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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희망이되다-127화 (127/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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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시작

전화를 끊고 30분쯤 진짜로 사무실 문이 열리고 경비직원이 택배를 수령해 들고는 사무실로 들어와 미화에게 서류봉투를 전해주고 이어 수신인을 확인한 미화가 그것을 들고는 내방으로 들어온다

“주말에 오토바이택이 왔다네요.. 근데 보낸사람이름이 없네요...”

“연락 받는 물건이에요.. 아는 사람이 보낸건데.. 보낸사람이름을 쓰는 것을 잊었나보죠.. ”

방으로 들어오 종이상자로 포장된 택배물을 내게 건네는 미화에게 대답을 하며 받아들자 미화는 알았다는 듯 빙긋 웃고는 방을 나가고 나는 괜히 유리창너머로 그사이 아직 조사가 한창인 사무실을 힐끔 보고는 상자를 뜯어내 안에 내용물을 꺼낸다

어제 한진 정밀의 투자자들에게 정용호의 와이프인 한정희가 돈을 보낸 입금 내역과 시간..적혀있는 서류한장과.. 그들의 간단한 신상들이 적혀있고 이어 뒷장에는 이규승이 개설해놓은 은행금고의 번호 .. 그리고 한정희가 직접 은행금고 키를 들고 금고안에 채권을 가질러 들어가는 사진이 있었고 그 사진밑에는 당시 날자와 시간이 찍혀있다

그리고 다시 뒤에는 무기명 채권을 바꾸기 위해 은행쪽에 제출한 전표복사본 그리고 교환시간이 찍혀있다

일단 그것들을 책상위에 펼처놓고는 시간대를 일단 맞춰보니 한정희가 은행금고에서 채권을 찾은 시간 10분 후에 다른 은행에서 채권이 현금화 되었고 다시 30분후 다른 은행에서 송금이 이루어진 듯 하다

은행금고키를 이규승쪽에서 언제받았는지는 알수 없으나 그 키를 가지고 은행금고로 가서 채권을 확보해 돈을 송금하는데까지는 채 한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그런대로 금고가 위치한 은행.. 그리고 채권을 현금화한 은행과 그렇게 확보한 돈으로 송금한 은행은 모두 각기 다른 것으로 봐서 나름 보안에는 신경을 쓴 듯 하다

이숙희는 이런 사진과 전표들을 어디서 다 구한걸까..

이런것들을 검찰인 나도 수색영장이 없으면 보기도 확인하기도 힘든 것들인데.. 아무튼 이숙희도 대단한 인물이기는 하다

그리고 이럴줄 알았으면 어제 식당에서 쓸러져 있는 그녀를 두고 나오기전에 키스를 해 그녀의 생각을 내머리에 두고 나올걸 하는 생각을 하다가는 이내 나는 고개를 흔든다

사실 지금 내머리에 있는민부장의 생각의 방때문에도 가끔 깜짝 깜짝 놀랄때가 있다 이유는 내가 점점 그녀의 생각의 방의 경계가 모호해져 그녀의 생각인지 내생각인지가 가끔 헷갈릴때도 있었고 또 가끔은 내기억과 그녀의 기억이 혼돈이 될 때도 있어서다

그런 가운데 다른 사람의 생각의 방이 또 생겨난채 머릿속에 그것을 두고 다니며 진짜로 내가 미쳐 버릴지도 모를것만 같았다

그나저나 왜 민부장의 생각의 방은 사리지지 않은채 내 머리에 이렇게 계속 남아 있는것인지 알수가 없다

그렇게 나는 이숙희가 보내준 서류를 검토하고는 각기 나뉘어져 있는 자료들을 컴퓨터를 켜 하나의 파일로 만들고는 그것을 따로 외부 디스크에 저장을 해서는 일단 이숙희가 보낸자료와 같이 방금고안에 넣어놓고는 시계를 본다

벌써 12시가 넘어 한시에 가까운 시간이 되었다

주덕에서 오는 이삿짐이 한시쯤 도착을 한다고 했는데.. 나는 얼른 유리창 너머로 사무실을 보니 내가 서류를 검토하는 사이 피의자 조사는 모두 마치고 다들 정리작업중에 있다

그럼 오늘은 이대로 마무리를 하고 다들 퇴근시키고 나도 빨리 이사 하는 곳에 가봐야 할거 같다

장인장모님두분이 평소에도 검소한분들이라 분명 이삿짐 센터도 안부르고 그냥 화물차만 불러서 이사를 할게 뻔한데 가서 짐이라도 날라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다들 남은일은 월요일 아침에 나와서들 하고 퇴근들 하죠..나도 오늘 우리짐 올라오는 날이라서 가봐야 하고..”

