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질투하는 고양이
해인은 조금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천적이지!”
“이런, 그거 너무하네. 이젠 그만 경계해도 되지 않나?”
유감이라는 듯 시율이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해인은 자신이 방금 왜 망설였는지 알 수 없었다.
“……본능이라고. 위험을 느끼는 건.”
“본능? 그럼 알 텐데. 내가 너를 해치는 쪽이 아니라는 것쯤은. 난 네게 위험이 닥친다면 있는 힘껏 너를 보호하는 쪽일 거야.”
“그건 알지만, 그래도 위험해!”
해인은 떠올렸다. 시율의 집에 불이 났을 때 그가 가장 먼저 챙기려 든 게 자신이었다는 걸 말이다.
그래서일까. 시율은 다소 억울해 보였다.
“내 어디가? 아직도 해부하겠다고 했던 걸 진심이라고 여기는 거라면…….”
“그게 아니라 넌…… 계속, 나를…….”
“너를?”
“유…… 유혹하잖아.”
해인이 진지하게 히익, 하는 표정으로 말을 더듬었다.
그에 시율은 잠시 입을 다무나 싶더니, 돌연 웃음을 터트렸다. 제가 그런 쪽으로 위험하다면 할 말이 없었으니까.
“크핫! 그거 괜찮네.”
“……응?”
“마음에 들어!”
정말 기쁘다는 얼굴이었다. 해인은 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대체, 뭐가 좋아서 웃는 거야?”
“좋잖아? 내가 남자로 위험해 보인다니 말이야. 그건 이성의 범주에 있다는 뜻이잖아.”
해석 한번 뻔지르르했다.
“그런 경계심이라면, 아주 기뻐.”
해인은 제가 말해놓고도 그런 뜻이 됐다는 데 놀라고 말았다. 아니, 생각해보니 그런 뜻이 맞았다.
“으에엑?”
“뿌듯하네. 노력한 보람이 있잖아.”
“자, 잠깐. 난 그런 뜻이…….”
맞네?
두 눈을 커다랗게 뜨며 해인은 자신이 시율의 곁에서 잠들지 못했던 이유를 그제야 깨달았다.
그러고는 경악했다.
말도 안 돼! 대체 언제부터 자신은 시율을 이성을 여기고 있었던 걸까?
아니, 그야 이 녀석이 계속 저돌적으로 들이대니까 이성이라는 걸 모를 수야 없었지만. 강제 학습 수준이지만 이건, 그래도!
“참, 태일이랑 한 데이트는 어땠어?”
혼란스러운지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해인에게 시율이 느긋하게 웃으며 물었다.
이 고양이가 무언가 그럴싸한, 부정할 만한 이유를 생각해내기 전에 말을 돌리는 거였다.
해인은 그것도 모르고 시율에게 말려들었다.
“데이트?”
“전에 파티에 갔던 거. 나중에 들어보니 엄청 큰 파티였던 모양인데.”
“……그날 연예인 봤어!”
“호오, 연예인도 알아?”
“취미가 티비 보기니까!”
병원에 놀러 오기 전에 해인의 취미는 텔레비전 보기였다. 관심도 없던 아침 드라마까지 섭렵할 만큼 따분한 나날들이었으니까.
“그렇군. 나랑 했던 데이트는?”
싱긋 웃으며 시율이 이어 물은 것은 자신과 했던 데이트에 대한 평가였다.
바람에 앞머리가 날리는 남자는, 얄미울 만큼 잘생겼다. 그런 질문을 여유 있게 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일 테고 말이다.
“……네가, 날 좋아한다는 건 알겠어.”
그리고 그런 남자가.
매사에 자신만만하다 못해 오만하고 여유가 넘치는 이 남자가 자신에게 맹렬히 구애 중이라는 사실은, 해인은 얼떨떨하게 할 정도였다.
“그 정도면 우리가 한 데이트는 충분히 의미 있었군.”
“……흥.”
“그리고 너, 제법 즐거워했잖아.”
“그래도…… 난 주인이 더 좋아.”
네가 아니라! 네가 남자로 보일 수는 있어도, 그게 다 사랑은 아니야!
그 볼멘소리는 해인이 저를 마구잡이로 흔드는 시율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반항이었다. 물론 시율은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뭐, 주인을 향한 애정이겠지.”
“……아니! 난 주인을. 신태일을 이성으로서 좋아해. 네가 아니라!”
해인은 긴장할 때 드러나는 귀 모양을 하면서도 시율을 마주 봤다.
