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나 지금 너희 집 앞이야
2017.08.14.
자정에 가까운 늦은 밤.
침대에 누운 지는 꽤 되었지만 나봄은 쉽사리 잠이 들지 못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연락 하나 때문이었다.
분명 유리는 그녀의 편지를 오늘 안에 전해 준다고 했었는데, 왜 그에게서는 받았나 어쨌다 연락이 없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은 둘 중 하나였다.
유리가 까먹고 전해 주지 않았거나. 태오가 읽고도 화를 풀지 못했거나.
나봄의 얼굴에 드리워진 수심이 더욱 더 깊어졌다.
고의였든 고의가 아니었든, 업무에 지장을 준 건 분명 그녀의 잘못이었다.
예전부터 제 일에 관해서라면 완벽주의자 기질이 있었던 그는 작은 과제 하나도 목숨 걸고 할 만큼 열정적인 성격인데.
업무적인 문제로 갈등을 빚은 건 정말 프로페셔널하지 못했다.
그러니 그가 엄하게 다그쳤다고 해서, 사적인 감정만으로 섭섭하게 생각할 게 아니다.
“다음 회의는 언제더라…….”
나봄은 또 다른 사과 기회를 엿보기 위해 휴대폰 캘린더를 확인했다.
다음 미팅 때까지 해야 할 일을 완벽하게 끝마쳐서, 나도 프로젝트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그녀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캘린더에 적어 둔 세부 일정을 확인하기도 전에.
♩♪♬♩♪♬―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벨소리가 나봄을 깜짝 놀라게 했다.
평소 이때쯤 전화를 거는 사람은 이 밤의 끝을 잡고 시시콜콜한 수다나 떨고 싶어 하는 소라였으나, 오늘 휴대폰 액정에 떠오른 이름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단태오……?”
그토록 기다리던 연락이어서 그런가.
나봄의 심장이 별안간 쿵쾅쿵쾅 요동치기 시작했다. 벌떡 상체를 일으킨 그녀는 떨리는 손끝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여, 여보세요?”
―어…….
“…….”
―저기…….
쉽게 이어지지 못하는 태오의 뒷말.
나봄은 숨죽여 그의 음성에 귀를 기울였다.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숨소리는 그녀처럼 엷게 떨리고 있었다.
―자고 있었어?
이윽고 꺼내진 질문은 망설인 시간에 비해 매우 짧았다. 나봄은 혹시 잠겨 있을지 모를 목을 손가락으로 꾹 누른 채 힘주어 대답했다.
“아니! 아직!”
―…….
“너는……?”
그 말은 던져 놓고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자고 있는 사람이 지금 전화를 걸 리가 없잖아.
아니나 다를까. 태오는 듣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숨 막히게 어색한 정적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나봄은 다른 얘기를 꺼내려 입술을 열었다.
“오늘 일은…….”
하지만 그때.
―지금 잠깐 볼래?
“어?”
―너희 집 앞인데…….
뜻밖의 얘기를 들은 나봄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진 채 제 방 창문으로 향했다.
침대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 그녀는 창가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조심스럽게 커튼을 걷어 냈다.
일렁이는 눈빛으로 내려다본 집 앞 가로등 밑에는 정말 그가 서 있었다. 손에 하얀 종이 한 장을 꼭 쥔 채.
“아…….”
나봄의 입술 새로 흐린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건 얼핏 곤란해 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가로등 불 아래 비친 태오의 얼굴에 살짝 기가 죽었다.
또 다른 오해를 사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서둘러 뒷말을 이어 냈다.
“지, 지금 나갈게! 잠깐만 기다려!”
―나올 수 있어?
“응! 당연하지!”
나봄은 그리 대답하며 곧바로 창가를 벗어났다. 지금 그녀는 얇은 잠옷 원피스 차림이었지만, 그런 건 신경 쓸 정신도 없었다.
빠르게 제 방을 빠져나가는 나봄은 오직 딱딱하던 태오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진 것에 안도하는 중이다.
“너 이 밤중에 어디 가냐!”
1층으로 내려오자마자 신발장으로 달려가는 나봄에게 막 씻고 나온 한 사장이 물었다.
“잠깐 산책 좀 하고 올게요!”
