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오직 당신과 함께 영원히
2018.04.16.
하얀 장미로 장식된 버진로드의 끝.
조명이 닿지 않는 문 앞자리에서 오늘의 새신랑 태오는 경직된 채 서 있었다.
손님을 맞이할 때만 해도 어느 정도 이성은 남아 있었는데, 어쩜 이렇게 예식이 시작되자마자 머릿속이 하얘지는 건지.
“단태오! 웃어! 웃으라고!”
긴장할수록 험악해지는 그의 얼굴을 본 소라는 열심히 소리를 질러 댔지만, 태오의 귀에는 들어가지도 않았다.
제 이름 옆에 적힌 ‘신부 한나봄’이라는 이름 석 자와 웨딩홀 대형 화면에 떠오르는 나봄의 얼굴은 볼 때마다 지금 이 순간이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자, 신랑 입장!”
그런 태오에게 떨어진 결혼식 사회자 김 대리의 외침.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태오는 더욱 더 미간을 찌푸렸다. 그 상태로 옮기는 걸음은 삐걱대는 목각 인형처럼 부자연스러웠다.
영 어색한 새신랑을 지켜보던 태준이 차준에게 걱정스레 물었다.
“차준아, 태오 씨랑 싸웠어?”
“아니. 왜?”
“표정이 아까보다 더 안 좋아진 것 같아서.”
그 말에 차준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분명 아까는 잘하고 올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호언장담했으면서 저렇게 굳어 버릴 줄이야.
“진짜 꼭 싸우러 가는 사람 같네.”
차준은 태준만 들리도록 얼어붙어 있는 태오를 놀렸다.
하지만 그런 그와 달리 오늘만 사는 소라는.
“하하하! 단태오 표정 봐! 하하하!”
태오를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며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아무리 정신없어도 그 목소리만큼은 놓치지 않고 들은 태오가 그녀 쪽으로 찌릿― 날카로운 눈빛을 쏘았다.
“우리 새신랑 참 파이팅 넘치죠! 나이가 젊어서 그런지 아주 혈기 왕성 합니다! 하하!”
그 광경을 본 김 대리는 장난스러운 멘트를 날렸다.
덕분에 예식장 안엔 한바탕 웃음소리가 번졌고, 태오의 얼굴은 귀까지 빨개졌다.
그사이 단상 앞까지 도착한 두 발.
가만히 멈춰 선 태오는 차라리 반짝이는 크리스털 장식을 바라보고 서 있기로 했다. 뭐라도 집중을 해야 아득한 정신을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제가 이분을 알고 지낸지도 몇 해가 지났는데요. 오늘이 가장 인물이 훤칠한 것 같습니다. 우리 새신랑 참 잘 빠지지 않았나요?”
그런 태오의 마음도 모르고, 김 대리는 한껏 들뜬 기분에 민망한 질문을 던져 댔다.
“네!”
입을 모아 대답한 사람들 중 가장 목청이 컸던 사람은 다름 아닌 박 여사였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박 여사는 기대도 안 했던 아들의 결혼식이 실제로 이뤄지자 주체할 수 없이 흥이 난 상태였다.
태오는 그런 그녀가 창피해서 차라리 눈을 감기로 했다.
김 대리고, 엄마고, 채소라고, 어째 내 주변에는 날 난처하게 만드는 사람들밖에 없냐.
♩♪♬♩♪♬―
그때, 마침 잠시 끊어졌던 음악이 바뀌고.
“자, 그럼 아름다운 오늘의 신부를 소개하겠습니다. 신부 입장!”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그녀의 등장을 알리는 소리에, 태오는 감았던 눈을 번쩍 뜨고 웨딩홀 입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단숨에 그의 시선을 빼앗는 사람은 이 웨딩홀을 장식한 하얀 장미보다도 아름다운 단태오의 신부였다.
“한나봄 최고다! 우우!”
소라의 추임새대로 웨딩드레스를 차려입고 등장한 나봄의 모습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웨딩홀의 조명이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을 더욱 밝혀 주고, 화려한 벨 라인 웨딩드레스가 그녀의 사랑스러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켜 주어서 전체적인 실루엣이 봄의 여신을 연상케 한다.