그의 눈동자가 깊이 침잠하고 있었다. 해인의 이번 일격은 시율에게 제대로 먹힌 듯싶었다.
일순 천하의 강시율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을 정도니까.
“…….”
모든 짐승의 생리가 그랬다. 수컷이 아무리 구애를 해도…… 암컷이 허락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었다.
선택하는 건, 암컷의 권리였으니까.
“저, 전에 너한테 말했었잖아. 내가 가출했던 이유도 그거였고…….”
그런데 자신은 왜 변명을 하고 있는 걸까.
해인은 저도 모르게 긴장하기 시작했다.
시율이 아주 마음에 안 든다는 얼굴을 했기 때문이었다. 점점 싸늘해지는 시율의 눈을 보기가 무서웠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해인은 자신을 처음 주워준 그 남자의 곁이 좋았다.
“그 사람이…… 내 주인이라 좋아하는 거 아니야!”
굳이 지금 그 사실을 강조하는 건, 시율의 거센 유혹에 흔들리는 자신을 다잡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시율은 자신이 입은 타격이 클수록, 더욱 치명적인 공격을 되돌리는 타입이었다.
“그건 그저 주인을 향한 호의야.”
“으익!”
어찌나 신랄하게 말하는지. 시율은 차갑고 직설적으로 찔러왔다. 줄곧 유지하던 느긋한 표정은 간데없고, 묘하게 화난 얼굴이었다.
“애정과 사랑은 달라.”
“아니라니까? 진짜 좋아…….”
“좋아한다와 사랑도 다르지. 사랑이란 건 말이야, 그 사람이랑…….”
그 사람이랑? 시율을 말하다 말고 뜸을 들였다. 뭘까? 이 인간이 망설일 정도의 사랑에 대한 정의는.
“이랑?”
“……야한 걸 하고 싶어져야 하는 거야.”
하나도 음흉하지 않은 얼굴로 이 남자가 지금 뭐라는 걸까. 해인은 기겁한 나머지 꼬리를 바짝 세우며 제자리에서 펄쩍 뛰어야 했다.
“뭐, 뭐라는 거야, 이 변태가!”
“객관적인 의견이거든. 가족한테 성욕을 품진 않잖아? 그리고 넌 신태일에게 성욕을 품지 않지. 같은 맥락이라고.”
“……아니야!”
해인은 누가 봐도 화난 얼굴이 되었다.
왜 남의 마음을 제멋대로 사랑이 아니라고 간주하는 거야!
물론 세상에 제가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는 데 순수하게 축하해줄 남자는 거의, 아니 절대 없겠지만 말이다.
“넌 태일이한테 이성으로서 키스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고, 안기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지. 그러니까 사랑이 아니야.”
“남자랑 달라. 여자들은 그런 거 없어도 사랑해!”
“아니? 남자도 그래. 원할지언정 만지지 않을 수 있어. 바라만 볼 수 있어. 오히려 너무 애가 타면 손도 못 대는 법이거든, 하지만 분명 속으로는 창피할 만큼 열망하지. 나처럼.”
“……!”
“하지만 넌 그런 걸 열망하지도 않잖아. 그 정도면 그냥 호의, 가족애라고.”
시율의 입장에서 다른 남자를 향한 해인의 애정 어린 말을 듣는 건 분명 고역이었다.
심지어 그 대상이 해인과 매일 밤 같은 침대를 쓰는 상대라면, 그건 더욱 울화가 치미는 일이었다.
그래서 지금 이런 심술을 부리는 거겠지만.
“가족이랑은 달라! 좋아해! 난 신태일을 좋아한다고! 내 마음은 내가 알아!”
“아니, 넌 헷갈리는 거야. 태일이 녀석이 워낙 좋은 놈이라 긴가민가하는 거라고.”
“네가 뭔데 내 마음을 부정하는 거야?!”
“나? 널 좋아하는 사내놈이지.”
무슨 그런 이론이!
순간 해인이 할 말을 잃은 건 시율의 낯짝이 너무 두꺼워서였다. 정작 창피한 말을 내뱉은 쪽은 태연한데, 들은 쪽이 못 견뎌서 몸을 꼬았다.
“크, 크악!”
“난 질투할 권리가 있어. 네가 다른 놈을 좋다고 하면 방해할 권리도 있고.”
“도…… 독재자 같은 놈!”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누구나 그래. 좋아할수록 마음이 날뛰는 건, 당연한 거야.”
“주인은 안 그래.”
안 그런 남자도 있었다. 바로 태일을 말하는 거였다. 확실히 태일은 매사에 너무 담백해서 탈이었다.
