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너 납치하려고
2017.07.31.
스테이크가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아니면 바닥에 떨궈 버렸는지.
내 표정은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아니면 평소처럼 미간을 잔뜩 찡그리고 있는지.
태오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저 구름 위를 걷는 기분에 사로잡혀 얼굴만 붉히고 있을 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 와중에 놀라운 사실은 용케 그녀를 차로 데려다줬다는 것이었다. 내비게이션의 안내 음성을 들은 태오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나봄을 바라보았다.
“와, 차 되게 막혔다. 그치?”
그랬었나. 몰라, 기억 안 나.
“골목길 잘 나갈 수 있겠어? 양 옆에 차들이 주차 되어 있어서 되게 좁은데.”
들어왔을 때처럼 천천히 나가면 되겠지. 걱정 마.
“저기, 태오야.”
응, 왜.
“혹시…… 오늘 내가 실수한 거 있어?”
“어?”
“계속 아무 말이 없길래.”
태오는 나봄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대답은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 입 밖으로 나오진 않은 모양이다.
당황한 태오는 잠시 다른 곳을 보며 이성을 되찾으려 애썼다.
“아아…… 잠깐 딴생각을 하느라.”
머지않아 흘러나온 변명은 안 하느니만 못했다. 지금까지 계속 이딴 식으로 굴어서 다 망쳤던 거면서,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보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나봄은 그제야 환히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난 또, 내가 기분 나쁘게 한 줄 알고.”
“그, 그럴 리가…….”
“요즘 바쁘다더니 쉴 때도 일 생각만 하는 구나?”
태오는 그녀의 다정한 물음에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거려 버렸다. 사실 그의 머릿속을 꽉꽉 채워 놓은 건 일이 아닌 한나봄이었으나, 그걸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성실한 것도 좋지만 쉬엄쉬엄해. 프로젝트 잘 끝마칠 수 있게 나도 많이 도와줄게.”
나봄의 친절함은 까칠한 태오의 시선도 부드럽게 풀어 주었다. 덕분에 한결 안정을 되찾은 그는 뒤늦은 감사인사를 건넸다.
“오늘 식사 맛있었어. 고맙다.”
“그 인사는 내가 너한테 해야지.”
“왜?”
“니가 계산했잖아. 나 가방에서 지갑 찾고 있던 사이에.”
와, 정신 나간 와중에도 그건 제대로 했네. 장하다, 단태오.
태오는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그 미소는 나봄이 보아 왔던 미소들 중에서도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웠다.
확실히 그는 오늘 기분 나쁜 거 하나 없이 즐거운 저녁을 보냈나 보다.
한결 마음을 놓은 나봄은 서둘러 안전벨트를 끌러 냈다. 그러고는 차 문을 열기 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럼 나 가 볼게. 내일 보자.”
“내일은 주말인데.”
“아, 그렇구나. 그럼 월요일!”
나봄은 멋쩍은 미소만 남겨 두고 차에서 내렸다. 태오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큰 결심을 한 표정으로 그녀를 불렀다.
“한나봄.”
“어?”
“나…… 그 편지, 주면 안 되냐.”
“무슨 편지?”
“아까 읽어 줬던 거…….”
그것은 태오에게는 큰 용기를 낸 부탁이었으나, 나봄에게는 피하고 싶은 시련이었다.
흰 백지를 들고 즉석에서 읊어 낸 말들은 진심이긴 했지만, 뭔 내용이었는지 제대로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결국 나봄은 그에게 진실을 얘기해 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있잖아, 그거…….”
하나, 한 마디 꺼내기도 전에 태오의 작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누구한테 편지 받아 본 게 처음이라서…….”
“…….”
“괜찮다면 갖고 싶은데…….”
그리 말하는 태오는 수줍을 때마다 구기는 미간조차 평소와 똑같았다.
하지만 뭐에 홀렸는지, 항상 험상궂게만 보였던 그 모습은 이제 소심하고 부끄러움 많은 순수한 아이처럼 비친다.
확실히 맺어지지 못하고 흐려지는 음성이 특히나 마음 찡했던 나봄은 ‘애초부터 그런 건 없었다’라는 제대로 된 답변을 돌려줄 자신이 없었다.
아마 그 누구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인간의 탈이라도 썼다면.
