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화. 고양이 탈취사건
이 남자, 인심도 좋지.
해인은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저를 한층 더 감싸오는 시율의 몸짓이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바, 바보 아니야?”
“글쎄? 머리 좋다는 소리라면 질리도록 들어봤는데.”
평소라면 그 사실에 적극 동의했을 해인이지만, 지금은 진지하게 그가 어디 모자란 걸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봐야 했다.
그도 그럴게,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반응일 수는 없는 거니까. 기껏 걱정해서 경고해줬는데…….
“강 너는…… 너는 걱정도 안 돼?!”
“괜찮아.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하게 지내면 보충되는 게 양기잖아.”
혹시 농담인 줄 아는 걸까?
해인은 느긋하게 저를 끌어안으려 드는 위험한 남자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심각한 얼굴을 했지만, 그냥 그의 따듯하고 단단한 가슴을 만지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
“내 말 제대로 들은 거야?! 네가 큰일 날 수도 있다니…….”
“여차하면 일주일에 두 번쯤 삼계탕을 먹으면 되겠지.”
“……살쪄!”
“운동하면 돼.”
보양식에 운동이라니, 그거 양기에 아주 도움이 되겠……. 아차.
“그런 뜻이 아니잖아! 그런 걸로 해결이 되겠냐?!”
“음, 널 위해서 더 맛있어질게.”
화를 냈더니 눈웃음으로 받아치는 남자였다. 해인은 정말 기가 막혔다. 뭘까, 이 당당한 먹잇감은?
왜 먹는 쪽이 더 위험을 느껴야 하는 걸까.
해인은 슬금슬금 엉덩이를 움직여 도망을 꾀했지만, 그래봐야 시율의 차 안이었다.
뒷좌석은 좁고 은밀했다.
뒤로 가는 만큼 그가 다가왔고, 어느새 또 익숙한 구도로 그의 품 안에 갇혀버렸다. 시율은 아무리 봐도 사냥꾼 쪽이었다.
그것도 먹잇감을 능숙하게 구석에 몰아넣고는 야금야금 맛보는 지능적인 맹수.
“난 일단 의사거든. 수의사지만.”
아무렴, 이 와중에 다시 키스하려고 턱을 들어 올리는 남자가 평범할 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으으, 그게 무슨 상관인데?”
“내 건강이라면 걱정 말라는 거지.”
“……내가 안 괜찮아!”
무섭단 말이야.
정작 시율은 웃으면서 말했지만 해인의 눈은 두려움에 왈칵 물들어 있었다. 당장이라도 눈물을 터트릴 것만 같았다.
시율이 저를 욕망하는 게 두려운 게 아니었다. 그가 그로 인해 행여 안 좋아질까 봐, 그게 두려웠다.
서서히 볼이 홀쭉해진다든지.
길을 가다 픽 쓰러진다든지.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든지.
지금까지의 진도를 봐서는 조만간 난데없이 기절하고도 남을 것 같았다.
“뭐, 죽기야 하겠어?”
해인의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시율은 쥐꼬리만큼도 신경 안 쓰는 것 같았지만.
저와 키스하면 양기를 빼앗긴다는 사실에 그가 무서워하거나 꺼림칙해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다.
하다못해 제 몸 귀한 줄 안다면, 아쉬워하면서 키스를 좀 줄일 줄 알았다.
하지만 시율은 어느 쪽도 아니었다. 어째 더 거리낌 없이 다가오는 것 같았다. 마치 정당한 보수를 지급하고 있는 사람처럼…… 당당하게.
물론, 지금까지도 충분히 당당했지만. 하여간 보통 남자는 아니었다.
“그런 얼굴 하지 말고, 내 걱정은 조금도 하지 마.”
“……하지만.”
“난 정말 괜찮아.”
“왜…… 무서워하지 않는 거야?”
“이 정도로 겁낼 거라면 시작하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내가 널 무서워할 리 없잖아.”
그건 더없이 사랑스럽게 여기는 눈이었다.
시율이 다정하게 어르며 손등으로 제 뺨을 쓸자, 해인은 그제야 문득 그가 일부러 전혀 상관없는 척하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너무 겁을 내고, 자꾸만 두려워하니까. 빼앗는 쪽이면서도, 오히려 무서워하니까.
걱정하게 하지 않으려고…….
만약 그런 거라면, 저는 그를 더욱 사랑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마음이 커지는 걸 걷잡을 수가 없었으니까.