게다가 입가에 살짝 어려 있는 수줍은 미소는 또 어찌나 보기 좋은지.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와락 안아 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신부가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신랑 입꼬리도 점점 귀에 걸리네요.”
김 대리가 어느새 웃고 있는 태오를 보며 말했다.
그제야 제 미소를 인지한 태오는 괜히 입가를 매만졌다.
덕분에 겨우 풀어진 그의 표정은 다시 사나워졌지만, 나봄은 그런 태오를 보고는 작은 웃음을 터트렸다.
어차피 그녀의 눈에는 모두가 험상궂다고 말하는 태오의 긴장한 모습조차 귀엽게 느껴질 뿐이었다.
“단 사위, 우리 나봄이 항상 행복하게 해 줘야 해. 알았지?”
나봄의 손을 잡고 태오의 앞에 선 한 사장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나뿐인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눈빛엔 아쉬움과 기쁨이 뒤섞여 있었다.
그걸 본 태오는 순간 코가 시큰해지는 듯 했지만 가까스로 눈물샘을 정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평생 여왕님으로 모시고 살겠습니다.”
장인어른의 마음에 쏙 드는 사위의 대답.
한 사장은 그제야 딸의 손을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넘겨주었다. 부모의 품을 벗어나 새로운 가족을 이루게 된 그녀를 진심으로 대견해하며.
태오는 드디어 맞잡게 된 나봄의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이내 힘을 주어 꽉 감싸 쥐었다.
늘 온기가 어려 있던 그 손은 오늘따라 더욱 따듯하게 느껴졌다.
이제 두 번 다시는 이 손을 놓지 않아도 되겠구나. 우리 어디든 함께 갈 수 있는 거구나.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은 태오의 눈물샘을 한 번 더 자극했다.
그러나 마주한 나봄의 눈은 감동의 눈물 없이 그저 생글생글 웃고만 있어서, 그는 이번에도 어떻게든 참아 보기로 했다.
결혼식 날 신부는 가만히 있는데 신랑만 울었다는 얘긴 듣도 보도 못했어.
그러니까 버텨야 돼.
아무리 감격스러워도 절대 울면 안 돼.
태오는 속으로 굳은 다짐을 하며 나봄을 단상 위로 에스코트했다.
“이번엔 신랑 신부의 맞절이 있겠습니다. 신랑 신부, 서로 마주 보시고 맞절.”
그러고는 김 대리의 멘트에 맞춰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다소곳이 숙여지는 나봄의 고개는 꼭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가슴이 설레다 못해 벅차올랐다.
“다음으로는 서로의 사랑을 약속하는 예물을 교환하도록 하겠습니다. 신랑님은 신부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결혼반지를 끼워 주세요.”
긴장되는 다음 차례는 결혼의 증표를 나누어 갖는 일이었다.
태오는 진작 맞췄던 결혼반지를 나봄의 손가락에 살며시 끼워 주었고, 그녀의 손을 한동안 매만졌다.
오늘따라 더 작아 보이는 그녀의 손은 감히 잡고 있기조차 조심스러웠다.
다음으로는 나봄이 태오의 손가락에 같은 반지를 끼워 줄 순서.
미처 떨어지지 않은 그의 손을 맞잡고, 나봄은 이날을 위해 준비한 반지를 전해 주었다. 작은 다이아몬드가 박힌 심플한 결혼반지는 우리 둘을 이어 주는 단단한 사슬처럼 느껴졌다.
“이제 신랑 신부가 소중한 하객분들 앞에서 신성한 혼인을 서약하려 합니다. 신랑 신부는 하객분들을 향해 몸을 돌려 주세요.”
그렇게 결혼반지를 나눠 끼고 나니, 드디어 찾아온 건 결혼식의 꽃, 혼인 서약의 시간이었다.
웨딩 도우미는 태오와 나봄에게 각각 따로 준비한 혼인 서약문을 들려 주었고, 그걸 받아든 태오의 표정은 다시 경직되기 시작했다.
이 서약문을 거의 한 달간 얼마나 고심해서 준비했는지.
너에게 꼭 해 주고 싶은 일과 내가 반드시 지켜 내고 싶은 일을 추리느라 죽는 줄 알았다.