“내, 내 글씨가 엉망이라서! 맞춤법 틀린 것도 있고!”
“아…….”
“괜찮다면 월요일 날 다시 써서 줘도 될까?!”
결국 뱉어 버린 거짓말.
시무룩해질 뻔했던 태오의 눈동자에 다시 빛이 들었다. 잠시 얼어붙어 있던 그는 이내 한 번 더 밝은 미소를 입가에 얹는다.
“그래, 그럼.”
그래도 괜찮다며 매달리지 않고 순순히 수긍해 준 건 정말 다행인 일이었다.
나봄은 주말 동안 꼭 그럴싸한 편지를 써 주겠다고 다짐하며 한 번 더 마무리 인사를 건넸다.
“이제 진짜 들어갈게.”
“어, 밤길 조심해라.”
“대문 앞까지 데려다줘 놓고 무슨…….”
“혹시 모르잖아. 마당에 도둑놈이라도 숨어 있을지.”
그 말은 내뱉어 두고 나니 참 별로였다. 꼭 무슨 일 생기라고 고사 지내는 것도 아니고.
더 이상 오해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태오는 평소보다는 마음을 드러내기로 했다.
“그러니까…… 먼저 들어가. 난 너 잘 들어가나 보고 출발할게.”
이러다 내 마음을 알아차린 그녀가 다시 날 피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때 일은 그때 생각하지 뭐.
어차피 요 며칠 마음을 숨겨 본 결과, 내 가슴만 썩어 문드러질 뿐 나아질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할 말을 마친 태오의 입술이 닫히자 이번엔 나봄의 입술이 빵긋 열렸다.
“저기, 아까…….”
“어.”
“아니야, 먼저 갈게.”
그러나 이내 도로 닫혀 버렸다. 분명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냥 묻어 둘 생각인가 보다.
태오는 추궁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나봄은 그런 태오를 두고 조수석 문을 닫았고, 이내 대문을 열고 마당 안으로 들어섰다. 마지막에 손 인사라도 해 줄 줄 알았는데 애석하게도 그런 건 없었다.
“주말에 뭐하냐고 물어 볼걸 그랬나…….”
나봄의 향기만 남아 있는 차 안에서 태오는 미련 가득한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러고 있느라 미처 신경 쓰지 못한 기척 없는 나봄의 집 마당.
“그때 했던 얘기…… 진짜 거짓말이었을까.”
그 안에선 나봄이 뒤늦게 그의 마음을 의식하는 중이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지.’
오늘 뜻하지 않게 엿보게 된 그의 진심은.
‘아니라고 거짓말까지 했는데…….’
그동안 아니라고 믿어 왔던 만큼 놀랐으나.
‘……날 더 피할까 봐.’
그래서 외면해 왔던 시간만큼 뭉클했으니까.
차준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복잡한 나봄의 연애사에 단태오가 끼어들었다.
항상 무섭게만 굴었던 그는 요즘 들어 의외의 면을 많이 보여 주고 있어서, 나봄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더 알고 싶어졌다.
어쩌면 늘 바라봐 왔던 그 사람보다도.
* * *
빌린 가방을 돌려주기 위해 찾아왔다가 눌러앉아 노닥거리게 된 소라의 집.
“있잖아. 이건 내 아는 사람 얘긴데…….”
“옳지, 이쯤이면 아는 사람 얘기랍시고 연애사 꺼내 놓을 때가 됐지.”
나봄이 조심스레 말문을 열자, 소라가 곧바로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 당황한 나봄은 두 손을 저으며 필사적으로 시치미를 뗐다.
“내 얘기 아니야!”
“거짓말 마. 너 이제 슬슬 차준 선배랑 무슨 일이 생길 때 됐잖아.”
소라의 짐작대로 차준과 무슨 일이 있긴 있었으나, 오늘 나봄이 상담하고 싶은 얘기는 그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의 관심 대상이 차준이라고 확신한 소라는 콕 집어 질문 세례를 퍼붓기 시작했다.
“널 예전처럼 엄청 예뻐해?”
“아니.”
“사랑스러워 죽겠대?”
“아니!”
“그럼 사귀자고 해?”
“아…….”
“어머, 사귀자고 했구나!”
하려던 얘기는 이게 아닌데 차준의 고백을 들켜 버렸다.
