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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키스-39화 (39/114)

39화. 고양이가 만지게 해줄 때

해인의 정체를 묻는 여자의 눈은 악의라고는 없는 순수한 호기심으로 채워진 것이었다.

하지만 삐질삐질 등 뒤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저, 저는…….”

지나가던 행인 1이라는 말이 통할까?

진지하게 그런 궁리를 했지만 간호사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마당에 통할 리 없는 핑계였다.

불안하게 눈을 굴리던 해인은 적이면 무섭겠지만 아군일 때 든든한 남자 시율에게 어떻게 좀 해달라는 가여운 눈빛을 반짝여 보였다.

넌 머리 좋잖아. 도와줘! 도와달라고!

“…….”

해인은 이럴 때만은 고양이가 아니라 마치 강아지처럼 애절한 눈이 되었다. 어찌나 선량하고 가여운 빛인지.

저에게 의지하는데 외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해인과 시율이 묘한 시선을 교환하자, 고양이를 안은 여자가 당황하며 말을 덧붙였다.

“그냥 감사해서 그래요. 다음에 와서 누굴 찾아야 이 여자분을 볼 수 있는 건가 해서…….”

“다음엔 없을 겁니다.”

“어째서요?”

“사실 이쪽은…….”

아주 자연스럽게 시율의 손이 해인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둥근 어깨를 손끝으로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제 쪽으로 끌어당겼는데, 그건 누가 봐도 더없이 친밀한 행위였다.

“제 여자 친구라서요.”

“……아아?”

여자 친구인 거랑 다음에 병원에 없는 것과 대체 무슨 상관일까. 여자가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고 시율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원래는 다른 일을 하는 친굽니다.”

“아, 여기 직원분이 아니라요?”

“네. 오늘은 제가 당직이라 같이 좀 있었으면 해서 불렀습니다. 제 일이 워낙 바쁘다 보니 데이트를 통 못해서요.”

“…….”

“이렇게라도 보고 싶어서요.”

찬스를 만끽하는 시율에게 해인은 그다지 놀라지도 않았다. 뚱한 얼굴로 끌려가 그대로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수밖에는 말이다.

“그렇군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다행이네요.”

“사이가 정말 좋으신가 봐요.”

“사실 사귄 지 얼마 안 됐거든요.”

이건 뭐, 상상임신도 아니고 상상연애냐?

해인의 눈은 사뭇 못마땅한 것이었지만, 시율은 정말 해인이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눈이었다.

“어머, 그럼 한창 보고 싶을 때죠.”

“알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연애해봐서 그 기분 알죠. 이해하고말고요!”

“하필이면 저처럼 바쁜 남자 친구를 둬서 얼마나 미안한지 모릅니다.”

시율은 해인이 봐주는 때를 놓치지 않고 잘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작은 어깨를 꼭 끌어안고, 해인의 머리 위로 턱을 문지르며 거의 영역표시를 하는 수준이었다.

평소라면 벌써 할퀴었을 해인이지만 지금은 위기상황이라 일단 협조 중이었다. 먼저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낸 건 자신이지 않은가.

“아니에요. 두 분이 얼마나 아끼는 사인지 제가 봐도 알겠는걸요.”

“그렇습니까?”

“네. 참 좋은 남자 친구분을 두신 것 같아요.”

“하하…….”

해인은 시율처럼 얼굴이 두껍지 못했다. 그저 손발이 오그라드는 기분에 어색한 웃음을 흘리는 수밖에는 없었다.

여자 친구로 만든 것도 모자라 닭살커플 코스프레라니…….

“전 유니폼을 입고 계시기에 영락없이 직원분인 줄 알았어요.”

딸꾹.

“아, 이건 청소를 도와주다가 옷이 엉망이 돼서 잠깐 갈아입은 겁니다. 입고 온 건 세탁 중이고요.”

“아하.”

한껏 긴장해서 딸꾹질까지 했던 해인은 곧장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걸 든든하다고 해야 할까? 이 남자는 대체 어디까지 머리가 좋은 걸까. 유니폼을 입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상황조차 완벽하게 둘러댈 줄이야.

세상에 강시율이 넘기지 못하는 위기가 있긴 한 걸까?

슬쩍 시율을 올려다보던 해인은, 저와 눈이 마주치자 살갑게 눈웃음을 치는 시율을 샐쭉하게 흘겨보면서도 제 어깨를 감싼 손을 털어내진 못했다.

