립스틱이 살짝 묻을 정도로 속삭였다. 그의 몸에서는 백단향
화장수 냄새가 났다.
"오히려 오늘을 있게 해준 당신에게 고마워해야지. 아름답게 보여요."
"당신도요. 택시도가 죽이는데요."
이만하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말을 많이 한 셈이다. 이곳을 당장 벗어났으면.
저 눈길들을 피해 사람들과 신문 기자들이 없는 곳으로, 단 두 사람만 있을
수 있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억지로 뒷걸음질을
쳤다. 입에서는 마음과 다른 말이 나와야 했다.
"조금 있다가 자리를 안내해 주는 사람이 올 거예요. 자리에 앉아 기다리세요."
"10분 남았습니다."
누군가 말하는 소리에 그녀는 그의 손을 한 번 더 움켜잡았다가 풀어 주었다.
케니와 메어리가 안내인을 따라 나가자 테스도 기자들과 DJ들, 레코드 회사의
중역들이 기다리는 응접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모두와 악수를 하면서
그 유명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DJ들 이름을 하나씩 불러 주고 여러
가지 질문에 대답하고 모든 사람의 입에서 찬사를 끌어내면서도 이런 벅찬
마음으로 노래를 할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자신에게 물어 보았다.
옆에서 누군가 귓속말을 해 왔다.
"3분 남았습니다."
쇼 프로듀서인 랠프가 무대 오른쪽 가장자리로 들어갔고 캐시맥은 마지막으로
머리를 손질해 준 다음 코에 다시 분을 발라 주었다. 무대 날개 끝에 도달했을
때 캐시는 테스가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했다는 것을 눈치 챘고, 테스의 뒷목에
손가락으로 지압을 해주었다. 테스는 30초 동안 마음을 비우고 어깨 근육을
풀면서 긴장을 풀었다.
"2분 남았습니다."
다시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고마워, 캐시."
밴드 멤버들이 선 무대는 검은색과 은색의 정 육면체였는데 악기에 따라
높낮이가 달라졌다. 테스는 밴드를 지나 등 높은 검은 가죽 의자에 앉은 백업
가수들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케이지의 손을 힘껏 쥐었다.
"그냥 우리 엄마 집 거실에서 노래했던 것처럼만 하면 돼, 알았지?"
그런 다음 케이지에게 윙크를 하고 무대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조용하고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럼…… 준비는 다 되었겠죠."
테스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눈을 감고 폐 속에 있는 공기를 비우고 다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다음 눈을 떴다.
드럼 연주자는 기다렸다. 테스가 고갯짓으로 신호를 하자 그는 작은북 가장자리를
탁탁탁 치는 것으로 커튼 뒤에서 음악이 시작되는 것을 알렸다. 드럼 소리가
나자마자 관중의 박수 갈채가 그 소리를 덮었고 막이 올라가면서 남자의 능숙한
목소리가 윙윙 울렸다.
"여러분……, 미국 컨트리 음악을 선도하는 숙녀…… 테스 맥파일입니다!"
그녀는 귀가 멍할 정도로 우렁찬 박수 소리를 들으며 무대 가운데로 나갔다.
공연장은 함성으로 가득 찼다. 한꺼번에 터진 조명은 묘한 빛을 만들어 냈다.
무선 마이크가 보였다. 그녀는 마이크를 잡은 다음 청중들이 기다리는 그 노래로
쇼의 시작을 알렸다.
곱게 차려 입고 토요일 밤을 어슬렁거리며,
당신의 집 불 켜진 뒷문 밖에서 서성거리네
우우(백업 가수들이 노래한다.)
나와 당신(백업 가수들이 엉덩이를 친다.)
새틴 드레스를 입고
당신과 함께 새장에서 나가고 싶네
관중을 향해 노래를 하는 동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대 끝을 알리는
전등의 반사 빛 때문에 발 밑은 칠흑처럼 어두웠다. 하지만 그 동안 연습하면서
메어리와 케니가 앉을 자리를 미리 기억해 두었다. 코러스 부분의 노래가 나오는
지금 그녀는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춤추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때처럼 그가
있을 자리 쪽으로 길다란 손톱을 내밀었다.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는 이곳에 있지 않은가.
팬 1만 8000명 앞에서 바로 자신을 향해 신호를 보내는 그녀를 그는 저기 앉아서
보리라.