자세하게 설명할 시간도 없었던 나봄은 거짓말을 했으나, 눈치 빠른 한 사장은 곧바로 간파해 냈다.
“애인 만나러 가는 구만.”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한 사장의 눈빛엔 확신이 가득했다.
잔뜩 들뜬 저 뒷모습은 백 퍼센트야. 아무래도 우리 딸 연애하나 봐.
.
.
.
철컹―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던 녹슨 대문이 드디어 열렸다. 가로등에 기대 서 있던 태오는 그녀의 집 앞으로 몇 발자국 다가섰다.
“아, 안녕.”
머지않아 그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나봄은 다행히도 화가 난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편지를 찢어 놓은 상태로 봐서는 보자마자 얼굴에 침이라도 뱉을 줄 알았건만.
그새 풀린 걸까, 아니면 내 성의를 봐서 풀어 주기로 한 걸까.
태오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내내 준비했던 말을 혀끝에 장전했다. 하지만 첫 마디를 꺼내 놓으려던 순간 눈에 탁 걸려 들어온 건 너무 얇은 나봄의 옷차림이었다.
밤공기가 얼마나 차가운데, 감기 걸리려고 작정했나.
“얼어 죽는다, 너.”
태오는 대뜸 걱정 섞인 핀잔부터 내뱉었다. 그리고 곧바로 후회했다.
같은 걱정이라도 조금 더 친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 텐데, 내 머리엔 서툰 표현을 매끄럽게 교정해 주는 필터가 없나 보다.
하지만 나봄은 태오의 까칠한 말을 듣고도 그저 생긋 웃을 뿐이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단태오는 오늘 낮에 보여 주었던 딱딱한 모습이 아니라 예전의 삐딱하면서도 상냥한 모습이라서, 나봄은 그의 살짝 구겨진 미간마저도 반갑기만 하다.
“니가 갑자기 와서 그렇잖아. 너무 놀라서 달려 그대로 나와 버렸어.”
남몰래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은 나봄은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러자 태오는 그런 나봄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낮은 목소리를 흘려보냈다.
“편지 잘 읽었어.”
“그랬구나.”
“응, 안 잊고 써 줘서 고마워.”
이 녀석이 고맙다는 이렇게 순수하게 표현할 줄 알던 애였나.
나봄은 어울리지 않게 솔직한 태오의 감사 인사에 살짝 놀랐으나, 굳이 티를 내지는 않기로 했다.
새삼 좋게 보이는 건 그동안 나도 모르게 쌓고 있었던 오해가 많다는 뜻이었다.
앞으로 태오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생각이었던 나봄은 편지에 미처 적지 못한 진심을 마저 꺼내 놓기로 했다.
하나 할 말을 정리하려 잠깐 시선을 틀었을 때, 그의 손에 들린 편지가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네모반듯하게 접었던 처음의 모양이 무색할 만큼, 갈기갈기 찢었다가 테이프로 붙여 놓은 듯한 그녀의 편지는 너덜너덜한 걸레짝이 되어 있었다.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진 나봄은 그 편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그거 왜…….”
그거 왜 그 꼴이 났니, 라고 물을 생각이었는데.
태오가 대답을 가로챘다.
“내가 붙였어.”
“뭐?”
“쓰레기통에 버려 놓기엔 너무 갖고 싶어서…… 그래도 한 조각도 잃어버린 건 없어.”
그의 말을 듣자 잔뜩 혼란스러워진 가운데, 한 사람이 떠올랐다.
오늘 반드시 이 편지를 태오에게 제대로 전해 주겠다고 약속했던 허유리 파트장.
그녀가 저리 만들어 놓은 모양인데 대체 왜……?
점점 커지는 의문도 잠시.
“……내가 미안해.”
태오가 말했다. 미안하다고.
그건 나봄이 지금 막 건네려 했던 진심 어린 사과였다.
모든 잘못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믿고 있던 나봄은 동그란 눈동자를 태오에게 두었다. 태오는 그런 그녀를 마주 보며 마른침을 삼켰고, 이내 다시 입술을 열었다.
“업무적인 부분을 가지고 뭐라 한 거면 몰라도, 오늘 나 혼자 화났다고 너한테 그딴 식으로 군 건 너무 애 같은 짓이었어.”
