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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희망이되다-106화 (106/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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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시작

이제 11시반..

변호인을 부른지 불과 한시간만에 여기에 변호인이 온 것인데.. 아무리 고문변호사라고 해도 그의 사무실의 일정상 도저히 그가 올수 있는 시간이 아니였다

물론 변호인의 입회가 늦어져 조사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우리가 장태순의 변호인 입회를 거부하고 조사를 할수 있단 점에서 피고용인인 변호인이 급하게 달려 왔을수도 있었겠지만 그럴거면 우리가 아예변호인 입회자체를 받아주지 않았을거란걸 변호인이 모를리 없었을터

사실 굳이 오늘 오지 않아도 되는일이였다

그런데 급하게 그것도 변호인이 한시간만에 온이유는 다른 곳에 있을거다 ..그리고 적어도 그 다른 이유중에 하나가 방금전 장태순이 자백을 하게끔 만든것일거고..

다른 이유..

나는 혹시 나와 이숙희가 손을 잡은 것을 이규승쪽에서 눈치를 채고 나보다 먼저 움직인것인가 하는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숙희에게 장태순이 협박까지 하지 않았던가 ..만일에 한번더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날이면 동생이고 매제고 간에 죽여버리겟다고..

그정도의 협박을 서슴없이 할 수 있는 이규승이라면 나와 이숙희의 만남전에 먼저 이숙희를 죽이지는 않더라도 뭔가 푸쉬를 했을거고 그럼 적어도 아침에 이숙희에게 어느정도의 언질이 있었을거다

하지만 이숙희에게서는 그런 눈치가 없었다..

그럼 .. 뭐 때문에 갑자기.. 장태순이 생각을 바꾼걸까.. 진짜로 내가 사건을 좁혀 나가면 자신의 혐의에 대해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해 그렇게 한것일까..?

아니다 ,, 설사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법정에서 다툴 문제지 자백을 할문제가 아니다

이규승과 같이 장태순도 이규승처럼 오로지 진술로 이루어진 증언과 정황에 의해 혐의를 받는것이니 굳이자백을 하지 않고 법정에서 법리로 다투면 그만인 것 더구나 검찰의 수사방법과 생리에 밝은 고위직 검찰 전관변호사를 선임해 싸우면 사실 해볼만한 싸움이였다

그런데.. 굳이 장태순은 자백을 택했다..

이유가.. 뭘까..도대체..

나는 복도를 걷다 이내 계단실로 들어서려다 멈춰서너 고개를 돌려 장태순의 조사실의 문을 다시 보지만..도무지 지금 장태순과 이규승의 속내를 알수가 없다

“안녕하세요.. 태연희 팀장님이 이리로 가라고 해서 온 장미화 수사관입니다..”

앙상한 다리를 여실히 들어나게 하는 스키니진을입은채 가죽 자켓에 하얀 브라우스? 아니 정확히 남방이다 ..남방을 차려입은 짧은머리에 여자.. 수사관이 조사실에서 돌아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나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여자..

태팀장이 여자수사관을 나에게 보낸건가..?

“아...네.. 근데 나이가..”

동그란 얼굴에 하얀 피부가 앳되어 보이는 미화의 얼굴이 아무리 많이 봐줘봐야 이십대 중반 정도일거 같아 묻는다

“나이요? 아..아직 제 이력서를 못보셧겟구나..하하 내일모레가 정식 발령이라서..참 스물아홉입니다 ”

스물아홉.. 대개 검사실의 수사관들의 나이가 서른 중반에 나름 7,8년경력의 수사관들이 오는데..스물아홉이면 잘해봐야 3년 4년정도의 경력일것인데..

나보다도 수사경험이 없는수사관을 데리고 뭘하라고 더구나 주덕지청에있는 홍계장보다도 어리지 않나..

“뭐가좀 잘..못된 것 같은데..”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말을 흐린다

“뭐가요? 여기 하석진검사님 방 아닌가요?”

“아니. 그건맞는데..태팀장님이 나름 경험이 잇는 수사관을 보낸신다고 한 것 같아서요.. 스물아홉이면 이제 고작 4년차?”

나는 일부러 머리에서 드는 그녀의 경력의 최대치를 불러 준다

“아닙니다 저 8년차에요..고등학교 3학년때부터 검사수사관 시험 준비해서 졸업하자마자 시험을 치러서 한번에 합격 해서 좀 빠릅니다 왜 제가 여자라서 마음에 안드십니까?”

대뜸 나의 표정을 읽은 듯 그녀가 묻는다

“아니요.. 생각보다 어려서요.. 알았어요 아무튼 아직 사무실에 인력들이 안와서 다들 책상이 비어 있으니 편한자리 일단 써요.. ”

하고는 나는 돌아서 들어가려는데 눈치없는 미경이 찰라의 순간을 참지 못하고 묻는다

“저기 검사님 수사지원실에서 연락이 왓는데 은행압수수색건이요,..,언제 나갈거냐고.. 답을 달라고 그러는데요.. 시간에 맞춰 밑에서 대기하겟다고..”

