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화
제4장. 르베이나 (67)
“있을 수 없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르베나의 음성이 떨려옴과 함께 세상의 모든 빛이 사라졌다. 이제 막 떠오른 아침의 찬란한 해도, 그 해를 호위하던 흰색의 구름 떼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를 칠흑 같은 어둠과 적막. 모두의 신경을 예민하게 자극하는 따가운 공기와 온몸이 두려움에 잠식될 만큼의 압도적인 힘이 메우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의… 힘이 아니야.”
누군가의 두려움 가득한 말처럼 그것은 인간이 낼 수 있는 힘이 아니었다. 결코 인간은 흉내 낼 수조차 없는 힘.
모두의 오금이 저릴 정도의 존재가 이곳에 나타난 것이다.
「누가 또 나를 불렀는가.」
그리고 들려온 목소리는 르베나의 전신을 떨리게 할 만큼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것이었다. 먼 기억 속의 그녀가 간절히도 원했던 것. 하지만 지금은 들으리라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그것.
“드… 래곤.”
르베나가 자신도 모르게 그를 부르자 어떤 시선이 그녀에게 향하는 걸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숨조차 삼키기 힘든 그의 시선이 주는 압박감은 상당했고 단지 그가 바라보는 것만으로 질식할 것만 같이 주변의 공기가 희박해지는 느낌은 선명했기에.
하지만 그때 루드바하가 르베나를 막아서듯 그녀의 앞에 섰다. 마치 드래곤에게서 그녀를 보호하듯. 그리고 그들의 앞을.
“아를 경.”
아를이 커다란 검을 뽑은 채 가리고 섰다. 하지만 흔들림없이 앞을 지켜선 서늘한 모습과는 달리 아를의 심장도 그 순간만큼은 미친 듯이 뛰었다. 이것은 그가 생전 처음 경험하는 공포였고 용기로 가릴 수 있는 종류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의 본능이 경고하는 공포. 결코 이길 수 없는 거대한 존재 앞, 한 줌의 먼지가 된 느낌. 그것이 그의 전신을 채워 나갔지만, 아를은 결코 물러날 수가 없었다.
“기분이 나빠서 그럽니다.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자신의 모습에 놀란 루드바하의 부름에 아를이 답했다. 동시에 그가 땀으로 흥건해진 손바닥을 힐끗 보았다. 아를의 본능이 이토록 강하게 공포를 경고한 적은 없었다. 동시에 그의 본능이 끊임없이 속삭였다. 이 순간 저 존재로부터 르베나를 가려야 한다고. 저 시선으로부터 그녀를 지켜야만 한다고. 그래서 그는 비킬 수 없었다.
아를의 말을 들은 건지 드래곤에게서 작은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만 같았다. 이곳에 존재하는 모두가 그를 보지 못함에도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알 수 있었고 그가 의도하는 표정을 알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 모두에게 드래곤은 이미 공포였다.
그런 드래곤의 시선이 곧 르베나에게서 멀어지며 파벤더를 향했다. 그리고 머릿속을 통해 전해지는 거대한 울림의 음성이 전해졌다.
「너는 더러운 마법에 물든 자. 감히… 네가 이 세계의 대리자인 나를 부른 것이냐.」
조금의 감정도 담기지 않은 목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에 스민 약간의 못마땅함만으로 파벤더의 무릎은 저절로 굽혀져 땅에 처박혔다.
쿵! 그와 동시에 파벤더의 전신에 닿은 공기가 찌릿할 정도로 날카로워졌다. 하지만 파벤더는 이 모든 것에 지지 않기 위해 애쓰며 외쳤다.
“드, 드래곤이시여! 저는 당신을 부르기 위해 50년이란 시간을 바쳤습니다. 부디 저의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파벤더의 공손한 말투에 잠깐 화가 누그러진 듯 드래곤이 다시 그 목소리를 냈다.
「너희의 50년은 내게 하루의 값어치도 없다. 하지만 궁금하구나. 그토록 더러워진 혼을 가지고도 집념만으로 나를 불러냈으니. 그리하여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드래곤의 말에 파벤더의 얼굴이 활짝 밝아졌다. 동시에 르베나의 표정은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곧 파벤더가 드래곤이 있다고 생각되는 곳을 바라보며 잠시 고민했다.