고맙긴 고마웠다.

***

길고양이를 주워 온 여자가 떠나자 해인은 그제야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빈둥대다가 때아니게 손님을 맞았으니 어찌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까.

“흐아, 이런 일 은근히 자주 있는 것 같아.”

해인이 의자 위로 푹 기대며, 저와는 달리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양 침착한 시율을 올려다봤다. 얼마나 태평한지.

“그렇지, 뭐. 일단 새끼 고양이가 보이면 무조건 줍고 보는 사람들이 있어서 큰일이야.”

“어미가 잠시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에 주워 오는 경우도 많잖아.”

“그렇지. 좋은 마음으로 그런 거겠지만 일단 어린 고양이를 발견하면 좀 두고 보는 편이 좋아. 몇 시간 정도? 어미가 데리러 오는지 아닌지 말이야.”

맞아, 맞아! 턱을 괴며 해인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병원생활을 오래 한 건 아니지만 그간 저런 경우를 몇 번 봐왔던 것이다.

아기 고양이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어미와 생이별 당하는 경우도 적잖았다.

그뿐인가? 오늘 온 여자처럼 자기가 기를 작정을 하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대책 없이 데려와서는 병원에 떠넘기려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특히나 어린아이들이 뭣 모르고 주워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일단 방금 그 녀석은 돌봐줄 어미가 없는 건 맞는 것 같아.”

“응, 더럽더라.”

“여자도 착해 보이고 운이 좋은 케이스지. 아무튼 너도 수고했어.”

“수고는 무슨. 내가 괜히 나서서…….”

시율의 칭찬에 해인은 시무룩해졌다. 나서지 말았어야 하는데. 조금 전만 해도 시율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는지…….

“넌 이상하게 저런 경우에 약하더라?”

“응…… 아기 고양이가 엄마 찾는 소리만 아니었어도 안 나갔을 텐데, 그걸 못 이겨서……. 내 잘못이야.”

“전에 주인 찾는 강아지한테도 쩔쩔맸잖아.”

“그런 게 가장 슬프거든. 가장 강하고 또렷하게 귀에 들려. 아파하는 소리보다 더 잘 들려. 아주…… 원초적인 감정이라서 그런 것 같아.”

다른 동물들과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해인이다 보니, 병원에 있을 때는 하루에도 수십 가지 감정을 느끼고는 했다.

그중에도 어미를 찾아 헤매는 건 심장을 후벼 파는 듯한 안타까움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부모가 그리운 건 매한가지인 모양이니까.

“동물들이 엄마를 찾거나, 주인을 찾는 소리는…… 곧장 여기로 파고드는 느낌이야.”

물론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감정은 새끼를 찾는 어미의 마음이었다. 그건 정신에 이상이 올 까 두려울 만큼 괴롭고 괴로운 것이었다.

“……너도, 부모가 있겠지?”

“당연하지?”

“네 부모는…… 어떤 존재야? 너처럼 변신해? 아니면…….”

시율의 물음은 아주 조심스러웠다. 전처럼 단순히 흥미 본위로 묻는 게 아니라, 해인에 대해 정말로 궁금한 눈이었다.

해인은 동물들의 감정을 느끼듯, 시율의 마음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시율이 강하게 전해오고 있었으니까.

보통 사람의 감정은 동물처럼 쉽게 읽을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말 진실하다면 그건,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지금 해인이 소중해서, 너무 잃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궁금한 거였다. 해인이 어떤 존재인지.

“음, 비밀이야.”

하지만 해인은 아무것도 답할 수 없었다.

사람인 자신에 대해 말하려고 하면 목 안에서 턱, 하니 막히는 느낌이었다. 무의식중에도 말할 수 없도록 사신의 금언술이 걸려 있었으니까.

“……그렇구나.”

시율이 역시나, 하는 얼굴로 턱을 긁적였다.

사실 답을 들을 수 없다는 걸 그도 알았다. 해인은 항상 비밀이 많았으니까. 시율이 해인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놀랄 만큼 없었다.

그 사실을 상기하면 해인 스스로가 미안할 정도로 말이다.

“음, 있잖아, 강. 네가 나에 대해 물어도 난 대답해줄 수 없는 게 많아. 아니, 대부분 말할 수 없을 거야.”

“어째서?”

“적어도 이제는…… 널 믿지 못해서는 아니야.”