“아.. 압수 수색이요.. 해야지.. ”

하고는 나는 힐끔 미화를 보는데 그녀가 빈책상에 일단 앉으려다 벌떡 일어난다

“그럼 앉을거 없네요..저도 미리 밑에 내려가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직 수사지원실에 인사도 못하고 올라와서.. 그래도 돼죠? 검사님?”

미화의 물음..

“네.. 그.. 그렇게 해요.. 난 바로 영장출력해서 내려갈테니까..”

나의 말에 그녀가 빙긋웃고는 내려가고 나는 급히 사무실로 들어가 태팀장에게 전화를 건다

“아마 일시켜보면 깜짝  놀라실거에요.. ”

급하게 전화를 걸어 여자라서 안된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핑계로 차라리 홍계장을 올려 달라는 말을 하자 태팀장이 껄껄 웃으며 대답을 한다

“깜짝 놀라다니요.. ”

“제가 일을 가르킨 아이인데 왠만한 남자 수사관 두몫은 할거에요..”

“그런 수사관이 왜 수사 지원실에 있어요? 다른 검사들이 땡겨썼어도 벌써 썻지..”

태팀장의 말에 내가 급히 반박을 한다

“다 검사님과 같은 이유로 일단 데리고 있으려고 하지를 않아서지요..사실 검사님 남자수사관에 스물아홉의 나이.. 거기에 경력 8년차면 어떠시겠어요? 저에게 전화하셧겟어요? 아마 더 좋아 하셧을걸요 젊으니 시시때때로 밤샘 조사나 사건검토도 가능하고 나이가어리니 편하게 이런저런 굳은일도 시킬수 잇을 거고.. 그런데 전화한건 여자때문이지 나이가 어려서가 아니잖아요..”

말을 하는 그녀의 언성이 조금 높아진다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솔직히 너무나 강력한몸쪽 깊은 쪽의 돌직구 같은 그녀의 말에 난 말을 더듭으며 흐리고 이어 태팀장이 말을 이어간다

“만일에 미화가 제몫을 이상을 못한다고 생각이 들면 언제고 전화를 주세요..그때 언제든 제가 무리없이 수사관 교체를 해드릴테니..저 그정도 힘은 있습니다”

다시금 이어지는 몸쪽 돌직구..

“하.. 그래요..뭐 팀장님이 그렇게 이야기를하시니.. 일단은 데리고 있어 볼꼐요.. ”

“아마 후회없으실겁니다..그리고 참 박계장 그자식이요..서울발령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올라간다고 난리법석을 쳐서 꼴뵈기 싫어서 내일 하루 쉬고 그리로 출근하라고 햇습니다..”

“아.. 그래요? 잘됬네요..”

“그럼 그리 알고 이만 끊습니다..”

하고는 태팀장이 전화를 끊고 나는 끊어진 수화기를 귀에서 내려 놓으며 한숨을 쉰다

이여자 편할때는 참 좋은데 뭔가 의견이 맞지 않을땐 나조차조 주늑이 드는 요상한 기운이 있는 여자다

아무튼 태팀장과 통화를 마치고는 외투를 챙겨입고는 방을 나가 미경이에게서 영장을 받고는 밑으로 내려가 미경이배정을 받아놓은 차로 가니 그곳에는 이미 밑에 수사지원과 수사관 두명과 미화가 차앞에 서있고 그렇게 그들과 같이 은행으로 향한다

“여.. 장미화 너또 경찰 출동에 꼽사리 껴서 나가서 애하나 잡았다면서..”

차가 출발을 하고 승합차 조수석에 앉은 내 바로 뒤에 앉은 수사관이 조용한 차안이 지루한 듯 그의 옆에 앉은 장미화에게 말을 건네며 고요함을 깬다

“잡기는 요 무슨 개 씨발 새... 그사람이 칼을 들고 설치는걸 어째요.. 지가 지풀에 찔리는 것을..”

대답을 하던 미화는 욕을 하려다 내가 있는 것이 걸리는 듯 중간에 말을 바꿔 대답을 한다

“지풀에 찔려? 그게 뭔말이에요?”

그러자 운전을 하던 수사관이 미화보다 나이가 어린 듯 다시 묻자 미화가 대답을 이어간다

“아니.요즘 조폭들은 왜 그렇게 칼을쥐는게 어설퍼? 들고 휘두르는거 손에서 칼만 떨어 틀릴라고 발로 툭찻더만 그대로 지칼로 지 얼굴을 그어 버리대? 참나.. 그런 놈이 무슨 칼잡이라고.. 하여든 거기에 cc 티비만 없었으면 나만 조....큰일날뻔 햇다니까요?”

