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구남친이 내게 반했다-86화 (86/104)

86. 많이 사랑하시나 봐요

2018.02.23.

“푸웁! 뭐, 뭐어?!”

소라가 머금고 있던 주스를 뿜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얼굴이 귀까지 새빨개진 나봄은 은근슬쩍 그녀와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나봄의 충격 발표를 두 귀로 똑똑히 들어 버린 소라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물었다.

“니가 그 프러포즈 이벤트에 당첨됐다고?! 정말?!”

“으, 응.”

“그래서 뭐라고 말했어! 한다고 했어?!”

“뭐…… 운 좋게 당첨된 건데 무르기도 좀 아까우니까.”

“와아, 내가 살다 살다 한나봄이 프러포즈 하는 것도 다 보고! 소문난 소심이가 이게 무슨 일이래!”

“목소리 낮춰! 여기 카페잖아!”

민망해진 나봄은 요란 법석을 떠는 소라를 어떻게든 진정시켜 보려 했다.

하지만 소라는 벌렁벌렁 뛰는 가슴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벤트에 당첨된 것도, 좋아하는 남자에게 결혼하자는 말을 꺼내는 것도 전부 제 일인 것처럼 흥분한다.

“한나봄 결혼한다고 온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녀도 모자란데 어떻게 조용히 할 수가 있겠어!”

“아직 태오 대답도 못 들었어. 괜히 띄우지 마.”

“걔 대답은 내가 예언도 해 줄 수 있다! 불 보듯 뻔해!”

소라는 그리 말하며 나봄의 옆에 거머리처럼 딱 달라붙어 있던 태오를 떠올렸다.

절친인 소라까지도 견제하던 그는 누가 봐도 자타 공인 한나봄 바라기였다.

그런 녀석이 프러포즈를 거절할 리가 있나. 그거 받고 감동 먹어서 울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그래서 언제 할 건데? 미리 휴가 내고 하려면 다음 달쯤 되려나?”

“아, 아니.”

“그럼 다다음 달?”

“아니…….”

“설마 그 이상이야? 그렇게까지 기다려 준대?”

“그게 아니라…… 이번 주말이야.”

“뭐어?! 이번 주말?!”

겨우 잦아드나 싶었던 소라의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당황한 나봄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쉿!”

“읍읍!”

하지만 희번덕대며 치켜뜬 눈동자로 무언가를 계속 말하려던 소라는 기어이 나봄의 손을 뿌리치고 격한 리액션을 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지만 이건 너무 빠르다!”

“그, 그런가?”

“하지만 난 답답한 것보다 빠른 게 더 좋아! 아주 잘됐어!”

응원하는 거야, 걱정하는 거야?

나봄은 거사를 앞둔 자신보다도 더 격양된 소라를 흘겨보다가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그러고는 제 이마를 짚은 채 흐린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오늘 그녀가 소라를 부른 이유는 딱 하나. 프러포즈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서였다.

“후우…… 사실 프러포즈 날짜만 그렇게 잡아 놨지, 어떻게 해야 할지는 감도 안 잡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문을 연 나봄은 곧바로 본론을 꺼내 놓았다.

“크루즈 이벤트 당첨된 것 때문에 스케일이 너무 커지다 보니까, 멘트 짜는 것도 만만치 않고.”

“그렇겠지.”

“게다가 난 거짓말도 못하는데 내가 걔를 크루즈까지 의심 사지 않고 데려갈 수나 있을까?”

“글쎄.”

“앗! 설마 벌써 들킨 건 아니겠지?”

“진정해. 진정해. 걘 다행히도 눈치 더럽게 없더라.”

나봄이 늘어놓는 고민들을 가만히 듣고 있던 소라는 쿨하게 손을 내저었다. 그러고는 넓은 아량으로 하해와 같은 자비를 베풀기로 했다.

“그러니까 멘트부터 문제라 이 말이지?”

“응.”

“내 창의적인 두뇌 좀 빌려줘?”

“응!”

나봄은 그녀가 내미는 도움의 손길을 덥석 붙잡았다.

그러자 소라는 미간까지 좁힌 채 깊은 생각에 잠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아이디어를 꺼내 놓았다.