하며 내방을나가자 조계장이 고개를 든다

“아..진짜요? 에이 그럼 미리 이야기를 하시지 가서 짐이라도 날라 드리게요..”

“짐을 거의다 버리고 올라오는거라 별로 나를 것은 없어요.,. 마음만 고맙게 받겠습니다..하하 그럼 나는 먼저 나갈테니 다들 정리하고 퇴근들해요..”

하고는 나는 사무실 식구들에게 인사를 하고는 급하게 대검을 나와 차를 몰고는 지청장의 아파트로 향한다

“하하하..어머님도 참 이정도는 혼자 들수 있습니다 저 나이는 사십이 넘었어도 몸은 아직 삽십대에요.. 보세요..”

급하게 도착한 아파트앞.. 내 예상대로 이삿짐 차한대만 덩그러니 서있고 거의다 짐이 올라간 듯 차의 차의 짐칸은 거의 다 비워져있었다

그리고 밑에는 장인과 민정은 보이지 않고 장모와 예상치 못한 인물인 지청장이 마주서서 실랑이를 하고 있다

“아이구 그건 그릇이라 무서워..유서방.. 그러니 좀있다  민주아빠랑 같이 들어..”

지청장의 힘자랑에 놀란 장모가 급히 박스를 들려고 하는 것을 말리지만 그런 장모의 제지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지청장은기여코 그 박스를 들고는 아파트 안쪽으로 들어가고 나는 급히 장모쪽으로 달려간다

“늦었습니다.. 죄송해요..”

일부러 숨도 덜차지만 헉헉대면서 장모에게 말을 하자 장모가 웃는다

“아니야 갑자기 잡힌 이사라서.. 유서방이 같이 주덕부터도와줘서 쉬웠어.. 근데 일이 있는데 나온거 아니야?”

장모의 말에 난 고개를 젓는다

“아닙니다..다 끝내놓고 나왔어요.. 근데 한시에 도착이라고 한 것 같은데..짐이 벌서 다 올라 갔네요..”

난 주변둘러 보며 말을 하고 장모가 고개를 끄덕인다

“응.. 주말이라 차가좀 막힐줄 알고 넉넉하게 시간을 계산했는데 빨리 도착을 해서.. 거기에 유서방이 어디서 구했는지 1톤차로 따로 물건을 실고 먼저와서 좀 빨랐고.. 그나저나 참 하서방.,.저기 문갑말이야.. 민정이 말로는 버리고 오라고 했는데 ..자네가 여직 가지고 다닌 것을 보면 중한 물건 같아서 실고 왓는데.. 저거올리려면 올려 민정이는 왜 가져왔냐고 타박을 해서 아직 못올리고 있는 중이야..”

장모의 말에 화물차 주변이 아닌 아파트 현관입구 옆에 누가 일부러 치워놓은 듯 얌전히 놓여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저건 왜.. 제가 버리라고 한건데.. ”

“아..그랫어? 난또 민정이 저 지지배가 우겨서 버리고 오라는 것인줄만 알았지.. 그럼 어쩌나 돈버리고 버려야 하나?”

하고는 장모가 한숨을 쉬는데 문득 머리에서 그날 점장이 할머니가 태워버리라고 한말이 떠오른다

뭐 내가 알기로도 죽은 사람의 물건은 태워야 그사람에게 간다고 했는데.. 저게 무슨 작용을 하는지는 몰라고 할머니가 살아 생전에 아끼던 물건이니 태워서 하늘에 계시는 할머니께 보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야.. 임마 너는 일찍 와서 이사를 도울생각을해야지 어디있다가이제 나타난거야?”

그때 짐을 올리고 막 아파트 주현관으로 나오는 지청장과 눈이 마주치고 이어 지청장이 나를 노려 보며 한마디 한다

“아.. 지청장님 고생하셧네요.. 오늘 피의자 심문이 예정되어있어서.. 근데 짐을 다 옮겼네요.. 아참..어쩌나..”

“어쩌기는 임마 니가 이따 저녁이나 사라.. 먼지 가득 먹었는데 삼겹살로 목에 먼지나좀 벗겨내게..”

내게 다가오며 일부러 옷에 잔뜩 묻어있는 먼지를 털어내며 지청장이 말을한다

“아.. 뭐 그래요..그나저나 지청장님 1톤차좀 써도 되요.. 나 저 문갑좀 처리하고 오게 괜히 두면 ..골치 아플 것 같아서..”