두 손으로 혼인 서약문을 바로 잡은 태오는 떨리는 목소리로 가장 중요한 첫 문장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 단태오는 첫사랑이자 끝사랑인 신부 한나봄을 아내로 맞아, 죽을 때까지 죽을 만큼 사랑해 줄 것을 앞에 계신 모든 분들 앞에서 서약합니다.”
다행히 한 군데도 버벅거린 곳 없이 첫 시작이 좋았다.
그 호기로운 스타트를 이어받은 나봄은 태오보다 여유로운 목소리로 다음 문장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 한나봄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신랑 단태오를 남편으로 맞아, 평생토록 아낌없이 행복에 겹도록 사랑해 줄 것을 앞에 계신 모든 분들 앞에서 서약합니다.”
진짜?
태오는 순간 되물어 보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았다. 울지 않는 것만큼 중요한 건 너무 혼자서만 들뜨지 않는 것이다.
요동치는 심장을 진정시킨 태오는 다음으로 열심히 고민해서 준비한 약속들을 이어 나갔다.
“나, 단태오는 제 요리가 가장 맛있다는 아내를 위해 언제나 정성을 다해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아무리 바빠도 일 년에 한두 번씩은 함께 바다 여행을 떠나겠습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허리가 가장 섹시하다는 아내를 위해 항상 허리 관리는 제대로 하겠습니다.”
마지막 문장에서 하객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덕분에 나봄의 두 뺨은 붉어지고 말았지만 태오는 그게 가장 중요하다는 듯 비장한 표정이었다.
하여간, 너를 누가 말려.
나봄은 가끔 엉뚱한 포인트에서 진지한 태오를 웃으며 바라보다가.
이번엔 그녀가 준비한 태오를 위한 맹세들을 읊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잠겨 있는 목을 가다듬고, 가지런히 적힌 혼인 서약서로 시선을 고정시키고.
“나, 한나봄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남편의 곁을 지켜 주겠습니다.”
한결 차분해진 목소리로 처음으로 건넨 약속은 누가 들으면 뻔하다고 생각할 만큼 당연했다.
하지만 태오의 눈빛은 혼인 서약서를 읽어 내려가는 나봄을 바라보며 점점 일렁이기 시작한다.
“그가 하는 일을 믿고 지지해 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습니다.”
“나봄아…….”
“일생을 함께하는 동안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해 주겠습니다.”
곁을 지켜 주겠다는 말. 믿어 주겠다는 말. 그리고 세상 끝날 때까지 사랑해 주겠다는 말.
그건 모두 태오가 간절히 바라던 소원들이었다. 자그마치 그녀가 그의 마음을 알아주지도 않았었던 9년 전 그날부터.
‘저기요.’
‘저, 저기요?’
‘가방 문 열렸는데…….’
‘닫아드려도 될까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이 내 곁에 있어 주면 어떤 기분일까.
‘그냥…… 너도 참 안 변했구나 싶어서.’
‘잊고 있었어. 너한테 생각지도 못한 친절한 구석이 있었다는 걸…….’
이렇게 특별한 사람이 나를 계속 믿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동안 내가 바보같이 아무것도 모르고 피해 다니기만 했어.’
‘그래서 미안해.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게. 이젠 오해받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너도 정말 좋은 사람이니까…….’
이렇게 절실한 사람이 나를 사랑해 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텐데.
하지만 서툴렀던 첫사랑은 그 소원들을 빌어 볼 새도 없이 끝이 났고, 태오는 그녀가 떠나는 순간까지도 쉽사리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떠올리면 서럽고, 그렇다고 해서 영영 잊어버리기에는 아쉬웠던 9년간의 짝사랑.
그 기나긴 기다림에도 오늘과 같은 끝이 찾아올 줄 알았더라면, 나는 너를 그리워하는 시간까지도 너로 인해 더욱 기뻐했을 거다.
그러나 지나간 과거가 그리 아쉽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꼭 맞잡은 이 손이 절대 날 놓아 버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 때문에.
“다음은 사랑을 약속한 신랑 신부를 위한 성혼 선언이 있겠습니다.”
또다시 눈가가 뜨거워져 올 때쯤 한 사장이 김 대리의 멘트에 맞춰 단상 위로 올라왔다.
태오는 입술을 꽉 깨문 채 정면으로 몸을 돌렸다.