나봄은 뒤늦게 고개를 저어 보려 했으나 흔들리는 눈빛은 숨긴다고 숨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래서 넌 뭐라고 했는데? 이제부터 둘이 사귀는 거야?”
소파에 늘어져 있던 소라는 몸까지 똑바로 일으켜 세우며 매섭게 추궁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그녀의 질문들은 오히려 나봄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만!”
“웁!”
참다못한 나봄은 고함까지 지르며 소라의 입을 막아 버렸다. 그러고는 놀란 눈을 깜빡이는 소라에게 솔직한 대답을 털어놓았다.
“그래, 고백 받았어. 받았는데…….”
“…….”
“하아, 잘 모르겠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본의 아니게 한탄을 늘어놓은 나봄의 손에 스르륵 힘이 풀렸다. 입의 자유를 되찾은 소라는 그런 나봄이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차준 선배가 니 첫사랑 아니야?”
“맞아.”
“그냥 첫사랑도 아니고 10년 동안 내내 그리워했던 첫사랑이잖아.”
“응, 그렇지.”
“그런데 왜 거절하려는 거야?”
소라가 흘려보낸 뜻밖의 단어, ‘거절’.
그건 나봄도 놀라게 만들었다.
그의 고백이 갑작스러워서 곤란하게 느껴지는 건 줄 알았는데, 곰곰이 되짚어 보니 지금의 감정은 거절 전의 난처함과 비슷했다.
어느새 본론은 새까맣게 잊어버린 나봄은 흐린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얼굴이 드리워진 수심은 오랜 절친인 소라도 본 적 없던 종류였다.
자세를 똑바로 고쳐 앉은 소라는 나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자, 우선 찬찬히 들여다보자. 지금 니가 느끼는 감정이 뭔지.”
“……응?”
“넌 항상 다른 사람 눈치 보느라 정작 니 마음을 돌아보질 못하잖아.”
그건 나봄을 가장 잘 아는 그녀이기에 가능한 지적이었다.
그제야 어렴풋이 자신의 문제를 깨달은 나봄은 그때부터 선우차준이 아닌 그의 앞에 선 제 모습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녀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그 사람.
하지만 실컷 설레고 난 다음 찾아오는 감정은 불안감, 긴장감, 그리고 이유 모를 공허함이었다.
사랑스러운 눈웃음도, 따듯한 눈빛도, 달콤한 목소리도 모두 나봄을 향한 것이었으나 좀처럼 그녀의 마음을 채워 주지는 못했다.
대체 왜일까. 함께하는 시간이 외로운 이유는.
진짜 그 사람이 다시 돌아왔는데, 아직까지 10년 전의 첫사랑을 추억하고 있는 이유는.
“내가 왜 이러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낯설어.”
나봄은 아직 정리되지 못한 마음을 소라에게 솔직히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에게 집중하고 있는 소라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이었다.
“낯설다니? 오랜만에 만나서 어색한 거야?”
“아니, 그런 감정이랑은 좀 달라. 내가 기억하고 있는 차준 오빠는 조금 더 인간미 있었던 것 같은데…….”
“…….”
“지금의 차준 오빠는 잘 만들어진 예술 작품 같은 느낌이야.”
“예술 작품이라…….”
소라는 나봄의 말을 심각하게 곱씹었다.
하지만 너무 추상적으로 뱉어진 차준에 대한 심정은 나봄 본인조차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대책 없는 탄식만 늘어놓고 있으니.
“여전히 멋진 남자이긴 하지만 그 모습들이 예전처럼 자연스럽지 않다는 거네.”
놀랍게도 소라가 그녀의 마음을 확실히 정리해 주었다. 비로소 제 감정을 정확히 파악한 나봄은 차마 고개도 끄덕이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 반응으로 정답을 확신한 소라는 한결 여유로워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한나봄, 잘 생각해 봐. 떨어져 있던 시간이 무려 10년이라고.”
“…….”
“물론 그동안 너처럼 한결같은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내 온 세월만큼 변해. 특히 선우차준 선배는 아예 본질 자체가 달라졌을걸?”
“왜?”
“겨우 나이 서른에 회사 본부장 자리까지 따냈잖아. 그게 예전의 여유롭고 자유분방하던 성격으로 가능한 일일 것 같아?”
차분히 건네지는 소라의 말은 구구절절 옳은 소리뿐이었다.