이제는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을 뿐이었다. 사신이 이런 제재를 가하기 전에 시율에게 조금은 마음을 열었더라면 좋았을까?

해인은 문득, 자신이 시율에게 제법 기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젠 날 믿는다는 뜻이야?”

“뭐, 그런 셈이지. 하지만 나에 대해선 묻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네게 숨기는 게…… 때로 괴롭게 느껴지거든.”

그래. 지금 마음이 조금 아픈 건 분명 그 때문일 거다. 비밀이 있는 게 미안해서. 해인은 저도 모르게 슬픈 얼굴이 되었다.

웃어넘기려고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얼굴로 말을 덧붙였다.

“미안해.”

“……너.”

시율도 알았다. 해인이 사실은 정이 많다는 것도. 티는 내지 않았지만 무언가 속앓이가 심하다는 것도.

떠나지 않길 바란다면 너무 캐려 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쯤은 진작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도 불안함에 묻고 싶어지는 것들이 있었지만, 그는 참아야만 했다.

“알았어. 안 물을게, 그럼. 그것들이 널 곤란하게 하는 거라면.”

다만, 그것들이 결코 쉽지 않을 뿐이었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를 사랑한다는 자체가 사실은 고통이었으니까.

내가 보고 있는 게 사실 허상은 아닐까 싶은 불안감이 때때로 그를 괴롭혔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만지고 싶고, 붙잡고 싶어졌다.

“고마워. 나, 사실 너한테 고마운 게 많아.”

“……나한테? 예를 들면?”

“색연필을 사준 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주는 거, 요즘…… 잘해주는 거.”

시율에게는 때로 위험한 욕구가 고개를 들었다.

하필이면 좋아하게 된 상대가 인간이 아닌 탓일까. 없어지면 다신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함 탓일까.

없어지지 못하도록 가둬버리고 싶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드물게 보여주는 저 어렴풋한 웃음을 다신 볼 수 없게 될 테지.

시율은 제게 이성이 있음에 감사했다.

“그쯤이야 얼마든지 하지.”

지금 이 순간 느긋하게 웃어 보일 수 있는 자신의 참을성에도 또한 감사했다.

“그리고…… 그, 너처럼…… 날 좋아한다는 사람은 처음이라, 일단 고마워.”

“……웬일이야? 만날 싫어하더니.”

“싫다기보단! 부담스러워서 그러지. 만날 튕기는 것 같아서…… 그것도 미안하고.”

고맙고도 미안한 이상한 마음이랄까. 해인은 민망함에 손끝을 꼬물거리며 슬쩍 시율의 시선을 피했다.

“흐음, 거절하면서 미안해하면, 가망이 있는 거라던데.”

“아, 아, 아니거든!”

“만져도 돼?”

“엑? 갑자기 뭔 소리래?!”

“네가 정말 날 믿는다면, 머리 정도는 쓰다듬게 해줄 수 있잖아.”

머리……? 해인은 때아니게 손을 뻗어오는 시율을 보며 거부할까, 도망칠까 고민하는 눈이 되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빤히 보이는 그 얼굴이 시율을 더욱 참을 수 없게 했다.

“허락받고 만지기로 했잖아. 그래서 지금 정중하게 물어보고 있는 거야.”

“……거부하면?”

“물론, 안 만질게.”

사실은 더 엄청난 걸 하고 싶지만 그것들을 겨우겨우 참고 있다는 걸 이 겁 많은 생물은 알기나 할까.

얼마 후.

시율이 얌전히 기다려서일까.

해인은 골똘히 생각하더니 의자에 앉은 채로 시율 쪽으로 고개를 기울여 보였다.

왜냐하면 쓰다듬겠다는 제의는 거절하기도 미묘했으니까. 그쯤이야 뭐, 고양이일 때는 자주 당하니까.

“머리 정도는 쓰다듬어도 좋지만…… 이게 너한테 뭐가 좋은지 모르겠어.”

한결같은 의문에 시율은 픽, 하니 웃으며 해인의 정수리 위로 손을 올렸다. 이 고양이는 사랑을 안 해본 게 분명했다. 항상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얼굴이니 말이다.

“사랑에 빠지면, 눈만 마주쳐도 행복한 법이지.”

“……그런가?”

“그래. 네가 너무 사랑스러운 걸 어쩌겠어.”

“짐승 취급만 할 때는 언제고.”