“아! 이거 어때! 바다에서 배 타고 하는 프러포즈니까, 넓은 바다 저 먼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걔한테…….”

“태오한테 뭐?”

“너, 내 동료가 되어라!”

“그건 만화 대사잖아.”

어쩐지 소라의 눈에 장난기가 꿈틀꿈틀한다 싶더니, 그녀가 제시한 첫 멘트는 하염없이 가볍고 장난스러웠다.

나봄의 반응을 보며 깔깔대던 소라는 다시 허리를 곧추세웠고, 두 번째 아이디어를 짜내기 시작했다.

“좋아, 이번엔 제대로 생각해 볼게.”

“그래. 진지하게 같이 고민해 줬으면 좋겠어.”

“프러포즈 분위기는 어떤 스타일로 가고 싶은데?”

“분위기야 뭐…… 내가 긴장하기 전에 강력한 한 방을 제대로 딱 던졌으면 좋겠어.”

“강력한 한 방이라…….”

이번엔 정말 좋은 거라도 뽑아내려는지, 소라는 제 관자놀이까지 문지르며 머리를 굴렸다.

그렇게 또 얼마나 지났을까.

“왔어! 왔어!”

“이번엔 뭐!”

“니가 원하는 대로 이건 진짜 강력해!”

“그러니까 뭔데!”

“내 아를 낳아도!”

“어우, 야!”

나봄은 갈수록 주책인 소라를 찌릿 째려보았다. 소라는 그래도 마냥 재밌는지 한참 웃더니, 눈가를 닦으며 말했다.

“여기까진 장난이고, 사실 거창한 멘트가 무슨 필요가 있겠어.”

“그래도 명색이 프러포즈인데.”

“중요한 건 진심. 진심만 닿으면 된다 이거야.”

소라의 손가락이 나봄의 왼쪽 가슴을 향했다.

나봄은 시답잖다는 표정으로 소라를 쳐다보면서도 제 심장 부근을 매만졌다.

그러자 소라는 제법 진지한 눈빛으로 특유의 시원시원한 목소리를 이어 나갔다.

“내 말은 니가 평소에 태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함께 있고 싶은지. 그런 걸 솔직하게 털어놓으라는 거지.”

“너무 평범하지 않을까…….”

“평범하거나 식상한 멘트면 또 어때. 단태오가 바라는 건 획기적이고 거창한 고백이 아니라는 건 니가 제일 잘 알잖아.”

소라의 조언은 제법 일리가 있었다.

그제야 조금씩 프러포즈의 구상이 잡히기 시작한 나봄은 결심한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렇게 해 볼게. 소박해도 진실 되게.”

“그래, 트루. 그게 중요해!”

“응, 트루!”

걱정만 가득하던 나봄의 눈동자에 어느새 확신이 어렸다.

근거 없는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지금 내가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왜 같이하고 싶은지.

솔직하게 고백한다면 그는 내 손을 흔쾌히 잡아 줄 것만 같다.

다시 힘이 들어간 나봄의 눈빛을 알아챈 소라는 배시시 웃으며 음료 잔을 들었다.

“치얼스. 결혼 축하한다, 내 친구. 넌 잘 살 거야.”

그러고서 내뱉는 축하는 섣부른 감이 있었으나 듣기 싫진 않았다.

태오와의 결혼이라.

본격적으로 생각해 본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나도 어쩐지 잘 살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든다.

그 사람 옆에 있으면 나는 기본적으로 항상 설레고 행복하거든.

* * *

“뭐요? 토요일 저녁에 이미 프러포즈 이벤트가 잡혀 있어요?”

태오의 집.

휴대전화를 든 태오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그의 표정엔 온갖 고민이 가득했으나, 휴대폰 너머 속 직원은 마냥 친절하기만 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금, 토, 일 이렇게 가는 2박 3일 여행 일정이라면 금요일 밤은 어떠세요? 마침 저녁 일곱 시 이벤트 타임에 예약이 비었는데.”

“첫날 가자마자 얘기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

“네?”

“게다가 혹시라도 거절당하면 어떡합니까. 남은 일정 분위기 다 망쳐 버릴 수도 있잖아요.”

“아…… 그렇죠? 하하.”

갑작스럽게 걱정을 토로하는 태오는 지금 나봄을 위한 프러포즈 이벤트를 계획하는 중이었다.