그녀는 불안한 상태에서 무대에 오른 적이 거의 없었다. 그것이 일반적이었다.
오늘밤은 콘서트가 시작될 때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이 심했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음악이 그녀를 사로잡고 그녀를 조절했고, 첫 곡을 마칠 때가 되자
모든 것을 잊게 만들어주었다.
노래가 끝났다. 그녀는 머리 위로 두 팔을 펼치고 흔들었다. 케니와 메어리에게
자신의 모습을 더 오래 보여 주고 싶었다. 관중은 무대 한가운데 선 그녀를
향해 점점 더 힘차게 박수를 보냈다. 그녀 자신도 두 사람의 존재가 공연에
생명력을 더하고 이제껏 있었던 어느 공연 때보다 더 큰 만족감을 주는 사실을
그 순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콘서트는 물 흐르듯 흘러갔다. 테스는 전문가다운 면모를 다시 드러내며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동시에 모든 것을 분석했다. 연습 시간이 부족한 걸
생각하면 케이지는 놀라울 정도로 자기 일을 잘 소화해 냈다.
테스는 그것을 청중에게는 보이지 않는, 관중석 위 천장에 달린 폐쇄 회로
텔레비전 수상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만족스러운 영상이었다. 첨단조명
장치와 리듬과 효과가 그녀의 의상을 더욱 빛내 주었다. 검은 가죽 드레스와
모조 다이아몬드가 박힌 벨트를 걸친 백업 가수 3명은 삽입 장식음을 노래할
때 작은 동작으로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었고, 그럴 때마다 강렬한 조명이
그들을 때렸다.
관객은 크게 냉정한 쪽과 열광적인 관객이 있는 법이다. 오늘밤 관객은 후자
쪽이었다. 처음에는 정중하고 조용하다가도 노래만 끝나면 열광적으로 폭발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테스가 밴드에게 연주를 맡기고 의상을 갈아입으러 무대 뒤로 들어가자 무대
오른쪽 날개에 있던 랠프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해냈어! 아주 폭발적이야!"
캐시 맥과 조수는 하얀 의상을 벗기고 초록색 구슬이 달린 옷의 지퍼를 올려
주었다. 캐시는 차가운 에비앙 생수를 건네었다.
테스는 그 병에 든 물을 반쯤 비우고 다음 무대로 자신을 날라다줄 스터츠
베어캣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6번 옷을 갈아입는 동안 에비앙 생수병이 6개 비워졌다. 댄서들이 등장했고
그래픽 효과 기술자들은 메어리의 낡은 집에서 가져온 테스의 옛날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여 주었다. 테스의 앨범재킷을 확대한 사진 9장도 하나씩 무대
위를 비추었다.
쇼가 한참 무르익자 그녀는 밴드를 1명씩 소개하면서 마지막으로 케이지를
소개했다. 그녀는 청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아주 특별한 소녀입니다. 제 고향 미주리주 윈터그린에서
왔어요. 오늘이 처음 저와 같이 무대에서는 날입니다. 우리가 같이 지은 노래는
9월에 나을 새 앨범의 타이틀곡이 될 겁니다. 여러분은 이 숙녀를 앞으로 자주
보시게 될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제 쇼의 백업 가수로 있지는 않을 테니까요.
이 숙녀의 첫 무대를 축하해 주십시오. 케이지 크로넥입니다!"
관중은 뜨겁게 호응했다. 케이지는 관중이 자신만을 위해 저런 응원을 보낸다는
사실에 어리둥절했고, 그런 케이지의 얼굴을 지켜보는 테스의 마음에는 무서운
전율이 흘렀다. 테스는 무대 끄트머리 쪽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고 정중하게
모두 좀 조용히 해달라고 말했다.
"오늘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곳에 모신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고향에서
오신 분들이죠."
조명이 한 줄을 비추었고, 테스는 무대에 오른 뒤 처음으로 케니와 메어리를
보았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잠깐 스치듯 지나 어머니에게 눈길을 주었다.