놀라운 일이었다.
인생에는 누군가를 얼마나 사랑하게 될지 몰라서 두려운 순간이 있구나.
바로 이런…….
해인은 시율의 눈을 올려다보며, 제가 하는 모든 걱정들이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건 어딘가 부끄러운 일이었다.
“……안 괜찮으면 어쩌려고.”
핀잔하듯 작게 속삭여 물으면서도 제 안에 전과 다른 무언가를 느꼈다.
이젠 그가 아프면 속상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가 다치면 제가 아플 것 같았다. 그런데 만에 하나 그를 상처 입히는 게 저라면, 그땐 죽고 싶을 만큼 슬프리라.
이게 사랑 아니라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왜? 죽여본 적 있어?”
“죽……. 설마! 말도 안 돼!”
그의 느긋한 물음에 해인은 한차례 말을 잃었다가, 흐에엑! 하며 벌레라도 밟은 것 같은 얼굴로 질색하며 소리쳤다.
“그럴 리가 없잖아?!”
“그거 다행이네.”
“날 뭘로 보는 거야!”
“아,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겠다 싶을 만큼 나는 네가 좋은걸. 다른 남자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맙소사, 이 남자가 진정 눈에 가지껍질이 쓰인 거야. 콩깍지 쓰인 수준이 아니라!
고맙긴 하지만 이제 그의 시력이 걱정되는 해인이었다. 그는 안경이 필요한 남자인 걸까?
흠, 그럼 그것대로 섹시함이 더해질 것 같긴 하지만……. 해인은 순간 제 눈에도 뭐가 쓰이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흠흠, 세상에 그런 바보는 너뿐이야.”
“정말? 기쁜데 그래. 나밖에 몰라본다니 말이야.”
“으…… 느끼해! 바보야! 강시율은 바보라고!”
“난 정상이야. 사랑할 땐 다들 바보가 된다고.”
“정말이지, 말이나 못했으면.”
토라져서는 키스하려는 걸 슬그머니 피했더니 이마를 기대고 문질러오는 시율이었다. 어떻게 해도 그를 피할 수가 없었다.
그가 저를 사랑해주는 순간이 꼼짝없이 좋아졌다.
왜 이 남자랑 있으면 이렇게 진정이 안 되는 걸까. 화가 나기도 하고, 죽을 만큼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너무 좋아해서 걱정이 되기도 하고.
“나 걱정하는 거야?”
근심은커녕 그저 즐거운 일을 앞둔 사람처럼 기꺼워하는 시율을 보자니 해인은 괜스레 상반되는 마음이 들었다.
“아냐!”
“이야, 웬일이야? 내 걱정을 다 해주고 말이야.”
“아니라니까?!”
해인이 붉어진 낯빛으로 재차 소리쳤으나 시율은 해인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많은 것 중 입술 그 하나의 거짓말만은 믿지 않았다.
흔들리는 눈과 조급해지는 호흡, 달아오르는 얼굴색 쪽이 더 솔직했으니 판단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었다.
“기쁘다. 정말 기뻐. 그러니까…… 죽기 직전까지 네가 다 먹어줬으면 좋겠어.”
내 양기를, 시율이 해사하게 웃으며 그렇게 덧붙였다.
이 남자, 간이 큰 정도가 아니라 배 밖으로 나온 거지?! 입을 벌린 채 황망해하는 해인의 턱 끝을 시율이 재차 붙잡았다.
제 쪽으로 당겨가며 묻는 말에는 곧장 입술을 다물어야 했지만.
“아, 먹여줘야 해? 맡겨둬.”
“으읍!”
이게 아닌데?!
해인은 카시트로 깊숙이 눌러지며 잠시간 시율의 어깨를 투닥거렸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결국엔 가느다란 숨소리를 흘리며 그의 목을 끌어안았으니까.
키스는 길게 이어졌고, 해인은 좋긴 좋지만 다신 이 위험한 짐승을 제 손으로 집 밖으로 유인하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
두 남자는 현실적인 일을 몇 가지 처리했다.
우선 태일은 남은 집 계약을 시율에게 양도했고, 시율은 돈이 없어서 얹혀살던 것도 아닌지라 곤란할 것도 없었다.
일찌감치 받은 조모의 유산도 있었고, 또래치고 수입도 좋은 데다가, 주식으로 굴린 돈이 꽤나 넉넉했다.