부끄러운 느낌에 해인은 그렇게 투덜댔다. 시율의 손은, 여전히 해인의 머리 위를 쓰다듬고 있었다.

“이젠 안 그러잖아?”

“……뭐, 내가 짐승이 맞긴 하지만.”

“그럼, 나도 짐승이 될게.”

말장난 같은 느긋한 대꾸일 뿐인데, 해인은 갑자기 심장이 시끄러워지는 걸 느꼈다. 역시 위험한 녀석 같으니.

그저 쓰다듬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여겼는데, 생각해보니 상대가 강시율이라는 점에서 경계를 풀면 안 되는 거였다.

해인은 이제 시율이 밉지 않아 큰일이었다. 가끔 보여주는 저 얄궂은 미소가, 좋아졌다.

“흥…… 네가 그렇게 말하면 무섭거든?”

“음? 뭐가?”

몰라서 묻는 거야? 해인은 고개를 들어 시율을 올려다봤다. 그러자 시율의 손이 이마와 조금 더 가까워졌다.

“넌, 체온을 입술로 제는 변태잖아.”

“대체 언제 적 이야기야.”

“10년 안 됐거든!”

“크큭, 그건 내가 잘못했다니까.”

시율이 낮게 웃음소리를 흘리더니 해인의 머리를 두 손으로 크게 쓰다듬었고, 그 바람에 해인의 머리는 엉망이 되었다.

“으익! 하지 마!”

해인이 입술을 삐죽이며 고개를 들자 시율이 여전히 웃는 얼굴로 불쑥, 다가왔다.

허리를 숙이며 해인이 앉은 의자 손잡이를 붙잡고, 해인을 앉은 자리에 그대로 가둬버렸다.

“뭐, 뭐냐.”

어느새 비슷한 눈높이가 되더니, 놀랄 만큼 깊숙이 다가왔다. 얼굴 사이가 반뼘이나 떨어졌을까?

“사실 난 좀 억울해. 그때 그건 키스가 아니었거든. 나한테는.”

“……억울하긴!”

“그래서 네가 그 일을 이야기할 때면 엄청 아쉬운 기분이 들어. 아까워 죽겠거든. 제대로 다시 하고 싶을 정도야.”

이제는 반뼘도 아니었다. 손가락 한두 마디 정도일까?

어느새 시율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 시선이며 입술을 달싹이는 느낌까지 전부, 적나라하게 전해지는 거리였다. 숨을 죽이자 심장 소리가 들리는 거리.

해인은 최대한 뒤로 물러섰지만 그래봤자 의자 안이었다.

“그 느낌 말이야, 기억나?”

“……나지, 당연히.”

입안으로 다른 사람 체온이 들어오는 건 강렬한 기억이라고!

해인은 그때 그 키스의 느낌이 되살아나서 황급히 손으로 입술을 틀어막았다.

“다시 하게 해주라.”

“으음!”

될 리가 있나! 해인은 입술을 막은 채로 열심히 도리질을 쳤다. 요즘 얌전하다 했더니 다시 발정이 난 모양이었다.

간만에 수컷 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시율은, 해인이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미 너무 가까웠다. 시선에 점점 사로잡히는 기분이었다. 숨결이 손등에 가까워 오는데도 꼼짝할 수 없었다.

“이번엔 입술만 댈게.”

“……될 리가 있냐!”

“닿을 듯 말 듯 하면?”

웃으며 말해도 안 돼! 불쌍한 얼굴을 해도 안 되고!

시율은 작게 고개를 젓는 해인을 빤히 보다가, 빤히 보다가…… 조금 더 다가왔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으슥했다.

“손등에는?”

“으…….”

그건 불쌍할 정도의 애걸이었다.

기어코 시율의 입술이 손등에 닿았고, 해인은 그것만은 거부하지 못했다.

한 번, 두 번, 그는 해인의 손등 위로 자잘한 키스를 쏟아냈다. 그리고 그러는 내내 해인에게서 가느다란 시선을 떼지 않았다.

시선에 열기가 가득했다.

해인은…… 손 등이 뜨거웠다.

손 안에 입술이 간지러웠다.

목 안이, 저려왔다.

“…….”

이제 와서 막고 있는 의미가 있는 걸까?

해인의 손이 천천히 가슴 아래로 떨어졌다. 더는, 버틸 수 없었다.

마침내 온전한 키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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