소원은 오직 하나. 그에게는 원래 세상의 모든 세츠와 베이라를 통제할 힘을 달라는 소원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함께 누릴 루가 죽은 지금. 그는 두 가지 소원을 놓고 고민했다. 루. 그가 사랑했고 그를 사랑한 여인. 그에게 흑마법에 대해 알려준 여인. 언제나 가여웠고 그래서 더 곁에 두고 싶었던 여인.
잠시 자신의 루와 유파시드로서 고된 길을 걸어야 했던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 파벤더가 결심한 듯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모든 세츠와 베이라를 통제할 힘을… 그 힘을 주십시오!”
하나뿐이었으므로. 파벤더는 루의 존재가 없었어도 자신이 언젠가 지금과 같은 길을 걸었으리라는 확신을 되새겼다. 그런 파벤더의 말이 공기를 울리자 르베나의 눈에서 새빨간 분노가 터져 나왔다. 죽는 순간. 흑마법의 여파인지 그녀에게만 들려 온 루의 머릿속 생각이 파벤더가 외친 소원에 겹쳐진 탓이었다.
“당신을 일찍 만났다면 나도 저기 있는 사람들처럼 살 수 있을까 잠시 생각했어. 하지만 그래도… 난 그를 선택했을 거야. 언제나 외롭고 그래서 나만이 채워 줄 수 있는 그를.”
죽는 순간까지 파벤더를 그리워하며 간 루를 살려 달라고 했다면. 그랬으면 어쩌면. 르베나는 아주 조금 그를 이해하려 노력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이라는 핑계마저 저버린 완벽한 타락자가 되어 버렸다.
어쩌면 루는 그의 숨겨진 욕망을 부채질해 준 도구이자 그가 스스로 원해서 흑마법에 빠졌다는 사실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방패. 딱 그 정도뿐이었던 게 아닐까?
그의 소원이 수많은 이들의 귀에 울려 퍼졌다. 드래곤의 엄청난 힘에 고개조차 들지 못하던 세나르 역시 파벤더의 소원을 듣고 터져 나오는 희열을 애써 감추며 드래곤의 대답을 기다렸다.
「모든… 세츠와 베이라를 통제하는 힘이라…….」
잠깐의 정적 이후 드래곤이 그의 소원을 반복하며 묻자 파벤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모든 욕망이 담긴 눈으로 말했다.
“왜 세츠는 정의만을 쫓아야 합니까? 그 정의란 건 도대체 누가 만든 겁니까! 그리고 반대로 베이라는 왜 욕망만을 쫓아야 합니까? 저는 그들을 해방시킬 겁니다. 그리고 그들과 우리만의 정의를 만들어 새로운 세상을 꾸려 나갈 겁니다. 그러니 제게……!”
「네가 말한 새로운 세상은 이런 곳인가.」
파벤더의 말을 끊은 드래곤의 음성과 동시에 모두의 시선에 어떤 영상이 비쳤다. 파벤더에 의해 잔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마지막 모습이 담겨 있는 영상 혹은 누군가의 기억.
그와 루를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일가족과 함께 죽어간 서기관의 눈물. 유파시드에게 자꾸만 흑마법에 대해 말하는 루를 끝까지 반대하다 모든 힘이 빨린 채 죽어 간 성기사들의 마지막 의지. 그 외에도 수많은 이들이 그들의 욕망에 밑거름이 되기 위해, 혹은 걸리적거린단 이유만으로 잔혹하게 죽어갔다. 그곳엔 남녀노소도 없었고, 잘못조차 없는 이들이 수두룩했다.
그들의 마지막이 담긴 영상을 보고 그 처참함과 고통스러움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어떤 이들은 파벤더의 잔혹함을 참을 수 없어 헛구역질을 해 댔다. 그러나 파벤더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으며 결연하게 외쳤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 행위의 옳고 그름을 심판받으려는 게 아니라, 내 절실한 소원을 말한 겁니다!! 그러니……!”
순간 파벤더의 전신이 딱딱한 돌처럼 굳어졌다. 그저 눈만 깜빡일 수 있을 뿐. 그리고 그것은 그와 함께 있던 ‘보토니에’ 마법사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윽고 드래곤의 시선이 파벤더를 향했다.
「이상하구나. 정의만을 쫓지 않는 세츠들이 내 눈앞에 있고.」
드래곤의 시선이 파벤더와 흑마법사들을 향하자 그들이 굳어 있는 상태 그대로 고통에 몸부림쳤다. 비록 그들의 몸부림은 보이지 않았지만 붉게 충혈된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그것을 대신했다.