때마침 화재 보상금도 나온 터라 모든 건 착착 진행됐다.
“있는 돈으로 그럭저럭 해결돼서 다행이네.”
“그러게요.”
“혼자 살기 너무 넓은 감은 있지만 이 입지, 이 평수에 이 가격은 파격적이기도 하고…… 태일이 네 덕분이네. 일단 고맙다.”
“무슨 말씀을요. 저야말로 감사하죠. 형님 아니었으면 많이 복잡해졌을 겁니다.”
“뭘, 집주인이 네 큰아버지인 덕분에 편했지.”
태일은 집에 있던 가구 대부분을 시율에게 그냥 주기로 했는데, 이쯤 되면 시율로서도 썩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혼자 살기 넓은 집인 건 분명했지만, 사실은 혼자가 아닐 테니 말이다.
“그럼 집은 이렇게 하면 될 것 같고, 개냥이도 형님께서 맡아주시는 걸로 알고 안심…….”
“아니.”
“네?”
“그냥 나한테 줘, 내가 잘해줄게.”
시율의 갑작스러운 제의 아닌 제의에, 태일은 곧장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당황해서는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어야 했다.
저번이랑 이야기가 달랐다.
“……저는, 봐주신다고…… 하셔서.”
“그랬지. 분명 그랬는데 말이야. 생각해보니까 주인이 계속 바뀌는 건 이 녀석한테도 너무 괴로운 일이겠다 싶어.”
나 말이야?
두 남자의 시선에 제게로 쏠리자 소파에 앉아 혀를 내밀고 손등을 핥던 해인은 그 상태 그대로 굳어버렸다.
임차권이 어쩌고, 전세 계약서가 어쩌고 어려운 용어를 쓰기에 딴청을 피우고 있었는데, 왜 태일이 사탕 빼앗긴 아이 같은 얼굴로 저러고 있는 걸까.
너! 주인을 괴롭힌 거냐!
전 같으면 분명 가해자인 시율에게 이를 드러냈을 해인인데 이젠 그쪽이 제 남자 친구였다.
해인은 어쩔 줄 몰라 둘을 바쁘게 번갈아 봐야 했다.
“냐, 냐냥?”(주, 주인 왜 그래?)
“저기…… 형님. 두고 가면서 제가 바랄 건 아니라는 건 압니다. 하지만, 늦어도 반드시 돌아올 테니까 그때까지만 부탁드리고 싶…….”
“거절할래. 정들기는 나도 마찬가지거든.”
태일이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당혹스러운 눈으로 저를 바라보자, 해인은 그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잘못 걸린 건 태일이었다. 함정에 빠진 것도 태일.
해인은 저 역시 시율에게 맨날 당하는 처지라, 태일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난 임시보호는 안 해. 이참에 나한테…… 완전히 주라.”
시율의 얼굴에 웃음기라고는 조금도 없었지만, 해인은 시율이 속으로 웃고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이제는 시율을 좀 알았다. 아무렴 그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다는 것도 말이다.
그는 철저한 기회주의자였고, 심지어 끈질겼고, 운이 잘 따랐다. 그를 돕는 것은 대개 스스로였다.
그 앞에 태일은 손쉬운 먹잇감일 뿐이리라.
“뭘 망설여. 잘 알잖아. 나보다 이 녀석한테 잘해줄 사람은 없다는 거.”
“……그건 알지만.”
“그럼 문제없네. 모든 게 완벽해.”
시율은 손수 우아하게 박수까지 쳐 보였다. 더 이상의 협상은 없는 듯했고 태일은 눈에 띄게 시무룩해졌다.
해인은 그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아, 불쌍한 주인. 눈 뜨고 코 베인다는 건 바로 이런 거였다.
***
그날 밤 해인은 모처럼 태일의 곁에서 웅크리고 잠을 청했다.
이 침대도, 저 커다란 베란다 창도, 태일의 냄새도 모든 게 왠지 오랜만인 것처럼 느껴졌다.
근래는 여기서 잠들라치면 시율이 질투를 하기도 했고, 태일이 바빠서 집에 없는 날이 많았다. 집에 있어도 떠나는 일로 고민하느라 제대로 침대에서 잠들질 않았다.
태일의 힘든 고민이 끝나서 다행스럽기도 하고, 이제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섭섭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돌아올 무렵에는, 어차피 어느 곳에도 저는 없으리라.