"제게 노래 인생을 만들어 주신 분입니다. 앞좌석에 앉은 이 숙녀분은 제가
여섯 살 때 앞 계단에 세우고 세레나데를 부르게 하셨습니다. 일곱 살 때는
피아노를 사 주며 배우게 하셨죠. 음악을 제외하면 형편없었던 다른 과목 공부를
돌보아 주시고 법적으로 허용된 나이가 되자 작은 밴드에서 활동하는 것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음반을 내기 훨씬 오래 전부터 집 거실에서
연습하는, 그 모든 성가신 소리를 들어주신 분입니다. 그리고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바로 그 주에 당신의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떠올랐을 걱정스러운 말은
한 마디도 내비치지 않고 눈물도보이지 않으며 절 내슈빌로 보내 주신 분입니다.
이분은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죠. '얘야, 네가 해낼 줄 난 믿는다. 내 마음에는
조금도 의심이 없어."
그녀는 메어리를 부드럽게 보며 계속 말했다.
"엄마, 다른 분들이 존경을 표시할 수 있도록 잠깐 일어나 주시겠어요?"
메어리는 일어서려 했지만 엉덩이를 들기가 힘들었다. 케니가 그녀의 팔을
붙들어 일으켜 세워 주었다. 메어리는 똑바로 설 수는 없었지만 한 손을 들어
흔들고는 재빨리 다시 앉았다. 관중은 조명을 받는 여인에게 묘한 눈초리를
던지더니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테스는 관중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어머니는 골반 수술을 2번이나 받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시는 데도 고생이
많았을 겁니다. 엄마, 와 주셔서 고마워요."
박수 소리가 터졌다.
"그리고 어머니 곁에는 역시 고향에서 오신 분이며 또한 제게 특별한 사람이
있습니다. 케이지 크로넥의 자랑스러운 아버지이자 또 저의 옛날 학교 동창입니다.
케니……, 여기서 봐서 반가워요."
그녀는 다시 청중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케니와 어머니 두 분 모두 다음에 부를 노래의 역사를 아십니다. 지난 봄
케이지와 저는 이 노래를 만든 다음 엄마의 집 거실에서 처음 불렀으니 까요.
오늘밤에 들려 드릴 이 노래는 여러분이 전에 들어보지 못하셨을 새로운 노래입니다.
가슴에서 우러나온 노랫말이죠. 방금 말씀드렸듯이 이것은 타이틀곡이 될 것이고
오늘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노래입니다. 제목은 <시골 여자>입니다."
테스가 지금까지 음악을 통해 특별한 순간들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이 노래를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부르는 이 순간이야말로 인생의 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노랫말은 그녀와 케이지와 엄마와 케니를 하나의 실로 이어서 영원히 풀
수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었다. 이 노래가 계속되는 동안은 다른 어떤 영혼도
중요하지 않았다.
작은 마을 광장을 느릿느릿 기어가는 자동차들
그녀가 이곳을 떠난 지 18년이 지났네
세상을 돌아다니다 그녀 이제 돌아오네
커다래진 눈에는 작은 마을의 가난이 비친다네
돌아갈 수 없다네
세상을 너무 많이 알기에
엄마는 털끌만치도 변하지 않은 집에 계시네
낡고 표류하는 배처럼 기운 집에
빛 바랜 부엌 벽에서 낡은 시계가 똑딱거려도
엄마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시네
엄마는 괜찮다
아무도 돌이키지 못하네
세월이 흐르며
변한 우리들,
우리가 아는 것으로
다시 정리해 볼까
옆집 살던 소년의 이야기를 들었네
이젠 볼 수 없는 내 과거의 일부분
18년이란 세월이 우리를 갈라놓아도
어느 밤 그는 내 마음을 다독여 주었네
안녕이란 작별
하지만 울진 않으리
시골 여자는 돌아오지 않는 비행기로 떠나네
마음 깊은 곳에서 지혜의 소리가 들리고
빛 바랜 부엌 벽으로 그녀의 눈물이 번지네
엄마, 아무 것도 변하지 말아요 속삭이네
돌아가야 하리
배을 것이 더 많이 있는 그곳으로
작은 마을 광장을 느릿느릿 기어가는 자동차들
노래가 끝나자 테스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굳게 쥔 주먹을 가슴에
올렸다.
청중의 반응은 천둥 같았다. 테스는 손을 흔들며 케이지가 있는 뒤편으로
가서 케이지와 갈채를 나누어 받았다. 케이지는 함박 웃는 얼굴로 절했고 자기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경험했다. 테스 자신이 전에 이렇게 완벽한 성공을
거둔 적이 있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노래는 대성공이었다.