내말에 그도 고개를 돌려 아까 민정이와 장모의 실랑이를 본 듯 고개를 끄덕인다

“저기 있는 파란 차야.. 키는 꽃혀있고..실어줄게.. ”

하고는 쿨하게 문갑쪽으로 걸어가고 나도 그를 따라 걸어가 같이 문갑을 들어 1톤차에 실는다

아파트 근처 .. 작은 공사장 나는 그곳에 차를 세우고는 공사장 관계자에게 동의를 얻어 그곳에 피워논 화톳불 근처로 문갑을 가져가서는 때려고 옆에있던 오함마로 문갑을 부수고는 불위에 문갑을 던져 놓으며 태우기 시작한다

어릴 때 할머니는 내가 조실부모한 것이 안타까웠는지 나를 혼내지 않았었다 물론 나도 딱히 사고를 치거나 하지는 않고 고분고분 말잘듣고 지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열 살때 혼자된 나였으니 그나이에 고분고분 해봐야 얼마나 고분했겠나..

그런데 혼난기억은 거의 없는데 딱한번 내기억이 남을 만큼 혼난 기억이 있다 바로 지금 화톳불에 태우고 있는 이 문갑위에 물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 혼난 기억말이다.

그때 처음으로 할머니도 화를 내면 무섭다는 것을 알았고 .. 그이후로는 되도록 놀더라도 문갑 근처에서는 놀지 않았다

그만큼 할머니는 무슨이유에서인지 이 문갑을 소중히 여기셧었는데..

막상 불에 타는 문갑을 보니 괜히 마음 한구석이 짠해지며 아려온다

“이봐요 아저씨 여기 사진한장 떨어져있네...”

그렇게 부신 문갑을 태우는 와중에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던 남자가 불을 쬐러 왔다 거의 다 타우고 얼마 남지 않은 문갑 잔해속에서 사진한장을 들어 내게 건내는데 폴라로이드 사진이다

그러고 보니 이 문갑안에 넣어 놓고는 한참을 잊고 있었는데 여직 이게 여기에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아.. 예 감사합니다..”

나는 그 남자에게서 사진을 받아 드는데 남자가 한마디 한다

“여자친구 사진인가 보네,.. 이쁘게 생겻어..”

“네? ”

하고는 나는 사진을 보는데.. 분명 이사진 바래버려서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은데..지금 남자에게서 받은 사진에는 다시금 선명하게 이민지의 얼굴이 나타나있고 대신에 그옆에 같이 찍은 이규승의 사진은 여전히 바래 얼굴이 누구인지 알수가 없게 되어있다

그때 오피스텔에서 문갑안에 넣어 놓았을 때 이후로는 한번도 꺼내보거나 한적이 없기는 하지만 분명 문갑안에 이것을 넣을때는 하얗게 변해 아무것도 없었는데..

나는 자신안에 밝게 웃고있는 이민지의 얼굴을 보고는 한숨을 내쉬다간 이것을 어찌 할까 생각을 한다

이사진을 문갑에 넣어 놓은뒤로 이민지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는데.. 그때는 물론 이런 사실을 몰랐었는데.. 전에 무당할머니가 이 문갑이 귀신을 방해 한다는 말을 듣고는 왠지 이 사진이 문갑안에 들어가 있어서 이민지가 나에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고 나는 마른침을 넘기고는 사진을 불길속에 넣으려다간 아직 그녀가 부탁한 복수가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에 이내 주머니에 밀어 넣는다

문갑을 다 태우고는 이사한 집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전에 이집에 와봤을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의 집안 풍경이 들어온다

일단 거실에 소파.. 민정이와 살때는 고작 3인용 소파 하나였는데 꽤 평수가 넓은 이 아파트 거실이 넓어서인지 6인용 소파가 눈에 들어오고 그리고 그 맞은편에 왠만한 장논보다도 커보이는 티비가 놓여있다

“아이 엄마는 괜히 문갑을 실고와서 혜인이 아빠 힘만 들게해..”

들어서는 나를 본 민정이 거실의 바닥을 걸래로 닥다 문갑을 혼차 차에서 내리느라 지저분해진 양복을 보고는 주방쪽을 보고 한마디 하자 장모가 주방쪽에서 고개만 살짝 내민다

“어 하하하 내가 주책을 부려서 ..하하.. 하서방 얼른 씻고 나와 유성방하고 민주도 곧있으면 도착을 한다고 하니 고기궈서 소주한잔 하게..”

장모의 말.. 그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문이 열리며 장인이 튀어 나온다

“어.. 그래 소주.. 그나저나 집에 소주 있나? 내가 가서 사올까?”

“어이구 술이라면 그냥.. 하이간 아프리카에서 10년은 어찌 버텼는지 몰라 저놈의 술이고파서 .. 유서방이 올 때 사온다고 했으니 당신은 방정리나해요..”

그런 장인의 말에 장모가 눈을 흘기고는 주방으로 다시 들어가고 이내 민정이 내손을 잡고는 장인이 나온 방 맞은편 방으로 나를 데리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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