지난밤, 카페에서 태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제주도 초호화 여객선 프러포즈.

의욕 반, 오기 반으로 전화를 해 보니 가격대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비쌌고, 이벤트 수준은 그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성대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일단 지르고 보는 수밖에.

하지만 날짜가 문제였다.

태오의 계획으로는 여행 마지막 날인 이틀째 저녁에 청혼을 하는 게 가장 완벽한데, 누군지는 몰라도 그 황금 같은 시간대를 쏙 가로채 가 버렸다.

“대체 누굽니까. 토요일 날 하는 사람.”

잔뜩 심술이 난 태오는 괜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눈치 없는 직원은 태오의 속도 모르고 그저 즐거운 목소리로 순순히 대답했다.

“예약자가 여성분이세요! 남자 친구한테 몰래 프러포즈 해 주신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계시죠!”

그 말을 들은 태오의 입술 새로 비웃음이 샜다.

어떤 놈이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여자 친구가 이 비싼 프러포즈 이벤트를 직접 열어 주게 하다니.

정말 눈치 없고 무심한 놈인 게 분명하다.

그런 녀석이 내가 원하는 시간대를 차지해 버렸다는 사실이 아주 배알 꼴려 죽겠다.

“아, 그럼 어떡해야 하냐.”

아무리 속이 뒤집혀도 별수 없었던 태오는 한탄 섞인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러고는 애꿎은 커피 테이블 위 달력만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금요일.

프러포즈에 실패한다면 여행 자체를 한없이 우울하게 만들어 버리는 날짜지만, 성공한다면 남은 여행 일정을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게 만들어 줄 날짜이기도 하다.

‘한나봄이 나랑 결혼해 주긴 할까?’

잠깐 가져 본 고민의 답은 명확하게 내릴 수 있었다.

이것 역시 김칫국일지 모르지만, 요즘의 그녀는 나를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

가끔씩 마주치는 눈빛이 꿀처럼 달콤한 것이, 이런 분위기에서라면 얼마든지 나의 프러포즈를 받아 줄 거란 확신이 든다.

짧은 고민을 거친 태오는 이윽고 비장한 목소리를 꺼내 놓았다.

“저, 금요일 저녁 일곱 시에 프러포즈 이벤트 예약하겠습니다.”

“네! 예약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성함이…….”

“단태오요. 아, 넣을 수 있는 옵션은 다 넣어서 제대로 부탁드립니다.”

“여자 친구분을 많이 사랑하시나 봐요.”

“안 사랑하면 뭐하러 해 주겠습니까.”

이 대화는 나봄도 동일한 직원과 비슷하게 나누었던 대화였다.

하지만 그 사실을 눈치챌 리 없는 태오는 그저 의욕만 활활 불태우고 있었다.

금요일 밤의 프러포즈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 * *

끝없는 악몽을 헤맸다.

모든 것이 암흑으로 뒤덮인 공간, 어렴풋이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그의 무덤만이 나를 반기는.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두려워지는 그런 악몽을 계속해서 헤맸다.

그러다 절망에 지쳐 눈을 뜰 때면, 까만 밤으로 물든 커다란 방이 나를 반겼다.

별반 다르지 않았다.

꿈이나 현실이나.

그래서 이대로 숨이 다할 때까지 영원한 잠에 빠지고 싶어졌다.

.

.

.

지이이잉― 지이이잉―

까만 어둠이 번져 있는 차가운 방.

차준은 침대 위에 올려놓은 휴대폰의 진동 소리에 겨우 눈을 떴다.

이렇게 시체처럼 누워만 있은 지 얼마나 됐더라.

형이 사라진 뒤로 마음은 조급한데 할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어서, 피가 마르다 못해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

더 이상 누군가를 상대할 힘도 남아 있지 않은 차준은 전화를 끊기 위해 휴대폰을 들었다.

하지만 휴대폰 액정 화면에 뜬 수신인은 차마 통화를 거절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대표님…….”

서미란 대표의 갑작스러운 연락.

얼마 전 그녀에게 구걸하다시피 도움을 요청했던 차준은 목소리도 정리하지 않고 서둘러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어디야.