콘서트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오히려 분위기가 약해지는 것 같았다. 프로그램을
짤 때 더 빠르고 신나고 더 친숙한 노래들을 집어넣었지만 새로운 발라드 곡이
던진 충격만큼 가슴을 적시지는 못했다.
앙코르 곡을 2곡 부른 다음 무대 막이 내려갔다. 관람석 위로 환하게 불이
들어오자 테스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녀는 공연이 끝난 다음 하얀 휘장이
둘러쳐진 리셉션장에 초대를 받은 사람들 125명 사이에 섞여 무장 경호원 사이를
지나갔다. 그리고 곧장 분장실로 갔다.
물병을 얼음에 담그고 기다렸던 캐시는 가운을 벗겨 주고, 번쩍거리는 금속
장식 핀도 모조 다이아몬드도 박히지 않았지만 테스가 가장 좋아하는 짙은
청색 실크 블라우스를 입혀 주었다. 캐시는 굽이 낮은 펌프스를 내놓은 다음
메이크업 가방에서 파우더 솔을 꺼냈다. 투명 파우더로 땀 자국을 눌러 주고
다시 립스틱을 칠하고 재킷 칼라에 실크 스카프를 둘러 주었다.
"이젠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 앞으로 나가도 좋아요."
오늘 밤 테스가 관심 있는 사람은 단 둘뿐이었다. 그녀가 개인분장실에서
나오려 할 때 그 사람들이 눈에 잡혔다. 메어리는 하얀 소파에 앉아서 기자들이
퍼붓는 질문을 들었다. 케니는 샴페인 잔을 들고서 접시 2개에 음식을 담는
케이지를 보았다. 케이지는 접시 하나를 메어리에게 내밀며 옆에 앉았고 케니는
그대로 선 채 샴페인을 마셨다.
테스는 곧장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엄마."
그녀는 먼저 엄마에게 몸을 굽혀 키스를 했다.
"오, 얘야, 드디어 왔구나, 진짜 콘서트다운 콘서트였어. 케니하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저도 그래요."
그녀는 케니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그녀의 눈을 지그시 들여다보며 나직이 말했다.
"난 좀 주눅이 드는걸."
사실 방안에는 모두 모르는 사람들뿐이었다. 나지막한 이 불평이야말로 그녀가
이 순간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하지만 사람들 눈이 있어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어요. 하지만 시내로 돌아갈 때는 같이 리무진을
타고 가요. 그러니 너무 멀리 가지 말아요."
"알았소."
조금 있다 봐요 하고 그는 눈으로 말했다.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어요. 그녀도 속으로 대답했다.
테스는 일부러 케이지와 기자들이 들을 수 있도록 큰 목소리로 말했다.
"케이지, 정말 대단했어!"
그리고 소녀에게 키스를 해주었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아무 회사하고도 계약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알았지?"
그런 다음 케이지의 얼굴을 잡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
"행복하지?"
"오, 맥, 지금은 얼이 빠져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나도 마찬가지야."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
"여기서 이 사람들하고 잠시 이야기 나눠. 난 앞으로 나가 팬들한테 인사를
해야 하니까. 저기 나와 같이 가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돼. 하지만 오늘밤은
팬들한테 아주 잠깐 동안만 시간을 낼거야."
그녀는 다시 케니의 손을 붙잡았다.
"한 번만 더 엄마를 돌봐 주세요. 곧 돌아올 테니까. 늦어도 30분 안에는
돌아올게요."
"빨리빨리 해요."
그들은 억지로 손을 떼었다.
테스가 그저 한번 쳐다만 보아주어도 좋아할 사람들이 기다렸다. 그 중 레코드
회사의 기획자들은 가장 우선 시 되었다. 애너하임 시의 시장, 스폰서를 맡은
랭글러사의 고급 간부, 칼럼니스트들과 음악 평론가들이 있었다. 타냐 터커도
왔고 클린트 블랙은 부인 라이저 하트먼 블랙을 대동했으며 에밀로 해리스와
케빈 코스트너도 있었다. 오늘 밤 공연을 대성공으로 이끈 밴드 멤버들도 만나야
했다.
사람들 틈에 끼여 축하 인사를 받으면서 그녀는 간간이 고개를 들었고, 자신을
쳐다보는 케니를 보았으며, 두 사람의 눈길은 그때마다 같은 말을 나누었다.