“신랑 단태오 군은 신부 한나봄 양을 아내로 맞아 평생토록 사랑해 줄 것을 앞에 계신 하객들 앞에서 맹세합니까?”
때마침 꺼내진 질문은 대답하긴 쉬웠지만 목이 메어 그는 쉽사리 입술을 떼어 낼 수 없었다.
결국 한참 동안 마른침만 삼키다가 겨우 꺼내 놓은 목소리는.
“……네.”
평소와 달리 바들바들 떨고 있는 태오의 음성이 탐탁잖았던 김 대리는 한 번 더 재촉했다.
“목소리가 너무 작습니다, 신랑 다시 한 번 크게!”
그러자 태오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는가 싶더니, 이번엔 목에 잔뜩 힘을 준 채 두 번째 대답을 내뱉는다.
“네!”
훨씬 우렁찬 그의 목소리에, 한 사장은 흐뭇한 미소를 띠웠다.
그러고는 제 차례를 기다리는 나봄에게로 인자한 시선을 두었다.
태오를 바라보는 나봄의 입가에는 이미 행복한 웃음이 잔뜩 배어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이 질문은 물으나 마나인 것 같지만, 한 사장은 굳이 듣고 싶어 할 신랑을 위해 같은 질문을 꺼내 놓았다.
“신부 한나봄 양은 신랑 단태오 군을 남편으로 맞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온 맘 다해 사랑해 줄 것을 앞에 계신 하객들 앞에서 맹세합니까?”
“네!”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꺼내진 그녀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또렷했다.
그걸 보자 이미 온 마음을 다해 사랑받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태오는 또 한 번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렁그렁 맺히는 눈물은 금방이라도 툭 떨어져 버릴 것 같지만 이젠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제 신랑 단태오 군과 신부 한나봄 양은 소중한 하객들을 모신 자리에서 서로를 평생토록 아껴 주고 사랑해 주기를 굳게 맹세하였습니다.”
“…….”
“이에 주례는 이 혼인이 원만하게 이루어진 것을 여러분 앞에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꿈에서도 감히 바라지 못했던 한나봄 너랑 부부가 되었다는데, 내가 어떻게 안 울고 버티겠어.
내 생에서 가장 감격스러운 이 순간을 마음껏 누려야지.
“나봄아…….”
더 이상 솟구치는 감정을 참지 않기로 결심한 태오는 성혼 선언이 끝나자마자 나봄을 세게 끌어안아 버렸다.
“어머! 신랑님! 면사포 헝클어져요!”
그 모습을 본 웨딩 헬퍼는 사색이 되어 소리쳤지만 그는 안중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그냥 누가 뭐래도 나의 아내가 된 그녀를 꼬옥 안아 버리고 싶을 뿐이었다.
“태, 태오야! 아직 이 순서 아니야!”
꼼짝 없이 그의 품에 갇혀 버린 나봄은 몇 번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힘이 더해지는 태오의 두 팔은 영원히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모양인가 보다.
“하여간 못 말린다니까…….”
결국 나봄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태오의 등을 함께 끌어안아 주었다.
그러자 귓가에서 맴도는 그의 예쁜 숨소리는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서도 선명했다.
울고 있어도 웃고 있다는 게 이런 걸까.
눈물 밴 너의 호흡이 내 귀에는 꼭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감탄사로 들린다.
이래서 널 자꾸 사랑해 주고 싶은 건가 봐.
나봄은 포근히 감싼 그의 등을 천천히 쓸어내려 주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의 온기를 한껏 느끼고 있으니, 거짓말처럼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오직 너와 나만 남은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마치 한 편의 로맨스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다행히 다사다난했던 우리의 연애는 오늘로써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앞으로 시작될 이야기는 연애보다 길고 진지한 인생의 동반자로서의 로맨스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너와 함께하기에 그건 그거 나름대로 재밌을 거란 기대가 든다.
이 출발선에 너와 함께 서 있다는 게 내겐 얼마나 큰 행운인지.
너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달려간다는 것만으로도 다가올 시간들은 충분히 행복할 것 같다.
그러니까 진심으로 바라건대.
앞으로도 항상 이렇게 안겨 있어 줘. 언제나 내 곁에 머물러 줘.
내 인생의 또 다른 주인공이 너라면 난 사랑만 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말 그대로 세상 끝날 때까지 오직 너와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