그냥 본부장도 아니고, 대기업 이사에 회장님의 손자이기까지 한 그는 확실히 예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드레일 회장은 예전부터 엄하고 독하고 거칠기로 소문이 자자했는걸.
“그럼 낯설게 느껴지는 건 감수해야 하는 건가?”
소라의 통찰력을 백 퍼센트 믿게 되어 버린 나봄은 진지하게 조언을 구했다. 허나 소라는 검지 손가락까지 좌우로 흔들며 단호하게 막아섰다.
“아니, 감수할 게 아니라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거지.”
“뭘 다시 생각해?”
“바뀐 선우차준도 예전처럼 사랑해 줄 수 있는지.”
또렷이 흘러나온 소라의 마지막 말은 나봄의 귀가 아닌 마음으로 꽂혀 들어왔다.
지금은 그의 고백을 받아 주느냐 마느냐로 고민할 타이밍이 아니라, 그를 사랑할 수 있느냐 없느냐부터 판단 내려야 할 때.
그래서 마음이 그리도 복잡했나 보다. 그에게 무슨 대답을 돌려줘야 할지, 이제야 겨우 감이 잡힌다.
“소라야, 넌 정말 좋은 친구야!”
소라 덕에 뜻밖의 해결책을 얻은 나봄은 그녀를 와락 끌어안았다. 소라는 잠시 놀라는 듯했으나, 이내 특유의 시원한 미소와 함께 쿨한 대꾸를 날렸다.
“당연하지. 너의 일을 이렇게 내 일처럼 고민해 주는데.”
그건 너스레치곤 꽤 들어맞는 말이었다.
이렇게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함께 고민해 주고 괜찮은 해결책을 내주는 소라는 나봄에게 둘도 없이 고마운 존재였다.
번번이 신세만 지는 소라에게 꼭 보답하고 싶었던 나봄은 큰 결심을 한 표정으로 말했다.
“있잖아, 소라야. 다음 주에 아빠가 1박 2일 지방 출장 가거든? 그때 우리 집 꼭 놀러 와. 내가 널 위한 파티를 열어 줄게.”
“진짜?”
“응! 그날 우리 어릴 때처럼 제대로 놀아 보자!”
“좋았어! 그럼 술은 내가 들고 간다!”
큰 문제 하나가 해결되니 이렇게나 삶이 가벼워진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건넛집 사는 해결사를 찾아올걸 그랬어.
* * *
“회사 다녀오겠습니다!”
“본사로 출근하냐?”
“아니요! 현장으로 가요!”
“그렇다면 빡세겠구나! 한 팀장, 오늘도 힘내라!”
“네! 아빠도요!”
출근 준비를 끝마친 나봄의 아침은 여느 때보다 활기찼다.
아까 아침밥을 먹으면서 확인한 오늘의 운세가 유달리 좋은 탓도 있었지만, 주말 동안 복잡한 머릿속이 깨끗해진 덕이 가장 컸다.
물론 차준을 만나 준비한 대답을 들려줘야 하는 일이 남아 있긴 하나, 그건 나봄에게 더 이상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혼란스럽기만 했던 마음을 드디어 똑바로 들여다보았으니까.
며칠 뒤 본사에 들리게 되면 그 기회에 똑바로 전할 생각이다.
지금의 나는 10년 전의 감정을 따라갈 수 없으니, 모든 걸 처음으로 돌이켜 서로를 알아 가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 보자고.
끼익―
현관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서니 상쾌한 바람이 나봄을 반겼다. 사뿐사뿐 걸음을 옮긴 그녀는 두 손으로 대문을 힘차게 열어젖혔다.
그와 동시에 시선에 담겨 오는 건 익숙한 골목의 풍경들.
전단지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전단지, 길고양이가 뜯어 놓은 쓰레기봉투, 아스팔트 사이사이로 비죽이 고개를 내민 잡초.
그리고 여기와 어울리지 않는 하얀 벤츠 한 대.
“저 차는…….”
그리 생각한 순간, 벤츠의 운전석이 열렸다.
머지않아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평소의 정장이 아닌 캐주얼한 옷으로 차려입은 선우차준이었다.
“오…… 빠?”
“주말 잘 보냈어?”
“예, 예. 그런데 아침부터 여긴 왜…….”
“응, 너 납치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