오래 짝사랑한 상대의 결혼 소식에도 웃고 넘긴 남자였으니까.
시율이 한쪽 입가를 비틀어 올렸다.
하필이면 라이벌이 너무 신사적이다 보니 자신은 상대적으로 폭군 소리를 듣고 있질 않은가.
태일과 시율은 여러모로 정반대의 타입이었다.
“그 녀석이…… 그렇게 좋냐!”
“좋아!”
“걔가 특이한 거야! 그 녀석은 사람들이 게인 줄 알 정도로 여자한테 관심이 없잖아!”
결국 시율은 여유를 잃고 소리를 질러야 했다. 그 녀석은 좀 이상해! 비교 대상이 전혀 일반적이지 않다고!
“뭐, 뭐래?! 주인은 점잖은 것뿐이거든!”
“나도 점잖거든!”
“네 어디가!”
“보면 모르냐?!”
“모르겠다!”
죽어도 제 주인이 제일 좋다는 해인 때문에 지금 철벽같은 이성에 금이 가고 있었지만, 시율은 대체적으로 쿨한 남자였다.
어디서나 시니컬한 사람으로 통했다.
“너 말곤 다 알아! 네 앞에서만 이렇게 된다고!”
“그걸 어떻게 믿냐!”
“아오! 누가 의심 많은 생물 아니랄까 봐! 됐다, 됐어!”
간질간질하게 사랑을 속삭이면 간지러워해야 하는 법인데, 해인은 몸에 벌레라도 붙었나 싶을 정도로 언짢아하는 태도였다.
보통의 여자라면 그의 유혹에 진작 항복했을 텐데. 무슨 고양이가 철벽이 이렇게 높은지.
“간다!”
“가버려라!”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시율은 휴식 시간도 끝나가서 성질을 부리며 옥상을 나섰다.
쾅! 하는 커다란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는데, 때마침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유난히 세게 닫히고 말았다.
옥상 문이 곧장 다시 열렸다. 시율은 해인을 향해 이를 갈며 악을 썼다.
“추우니까 그만 들어와!”
“들어갈 거야!”
“감기 걸린다고!”
“말 안 해도 알아!”
해인은 지지 않고 소리치며, 시율이 열어준 문 안으로 쏙 들어갔다. 그러곤 꼬리도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사라졌다.
둘은, 너무도 묘한 사이였다.
***
“강샘~!”
홀연히 들려오는 콧소리에 해인은 뾰족한 고양이의 귀를 높이 세우며 눈가를 찡그렸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막 로비로 나온 시율에게로 달려가고 있었다.
“유나 선생님.”
“아이참, 얼마나 찾았는지 몰라요~”
“무슨 일로? 전 휴식시간이라 잠깐 옥상에 있었습니다.”
“어머나. 담배도 안 피우시면서 옥상엔 왜요?”
“그냥 바람 좀 쐬었습니다.”
시율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그녀는 이 동물병원의 여자 직원들 중 가장, ‘육감적인’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자신감 넘치는 몸매에, 20대 특유의 매력과 특출한 사교성까지 갖춘 여자로서 이 병원에서 일하는 애견 미용사였다.
발랄한 롱 웨이브를 하나로 묶어 내렸는데 그 끝에는 항상 빠질 듯한 가슴골이 있었다.
해인도 가끔 넋을 잃고 바라볼 만큼 풍만한.
그리고 그녀는 이 병원에 취직한 한 달 전부터 내내, 시율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보이고 있었다.
“날도 추운데, 조심하세요! 감기라도 걸리시면 저 너무 슬퍼요.”
“아아, 네.”
데스크 위에 앉아 있던 해인은 듣다 말고 으엑, 하는 표정을 지었다.
너무 대놓고 유혹하는 거 아닌가? 다행이라면 시율이 그녀에게 매우 시큰둥하다는 사실이었다.
‘……근데 뭐가 다행인 거지, 나는?’
해인은 얼굴을 찡그린 채로 생각에 빠져야 했고, 꽤나 험상궂은 얼굴이 되었다.
“그보다 왜 찾으셨습니까? 이제 진료 시간이라서요.”
“어머, 별건 아니고요.”
“그럼 가보…….”
그녀는 시율에게 팔짱을 끼려다가 은근슬쩍 회피당해서인지, 더욱더 달라붙고 있었다.
“쌤, 쌤! 생각해보니까, 중요한 거예요! 전에 강쌤 커피 좋아하신다고 하셨잖아요?”
“그랬죠.”
“이번에 제 친구가 외국에서 유명한 원두를 사와서, 좀 나눠드릴까 하구요.”