미화의 대답에 나는 문득 동부지검에서 유재원을 체포하러 나갓을 때 칼을 휘두르던 두명의 양아치를 떠올린다

아마 나도 그때 그들의 손에서 칼을 뺏으려 손목이라도 잘못쳤으면 방금 미화의 말처럼 그 칼이 그들의 어께건 얼굴이건 찔럿을 거다

“그래서 징계는 안먹은거야?”

다시 내뒤에 수사관이 묻자 미화가 한숨을 내쉰다

“휴.. 뭐 욕만좀 먹고 징계는 안먹었어요.. ”

“그나저나 너 태팀장 지방으로 내려가더만 너 다잡을사람이 없다고 다들 걱정이더라.. 자중해 임마 그러다 여자몸에 칼집이라도 나면 시집 다가는 거야..”

“시집은 무슨.. 칼빵있다고 나 벗겨놓고 도망치는 새끼가 사람새끼에요? 죽여버리고 말지..”

이어지는 미화의 대답에 나의 입에서는어이 없는 웃음이 난다

이여자 도대체 정체가 먼지..

아무튼 이후부터 은행이 도착할때까지 미화는 의정부 지검에서 있엇던 마약판매책 검거 작전때 벌어진 무용담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그녀의 말을 듣느라 별로 심심하지 않게 은행까지 다가갈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압수수색도 미화가 나름 부드럽게이 이야기를 해서 손쉽게 은행의 협조를 받아 전표을 인계받아 빨리 끝났고

수색나간지 세시간만에 다시 대검으로 돌아왔다

“다들 수고 하셧고 이거 검토는 제가 혼자 해도 되니 두분은 복귀하세요..그리고 장수사관도 그만 집에 가봐요 오늘 휴가 내서 온것일텐데..”

그렇게 수사관들과 같이 들어온 나는 압수해온 전표가 들어잇는 박스를 내방 회의탁자옆에 두게 하고는 말을하자 수사관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고는 오늘 야근을 하지 않게된것에 기뻣던지 배시시 웃으며 나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지만 그들의 옆에 서잇던 미화는 내말에도 박스를 열어 그안에 전표를 탁자위에 꺼내 놓는다

“뭐해요..가라니까..오늘 휴가내고 온거잖아요.. ”

나의 말에 그녀가 나를힐끔보더니 말을 한다

“일하고 싶어서 휴가 낸거지.. 놀자고 휴가 낸거 아닙니다.. 요근래 제대로된일이라고는 아까 차안에서 말씀드렷던 그 출동이 전부였네요.. 뭐 그것도 부르지도 않은거 몰래 꼽사리 낀거지만.. 해서 오랜만에 일다운 일을 눈앞에 두고 어찌 놀러나 가겠습니가 더구나 저 취업을 일찍해서 친구도 없습니다”

하고는 능청맞게 회의탁자의자에 앉고 나는 다시 그런 그녀를 설득해 보내려고 입을 열려는 순간 미경이 톡하고 끼어든다

“그래요 검사님.. 저도 도울테니까 셋이 함께해요.. 그럼 심심하지 않고 좋겠구만..”

솔직히 미경이도 보낼생각이였는데..

“어? 이방 실무관님 개념있네..이런일에 손모자란다고 돕는다고 하고..이름이 뭐에요?”

“한미경이요.. 앞으로 우리 잘지내봐요 수사관님..”

너무나 해맑은 미경이의 표정..

전에 미경이 이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았는데..

그러고 보니 참 채우철이 이런 미경이 성격과 비슷한 것 같았었는데.. 부부가 닮는다고 하더만 이런 성격을 미경이 닮아 가는 모양인가 보다

아무래도 이두사람을 데리고 오늘 이 전표검토를 해야 할모양인가보다

“에고 그럼 그럽시다 ..그럼 전표 분리부터 시작해요..나는 방에서 잠시다른일좀 보고 나올께요..”

하고는 나는 내방으로 들어가고 이내 미경이 자리에서 일어나 뽀로록 회의탁자로 달려가 미화 앞자리에 앉아 전표를 분류하기 시작한다

“오늘 늦어?”

나가서 전표검토 작업을 시작하기전.. 일단 민정이에게 전화를 걸자 민정도 이시간에 내가 전화를 한이유가 야근때문이란 것을 눈치챈 듯 묻는다

“뭐..조금은 늦을거 같아서 많이는 아니고 ..”

“에고.. 이틀일찍 들어오나 했더만 .. 아니네.. 알았어 나도 밥하기 귀찮은데 언니 오면 나가서 먹자고 해야 겠다.. 갑자기 오늘 순대가 땡기네..”

순대?

“왜갑자기.. 자기 그거 별로 안좋아 하잖아.. ”

“왜..내가 혜인이 임신했을 때 얼마나....”

말을 하던 민정이 자신의 말에 놀란 듯 말을 중간에 흐리고 나역시 눈이 동그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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