「욕망만을 쫓지 않는 베이라가 내 앞에 있는데.」
드래곤의 시선이 르베나와 디오니스를 지키는 베이라들에게 향했다. 그 순간 그들 모두가 다가올 고통에 긴장했으나 그들에겐 다행히 고통이 가해지지 않았다.
「너는 어째서 그들을 해방한다는 것이냐?」
순수하게 궁금하다는 듯한 드래곤의 말에 모든 사람들의 입이 약속이라도 한 듯 굳게 다물렸다. 드래곤 역시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파벤더에게 시선을 돌리고 엄중한 목소리를 울렸다.
「무엇보다 너는 한 가지 큰 실수를 했다. 인간들이여, 너희는 저자의 실수를 아느냐?」
드래곤이 물었지만 대답하는 사람은 여전히 없었다. 아니, 그의 기세에 숨조차 쉬기 어려웠으니 못한다는 표현이 맞았다. 하지만 드래곤은 그 또한 예상한 듯 계속 말을 이었다.
「‘다니아’는 이 세계를 창조한 신의 대리인, 나와의 신성한 계약. 그러므로 나는 신명을 거부한 더러운 마법의 힘을 존중하지 않는다. 만일 그 힘으로 나와의 계약을 발동시키면.」
드래곤이 말을 잠시 멈추었다. 그 순간 몸이 굳어진 파벤더의 몸에서 눈에 보일 만큼 거대한 힘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의 눈이 엄청난 고통에 사정없이 흔들렸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기에 고통은 선명히 전해지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그의 곁에 선 흑마법사들의 몸에서도 이제껏 빨아들인 무고한 인간들의 생명력들이 거침없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더러운 힘을 탐한 자들 모두 죽고야 말지.」
마치 그들에게 절대로 되돌릴 수 없는 사형을 선고하듯 드래곤의 말이 순간 공기를 지배했다.
동시에 그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정말 웃긴 게 뭔지 아나. ‘다니아’는 이미 사용된 적이 있어 더 이상 소원을 들어줄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것도 바로 여기 있는 사람에 의해.」
디오니스 진영의 사람들이 순간 숨을 들이켰다. 르베나에 의해 이미 사용된 적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그 사람이 여기에 있다니. 분명 디오니스 과거의 왕이라고 했는데 어째서.
하지만 그 순간 무엇을 느낀 건지. 루드바하와 아를, 그리고 칸과 아벨디온이 한순간에 르베나의 주위를 감쌌다. 더불어 가스트와 아한, 후벤까지도. 그 모습에 모두가 놀랄 찰나, 드래곤이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르베나 드 디오니스. 내겐 실로 찰나의 시간이지만, 네겐 아주 오랜만이겠구나.」
드래곤의 말이 끝난 것과 동시에 그곳에 살아 있는 모두의 머릿속에 기묘한 기시감이 드는 장면들이 스쳐 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자신이지만 자신과는 다른 옷을 입은, 지금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곳에서 벌어진, 아마도 이미 오래전에 끝나 버렸을 어느 치열한 전쟁의 한가운데였다.
디오니스이지만 지금의 디오니스와는 다른 곳.
그 곳을 담은 영상이 루드바하에게도, 르베나를 지키려 한 모두에게도 똑같이 머릿속에 재생되고 있었다.
그건 그들이 알지 못하던 또 다른 그들과 르베나의 이야기였다.
* * *
“르베나!!”
죽은 연합군 모두를 살려달라는 소원을 빈 채 드래곤의 빛에 휩싸여 사라지는 르베나 왕을 보며 루드바하가 소리쳤다. 동시에 그의 몸에서 신력의 폭풍이 쏟아져 이젠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진 르베나를 향했다.
정확히 말하면 그녀를 감싼 드래곤의 힘을.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어마어마한 진동이 세상을 울렸지만 루드바하의 신력은 거대한 하늘에 쏘아 올린 작은 폭죽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순간 드래곤이 비웃는 듯한 느낌이 공기를 지배했고 그곳의 모두가 드래곤의 빛이 뿜어내는 압박감에 눈만 깜빡이고 있었다.