서 대표는 차준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오자마자 대뜸 위치부터 물었다. 차준은 휴대폰을 보다 꽉 붙잡으며 곧바로 대답했다.

“자택입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네, 저 혼자예요.”

무관심한 그녀가 차준의 주변을 신경 쓴다는 건 절대 들켜선 안 될 화제를 꺼내겠다는 신호와 같았다.

서 대표와 나눌 비밀은 태준의 위치밖에 없는 차준은 조급함을 견디지 못하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형은…… 형은 찾으셨습니까?”

그러자 휴대전화 너머에선 서 대표의 짙은 한숨이 들려오는가 싶더니.

―찾았어. 강릉의 요양원에 있더구나.

이내 그토록 듣고 싶었던 형의 소식을 내뱉었다.

강릉에 있었구나. 그렇게 먼 데 틀어박혀 있으니까 아무리 헤매고 다녀도 찾을 수가 없지.

꼭꼭 숨은 형은 그만큼 절실하게 자신을 피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차준의 가슴 한편이 미칠 듯이 쓰라렸다.

하지만 차준은 아파하는 것도 잠시 미뤄 둔 채 그의 신변부터 묻기로 했다.

“몸은 어때요? 무사한 거 맞습니까?”

―모르겠어.

“모르겠다니요. 보고 오시지 않았습니까?”

―보러 갔지만 만나진 못했어. 태준이가 면회를 거부했거든.

서 대표의 쓸쓸한 대답에 차준의 불안감이 거세졌다.

서 대표를 거부한다는 건 이쪽과 아예 인연을 끊겠다는 뜻인데, 차준은 그렇게나 냉정한 형의 모습은 이때껏 본 적이 없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차준은 흐린 목소리로 물으려다 이내 관두었다. 어떻게 할 방법이 떠올랐다면 서 대표는 그를 찾지 않았을 터였다.

그래서 불규칙적으로 뛰는 심장박동만 애써 붙잡고 있던 그때.

―니가 필요해.

서 대표가 뜻밖의 말을 꺼내 놓았다. 그 말을 들은 차준의 눈빛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네?”

―너 혼자 가선 별반 달라지는 게 없을 거야.

“그럼…….”

―태준이를 알고, 너도 아는 사람. 서 회장에게 휘둘리지 않고 너를 도와줄 사람. 그런 사람이 필요해.

“…….”

―혹시 생각나는 사람 있어?

서 대표의 질문 끝에 차준은 어떤 얼굴 하나를 떠올렸지만 고개를 저었다.

그는 태준과 차준의 관계를 얼핏 알고 있고, 서 회장에게도 절대 휘둘리지 않을 만큼 막무가내이지만.

‘가족까지 팔아 처먹어 놓고 원한 살 짓 안 했다고 하면 다야?’

‘사람으로서 할 짓이 있고, 하면 안 될 짓이 있어!’

‘주변 사람들 죄다 망가트려 놓고 한나봄 데려가서 뭘 어쩔 생각인데!’

‘니가 사람 구실도 못 하고 산다고 해서 나까지 같은 취급하지 마.’

그가 차준을 도와줄 리가 없다. 그건 그의 마지막 눈빛에 어린 경멸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확신할 수 있다.

“하아…….”

흐려지는 차준의 숨소리는 회의감을 의미했다.

그걸 알아챈 서 대표는 긴 한숨을 흘려보냈고, 강제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원장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

―태준이한텐 내가 아니라, 그 애를 믿고 응원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

―지금 와서 이런 말하는 거 우습겠지만…… 난 그게 너라고 생각해.

서 대표가 처음으로 보여 준 차준에 대한 신뢰는 복잡한 그의 머릿속을 단숨에 정리해 버렸다.

믿어 주는 사람. 그의 삶을 무조건 응원해 주는 사람.

나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한때는 나였었다. 그건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내가 무엇보다 확신할 수 있다.

그를 잃어버린 후부터 마음껏 그를 동경할 수 있었던 시간이 미칠 만큼 간절해진 차준은 떨리는 숨을 들이쉬었다.

“제가 어떻게든…… 형을 데려오겠습니다.”

그러고는 어느 때보다 진심 어린 대답을 내뱉었다.

오랫동안 죽은 숨만 내뱉던 가슴에 그제야 새 숨결이 도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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