“그렇습니까? 그럼 병원 탕비실에 두고 다 같이 마시죠.”
살짝 웃으며 말했지만 그건 완곡한 거절이었다.
시율은 항시 인기가 넘쳐서 탈인 남자였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 제게 접근하는 데에도 상당히 익숙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 동물병원의 미혼 여성 대부분이 시율에게 호감이 있었다. 직원들은 물론, 손님들조차도 시율에게 추파를 던지고는 했다.
나름 직장이라는 이유로 벽을 치는데도 말이다.
해인은 시율에게 몇 번인가 페로몬 공격을 받고 나서야 알게 됐다.
꽃은 향기가 없어도 꽃이라는 거. 매력 있는 놈은 가만있어도 매력적이라는 거.
“음…… 어, 그럼…… 드셔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따로 좀 챙겨드릴게요.”
그저 고개 한 번 귀엽게 갸웃거렸을 뿐인데, 출렁, 미용사의 가슴이 해인의 눈앞에서 흔들렸다.
절로 시선을 빼앗긴 해인이었다.
단추가 터져 나갈까 봐 걱정될 정도의 가슴이었다.
‘저, 저 정도면 위험한 거 아닌가?’
여자인 자신도 이런데, 시율은 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걸까.
저 크고 아름다운 것에! 해인은 저 가슴의 반만 저에게 줬으면 좋을 정도였다. 누군 누우면 없어지는데……!
해인은 솔직히 말하자면 저 미용사가 별로였지만, 고양이의 본능인지 가끔 저 가슴을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슬쩍 안겨서 꾹꾹이를 해볼까. 저렇게 크면 그건 대체 어떤 감촉일까.
“아뇨. 됐습니다.”
해인은 제발 저 가슴에 그만 시선을 빼앗기고 싶었다. 하지만 흔들릴 때마다 저도 모르게 눈이 따라가고 있었다.
“그럼, 제가 지금 한 잔 타다 드릴까요? 정말 맛있거든요. 드셔보시면 아마 마음에…….”
“아니, 방 선생님! 지금 여기서 뭐 하시는 거예요?!”
때마침 차트를 들고 진료실에서 나오던 수간호사가 사납게 소리치지 않았다면, 그녀는 십 분은 더 시율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을 게 분명했다.
방 선생이라 함은 저 미용사를 가리키는 것이었고, 그녀는 그렇게 불리는 걸 매우 싫어했다.
하지만 올해 서른넷의 노처녀 수간호사는 매우 깐깐한 사람이었다.
“이름 불러주세요, 이름! 제 이름은 유나라구요!”
“그래요, 방, 유, 나! 선생님! 근무지 이탈이 너무 잦으신 거 아닌가요? 저도 싫은 소리 하기 싫습니다만.”
“……쳇! 같은 병원인데 뭐, 어때요?”
미용사는 풀네임으로 불리는 건 더 싫은 눈치였다.
“방 선생님 자리는 2층 살롱일 텐데요.”
“예약도 없고 시간이 비어서 커피 한잔하려고요. 그게 잘못인가요?”
“커피는 혼자 드시죠? 강 선생님이 누구처럼 한가한 사람인 줄 알아요?”
검은 생머리를 높이 묶은 수간호사는 필시 이 젊은 미용사를 견제하고 있었다.
“그래서 제가 타드리고 했거든요? 호호호.”
“강 선생님은 제가 타드리는 커피를 제일 좋아하시거든요?”
“그거 혹시 착각 아닐까요?”
웃으며 말하는 두 여자에게서 해인은 문득 사랑과 전쟁의 향기를 맡았다.
시율은 관심 없는지 혼자 진료실로 들어가버린 뒤였다.
시율이 인기 많은 남자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요즘 와서는 그게 많이 거슬리는 해인이었다.
어딜 가나 여자들이 꼬이니까 그렇게 자신만만할 수 있는 거겠……
‘으엥? 왜 거슬리는 거지, 근데……?’
뭐, 뭔가 이상한데……? 이러면 안 되는데!
해인은 애써 제가 요즘 성격이 나빠진 모양이라고 치부했다. 그래서 모든 게 거슬리는 거라고.
설마 자신이 시율을 이성으로 여기다 못해, 그 주변의 여자까지 거슬리는 지경일 리 없다고.
아닐 거야, 아니고말고!
그렇게 주문처럼 되뇌었다.
하지만 해인은, 이미 시율의 계획대로 꼼짝 없이 그를 이성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것도 저 좋다는 남자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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