“르베나 드 디오니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루드바하가 다시 한번 그녀의 이름을 부른 후 자신의 생명을 이루는 신력을 점검했다. 그리고 점점 하늘로 솟아오르는 드래곤의 빛과 그것에 싸여 있는 르베나를 바라보았다.
서서히 그가 자신의 생명력을 이루는 힘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이에 그의 몸에서 쏟아지는 금빛의 신력은 더 환하게 발광하기 시작했다.
“폐하, 안 돼!!”
그 모습에 멀리 있던 라웅과 유안, 그리고 유파로드가 그를 부르며 달려오는 게 보였다.
하지만 루드바하는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 생명력을 다해, 더없이 환하고 찬란한 금빛의 신력을 드래곤을 향해 발현한 것이다.
그 순간, 어떤 힘에도 반응하지 않을 것 같던 절대적인 빛의 중간이 뻥-! 뚫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잠든 르베나를 발견했다.
“르베나 드 디오니스! 정신 차려요, 당신은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입니다!”
순간 상당한 양의 생명력을 소진한 루드바하의 몸이 휘청였지만 그는 아직 눈을 감고 있는 르베나를 보며 소리쳤다.
“가스트가 이걸 보고 좋아할 것 같습니까? 팔을 잃고도 당신을 따라 뛰는 저 후벤 경은!”
루드바하의 외침에 순간 르베나의 몸이 움찔거린 모습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다시 소리치려는 찰나, 그의 몸이 그대로 허물어졌다. 언제나 단단하던 그의 몸이 세츠를 지탱하는 신력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폐하!!”
순간 다가온 라웅이 그의 몸을 받쳤고 유안과 유파로드가 루드바하를 향하는 드래곤의 눈빛에 대항하듯 그를 둘러쌌다. 하지만 루드바하는 멈추지 않았다. 이제 거의 남지 않은 미약한 신력으로 목소리만을 키운 그가 끝까지 외친 것이다.
“약속했습니다, 당신의 아버지께 당신을… 지켜 주겠다고!!”
그 순간이었다. 르베나가 눈을 뜬 건. 그리고 점점 하늘로 솟아오르는 드래곤의 빛 안에서 루드바하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린 건.
“…아버지?”
그리고 두 사람이 눈을 마주친 순간, 분노한 드래곤의 힘이 루드바하를 향했다.
「건방지구나, 세츠들의 왕이여. 고결한 신의 힘을 가득 품은 자이기에 그냥 두었지만, 감히 나와 디오니스 후계의 신성한 계약을 깨 버리려 하다니!」
순간 드래곤의 분노가 형상화된 바람으로 변해 루드바하를 향했다. 동시에 모든 유파로드와 유안, 라웅이 그들의 황제를 구하기 위해 힘을 냈다. 심지어 후벤까지도.
하나밖에 없는 팔로 르베나를 쫓던 후벤이 방향을 바꿔 루드바하의 앞에 선 채 핏기없는 얼굴로 물어 온 것도 그때였다.
“그래서였습니까, 후츠 백작에게 당하던 저희 일행을 구해 주려 사람을 보내신 게.”
그의 물음에 루드바하의 시선이 잠시 흔들렸다.
“아주 혹시나 하는 생각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빨리 확신했다면. 그랬다면 그녀도… 구할 수 있었겠죠.”
이제 거의 꺼져가는 자신의 생명을 느끼며 루드바하가 드래곤에게 말했다. 왠지 그라면 아주 작은 소리도 들을 거라 확신하며.
“그녀의 목숨을 대신해 내 것을 취하십시오. 그리하여 그녀는… 평생 외로움에 살아야 했던 그녀는 다시 세상에 보내주십시오.”
그의 말을 들은 것일까, 쏟아지는 폭풍이 그들에게 닿기 직전 드래곤이 물었다.
「후회하지 않겠는가.」
“안 됩니다, 폐하!”
절대로 거두지 않을 위엄을 담은 드래곤의 물음에 라웅과, 유안 그리고 유파로드가 그를 말렸지만 루드바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드래곤은 잠시 바람을 멈추었다가 천천히 말했다.
「그래, 너희의 뒤엉킨 인연과 그 매듭의 갈래 끝에 달린 더 짙은 가능성의 세계를 위해 디오니스의 후계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마.」
예상하지 못한 드래곤의 말에 루드바하와 후벤의 얼굴이 환해졌다. 하지만 드래곤의 말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또다시 내가 너희 앞에 나타나는 날.」
「--는 --------를 ---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