응? 업무적인 부분으로 뭐라고 한 거 아니었어?
“사적인 감정을 내세우지 말았어야 했는데…….”
사적인 감정이라면 무슨 사적인 감정?
“영문도 모르는 너한테 나 혼자 멋대로 난리쳐서 미안. 매번 당하고 있는 니 생각은 하나도 못 했다.”
내가 너한테 매번 뭘 당했다고…… 아니, 그보다 이런 일은 오늘이 처음이었던 거잖아. 난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태오의 입술 밖으로 꺼내진 말들은 하나같이 나봄에게 혼란만 줄 뿐이었다.
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태오는 처음으로 제 감정이 모두 묻어 나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무조건, 내가 다 미안해.”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 채 한 번 더 힘주어 사과를 건넸다.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에게서 듣는 미안하다는 말은 진짜 용서를 구할 때보다 더 절박하게 느껴졌다.
무슨 대답을 하기엔 마음이 너무 복잡했던 나봄은 그가 쥐고 있는 너덜너덜한 편지를 바라보았다.
잔뜩 구겨진 종이를 얼마나 애써서 폈던 건지, 자국은 남아 있는데 선명하진 않았다. 갈기갈기 찢긴 부분들은 정말 한 조각도 빼놓지 않고 모아 아주 꼼꼼하게도 붙여 놨다.
“편지…… 다시 써 줄까?”
엉망이 된 편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봄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처참한 꼴의 편지를 소중히 쥐고 있는 그의 손이 너무 짠해 보여서였다.
그러자 태오는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짧게 대답했다.
“아니, 이거면 돼.”
짧게 대답한 그는 편지를 고이 접어 지갑에 넣었고, 그녀의 몸을 대문 쪽으로 돌렸다.
“이제 들어가 봐. 감기 걸리면 큰일이다.”
다행히 마지막으로 내뱉은 걱정의 말은 아까보단 친절했다.
그래서 마음을 놓은 태오는 그저 편안한 표정이었으나, 나봄의 눈빛은 그 순간부터 사정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를 집으로 다시 들여보내기 위해 어깨에 닿은 손이 어쩐지 마음을 간지럽히는 것 같아서.
찬찬히 몸을 돌리자 길게 늘어진 그의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건 그저 새까만 어둠처럼 보일 뿐이었으나, 그의 시선이 나를 향해 있다는 건 분명했다.
아무래도 오늘 단태오를 너무 많이 의식했나 보다.
날 기다리고 있던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너를 향해, 자꾸만 뒤돌아보고 싶어진다.
우린 분명 작별을 아쉬워할 사이가 아닌데도.
* * *
“안녕히 주무셨어요.”
지난밤, 이유 없이 잠을 설친 나봄이 피곤에 찌든 목소리로 아침 인사를 했다.
어제 널어놓은 빨래를 개고 있던 한 사장은 무심한 목소리로 답했다.
“오냐, 너도 잘 잤냐.”
“어제는 통 못 잤어요. 잠이 안 와서.”
“그랬겠지. 사랑이 밤새 퐁퐁퐁 솟았을 테니까.”
“네?”
갑작스러운 사랑 타령은 나봄이 듣기에 퍽 이상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졸린 상태인 나봄은 말뜻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한 사장이 뱉은 이야기는 그녀의 두 발을 멈춰 두게 만들었다.
“아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지방 출장 가는 거 알지.”
“아아, 금요일이었구나.”
“그동안 혹시라도 집 안에 남자 친구 불러들일 생각은 말아라. 난 사위 아니면 외간 남자 출입 용납 못 한다.”
“남자 친구라니……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에이, 뭘 숨기고 그래.”
숨긴다니. 대체 뭘 의심하고 있는 거야.
나봄은 확실히 이상해진 그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그 노골적인 시선을 느낀 한 사장은 시치미 떼지 말라는 듯 확신이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빤 다 알아. 너 그때 온 본부장이랑 사귀잖아.”
“예?!”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억측은 나봄을 졸음을 확 쫓아내 버리기에 충분했다.
그가 말하는 본부장은 현재 그녀의 가장 큰 고민거리라서, 이런 쪽의 오해는 사고 싶지가 않았다.