오늘 밤. 케니에게서 눈길을 떼고 지금 말을 거는 사람한테 관심을 다시 돌리는
것은 너무도 힘들었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 기다리는 인사들과 의무적으로 만난 뒤에도 팬들이 남아
있었다.
공연을 할 때마다 팬클럽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팬들은 그녀와 개인적으로
만나기 위해 공연장을 떠나지 않았다. 이 팬들이야말로 그녀를 지탱해 주는
마음의 지원자들이었고, 그들은 그녀가 만나러 나올 때마다 그 가치를 충분히
확인시켜 주었다. 그녀는 가수라는 일의 한 면모를 보여 주기 위해 일부러
케이지를 데리고 나갔다. 하지만 여기에는 케이지와 같이 있고 싶다는 이기적인
이유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30분은 짧은 시간이지만 케니를 혼자 두는 것은
그에게는 희생이었다.
한밤중에서야 그녀는 의무적인 인사를 모두 마치고 드디어 무대 뒤로 빠져
나와, 기다리는 리무진에 몸을 실었다. 등받이가 높이 달린 가죽 좌석에 테스는
어머니와 나란히 앞을 보고 앉았고 케니와 케이지는 맞은편에서 자동차 뒤쪽을
향해 앉았다.
운전사는 불을 켜 주었다. 실내등이 차안에 흩어진 샴페인과 물병, 가벼운
캔 음료수를 비추었다. 장미 관목으로 만든 손잡이가 달린 안전 유리창이 닫히고
차는 부드럽게 북쪽을 향해 미끄러지듯 달렸다.
케이지는 흥분이 가시지 않았다.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차안에 탄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고, 케니는 그런 딸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샴페인 맛을 본 메어리는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테스는 이제야 조용한 곳으로 돌아온 것이 반가웠다.
그녀는 말하는 일은 케이지에게 전적으로 맡겨 두고, 케니와 자신이 드디어
서로를 마주 보게 되었다는 사실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녀의 발목에 그의 검은
택시도 바짓 자락이 닿았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바짓 자락에 발목을 문지르고는
머리를 뒤로 젖히고 눈을 감았다.
자동차가 '리전트 비벌리 월셔'의 건물들 사이로 들어갔을 때는 새벽 1시였다.
사방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장갑을 긴 안내인이 그들을 맞았다. 잠깐 눈을
붙였던 메어리도 눈을 뜨고 케니와 테스의 부축을 받으며 계단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나직이 말했다.
"고맙구나, 얘들아. 무척 피곤해."
그들은 로비를 지나 손님이 없는 조용한 식당을 거쳐, 창가에 밝게 불이
켜지고 보석과 옷감들이 예술적으로 진열된 로데오드라이브를 지났다.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먼저 메어리의 침실이 있는 4층으로 올라갔다.
"너도 4층에서 자니?"
메어리가 테스에게 물었다.
"아니오, 케이지하고 저는 6층에 있어요."
"제 방은 바로 아주머니 방 복도 맞은편입니다. 하지만 아주머니가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숙녀들 방으로 모셔 가겠습니다."
케니가 말했다.
그들은 메어리에게 잘 자라는 인사를 했다. 메어리의 방문이 닫히자 나머지
세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가서 먼저 테스의 방 앞에 도착했다.
케니가 형제처럼 그녀의 뺨에 입을 맞춘 다음 고맙다는 인사를 했고 그녀는
메어리를 데리고 온 수고에 다시 인사했다. 그 다음에는 케이지의 뜨거운 포옹이
이어졌다.
"제가 살아 있는 동안 오늘 밤 일은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제 인생에 오늘
같은 일이 생길 줄 정말 몰랐어요. 다시 한번 고마워요, 맥."
테스가 그녀에게 말했다.
"언젠가는 네 힘으로 스타가 될 거야. 난 그걸 알아. 그리고 널 음악 세계로
이끈 것이 내게도 큰 기쁨이란 걸 잊지마 그럼 내일 아침에 보자."
그녀는 열쇠를 끼우며 덧붙였다.
"잘 자요, 케니."
"잘 자요."
테스의 방문이 닫히자 케니는 딸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복도에서 한참 떨어진
딸의 방까지 데려다준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4층으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