검은 고양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인간 박해인으로 돌아가 있으리라.
그러니 사실은, 주인이 누구든 상관없었다.
“개냥아.”
“먀앙?”
슬픈 꿈을 꿀 것 같은 기분으로 막 잠들려는데, 태일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저를 불러서 해인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어두운 침대 위였지만 태일의 얼굴이 똑똑히 보였다.
“미안하다.”
“……냐냐!”(……난 괜찮은데!)
해인이 일부러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내며 제게로 내밀어진 태일의 손끝을 핥아줬다. 그는 많이 미안한 얼굴이었다.
짐승한테도 제대로 사과를 하다니, 시율과는 다른 의미로 남다른 남자였다.
“이렇게 돼서 정말 미안해. 내가 참 겁쟁이다. 그치?”
커다란 태일의 손에는 작은 고양이의 머리통이 쏙, 하니 들어갔다. 그 손이 제 머리를 쓰다듬는 느낌을 해인은 참 좋아했다.
지금도 좋아하지만 전과는 어딘가 다른 마음이었다.
“기도 말이 맞아. 내가 도망가는 거긴 해.”
“…….”
“아, 네가 나쁜 아이라 두고 가는 건 아니야. 그것만 알아주라.”
“미야미양.”(주인도 나쁘지 않아.)
“……널 버렸다고 생각하고, 마음 아파하진 말아줬으면 좋겠다.”
태일의 입장에서 해인은 이미 한 번 버림받은 고양이였다. 주인을 잃어버리고 옥상에서 배회하며 비를 맞고 울던 고양이.
자신은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해인은 말 대신에 태일의 손등만 하염없이 핥아주었다.
난 괜찮으니까, 당신도 괜찮았으면 좋겠어.
이 마음의 속삭임, 그에게 들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조금쯤은 당신이 당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 그는 의심이라고는 모르는 모양이었다.
***
태일이 본가로 일주일간 떠나는 날의 아침.
그는 고향에 있는 친척 동생들에게 준다며 책이며 음악 CD며 챙겨 든 짐만 캐리어 하나 가득이었다.
먼 곳에 간다는 것을 증명하는 양 가진 건 전부 정리하려는 기세가 어딘가 보는 사람을 씁쓸하게 했다.
그리고 그건 고양이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어, 저기 형님…… 개냥이 좀.”
“아아.”
아직 아프리카에 가는 것도 아닌데 어제부터 내내 태일에게 딱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하는 해인이었고, 그건 태일이 현관에서 짐을 챙기는 동안에도 계속됐다.
태일이 진흙 묻은 갈색 하이워커의 끈을 묶는 동안에도 그 손등에 온몸을 비비적거렸고, 여차하며 캐리어 안으로 파고 들어갈 기세라 시율은 그런 해인을 억지로 태일에게서 떼어냈다.
“먀앙!”(왜 이래!)
이거 놓으라며 버둥버둥거리는 것을 시율이 억지로 옆구리에 끼워 넣고는 풀어주지 않자 해인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그대로 늘어져 버렸다.
태일은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긴 했지만, 사실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짐승이란 참 신기해요.”
“그렇지.”
“제가 멀리 가는 걸 꼭…… 아는 것 같아요.”
“척하면 척이지. 눈치로 먹고사는 녀석들이잖냐.”
“……자길 놓고 갈 거라는 걸 아는 걸지도.”
시율이 움찔한 것은, 해인이 저를 풀어달라며 손등을 아프지 않게 아작아작 깨물어서는 아니었다.
태일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 들어서였다.
“……우냐.”
“죄송해요. 그냥 계속 미안해서…….”
시율이 황당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저도 민망한지 태일은 눈가를 얼른 훔치고는 양손에 짐을 챙겨 들었다. 하지만 시율의 손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한 해인이 바짓단에 딱 매달리자, 결국 닭똥 같은 눈물은 흘러내렸다.
“먕! 미야앙~”(주인! 울지 마아아~)
“하하, 제가 창피하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므앙!”(으아앙!)
이것들이 쌍으로, 누가 보면 사귀는 줄 알겠네 싶어서 시율은 진노했다. 하지만 진짜 헤어지는 거니까 일단 봐주기로 했다.
“얌마! 네가 우니까 따라 울잖아!”
“……죄송해요.”
봐주기로 한 것치고 성질을 내고 있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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