“아니요! 그런 사이 아니에요!”
나봄은 손까지 휘저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아직 가시지 않은 한 사장의 눈웃음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예전에 집 앞에서 뽀뽀까지 해 놓고서.”
“그게 언제 적 일인데……! 어쨌든 진짜 아니니까 넘겨짚지 마세요.”
“정말? 맹세해?”
“네! 맹세하고 아니에요!”
“그럼 그 새벽에 본부장이 널 왜 찾아와? 어지간한 얘긴 다음날 전화로 하면 되지.”
“네, 네?”
누가 찾아온 건 또 어떻게 아신 거지.
돌발 질문을 받은 나봄의 눈동자가 당황스러움으로 파르르 떨려 왔다. 그걸 놓치지 않고 본 한 사장은 더욱 장난기 어린 미소를 퍼트리며 말을 이었다.
“너 산책 간다고 거짓말 치고 집 앞에서 쑥덕쑥덕하던 거 다 들렸어. 환기 시킨다고 창문 열어 놓고 있었거든.”
“아…….”
“아무 사이도 아니면 야밤중에 널 왜 찾아오겠어.”
그리 말하는 한 사장은 이미 한밤의 방문객이 차준이라고 확신하는 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밤 신이 난 채 뛰쳐나가던 나봄의 표정은 고등학생 시절에나 보았었던 풋풋한 연애모드였으니까.
하지만 돌아오는 나봄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아…… 본부장님 아니에요. 다른 친구가 찾아왔어요.”
“친구? 너 남자애랑 안 친하잖아.”
“대학교 동기 한 명이 우드레일 현장팀에 근무하고 있어요.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어쨌든 어제는 급히 전해 줄게 있다고 잠깐 들른 거예요.”
나봄은 되는 대로 둘러댔으나, 그게 거짓말은 아니었다.
어제 단태오는 분명 왜 하는지도 모를 사과를 전해 주러 온 것이었으니.
하지만 한 사장은 그 얘길 듣고서도 두 눈을 게슴츠레 떴다.
나봄이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표정으로 달려간다는 건, 도무지 믿기지 않는 얘기였다.
순간 나봄은 이럴 땐 말을 돌려 버리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출장 가시면 소라 부를 거예요. 혼자 집 지키기 무서우니까.”
나봄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며 멈춰 두었던 걸음을 다시 옮겼다.
“흐음, 분명 어제 그냥 친구 만나러 가는 표정이 아니었는데…….”
등 뒤에서 들려오는 한 사장의 혼잣말엔 아직 의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더 이상 휘말리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아무 대꾸도 없이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대체 어제 내 얼굴이 어쨌다고 그러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나봄은 화장실 문을 잠그고 선반에 항상 구비되어 있는 머리띠를 했다.
그러자 거울에 적나라하게 비치는 그녀의 맨얼굴.
원래 피부 하나는 자신 있었는데 나이가 드니 슬슬 푸석푸석해 보이기 시작한다. 특히 왼쪽 뺨에 돋아난 뾰루지는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어머, 나 어제 이러고 나간 거야?”
나봄은 지난밤, 비비크림도 덧바르지 않고 쌩얼로 태오에게 뛰쳐나갔던 자신을 뒤늦게 떠올렸다.
이렇게 자유분방한 모습은 보여 준 적이 없는데. 지금껏 화장한 얼굴만 보아 왔던 그라면 실망했을 게 분명했다.
게다가 창피하게도 잠옷 차림이었잖아! 진짜 이상해 보였을 거야!
나봄은 울적해진 표정으로 수도꼭지를 틀었다.
콸콸콸 쏟아지는 수돗물을 지켜보고 있자니, 갑자기 쓸데없는 걱정을 쏟아 내는 제 마음이 의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겨우 깨달은 사실 하나는 이 모든 걱정들은 하나같이 태오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
“아…….”
흐린 신음을 흘려보낸 나봄은 재빨리 고개를 푹 숙여 버렸다. 그리고 양 손에 물을 가득 모아 담고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다고 그에 대한 생각이 씻겨 나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적어도 잠은 쫓을 수 있겠지.
그럼 어제의 기억도 지난 과거들처럼 옅어지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