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위에 군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를 지키기 위해 돌아왔다!! 디오니스의 여제였지만, 한순간에 불행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온 르베나! 르베나는 회귀 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화려한 왕관을 벗어던지고 차갑고 날카로운 검을 드는 기사가 되기로 한다. 그 피비린내 날 길을 함께 걷겠다는 그녀의 사람, 아를과 ‘보토니에’의 첫 희생지가 된 자칸의 계승자 바흐란, 의뭉스러운 구석이 있긴 해도 항상 유용한 정보를 주는 애너벨 상회의 대표 칸, 그리고… 이전 생에서는 거대한 적이었던 잊을 수 없는 남자, 유파시드 루드바하. 그녀를 돕겠다는 이들과 힘을 합쳐 흑마법을 사용하는 ‘보토니에’라는 자들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 * * 입을 떼는 르베나에게는 더이상 어떠한 망설임도, 주저함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앞만 보고 걸어 나갈 사람처럼 말했다. 그녀의 붉은 눈이 순간 어느 보석보다 밝고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나는 지키는 이가 될 것이다. 나는 이 디오니스를 정당하게 수호하고! 디오니스에 속한 이들의 인생을 지켜내는 사람이 될 것이다. 자신의 권력과 탐욕, 재물만을 지키는 이들을 척결하고 자신의 정의와 믿음, 사람을 지키는 이들을 옹호할 것이다.” 르베나의 말에 메이슨 공작이 물었다. “그 말씀은… 왕위를 잇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의 말에 여기저기서 헛숨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르베나의 한마디면 디오니스는 왕위찬탈에 따른 피바람이 불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들은 르베나는 웃기는 소리라는 듯 피식 웃었다. ‘나는 무능력한 왕이었고 자만으로 화를 자초한 지도자였다. 그런 나에게 왕이라니.’ 곧 르베나가 메이슨 공작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힘을 주어 말했다. “아니. 난 디오니스를 수호하는… 기사가 될 것이다.” 말을 하는 르베나의 눈빛에 더 이상의 어둠은 없었다. 망설임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